전철역의 실장석 -2-


대형 역 중에는 거대한 지하공간을 가지는 것도 있다.
그 안에 있는 플랫홈까지 이동하는 데에는 기나긴 에스컬레이터를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당연히 사람의 왕래가 많기에 실장석이 그런 장소를 보면 거의 100% 탁아할 생각을 한다.

그러나, 탁아의 성공률이란 것은 원체 너무나도 낮은 것이다.



장소를 바꿨다고 해도, 정해진듯한 결과가 되어버리는 것이 일반적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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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駅舎)의 실장석 (2/5)
  ~ 에스컬레이터의 실장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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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친실장도 그럴 생각이었다.

우연히 다다른 닌겐의 강.
커다란 자루를 안은 닌겐들이 마치 명령받은 것처럼 같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데히, 이건 찬스데스]

친실장의 뒤에는 자실장 세마리가 대기하고 있다.
친실장은, 아주 옛날 들었던 어미의 목소리를 떠올린다.


[알겠는데스? 무슨일이 있어도 절대로 닌겐이 잔뜩 있는 곳은 가면 안돼는데스.]
[어째서테치?]
[닌겐이 잔뜩 있는 곳은, 와타시들이 살아남지 못하도록 되어 있는데스.]
[닌겐은 노예테치?]
[노예데스. 그래도 많은 닌겐은 해로운데스.]
[신기한테치.]


어릴 적에 배운 것은 대부분 옳았다.
그러나 이것만큼은 틀렸구나, 하고 친실장은 득의의 미소를 짓는다.

[알겠는데스? 너희들, 이제부터 너희들은 새로운 닌겐의 집으로 가는데스.]
[테에?]
[마마와 함께가 아닌테치?]
[아닌데스. 와타시도 헤어지기 힘든데스가,
 너희들이 좀더 좀더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이게 제일 좋은데스.]
[테에]


어디에나 반복되는 실장석의 대화.

그리고, 친이 인간의 상황을 먼저 살피는 것도 탁아의 상식.

그러나 친실장은 에스컬레이터라고 하는 것을 알지 못했다.
자실장들로부터 눈을 떼고서 아주 짧은 한 순간. 친실장은 길고도 긴 에스컬레이터의 발판 위에 올라타 있었다.

[데힛!]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 발판이 푹 꺼지는 바람에 마치 발이 낚아채어진 것처럼 한다리를 올린채 엉덩방아를 찧은 친실장.
일어서서 주위를 둘러보자, 은색의 낭떠러지와 나락의 절벽이 있다.

[데데데, 여기는 어디데스!? 자들은 어디로 사라진데스!?]

주위를 찾아보려 해도, 에스컬레이터의 좁은 발판 위.
어찌할 방도가 없는 친실장을 싣고서, 에스컬레이터는 계속 움직인다.


어미보다도 공황상태에 빠진 것은 자들이었다.

[마마-!? 마마는 어디테치이이이이!?]
[마마, 마마가 사라졌테치이이이!]
[마마-  마마- 마마-!]

세 마리 함께 주위를 우왕좌왕하다 뭐 하나 건설적인 성과를 내지 못한 채 주저앉는다.

[테에에. 이런 곳에서 어떻게 하면 좋은테치...]
[배 고픈테치이이.  마마도 없는테치이이.]
[마마-... 마마-...]


바로 옆은 에스컬레이터를 타는 곳이지만, 소리와 때때로 지나가는 인간의 기척에 대한 공포가 자실장들로부터 어미와의 재회 가능성을 빼앗아 간다.
그런 주저앉은 자실장들에게 인간치고는 작은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     *     *


딸이 들실장에게 흥미를 가진 것을 보고, 부친은 떫은 표정을 지었다.
오늘은 오랜만에 가족 서비스의 날.
일본에서 제일 유명한 테마파크에 가족을 초대하려고 여태까지 쓰지 않았던 유급휴가에서 하루만, 상사에게 업드려 비는 기세로 휴가를 뜯어낸 것이다.
공휴일의 줄서기 지옥을 피하기 위해, 일부러 초등학생 딸에게 학교도 쉬게해 가려고 했더니만...


[그만두렴, 토시코. 옷이 더러워지쟎니?]
[그래도, 파파, 이 아이들 울고 있는걸요?]

그 눈물이 옷을 더럽힐지도 모르지만, 가족끼리 나들이 가는 분위기를 망치고 싶지 않다.

[키우는 사람이 금방 찾아내 줄 거다. 그러니 어서 가자.]
[그래도, 불쌍해...]

의외로 고집있는 딸 때문에 곤란해진다.
상냥한 것은 좋다.
그러나, 상황을 고려해주길 바란다.
딸의 감정과 사태의 해결을 두가지를 동시에 해소하기 위하여, 제안했다.

[그러면, 주인이 발견하기 쉬운 장소에 놔두려무나.]
[응, 파파, 그렇게 할께.]


     *     *     *


갑자기 잡아올려진 자실장 세 마리.

[테챠아아아!?]
[무슨일테치!!]
[테에에 마마-]

순간 공황상태에 빠지지만, 부드러운 손의 감촉에 자실장들은 본능적으로 아첨을 한다.
아첨은 본능을 가속시켜, 자실장들은 빠르게도 눈 앞의 소녀가 새로운 주인으로 보였다.

[[[텟츄-웅]]]

애호 시점에서 보면, 제법 멋진 아첨이었지만, 상냥한 손은 자실장들의 머리를 한번 쓰다듬더니 그대로 다른 장소에 세 마리를 내려놔 버린다.

[테에에, 키워주는게 아닌테치!?]
[속은테치! 만지게해서 손해본테치!]
[테에에 주인님-]

에스컬레이터를 피해, 가족과 함께 엘리베이터로 아래층으로 가는 일가를 노려보면서
한바탕 화낸 후에야 간신히 세 마리는 자신들이 어디에 있는지 알아챘다.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와 내려가는 에스컬레이터의 경계.
한층 높은 난간과 난간의 사이.
은색 바닥 위에서 자실장들은 세번째 공황상태에 빠진다.


     *     *     *


친실장은 자실장의 탁아한 곳을 알고 찾아낼 수 있다고 한다.
본래 들릴 일 없는 자의 비명소리가 들린 것은, 그야말로 피가 연결된 탓일까.
긴 에스컬레이터에서 내린 후 어찌할 방도를 몰랐던 친실장은, 있는 힘껏 외친다.

[마마는 여기데스우우우우우우!!]


     *     *     *


[! 마마의 소리테치!]
[어디에서 들리는테치!]
[이쪽테치!]

울려서 들리는 친의 소리 쪽을 향하자, 거기에는 그야말로 은색의 급경사.
냉정하다면 망설였을 사지(死地).
그러나, 공황상태가 계속뙜던 전개는 자실장들로부터 이성을 한조각도 남기지 않고 빼앗았다.


     *     *     *


굴러간다.

굴러가는 덩어리가 3개

밸런스가 나쁜 가분수 호리병같은 물체는, 굴러가면서
그 잘록한 부분에 사정없이 비틀림을 더하고 있다.
화물 방지턱에 부딛혀, 손이 떨어져 나간다.
금속의 이음매에 걸려서, 옷이 찢어져 나간다.
가벼운 탓에, 절망적인 가속은 붙지 않는다.
불행하게도 그것이 세 마리의 지옥이 오래되도록 만드는 결과가 되었다.


     *     *     *


[[[테야아아아!!!]]]

자들의 비명소리에 돌아보니, 급경사를 구르며 떨어지는 녹색 덩어리가 세 개.
친실장의 시야에 들어온 것은 최후의 화물 방지턱에 부딛힌 충격으로 자들이 분해되는 장면이었다.

[데갸아아아 가가]

쇼크 받은 친의 몸에, 머리에서 해방되어 훨씬 균형이 좋아진 고기 수리검이 세 발, 노린듯이 명중한다.
두 발은 배에, 그리고 한발은 입에 꽂히듯이 얼굴에.

[보갸아아아아!]


입에서 피를 흩뿌리면서 뒤로 날라가, 구르는 친실장.
그러나, 어미의 애정 탓인지. 금새 일어서서, 피투성이가 된 얼굴로 주위를 둘러본다.
한박자 느리게 자실장 머리 세 개가, 딱딱한 돌바닥에 착륙한다.

[데에에에! 무슨일이 일어난데스우우우!?]

서둘러 자실장의 머리를 긁어모아, 안아드는 친실장.
혼란에 빠진 나머지 눈물도 안나온다.
단지 그저 자의 너미를 안아들고 소리지를 뿐이다.

그 옆에서 엘리베이터의 문이 열린다.


     *     *     *


Q. 엘리베이터에서 내린 토시코의 눈에 비친 광경은 어떤 것이었는가?

A. 아까 헤어졌(다고 생각한)던 자실장의 목을 안고, 입 주변이 피투성이가 되어 있는 실장석.
자실장의 몸은 너덜너덜해져서, 일부는 없어지기도 했다.

Q. 그 결과 토시코는 무슨 생각을 했나.


     *     *     *


[먼저 가려무나.]

이제는 가족서비스가 완전히 불가능해졌다는 분위기를 느끼면서, 모친과 먼저 가라고 간 토시코를 보내는 부친.
울음소리가 완전히 들리지 않게 되고 나서야, 친실장을 돌아본다.

[야.]

갑자기 소리친 닌겐에게 놀라, 역으로 냉정해진 친실장.
왠지 모르겠지만 눈 앞의 이 남자는 맹렬히 화를 내고 있다.

입의 주위를 실장색의 피로 물들이면서, 최후의 본능으로 아첨을 시도하는 친실장.

[텟츄-웅.]

부친은 만면의 미소로 그에 응답한다.

[절대로 용서하지 않아요.]


더할 나위 없이 어디에나 있는 대화가 주고 받아졌다.
결과도 또한, 어디에나 있는 것이 되었다.



-끝

댓글 1개:

  1. 탁아는 언제나 보기 좋은 결말로 이어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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