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잠꾸러기


 그 공터의 한쪽 구석에는, 추레한 골판지 상자가 놓여져 있었다. 비바람을 맞아 너덜너덜하게 된 골판지박스. 측면은 찢어지고 모퉁이는 젖어 썩고 있었다.
"테츄"
그런, 들실장조차도 쳐다보지도 않는 초라한 골판지 안에서 자실장의 울음소리가 들려 온다. 말이라도 거는 것처럼 끊임없이 소리를 울린다.
그 자실장의 근처에는, 머리가 반쯤 뭉개진 성체 실장석의 사체가 놓여 있었다.

자실장은 어렸다.

어느 날, 폭풍우와 같이 찾아온 인간의 폭력으로, 이미 자신의 부모가 살해당해버린 것을, 자실장은 이해하지 못했다.

움직이지 못하게 된지 30시간을 넘어서고 있어 그로테스크한 얼굴이 된 친실장에게 아무 일 없었던듯이 지금까지처럼 응석부리는 자실장. 테츄테츄 울며 계속 얘기하고 있는 것 같다.

「엄마는 잠꾸러기테츄, 그렇지만, 와타치를 위해서 매일 아침부터 나가있었던 테츄. 지쳐 있을 뿐인테츄」
그런 말을 입에 올리며, 서늘하게 차가워진 친실장에게 달라붙는다. 친실장의 체온이 비정상적으로 낮은 것을 안 자실장. 이대로 놔두기엔 불쌍하다 생각해, 그 작은 몸을 부모에게 꽉 누른다.

추운 밤에는 항상 이렇게 피부를 맞대고 따스함을 나누었던 그 때와 같이…


「마마 밥테츄」

그 날, 자실장은 밖에 나가 있었다.
공복이 한계에 이르러, 밖에 발길을 옮겼던 것이었다. 그러나, 자실장이 먹이를 어디서 구해야 할 지 알 리도 없고, 바깥에 나 있는 잡초를 양손으로 뽑아내 골판지와 바깥을 오가며 먹이를 조달했다.

「조금 씁쓸한 테츄…」

잡초는 섬유의 덩어리일 뿐이었다. 자실장의 입에는 딱딱하게 느껴진다. 그런데도 포기하지 않고 씹어 어떻게든 삼킨다. 먹을 수 있는 것이라 판단이 선 자실장이, 말하지 않는 친실장에게 잡초를 주려 한다.
「엄마, 맘껏 먹어도 좋은테츄. 잠꾸러기인 엄마를 위해서 와타치가 밥을 가져 온 테츄.」그 따뜻한 손으로 머리를 쓰다듬어 주는 것도 기대되지만 엄마가 자고 있을 때 혼자서 바깥에 나간 일을 꾸중하실지도 모른다. 그런 불안을 안으면서 친실장에게 얘기하는 자실장. 그러나, 끝끝내 친실장이 소리를 내는 일은 없었다…

「마마는 제멋대로테치!, 잠꾸러기에다가 제멋대로인건 싫은 테치 그런 엄마한테는 밥 안주는 테치, 와타치가 전부 전부 먹어버리는 테치!」

 자실장은 친실장을 도발하는듯이 말하고 있었다. 테츄아, 츄아.
씁슬하고 질긴 잡초를 먹으며 굉장히 맛있는 것을 먹는듯한 소리를 내며 먹는다.
가끔씩, 친실장을 힐끔힐끔 힐겨보며 잡초를 계속 먹는다. 그러나, 친실장은 아무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역시, 혼자 먹는 건 좋지 않은 테치. 엄마에게도 주는 테치」

울 듯한 표정으로, 잡초를 들고 친실장의 반쯤 뭉개진 얼굴 가까이로 가는 자실장. 크게 벌어진 친실장의 입속에 잡초를 집어넣는다.

「텍… 어째서 먹어 주지 않는 테치?」

씹지 않는 친실장을 응시하며 자실장은 생각했다.
아, 쓰고 질기니까 엄마가 먹기 싫어하는구나…

그렇게 생각한 자실장.

질긴 잡초를 입에 넣고 부드럽게 될 때까지 씹은 잡초를 입에서 입으로 친실장에게 먹여준다. 반죽이 된 잡초는 친실장의 입속으로 사라져 간다.

텟체아아♪

자실장은 기뻐했다. 엄마가 밥을 먹어 줬다고.

그 후에도 자실장은, 가져 온 잡초를 계속 씹어 친실장에게 입에서 입으로 잡초를 계속 먹여줬다.

 테치…

오늘도 깨어나면서 힘없는 소리를 내는 자실장. 심하게 여위어가고 있다. 잡초만 먹었기 때문에 영양실조에 걸려 버린 것이다.
비틀거리며 일어서서, 먹이를 찾으러 나가는 자실장.

엄마가 배고파한다. 내가 노력해야 해…

잡초를 한가득 안고 골판지 상자로 돌아오는 자실장. 그 때, 다리가 얽혀 넘어져 버린다. 아픔 때문에 큰 소리로 울기 시작한다.


테- 테에에-

이렇게 울고 있는데,
아프다고 하는데,
어째서 엄마는 계속 잠만 자는 거야?

자실장은, 잡초를 아무 것도 하지 않는 친실장에게 내던진다. 그래도 분노가 안 가셨는지, 연거푸 친실장의 몸을 때린다.

하지 말아야 할 일을 하고 있는 건 알고 있다. 하지만, 엄마를 화나게 하면, 분명히 일어날 것이 틀림없다. 꾸중들어도 괜찮다. 엄마의 목소리를 듣고 싶다.

'엄마, 엄마, 부탁이야- 일어나'

나쁜 아이처럼 구는 자실장. 그러나, 그 소원은 실현되지 않았다.


그 날은, 심한 악취때문에 깨어났다. 드디어 친실장의 부패가 시작되었던 것이다. 어제까지 입으로 먹여주던 그 반죽이, 찢어진 뱃가죽으로부터 흘러내려 골판지 상자 안을 오염시키고 있었다. 심한 악취에, 현기증이 오는 자실장. 그러나, 더 충격적인 것이 그 작은 눈에 비친다.

테쥬아아! 텍쟈아!

자실장은, 그것을 보고 광분해 작은 손으로 그것을 잡아 죽이고 있었다.

「멈추는 테팃! 엄마로부터 떨어지는 테치!!!!!」뭉개진 친실장의 얼굴에는 구더기가 들끓고 있었다.

「멈추어 주었으면 좋겠테치! 엄마를 괴롭히지 말아 주는 테치… 부탁인 테치…」

 희고 작은 구더기에게 부탁하는 자실장. 계속 계속 솟아오는 구더기에게 고개를 숙여 인사한다. 울면서, 친실장의 얼굴에 붙은 구더기를 손으로 계속 떼어내는 자실장. 그 때, 남아 있던 다른 한쪽의 눈이 틱 하고 바닥에 떨어져 내린다.

츄아아- 츄아아아!

자실장은, 구더기를 떼는 일을 멈추고 서둘러 떨어져버린 눈을 친실장의 눈구멍에 어떻게든 끼워맞추려 한다.

그러나, 눈을 고정하고 있던 근육이 썩어문드러져 버려, 결국 눈을 원래의 장소에 끼우는 일은 할 수 없었다.

「미안해요 테치 미안해요 테치」

눈이 빠져버리면 곤란해져 버린다. 안보이게 되면 엄마가 울어 버린다. 그렇게 생각하며, 붕괴가 시작된 친실장에게 계속 사과하는 자실장. 눈이 있던 장소로부터, 친실장의 육체를 먹고 통통하게 살찐 구더기가 꾸물꾸물 기어나오고 있었다.

그 날은 비가 오고 있었다. 이미 지붕의 기능을 하지 못하는 천정으로부터 스며드는 빗물이 자실장을 용서 없이 덥치고 있었다.

춥다. 얼어 버린다.

덜덜 떨리는 자실장.

엄마… 춥다……

 악취가 감도는, 찢어져버린 배 근처에 얼굴을 비비며 중얼거리는듯이 소리를 내는 자실장. 얼굴엔 친실장으로부터 나온 구더기가 기고, 옷에는 냄새나는 시쳇물이 스민다. 그러나, 자실장은 친실장으로부터 떨어지지 않았다.

친실장의 아픔은 계속되고 있었다. 후두부의 피부가 썩어서, 머리카락이 피부째로 떨어져나갔다. 구더기에게 고기를 먹혀, 몸도 작아지고 있었다. 이제서야, 자실장은 엄마가 다시 일어나지 않을 것을 알았다. 그래도, 자실장은 친실장에게서 떨어지지 않았다.

추운 날엔 이렇게 서로 몸을 맞대고 따뜻하게 보냈던, 그 따스함을 한 번 더 느끼고 싶어서…계속 이렇게 붙어 있으면 따뜻했던 추억 안에 돌아갈 수 있을 것 같아서, 엄마…엄마… 잠꾸러기인 엄마, 제멋대로인 엄마, 하지만, 와타치는 그런 엄마가 너무 좋은테치…엄마의 아이로써 태어나서 정말로 행복한 테치 그러니까 마지막엔 엄마 근처에서 재워…

친실장의 옷을 꼭 잡으며, 천천히, 조용하게 눈꺼풀을 닫는 자실장. 그 작고 작은 자실장은, 생명활동을 멈추려 하고 있었다. 그런 중에, 목소리가 들려 온다.

「정말, 너는 아직도 아이인 데스.」

꺼져 가는 의식 안에, 자실장은 너무나도 그리운 친실장의 목소리를 들었다.

「엄마…」

눈물이 나오는 것을 견딜 수가 없었다.

「그것은 이쪽이 할 말 테치.콜--- 자고 있던 잠꾸러기한테 그런 말… … 싫은 테… 치」

가장 만나고 싶은 사람을, 그 자실장은 만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엄마 엄마 엄마아아아!!」

자실장은 몇번이나 엄마라고 하는 단어를 말했다. 일생동안 말할 분량이 아닐까 할 정도로, 같은 단어를 계속 입에 대고 있었다. 달라붙어, 응석부리며, 그 뺨을 친실장의 몸에 계속 비볐다. 견딜 수 없었다. 감정대로, 친실장에 대한 자신의 기분을 표현하고 있었다.
친실장은 거기에 응하는 듯이, 그 따뜻한 손으로 자실장의 머리를 상냥하게 쓰다듬어 주고 있었다. 언제까지나, 언제까지나…….









그 공터의 한 쪽 구석에는, 방치된 듯한 추레한 골판지 막스가 놓여져 있었다. 비바람에 너덜너덜하게 떨어진 골판지. 옆은 찢어지고 밑부분은 물에 젖어 썩어가고 있었다. 그 안에선 더 이상 자실장의 목소리가 들려오지 않는다. 심한 악취만이 그 골판지 속에서 나오고 있었다. 용기를 내, 그 골판지를 들여다본 사람은, 예외 없이 구토를 반복할 것이다.

 그 안은 썩어 있었다.
 모두가 썩어, 부패하고 있다.

실장석들의 사체가, 2마리가 안고 있는 것처럼 가로놓여 있으니까.
피부라 할 만 한 것은 썩어 문드러져 떨어지고 내장으로부터 구더기가 들끓고 있는 2마리의 사체. 그 사체에는 이상한 점이 몇가지 있었다. 시체의 상태를 보면, 아무래도 부모가 먼저 죽은 것 같다. 그러면, 자실장은 어느 정도 홀로 살아 있었다는 이야기가 된다. 그런데, 자실장은 기아나 극한의 고독에 몰려 죽게 되고, 끔찍한 표정을 짓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부패하고 있어서 자세히 살펴보지 않으면 모르지만, 이 자실장은 편한 듯한 표정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어쩔 수 없는 절망에 죽어갔음이 틀림 없는데 어째서인지 만족 그 자체라고 할 만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자실장을 안는 듯한 더 이상한 사체… 그것은, 사후에 움직였다고밖에 생각할 수가 없다. 무리하게 움직이면 끊어져 버릴 것이고, 이미 죽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사체는 자실장을 안고 있었던 것이다. 그 사체는 왼팔로 자실장을 꼭 껴안으며 누워 있다. 오른손은 작은 자실장의 머리 위에 올라가 있다.
그래, 마치 자실장을 어르는 것 처럼, 위로하는 듯, 상냥히, 매우 상냥하게 되어 있었다.


-끝

댓글 8개:

  1. 데프프픗 분명 안타까운 이야기일텐데도 상대가 분충인지라 안타까움은 커녕 저 구더기챠와 자실장 중간정도의 엄지조차 안되는 지능에 분노감마저 생기는 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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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데프프~ 정말이지 운이없는 분충들인데수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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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이런 자들이면 키워주는 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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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저런 자실장도 콘페이토 좀 먹으면 치프픗 거리는 분충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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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인간의 영역을 더럽히는 쓰레기들은 용서하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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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뭘 자꾸 키운대 씨발년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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