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장석과 토마토

우리 집에는 실장석 1마리가 있다.

원래는 들실장이었던 실장을 주은 것이다.

애완용으로 키우려면 훈육이 된 애완용 실장석을 숍에서 구입하는게 보통이지만, 나는 조금 특이하다.

예의바르고 솔직하고 똑똑한 실장에는 도무지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것이다.


실장석을 가까이 두고싶어 하는것은, 바보이고 멍청한 생물이기 때문.

그쪽이 학대할때 유쾌함도 있다.

「데갸아! 데갸데갸! 데스데스데스ーーーーー!!」

그리고 이것이, 나의 요망을 담아 적당히 제멋대로로 자란 원 들실장.

식시시간의 5분전에 식탁에 요리가 놓여있지 않으면 데갸데갸 외치면서 식탁 다리를 걷어찬다.

아마도 『얼른 준비하는데스 이 느림보쓰레기닝겐!』이라는 것이리라.

실장석은 둥근 커브를 그리는 이마에 핏대를 세우며, 식탁 다리를 걷어차고있다.

나는 부엌에서 토마토를 접시에 담으면서 그 수를 세고있다.

「데후! 데후! 데후우우!!」

지금 것으로 4번째이다. 나는 바로 실장석의 정수리에, 혼신의 힘으로 국자를 내리휘둘렀다. 빠각ー하면서 얄팍한 뼈가 부러지는듯한 소리와 느낌.

「구웃……데히이이이이이이이잇」

껄끄러운 탁음의 절규를 내지르며 실장석은 바닥을 뒹군다.

부처님 얼굴도 세번까지, 라잖냐. 나는 특별히 상냥하니까 서비스로 4번까지 늘려줬지.

「데후부보보보보」

축 퍼져서 입으로 거품을 뿜고있지만 괜찮다. 실장석의 재생은 보통이 아니다.

그렇다고는 해도, 야구공 던지듯이 상반신을 비틀면서 내리쳐서 그런가 아팠나보군.



잠시 후, 부서진 두개골의 재생이 마칠 즈음에 식사를 시작했다.

실장석의 메뉴는 토마토. 하얀 접시에 껍질이 붙어있는 토마토와 방울토마토가 몇 개 아무렇게나 담겨있을 뿐이다. 흐르는 물에 헹구었을 뿐인 무첨가 식품이다.

「데에……? 데후데에에에에에후!! 데후!」

실장석이 나에게 불만을 말하는것같은 낌새를 알아챈 순간, 나는 실장석보다 빨리 움직여 식탁에 있던 스틱슈가를 실장석의 코에 쑤셔넣었다.

「후고옷」

「그래, 불평하지 말고 먹어」

「데! 데에스!!」

얼굴이 시뻘개져서 격노하는 실장석은 스틱슈가를 치워버리고 나에게 굉장한 기세로 욕지거리를 하려고 들지만, 나는 치워질때마다 기계적인 속도와 정확함으로 꽁트처럼 코에 스틱슈가를 다시 꽂아준다.

「데에에갸아후고옷」

「자아 먹어」

「……푸하앗, 데에아! 후고옷」

「자, 다시」

「후고옷, 후웃」

「이번에는 왼쪽 구멍」

계속하다보니 실장석은 나를 원망스러운 눈으로 응시하면서, 토마토를 씹기 시작한다. 인간과 실장석의 역학관계를 다시금 깨달은 모양이다.

나는 실장석이 토마토를 먹는 동안에도, 턱을 괸 채로 반찬통을 묶고있던 고무밴드를 날려서 실장석의 얼굴을 맞춘다든가 하면서 놀리면서 논다.

끈질기게 계속하면 이제 알았다는듯이 격노하는 모습이 실로 즐겁다.

이래저래 식사도 끝났다.

그러자, 실장석의 상태가 왠지 진정이 되지않는 것으로 바뀌었다.

「데……후오고아아아아아오후」

짖는 소리도 목소리같지도 않은 기묘한 소리를 목에서 쥐어짜면서, 계속 콜록거린다.

그리고 입에 손을 넣어서 뭔가를 하려고 하고있다.

「호오오아아아아아호오후우우우우……」

토마토 껍질ーーーー그게 입 천정에 들러붙어 떨어지지 않는 것이다.

「후오……게하앗데하앗, 오오아아우」

내 눈 앞에서 계속해서 콜록거린다. 아아, 도저히 개운해지지가 않겠지.

게엑게엑 하면서 입에서 침을 흘리며 손을 입에 넣어보지만, 전체가 하나의 두꺼운 손가락이 되어있는 실장석의 그것이 입 안에 들어가는 일은 없다.

「…………」

드디어 불쾌함을 견디지 못했는지 미칠듯한 움직임을 보이는 실장석.

「데후오오! 데에오오구오오오오오!!」

머리를 위아래로 세차게 흔들고, 양옆으로 뒤틀며 침을 흘리며 기침을 한다.

그런 실장석을 보면서 즐거워하고있으니 취침시간이 되어있었다.

이젠 잘까. 나는 가죽 허리띠를 바지에서 빼들고, 아직도 목을 쥐고는 우엑우엑 하면서 혀를 내밀고 껍질을 뱉으려 하는 실장석의 몸을 의자에 묶은 후 전등을 껐다.

「내일 또 놀자, 그럼 잘자라」

침실로 이어지는 복도를 걷는 동안에도, 실장석의 기침소리가 계속 들려왔다.

설마 이걸로 스트레스로 죽지는……않겠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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