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장석의 일상 (28) 어느 겨울 날에

가을은 발 빠르게 지나가 어느덧 계절은 겨울。
사람들은 두껍게 옷을 입었지만、그럼에도 추웠는지 하얀 입김을 내뿜으며 걸어가고 있었다。

길 한 구석에서 자실장 자매 2마리가 사람들에게 밟히지 않으려고、비틀비틀 걸어가고 있었다。

어느 쪽도 옷이 더러워지고 해져있었다。머리카락도 먼지투성이인、자실장들은 전형적인 들실장의 모습을 하고 있엇다。

자주 있는 일이지만、그 자매의 어미나 다른 자매는 골판지 상자와 함께 영원히 사라졌다。
드문 이야기도 아니기에 자세한 이야기는 생략하겠다。
어쨌거나 살아남은 2마리는 길거리를 방황하고 있었다。

최초엔 공원에 온 애호파가 먹이를 뿌렸기에 어떻게든 살아갈 수 있었지만、
그래봤자 자실장、강한 놈에게 밀려 살아갈 수 없게 되었다。

쓰레기장에서의 경쟁이 더욱 격화된 이상、실장석은 인간의 눈에 띄면 문답무용으로 살해당했다。
2마리는 쓰레기장에서 구제되는 동족들의 모습을 보며、울면서 달아났다。

그로부터 굶주림을 참으며 음식을 주워 먹는 생활이 시작됐다。
공원 주변을 서성거리면서、떨어진 것이라면 비록 썩은 나무열매라도 입에 넣었다。
운 좋게 뱉은 껌을 찾으면、2마리는 그걸 계속 핥아댔다。

지친 2마리는 날이 저물기 시작하면、단념하고 집으로 돌아갔다。

플라스틱판을 공원 나무에 세워둬 지붕으로 삼은 집으로 돌아갔다。

오늘도 수확은 없었다。

그러나 2마리는 불평할 기력조차、잃고 있었다。


축축한 낙엽 위로 주저앉은 2마리。

「・・・・・・오네쨩(언니)、쓰다듬어 달란 테치」

간신히 그 말밖에 하지 못한 여동생을 언니가 쓰다듬어주었다。

안심감과 피로로 인해、여동생은 금세 잠들어버렸다。

여동생의 잠든 얼굴을 보면서、언니는 조금 전에 있었던 일을 떠올렸다。
아직 일가가 건재했던 무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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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마! 예쁜 꽃이 있는 테치!」

「있는 테치!」

어린 여동생 2마리가 작은 꽃을 보고 골판지 상자 주변을 뛰어다니자、어미와 다른 자매가 웃는 얼굴로 맞아주었다。

「정말로 예쁜 꽃을 발견한 데스ー」

「집안에 장식하잔 테치」

「예쁜 꽃인 테치이ー」



페트병 뚜껑을 꽃병 대신으로 삼아、작은 꽃을 꽂았다。
그 주위를 둘러싸는 형태로 일가는 식사를 하기 시작했다。

「하얗고 맛있는 밥인 테치ー」

「많이 씹을수록 맛있어지는 데스、제대로 씹어 먹으란 데스ー」

「마마、언제나 밥을 줘서 고마운 테치ー」

「밥을 다 먹으면 이야길 들려주겠는 데스ー」

식후엔 즐거운 이야기를 들려주었다、자매 모두 마마의 이야기에 열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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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을 차리자 언니 자실장은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어미는 없어져버리고、자매는 대부분 길거리에서 얼룩이 되거나、고양이에게 갈기갈기 찢겨졌다。
지금도 그때 자매가 지른 비명소리가 귀에 생생했다。

「테벳」

「아픈 테치! 아픈 테챠아아아아아!」

「테뺘ー!」



・・・・・・따뜻한 골판지 상자도 없어지고、낙엽 더미에서 잠을 자며、비를 맞아 추워서 몸을 떨었다。
그렇기에 플라스틱판을 손에 넣었을 때、2마리는 몹시 기뻐했었다。

가재도구라고 하며 썩은 종이컵 하나뿐이지만、이것은 물통 대신으로 사용되는 중요한 보물이었다。
어미도 수건도 페트병도 장난감도 아무것도 없는 생활。
그럼에도 살아야만 한다고、언니는 지친 여동생의 잠든 얼굴을 바라보며 그렇게 생각했다。

그 때、움막집 밖에서 뭔가 움직이는 기색을 보였다。

혹시 고양이가 아닐까、그렇게 된다면 목숨이 달려있는 문제가 된다。
등골이 서늘해지는 생각이 스쳐지나간 언니 실장은、눈을 부릅뜨고 어둠속을 쳐다봤다。
언니가 밖을 보자 어느 정도 몸집이 큰 자실장이 매서운 눈초리로 언니를 쳐다보고 있었다。

「여기서 나가라는 테챠아! 지금부터 이곳은 와타치의 것인 테챠아아!」

옷은 닳고 먼지투성이에다가、초췌한 모습을 봤을 때 그 개체 또한 역시 가족을 잃은 놈일 것이다。
추운 겨울 날씨에、그 개체는 자매의 움막집 찾아낸 것이다。
언니는 큰 소리를 지르며 일어섰다。

「뭔 소리인 테치! 이곳은 와타치타치(우리들)의 집인 테치!」

「시끄러운 테치! 빨리 꺼지란 테챠아ーーーーーーーーーーーーー!」

핏발이 선 눈으로 째려보며 소리 지르는 자실장。
여동생도 소리를 듣고 일어나、떨면서 언니의 등 뒤에 바싹 붙었다。

「이곳은 와타치타치의 집인 테치!」

「꺼지지 않으면 쳐죽여주겠는 테치!」

「・・・・・・오、오네쨩・・・・・・」

갑자기 나타난 자실장의 기백에 겁을 먹은 여동생은 이미 눈물마저 흘리고 있었다。
언니도 너무나、무서웠지만 여기서 나가면 정말로 갈 곳이 없어지게 됐다。
그렇기에 허세를 부리며 큰 소리를 질렀다。

「와타치는 강한 테챠아! 해치워주겠는 테챠아!」

테샤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힘껏 위협을 가한 언니 자실장!

몸집이 큰 자실장은 아무 말도 없이 달려들어、팔을 내리찍었다。

「테벳」

언니 자실장은 코피를 흘리며 앞으로 꼬꾸라졌고、덮쳐온 자실장은 아무말 없이 탁탁 때려댔다。

「테、테샤아아아아아아아아! 테샤아아아앗!」

집요하게 때려대서、코피를 흘려가면서도、언니는 위협 소리를 멈추지 않았다。
그러나 믿음직스럽지 못한 위협은 무의미했다。
오로지 맞기만 하고 있던 언니는、언니는 숨이 끊어질 상황이었다。

「오네쨩을 괴롭히면 안 되는 테챠아ーーーーー」

여동생 자실장이 소리치며 난투에 뛰어들었다。

「테치이!」

몸집이 큰 자실장이 아무렇게나 휘두른 팔이 여동생 자실장의 얼굴에 맞자、여동생은 맥없이 날아가버렸다。
그 광경을 보고 언니가 외쳤다。

「그만하란 테치! 와타치타치가 나가주겠는 테치!」

겨우 구타가 끝내고、침입자는 자매를 가만히 노려봤다。
자매는 비틀거리며 손을 붙잡고、정처없이 밖으로 나갔다。
언니는 코피를 닦으며、어둠속을 봤지만 그곳엔 아무것도 없었다。

잠시 뒤 등 뒤에서 흐느끼는 자실장의 소리가 났다。
아마도 겨우 잠자리를 손에 넣어서 그럴 것 같다。

부상과 배고픔、그리고 비참한 상황에 놓인 자매 2마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근근이 살아갈 수 있었던 것도、조악한 보금자리가 있었기 때문이다。
조악했음에도 비바람을 피할 수 있었으며、마음의 안식처였던 곳이었다。

그것마저 잃은 지금、2마리는 비틀비틀 공원을 나갔다。

어딘가 보금자리로 삼을 장소가 있는지、멍한 눈으로 거리를 바라봤지만 그럴만한 장소는 아무 곳도 없었다。
자실장이 몸을 들일 공간은 없었고、자동판매기 등도 철망이 쳐져 있었기에 아래나 뒤로부터 들어갈 수 없게 되어 있었다。


걷다가 지쳐 2마리는 가로등 밑에 앉았다。

「・・・・・・・・・・・・」

「・・・・・・・・・・・・」

육체도 정신도 한계에 다다랐을 무렵、예쁜 옷을 입은 건강한 실장석이 자매가 있는 쪽으로 걸어왔다。


그 목엔 예쁜 목걸이가 걸려있었고、양손으로 각각 자실장 1마리를 잡아 데려가고 있었다。
중년여성이 사육실장의 목걸이에 걸린 목줄을 잡고、실장일가의 속도에 맞춰 천천히 걸어가고 있었다。

주인과 사육실장 일가의 시야에 거지꼴이 된 자매가 들어왔으나、흔하디 흔한 광경이었기에 의식조차 하지 않않다。
길거리를 방황하는 자실장은 너무나 많았으며、그 취급은 도로변에서 죽은 벌레 시체와 다르지 않을 정도였다。

그런 취급을 받으며 들자실장 2마리의 눈길은 사육실장 일가와 그 주인을 쫓았으나、금세 멀어져가버렸다。

「・・・・・・・・・・・・」

「・・・・・・・・・・・・」

그 이후로 몇 사람이 지나갔지만 밤이 깊어지자 인적도 드물게 되었다。

2마리는 무슨 짓이라도 해야만 하는 상황이었지만、이미 살아갈 의욕을 상실해가고 있었다。

고개를 숙이자 길바닥에、뭔가가 떨어졌다。
기분 탓인가 하고、언니가 생각할 틈도 주지 않고、뭔가가 두건 위로 쌓인 감촉을 느끼게 했다。
굼뜬 동작으로 머리를 털자、하얀 게 길바닥으로 떨어져갔다。

「・・・・・・뭐인 테치」

여동생도 신기하게 쳐다봤지만、그것은 잠시 있자 곧 사라져버렸다。

「아」



언니가 갑자기 소리를 냈다。
하얀 게 하늘에서 떨어지는 게 아니겠는가。
그것은 천천히 지상으로 떨어져、잠시 모습을 유지하다가、사라져갔다。
그러나 사라질 무렵엔 다음 하얀 게 하늘에서 떨어지고 있었다。

어둠속을 비추는 가로등 불빛이、그것이 떨어지는 광경을 한층 더 아름답게 만들어주고 있었다。





왠지 기뻐진 2마리는 일어서 고개를 들고 하늘을 쳐다봤다。
저 먼 곳에서、하얀 게 무한하다고 생각될 정도로 쏟아지고 있었다。

「대단한 테치・・・・・・」

「꽃보다 예쁜 테치・・・・・・」

감상을 말한 이후、눈에 사로잡힌 자매는 그저 하늘을 올려다볼 뿐이었다。

잠시 그렇게 있다가、언니가 중얼거렸다。

「마마하고 자매들에게도 보여주고 싶었던 테치」

여동생은 언니의 얼굴을 보며 말했다。

「분명、마마하고 자매들이 와타치타치를 바라봐주고 있을 테치。이건 천국에 있는 마마와 자매들이 와타치타치에게 주는 선물일 테치」

그 말에 언니는 고개를 끄덕이며 웃어보였다。

「분명 그럴 테치、마마와 자매들이 주는 선물일 테치」

끝없이 쏟아지는 하얀 것 앞에서、2마리는 재잘대기 시작했다。
가족 모두가 잔디 위를 뛰어다니던 기억이 떠올랐는지、어느새 정신을 차려보니 자매는 이리저리 뛰어다니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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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따뜻했던 날。
그 일가는 사람도 다른 실장석도 없는 지 파악한 다음 잔디밭까지 나왔다。
평소에 친실장은 너무 작은 자실장의 안전을 생각해 외출시키지 않았었지만、잔디밭은 탁 트인 장소여서 잘 감시할 수 있었기에 데리고 온 것이었다。

「언제나 어둡고 좁은 골판지 상자 안에 둬서 미안했던 데스우」

친실장의 말은 흥분한 자실장들에겐 들리지 않았다。
힘껏 소리치고、힘껏 뛰어다녔다。

골판지 상자 안과 다르게、화초가 만발하고、햇살이 아낌없이 내리쬐고 있었다。
활짝 웃으며、자실장들은 달려댔다。

「테챠」

넘어져 비명을 지르면서도、멋쩍게 웃으며 금세 일어선 다음 달려댔다。

「넓은 테치、대단히 넓은 테치!」

「집보다 훨씬 훠어어얼씬 넓은 테치」

「가장 먼 곳까지 달려보잔 테치」

어린 그녀들은 마음껏 논 다음、이윽고 점심이 되자 귀중한 음식물 쓰레기를 먹고、웃으며 집으로 돌아갔다。

지금 생각해보면、그게 단란한 가족의 마지막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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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슈!」

「테슈!」

자매는 추위로 인해 재채기를 했다。

어느 따뜻했던 날과 다르게 날씨는 얼어붙어 몸을 차갑게 만들었다。

어느 새인가、손발이 잘 움직이지 않게 되었다。

그럼에도 2마리는 압도적인 자연현상의 아름다움에 푹 빠져있었다。

2마리는 그 환상적인 광경을 언제까지고 바라보고 있었다。

눈은 깊이 쌓여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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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후타바 시엔 올해 첫눈이 내려・・・・・・』

그런 뉴스가 나오는 TV를 등지고 집주인이 밖으로 나갔다。
거리는 온통 눈으로 뒤덮여있었다。
숨을 내쉬자 하얗고 커다란 덩어리가 나왔다。
‘버스 정류장까지 가긴 귀찮은데’、라고 추위로 몸을 떨며 집주인은 그렇게 생각했지만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렇기에 재빨리 양손에 쓰레기봉투를 버리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며、나가려고 발을 내딛었다。

그러자、밭 밑에 자실장 2마리가 눈에 파묻여 죽어있는게 아니겠는가。

얼굴은 새파랗게 질렸고 입에서 혀를 내밀며、최후까지 발버둥을 쳤는지 손발이 이상한 방향으로 뻗어있었다。

「우왓、아침부터 최악이네」

주인은 쓰레기봉투를 풀고、불쾌함을 참으며 시체를 그 안에 던져 넣었다。

그리고 근처에 있는 쓰레기장에 버리고、급히 출근했다。

그렇게 자매가 살아있었단 증거는 이 세상에 흔적도 없이 사라지게 되었다。



어느 겨울날에 일어난 일이었다。


END

댓글 3개:

  1. 그나저나 꽃을 만졌는데 임신은 안한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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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저런 분충들에겐 너무 과분한 죽음인 테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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