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장석의 일상 (33) 솎아내기

공원의 들실장들은 굶주려있었다。

매일 먹이를 뿌리러온 애호파들의 모습은 진작에 사라졌다。

과잉적인 먹이의 공급으로 증가한 들실장들은 공원의 잡초、벌레를 먹고、굶주림에 고통스러워하고 있었다。

근처에 있는 쓰레기장 그 어느 곳도 아수라장이었다.

자그마한 잔반으로 쟁탈전이 일어나고、매일 죽는 놈이 늘어갔다。

난투로 쓰레기장을 어지럽히자 인간이 실장석을 쫓아다녔다。

이른바 「굶주린 공원」의 전형적인 모습이었다。



공원 안에서 한숨을 쉬며 걸어가는 들실장 1마리가 있었다。

뼈밖에 안남은 들실장의 시체를 넘어、집으로 급히 돌아갔다。

그리고 수풀 속에 있는 낡은 골판지 덮개를、슬쩍 넘겼다。

옆으로 뉘여진 골판지 상자 안에서 자실장 6마리가、어미의 모습을 보고 테치테치거리며 허약한 소리로 떠들기 시작했다。

「마마、배고픈 테치」

「뭐라도 먹고 싶은 테치……」

「배고픈 테치」

이구동성으로 배고픔을 호소하는 자실장들。

……배불리 먹었던 적이 있었던 데스?

자신도 그리고 자신의 굶주린 친실장을 떠올리면서、그런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자、밥인 데스」

골판지 집으로 들어가、친실장은 비닐봉투를 풀었다。

그리고 4분의 1밖에 안 남아있는 식빵을 꺼내자、6마리가 눈을 반짝거리며 몰려들었다。

「밥、밥! 바아압!!!」

「달란 테치! 달란 테치!!」

굶주린 자실장을 진정시키는 건 힘든 일이다、친실장은 자식들을 진정시키기 위해 거친 말을 내뱉었다。

그 말을 들은 자실장들은 조용해졌다。아니、1마리만은、날뛰며 소란을 피웠다。

「4녀、조용히 하란 데스。조용히 하지 않으면 밥을 주지 않겠는 데스」

「테챠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시끄러운 테치! 빨리 와타치(나)에게 전부 내놓는 테치이이이!」

「4녀쨩、마마에게 그런 말을 하면 안 되는 테치」

차녀가 그런 말을 하자、4녀가 언니를 노려봤다。

「시끄러운 테치!! 아름답고 현명한 와타치가 제일 먼저 먹어야만 하는 테치!」

「모두 배고파 죽을 지경인 테치……。빨리 밥을 먹고 싶은 테치、4녀짱이 날뛰면 밥을 먹을 수 없는 테치」

설득하려던 차녀가 4녀에게 들이받혀져、바닥을 뒹굴었다。

「테……테에에에에에————————엥!」

그래봤자 자실장、차녀는 울어버리고 말았다。

「시끄러운 테치! 약한 놈은 뒈지란 테치!」

말을 마치고、4녀는 친실장에게 손을 내밀었다。

「약한 차녀의 몫까지 와타치가 먹어주겠는 테치♪」

짝、하고 친실장에게 맞아 4녀의 몸이 비틀거렸다。

「적당히 하란 데스……。차녀도 진정하란 데스、빨리 밥을 먹잔 데스」

엄하게 말하면서 친실장은 곤혹스러워했다。
자매 중에서 가장 영리하다고 생각했던 사녀가 먹이가 부족해지기 시작하자、어느새 난폭한 말을 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럴 리가 없을 데스’

이전 친실장은 자실장들에게 설명한 적이 있었다。
얼마나 공원의 식량이 줄어들었는지、그리고 그에따라 인내할 수밖에 없는지에、대해。

4녀도 최초엔 얌전하게 그 말에 따랐었다。

정신을 차리고、친실장은 빵조각을 찢어 자실장들에게 나누어주었다。

친실장이 마지막으로 남은 빵조각을 입에 넣고、맛을 천천히 음미하니、자실장 무리 속에서 비명 소리가 들려왔다。

가장 크기가 작은 6녀가 때려눕혀져、빵을 빼앗겼기 때문이다。
빼앗은 놈은 말할 필요도 없이 4녀였다。

전리품을 챙기며 미소를 짓고 4녀는 자신의 몫을 천천히 먹었다。

다른 자매는 황급히 자신의 몫을 먹기 시작했다。4녀에게 빼앗기기 전에 말이다。

「4녀!」

친실장은 자신의 몫을 급히 입에 쑤셔넣고、4녀를 혼냈다。

「가족에게서 음식을 빼앗으면 안 되는 데스!!!」

테치테치、거리며 자신의 몫을 먹어치우고、빼앗을 빵을 들며 춤을 추는 4녀는 그 말이 들리지 것인지、아니면 그 말을 무시한 것인지 반응을 하지 않았다。

화가 치밀은 친실장은、4녀에게서 빵을 빼앗은 뒤、울고있던 6녀에게 줬다。

「자、오마에(너)도 그만 뚝 그치란 데스ー」

「테챠아아아————————————! 어제도 아무것도 먹지 못한 테치! 이 정도는 당연한 행동인 테치!」

「아무것도 먹지 못한 건 모두 같은 데스!」

「마마가 나쁜 테치! 마마가 나쁜 테치! 자를 나은 마마는 자를 먹일 의무가 있는 테치!」

「공원엔 밥이 없으니깐 어쩔 수 없는 데스!」

「시끄러운 테치! 닌겐 노예한테서 스테이크를 받아오란 테치! 콘페이토는 어따 놔둔 테치! 테치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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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동이 한 차례 끝난 이후、지친 친실장은 드러누웠다。

자실장도 놀 힘이 없었기에、드러누웠다。

어느새 골판지 덮개 틈으로 노을빛이 들어왔다。

노을빛에 눈을 뜬 친실장의 배에서 소리가 났다。

……‘어떻게 하면 좋은 데스、마마’

생각해보면 자신이 성체가 됐을 무렵엔 아직 공원의 들실장들은 굶주리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렇기에 이 친실장은 어미로부터 굶주릴 때에 대한 대처법을 전수받지 못했고、체험도 하지 못했다。

친실장은 어미의 비호 아래에서、자유로웠던 생활을 그리워하면서、한편으론 너무나 먼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게다가 굶주림은 그렇다 치고、문제아인 4녀는 손댈 수 없을 정도가 됐다。

아까전만에도 그렇게나 사이좋았던 차녀와 맞서는 상황이었다。

가뜩이나 지칠 대로 지쳐 집으로 돌아와도 이 모양이니、4녀가 자매에게 위해를 가하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이다。

솎아내기、란 말이 친실장의 머릿속에 떠올랐다。

친실장은 이 말을 머리 한편에 두기로 했다。

굶주렸다고는 하나、자기 자식에게 손을 대는 건 너무나 끔직한 행위였기 때문이다。

날뛴다고 해도 아직 어떻게든 손쓸 수 있는 범위였고、한편으로 어떻게 되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친실장은 그렇게 결론을 짓고、다시 잠에 빠져들었다。

그 모습을、뒤에서、

지긋이

4녀가 지켜보고 있었단 걸 모른 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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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절망적이라고 할 정도로 먹이 부족이 심화되었다。

공원의 먹을 수 있는 풀이란 풀은 전부 먹어치워졌고、근처에 쓰레기장은 어지럽혀진 것에 분노한 주민이 망을 보고 있었기에 채집하기엔 절망적인 상황이 됐다。

파수꾼의 나무 방망이에 묻은 적록색 액체와、쓰레기통에 내던져진 들실장의 시체가 이 모든 걸 설명해주고 있었다。



친실장은 아픈 다리를 끌며 정처없이 공원을 맴돌고 있었다。

일일이 쓰레기통을 몇 번이고 계속 들여다봤지만、먹을 수 있는 건 껌 포장지에 뭍은 찌꺼기밖에 없었다。

테챠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란 비명 소리가 울려 퍼졌다。어디선가 자실장이 굶주린 강자에게 씹어 먹혀지는 소리일 것이다。

그러니 그에 반응하지 않고、친실장은 걸었다。

걸었다。

공원 안을 걸었다。

참을성 있게 계속 걸었다。

빈 편의점봉투를 잡고、걸었다。

공원에서 가장 홀쭉하고 앙상한 몸을 가졌지만、그럼에도 자식들을 위해 걸었다。



그럼에도 먹을 건 단 하나도 찾지 못했다。

하지만 객관적으로 보면、너무 새끼가 많은 상황이었다。

6마리를 부양하기 위해서 친실장은 자식의 먹이를 나눠주고 있었지만、그로인해 자신의 체력을 잃어 먹이 수집의 효율성을 잃어가고 있었다。

그 악순환을 깨달으면서도、친실장은 몸부림쳐댔다。몸부림쳐댔지만、일가는 전멸 직전인 상태였다。

혹시 내일도 수확물이 없다면、이젠 친실장도 움직이지 못 움직일 지경이었다。




……혹시 자가 1마리라도 준다면、일가는 살아남을 지도 모르는 데스。


그렇게 판단했음에도 친실장은 6마리를 오늘날까지 키워왔다。



체념만을 마음에 안은 채、친실장은 골판지 집 안으로 돌아왔다。

어미가 아무것도 가지고 온 게 없다고、그녀들도 이미 알아채기 시작했던 것인지、자실장들은 어미를 환영하지 않았다。

유일하게、4녀만이 일어서 친실장에게 다가갔다。

「어제도 그제도 아무것도 먹지 못한 테치、빨리 먹을 걸 내놓으란 테치」

「……아무것도 없었던 데스」

후우、라고 4녀가 한숨을 쉬었다。

「그 이전에도 아무것도 먹지 못한 테치、와타치를 굶겨 죽일 속셈인 테치?」

「마마도 힘내서 찾아본 데스、그래도、이젠」

「어쩔 수 없는 무능하고 멍청한데다가 쓸모없기까지 한 놈인 테치ー。어쩔 도리가 없으니、와타치가 좋은 방법을 알려주겠는 테치」

4녀는 잠들어 움직이지 않는 자매를 가리켰다。

「저 녀석들 전부를 속아내면 되는 테치」

「……4녀」

「그렇게 하면 오마에가 부양하는 건 와타치뿐인 테치、훨씬 간단해 지는 테치。오마에도 편해지는 테치。노력이 6분의 1로 줄어드는 테치」

「……4녀」

「덤으로 저 녀석들의 고기를 먹으면 되는 테치、말라비틀어진 쓰레기 같은 고기지만 일단 참아주겠는 테치」

「알겠는 데스」

결심했다는 듯이 말하는 친실장。

「4녀、잠깐 마마를 따라오란 데스」

그 말을 기다리고 있었단 듯이、굶어죽기 직전인 4녀는 큰 소리로 외쳤다。

「그랬던 테치、마마는 어딘가에 먹을 걸 숨겨뒀던 테치!! 드디어 고귀하고 아름다운 와타치에게 뭔갈 먹일 마음이 든 테치?
본래라면 죽어서 사죄해야겠지만 특별히 봐주겠는 테치。……와타치는、그런 마마가 가장 좋은 테치이」

「빨리、이쪽으로 오란 데스」

친실장는 이미 밖으로 나와、4녀를 부르고 있었다。

「모두 잠깐 기다리고 있으란 데스。지금부터 고기를 가져오겠는 데스、잠깐만 기다리란 데스」

「테햐햐햐햐햐! 오마에타치(너희들)가 먹을 몫도 남겨주겠는 테치、와타치에게 감사하란 테치!」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이며、흥분한 상태로 4녀는 몸을 떨어댔다。

「……그런 마마이기에、와타치는 정말로 좋아하는 테치이」

자매들은 신기하게도 부모를 존경하는 말을 하는 4녀를、힘없이 쳐다봤다。


아니、차녀만은 일어서 친실장에게 다가가려 했다。

「마마……안 되는 테치」

「테햐아아! 차녀! 오마에는 닥치란 테치!」

4녀는 차녀를 문답무용으로 걷어차 날리고、급히 밖으로 뛰쳐나가 어미를 뒤쫓아갔다。

가냘픈 목소리로、차녀는 소리쳤다。

「4녀쨔————앙」




꽤 오래 전、차녀는 이 골판지 안에서 나눴던 대화를 잊을 수 없었다。

빈손으로 친실장이 돌아오던 그날 밤、4녀는 차녀를 깨워 작은 목소리로 말을 했다。

「차녀 오네쨩(언니)만에게만 말해두겠는 테치、와타치가 나쁜 아이가 돼서 솎아내지겠는 테치」

「무슨 소리인 테치!」

「소리가 큰 테치、이젠 이대로 있다간 모두 굶어 죽어버릴 테치 그래도 아무 이유 없이 솎아낸다면 마마가 괴로워할 테치。그러니 일부러 와타치가」


수풀에 가려져、이제 친실장과 4녀는 골판지 쪽에서 보이지 않게 되었다。

잠시 뒤 소리가 났다。








「테지이이이이!」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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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 이건 또 고갤에서 읽고 저장해둔 물건이네.
하필 거기 어느 분이 댓글 달아둬서 그냥 둘 다 두기로...
시리즈를 왜 하나만 따로 빼두지....

 오늘은 여기까지.

댓글 11개:

  1. 홈런볼 먹으면서 광광우렀다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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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테에에...분충 똥마마 책임지지도 못할거 애나 주구창창 퍼질러낳는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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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레에에에엥 레에에에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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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너같은 새끼를 위한 링크다 좆병신새끼

    http://gall.dcinside.com/character/84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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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애미고 딸년이고 죄다 분충이구만. 4녀 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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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일상시리즈는 참 가슴먹먹해지는게 많다만.. 실 설정을 따지면 극소수의 개념개체들의 이야기들을 엄선해서 담은거고 대다수는 혐오감만 불러일으키는 분충들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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