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로



실장석은 아이를 많이 낳는다. 게다가 아이를 키우는 동물 특유의 경계심이란 것이 전혀 없다.
이렇게 실장석의 눈 앞에서 아이를 붙잡아도, 친자 모두 데스데스 하고 울 뿐이지 아무런 저항도 하지 않는다.
그래도, 풍로 위에 실장석 아기를 산 채로 구워보면, 이때는 역시 어미가 데스우!! 하며 날뛰기 시작한다.
그러나, 데스우 데스우 하고 가는 목소리로 힘 없이 발버둥치던 실장석 아기가 마침내 움찔움찔 경직하면서 검게 그을리면, 어미 실장석의 반응이 없어진다.
아무래도, 원형을 알아볼 수 없게 되면 자신의 아기라도 인식하지 못하는 듯하다.

아직도 가늘게 데...스우... 하고 울고 있는 검게 그을린 아기를 어미 실장석 앞에 던져주면, 실장석은 아무런 주저 없이 다른 아기들과 함께, 죽어가는 자신의 아기를 먹기 시작한다.
듣고 있는 단말마가 자기 아기의 것이라고는 인식 못하는 것인가?

이렇게 일련의 행위를 몇 번이나 계속 반복한다.
마침내 실장석의 아기의 수가 절반 정도로 줄었을 때 쯤에, 드디어 어미 실장석도 [학습] 이라고 하는 걸 하는 모양이다.

데스우~!!

어미실장석은 나의 자를 몇 마리 몰아서 쥐고는, 침을 흘리면서 풍로 위에 던져 넣는다.
데스우데스우 하고 기뻐하면서 자신의 아기를 먹어치우는 실장석은
아무래도 최후에 [요리] 되는 것이 자기 자신이라고 하는 것까지는 [학습]하지 못하는 모양이다.

 -끝









 정석 설정은 아니지만 이런 것도 좋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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