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심실장

어느 날, 언제나처럼 쓰레기장에서 잔반을 뒤져서 공원으로 돌아가는 실장석.

오늘은 곰팡이가 슬어 버려진 빵과 사과의 껍질과 심, 고기가 많이 남아있는 통닭의 뼈라는 언제나보다 제대로 된 잔반을 손에 넣어 기쁨에 가득차있었다.
「데프프, 오늘의 공물은 호화로운데스, 고귀한 와타시에게 어울리는데스」


호.화.롭.지.않.은.데.스.
뭐.가.공.물.인.데.스.
닝.겐.이.남.겨.서.버.린.쓰.레.기.인.데.스.
정.말.로.맛.있.는.것.은.전.부.닝.겐.이.먹.어.버.린.후.인.데.스.

갑자기 어딘가에서 작은, 그럼에도 확실히 들리는 속삭임이 들려왔다
「뎃?! 누구인데스우…?」
두리번두리번 둘러보지만 아무도 없다. 마음을 다잡고 식사를 즐기기로 한다

배도 찼으니 일광욕을 하러 밖에 나온 실장석. 마찬가지로 공원에서 사는 다수의 동족과 지나쳐가지만
「이녀석도 저녀석도 못생긴 바보면상뿐인데스, 역시 이 공원에서, 아니, 세상에서 가장 귀여운것은 와타시뎃스〜웅♪」

주위에 동족이 없을때에 그렇게 중얼거린다. 동족이 많은 곳이라면 건방진 발언이라면서 몰매를 맞지 않을수 없으니까

저.녀.석.들.이.못.생.겼.다.면.와.타.시.도.못.생.긴.데.스.
와.타.시.들.의.얼.굴.은.모.두.똑.같.은.데.스.
그.런.데.도.자.신.이.가.장.귀.엽.다.고.생.각.하.는.것.은.바.보.인.데.스.
똑.같.은.생.각.하.는.모.두.도.죄.다.바.보.인.데.스.

「또인데스! 누구인데스!」

정.말.로.세.상.에.서.제.일.귀.여.우.면.어.째.서.다.른.이.들.이.그.렇.게.말.해.주.지.않.는.데.스?
어.째.서.닝.겐.도.귀.여.워.해.주.지.않.는.데.스?

「시끄러운데스! 와타시의 귀여움에 트집을 잡으면 용서하지 않는데스!」

쓰.레.기.를.먹.고.입.도.닦.지.않.는.데.스.
옷.도.똥.내.나.는.데.스.
머.리.털.도.푸.석.푸.석.끈.적.끈.적.하.고.벌.레.꼬.여.서.가.려.운.데.스.
생.각.해.보.는.데.스.
오.마.에.가.귀.엽.다.고.말.해.준.동.료.나.닝.겐.이.있.었.던.데.스?
전.부.전.부.혼.자.서.말.한.것.뿐.인.데.스.

「닥쳐! 닥치는데샤아아아아!」
핏발선 눈으로 노성을 지르고, 전례없는 집중력으로 주위를 둘러보지만 목소리의 주인은 보이질 않는다

큰소리에 이끌려 다른 동족들이 모여든다. 눈에 띄는 짓을 하는 것은 곤란하다
건방진 소리를 하는 녀석을 혼내주지 못해서 속이 뒤집어지지만 어쩔수없으니 총총히 떠나간다

분노도 간신히 가라앉을 즈음, 공원을 산책하러 나온 사육실장과 그 사육주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아직 자실장인 그 사육실장은 청결한 분홍색 옷을 입고 팔에 안겨있고, 실장의 얼굴이 프린트된 주머니를 늘어뜨리고있다

그 주머니 안에는 콘페이토와 마음에 들어하는 장난감이 들어있으리라
찰랑찰랑한 머리카락에는 빨간 리본이 달려있다

허기도 추움도 모르는듯한 천진난만한 얼굴로 사육주에게 테츄테츄 어리광을 부리고있다
사육주도 행복한듯한 미소로 부드럽게 얼굴을 매만지며 거기에 응하고있다

가라앉았을 터인 시커먼 감정이 다시 용솟음치면서 뭉클뭉클 퍼져간다
「어째서 저런 똥꼬마가…귀엽고 고귀한 와타시야말로 저 자리에 들어가야하는게 합당한데스」

그.러.면.어.째.서.저.닝.겐.에.게.그.렇.게.말.하.지.않.는.데.스?

「…! 또인데스! 이…!」

정.말.로.그.러.면.닝.겐.도.저.자.를.버.리.고.오.마.에.를.키.워.줄.터.인.데.스.
사.육.실.장.이.될.수.있.는.데.어.째.서.하.지.않.는.데.스?

「누구인데스! 아까부터 적당히 해두는데스!」

알.고.있.을.터.인.데.스.
그.렇.게.말.하.면.서.앞.에.나.서.도.
닝.겐.이.싫.은.얼.굴.로.쳐.날.려.버.리.거.나.
콘.페.이.토.처.럼.생.긴.독.을.먹.여.서.꼴.사.납.게.죽.을.뿐.인.데.스.
그.런.꼴.을.당.한.동.료.를.몇.번.이.고.보.아.온.데.스.

「시끄러운데스! 이 이상 지껄이지 마는데스우우우!」
이제는 비명에 가깝다. 이것이 동족에게 듣는 말이었다면 언제나처럼
「데프프, 오마에 바보인데스? 귀여운 와타시가 그런꼴을 당할리 없는데스」
하면서 상대하지 않았을테지만, 이 목소리는 다르다

속삭이듯이 작은 목소리인 주제에 확실히 들려서 무시할수 없다
듣기싫은 말을 하고있는데 왠지 부정할수 없다, 웃어넘길수없다, 마음속에 파고든다

아니, 마음속에 파고드는 것이 아니라, 솟아나오는 것이다
드디어 알아챘다, 이 목소리는 다름아닌 자신의 안에서 들려오고있다

저.기.에.들.어.간.다.고.어.떻.게.하.겠.다.는.데.스.
닝.겐.은.더.러.운.것.도.냄.새.나.는.것.도.싫.어.하.는.데.스.
운.치.지.리.는.것.은.질.색.하.는.데.스.
떼.쓰.면.서.말.안.듣.는.녀.석.은.와.타.시.들.도.솎.아.내.는.데.스.
오.마.에.의.오.네.쨩.도.그.랬.던.데.스.
그.렇.게.닝.겐.에.게.미.움.받.고.버.려.진.바.보.를.여.러.차.례.다.같.이.괴.롭.히.면.서.즐.거.워.한.오.마.에.는.어.떤.데.스?
운.치.참.을.수.있.는.데.스?
닝.겐.이.주.는.먹.이.만.으.로.참.을.수.있.는.데.스?
말.하.는.것.지.킬.수.있.는.데.스?

「시끄러운데스우! 닝겐은 와타시의 노예인데스우! 참는것 따위는 하지않아도…」
머리를 흔들며 공원 안을 달린다. 무슨일인지 동족들의 주목이 쏠리겠지만 신경쓸 계제가 아니다

그.게.가.장.큰.거.짓.말.인.데.스.
닝.겐.은.와.타.시.들.보.다.큰.데.스.
강.한.데.스.
똑.똑.한.데.스.
오.마.에.는.자.신.보.다.작.고.약.하.고.바.보.인.녀.석.이.노.예.가.되.라.고.하.면.되.어.주.는.데.스?
될.리.가.없.는.데.스.
그.런.건.방.진.소.리.하.는.분.충.은.두.들.겨.패.서.주.제.를.알.게.해.주.는.데.스.
닝.겐.에.게.있.어.오.마.에.가.그.런.데.스.

「그럴 리가 없는데스! 그럴 리가…」
미친듯이 머리를 흔들지만 목소리는 사라지지 않는다

이.제.슬.슬.인.정.하.는.데.스.
사.육.따.위.될.수.없.는.데.스.
닝.겐.을.노.예.로.부.리.는.것.도.무.리.인.데.스.
와.타.시.들.은.미.움.받.는.데.스.
닝.겐.의.세.력.권.안.에.서.
닝.겐.이.버.린.것.을.줍.고.운.치.하.고.
눈.에.거.슬.린.다.고.취.급.되.는.데.스.

「이젠… 그만두는데스우…」
그 자리에 주저앉아 피눈물을 흘리며, 자신의 목숨의 돌에 균열이 생기는 감각을 느낀다
이 이상 들으면 안된다, 본능이 고하고있지만 목소리에서 도망칠 수단이 없었다


왜냐하면

쓰.레.기.를.먹.고.
운.치.를.싸.고.
쓰.레.기.와.운.치.로.더.럽.고.
냄.새.나.서.미.움.받.고.
죽.을.때.까.지.그.런.데.스.
자.를.낳.아.도.
그.자.도.똑.같.은.데.스.

그 목소리가 말하는 것은

와.타.시.들.은.

모두

행.복.하.게.는.

진실이었으니까

되.지.못.하.는.데.스.

「…」

빠직, 하고 작은 소리를 내면서 실장석의 위석은 붕괴했다

그런 실장석의 죽는 모습에 고개를 갸웃거린 것은 다른 동족이었다. 지금은 혹서의 시기도 혹한의 시기도 아니다.
굶어서 비쩍마른것도 아니고, 부상도 병도 아닌듯한 이 실장석은 어째서 죽은것일까

「마마, 저 오바쨩은 왜 죽은테치?」
공원 안에서 가장 오래살아 조언자 대접을 받는 실장석에게 그 자실장이 묻는다

「가끔씩 저렇게 죽는 동료가 있는데스. 어쩌면…『진실의 소리』가 들린건지도 모르는데스」
「테치? 『진실의 소리』가 뭐인테치?」

「와타시도 들은것 뿐이라 잘은 모르는데스.
  하지만 이 세상에는 정말로 무서운 것이 있고, 다들 사실은 그것을 알고있는 데스가, 너무나도 무서워서 와타시들의 마음은 그것을 눈치채지 않도록 만들어져있는데스
  그런데도 가끔씩 어쩌다가 진실을 알려주는 소리를 들어버리게 되는 모양인데스」

「테에에, 왠지 무서운테치… 무서운 게 뭐인테치? 아픈아픈것인테치?
 아니면…독라가 되는것인테치?」
「알수없는데스우… 하지만 더 무서운 것인데스
  상처를 입어도 독라가 되어도 힘내서 살아갈수 있는데스
  하지만 정말로 무서운 것을 알아버리면 더이상 살아갈수 없다는 모양인데스」

「테에에엥, 무서운테치이! 그런거 싫은테치이!」
무서워 울면서 매달리는 자실장, 그런 자실장의 머리를 상냥하게 쓰다듬으며 달래는 친실장

「괜찮은데스, 별로 없는 일인데스. 오마에는 착한 자니까 그런 소리는 들리지않는데스」
「테츄우, 마마…」 모친에게 안겨 달래어지자 뺨에 눈물이 남은 채로 자실장은 웃음을 띄운다

「오늘은 이만 돌아가는데스. 오늘은 밥을 잔뜩 모았으니까 배부르게 먹는데스」
「텟츄ー웅, 기쁜테치♪」

뭐.가.기.쁜.테.치.
전.부.닝.겐.이.버.린.쓰.레.기.인.테.치.
와.타.치.들.은.그.런.것.밖.에.먹.지.못.하.는.테.치.

「테…? 마마 뭐라고 말한테치?」
「아무 말도 하지않은데스, 무슨일인데스?」
어리둥절해서 주위를 둘러보는 자실장. 하지만 목소리의 주인같은 것은 보이지 않는다

분명히 기분탓이겠지, 빨리 집으로 돌아가서 밥을 배부르게 먹자
상냥하고 박식한 마마와 집에서 기다리는 여동생 엄지쨩과 구더기쨩들과 함께.

오늘도, 내일도, 모레도.

와타치는 행복하다.

그렇게 생각하면서 자실장은 모친의 손에 이끌려 돌아갔다.

스스로 무너져, 사체를 동족들에게 먹히고있는 실장석을 흘겨보면서.


-끝

댓글 8개:

  1. 파킨사같이 시시하게 죽이지 말고 완전 미쳐버려서 학대파한테"데뎃 닌겐상 쓰레기만도 못한 와타시들은 모두 닌겐의 육노예데스.최대한 부려먹은 다음 가장 잔혹하게 죽여주시는데스"이렇게 말하면 학대파가 부왘하고 감동해서 데리고 간 다음 메챠쿠챠학대하면 좋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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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이거 완전 일본 넷우익들의 "내가 취직 못 하는건 전부 재일 조선인 때문이야..."급 아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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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행복회로가 고장난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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