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유충

그 성체실장석은 태양의 빛이 쨍쨍 내리쬐이는 넓은 초원에서 느긋하게 식사를 하고있다.

옆에서 시중드는 인간에게 이런저런 주문을 하면서 자신 앞에 있는 테이블에 펼쳐진 진수성찬을 입에 옮긴다.

테이블 위의 식사에는 자실장과 엄지, 우지쨩도 모여들어 각자 마음대로 식사를 즐기고있다.


자실장은 즐거운듯이 스시를 입에 털어넣고, 엄지는 산처럼 쌓인 콘페이토를 열심히 핥고, 우지쨩은 푸딩 안에 파고들어 기쁜듯이 꼬리를 살랑살랑 움직이고있다.




자신의 새끼들의 식사풍경을 만족스럽게 바라보면서, 친실장석은 잘라놓은 스테이크를 입에 넣더니 얼굴을 찌푸린다.

입에 머금었던 스테이크를 닝겐에게 뱉고, 눈물을 흘리며 겁먹는 노예닝겐을 힐책한다.




맛대가리없는 스테이크데스, 마츠자카 소의 차돌박이를 쓰라고 몇번이나 말했던데스, 오마에는 쓸데없는 똥노예인데스우우우우!

당장 다른걸로 가져오는데스, 그렇지않으면 노예실격이니 때려죽여주는데스우우우우우우!!




도게자하는 닝겐의 머리털에 똥을 바른 후, 당장 움직이라고 발차기를 날린다.

닝겐은 징징 울면서 부들부들 떨고 도망쳐갔다.

텟풍 하고 콧방귀를 뀌는 친실장을 보면서 테이블 위의 새끼들은 위대한 모친을 칭찬한다.


마마는 무척 강한테츄.
닝겐따위는 상대도 되지않는테츄.
마마가 있으면 세계는 낙원인테츄♪
그런레츄, 마마가 있으면 무엇이든 마음대로인레츄♪
마마의 프니프니는 세계최고인레후♪
우지쨩에게 최고의 프니프니를 해주는레후ー♪


새끼들의 찬사를 기분좋게 들으면서 식사를 마친 친실장은, 천정이 붙은 침대에 천천히 드러눕는다.

노예닝겐에게 명령해서 가져오게 한 그것은, 폭신폭신해서 무척 잠자기 좋았다.




이 세상은 와타시들 전용의 낙원인데스우♪

앞으로도 계속 계속 귀여운 자들과 즐겁게 지내는데스우♪

「데프프」

그러면서 친실장은 함께 자는 새끼들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즐거운 낮잠에 들었다……















「데프프」

구속대에 온몸을 구속당하고, 긴 머리를 작업대에 얹어진 전라의 실장석이 잠든 채로 즐거운듯이 웃는다.

긴 머리를 빗질하는 여성작업원이 불유쾌한듯이 얼굴을 찌푸리더니, 한숨을 내쉬면서 의식을 머리털로 되돌린다.

「보나마나 웃기지도 않는 제멋대로의 꿈이라고 꾸고있는거겠지. 정말이지, 속편한 녹색벌레야!」









후타바시 교외의 항구마을에 있는 메이든사 산업용실장석공장의 제2공장.

여기에서는 주로 섬유석의 육성과 실장섬유의 대량생산을 행하고있다.

산업용실장석의 용도로 머리털과 옷을 섬유로 이용하려는 시도는 실장산업 여명기부터 행해져왔다.



실장석의 육체가 식재료가 되면 그녀들이 입던 옷과 뽑아낸 머리털은 남는다.

이것을 어떻게든 섬유용으로 쓸수없을까? 그냥 버리기에는 아깝다.



그렇게 생각한 산업계가 식육용을 처리한 후 남는 옷과 모발을 산업용섬유로 가공해서 팔기 시작한것이 섬유석의 시초라고 말해진다.

처음에는 단순히 부산물의 재이용으로 고안된 그것은, 실장산업계의 새로운 분야를 열게 되었다.



메이든사를 시작으로 여러 회사는 실장석으로 섬유산업을 시작할 때에 『고급・고품질』을 내걸었다.

애호파의 사육실장 중에는 훌륭한 모발을 가진 사육실장이 있는 경우가 있다.

그것을 어떻게 상품으로 만들수 없을까, 하는 시도였다.



하지만 그 시도는 주저앉았고, 메이든사 이외는 실용화를 포기하고 섬유에서 철수해버렸다.

컨셉이었던 『고급・고품질』의 단계까지 섬유석을 육성하는데에 많은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인간동물 할것없이, 털의 질은 정신상태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특히 정신구조가 거시기한 실장석의 경우, 털의 질에 관여하는 부분이 굉장히 많다.

어떻게해서 일부의 사육실장의 머리털은 훌륭할 정도로 아름답고 반짝이는가?

그것은 그 사육실장이 충분한 영양을 취하는 것은 당연하고, 충실한 실장라이프를 보내기 때문이다.

(이 충실한 실장라이프라는 것은 그 개체가 선량한지 분충인지는 둘째치고 실장이 정신적으로 만족하고있는 상태라는 것을 덧붙여둔다)



그렇기에 시험단계에서 섬유석을 한마리 한마리 양호한 환경에서 사육하는 것으로 털의 질을 향상시켜보았다.

하지만 이 생산법은 단기간에 파국을 맞았다.

첫번째로, 코스트가 너무 들어가는 것. 욕망의 한계를 모르는 실장석에게 양질의 환경따위를 주면 즉시 눈이 높아져서 더 나은 대우를 요구하게된다.

사육측이 그것을 거절하면 미쳐날뛰며 빵콘을 하고, 심각한 히스테리와 스트레스로 머리털이 거칠어지는데다 똥을 던진다든가 해서 더러워져 손상되어버린다.

그렇다고 요구대로 해주면 비용이 치솟아오르고, 머리를 채취할수 있을 때에는 채산이 맞지않는 상태가 된다.

비지니스로 전혀 성립하지 않게되는 것이다.



두번째로, 사육담당자가 적고, 있다고해도 금방 그만두어버린다는 것이다.

양질의 환경에서 사육을 행하면 대개의 섬유석은 기고만장해서 손을 쓸수 없게 된다.

실장판매점 등에서 파는 실장석들이 인간에게 순종하는 것은 고문학대와 별반 차이없는 가열찬 훈육과 전문적인 조교의 결과이다.

그러한 훈육을 행하면 털의 질이 떨어지기 때문에, 사육측이 할 수 있는것은 구두로 하는 주의와 설교 정도밖에 없다.

그리고 아무리 화나게하는 일을 해도 직접 폭력을 행사하지 않는다고 섬유석들이 이해하면 어떻게 되는가?



결과는 말할것도 없다.

분충화한 섬유석들은 사육사에 대해 노골적으로 대들기 시작하고, 결국은 합동으로 투분을 하며 반란을 일으키게 된다.

심할 때에는 투분에 노발대발한 사육사가 들고있던 청소용구로 사육하던 섬유석을 몰살시켜버린 경우도 있다.




결과적으로, 대부분의 실장산업회사는 섬유업에서 손을 떼거나 일반정도 품질의 섬유석을 생산하게 되었다.

하지만 실장산업의 쌍벽을 이룬다고 하는 메이든사는 양질의 실장섬유를 만드는 방법을 고안해냈다.



일단은 출산석에서 태어난 자실장들을 하루만 애호적으로 키운다.

(엄지나 부적합한 개체는 자실장에게 보이지않도록 처분. 구더기는 고치를 만드니까 살려서 다른 공장에 보낸다)

상냥하게 대하고, 맛있는 것을 먹이고, 놀이상대를 해주고, 똥을 치워주고, 목욕을 시켜준다.

그리고 적당히 『이 세상은 즐거운 곳』『인간은 실장석을 귀여워하는 존재』라고 인식을 심어준다.

(전체적으로 보면 이 작업이 섬유용 실장석을 육성하는데 있어 가장 괴로운 작업이라고 이야기된다)



겨우 하루라고 할 수 없다.

단 하루라도 자실장들이 기고만장해서 콧대가 높아지는 데에는 충분한 것이다.

왜냐하면 메이든사 섬유용실장석으로 생을 얻은 자실장들은 극히 적은 예외를 제외하면 모두가 심각한 분충이기 때문이다.



섬유용 출산석이 사육되는 사육소에는 친실장들의 음치에다 귀에 거슬리는 태교가 흐르는 일이 일절 없다.

출산석은 모두 성대가 망가져있어서 멋대로 태교를 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그 대신 정기적으로 변성장치에서 만들어지는 태교가 흐른다.

내용은 심각한 분충 친실장이 임신했을 때에 태교로 부르는 내용.

말하자면

『고귀한 와타시들은 세계의 지배자인데스우♪』
『이 세상에서 와타시들은 가장 현명하고 아름다운데스우♪』
『닝겐은 와타시들의 노예인데스우♪』
『맛있는 음식도, 살기좋은 집도, 폭신폭신한 잠자리도, 따뜻한 목욕도 모두 닝겐이 준비해오는데스우♪』
『닝겐따위는 와타시들이 소리 한번 지르면 즉시 도망쳐버리는데스우. 똥을 발라서 노예로 만드는데스우♪』
『스테이크 콘페이토 스시 푸딩. 매일 배부르게 먹고 운치 잔뜩 하는데스우♪』
『그리고 귀여운 자들을 잔뜩 낳는데스우. 멋진 세상에서 즐거운 낙원생활을 만끽하는데스우♪』

이런 문구가 풍부한 바리에이션으로 끊임없이 흘러나온다.

태교라는것은 자실장의 성격과 정신을 형성하는데에 중요한 요소.

이런 태교를 계속 받으면 손쓸수 없는 분충이 양산되는 것이 당연하다.




이야기를 섬유석 공정으로 돌리자.

하루동안의 애호로 훌륭히 『올려진』자실장들은 기분좋은 상태로 준비된 잠자리에 들어가고, 푹신푹신한 이불(사육실장용 이불의 재고)에서 잠든다.

내일부터 시작되는 즐거운 나날. 태교에서 가르침받은 실장석을 위한 세계를 꿈꾸면서.



잔뜩 투정을 부리자. 반항하면 운치를 발라 노예로 만들어준다.
잔뜩 맛있는 것을 먹자. 매일 바뀌는 진수성찬이 아니면 절대로 만족하지 않는다.
잔뜩 운치를 싸자. 당연히 엉덩이를 닦는것도 속옷을 입히는 것도 닝겐의 일이다.
귀찮은 일은 전부 닝겐에게 시키고, 매일 즐겁게 놀면서 지내는 것이다.



그런 천벌받을 생각을 하면서 치프치프 짖으면서 자실장들은 잠이 든다.

잠자리가 있는 방에 조용히 살포되는, 실장네무리가스에 의해 깊고 깊은 잠에.




몇 분 전까지 테치테치 치치프프 시끄럽던 방이 조용해지면, 몇 몇의 작업원이 들어온다.

상자를 가볍게 흔들어 자실장들의 의식이 부자연스러운 깊은 잠에 빠진 것을 확인한다.

이불에서 자실장들을 꺼내고, 분홍색의 사육실장 잠옷을 벗겨낸다.

원래대로라면 찢어버리고싶은 기분이지만, 다음에도 같은 용도로 사용하니까 세심하게.

머리털 이외의 모든것을 벗겨낸 자실장들의 몸과 머리털을 사육사들이 확인하기 시작한다.



털의 질이 나쁘지않은가, 몸에 이상은 없는가, 수작업으로 꼼꼼히 행한다.

당연히 태어났을 때에도 확인은 하지만, 드물게 확인이 되지않은 경우도 생긴다.

자실장들이 섬유석으로 데뷔하기 전에 다시 한번 확인을 행하는 것이다.



확인에서 합격하면 그녀들은 대망의 섬유석 생산라인에 보내어진다.

확인에서 빠져나와 섞인 찌꺼기 개체가 있으면 망설임없이 목을 꺾어 죽인다.



하지만 이후의 일을 생각하면 이 자리에서 즐거운 기억을 안고 잠든 채 죽는 쪽이 자실장에 있어서는 훨씬 행복한 일일지도 모른다.






생산라인에 옮겨진 섬유용 자실장들은 작업대에 늘어서있는 大자 모양의 구속대에 고정된다.

이 고정대는 받침대의 크기와 구속벨트의 사이즈를 조정할 수 있게 되어있다.

지금은 최소인 상태……10cm 전후의 자실장을 大자로 구속하기에 적합한 크기이다.

덧붙이자면 최대 70cm 급까지 크게할 수 있다.



구속대에 맞추어 大자로 잠들어있을때 손발을 벨트식 구속구로 고정한다.

토사물을 빨아들이는 튜브를 목에 꽂아넣고 테이프로 입에 고정한다.

사타구니에 배설용 파이프를 찔러넣고 고무줄로 고정한다.



작업원이 자실장의 머리에 있을지도 모르는 위석의 위치를 확인한 후, 위석을 우회할 수 있는 위치의 두피에 링거에 사용되는 주사바늘을 댄다.

푸욱 하고 주사바늘이 서서히 들어가고, 부드러운 머리통을 관통해서 내부에 이른다.

작업원은 여기에서 삽입을 멈추고 바늘을 용구에 고정한 후 유량조절계를 조정해서 링거를 개시한다.

또옥 또옥 또옥.

챔버에 약액에 떨어지기 시작하고, 실장석의 머리에 서서히 보내어진다.

잠시 있으면 자실장의 뺨이 약간 붉게 물들고 테츄테츄 하며 기분좋은 짖는소리가 흐르기 시작한다.

발정했다든가 하는 것은 아니다. 그저 취한것 뿐이다.

섬유용 자실장들에게는 성장촉진제(실장호르몬)와 실장네무리, 영양제를 조합한 알콜을 튜브와 주사바늘을 경유해서 내부에 직접 주사된다.



이 날부터 섬유석은 계속 잠만 자게된다.

내부에 주입되는 약액은 섬유석을 잠재우고, 강제로 성장시키고, 몸에 필요한 영양을 섭취하게 한다.

섬유석은 생산라인에 있는 동안 계속 잠만 자므로 사육에 필요한 막대한 비용과 수고와 인간의 스트레스가 발생하지 않는다.

강제적인 성장으로 단지 며칠만에 자실장은 성체로 성장하고, 머리털이 그에 걸맞게 빠르게 자라므로 코스트 삭감에도 유익하다.

(이러한 생물의 성장을 완전히 무시한 구조를 보면 실장석은 정말이지 엉터리 생물이다)

영양제에 의해 몸을 유지하기 때문에 배출되는 똥도 미량이고, 공장에 냄새가 가득차거나 똥의 처리에 수고를 들일 일도 없다.

몸이 50cm〜60cm 급의 성체로 자라고 머리털도 마찬가지로 길게 성장하는 단계에서 성장촉진제의 투여는 멈춘다.

이후에는 영양제와 실장네무리를 알콜로 조합한 것이 섬유석에 투여되는 것이다.



섬유석이 생산라인에 들어가있는 동안, 공장에서는 기분좋은듯한 섬유석의 짖는 소리가 끊임없이 들려온다.

그것은 생산측의 고려가 훌륭히 성공했다는 증거. 잠에 빠진 실장석들의 머리털은 매끈매끈해서 작업원이 손질하는 보람이 있는 양질의 것.



앞서 서술한 대로 털의 질은 정신상태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통상의 사육에서는 섬유석의 멘탈을 유지하면서 털의 질을 안정시키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인간의 해답이 이것이다.



말하자면 섬유석을 계속 취하게해서 망상의 우리에 가두면 된다.



알콜+α를 내부에 직접주사해서 항상 취한 상태로 만든다.

취한 섬유석은 행복회로 전개의 분충이기때문에 잠자고 있는 동안 항상 행복한 망상을 머리속에서 되풀이한다.

생산라인에 들어간 후, 섬유석의 망상이 끊기는 일은 거의 없다.

어쨌거나 일부러 행복회로 전개의 분충으로 키운 이유가 『끊임없이 형편좋은 몽상에 빠질수 있는 성격으로 만들기 위함』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상태가 길게 지속되면 아무리 엉터리생물의 몸이라도 한계가 온다.

하지만 인간에 있어 섬유석의 몸은 대단한 문제가 아니다.



몇 번 머리털을 채취하면 실장석의 털의 질이 열화하기 시작한다.

그렇게되면 그녀들은 용무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머리털을 채취할수 없는 섬유용 실장따위는 이 세상에 존재할 이유가 없다.

그리고 털의 질이 열화하는 것과 섬유석의 몸이 붕괴하는 것, 어느쪽이 먼저냐 하면 열화하는 쪽이 먼저이다.

말하자면 현재상황으로는 아무런 문제도 없다. 적어도 생산자인 인간에 있어서는.




섬유용 자실장들이 성체가 되고 1개월 가까이 경과한 무렵.




오늘도 생산라인 안은 술에 취한 섬유석의 짖는 소리로 충만하다.

몇 명의 여성이 구속대의 라인을 돌아다니며 작업대에 실린 섬유석의 머리털을 손질을 행한다.

「정말이지, 좀 조용하게는 안되는걸까」
「링갈 가져와보면 분명히 못들어줄 말밖에 없을텐데」
「군소리하지말어. 옛날처럼 반항하고 똥 던지는것보다는 백배천배 낫잖아」

구속대에 실린 실장석의 머리털을 체크하고, 털의 근원인 두피를 체크한다.

빗질과 샴푸에 의한 손질은 당연한 것.

상태에 따라서 두피 마사지와 트리트먼트에 의한 손상모발의 치료도 빼놓지않는다.



그녀들의 눈동자는 아마색의 머리털밖에 보지않고, 불유쾌한 짖는소리를 흘리는 고기덩어리 따위는 관심도 없으리라.

실제로 머리털을 세심히 관리하는 것에 비해서, 육체는 『건강하고 컨디션을 무너뜨리지 않아 털의 품질에 영향이 없도록』정도의 관리밖에 행하지 않는다.

「어떤가, 이번의 털의 질은?」

섬유석의 털을 빗어 질을 확인한 작업원의 치프가 옆에 선 책임자에게 보고한다.

「네, 이번에도 품질기준은 충족하는 양질의 털입니다만, 3회째보다 약간 질이 떨어집니다」
「그런가…… 그러면 때가 되었군」
「제4라인의 섬유석들은 폐기, 라는 것으로 괜찮겠습니까?」
「아아, 그렇게 해주게. 나중에 일단 위석과 몸의 상태를 확인해서 아직 건강한 것은 남겨두고」
「지난주의 회의에서 결정된 새 상품화입니까」
「그렇네. 나머지 쓸모없는 놈들은 언제나 쓰는 소각장으로 가져가고」
「네 알겠습니다」

3회째까지는 다시 자라나도록 약간 남겨서 깎던 머리털을, 이번에는 뿌리까지 홀라당 밀어버린다.

명실상부한 독라가 된 섬유석들을 다른곳에, 머리털은 세심하게 회수해서 다른 작업장으로 보내어진다.



그러면 용무가 끝난 섬유석들은 어떻게 되는것일까?



태반은 식용으로도 쓸수없기 때문에 소각장행이지만, 일부는 『올리기 완료』 학대용 실장으로 판매도 되고있다.

애호붐이 과거의 것이 되고, 학대파의 커뮤니티가 넓어짐에 따라 수요도 높아지고있는 모양이다.



이 메이든사 실장섬유공장에서도 아직 몸의 상태가 괜찮은 섬유석을 학대용으로 판매하기로 결정했다.

그냥 소각해버리는것 보다는 팔 수 있는대로 파는 쪽이 돈벌이도 되고 폐기의 비용도 아낄수 있다는 판단이다.



그리고 그 가운데에 그 섬유석도 끼어있다.

입에 저압 도돈파를 쑤셔넣어 영양제로 살찐 몸을 강제적으로 쉐이프업 시킨다.

이것은 몸 안의 노폐물과 분대의 내용물을 모두 쥐어짜는 똥빼기의 역할도 겸하고있다.

들고가기 좋은 무기까지 감량한 후 몸을 고정한 벨트를 푼다.

머리에 꽂힌 주사바늘, 사타구니에 고정된 배설용 고무호스와 입의 튜브를 뽑는다.

오랫만에 구속이 풀린 섬유석은 세제가 묻은 스폰지로 마구잡이로 씻기고, 냉수를 뒤집어 쓴 채 작업대 위에 내팽개쳐진다.

「데, 데에……?」

섬유용으로서의 폐기가 결정된 이후 알콜의 주입이 멎었기에 물을 뒤집어 쓰는 자극을 받자 몽롱해하면서도 섬유석은 주위를 둘러본다.

기나긴 망상의 심연에서 현실로 불러들여진 독라의 눈에는 무기질적인 공장의 작업대가 흐릿하게 비친다.


「여기는 어디인데스?」
「와타시가 어째서 이런 장소에 있는데스?」
「방금까지 있던 따끈따끈한 장소로 돌려내는데스」
「와타시가 낳은, 귀여운 귀여운 자들과 함께 지내는데스」
「멍청하고 열등한 노예닝겐들을 부려먹으면서 즐겁게 즐겁게 매일 놀면서 지내는데스」
「어이, 바보노예닝겐, 고귀한 와타시를 그 장소로 데려가는데스!」


작업원은 눈 앞에 있는 독라의 추잡한 고깃덩어리가 뱉는 개소리는 신경도 쓰지않고 묵묵히 출하준비를 진행한다.


「바보닝겐, 어서 하지않으면 벌을주는데스우! 데샤아아아아아」
「시끄럽다, 폐기물」


위협을 시작하는 원 섬유석의 얼굴에 작업원이 귀찮은듯이 스프레이를 뿌린다.

섬유석은 허망하게 의식이 날아가버리고, 비닐봉지에 넣어진 후 진공팩이 되어 상자에 담겨진다.

상자에 붙은 상품명은 『학대용 성체실장석<독라처리・똥빼기완료, 올리기 완료>』라고 적혀있다.







다음에 눈을 떴을 때, 원 섬유석은 전혀 알지못하는 장소에 있다.

그리고 본적없는 인간이 자신을 내려다보고있다.

「여어, 처음만나는구나 분충쨩」

남자는 손에 든 실장때리기를 높이 들어올리면서 미소를 띄운다.

그 남자는 숙련된 학대파이고, 이 원 섬유석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도 알고있다.

「머리속 딸딸이만 해서는 재미없지? 슬슬 리얼에서도 놀아보자구!」
「데갸아!!」

원 섬유석이 불평을 말하기도 전에 학대가 시작된다.




무슨 이유로 자신이 여기에 있는가.
무슨 이유로 독라가 되어버렸는가.
자신의 귀여운 새끼들은 어떻게 되었는가.
어째서 나신이 닝겐에게 괴롭힘당하고있는가.



여러가지 의문을 품을 유예도 주어지지 않은 채 원 섬유석은 닥쳐오는 격통에 몸부림칠수밖에 없다.

그것은 이 원 섬유석에 있어서의 악몽, 현실이 시작하는 순간이기도 하다.

「이봐, 방금까지의 위세는 어떻게 됐냐 분충쨩♪ 우리들 인간은 너희들의 노예잖아? 노예한테 지는 주인님이라니 형편없는거 아니냐?」
「데, 데에에에……」

엉망으로 두들겨맞은 원 섬유석은 바닥에 웅크리고 괴로운듯이 숨을 내쉬면서 피를 토한다.

온몸이 심하게 부어오르고 무수한 타박상과 내출혈이 일어나고있다.

왼팔은 나무젓가락처럼 부러졌다. 오른팔도 심하게 뒤틀려있어 움직이지 않게되었다.

양 발은 뼈가 박살나있다. 총배설구에서 대량의 똥과 피가 흐르고있는 것이 원 섬유석이 받은 대미지의 심각함을 말하고있다.



「어째서 바보닝겐따위에게 와타시가 마음대로 당하고있는데스우!?」
「와타시가 소리 지르면 당장 울어버리고, 똥을 던지는것 만으로 도게자하는 연약한 닝겐따위가!?」

몽상속에서밖에 존재하지않는 『최강의 자신과 최약의 닝겐』의 이미지를 물리적으로 분쇄된 원 섬유석은 아연실색한다.

청년은 원 섬유석의 지극히 착각스러운 헛소리를 링갈로 확인하고, 히죽 하고 가학에 가득한 미소를 띄운다.



「역시, 이ー렇게 착각속에 사는 분충이 아니면 괴롭히는 맛이 안난다니까」
「데, 데히잇!!」

나약할 터인 인간이 띄우는 포악한 웃음에, 공포에 질려 피눈물을 흘리기 시작하는 원 섬유석.

압도적인 현실과 그에 따르는 폭력을 눈 앞에 두고, 원 섬유석의 아무 근거 없는 자신감과 망상은 덧없이 날려져간다……










1개월 후.


「데ー데ー데……」

어느 헛간 안, 고깃덩어리 하나가 신음하고 있다.

그것은 그 원 섬유실장의 말로이다.



두손 두발은 뜯겨나가고 뿌리부근을 태워서 지져놓았다.

몸의 표면의 피부는 홀랑 벗겨지고, 훈제되었기에 재생도 되지않아 모세혈관이 떠올라있다.

표면에 소금이 맺혀있는것으로 보아 소금을 여러차례 문질렀으리라.

두 귀는 잘려나갔고 대신에 쇠로 된 판이 꽂혀있다.

철판의 끄트머리에는 점퍼케이블이 접속되어있고, 코드 끝에는 충전기가 놓여있다.

눈꺼풀은 잘려나가서 뿌옇게 흐려져가는 두 눈이 항상 드러나게 되어있다.

뺨에는 무수한 피눈물의 자국이 남아있다. 얼마나 가열찬 학대를 받아왔는지 짐작할수 있다.

고기오뚜기가 된 그녀의 몸을 지탱하는 것은 총배설구에 쑤셔박힌 두꺼운 철심.

철심은 깊숙하게 무자비하게 섬유석을 꿰뚫고있어, 어떤 일을 당해도 쓰러지지 않도록, 도망칠수 없도록 하고있다.



「데ー데ー데ー……데」

유일하게 파괴되지않은 입과 혀에서는 공허한 울음소리가 새어나온다.

청년이 실장석의 비명과 절규를 즐기는 기호가 있었기때문이지만, 원 섬유석이 알 도리는 없다.

중세의 고문사도 질릴만한 학대와 고문을 1개월 받아온 그녀의 마음과 몸은 완전히 무너져버렸다.



지금, 그녀가 무엇을 생각하는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태어나자마자 망상의 우리에 갇혀서 허구의 낙원에서 즐거운 세상을 계속 만끽해온 원 섬유석.

그녀에 있어 고통과 절망밖에 없는 현실은 어떻게 비칠까?




청년으로부터의 학대가 없었던 그 날, 오랫만에 잠에 빠져든 원 섬유석의 입에서 짖는 소리가 새어나온다.

「데프프……프」

그 망가지고 텅빈 잠꼬대를 마지막으로, 파킨 하는 소리가 방 안에 울려퍼졌다.






「뭐야 이녀석, 생각보다 빨리 망가져버렸네」

잠시 후 헛간에 나타난 청년은 원 섬유석이 죽어있는 것을 보고 혀를 찼다.

아무래도 자신의 손으로 절망에 빠뜨린 후에 숨통을 끊어놓지 못한것이 아쉬운 모양이다.



「뭐 괜찮아. 새로운거 꺼내야지」

원 섬유석의 사체를 쓰레기를 버리듯이 회수봉투에 던져넣고는 단단히 묶으면서 헛간의 찬장을 본다.

거기에는 독라의 원 섬유석들이 진공팩에 들어간 채로, 자신의 몽상이 깨어지는 순간을 조용히 기다리고있다———



-끝

댓글 2개:

  1. 중세의 고문기술자들이 보면 귀엽다고 할 정도로 너무 자비롭게 죽이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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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짖는건 아니고 울음소리에 더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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