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시 정말 좋아♪


"테에에에... 스시 맛있겠는 테치이..."

"참치 테치... 새우 테치... 연어알 테치..."

"먹고 싶은 테치... 그런데 먹을 수 없는 테치... 테츙..."

"오히려 와타치들이 먹혀버리는 테치이..."

"테에에엥! 테에에엥! 스시 되는 거 싫어싫어 테치이...!"

스시집의 카운터에 설치된 쇼케이스.
그 안에서 참치와 방어, 새우 따위의 재료와 함께 진열되어 울고 있는 것은 식용 자실장쨩들입니다.

독라로 벗겨지고 등이 갈라져 열리고, 등뼈와 내장이 빼내진 데다가 몸이 식초로 절여져있습니다.
덕분에 재생능력은 저하되어 적어도 영업시간 중에 부활할 가망은 없습니다.
등뼈가 빼내졌기 때문에 몸을 움직일 수도 없습니다.
쇼케이스 안에서 배를 보이며 누워 진열된 채로 닝겐상이 스시를 먹는 모습을 지켜보게 되기만 할뿐.
그것도 모자라 스시가 된 동족이 울부짖으며 먹혀가는 모습마저 바라봐야 합니다.

"테프프프...... 그 녀석은 못생겨서 제일 먼저 먹힌 테치."
 
그렇게 비웃을 여유는 없습니다. 스시 재료로 가공처리된 것은 자신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입니다.
자실장쨩들 옆에는 역시 독라 구더기쨩들이 울고 있습니다.

"레훼에엥, 우지챠 배고픈 레후ㅡ. 스시 주는 레후ㅡ."

"배가 비어서 운치도 안 나오는 레후ㅡ."

"레훼에엥, 이 안은 추운 레후ㅡ. 알몸은 싫어싫어 레후ㅡ. 포대기 돌려주는 레후ㅡ."

"마마가 물려준 이뻐이뻐한 머리털도 돌려주는 레후ㅡ. 우지챠는 노예가 아닌 레후ㅡ. 독라는 싫어싫어 레후ㅡ."

"우지챠 울어버리는 레후ㅡ. 프니프니해서 위로해주는 레후ㅡ. 레훼에엥...!"

쟁반에 얹힌 구더기쨩들은 독라가 된데다가 똥빼기도 마친 것 같습니다.
그 외의 가공은 되지 않은 모양이어서 팔팔하게 울면서 기어다니는 모습에서도 싱싱함이 느껴집니다.
하지만 구더기쨩은 넘을 수 없는 깊이의 쟁반 안이기에 탈출할 가망은 없습니다.

"조리장! 다음, 지소에비(지소새우)!"

"예이ㅡ!"

손님이 스시집의 조리장에게 주문을 했습니다. 지소에비란 스시 업계에서 구더기쨩을 부르는 이름입니다.
음식을 '구더기'라고 부르는 것이 꺼려지기 때문이겠죠.
조리장은 쇼케이스에서 구더기쨩을 두 마리 끄집어냈습니다.

"...레훗? 닝겐상, 우지챠를 프니프니해주는 레후?"

"프니후ㅡ♪ 프니후ㅡ♪ 하는 김에 스시를 대접해줘도 되는 레후ㅡ♪"

뭔가 착각하고 있는 구더기쨩들을 도마 위에 배를 보이게 눕힙니다.

"이건 프니프니 체위인 레후♪ 우지챠의 예감이 맞는 레후♪"

"그렇다면 우지챠의 예감도 맞을 게 분명한 레후♪ 프니프니 다음은 스시 레후♪"

"스시를 먹으면서 프니프니도 좋은 레후♪ 아ㅡ앙 레후 아ㅡ앙 레후♪"

제멋대로 지껄이는 구더기쨩들.
조리장은 와사비를 손가락 끝으로 떠내고, 그 손가락으로 구더기쨩들의 배를 세게 문지르기 시작했습니다.
 
"렛... 레뻬에엣!? 아야아야 레후! 문지르는 거 아야아야 레...레삐잇!? 얼얼한 레후ㅡ!"

"그 녹색인 거 따끔따끔한 레훗! 옅은 운치 같은 주제에 기분 좋지 않은 레훗! 그만두는 레후ㅡ!"

비명에 아랑곳없이 구더기쨩들의 배에 와사비를 발라가는 조리장.

"렛... 레히이이이... 따끔따끔 찌릿찌릿하는 레후우..."

"이런 프니프니는 싫어싫어 레후우..."



실룩실룩 경련하며 저항할 수 없게 된 구더기쨩들은 두 마리 나란히 놓여 하나의 니기리즈시(*손으로 쥐어만든 일반적인 초밥 형태)가 되었습니다.
마치 단새우 니기리를 닮은 듯한 느낌입니다.

"예이, 지소에비 대령!"

손님 앞에 나온 구더기쨩 니기리즈시.
곧바로 손에 잡혀 밥에 얹힌 채로 얼굴부터 간장 종지에 처박혀서,

"레뺘아아아... 짠 레후. 얼얼한 레후ㅡ..."

"레훼에에... 눈이가 아야아야 레후...꽃밭도 안 보이게 된 레후..."

비참하게 울다가 통채로 베어먹혀버렸습니다.

"...레뺫!?" ×2

최후의 비명은 손님의 입속에서 들렸습니다.


"조리장, 이쪽은 지소자를 아부리(*재료 표면을 살짝 굽는 요리법)로 주겠나?"

"예이ㅡ!"
 
다음 손님의 주문으로 조리장은 쇼케이스 안에서 자실장쨩을 한 마리 끄집어냅니다

"테에에에... 아야아야 테치이... 이제 스시 먹고 싶다고 안 할 거니까 용서해주는 테치이..."

간신히 움직이는 목을 싫어싫어하며 흔들어보이는 자실장쨩
도마 위에 배를 보이고 굴려지더니 총배설구에 긴 꼬챙이가 박혀버립니다.

"테쟈아아앗!? 아야아야아야아야테칫!? 싫은 테치 그만 테치 죽는죽는죽는 테... 테굣!?"

입에서 꼬챙이 앞부분이 뚫고 나온 자실장쨩.
조리장에게서 젊은 직원상에게 전달되고, 카운터 뒤의 조리대에서 불에 쬐어 구워집니다.

"아쥿!? 아죳!? 뜌거워뜌거워뜌거워뜌거워...테죠에에에에엣!?"

이윽고 알맞게 구워진 자실장쨩
그럼에도 끈질기게 숨이 붙어있는지 입을 뻐끔뻐금거리며 뭔가 호소하려 합니다.
  
"뜌거운 거 뜌거운 거 저리 가라ㅡ 테치... 마마한테 배운 마법의 말... 효과 없는 테치..."

구워진 자실장쨩은 다시 조리장의 손으로 돌아갑니다.
꼬챙이가 빠지고, 양념이 발려서,

"...테죠...얼얼한 테찌 얼얼한 테찌이..."

신음하다가 마지막엔 식칼로 머리부터 세로로 일도양단!

"...죠붸에에에에엣...!? ............파킨!"

역시 위석이 부숴져 꼼짝도 안 하게 된 자실장쨩
반신이 한쪽씩 니기리즈시에 얹혀져, 특대 아나고 스시 같은 모양으로 손님에게 내어졌습니다.


"테에에에에엥! 친구가 또 슬픈 일 당한 테치이...!"

"마마는 거짓말쟁이 테치이! 스시는 하나도 행복하지 않은 테치이...!"

"테에에에에엥, 테에에에에엥...!"

"레훼에에엥, 레훼에에엥...!"

자실장쨩과 구더기쨩들이 울부짖지만 스시집의 오늘 밤 영업은 이제 막 시작.
그리고 스시집은 대체로 밤늦게까지 영업하기에 이 가게도 폐점은 한밤중인 자정.
자실장쨩과 구더기쨩이 폐점까지 스시 재료가 되지 않고 살아남을 가능성은 한없이 낮습니다.
무엇보다 살아남은 시점에서——내일 런치 영업의 식재로 돌려질지, 가게 직원의 식사가 될지.
닝겐상에게 먹혀버릴 운명에서 벗어날 수는 없답니다♪


-끝

댓글 3개:

  1. 동족스시도 맛있는 레후~

    답글삭제
  2. 우지챠는 노예가 아닌 레훼엥~ 그보다 더 쓸모없는 쓰레기만도 못한 걸레짝인 레훼엥~

    답글삭제
  3. 콘페이토 스시 스테이크

    답글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