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갠 날

6월 초순, 전국에 장마예보가 내려지고 며칠이 지난 어느 날.

「데뎃, 오랫만에 햇님이 나온뎃ー승!」

마을에 떨어져서 덩그라니 남아있는 작은 숲 안의 구겨진 골판지하우스에서 성체실장석 한마리가 얼굴을 내밀며 기쁜듯한 목소리를 낸다.

「햇님인테치? 이젠 주룩주룩 안하는테치?」


그 옆에서 자실장이 한마리 얼굴을 내민다. 그리고 며칠만에 보는 눈부신 햇살에 얼굴을 찡그린다.

「텟츙ー☆ 햇님이 쨍쩅한테치! 마마, 밖에 나가도 되는테치!?」
「물론 괜찮은데스우. 오늘은 절호의 빨래날씨인데스ー♪」

말할 필요도 없이 이 두마리는 친자이다.

요 며칠간 비가 내리는 동안 골판지하우스에 틀어박혀 지낸 친자는 드디어 맑아진 날씨에 굳어진 몸을 충분히 풀었다.



【장마 스크・어느 갠 날】



「그러면 옷을 벗는데스. 지금은 햇님이 나와있는데스가 언제 또 비가 내릴지 알수없는데스우. 지금 동안에 확실하게 옷을 말려두는데스」
「테에에에? 또 주룩주룩 하는테치? 쭈욱 집 안에 있는거 이젠 싫은테치…」

이 자실장은 장마가 시작되기 전에 막 태어난 자이다.

원래는 친자 함께 근처의 공원에서 살고있었지만, 어느날 친실장이 자리를 비운 사이에 굶주린 동족에게 둥지를 습격당했고, 우연히 데리고갔던 이 자실장을 제외한 나머지 자매들은 무참히 먹혀서 고깃조각이 되어버렸다.

여기에 있어서는 마지막 남은 자도 어찌될지 알수없다. 그렇게 생각한 친실장은 익숙한 공원을 떠나 자를 데리고 이 숲으로 옮겨온 것이다.

숲은 연못이나 화장실이 있는 공원과 달리 떨어져있는 논까지 가지않으면 물을 얻을수 없다든가 하는 불편한 점이 많지만, 그렇기때문에 동족이 적고 인간도 별로 다가오지 않는 비교적 안전한 장소라고도 할수있다.

「떼쓰면 안되는데스. 얼른 옷을 벗는데스」
「테치이…」

친실장은 버티는 자실장을 달래면서 옷과 두건, 속옷과 신발까지 벗기고 햇빛이 잘 드는 돌 위에 늘어놓았다.

축축한 날이 계속되었기에 자실장의 옷은 눅눅해져있었다.

젖은 옷을 입으면 기분만이 아니고 몸에도 안좋은 것은 인간이든 실장석이든 마찬가지인 것이다.

「마마는 빨래 안하는테치?」
「마마는 밥을 찾으러 다녀오는데스. 빨래는 돌아오고 나서 하는데스우」

며칠동안 하우스에 틀어박혀있으면서 친자는 비축한 식량을 조금씩 먹으며 지냈다.

친실장은 맑은 동안에 약간이라도 줄어든 식량을 보충하지 않으면 안되는것이다.

「테에!? 마마는 외출하는테치!? 그러면 와타치도 따라가는테치!」
「안되는데스. 바깥세상은 오마에에게는 아직 위험한뎃스!」

친실장이 나가있는 동안, 자는 언제나 하우스 안에 들어가서 뚜껑을 확실히 닫아두었다. 밖에 나가도 되는 것은 친실장이 돌아오고 나서, 그나마도 하우스 주변의 약간의 범위로 한정된다.

눈을 떼고있던 동안에 자를 먹혀버린 경험을 가진 친실장은 그 날 이후로 이 룰을 철저히 지켜왔다.

남겨진 자도 내키지않으면서도 납득은 했기에 지금까지 거기에 따라온것이지만…

「싫은테치! 싫은테치! 모처럼 주룩주룩도 끝나서 밖에도 나올수 있는데 또 집보기 하는건 싫은테치이이이이!!」

며칠이나 한발짝도 밖에 나가지 못한 자실장은 꽤 울분이 쌓여있는듯하다.

똥조차도 커다란 잎위에 싸서 그것을 친실장이 밖에 버리러 가곤했다.

모든것은 자를 젖지않게 하려는 부모마음에서 나온 것이지만, 한창 놀고싶은 자실장에게 있어서 좁은 하우스에 계속 갇혀있는것은 스트레스가 아닐수 없다.

친실장도 오랫만의 맑은 날씨에 밖으로 나와서 기쁜 것이다. 자실장이라면 오죽할까.

「데에… 알겠는데스. 오늘은 특별히 밖에서 놀아도 되는데스우」
「텟!? 정말인테치!? 정말로 밖에 있어도 되는테치!?」
「그런데스. 하지만 약속하는데스. 절대로 멀리 가면 안되는데스! 언제나처럼 집 근처를 떠나면 안되는뎃스!」
「좋은테치ー! 괜찮은테치! 말 잘 듣는 착한아이인텟츙☆」

그 후로도 몇번이나 반복해서 약속을 시킨 후, 친실장은 흘낏흘낏 뒤돌아보면서도 편의점봉투를 한손에 들고 식량을 모으러 나섰다.

「텟치ー♪ 텟츙♪ 텟칫치ー♪」

혼자 남겨진 자실장은 기분좋게 나뭇가지를 흔들면서 하우스 주변을 어슬렁거렸다.

어쨌거나 혼자서 밖에 있는 것은 태어나서 처음인 경험이다. 공포도 있지만 그 이상의 흥분이 자실장을 지배하고있다.

마침 알몸이기도 하니 얕은 웅덩이에 뛰어들어서 철벅철벅하고 진흙을 뭉쳐 경단을 만들거나, 빗물이 묻은 나뭇잎을 때려서 비산하는 물방울에 환성을 올린다.



그렇게 잠시 놀고있을때였다.

아무렇지도 않게 흔든 손이 나뭇가지 하나에 맞아 흔든 그 순간…

철벅
「테힛!?」

갑자기 자실장의 머리꼭대기에 뭔가 질척한 것이 떨어졌다.

갑작스런 자극에 펄쩍 뛰는 자실장. 필사적으로 머리를 흔들어보지만 떨어진 것은 붙은 채로 떨어지지 않는다. 게다가 꿈틀꿈틀하고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테햐아아아아!! 뭐인테치!? 뭐인테치!? 기분나쁜테치이이이이!!」

인간형 생물에 있어 머리 바로위는 사각이다. 게다가 실장석의 짧은 팔로는 머리까지 닿지않기 때문에 손으로 털어낼수도 없다.

머리에서 슬금슬금 꿈틀거리는 이물질에 자실장은 손 쓸 도리가 없었기에 혼비백산했다.



자실장의 머리에 떨어진 것. 그것은 민달팽이 한마리였다.

태양이 나오는 낮에는 잎 뒷면에 숨어서 쉬고있었지만, 자실장이 가지를 흔든 충격에 미끄러져 떨어진것이다.

자실장의 머리에 떨어진 민달팽이는 안전한 장소를 찾아서 움직이시 시작했다. 그 독특한 감촉이 자실장의 민감한 머리를 자극한다. 자실장은 반광란 상태가 되었다.

「테효오오오오!! 츄앗!! 테햐아아아아앙!!」

인간으로 보자면 겨드랑이나 발바닥을 간지럽히면서 그것을 멈출 방법이 없는 상태일 것이다.

자실장은 미친듯이 초목에 머리를 문지르지만 오히려 그것이 민달팽이를 몰아치는 결과가 된다는 것은 생각하지 못한다.

「테햣! 사, 살려주는테치! 마마아! 살려주는테치이이이!!」

자신으로서는 어쩔수 없다는 것을 알아챈 자실장이 모친에게 도움을 구하기 시작했을 때, 근처의 수풀이 바스락거리는 소리를 냈다.

「마마! 마마아아앗!!」

그 소리를 들은 자실장은 모친이 돌아와주었다고 생각하고는 소리가 난 방향으로 달렸따.

마마라면 떼어줄것이다. 마마라면 이 기분나쁜 것을 없애줄것이다.

그런 일념으로 자극을 견디면서 자실장은 수풀에 들어갔다.

「마마! 떼어주는테치! 이거 떼어주는테치! 마마! 마……마……」
「깨액ー…」

하지만 수풀에서 모습을 보인것은 친실장이 아니었다.

튀어나온 눈알, 튀어나온 입, 커다란 몸. 굳이 말하자면 칙칙한 녹색이라는건 공통적이었지만.

그 크기를 제외하면 그것은 자실장도 잘 아는 생물이었다. 가끔 친실장이 잡아와서 먹는것과 똑같이 생겼다.

하지만 친실장이 잡아오는 것은 겨우 3cm 정도의 청개구리. 지금 자실장의 눈 앞에 나타난 것은 20cm이나 되는 거대한 황소개구리이다. 가끔 쥐나 뱀까지 포식해버리는 사납고 탐욕스러운 개구리이다.

그 황소개구리는 눈 앞의 자실장을 지그시 바라보았다.

개구리는 움직이는 것을 먹이로 인식한다. 정확히는 움직이지 않는 것은 배경과 구분하지 못하는 것이다.

하지만 반대로 움직이는 것이라면 그게 바람에 날리는 나뭇잎이라도 입에 넣는 성질을 가지고있다. 먹이인지 아닌지는 나중에 판단한다.

그렇기에 갑작스러운 전개에 굳어버린 자실장의 반응은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정답이라고 할수있다. 괜히 도망치려고 하면 금방 삼켜져버릴 것이다.

그대로 황소개구리가 자실장에서 주의를 거두고 떠날때까지 가만히 있을수 있다면 살아돌아갈 가능성도 남아있다.

하지만…

슬슬슬…
「텟햐아아아아!!」

잠시 잊고있던 감각이 자실장을 덮치고, 반사적으로 양손을 휘두르고 발을 구르면서 비명을 지르게된다.

「테햐아아아아…뱟!?」



다음순간, 자실장의 몸 절반은 개구리의 입 안에 들어가있다.

크게 옆으로 찢어진 입에서 튀어나온 하반신. 그 발이 바둥바둥 하면서 하늘을 찬다.

10cm급의 자실장은 황소개구리에게도 저금 큰 사냥감이다. 개구리는 조금씩 입을 움직여 위치를 수정하고, 때로는 솜씨좋게 앞발을 이용해서 자실장을 서서히 삼켜간다.

이쯤 되면 자실장도 자신이 지금 먹히고 있다는 것을 눈치챈다.

「텟챠아아아아아앗!? 그만두는테치! 먹으면 안되는테치! 와타치를 먹으면 안되는테치이이이이이!!」

좁은 입 안에서 자실장은 먹히지 않으려고 필사적으로 발버둥치며 저항한다.

하지만 발톱도 없고 둥근 자실장의 손으로는 미끈거리는 점액에 덮인 개구리의 목에 브레이크를 걸 수 없었다. 팔을 찔러넣은채로 삼켜져가는 자실장.

「싫은테치! 죽고싶지않은테치이!! 마마! 마마아! 살려주는테치! 살려주는테치이이이이!!」

꿀꺽

그 절규를 마지막으로 자실장은 완전히 개구리의 입 안으로 사라졌다.

황소개구리는 몇번이고 눈을 감고 입 안을 압박해서 잡은 사냥감을 위장으로 밀어넣는다. 그렇게 삼켜진 자실장으로 인해 그 하얀 배가 크게 부풀었다.

「깨액ー…」

만족한듯한 울음소리를 올리는 황소개구리. 갑자기 그 배의 표면이 꿈틀꿈틀 움직인다.

먹혀버렸다고는 하지만 상처 없이 삼켜진 자실장은 개구리의 위장에서도 아직 살아있다.

하지만 그렇다고해서 그것이 살아날 방도가 되는 것은 아니다. 이미 탈출은 불가능. 남은 것은 이대로 천천히 소화되는것 뿐이다.

그나마 나은 것이라고 한다면 그 전에 질식해서 비교적 빠르게 의식을 놓아버리는 정도일까.

거기까지 수십초, 자실장은 저의 몸을 움직이지 못하는 채로 개구리 뱃속에서 울었다.

(테에에엥… 테에에엥… 움직일수없는테치, 괴로운테치… 이젠 떼쓰지 않는테치, 계속 집 안에 있어도 좋은테치… 그러니까 마마! 여기에서 꺼내주는테치이이이이!)

내부에서 울리는 통곡소리는 신경도 쓰지않고, 자실장을 먹은 황소개구리는 자신의 서식처인 논을 향해서 뛰어갔다.

그 도중에 한마리의 성체실장의 앞을 지나갔다.

「데뎃! 커다란 개굴개굴인데스우. 먹으면 양이 꽤 될것같은데스가… 개굴개굴은 빨라서 꽤 잡기 어려운데스. 그것보다 오늘은 갈색의 꿈틀꿈틀이 많이 잡힌데ー스! 이 정도 있으면 딸아이도 배부를것인뎃승! 빨리 집으로 “돌아가는”데스ー♪」

(역자주 : 일본어로 돌아가다와 개구리는 "카에루"로 발음이 같다)

방금까지 쾌청하다가 갑자기 구름이 끼기 시작하는 하늘을 올려다보며, 친실장은 자가 기다리는 하우스로 돌아가는 길을 서둘렀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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