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장원의 손님들

이 세상엔 실장원이라고 불리는 장소가 있다。

그곳은 관리된 공간 안에 실장석을 풀어놓고 키우는 곳이었다。

그리고 식물과 인공물이 계산 하에 배치된 곳에서、실장석들은 자유롭게 생활하고 있었다。

그것을 그저 내려다보기만 하는 장소。



그곳에서 인간은 강화 유리 너머 실장석에게 간섭하지 않고、실장석도 역시 인간에게 간섭하지 않는다。

먹이를 먹을 시간만 관리되며 최저한의 훈육만을 받은 뒤 살아가게 되는 한정된 모형 정원。

토시아키는 그것을 보러오는 사람들 중 한 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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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장원의 손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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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내에선 도둑고양이같은 들실장들이 감소해가고 있었다。
불경기의 여파도 있겠지만、순수하게 인간 이외의 생물이 비집고 들어갈 틈이 줄어들은 것뿐일 지도 모르겠다。
살아있는 실장석을 확실하게 보기 위해선、실장원에 갈 필요가 있었다。

최근 수년 동안 실장석이 감소함에 따라 수요를 맞추기 위해 만들어 진 것이 이 실장원이다。
실장석을 가까이 두고 사는 우리는 학대파나 애호파 등 다양한 인종이 존재하지만, 좀처럼 가까이에서 보이지 않게 되자 이렇게 구경거리로 만들어 장사를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곳에 온 사람들은 생활하는 실장석을 신의 시점에서 내려다보며、어느 사람은 치유되고  어느 사람은 감춰둔 불타는 가학심을 재확인한다。
그곳에 존재하지만 손이 닿지 않는 곳에 있는 허상。

토시아키가 실장석에게 흥미를 가진 것은 그런 실장석쇠퇴기 때의 일이였다。




실장원의 관람석은 기본적으로 높은 위치에 배치되어 실장석은 손님들이 보고 있다는 사실을 의식하지 못한다。
그 관람석 중、딱 한 개의 벤치만이 실장생활 전시장 근처에 배치되어 있었다。

두 사람이 앉으려면 최대한 가까이 붙어야만 하는 작은 벤치。
거기서 유리창을 바라보면、필사적으로 벤치 쪽을 바라보려는 자실장 무리가 보일 것이다。
토시아키가 손을 흔들면 자실장들도 손을 흔들어주었다。
토시아키가 미소를 지으면 자실장들도 기쁜 소리를 냈다。


곧 특등석이라고 부를 수 있는 벤치가 토시아키의 지정석이었다。


실장원에 들어온 동시에 토시아키는 그 벤치에 앉아、하루 종일 자실장들을 보며 시간을 보냈다。
설계를 잘못한 건지 아니면 원장이 반장난으로 한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벤치만이 실장석들과 교류할 수 있는 장소가 되고 있었다。

원칙 상 실장석에게 간섭하는 건 금지되고 있었으나 이 실장원에 오는 사람은 별로 없었기에 토시아키의 사소한 반응이 비난받는 일은 없었다。

마치 인형과 같으며 이상하고 지성이 있는 생물。
토시아키가 뭔가 할 때마다 미소 짓게 해주는 반응을 하는 생물。
토시아키는 실장원에 갈 때마다, 그 작은 생물과의 유대 비슷한 것이 생겨나는 것 같다고 느끼고 있었다。

토시아키는 휴일 대부분을 이 실장원에서 보내게 되었다。
평일엔 실장석에 대한 생각을 떨치고 일을 했으며 주말엔 아침부터 저녁까지 실장원에 있었다。



그렇기에 토시아키는 평일 날 그 벤치에 어떤 사람이 앉는지를 전혀 의식하지 못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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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화요일。
이상하게도 일이 빨리 끝난 토시아키는 시간을 주체하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런 시각에 밥이나 술을 먹는 건 어울리지 않았다。
거기다 그는 쇼핑할 예정도 없었기에, 집에 빨리 돌아갈 이유도 없었다。

(실장원에라도 가볼까…)

토시아키의 발은 자연스럽게 자주 다니던 역을 향하고 있었다。



평일 오후의 실장원엔 평소보다 사람들이 적었다。
아무런 의문을 품지 않고 지정석으로 간 토시아키는, 그곳에서 먼저 온 손님과 만났다。

벤치에 앉은 건 토시아키와 비슷한 나이대의 남자였다。
그 앞에는 평소처럼 자실장들이 딱 달라붙은 유리창이 있었다。
그러나 자실장들의 모습은 토시아키가 알고 있던 모습이 아니었다。
자실장들은 불만스럽게 유리창을 탁탁 쳐대며 날뛴 다음, 뭔가 중얼거리면서 터벅터벅
전시장 중앙에 있는 수풀로 되돌아갔다。

토시아키는 그 광경을 이상하게 생각했다。
어째서 자실장들이 저런 반응을 한 것일까라고。
남자의 모습을 보자 남자는 휴대폰을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그는 자실장들을 일절 무시하고 있었다。

과연、그런 행동을 보였다면 자실장들이 재미없어할만도 할 것이다。
그 사실은 이해했지만, 토시아키에겐 납득이 안 가는 점이 있었다。

(어째서 이 남자는 여기에 와서 자실장들을 무시하는 거지.
 흥미가 없으면 그 자릴 나한테 양보해주면 될 텐데.)

그러나 실장원의 규칙에 따르면 남자의 대응이 토시아키가 대응하는 것보다 정당성이 있었다。
석연치 않아하며 토시아키는 그날 실장원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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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저녁、의식적으로 일을 빨리 끝낸 토시아키는 곧바로 실장원으로 갔다。
설마라고 생각했지만 역시 그 벤치엔 어제만난 그 남자가 앉아있었다。

자실장들이 풀이죽어 돌아가는데도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던 남자는、
멀리서 자신을 노려보는 토시아키를 가볍게 돌아보고 다시 휴대폰의 세계에 몰두했다。

토시아키는 그런 남자의 태도에 점점 초초함을 느꼈다。
동시에, 양보할 수 없는 의지 같은 것이 마음속에서 싹터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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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오후、토시아키는 외근하겠다고 말하며 직장을 떠난 다음, 그 벤치에 역시 그 남자가 앉아있는 것을 확인했다。
오늘은 휴대폰만이 아니라 노트북까지 들고 와서 일심불란하게 「실장석을 무시」하고 있었다。
자실장은 신기한 무언가를 만지작거리는 남자를 흥미진진하게 쳐다봤지만 철저한 남자의 태도에 이윽고 성난 목소리를 지르는 것도 울부짖는 것도 단념하고, 등을 돌려 되돌아갔다。

토시아키가 실장원을 나갈 때까지, 남자의 태도는 변함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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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시아키가 다음날 회사를 쉬었다。
부장이 지르는 비명을 감기라고 속이며 못 들은 척하고는 수화기를 놓고 토시아키는 실장원에 갔다。
개장한지 별로 안 된 실장원 안엔 아무 손님도 없었기에, 토시아키는 오랜만에 지정석에 앉을 수 있었다。
곧 자실장들이 모여들어、토시아키에게 필사적으로 어필을 했다。
토시아키는 삼일 정도 먹지 못했던 사람처럼 정신없이 자실장들을 상대했다。

잠시 후, 토시아키는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을 느꼈다。
토시아키가 뒤돌아보자、그 남자가 커다란 손가방을 한손에 들고 토시아키를 바라보고 있었다。
토시아키는 일전의 앙갚음을 하기 위해 남자를 무시하고 자실장과 마주보았다。
남자는 그런 토시아키를 잠시 쳐다보고는 이윽고 되돌아가버렸다。


그날부터, 남자와 토시아키의 기묘한 싸움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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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엔 매번 토시아키가 그 벤치에 앉아있었지만, 이번 주말엔 예의 그 남자가 앉아있었다。
토요일엔 자리를 확보했었지만、늦잠을 잔 일요일 오후엔 남자가 자리를 차지했다。
토시아키는 평일도 빠지지 않고 기회를 엿보며 실장원에 갔다。
거의 대부분의 날은 남자가 자리를 빼앗았지만、때로는 먼저 자리를 차지하는데 성공하여,
토시아키는 회사에서 호출이 올 때까지 자실장들과 대단히 많은 소통을 즐길 수 있었다。
또퇴근 후 될 수 있는대로 실장원에 얼굴을 비췄고、남자가 없는 날엔 실장원이 닫힐 때까지 시간을 허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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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남짓 정도, 이 공방을 반복하던 어느 날。

10시에 실장원이 열리는 것을 입구에서 기다리고 있던 토시아키의 옆에、그 남자가 다가왔다。
서로 개원 시간을 기다리기 위해 실장원에 온 것이었다。
토시아키는 흘낏 남자를 쳐다보았다。남자는 오늘도 「무시하기 위해」 큰 짐을 겨드랑이에 끼고 있었기에、
토시아키는 만약 발로 승부한다면 자신이 지지않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런 여유감이 토시아키의 입을 가볍게 만들었다。

「오늘도 실장석들을 무시하러 온 겁니까?」

토시아키의 갑작스러운 물음。당연히 무시될 거라 짐작했던 예상을 뒤엎고

「네、그래도 오늘로 이 일도 다 끝났네요.」

남자는 의외로 밝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동요를 감추며 토시아키는 질문을 계속했다。그것은 이전부터 풀지 못하고 있던 의문에 관한 것이었다。

「어째서 실장석들을 무시한 겁니까?」

남자는 흥미롭게 토시아키를 바라보고는、질문을 돌려주었다。

「당신은 실장석을 무시한 적이 없었나보네요?」

남자는 그렇게 말하며 미소 짓고는、개원 전의 줄…… 두 사람뿐인 줄……에서 빠져나와 오전의 혼잡함 속을 빠져나갔다。
토시아키는 홀로 남겨졌다。

(실장석을 무시해?)

토시아키는 남자가 무슨 말을 한 것인지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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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부터, 남자는 실장원에 나타나지 않았다。
언제나 토시아키가 실장원에 가보아도 벤치는 비어있었다。
얼마 전까지 누군가 있었다는 흔적도 남아있지않게 되었다。

그러나 자실장들을 상태하는 토시아키의 머릿속엔 남자의 말이 새겨져 사라지지 않고 있었다。

(당신은 실장석을 무시한 적이 없었나보네요?)

(무시하면 어떻게 될까)

자실장들의 귀여운 반응을 한 편에 두고, 그 의문은 점점 커져만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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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토요일 토시아키는 한 가지 결심을 했다。
그날은 자실장들을 무시하기로 했던 것이다。
토시아키는 휴대폰의 예비 배터리를 가지고、언제나 앉던 벤치에서 자실장들을 기다렸다。
그리고 해소되지 않은 의문의 해답을 얻기 위해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며 곁눈질로 유리창을 바라보았다。

‘왔다’。

자실장들은 토시아키의 모습을 인식하고、앞다투어 유리창에 달라붙어、토시아키에게 어필을 해댔다。
눈을 돌리고 싶은 것을 꾹 참고 토시아키는 휴대폰을 계속 만지작거렸다。
반응이 없다고 판단한 자실장들은 이윽고 큰 소리로 떠들어대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토시아키는 눈길 한 번도 주지않았다。
자실장들은 그 사이 폭력적으로 유리창을 두드리며 위협하고、욕설 같은 짓을 하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토시아키가 아무 반응을 하지 않자、자실장들은 얼마 안 있어 어깨가 쳐진 상태로 토시아키의 눈앞에서 사라졌다。
자실장들이 똥을 던지지 않은 것은 실장원에서 훈육되어 그럴지도 모르겠다。
토시아키가 겨우 고개를 들 땐 자실장들의 소소한 반항은 흔적도 남아있지 않았다。

토시아키는 생각했다。
이 광경은 지금까지 남자가 벤치에 앉아있을 때 몇 번이고 봤었다。
도대체 뭐가 다른 거지라고。

그 날 토시아키는 아무것도 알아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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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인 일요일 아침부터 토시아키는 실장원에 갔다。
그날 토시아키는 제대로 자실장을 상대해 줄 생각이었다。
평소 외출하는 거면 몰라도 실장석을 상대하는 데에 점잔뺄 이유는 없겠지라고、생각한 토시아키는、
그날 우연히 어제 입고나서 더러워지지 않은 옷을 다시 입고 나갔다。

자실장들은 「언제나처럼」 토시아키에게 아양을 부리는 반응을 보였다。

(봐봐、제대로 애정을 준다면 자실장들은 이렇게 귀엽잖아.)
(어제 내가 조금 이상한 행동했을 뿐이라고 헤아려주잖아.)


거기까지 생각한 때 문득 토시아키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이 있었다。


(기다려 봐 지금까지 어땠었지?)
(오늘은 어제와 같은 옷을 입고 있는데도 이 녀석들은 아무 응어리도 없이 나를 접하고 있네.)
(언제나 다른 모습이어도、나에 대해 알아본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뭔가가 식어갔다。
한편、우뇌 속의 냉철한 부분이 가설을 세웠다。


(이 녀석들 어쩌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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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부터、토시아키는 실장원에가 실장석들을 무시했다。
자실장들은 토시아키의 반응에 화내고、슬퍼하고、실망하고、그리고 터벅터벅 돌아갔다。


(그런 거였군.)


위협하는 자실장을 곁눈질로 보고、토시아키는 생각했다。


(이 녀석들은,)


기진맥진해하며 철수하는 자실장들을 보내는 토시아키의 머릿속에서 퍼즐이 맞춰져 갔다。


(나를 인식하고 따르는 게 아니었어.)


필사적으로 이빨을 드러내는 자실장을 어렴풋이 보고선 토시아키는 결론을 내렸다。



(자신의 생각대로 반응하는 장난감을 즐기고 있는 것뿐이었군!)



그렇다, 자실장들은 토시아키따윈 아무래도 좋았던 것이다。
딱 하나뿐인 외부와의 접점이었던 벤치。실장석은 거기에 앉은 인간을 『주어진 오락거리』로밖에 보지 않았던 것뿐이었다。

자실장에 대해 느꼈던 유대감은、이미 토시아키의 마음속에서 한 조각도 남지 않아있었다。
그런 다음 토시아키가 자실장을 바라보니, 자실장들은 인간을 자신이 말하는 대로 움직이는 장난감, 또는 망가져 자신들을 즐겁게 하지 못하는 고물로 보고 있었다。
토시아키의 귀에 전혀 들릴 리가 없는 자실장들의 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았다。


『저 닌겐、와타치가 손을 움직이는 방향으로 움직이는 테치.』
『치뿌뿌、이번엔 와타치가 명령할 차례인 테치.』
『테에、오늘은 움직이지 않는 테치、고장나버린 테치.』
『그렇게나 말했는데도 움직이지 않는 오늘의 장난감은 고물인 테치이이이이.』


(뭐란 말이냐…)

모욕 받아 마음이 메마른 상태로 토시아키는 생각했다。

(도대체 뭐냔 말이……냐.)

메마른 마음엔 아주 쉽게 분노의 불길이 번져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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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토요일도 그 다음 주말도、그로부터 줄곧 토시아키는 실장원에 가기를 계속했다。
물론 손엔 대량의 소일거리를 가지고 말이다。
목적은 단 한가지。

『자실장들에게 오락거리를 주지 않기 위한 것.』

다른 사람이 자실장들을 상대하면 자실장들은 인간을 장난감이라 확정짓고 오만하게 웃을 것이다。
마치 유리창 저쪽과 이쪽이 뒤바뀐 것처럼 인간을 보고 웃을 것이다。
그것은 토시아키에게 있어 절대로 용서할 수 없는 일이었다。

인간이 준 애정을 배신했을 뿐만 아니라, 인간을 내려다보는 실장석。
속아 넘어갈 다른 누군가가 앉기 전에, 이 벤치를 점유해서 실장석을 무시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것이 이쪽에서 실장석들에게 할 수 있는 유일한 저항이다。


(분충 놈들아…. 너희들에겐 이제 아무 즐거움도 주지 않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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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그 벤치에 새로 실장석에 매료된 젊은이가 올 때까지 토시아키의 실장원 다니기는 한동안 계속되었다。

「어째서 당신은 실장석을 무시하는 거죠?」

젊은이는 토시아키가 언젠가 들은 듯한 질문을 토시아키에게 했다。

「그럼…」

그리고 토시아키는 진작에 말하려던 답을 희미한 미소와 함께 거드름을 피우며 답해주었다。


-끝


퍄퍄 이건 이거대로 묘한 꿀잼이네.

댓글 7개:

  1. 방치플레이데스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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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역시 똥벌레의 본성은 학대를 자극하는 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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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 추측에 추측을 더해서 그냥 뇌피셜 망상을 결론으로 냈단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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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글 좀 제대로 보고 댓글 싸라. 실험 해보니까 사람 못 알아보잖아 나레이션으로 분충들이 인간 오락거리로 보는거라고 확인사살 해주고. 이해력 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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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대댓글 인분충새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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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어려운 글도 아닌데 보고도 모르는 똥닌겐은 무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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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지가 글 읽고도 못알아듣고선 설명해준 대댓글한테 인분충이라고 욕쳐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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