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처럼 너를 키운다.


 해질녘. 한낮 더위의 여운이 땀으로 되어 떨어진다.



올 여름은 서머타임제도의 도입이나 휴일의 분산화가 진행되고 있는 탓인지 이미 집으로 가는 사람이 뜸하다.

아직 충분히 밝은대 벌써 얼굴을 붉히며 취기가 도는 직장인의 무리도 있다.

실장석은 그런 사람의 흐름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





건물 간 약간의 틈새에 몸을 숨긴 채 가끔 거리에 얼굴을 내밀고는 두리번 두리번.

그리고 또 얼굴을 집어넣고



"데에..."



한숨 비슷한 소리를 내뱉는다.

다리를 구부리고 고개를 떨어뜨린 그 모습은 마치 지친 샐러리맨 처럼 보였다.



"테치!"



그 실장석의 그늘에 숨어 같이 울었던 것은 어느 정도 작은 실장석, 이른바 새끼 실장이다.

새끼 실장의 오른손은 부모라 생각되는 실장석 왼쪽에 제대로 연결되어 있다.

배도 빈 것일까, 테치테치 그동안 없는 기세로 부모에게 호소한다.

하지만, 부모 실장은 새끼를 슬쩍 보았을 뿐 다시 거리에 시선을 돌려 버린다.

자신의 어필을 이해받지 못한 새끼 실장은 발을 동동 구르고 잡고 있는 손도 아랑곳 하지않고 엉망으로 휘두른다.

이윽고 땅에 발이 닿지 않아 부모의 손에서 매달리는 형태로 되어도 난폭한 행동을 멈추지 않는다.



"데스우……"



부모 실장은 다시 한숨처럼 중얼거리고, 왼손을 가볍게 휘둘러 떨어 뜨린다.

부모 실장에겐 사소한 움직임. 새끼 실장에게는 거대한 파도.

버티기조차 못하고 둥실 뜬 새끼 실장의 몸은



"...테?"



상황의 이해보다 더 빨리 땅에 내동댕이쳐 졌다.



"테보오아츄!"



허리에서 부터도 콘크리트에 격돌한 새끼 실장은 큰 외상은 볼 수 없지만 잠시 움직이지 않았다.

조용해진 것에 안도했을까.

약간 누그러진 표정으로 거리에 눈을 돌리는 부모 실장. 그 눈이 크게 뜨인다.

한 사람이 모녀가 숨어 있는 건물로 오고 있었다.

남자의 시선은 건물쪽으로 향하고 있다.



"뎃스!"



부모 실장은 새끼 실장을 억지로 안고는 기세좋게 틈으로 뛰어나갔다.



"어떻게할까?"



남자는 팔짱을 끼고 쇼윈도를 들여다보고 있었다.

시선의 끝에서는 생후 얼마되지 않는 시바견이 구겨진 수건을 상대로 악전고투하고 있다.

그 밖에도 아메리칸 쇼트 헤어, 포메라니안, 치와와 등 다양한 개와 고양이의 새끼들이 제각기 떠들고 있었다.

그곳은 애완 동물 가게다.

으응하고 신음, 창문에 접한 케이스에 붙어 있는 가격표를 본다.

한숨.



그럭저럭 개를 사려던 것이다.

그러나 아무래도 가게에 들어가려는 기색은 없이 창 너머로 언짢은 얼굴을 하고는 강아지의 거동에 얼굴을 풀고 있다.

충분히 그 자리에 있던 것이다.

슬슬 돌아갈까.

아쉽지만 가게의 폐점 시간이 가까워져 남자는 발길을 돌린다.



"뎃스 ? 웅!"



그 남자의 눈앞, 지면에 가까운 위치에서 소리가 났다.

그리고 반사적으로 아래를 향하고 그것을 본순간 자신도 모르게 눈살을 찌뿌린다.

녹색의 꾀죄죄한 생물이 같은 모양을 한 작은 생물을 내밀고 들고 있었기 때문이다.



"..실장석?"



입으로 꺼낸 말은 단순히 반사적인 것.

물론 남자는 실장석을 잘 안다.

방약무인인 엉터리 생태, 단순 명쾌한 사고도 포함해 잘 알고있다.

그러나 지금은 그 기억에 없는 행동을 이 실장석은 취했다.

힘없이 움직이지 않는 새끼를 열심히 데스데스 보여 준다.

가끔 진열장 쪽으로 손가락이 하나밖에 없는 손을 가리켜 보여 주면서 격렬하게 새끼 실장을 내밀어 온다.



아, 남자는 마음 속으로 손을 쳤다.

벌써 눈치는 챘지만 좀 더 관찰해 보기로 했다.

아까부터 데스데스 난리치는 실장은 좀처럼 남자가 반응하지 않자

서서히 얼굴을 붉게 물들이며 땅을 구르기 시작했다.

그 순간에 똥이라도 흘리고 있는지 팬티가 성대하게 초록으로 물들어 간다.

이대로는 투분될지 몰라서 차츰 남자는 말을 꺼냈다.



"혹시 이건, 탁아?"



"데에스우!"



가슴을 펴는 실장석.

남자는 자신이 말하는 것을 일단 알아듣고 있다고 간주해 본다.



"죽지 않았어, 그 애?"



"데즈아? 데에에에에에에스! 데에에에에에에에스!"



새삼스럽지만 상태를 알아채린 것일까 애초부터 의식이 없던 새끼는 부모의 필사적인 어필에 의해

더욱 휘둘러져 새파란 얼굴빛을 띠고 있었다.

부모 실장은 성대하게 탈분을 하면서도 어떻게든 아기실장을 아스팔트에 눕히고

바지 속에 손을 넣고 똥을 손에 잡는다.

왠지 한번 스스로 냄새를 맡고 얼굴을 찡그린 뒤, 새끼 실장의 코끝으로 들이댔다.



"테브로오오오오오오츄!?"



벌떡 일어나 못생긴 그 얼굴을 더욱 추하게 일그러뜨리고 있었다.



"데에...데에..."



간신히  살았다는듯 부모 실장은 어깨로 숨을 몰아쉰다.



"장난치는거야?"

"데쟈아아아! 데스! 데에스우!"

"테츄?... 테챠아아아아아!! 츄아아아츄!"



분개한 것처럼 양손을 휘두르는 친실장에 이끌려서 남자를 확인한 새끼 실장은

어느새 옆에 있는 인간에 얼떨결에 위협을 했다.

(아 분충 같네)

무심코 밟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혔지만, 양복을 더럽히는 것도 싫었기 때문에 실장석을 훌쩍 넘는다.

그대로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떠난다.



"데에스! 데스데스아!"



오른발에 부모 실장이 매달려 왔다. 어떻게도 새끼를 맡기고 싶은걸까.



"더럽다고"



남자가 가볍게 오른발을 흔들면 원심력에 견디지 못한 부모 실장은

아름답게 포물선을 그리며 아스팔트에 얼굴부터 떨어졌다.

실장석이 매달린 곳에는 녹색의 얼룩이 점점이 붙었다.

몇번째인지 모르는 긴 한숨을 내쉬고 남자는 실장석 곁을 통과하려 할때



"데슷!"



엎드려 있었을 뿐으로 생각된 부모 실장이었지만,

실제로는 무릎을 구부려 두 손과 이마를 땅바닥에 대고 큰절을 했다.

그것이 자에 대한 소원인지, 목숨만은 살려 달라는 간청인지 남자는 모른다. 그러나 아마도 전자라고 느꼈다.



"너.. 그렇게까지 해서"

"테에에에에에츄!"



쭈그리고 앉은 남자와 부모 실장 사이에 새끼 실장이 미덥지 못한 기세로 끼어들었다.

색색의 눈물을 흘리며 온몸을 떨면서도 두 손을 최대한으로 확장, 남자를 째려보았다.

아무래도 그럴싸하게 부모를 지키고 있다.

음, 남자는 부모 새끼에 등을 돌리고 그 자리를 떠났다.

새끼 실장은 안심. 부모 실장은 억울해서 땅을 마구 때리며, 오로롱 오로롱 울기 시작했다.





이 부모 실장, 단순한 들이 아니다. 그렇다고 전 사육 실장도 아니다.

태교의 단계에서 훈육을 받은 개체이다.

실장숍의 출산용 실장석에서 태어나 응석 부리다 엄격한 교육의 나날을 보내 합격한 것이다.

그래도 팔릴지의 여부는 운 나름.



결국 남아 버려서 처분되는 처지에 간신히 도망 쳐 오늘까지 생존해 온 것이다.

그 과정에서 몇가지 배운 것은 잊어 버렸지만 이번이야말로 인간에게 키워 달라고 아이를 한마리 키웠다.

처음에는 공원에 찾아오는 인간들 상대로 어필해봤지만 여의치 못 했다.

당연하다. 공원의 실장석을 노리고 찾는 것은 애호가 아니고 학대파가 대부분이다.



그리고 그 안에서 제대로 실장석을 키우며 함께 지내는 인간은 제대로 된 실장 숍에서 구매하기 때문이다.

일부러 본성이 위태로운 들실장 따위에 손을 댈 리는 없다.

학대파라면 기꺼이 하는는 놈도 있겠지만 부모 실장의 목적은 새끼를 맡기고 자신도 키워지는 것이다.

지금까지 공원생활에서 위험해 보이는 인간에게는 결코 다가가지 않았다.

그러는 사이에 부모 실장은 공원을 찾는 인간에게 탁아할 수는 없다고 깨달았다.

공원 밖으로 나가는 것은 주저했지만 새끼를 위해 자신의 물건과 있는 음식을 짊어지고 나온 것이다.



편의점에서 탁아는 여러 선배의 실패를 보고 왔기 때문에 피했다.

어떻게 하는지 손을 대지 못하고 있을때 떠올린 말.

새끼 실장 시절에 선생님으로부터 재차 각인 된 말.



『 인간씨가 했으면 좋겠다는 것을 해 주는 데스우 』



즉 새끼 실장 또는 그 역할을 원하는 사람이면 소중히 키워 주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래서 겨우 도착한 곳이 이 애완 동물 가게이다.



개나 고양이 키우는 사람이 실장석도 키울 수 있다고 배운 것도 있다.

즉 개를 키운다면 우리도 키우지 않을까하는 것이 부모 실장의 발상이다.

실장석에게만 유리한 해석이며 천박한 꿈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 이때에 이르러서는 그 꿈이 현실이 되는 것이었다.



남자는 문을 닫아 체인을 건 애완 동물 가게에 들어가 일단 필요할 것을 한가득 샀다.

사실은 실장샵에서 구입하는 것이 제일인 것이겠지만, 어차피 큰 차이 없을 것이라고 결론 지었다.

서둘러 계산을 마치고 나오면 부모 실장이 느릿느릿 일어나 가게 옆에 있는 건물틈새로 돌아가는 것이었다.

맥없이 어깨를 떨어뜨리고 그 옆에 아기 실장이 들러리처럼 테치테치 라고 얘기하고 있다.



"야"

"…데?"



남자가 부르고 실장석은 마음속으로 정말~ 귀찮아~ 하는 것 같은 얼굴을 향해 왔다.



"난 말이야, 사실은 개를 갖고 싶어"

"...데스"



그래서 뭐야 라고 하고 싶은듯, 어떻게 할지 몰라서 일단 부모 실장은 고개를 끄덕여 준다.



"그러나 개를 키우기에는 여유가 없다"

"뎃? 데스우! 데즈우아아아아!"



침을 뱉어 버릴것 같은 행동을 보이는 실장석.

가난뱅이들에게는 볼일은 없다고 하고 싶은 거냐.

허둥지둥 실장석이 떠날까봐 급히 남자는 애완 동물 가게 로고가 새겨진 쇼핑백에 손을 들이민다.

종이가 스치는 소리에 실장석은 민감해졌다.

새끼 실장을 등에 돌려 경계를 하면서도 거기에서 떠나지 않는다.

뭔가 먹이를 줄까, 아니면 새로운 학대 도구의 실험이 되는가.

기대 반 두려움 반이라는 것이다.



"있어 봐"



그러고 남자가 꺼낸 것은 크고작은 두 개의 목걸이였다.

빨간 목걸이는 모두 개용이지만, 보기에도 부모 새끼 실장에 딱 맞는 사이즈.



"입을래?"



남자는 그렇게 말하고 각각에게 목줄을 내밀었다.



"...데 스!"

"텟치!"



부모 실장은 운좋게 드디어 사육실장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목걸이는 사육 실장의 증거의 하나. 예쁜 옷과 함께 부모 실장이 가장 찾던 물건중 하나.

그것을 지금 눈앞의 사람으로 직접 건네 받는다.

시험도 겸하고 있을까. 부모 실장은 우선 옛날을 생각하고 절 한다.

새끼 실장의 머리를 누르고 비슷하게 인사를 시키고 조심스럽게 목걸이를 받았다.

개용으로 실장석의 손으로는 취급은 어려워 결국 남자의 손에 의해 걸었다.



"텟츄츄 ? 웅!! 츄와!"



새끼 실장은 기쁜 나머지 소리를 지르며 빙글빙글 춤을 추고 있다.

그것을 야단치면서도 부모실장 자신은, 똥을 누설하고 싶은 것을 억지로 참고 있었다.



"데스. 데에스. 데스우"



몇번이나 몇번이나 머리를 조아려 오는 부모 실장에 남자는 다시 종이 봉투에서 꺼낸 것을 건넨다.

리드(선)이다.

목걸이의 정면에 리드를 위한 쇠 장식이 있다.



"……데"



부모 실장은 좀 못마땅해 하고 있었지만 이것도 사육 실장으로 하기 때문이라고

우선은 새끼에 이어서 자신의 몫도 약삭빠르게 받았다.

이리하여 부모 새끼 실장은 추레한 모습 그대로, 새 목걸이를 쓰고

리드에 연결되 딱 보면 사육실장인지 들실장인지 모르는 차림이었다.



"텟치이. 테치치치치"



새끼 실장이 부모 실장의 치마를 끌고 웃는다.



"자 가자"



남자가 말을 걸고 걷는다.

데스데스 테치테치 하며 두마리는 필사적으로 뒤를 쫓는다.

정면에는 길게 길게 뻗은 그림자. 어느덧 석양이 등을 누르고 있었다.

자신의 그림자로 아기의 그림자가 남자의 그림자와 연결되어 있음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부모 실장은 겨우 실감이 났다.

오늘부터 사육 실장이다.



가급적 허리를 펴고 똑바로 걸으려고 노력한다.

이제는 남자 주인님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옛날에 배운 사항을 조금씩 기억해 내려고 애썼다.

이번에야말로. 부모 실장은 기합을 넣는다.

많은 시간이 걸렸지만 사육실장으로서 첫발을 내디딜 수 있었던 것이다.



테치테치 남자에게 말을 건네거나 불러 보거나 하는 새끼 실장은 정말 기뻐 보였다.

이제 음식이 곤란한 일도 없다. 동족에 덮쳐질 걱정도 없다.

계속 이 아기의 미소를 지킬 것이라고 생각하는 부모 실장의 사기는 높아지는 것이었다.





남자의 집은 낡은 외딴가였다.

독신 기숙사로 회사가 빌리고 있는 물건으로 원래

몇명이 공동 생활을 보내는 것이지만 현재는 남자 혼자였다.

무거운 철책의 대문은 약간 삐걱거리는 소리를 내며 열린다.



"데 에..."

"테에..."



상상한 것보다 더 큰 집에 친실장과 자실장의 가슴은 뛴다.

그리고 기대도 그만큼 커지고 있다.

미닫이의 고풍스러운 현관을 열면 그곳은 꿈에도 그리던 인간의 집.



"뎃스우웅!"

"텟츄우웅!"



견딜 수 없이 내달렸던 두마리였지만,



"데깃!?"

"츄베랏!?"



목에 적용된 힘에 비명을 지르며 뒤로 화려하게 넘어졌다.

누워서 자연스레 남자를 올려다보게 된다.  남자가 싱글벙글 내려다보고 있었다.



"테쟈아아아아아!! 츄쥬아아아아아츄!"



눈앞의 행복에 브레이크를 먹은 새끼 실장은 남자에 대해 짖는다, 덤벼들려고 부지런하게 일어선다.



"데에에스? 데스! 데에스!"



황급히 제지하려는 부모 실장.

여기서 인간의 비위를 건드리거나 하면 사육 실장의 지위마저 위태롭게 된다.

그러나 남자는 별로 신경 쓰는 모양도 아니고 아기 실장을 두 팔로 안아 올렸다.



"테치? 텟츄우츄 ? 웅!"



평소보다 훨씬 높은 시점에 새끼 실장은 흥분하고 만족스러웠다.

부모로서는 견딜수 없었다. 그렇게 땅의 얼룩이 된 동족을 얼마든지 보고 있었으니까.

그런 걱정을 뒷전에 남자의 손은 우선 새끼 실장의 리드 쇠 장식을 제거했다.

손 안에서 움직이는 새끼 실장을 부드럽게 내리면 어느덧 가지고 있던 쇠사슬의 끝을 목걸이로 걸었다.



"테?"

"데뎃!?"



목걸이에서 뻗은 사슬을 친실장이 눈으로 되짚어 보면 대문과 담의 밑부분 근처에 박혀 있는 철창에 이어져 있다.

그 길이는 불과 1m에도 못 미친다.



"데스 데에스!! 데스아!?"



무엇을 하느냐며 항의하고 남자에게 다가간 부모 실장은 갑자기 머리를 잡혀 지면으로 엎어졌다.

파닥파닥 손발을 휘두르며 어떻게든 굴레에서 벗어나려 하지만 인간의 힘에 당해 낼 리가 없다.

그 바람에 항거하도록 애쓸 때마다 돌이 얼굴에 박혀 모래가 스쳐 피부가 까진다.



"데기이이이이? 데햐앗아아아아!"

"태...테...테치이이이이이이!?"



부모 실장의 비명에 놀란 아기 실장이 공포에 똥을 누설한다.

순식간에 녹색으로 달아오른 속옷과 자욱한 냄새.

남자는 새끼 실장을 흘끗 보고, 부모 실장을 석방했다.

그대로 아무런 말 없이 현관으로 사라진다.



"데즈아!"



안면 피투성이로 일어선 부모실장은 쫓아가려 뛰어나간다.



"데깃!?"



또 목에 큰 힘이 들어가고 하반신을 앞으로 등부터 지면에 격돌했다.

통증에 나뒹굴고 있으면 금속이 부딪히는 소리가 귀에 닿는다.

부모 실장도 언제부터인지 쇠사슬에 매여 있던 것이다.



"데 에..."



어째서 이렇게 된 것일까. 부모 실장은 양손을 땅에 대고 푹 고개를 숙인다.

옛날 배운 사육 실장의 생활과는 전혀 닮지 않았다.

인간의 선별을 잘못해 버린 것일까?

부모 실장의 머리에 의문이 스쳐 간다.

혹시 학대파 였을까.

그것을 알아차리지 않고 어슬렁어슬렁 붙어와 버린 자신이 원망스럽다.

다정한 얼굴을 하고 제대로 자신의 말에 귀을 기울여 준 그것만으로 믿어 버린 것은 성급했는지.



"테에에에에에츄! 테에에에에에츄!"



최대한 사슬을 벌리고 새끼 실장이 외친다.

집에 넣어 달라. 좋은 아이가 되겠다.



"데에에에에스!! 데즈우우우우아아아아!"



부모 실장도 그것을 보며 어떻게든 적어도 집에 넣어 달라며 목청을 높였다.

그것이 먹혔는지 여부를 떠나 느닷없이 남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다만 현관이 아니라 실장석들의 뒤 정원이 있는 쪽이다.



"기다리게 했구나. 집의 준비가 됐어"

"데뎃!?"

"테에스!"



놀란 친실장, 펄쩍 뛰며 기뻐한 것은 새끼 실장.

단순히 겨우 집에 넣어준다고 새끼 실장은 생각한 것이지만

왜 여기에 잡아뒀는지 알 수 없는 부모 실장.



남자가 두마리의 사슬을 대문 쪽에서 빼서 리드처럼 다뤄 유도한다.

그 다음은 역시 정원이다.

현관에 넣어줄 것으로만 알았던 자실장은 끌려 다니면서, 조금씩 미닫이를 보고 있었다.

한번 모퉁이를 돌면 그곳은 트인 공간이다.

연못과 헛간 따위는 없지만 명색뿐인 테두리와 넉장 정도의 공간이 있다.

정원에 도착하고 큰 샷시창이 있는 툇마루 같은 것도 보였다.

새끼 실장은 눈을 빛내고 다가갔지만 역시 사슬에 의해 목을 막힌다.



"자 너희들 집이다"



남자가 이끄는 대로에 당도한 것은 창 정면, 담장 바로 곁에 갖춘 개집이다.

지붕이 평평한 타입의 그것은 새거 같았고, 비를 피하기 위해선지, 블루 시트가 위에서부터 덮고 있었다.



"데스?"



이것? 손가락인지 손인지에서 부모 실장이 가리키고 있다.

싱글벙글 하는 남자.



"텟치텟치이!"



새끼 실장은 지금까지의 골판지 하우스와는 현격한 차이가 있는

개집에 크게 흥분해 커진 팬티를 아랑곳하지 않고 달려갔다.



"데슷!"



부모 실장이 가르킨 것은 창문, 그 안쪽이다. 집이라는 것은 여기이다, 라고.

사육 실장이 되도록 교육을 받아 온 친실장에는 아무리 크고 훌륭하다 해도,

개집을 집이라고는 생각되지는 않았다.



아직 공원에 있을 즈음에 주어지는 것이라면 기꺼이 살겠지만

이미 자신은 사육실장으로서의 자각이 있다.

쉽게 타협은 불가능했다.



하지만 남자는 그런 실장석 주장 따위는 눈에도 보이지 않는 듯

허둥지둥 개집 옆에 붙어 있는 말뚝에 사슬을 걸고 말았다.

새끼 실장은 당장 개집 속으로 들어가 뻬타뻬타 벽을 두드리거나 빨거나 구르거나. 빵콘한 똥색을 바른다.



"텟츄츄,"



기분이 좋은 새끼 실장과는 대조적인 것이 부모 실장이다.



"데뎃스! 데에스!! 데스우아!"



양손을 휘두르는 필사의 항의.

그 머리를 꽉 움켜잡혔다.



"데게에!?"



삐걱삐걱 소리를 내며 삐걱거리는 두개의 비명을 들으며 천천히 부모 실장의 몸이 들려간다.

남자의 눈 높이까지.

짧은 다리를 필사적으로 파닥거리고 화려하게 커진 속옷으로부터 똥이 나온다.



"나는(남자는 손으로 붙든 실장의 눈을 보면서 말했다.) 개를 원한다고 했지?"

"데…… 데즈아..."



부모 실장의 사지에서 힘이 빠져나간다.

남자의 손을 당기고 떼려고 하고있던 팔도 이미 늘어지게 되어 있었다.

그래도 남자는 조르는 손에 힘을 늦추지 않다.



"너희들은 오늘부터 개다. 실장석으로는 키우지 않는다. 확실히 말했던대로다?"

"데갸가가..."



입에서 거품을 뿜기 시작한 부모 실장을 남자는 공중에서 해방한다.

자세를 취하는 것도 없이 빵콘을 쿠션으로 습한 물소리와 함께 땅바닥으로 굴렀다.

그것을 돌아볼리 없는 남자가 현관으로 향했다.

새끼 실장이 고개를 갸우뚱하고 움직이지 않는 부모 실장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사흘이 지나자 실장가족의 모습은 완전히 변해 버린 것이 되어 있었다.

우선 하루 종일 집에 틀어박혀 가만히 앉게 됬다.

처음에는 대우 나쁨을 데스데스 호소하고 있었는데



"개가 데스라고 울다니!"



라며 호소를 들어주기는커녕 제대로 입을 열기조차 허용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부모 실장이 "데스" 하면 주전자의 물을 끼얹거나 목을 옥죄는 등 철저히 교육 받았다.

그래도 구조상 "왈"이라고 할 수 없으니 자연히 말을 하는 것을 포기하게 된다.



새끼 실장에게 남자가 교육의 손길을 대는 경우는 적었지만 새끼 실장이 "테치"라고 할 때마다

부모 실장에 벌을 받기 때문에 부모 실장이 대신해 교육했다.



그것은 절반 화풀이도 포함한 가혹한 것으로 이틀째에서 새끼 실장은 죽을 뻔했다.

간신히 목숨은 건졌지만 이후 두마리 사이에는 큰 틈이 생기고 있다.

또 손이나 무릎에 생긴 찰과상이 도무지 완치되지 않는 것도 하나의 요인이 있었다.



"개가 두발로 걸을까!?"



이 또한 남자에 의해 네 발로 기도록 강요 받고 있었다.

만일 무릎의 상처와 허리 통증을 견디다 못해 일어서면 남자의 가차없는 일격이 날아온다.

무기는 조리용 젓가락이지만, 실장석 상대로는 충분한 위력을 발휘했다.



우선 뒷무릎에 해당하는 부분을 타격해 바닥에 무릎을 꿇게된다.

가는 젓가락의 일섬으로는 지렁이 모양이 되지만

그 아픔에 발버둥치다 곧 목덜미에 충격을 받는다.



적극적으로 나가떨어져 몸을 간신히 양손으로 얼굴을 감쌀 수 있을 때도 있지만 그대로 흙을 씹을 수도 있었다.

어느쪽이던 그 후는 남자의 신발 뒷면이 부모 실장의 얼굴을 짓밟는다.

굴하지 않으려고 전력을 다해 버티는 자세야말로 올바른 개의 모습이라고 남자는 역설한다.

부모 실장이 힘을 다할 때까지 그것은 이어져 어느새 부모 실장은 선다는 행위도 포기했다.



새끼 실장에 대해서는 어떻게도 부모 실장에 따르지 않아, 남자가 무릎을 구워 으깻다.

화상을 입은 부위에 다시 구두를 신겨 목걸이의 앞부분에 추를 걸자 견디지 못하고 고개를 내려뜨린다.

그렇게 부모 새끼는 말하거나 서는 권한도 빼앗겼다.



식사에 관해서는 하루에 두번 반드시 지급된다. 이는 부모 실장에게 유일한 구원이었다.

실장석용으로 맞지않는 마른 타입의 개 먹이.

작은 뼈의 모양을 본뜬 그것은 재미도 없지만 만족감도 없다.

게다가 단단하다. 얼마의 시간동안 침을 포함시켜 불리지 않으면 제대로 먹지도 못한다.

그래도 배는 부르다.



기아의 괴로움을 알고 있는 부모 실장에게 물과 식량이 궁하지 않다는 이유만으로 그럭저럭 버틸 수 있었다.

처음에는 손에 들고 먹자 팔을 꺾는 일도 있었지만, 지금은 개처럼 입으로 먹는 꼴이 되고 있다.

그러나 이 식사를 새끼 실장은 반기지 않았다. 딱딱하다.

새끼 실장의 입에는 좀 큰 데다 상당히 불려야지 안그러면 먹는것 조차도 안 된다.

주어지는 양은 부모 실장의 4분의 1정도이지만 그래도 절반도 먹기 전에

부모 실장이 먼저 먹은 후, 빼앗기는 것이다.



이에 대해 주인 남자에게 항의하려 했으나 상대는 링갈을 갖고오지는 못할망정 "테치"라고 우는 것도 용납하지 않는다.

망설인 끝에 새끼 실장이 선택한 것은 자신의 똥을 먹이에 들어붓는 행위였다.

물만은 얼마든지 마실 수 있는 환경에 있음을 이용해 벌컥벌컥 마시는 물로 수분이 나오도록 조절했다.

그것에 의해서 물을불린 먹이는 부모 실장이 눈살을 찌푸리는 것이 되었고, 또 적당히 게으름을 피우고 먹기 쉽다.

이렇게 새끼 실장은 본의 아니게도 만족할 양의 식사를 하고 있었다.



아침이 아직 완전히 밝아지기 전에 부모 실장은 눈을 뜬다.

막 일어나서 하는 일은 새끼 실장의 먹이 접시에 대변을 보거나

뭔가 쇠사슬을 빼려고 말뚝을 잡아당기거나, 목걸이를 빼기이다.

하지만 서투른 실장석의 팔에 덧없는 힘이 헛되이 시간과 체력을 소비할 뿐이다.

그러는 사이



"어이. 오늘도 헛된 노력이잖아? 산책 갈거야"



남자가 가죽의 리드를 가지고 왔다.

심하게 고개를 흔들고 거절의 뜻을 전하지만

남자는 전혀 마음에 두지 않고 목걸이에 이어진 리드를 잡고 사슬을 푼다.

부모 실장은 잡아당기는 힘에 항거할 수 없이 느릿느릿 기어 나온다.



한편 새끼 실장은 아직 꿈 속.

과거 두번의 산책 도중에 힘이 다해서 끌려 돌아온 뒤 산책을 면제 받고 있는 것이다.

정원은 아직 좋은 돌이 있다고는 하나 주로 흙이다.

아스팔트의 앞에서 부모 실장의 다리가 멈춘다.

멈춰봤자 억지로 끌려간 결과 더 심한 상처를 지는 것은 알고 있었다.

때문에 그것은 한순간의 주저에 지나지 않는다.



한 걸음, 오른쪽 앞발을 내디디면 깔끔거리는 감촉과 동시에 피부에 파고드는 뾰족한 통증.

무심코 내뱉게 되는 목소리를 얼굴을 찌푸리며 참다.

통증이 따른 이동 때문에 그 걸음은 지지부진하다.

남자가 아무리 리드를 끌어도 그것은 변함 없이 걸어서 5m정도의 공원에 도착하는데 3분씩 걸리는 형국이다.

하지만, 고통뿐이라면 실장석은 견뎌 냈다. 실제로 나날이 통증이 누그러지고 있다.

그러나 견딜 수 없는 것은



"데프프프! 데샤샤샤샤!"

"테프프프프!"

"데에스! 데에스!! 데프아!"

"레프? 레후레후!"



공원에 들어선 순간에 지저분한 들실장들이 거리를 두고 둘러쌌다.

그리고 터지는 모멸과 비웃음과 욕설.

말하지 않기 때문에 말대꾸도 없고, 리드가 있어 덤벼 오지도 않는다.

부모 실장은 공원의 실장들에게 좋은 장난감이었다.



물론 보기 흉하고 괴롭히는 이 실장석이 사육 실장임은 들들도 이해하고 있으니, 직접적인 손은 대지 않는다.

그래도 공원을 나올 때까지 내내 달라붙어 부모 실장의 억울한 얼굴을 즐기는 것이었다.

마음에도 몸에도 상처를 입고 산책에서 돌아오면 먹이 그릇에는

새끼 실장이 한 것으로 생각되는 똥이 담겨 있거나 한다.



새끼 실장의 접시도 똥을 싸고 부모 새끼 모두 아침을 거르는 일도 잦아진다.

이렇게 새로운 나날에 입술을 깨물며 지내는 실장 모녀였지만, 가장 마음에 안 드는 것이 아직 있었다.



그것은 새로운 집, 개집의 정면, 인간의 집의 새시 창문 한장을 사이에 둔 곳.

얼마 전까지 자신들이 들어간다고 생각했던 인간의 집안.

한 마리의 대머리 알몸 새끼 실장이 가만히 친실장과  새끼 실장을 보고 있는 것이었다.



"어이, 밥 먹어라?"



남자에게 불려 밖에 살기 시작한 독라는 두마리의 동족에서 눈을 뗐다.



"텟츄웅! 텟치이!"



뛰면서 남자가 늘어놓은 접시를 들여다보고 열심히이다.



"자 어떤 걸 할래?"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새끼 실장은 남자가 열거한 석장의 작은 접시 앞에서 서성이기 시작했다.

갑자기 달라붙거나 하는 짓은 안하도록 훈육되고 있다.

접시의 내용은 콘페이토 2알, 실장 푸드 5알, 사는 구더기 실장 한마리의 3종.

통상의 실장석이라면 이 중에서 선택하라고 하면 콘페이토 이외는 거들떠보지도 않는 것이다.

전부를 원하는 것도 아무런 망설임이 없다.

하지만 독라는 망설이고 있었다고는 하지만 시선의 대부분은 콘페이토에 쏠려 있다.

반대로 구더기 실장에는 관심이 없는 듯했다.



"태챠!"



그리고 새끼 실장은 실장 푸드를 선택했다.

선택한 후에도 콘페이토에는 미련이 가득한 모습이었지만



"이것 말이냐?"

"테치"



남자의 확인에 수긍. 그리고 창가로 종종거리며 달린다.

그곳은 독라의 잠자리와 화장실 따위가 놓여 있는 생활 공간이다.

높이 30cm의 철책의 일부를 이용해 열어 향하는 곳은 한개의 등받이가 달린 의자.

정원해 접해 설치된 그것에 점프해서 타고 팔걸이에 손을 올린다.



"텟츄!"



눈을 감았다.



"그래 그래, 곧 끝나니까"



남자는 새끼 실장 옆에 앉는다.

얼마 전부터 기르기 시작한 개 실장 부모 새끼가 눈썹을 찡그리고 이쪽을 보고 있었다.

새끼쪽은 빵콘한 듯 지면에서 다리가 떠올라 있다.

부모 실장도 이때만은 아기를 끌어안고 떨림을 진정시키려 필사적이다.

그런 두마리에 남자는 피식하고 사랑스럽게, 독라로 향한다.

독라는 눈을 감고 있지만 긴장하고 있는지 귀을 히쿠히쿠, 이쪽의 모습을 살피고 있다.

주머니에서 남자가 꺼낸 것은 다용도 칼이다.

가위의 기능을 꺼내고 독라의 왼손 팔꿈치와 손목에 상당하는 부분의 중간에 댔다.

독라의 몸이 순간 굳어진다.

남자는 가감하면서도 칼끝을 내렸다.



"지이이이이이이이이이츄!"











젖을 짜는것 같은 독라의 절규.

견딜 수 없어서 샌 똥은 대부분 의자에 난 구멍 밑으로 떨어지지만 그 격렬한 기세에 주변에도 흩날린다.

머리를 휘저으며 몸을 젖히고 있지만 남자가 억누르고 있는 왼손만은 요지부동이다.

가위는 독라의 왼손 끝에서 삼 분의 일정도에 박혀 있었다.

마치 뼈라고 말할까 심에 해당되는곳의 위치.

완전히 절단하기는 쉽지만 남자는 그것이 옳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독라의 비명이 어느 정도 가라앉고 통증에 익숙해진 틈을 보아 손 끝을 향해 칼을 슬라이드시켰다.

뼈 주위의 고기를 밀어내는것 같은 움직임.



"테지쥬쥬쥬쥬쥬쥬! 테쟈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츄!"



예쁘게 살이 깎이게 될 정도로 실장석의 신체, 특히 새끼 실장의 몸은 질기지 않는다.

부치부치 살점이 끊어지는 듯한 소리를 내며 최종적으로는 난폭한 반동으로

도중에 칼로 떠넘기는 듯한 셈으로 왼손은 떨어졌다.



"테지기이이이이이이이이이..."



벌써 똥은 다 마르고 물 같은 것이 가끔 나오는 정도.

몸이 끊어졌지만 왠지 독라의 입가는 웃고 있었다.



"좋아, 먹어도 좋아"



남자는 독라의 접시에 실장 푸드를 넣어 준다.

독라의 왼팔이었던 고깃덩어리는 창문을 열고 개 실장들에게 향했다.

부모 새끼는 딱딱하고 이를 울리고 소복하게 달아오른 속옷을 남자에게 향하며 머리부터 하우스에 숨어 있었다.



"텟츄,"



한편 아까까지 괴로운 표정으로 나뒹굴던 독라는 즐겁게 실장 푸드에 붙는다.

왼손이 없는데도 근심도 걱정도 없이 오른손으로만 먹이를 잡아 올려 만족이다.

그런 독라의 모습과 개 실장들의 모습을 번갈아 바라보며 남자는

사료가 되지 못한 구더기 실장의 앞머리를 제쳤다.





그 새끼 실장은 태어난 순간에 모친의 손에 의해 독라가 되었다.

어머니 또한 독라로 온몸에 상처가 끊이지 않았다.

특히 얼굴의 오른쪽 절반의 화상은 너무 심해서 거울을 보일 때마다 그것을 부정하려 애쓴다.

그 상처를 입힌 것은 인간, 지금 독라에게 먹이와 고통을 주고 있는 남자이다.

새끼 실장은 태어나면서 실장석으로서의 삶을 부인했다.

아니, 생물인 것조차 용납되지 않으며 남자의 장난감으로만 존재해 왔다.

그래도 처음부터 호되게 당한 것은 아니었다.



평소에는 독라 부모 새끼도 한장도 안 되는 주어진 공간에서 멍하니 구름을 보든지,

뎃데로게 ~ 텟테로치에 ~ 하며 노래를 불러 보내곤 했다.

때로는 남자가 보는 TV를 훔쳐보거나 일주일에 한번 세면기 한가득의 물로 몸을 씻었다.

기본적으로 남자는 폭력을 행사하지 않았고 갓 태어난 새끼 실장이 화장실을 이해하지 못하고 오줌을 쌌을 때,



"내가 좋다고 말할 때까지 서 있어라"



반나절 직립 부동을 선고한 정도였다.

문제가 있다고 하면 그것은 식사에 관한 것.

남자는 독라 부모 새끼에게 먹이를 제공하는 대신 다양한 고통을 부과했다.

음식은 실장석과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하는 매일의 행사이다.

초밥, 스테이크, 콘페이토를 조르는 것처럼 그리고 바보 같은 양의 배설물을 보듯 실장석이란 먹는 것을 언제나 좋아 한다고해도 괜찮지않은가.

거기에 반드시 따라다니는 고행 때문인지 독라의 어머니는 식사때가 되면 언제나 안절부절 하면서 침착하지 않았다.



"어느 게 좋아?"



꼭 남자는 몇가지 먹이를 제안해 만들었다.

친실장도 먹이에 따라 휘두르는 아픔이 다르다고 알고 있었기 때문에 선택하는 것은 신중하게 된다.

친실장 혼자였으면 통증을 기피하고 아무것도 먹지 않는 것을 선택하는 일도 있었다.

실제로 몇번인가 그것을 실행할 때도 있었다.



하지만 새끼 실장의 존재가 부모 실장에 가시밭길을 가게 한다.

아기의 몫도 부모 실장이 먹이를 받을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성장중의 자식에게는 적어도 제대로 영양을 주고 싶다.

섣불리 가족에 대한 애정을 가져버린 이 친실장은 이윽고 신체의 재생이 따라잡지 못했다.

오른손은 고목처럼 뾰족하고 왼발은 구워 없어져 몸을 관통하는 구멍이 몇개나 열려있다.

새끼 실장은 그런 부모 실장의 상태를 보면서도 탐욕스럽게 먹이를 탐냈다.

부모 실장의 목소리가 제대로 나오지 않고 걷기도 쉽지 않게 되자 새끼 실장이 먹이를 고르게 됐다.

당연히 새끼 실장은 콘페이토만을 계속했다.

먹이 중에서 가장 무거운 학대를 주는 것이 콘페이토.

부모 실장은 내장을 구워 배를 찢기고 다리처럼 메말라 갔다.

생각하면 새끼 실장에게는 이 시기가 가장 행복했다고 하겠다.



"텟츄 ? 웅, 테치테챠"

"……데"



부모 실장이 날로 약해져 가는 것으로, 식사 때 받는 학대와 그 학대 내용을 정한 먹이의 인과 관계를

새끼 실장은 부모가 죽을 때까지 이해하지 못했다.

입을 놀리는 기력마저 없어진 부모의 몫까지 콘페이토를 취하며 그 날을 맞이했다.



"테치이!"



언제나처럼 콘페이토를 요구했다.

그러자 인간은 어머니 쪽에 가지 않고, 새끼 실장을 안아 올리다.

그것까지 자실장의 경험에서 인간에게 안겼다는 것은 목욕의 신호다.

예기치 못한 행사를 예감하고 뛰어오르게 되어 기뻐한 순간.



"태...지?"



복부에 느낀 뜨거움에 눈을 돌리면 콘페이토의 과식으로 볼록하게 부풀어 오른 배에 이쑤시개가 박혀 있었다.



"테지이이이이이!?"



자각하는 동시에 통증을 느끼고 아기 실장은 남자의 손에 탈분했다.

손을 더럽힌 남자는 그것을 의식하는 기색도 없이 가볍게 꺽은 이쑤시개로 천천히 원을 그리기 시작한다.



"치깃!! 치비이이이이이! 테쟈아아아츄아아츄아츄아아!"



서서히 퍼지는 상처에서 녹색과 빨강이 구지구지 베어 나온다.

똥 자루를 째는 바람에 피와 똥이 섞여 상처에서 흘러내린다.



"테짓...쟈……"



새끼 실장의 목소리가 작아지자 남자는 이쑤시개를 뽑는다.

경련하는 새끼 실장을 먹이접시에 재우고 소망하던 콘페이토를 두고 남자는 외면했다.

친실장은 죽고 고행이 아기 실장에게 계승된 것이다.

그리고 새끼 실장은 조금씩 규칙을 이해해 갔다.



실장 푸드의 앞에서 멈춰 서는

(이것은 손 이타이 이타이 테치)

살아있는 구더기 실장을 바라보고는

(구더기쨩은 발 이타이 이타이 테치)

콘페이토에 군침을 흘리고는

(아마아마는 배 이타이 이타이 테치)



동시에 제공되는 양이 항상 같지 않은 일도 알고 있었다.

독라 자실장은 자연스레 그날 가장 양이 많은 것을 선택했다.

그 쪽이 배도 부르게 되고, 상처의 치유도 빠르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이윽고 자실장은 찰나의 아픔에는 몸부림하되 자신의 신체를 훼손하는 것에 저항을 느끼지 않게 되었다.

왜냐하면 아픔 끝에는 꼭 맛있는 밥이 있고 행복이 기다리고 있다.

실장석다운 너무나도 단순한 사고 회로에 의해 새끼 실장은 자신은 행복하다고 자각하고 있었다.



그것을 흔드는 존재가 나타난다.

개로 기르게 된 실장 모녀이다.

우선 새끼 실장을 동요시킨 것은 실장석 이라면 당연하게 갖고 있는 머리와 옷이다.

독라는 쓰레기 이하라고 실컷 남자에게 들어온 새끼 실장이었는데,

새끼 실장에게는 독라는 무엇보다 보통의 것.

머리와 옷이 있는 실장석 따위 본 적도 없었기에 별로 아랑곳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현실을 보면 그것은 다르다.

들실장이라 결코 예쁜 것은 아니지만 새끼 실장의 눈에는 그 부모 아기의 머리와 옷이 너무나도 빛나 보였다.

또 식사.

무엇하나 다치지 않고 먹이에 매달리고 있다.

있을 수 없었다.

독라에게 먹이와 아픔은 불가분이다, 통증의 대가가 먹이였기 때문이다.



"테에..."



정신을 차려 보면 새끼 실장은 가만히 뜰의 두마리를 보고 있음이 많아졌다.

개 엄마 아기는 하루종일 집에서 자고, 대변을 보고 아무것도 하지 않고 먹이를 받는다.

또 똥 처리, 오두막의 간단한 청소까지 인간이 했다.

독라는 스스로 할 일은 모두 맡고 있었는데.



(왜인 테치?)

극치는 목욕이다.



독라역시 일주일에 한번의 목욕은 있다.

잠자리가 되고 있는 손수건의 빨래와 동시지만 따뜻한 물로 몸을 씻을 수 있다.

그것도 모두 새끼 실장 스스로 하는 것이다.

남자는 세면기에 온수를 채우기만 할 뿐.

끝나면"테치"라고 목소리를 내는 것.

하지만 개 모녀는 옷을 입은 채로 남자가 솔로 씻고 있는 것이다.

평소에는 남자를 경계하는 두마리도 이때만은 순종적으로 다가오는 움직임을 보인다.



"테..."



독라는 창문에 달라붙어 그것을 바라본다.

개 새끼 실장이 가끔 흥분하고 "태차"라고 울고,

개 부모 실장이 벌을 받는 장면도 있지만 그것도 독라의 눈에는 장난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어느 날 새끼 실장은 시험 삼아 먹이를 고르지 않고 남자의 바지 자락을 끌었다.



"테치"

"뭐야 밥 필요없는 것인가"

"테치!? 텟치텟치!"

"뭐야 빨리 골라"



남자의 손에 의해 그릇 앞까지 운반되었지만

다시 남자의 발밑까지 달려가 바지 자락을 끈다.

그리고 창밖을 손으로 가리킨다



"테치"



독라는 이상했다.

어째서 밖의 친구는 이타이 이타이지 하지않고 우마우마 할 수 있는 테치?

하지만 남자는 독라의 손을 살며시 풀고, 먹이 그릇을 가지고 일어선다.



"그래, 오늘은 밥 없어도 좋다고"

"테치에! 테치! 텟챠아아아!"

언제나 처럼 독라의 목소리가 남자에게 닿는 일은 없었다.





공원의 산책에서 돌아올 때마다 부모 실장의 얼굴은 질척질척 해졌다.

동족에 조롱을 받고 그것에 대해서 아무것도 응수할 수 없는 억울함. 넘치는 눈물.

그러나 오늘은 그것과 함께 동족에게 비벼진 똥으로 몹시 지저분했다.

남자가 공중 변소에 혼자 들어갔을 때였다.

그것을 노렸던 한마리의 성체 실장이 부모 실장 앞에서 갑자기 속옷을 내리고 똥을 눈다.

틈을 주지 않고 다른 한마리가 뒤에서 다가오면서 부모 실장의 얼굴을 수북하게 생긴 똥의 산으로 떠넘긴 것이다.



아무리 필사적으로 날뛰어봤자 상대가 두 마리라 어떻게 하지도 못하고 어느정도 똥을 먹게 됐다.

동시에 실행한 두마리는 달아나는데 성공했다, 똥을 뒤집어쓴 그 모습을 보고 남자가 분노하기는커녕



"잘 어울리잖아"



하는 멸시의 말까지 받게 되었다.

울 것 같은 감정을 가까스로 억누르고, 귀가해보니

새끼 실장은 한가롭게 땅을 파고 거기에 식수를 넣어 진흙 장난을 하는 중이었다.



짜증내고 소리 내어 꾸짖지도 못하지만 그렇다고 이전처럼 반죽음으로 하자니

남자에게 호되게 문책되어 섣불리 손대는 것도 망설여진다.



이래도 좋은 것인가 하고 친실장은 하루에도 몇 번이나 생각한다.

공원시절에 비하면 분명히 사육 실장이라 해도 무방한 생활을 하고 있다.

그러나 그토록 그리던 이상과는 동떨어진 것도 사실이다.

따뜻한 목욕, 호화로운 식사, 예쁜 옷, 그런 건 이제 요만큼도 보이지 않는다.

차가운 목욕, 조촐한 식사, 군데군데 흐트러진 옷, 비교할 여지도 없이 초라하지만 아마 들실장 시절보다는 좋다.



부모 실장도 포기하고 받아들일 생각은 있었다.

오두막에 들어가서 몸을 구부리면 보이는 것은 정면의 창문.

거기에는 항상있는 독라 자실장이 가만히 이쪽을 보고 있는 것이다.



(왜 독라의 노예가 집안에 있고 고귀한 와타시들이 밖에 있는 데스우!)



독라의 생활권은 창가에 몰려 있어 대부분의 행동이 보이고 있다.

제대로 된 화장실이 있고 부드러울 것 같은 침대가 있고, 조그만한 장난감도 있다.

행복한 생활, 단면을 들여다 보는 친실장에는 그렇게 보였다.



처음에는 개 자실장이 이 독라를 향해 이를 갈며 위협을 하였다.

하지만 며칠이 되기도 전에 새끼 실장은 독라를 없는 것으로 치게 된다.

식사시간의 흉행.



독라의 생활을 완전히 부러워 하지 않는 것은 저것 때문이다.

개 모녀실장이 보기에는 독라는 희희낙락하며 남자의 가혹한 행위를 받아들이고 있다.

유리를 통해 더욱 귀에 남는 외침은 개 어미 새끼를 떨게 하는데 충분했다.

그러나 그 이후 행복한 얼굴로 맛있게 먹이를 먹고 있는 모습은 친실장을 혼란시켰다.

자신이 그런 일을 하게 되면 더 보기 흉하게 구르며 먹이 따위는 안중에도 없을 것이다.

그토록 저 음식이 맛있는 것일까?



(아니면 사실 상처가 별로 아프지 않은 데스우?)



그럴 리는 없다고 머리를 흔든다.

부모 실장은 과거에 한번 오른손을 먹기 위해 물어뜯은 경험이 있다. 그 아픔은 계속 기억했다.



(그렇지만.. 맛있어 보이는 데스우……콘페이토 먹고싶은 데스우...)



행복한 독라의 얼굴을 볼 때 조금씩 부모 실장의 마음이 흔들려 갔다.





남자는 독라의 태도에 신경이 쓰이고 있었다.

자신에게 없는 것을 갖고 있는 신참에 선망의 눈길을 돌리고, 자신의 상식과는 다른 대응을 취해 당황하고 있다.

그 증거로 처음으로 독라는 먹이를 먹지않기로 선택했다.

아픔을 동반하지 않아도 먹이를 받을 것으로 기대한 것이 틀림 없다.

남자는 그것을 알면서도 "먹이를 고르지 않는다면 먹이를 거른다" 라는 규정에 따라 대응했다.

목욕도 그렇다.



평소 같으면 혼자서 묵묵히 몸을 씻는데 "테치테치" 하고 남자를 목욕탕까지 끌어들인다.

개 실장의 모친과 새끼를 씻겨주고 있으니까 자신도 씻겨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보다 효과가 나오고 있을까)



남자는 고민하고 있었다. 왜냐면 독라는 남자의 학대를 기꺼이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미움없는 학대 따위는 정말로 재미없었다.



빨리 죽여버리자고 생각했는데 그 전에 개라도 키우고

그 개를 철저하게 귀여워하는 것으로 정신적으로 닦달하자 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개는 그렇게 싸지가 않아서 쇼핑도 못하고 난감한 곳에서 앞의 친-새끼 실장이 나타난다.

일단 시험 삼아 시도해 보았지만 꽤 재밌는 반응을 보이는 것이다.

개 실장도 자꾸 독라의 생활이 궁금한 듯 자신의 밥과 독라의 식사 모습을 비교하거나

산책을 나가기 전에 섭섭한 듯이 독라를 째려본다.



그러나 역시 식사때의 학대는 두려운지, 그 이상 무슨 의사를 보이는 것은 없었다.

개처럼 실장석을 다루기 때문에 잠시 시간이 걸리는 것은 어려웠지만 지금은 아주 만족한다.

서로의 잔디가 파랗게 보이고 있는 상태.

한 장의 유리를 끼고 가만히 시선이 엇갈린다.

잠시동안 그런 날이 이어졌다.





계기는 개 자실장의 죽음이었다.

상당히 몸도 커지자 산책을 할 때 공원까지 개 새끼 실장도 끌려 갔다.

물론 친실장도 마찬가지이다.

거기서 들실장들의 세례를 받았다.

끊임없이 귀에 닿는 웃음 소리 던질 수 있는 똥.

남자는 아무것도 하지도 않고 천천히 두마리를 데리고 공원을 걷지만.

친실장이 어떻게든 아기 실장을 비호하지만 중과부적이었다.

남자의 존재가 직접적인 위해를 미치는 것을 제지하고는 있어도 그것은 어디까지나 남자가 있는 동안이다.

공원에는 산책길이 있고, 간격에서 여러개의 벤치가 놓여 있었다.

그 하나에 남자는 리드를 매고



"좀 음료수 사 올게"



일부러 들실장들에게 들리는 목소리로 말하고 얼른 가 버렸다. 물론 일부러다.

남자로서는 이 전의 똥 사건 같은 꼴을 당하면 좋다고 생각한 것이었지만 현실은 더 대단한 것이었다.

캔 커피를 손에 들고 돌아온 남자가 본 것은 목줄을 입은 독라의 성체 실장이

그 옆에서 무리 들실장들에게 울면서 덤벼드는 광경이었다.

가볍게 숨을 토하는 남자는 가까운 나뭇가지를 집는다.

다가가자 이쪽을 깨달은 독라이 "데에에에스! 데에에스!"라고 외치며 무리의 중심을 가르켰다.

남자는 손에 든 가지를 양손으로 힘껏 옆으로 쳐낸다.



"데뿌루우!"

"데가아아아아!?"



기성을 올리며 산산조각이 되는 들실장들.

통증과 무엇이 일어났는지 모르는 두려움에 빵콘하는 그들을 남자는 한마리도 남김없이 깔아뭉갰다.

모든것을 구제하고 돌아보자 들실장이 있던 주변에 남아 있던

적록의 얼룩 위에서 독라가 푹 엎드려 목놓아 울고 있었다.

개 새끼 실장은 먹혀 버린듯 했다.



과연 남자도 이때만은 개 흉내를 강요하지 않고 벤치에 앉아 커피를 마시면서 가만히 기다린다.

이윽고 독라... 개 친실장이 남자에게 돌아서 데스데스 호소하듯 양손을 휘두르며 돌진해 왔다.

그것을 굳이 피하지 않고, 남자는 리드를 가지고 맞아가며 귀가했다.

집에 가서도 친실장의 규탄은 끝이 없었고 남자도 그것을 탓하지 않는다.

부모 실장이 지칠 때까지 하게 했다.

그리고 털썩 엉덩방아를 찧은 친실장에게 남자는 묻는다.



"저 녀석의 생활은 알고 있을텐데?"

저 녀석이란 독라 자실장의 것.



"...데스"

" 그래도 너는 안에서 살고 싶어? 지금 이대로가 좋을까? 아니면 공원에 돌아갈래?"

"데..."



이는 남자 나름의 친실장에 대한 속죄이다.

얕보는 생각이었다고는 하나 새끼를 죽여 버린 것에 대한.

그것은 그의 실수에 대한 자신의 뉘우침이기도 하다.

부모 실장은 좌절했다. 아픈 생각하고 싶지 않다, 그렇지만 이제 독라가 되어 버렸고 새끼도 없다.

공원의 들실장에 의한 해코지는 날로 커져 갔다.

이대로는 자신도 죽어 뜯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현실은 과격한 들은 남자가 구제했으니 잠시동안은 무사하겠지만, 친실장은 불안을 떨칠 수 없다.



"데스!"



뜻을 결정한 부모 실장은 새시 창문 끝을 가르켰다.

독라 자실장이 신기한 듯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었다.







"데기이이이이아아쥬아아아쥬아아!! !데쟈아아아아아아쥬아아아!"



부모 실장의 외침은 호쾌하다.

복부에 두개의 철심이 박혀 있으며, 그 말단에는 전극이 달려 있다.

전류 공격이다.

내장에 직접 닿는 온몸을 찌르는 듯한 통증이 그치지 않고 계속되고 있었다.

콘페이토를 선택했기 때문이다.

그 소리가 시끄러운듯 미간에 주름을 잡은 독라 자실장은 왼손으로 구더기 실장을 프니프니 하면서,

오른손으로는 한마리의 구더기 실장의 머리를 뽑아내고 있다.

똥을 빼고 먹기 쉽게 하기 위해서이다.



오래 오래 친실장의 목소리가 계속되고 목이 쉬어 사라질 무렵에

새끼 실장은 마지막 구더기의 내장을 훌쩍거리며, 식사를 마친 상태였다.

찌그러진 오른쪽 다리를 절룩이며 창가에 향한다.

그곳엔 이제는 아무도 살지 않는 개집이 덩그러니 놓여 있다.



"테에..."

"왜 그래?"



황혼이 비추는 새끼 실장의 등에 뭔가를 느꼈는지 보기 드문 남자가 말을 걸었다.



"테치이?"



개집을 가리키고 고개를 갸웃거린다.



"아, 지금은 이제 아무도 없어."

"테치"

"외롭다는거냐?"

"테에? 테치테챠, 텟치-"



포스포스 힘없게 유리를 두드리는 것을 보고 남자는 문득 새시 창문을 열어 봤다.

그러자 독라 자실장은 발면서도 약삭빠르게 뛰어나가 툇마루에서 정원으로 손을 걸어 내려갔다.

그리고 개집으로 기어들어가면



"태 차!!"



네 손발로 울었다.

새끼 실장은 계속 마음에 걸렸던 것이다. 그 통증이 없는 식사가 어떤 것인가.

이 정원에서 보는 풍경은 어떤 것인가.

바깥 세계는 어떻게 되어있나.

누군가에 몸을 씻겨지는 것은 어떤 느낌?



"그래..그래, 그럼 오늘부터 너는 이쪽이다?"

"텟치이!"



그리고 독라 새끼 실장의 개 새끼 실장으로서의 나날이 시작됐다.

하지만 새끼 실장은 모른다.

한여름의 햇빛의 강함과 무더위도.

겨울의 찌르는 듯한 공기의 차가움도.

새끼 실장으로는 몸이 얼마나 약하고 밖에는 위험이 넘치고 있는 것도.

들실장의 사나움도, 사육실장의 버릇없음도.

독라가 어떤 의미를 갖는지조차 알지 않는다.

그리고 지금 친근하게 말을 거는 남자가 얼마나 잔혹한지도.





친실장은 조심조심 묻는다.



"데 에...뎃스! 데에승!"



TV에 비친 꽃을 달려가 배를 만져 보였다.



"뭐야 자를 원하는 거야?"

"데스! 데스우..."



죽은 새끼가 잊혀지지 않은 것이다.

실내에 사육 되어 처음엔 독라 자실장이 있었기 때문에 외로움도 없었는대 지금은 먼 유리문 너머.

식사때 마다 받는 아픔에도 익숙해졌을 무렵, 문득 새끼가 갖고싶은 것이다.



"좋아. 해봐,"



남자는 너무나 선뜻 친실장의 눈을 녹색으로 칠해 주었다.



"뎃?... 뎃스!!"



갑작스런 행위에 놀랐지만 곧 배에 느끼는 이물감에 부모 실장은 임신을 깨닫고 기뻐했다.

뎃데로게 뎃데로게 하고 빨리도 태교의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 실장에 남자가 상냥하게 말했다.



"어이, 그러면 의자에 앉아"

"데?"



의자에 앉는다.

그것은 먹이 앞의 대가로 통증을 받을 준비이다.

그것을 왜 지금 필요로 하는가.



"데스우?"



이제 밥인가라고 물어 본다.

그러나 남자는 부모 실장의 말뜻을 아는지 고개를 가로젓고,



"지금부터 얼굴을 태우니까"



아이를 낳는 대신 남자가 인두를 난로에서 굽고 있었다.



"데에스? 데슷! 데슷!"



친실장은 온몸으로 거부의 뜻을 나타낸다.

평소에는 하지 않는 배설물까지 누설하며 더 이상 없는 싫다고 하는 어필이다.

하지만 인간의 힘에 당해 낼 수는 없고 의자에 억지로 묶이자,



"자, 제대로 참아보자."

"데갸아아즈아아아쥬아아즈아아쥬아아즈아아아즈아아아아아아!"



억지로 부릅뜬 눈에는 새빨갛게 달아오른 쇠 덩어리가 천천히 다가오는 것이 보인다.

독라 새끼 실장은 누워서 귀를 막았다.

집안에서 들리는 비명을 피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낮에 처음 공원으로 산책을 간 일을 생각하지 않도록 해 주는 것이다.



(데프프프! 이놈 망설임 없이 똥을 먹는 데에스!)

(태 차-!! 엉뚱한 사육 실장님 테치이!)

(보면 안 되는 데스우. 식분증이 감염되는 데스우. 데푸푸)

(레후우... 구더기 쨩도 똥 맛있다 말 하고 싶은 레후우)



"테에...테아아……"



공원에서 역시 들실장들에게 둘러싸였다.

과거 들실장 학살에 대해서는 남자의 소행이라고 공원에서는 알려져 있었다.

그래도 눈앞을 네발로 기듯이 걷는 독라 자실장이 있게 되면 흥미는 끝이 없다.

처음엔 단순히 욕설을 퍼부자고 하고 있었는데, 흥분해 버린 것 같은 한마리의 새끼 실장이

천천히 달려가 독라를 발길질 했다.

순간 실장석들 사이에서 긴장으로 공기가 팽팽하다.

허둥지둥 자기 새끼를 안고 물러나는 개체도 있다.



"응?"

"테에?"



그러나 독라에게 그저 자실장의 발 차기 따위는 통증조차 되지 않는다.

남자도 독라도 아무 말도 하지 않아서 신났는지 새끼 실장은 더욱더 차거나 때리기를 반복했다.

그러자 독라도 수십발이나 맞고는 견디지 못하고 머리를 싸매고 거북처럼 동그래질 수밖에 없었다.

다른 성체 실장들도 참가하려고 발을 내디딘 것이지만

처음 시도한 한마리가 남자에게 발로 차여 움직이지 못하게 된 것을 보고 움직임을 멈춘다.

독라에게 맹위를 떨치고 있는 새끼 실장만이 그것을 알지 못한다.



이윽고 지친 것일까, 가쁜 숨을 몰아쉬는 새끼 실장이 마지막이 잽싸게 바지를 끌어내려 독라의 눈앞에 똥을 쌋다.

통증이 그친 독라가 얼굴을 들면 눈 앞에는 녹색의 산.

견디기 어려운 악취를 뿜는것을 알지만 독라는 왠지 음식이라고 인식했다.



(이타이 이타이 끝난 테치? 이게 밥 테치?)



독라에게는 통증과 먹이는 하나의 관계이다.

통증이 끝나면 식사가 온다.

그 지금까지의 생활에 무의식적으로 대변에 손을 대고 입에 넣는다.



"테베에츄!"



너무나 악취가 나서 뱉어 냈다

그런데 갑자기 주위에서 웃음이 일어났다.

똥을 먹었다.

부끄러운줄 모른다.

그리고 가장 힘든 한마디가 온다.



"너 이제부터 밥은 똥이 잘 어울릴지도.."



남자도 웃고 있었다.

거기서 어떻게 돌아왔는지도 모른다.

손도 무릎도 구즈구즈 까지고 아직도 피가 멈추지 않지만 그런 것도 개의치 않는다.

오두막 밖에는 먹이가 있었다.

오늘 아침은 기꺼이 입에 대고 있었는데 이제는 먹을 마음이 들지 않았다.

어슬렁어슬렁 나가서 입을 대는 순간, 다시 웃음 거리가 될 것이 아닌가.

그런 일은 없다고 생각해도 이제 어쩔 도리가 없다.



"테지이……"



숨막힐 듯한 여름 공기가 아기 실장의 몸에 달라붙었다.

흥건하게 땀에 절은 피부가 삐질삐질.

지금까지 계속 실내에서 살고 있었기 때문에 피부가 약한 새끼 실장은 자외선에 의한 가벼운 화상을 입고 있었다.

또 에어컨이 없는 환경에 있던적이 없기 때문에 현저하게

땀을 배출하는 작용이 무디어 진 새끼 실장의 몸은 강한 열을 가지고 있었다.

그게 다시 햇볕에 통증을 증대시켜 거동할 힘도 빼앗아 간다.

물을 마시고 싶다.

이미 다 마셔서 빈 물통을 본다.

방 안에 있을 때는 목이 마른 적이 없다.



"츄우우우......아아아"



복통을 불러일으켜 움직일수가 없고 그대로 똥을 누설했다.

순간 개집 안에 악취가 자욱해진다.



"테크……텍..."



두번 가볍게 기침을 하자 독라의 의식은 천천히 멀어져 갔다.

바라면 깨어났을 때는 저 안으로 돌아가길.

그리운 불빛을 바라보며 새끼 실장은 눈을 감는다.

귓속에서 누군가가 웃는 목소리가 울리고 있었다.

그것도 이윽고 닿지 않는다.

새끼 실장은 잠이 들었다.



-끝









 이번에도 대패질 하느라 힘든 데스우

댓글 2개:

  1. 닌겐상의 은혜에 감사할 줄 모르는 데스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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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내용은 긴데 별로 재미는 없는 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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