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지나간 계절

아오이는 언제나 손질이 되어있는 대나무 울타리에 함석판을 세웠다.

옆에는 마스터의 부친이 길이 1미터 정도의 함석판에 뚫린 구멍에 밧줄을 넣어서 울타리의 대나무에 고정하고 있다.

「얼마 안 남았으니까 힘내라 아오이」
「보쿠」

얼마 안있어 함석판의 성벽이 집 주위를 둘러싸게 되고, 담장의 틈새가 있는 부분은 완전히 막히게 되었다.


「수고했어 아오이. 일요일은 힘써 일해야 할테니까 오늘은 일찍 쉬도록 해」
「보쿠ー」

번식기인 봄이 지난 시기, 거리에는 많은 들실장이 보이게 되었다.

애호파의 힘이 강하지 않은 거리에서는, 이 시기가 되면 너무 늘어난 들실장을 토벌하기 위하여 지자체 등에서 구제작전을 행하는 일도 많다.

여유가 있는 동네라면 실장구제회사에 의뢰하는 경우도 있지만, 애석하게도 이곳의 지자체는 그렇게까지 유복하지않다.

각성수실장이나 실장씨 등의 위험한 개체가 확인된다면 다른 이야기겠지만, 다행히도 수가 많을 뿐인 그냥 실장석만이 있다.

이 지자체에서는 작년과 마찬가지로 청년단과 유지들에 의한 실장석 구제작전을 행하기로 결정했다.

실장석에 의한 피해는 그 지역에 사는 사람 전체가 공유하는 것이기에 의외로 유지들의 단합도 좋았고, 이 집의 가장인 아버지도 아오이와 함께 참가한다.

내일인 일요일은 그 결행일. 오늘은 거기에 대비한 사전준비인 것이다.

결행일.

그것은 아오이가 보통은 정원 다듬기 정도밖에 사용하지 않는 가위를, 본래의 의미대로 사용하는 날이다.





일요일.

다수의 남자들과 휴일근무하는 지역의 담당공무원, 극소수의 사육실장(창, 홍, 금)이 동사무소에 집합한다.

평소에는 정원작업 외에는 내놓지 않는 가위를 안은 아오이는, 마스터의 부친의 옆에서 직원의 인사와 설명을 듣고있다.

얼마 전까지 이렇게 모여있다보면 게거품을 물며 구제에 반대하러 오던 애호파들의 모습은 완전히 보이지않는다.

대개는 그 아끼던 실장석에게 가열찬 한방을 먹은 후 학대파로 전향하거나 사육이 용이하고 사랑스러운 신종인 실취석으로 옮겨갔다.

지금도 실장석을 키우는 사람은 많지만, 대개는 오래가지않고 금방 내다버리거나 죽이거나 하는 결말이다.

「그러면 4팀은 4번지의 구제를 부탁합니다」

아오이들이 담당한 장소는 자택의 주변이었다.

역시 자택이 있는 지역을 돌리는 편이 구제에도 정성이 들어간다는 행정측의 배치이다.

어찌되었든 실장석은 소수라도 살아남기만 하면 단기간에 늘어난다. 늘어난 실장석은 쓰레기장을 뒤지고, 인가에 침입하고, 똥피해가 발생한다.

자신과 가족이 안심하고 살 수 있기 위해서, 힘을 다해서 구제할수밖에 없다. 특히 자택의 주변이라면 말할것도 없다.


4번지는 보통때보다 인기척이 적고 활기도 별로 느껴지지 않는다.

대신에 쫓기는 실장석이 들어가지않도록 집집마다 문이 닫혀있고, 집 주위의 수로가 보강되어 있다.

오전부터 오후에 걸쳐, 지역일대의 실장석구제가 행해지는 동안 마을은 조용하게 되겠지.

「그러면, 제1아동공원을 구제한 후 녀석들이 보인다는 보고가 있던 공터와 주변을 순회탐색합니다.」

조정역할의 남성(고등학교의 교감선생님)이 공무원에게서 받은 4번지의 확대지도를 들고, 남자들에게 지시를 내리기 시작한다.

아오이는 면장갑을 끼고 진압용 나무봉을 든 마스터의 부친 옆에 서서 제1아동공원으로 향한다.

「나는 말이다, 이런거 별로 좋아하지않는데. 아오이, 넌 어떠냐?」

아오이는 마스터의 부친에게서 온 질문에 잠시 생각한 뒤 링갈을 통해서 대답한다.

『딱히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익숙해져 있다보니 구제를 하는 데에 저항은 없습니다』

잠시 멈춘 후, 대답을 계속했다.

『보쿠는 실창석이니까요』
「그런가……뭐, 후딱 해치우고 집으로 돌아가자꾸나」

아오이는 공원쪽을 본다.

인간들의 추태와 환성과 함께, 실장석들의 비명과 매도가 들려온다.

선행했던 구제반이 먼저 시작한 모양이다.




공원 안을 빠르게 둘러보면서, 아오이는 차례차례 만나는 실장석을 구제해간다.

「레치치ー레벳」

이쪽에 등을 돌리고 도망치는 엄지실장의 후두부를 가위의 등으로 후려친다.

두개골의 강도가 메추리알과 비슷한 정도밖에 안되는 엄지는 양눈이 시신경이 붙은 채로 앞으로 튀어나오고, 비어버린 눈구멍에서 뇌수와 그 외의 것들이 흘러나온다.

아오이는 구더기와 엄지, 자실장에는 칼날을 쓰지않고 구타로 살상하고 있다. 이렇게 하는 쪽이 나중의 손질도 편하고, 날카로움이 무뎌지는 것도 늦출수 있다.

무엇보다, 일부러 칼을 써서 주변을 더럽히면서 죽이는 것보다 때려서 죽이는 쪽이, 뒷처리가 편하다.

무너져내린 엄지의 죽음을 확인할것도 없이 흐르는듯한 동작으로 이동하며 세마리의 자실장을 데리고 도망치는 성체의 다리를 노린다.

필사적으로 움직이는 짧은 발을 후려치자 친실장은 앞으로 엎어진다.

쓰러진 친실장에 대해 세마리의 새끼는 각각 다른 리액션을 보인다.

선두에 있던 자실장은  넘어지던 친실장에 받혀서, 결과적으로는 함께 쓰러져버렸다.

두번째의 자실장은 서서 멈출수는 있었지만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는건지 큰소리를 내면서 쓰러진 어미에게 매달렸다.

세번째의 자실장은 소리지르면서도 어미와 자매를 우회해서 그대로 달려나가려고 했다.

일련의 리액션을 본 아오이는 냉정하게 우선순위를 세우고 행동한다.

이 일가 중에서 도주를 계속하는 것이 가능한 것은 세번째의 자실장. 일단 이녀석을 처리하자.

본석(≒본인)으로서는 전속력으로 도망칠 생각이었겠지만, 결국은 실장석. 그것도 자실장이다.

약아빠지게도 어미와 자매를 버리고 도망치려고 한건 정답이겠지만, 느려터진 주제에 「텟치, 텟치」하면서 울어서야 의미가 없다.

하지만 가까이에는 덤불도 있다. 덤불 안에 도망쳐들어가면 조금 힘들어진다.

재빠른 움직임으로 금방 따라잡은 아오이는 가위로 세번째였던 자실장의 등을 가볍게 찌른다.

「테짓」

싱겁게 쓰러진 자실장의 목에 휘둘러진 가위의 칼날이 내려쳐진다.

으직 하는 둔한 소리와 함께, 자실장의 목이 있을수 없는 방향으로 휘어버린다.

뒤에 있는 아오이를 올려다보는 둥근 오드아이의 동공이 이 이상 커질수 없을 정도로 개방되고, 언청이입에서 튀어나온 더러운 혀가 부들부들 하면서 떨면서 움직인다.

뿌직뿌직 하는 불유쾌한 소리와 함께 팬티가 묵직하게 부풀고, 전신이 경직된 자실장이 두번다시 일어나는 일은 없었다.

일단은 한마리. 머리속으로 카운트하면서 구제하기 위한 움직임을 계속한다.

「데챠아아아아아아……지이!?」

어미쪽에서 일어나려고 허우적거리고 있는 첫번째 자실장의 목에 방금과 마찬가지로 예리한 일격을 넣는다.

단번에 목의 뼈가 으스러지고, 자실장은 똥을 흘리면서 경직할 뿐인 고깃덩어리가 된다.

「테, 챠아아아, 댜아아아아아치보!!」

아직도 일어나지 못하는 어미에게 매달려 피눈물을 흘리면서 외치는 두번째의 두부가 날아든 칼날에 의해 움푹 파인다.

귀와 코, 입에서 두개골의 내용물이 혈액과 함께 흘러나오고, 데에데에 울면서 필사적으로 일어서려고 하는 친실장의 등에 스며든다.

이걸로 새끼는 모두 처리했다. 아오이는 친실장이 이 이상 무용한 시도를 계속하지 않도록, 허리 부분에 칼날을 내려쳤다.

「데갸아아아아아아아!!」

등뼈가 부러지고, 친실장이 일어날수 없게된다.

아오이는 고개를 흔들며 피눈물을 흘리고 절규하는 친실장의 머리를 밟아 고정하고, 후두부에 가위의 끝을 찔러넣는다.

「보쿠…………보쿠!」
「데뱟!」

힘을 주어 찔러넣으니 끝이 두피를 찢고 두개골을 부수면서 머리에 매몰된다.

그대로 수센티미터 칼날을 넣고, 가위의 경첩을 열어 친실장의 두개를 뜯어 벌린다.

「데비, 뎃, 뎃, 데뎃!!」
「보쿠」

엉망진창이 된 뇌 안에 탄력성이 있는 녹색의 돌을 발견한 아오이는 그것을 칼날과 칼날 사이에 끼운다.

실장석에게 의식이 있다면 엄청나게 날뛸테지만, 두개골이 개방되었기에 데ー데ー하며 울 뿐.

「보쿠우!」
「데!」

경첩을 닫음과 동시에 파킨 하는 소리가 울린다.

친실장은 전율하는 것처럼 경직하고 움직이지 않게되었다.

아오이는 칼날에 묻은 피를 친실장의 옷으로 대충 닦는다.

쉴 틈도 없이, 눈 가는 대로 골판지하우스를 덮치고, 도망치는 실장석들을 무차별로 사냥한다.

구제하는 동안, 아오이 안에 분노와 미움, 희열 등의 마이너스의 감정은 없다.

그저 단순하게 반복적으로 가위를 휘둘러 시야에 들어온 실장석을 제거해간다.

이런 작업이 있었기에 자신의 마스터와 가족이 빈번하게 실장석에 고생하는 일 없이 생활을 할수있으니까.

자신이 심혈을 기울여 손질한 정원이 더럽혀지거나 망쳐지거나 하는 일도 없어지니까.

무엇보다도 자신의 마스터에게, 그 생물에 관련되는 불쾌한 체험을 하게 하고싶지 않다.

「지이!」

한순간 힘이 너무 들어갔는지 가위의 끝이 목을 쳐 날린 중실장의 옆에서 목숨구걸을 하고있던 자실장의 목젖을 베어버린다.

목소리를 내는 대신에 피거품을 내뿜는 그녀석을, 옆에 있던 골판지하우스의 입구에 차넣는다.

「데슷」
「「챠ー!」」
「뱌아아!?」

차넣은 자실장에게 철퍽 하는 소리와 함께 대량의 똥이 쏟아진다.

아무래도 골판지 안을 엿보려고 하는 구제자의 얼굴이나 손에 똥을 던지려고 매복하고있었던 모양이다.

하지만 아오이에게는 이미 예상한 바였다. 녀석들은 주변에 악의와 잡음을 너무 흘린다. 덕분에 성공할 매복도 성공하지 못한다.

「보쿠!」
「데, 데호, 고보오!!」

골판지 너머로 몇번이고 찌르기를 반복한다.

다섯번 찌르자 세번 손에 느낌이 있었다. 저쪽에 무언가가 쓰러지는 소리가 들려옴과 동시에, 찢어지는 비명과 함께 두마리의 자실장이 출입구에서 뛰쳐나왔다.

「보쿠」
「테챠아아아아아아치벳!!」

등에서 후두부에의 일섬. 머리의 부피가 3할은 줄어들고, 자실장은 앞으로 엎어지며 쓰러졌다.

「테치테치이, 테치, 테츙ー테츙ー……♪ 테히이쵸밧!?」

또 한마리쪽을 보니 잔뜩 겁먹은채로 아오이를 향해 다리를 벌리고 목숨구걸을 하고있다.

갑작스런 판단으로는 그럭저럭이지만, 여러가지 의미로 착각을 하고있다.

어쨌거나 아오이에게 직스의 취미는 없기에 대답 대신에 머리를 꿰뚫어주었다.

애초에 기계적으로 실장석을 사냥하도록 훈련된 그녀들에게, 목숨구걸따위는 무의미한 것이다.




그렇게 몇십분이나 사냥을 하고있으니 공원이 조용해진다.

아침까지는 봄의 번식기를 지나 가족을 구성한 실장석들이 공원을 완전히 점거하고 있었다.

데스데스테치테치 울면서 방약무인하게 돌아다니며 쓰레기장에 모여들거나 동족을 습격하거나 하고있었다.

그랬던것이 지금은 사체의 산을 이루고 처리도 선별도 없이 실장회수봉투에 던져진다.

가끔씩 빈사상태로 신음하는 녀석도 있지만, 코로리를 입에 찔러주거나 목을 꺾는 등 용서없이 확인사살을 한다.

가족별로 한다든가 하는것도 신경쓰지않고 채워나간다. 어느녀석도 비슷한 얼굴이라 구분도 가지않는데다 『쓰레기』에 배려 따위는 일절 필요하지않다.

「공원의 구제는 끝났습니다. 그러면 순회하는 쪽으로 가서 다시한번 부탁드립니다ー」

순회해온 관공서 소형트럭의 짐칸에 빵빵하게 채워진 열봉지 가까운 실장회수봉투와 접혀진 골판지를 실으면 공원의 구제는 완료이다.

반장에게서 캔커피와 페트병의 차를 받아든 남자들이 신나서 잡담하며 조용해진 공원을 나선다.

「보쿠」
「오, 아오이. 올해도 가는거냐?」
「보쿠우」
「아아, 알았다. 뭐, 이 주변은 공원 이외에는 녀석들이 별로 살지않으니까. 네가 없어도 문제는 없겠지」

마스터의 부친은 끄덕이고, 다른 남자들과 함께 순회루트 쪽으로 떠난다.

공원에 남은것은 아오이 한마리 뿐.

「보쿠우……」

가위에 묻은 피와 기름기도 완전히 닦아냈다.

휴식은 관공서에서 회수작업을 할때 취했다.

가진 실장회수봉투는 한장 뿐이지만, 매년의 평균적인 수를 생각해보면 충분하겠지.

이쪽의 『작업』을 개시하는 데에 문제는 없다.

「……」

올려다본 하늘에는 구름이 끼기 시작했다.

아오이는 입을 굳게 닫고 조용히 달려나갔다.






「……」

덤불 안에 은폐된 골판지하우스를 발견한 아오이는 소리를 내는 대신 가볍게 한숨을 쉬었다.

아오이는 여태까지 세 채의 숨겨진 집을 찾았고 세마리의 성체실장과 일곱마리의 자실장을 제거했다.

이녀석도 저녀석도 꽤나 신경쓴 은폐방법과 장소를 가지고있었다.

특히 두번째 집에서는 희미한 똥의 냄새가 새어나오지 않았더라면 못찾고 지나갔을지도 모른다.



사냥된 그녀들의 최후도 일반적인 들실장에 비하면 충분히 훌륭한 것이었다.

첫 집은 어미는 새끼를, 언니는 동생을 마지막까지 감쌌다.

두번째 집은 어미도 새끼도 한발짝도 도망치지않고, 못이 박힌 각목과 유리조각을 두른 나뭇가지로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단결해서 저항했다.

세번째 집은 어미가 죽음을 각오하고 돌진해오는 동안 뒤에서 자실장들이 질서정연하게 탈출하려고 하였다.

흔하게 보이듯이 어미를 버리고 자신만 살아남으려고 하는게 아니라는 것은 명백했다.

아오이가 친실장의 돌진을 재빠르게 피하고, 덤불로 들어가려는 자실장들을 섬멸할때에 친실장이 내뱉는 절망에 찬 외침은 허위가 아니었다.

그녀들의 모습은 어설픈 학대파나 선데이 구제파라면 당혹과 망설임을 보일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아오이는 습격하면서 한숨을 쉬면서도 망설임을 보이거나 정을 준다거나 하지는 않았다.

피눈물을 흘리면서 필사적인 저항을 행하는 자실장과, 빈사상태로 「자는 살려달라」고 애원하는 어미를 죽일 때에도 티끌만한 주저도 없었다.


아오이는 상대가 들실장이라면 똑똑하고 선량하더라도 용서가 없다.

똑똑한 들실장이라면 더더욱 철저하게 몰아붙이고, 반드시 구제하라고 브리더에게 교육받았다.

그녀들의 그러한 존재야말로 들실장 안에서도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라고 몇번이고 반복해서 가르침받았다.

바보이고 어리석은 실장석이라면 대책도 구제도 쉽지만, 똑똑하고 선량하면 수단이 좋아서 도망치는것도 숨는것도 교묘하다.

그리고 그런 개체에서 교활한 놈이 태어난다면 어찌되겠는가.

가능성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실장석이란 인간보다 훨씬 악한 성품을 내포한 생물이다.

선량한 개체에서 태어나는 새끼에도 반드시 분충이 섞인다.

그 분충이 어미의 지성을 이어받는 경우, 인간에게 다대한 피해를 끼치는 답이 없는 존재가 태어나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런 존재가 태어나기 전에, 근본부터 끊어버리는 것이 제일 좋다.

그것을 인간 대신 행하는것이, 인간에게 키워지는 실창석의 역할이자 존재의의이다.

그렇게, 브리더에게 아오이는 가르쳤다.

아오이는 애완용으로 판매되었지만, 일련의 실장구제훈련도 받았다.

녹색의 해수害獣로부터 어린아이를 보호해줄 존재가 있으면 좋겠다는 것이, 조부가 손주에게 그녀를 준 이유의 하나였다.

아오이는 모범적인 사육실장이다.

『사육실장의 존재의의를 실천하는것』으로 자신의 삶을 찾아나가고있다.

아오이는 주인을 위하는 이상적인 실장이다.

『주인을 위해서 이상적인 환경을 만들기위해』 전력을 다한다.


아오이는 우직할정도로 『바람직한 실창석』이었다.


「……」
「데, 데아아아아, 데, 데샤아아아아아……」

아오이는 말없이 친실장의 가슴을 찔렀다.

입에서 피거품을 뿜으며, 자실장을 감싼 친실장은 마루에 채워놓은 신문지 위에 쓰러진다.

어미에게 감싸진 후 앞에 나와 위협하는 자실장의 머리를 단번에 날려버린다.

자실장의 얼굴은 위협하는 표정 그대로 공중에 날아서 집의 구석에 있던 애완용품 물접시 안에 떨어진다.

전신에 어미와 언니의 피를 뒤집어 쓰고 주저않은 자실장이, 부들부들 떨면서 아오이를 올려다본다.

피눈물에 젖은 눈으로 묻는다. 어째서 어미와 언니를 죽였냐고. 상냥했던 가족을 왜 일방적으로 유린하느냐고.

「보쿠우」

아오이는 자실장에게 한마디 대답을 한 후 가위를 들어올리고, 정확하게 내리휘둘렀다.

『그게 보쿠의 역할이니까』 그것이 아오이의 대답이었고, 자실장들의 살해이유였다.





네 채의 숨겨진 집에서 끌어온 사체를 하나의 실장회수봉투에 담는다.

조금 있으면 마스터의 부친이 데리러 올테니까 그때에 봉투를 운반하면 된다.

골판지의 집은 다음날에 해체해서 쓰레기장에 가져가면 되겠지.

「……」

올려다 본 하늘은 비구름.

아오이는 문득 장마가 닥쳐오고 있다는것을 떠올린다.

자신이 정성 담아 돌보고 있는 정원에 심어두었던 수국이 슬슬 피어날 시기이다.

「보쿠우」

하늘을 올려다본 아오이는 무언가 중얼거린다.

하늘은 대답 대신에, 빗방울을 하나 아오이의 뺨에 떨어뜨렸다.


-끝


※역주: 수국에서 가장 일반적인 청자색의 꽃말은 냉담, 무정, 거만, 오래 참는 사랑, 아름답지만 냉담한 그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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