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육실장 전문 학대사

※인간과 실장석간의 대화는 모두 링갈을 사용했다고 가정합니다.

소인한거위불선(小人閑居爲不善)이란 말이 있다.
“바르지않은 사람이 하는 일 없이 홀로 있게되면 바르지않은 일을 한다.” 라는 뜻이다.
그리고, 이 말은 대체로 옳다. 왜냐하면 부모가 남긴 유산에서 나온 불로 소득으로,
일하지 않아도 살아갈 수 있는 나는 실장석 학대를 취미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실장석 따위의 존재 자체가 해로운 것이라고 공언하기를 서슴지 않는 사람이라면,
그것을 학대하거나 죽이거나 하는 것은 오히려 선이라고 주장할지 모른다.
하지만 실제 생물을 죽이는 것에는 변함이 없고, 무엇보다 내가 하는 일은 적어도 ‘범죄’로 분류되는 것이다.
들실장을 학대하는 것은 무엇 하나 법에 저촉되지 않고, 빠루 같은 것을 가지고 있는 것을 경찰에게 저지당해도 “들실장 학대 때문입니다.” 라고 주장하면 “아, 그거 괜찮아.” 라고 넘기는 풍조가 있지만, 사육실장이라는 것은 법적으로 남의 재산으로, 이를 훼손하는 것은 기물손괴기타법*에 저촉된다.    ※역주: 한국에서는 형법 제 366조(재물손괴 등)에서 다룹니다.
그리고 내가 학대의 대상으로 하는 것은 그 사육실장인 것이다.


***


난 항상 이 후타바 공원에서 학대의 대상이 되는 먹이ㅡ 즉, 주인의 눈에서 벗어난 사육실장이 없는지 물색하고 있다.
여기는 애호파가 판치고 있어 학대파는 좀처럼 오지 않고, 들실장들도 윤택한 식량에 만족해, 사육실장이 덮쳐질 일은 거의 없으니 주인도 안심하고 자신의 집에 있는 실장석을 방사하는 것이다.
집에서 너무 먼 것이 흠이지만, 거꾸로 사육실장을 쳐낸다거나 죽여도 곧 자취를 감추면-
발이 닿기 어렵다는 장점도 있으므로 신경쓰지 않는다.

나는 실장석이라는 생물을 정말 싫어하지만, 들실장에 대해서는 아무 원망도 하지 않는다.
여기의 실장들은 애호파만 상대하고 있는 탓인지 들에 있었어도 인간을 거의 두려워하지 않아, 오히려 실장석을 납치하고 오기에 이상적인 환경이다.
그래도 나는 여기에서 들실장들을 쳐낸다거나 학대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
왜냐하면 들실장은 살아 있는 것 자체가 불행의 연속이며,
그에 따른 실장석이라는 생물에 걸맞는 벌을 이미 받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사실 들실장이라는 것은 태어나는 순간부터가 불행의 연속이다.
저실장으로 태어나면 그 시점부터 성체가 될 때까지 살아남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심지어 저실장으로 태어나면서 부모가 단념하고 젖을 주지 않으면 자실장으로 성장할 가능성마저 빼앗기고, 기다리고 있는 것은 가족의 비상식량이 되는 말로 뿐이다.
엄지실장으로 태어나더라도 크기가 곧 힘인 생물의 세계에서 체격이 딸리는 엄지실장은 모든 면에서 불리함을 받는다.
건장한 자실장으로서 태어난 자도 친이 먹이를 모으는 능력이 떨어지면 당연히 아사하고,
더 어리석은 친 아래에서 태어나면 월동을 못 하고 동사하거나 심지어 굶주린 친에게 먹히는 일도 드물지 않다.
그런 가혹한 생존 경쟁을 헤치고 겨우 성체가 된 시점에서 기다리고 있는 것은 부모의 비호를 벗어난 더 가혹한 생활이다.
그리고 개와 고양이나 까마귀, 그리고 학대파 등을 만나버렸다면 그야말로 죽는 편이 낫다고 생각되는 고통을 겪은 끝에-
끔찍한 최후를 맞게 된다. ㅡ니까 좋다. 그래서 들실장은 아직 용서할 수 있는 것이다.

결코 찾아오지 않는 행복을 그 형태만 가르치고자 지어진 실장석 태교의 노래ㅡ
그 때문에 자신의 분수를 착각하고 세계와 인간이라는 것에 대해 근본적인 과오를 품고,
이상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하고 분충으로 변하다 어리석은 자라도 그래서 불행한 말로밖에 맞지 않으니까.
모든 들실장은 그 천한 영혼과 성품에 걸맞도록 비참한 인생을 보내고 맞는 벌을 받은 끝에 적합한 최후를 마쳤으니까.
그것에 대해 용서받지 못할 것은 사육실장이다. 실장석 주제에 안전한 일상이 보장되고,
인간은 자기들을 좋아해서 결코 자기들을 훼손하지 않는다고 믿고 있다.
아무것도 나쁜 짓을 하고 있지 않으면(실장석이 그저 평범하게 지내고 있는 것만으로 인간에게 불쾌한 행위도 많이 있지만)
자신들은 꼭 행복해질 것으로 알고 있다. 그것들 모두가 어째서 잘못인지는 조금도 생각 없이.

나에게 실장석이라는 것은ㅡ 애호하든 학대하든 인간이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한 희생양으로, 마음대로 다뤄도 좋은 존재로 신이 만든 생물이다.
아마 전생에서 상당한 악행을 한 사람이 그 업보로 환생한 것이다.
그리고 신이 ‘실장석으로 태어나 마음대로 취급되야 마땅할’ 영혼에 벌을 주기 위해서 만드는 것이라면, 아무리 학대하더라도 인간에게는 죄가 될 리 없다.
사실 들실장을 학대해도 애호파 외에는 아무도 탓하지 않고, 다른 동물을 학대하는 사람이어도 이상자 취급되지 않는다.
반대로 실장석을 애호하고 있다고 알려지면 다른 동물을 사육하고 있는 사람이라도, “아아… 응.”하고 거리를 두는 풍조가 있을 정도이다.
그것이야말로 인간에게 “실장석은 마음대로 다뤄도 좋은 생물이다.”라는 의식이 본능적으로 새겨지고 있다는 증거.
그런 존재 주제에, 행복한 삶 등을 원하는 것 자체가 우습다.
실장석은 그냥 불행하게 맞고, 학대받고, 최대한 고통을 받은 끝에 비참한 죽음을 맞이하지 않으면 안된다.



***



 벤치에 앉아 들실장들이 먹이를 구하려 우왕좌왕하고 있는 모습을 관찰한다.
다가와서 키우라고 요구하거나, 아첨하고 먹이를 조르는 바보는 일단 짓밟지만,
기본적으로 나의 틈에 들어오지 않으면 들실장을 적극적으로 죽이겠다고는 하지 않는다. 오늘 사육실장은 없나…
그렇게 생각하고 벤치에서 일어나려고 했을 때, 들실장은 분명히 다른 옷-
풀어놓은 사육실장의 증표인 분홍 실장복이 시야 끝에 비쳤다.
.....있다! 어떻게도 주인의 손에서 벗어나 풀어져 있다는 듯 행복한 실장석의 일가이다.
친실장 하나와 자실장이 셋, 그 중 한 마리는 구더기를 안고 있다.

“데스 데스 데스웅♪ 뎃스뎃스♪”
“테치이♪ 테치테치, 텟츄-웅♪”
“테츄테츄. 테츄 츄-웅♪”
“레후레후. 렛후-웅♪”

너무 멀어서 링갈이 말을 인식하지는 않지만, 아주 즐거운 것만은 전해진다. ―실로 구역질이 날 뻔한 광경이다.
하지만 이놈들은 배가 접힐 정도로 살찌지도 않았고 입 주위가 음식 찌꺼기로 더럽지도 않았다.
풀어져 있지만 그때문에 분충화하지 않는, 예의 범절이 잘 된 고상한 사육실장 같다. 이것은 좋은, 최고의 사냥감이다.

학대되었을 때 “왜 자신이 곤경을 당하는가?”라고 생각하는 것은 양충도 분충도 마찬가지지만, 인간 측에서 보면 분충은 학대할 만한 이유가 있는 만큼 상쾌는 해도 학대하고 싶은 마음이 별로 차지 않는다.
사육실장으로서는 아무 잘못도 없고 착한 놈을 이유없이 학대하기 때문에 기학심이라는 것은 채워지는 것이다.

무엇보다 먼저 주위를 둘러봐 주인이 옆에 없는지 확인한다. ―없다.
다른 목격자가 될 만한 사람은? ―없다.  ..좋아. 항상 손으로 납치한다.

나는 사육실장을 옮기기 위한 외출용 케이지를 들고 천천히 벤치에서 일어났다.
이 케이지는 사육실장을 납치하기 위한 것만은 아니다.
나 자신이 이 공원에서 실장석을 놀게 하는 주인인 것처럼 가장해 납치한 실장석 주인인 것처럼 행동한다.
사실 사육실장을 납치하러 온 학대파임을 위장하는 목적도 있다.
행복한 일가가 있는 쪽으로 걷기 시작한다. 달리지는 않지만 빠른 걸음으로 당황한 척 하고―

“거기 너희들, 사육실장이야?”
“데에? 닌겐상, 와타시에게 어떤 용무 데스우?”

말을 걸어봤더니 친실장이 뒤돌아 대답한다. 링갈을 보면 “용무” 이외의 부분이 한자로 변환되지 않았다.
아무래도 별로 영리하지는 않은 개체같다. 이것이라면 항상 손이 통할 것.

“너희들 이름이 어떻게 되니?”
“데에… 와타시는 미도리인 데스우. 이 자들은 첫째부터 ‘스이’, ‘세이’, ‘세키’인 데스. 구더기는 우지챠인 데스-”

미도리라는 이름은 보통이라서 뭐 괜찮지만 자실장들은 건방지게도 진짜인 스이세이세키의 이름을 더럽히고 있는걸.
나는 소우세이세키파니까 그다지 화도 나지 않지만, 실장석 따위가 분수가 지나치다.
물론 스이세이세키파들이라면, 이걸 용서할 수 있으려나~?
이런, 생각 없이 자실장들의 신체를 백브리커로 둘로 하고 싶어 버렸지만, 여기서 하는 것은 이르다.
이녀석들에게 지옥을 보여주는 것은 납치하면서부터다.

“그럼 너희들의 주인… 주인의 이름은?”
“주인사마의 이름은, 아이쿠레 나미오인 데스.”

‘아이쿠레 나미오’라고 하는 것인가‥ 뭐 주인의 이름 따위의 진실은 아무래도 좋다.
요컨대 내가 주인을 알고, 놈의 부탁으로 이 녀석들을 찾아 왔다는 모습을 가장할 수 있다면 된다.

“역시 너희들이 나미오씨의 사육실장인가! 이봐 미도리양, 잘 들어.
나미오씨는 너희들을 데리러 오다가 차에 치여서 심하게 다쳤어.”
“데뎃!? 주, 주인사마가 다친 데스우!?”
“일단 의식은 있으니 생명에 지장은 없어. 나는 나미오씨의 부탁을 받고 대신에 너희들을 데리러 왔어.
곧 나미오씨가 있는 병원에 데리고 가니 다들 이 케이지 안에 들어가 줘.”
“아‥ 알았는 데스! 스이! 세이! 세키도 모두 빨리 오는 데스!”

바보 놈. 이런 곰팡이 난 듯한 해묵은 수법에 깨끗이 걸렸는걸.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이런 것은 유괴의 방법으로는 이제 낡았고, 요즘은 인간 아이들도 걸리는 사람은 아예 없다시피하다.
하지만 실장석이라는 생물만큼은 왠지 인간의 말을 바로 받아들이는 경향도 있어, 사람이 보지 않는 사이에 상당히 지독하게 당한 경험이 있지 않으면 우선 걸린다.
인간의 아이와 동일한 지능을 갖는다고 하면서, 이런 부분에서는-
우둔하다고 할 수 있는 정도로 솔직한 실장석이라는 생물의 슬픈 체질이다.
미도리 일가가 케이지에 들어갔는지 확인하고, 나는 재빨리 공원을 나와 큰길로 가-
코인주차에 세우고 있던 차량에 케이지를 태우고 달려갔다.
행선지는 ㅡ이 일가의 지옥 일번지이다.



***



차로 이십 분 정도 달리자, 나는 마을 밖에 있는 병원에 도착했다.
병원이라고는 하지만 이미 사용되지 않는 폐병원, 그것도 담력시험의 명소나-
노숙자들의 집합소가 된 폐허가 아니라, 그저 조금 넓은 정도의 진료소이다.

전에 감기에 걸렸을 때 나는 이 진료소가 이미 폐쇄된 줄 모르고 온 적이 있다.
그때 열 때문에 폐쇄를 알리는 문의 벽보를 눈치채지 못하고 문 손잡이를 돌린 결과, 열쇠가 고장난 것을 깨달은 것이다.
이후 이곳을 실장석 학대를 위한 비밀기지로 멋대로 사용하고 있었다.

역시 약품 등은 남아 있지 않았지만, 주사를 놓을 때 팔을 고정하기 위한 벨트 달린 대나 수은식 혈압계,
금속제의 트레이나 목의 안쪽을 볼 때 혀를 누르기 위한 막대기 등이 몇 가지 남아 있었으므로, 이들도 실장석 학대용 도구로 유용하게 이용하고 있다.

“자, 도착했어. 여기다.”
“데에… 여기에 주인사마가 있는 데스우?”

케이지 속의 미도리가 중얼거린다. 폐쇄되었지만, 보기에는 그다지 낡지 않은 건물이라,
현관의 벽보를 읽지 않은 실장석은 여기가 폐병원임을 알 수 없다.

일가를 먼저 들여보내고 문을 닫고, 옆에 서 있던 빗자루로 막대 모양의 손잡이와 기둥 사이를 막고 빗장으로 한다.
이걸로, 여기는 아무도 들어올 수 없고 나갈 수도 없다.

“데에에, 어두운 데스우‥ 여기에 정말 주인사마가 있는 데스?”
역시 묘한 분위기를 감지한 듯 친실장이 수상하게 생각하기 시작했다.
나는 그것을 무시하고 뒤에서 자실장 세 마리의 목덜미를 잡고 들어올렸다.
“테에엣!?” “테햐아앗!?” “뭐, 뭐인 테치? 뭐인 테치?”
“데에엣!? 니, 닌겐상 뭐하는 데스웃?”
“뭐라고… 학대?”
“데…… 데에엣!?”
저실장을 안은 친실장이 눈을 동그랗게 뜨며(원래 아주 동그랗지만) 비명을 질렀다.
아무래도 학대파란 존재가 있다는 것에 대해 주인에게 배운 것 같다.
학대파에게 잡히면 끔찍한 짓을 당하니 절대 잡혀서는 안 된다는 것쯤은 알고 있을까?
“음… 어쨌든 너한테는 이제 어쩔 수 없지만, 자가 소중하다면 따라와.”
나는 그러면서 안으로 걸어갔다.
애초에 친실장이 아닌 자실장을 잡아 올린 것은 발이 느린 자실장을 기다리는 것이 귀찮기 때문이다.
진료실 책상 위에 자실장들을 내리고 기다리자 친실장이 “뎃스, 뎃스”하며 숨을 헐떡거리며 뒤쫓아 왔다.
“자… 너희들 어차피 학대파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 잡히면 무엇을 당하는지는 모르지? 일단 한 마리로 시범을 보이겠다.”
그렇게 말하면서 울면서 빵콘하고 있는 자실장 중에서도 가장 작은 놈을 잡아올려 커프로 감싸며 매직 테이프로 고정했다.
수은식 혈압계의 튜브와 연결된, 본래라면 인간의 팔을 감싸기 위한 것이다.
“테엣!? 테에엣!?” 몸을 싸는 꼴이 되어 얼굴만 내놓은 자실장이 거세게 고개를 흔들며 날뛴다.
하지만 두 팔의 움직임이 봉쇄되어 있으므로 그렇지 않아도 나쁜 균형이 무너지고,
벌렁 넘어지면서 그대로 오도가도 못하게 되어 버렸다.
“데에엣? 그만하는 데스! 세키를 돌려주는 데스우!”
친실장이 내 발을 퍽퍽 때리고 자를 되찾으려 했다.
‘세키’ 라는 것은, 이 녀석의 셋째 딸인가.
필사적으로 저항하는 친실장의 옷깃을 잡아 들고, 책상 위에 올려두었다.
“마음대로 해도 좋아? 구할 수 있다면 구해 봐라.”
나는 그러면서 혈압계의 튜브에 연결된 공기를 불어넣는 펌프를 움켜쥐었다.

프슈웃!
삼녀를 주머니 모양으로 감싼 천에 공기가 보내지고, 아주 조금 부풀어 올랐다.
“세, 세키! 당장 구해주는 데스우!”
친실장은 안고 있던 저실장을 책상 위에 내려놓고, 삼녀에게 달려가 싸여있는 천을 빼낸다.
친실장 뿐만 아니라 언니 두 마리도 함께 동생의 몸을 끌어당기지만, 이미 압력이 걸린 천에서 삼녀를 끌어 내지 못한다.
매직테이프를 뜯겠다고도 해 보지만, 손가락도 없고 테이프의 접착력 정도의 악력밖에 없는 실장석의 손으로는 그것도 못 한다.

프슛 슛 프슛 프슛 프슛
그 동안에도 나는 점점 공기를 불어 넣는다. 그때마다 커프는 부풀어 올라 삼녀의 몸을 압박한다.
그 압력이 어떤 것인지 이것으로 혈압을 잰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인간도 살짝 아플 정도의 조임이다.
“테에‥ 에‥ 와, 와주는 테치… 마‥마 …살, 살려줘‥ 테치…”
만약 실장석에게 눈의 흰자가 있었더라면, 삼녀는 이미 눈을 희게 뜨고 있었을 것이다.
입가에 피인지 운치국인지 모를 액체가 나오면서 내뱉은 공기와 섞여 게거품을 물고 있었다.
“니, 닌겐상, 그만해주는 데스! 아이가 아파하는 데스! 부탁하는 데스!”
“나한테 부탁해도 소용 없다고? 나는 학대파니까.
돕고 싶으면 자신의 힘으로 무언가를 해라. 서두르지 않으면 자가 죽어버리니까.”
삼녀의 얼굴은 혈류가 멈춰 이미 보랏빛으로 되어 있었다.

실장석의 몸이라는 것은 큰 머리와 시루떡같은 형상의 몸통으로 되어 있다.
압력을 가하면 필연적으로 작은 쪽의 상반신에서 큰 쪽의 하반신으로 내용물이 달아나는 것이다.
인간의 손 등으로 깔아뭉갤 때도 머리가 파열한다는 것은 거의 없고 분대가 찢어져서,
총배설구 쪽에서 운치나 장기를 내뿜는 경우가 많다.
거꾸로 머리 쪽에는 피가 쌓여 울혈해 고구마같은 색이 되는 것이다.

“괘‥ 괜찮은 데스! 엄마가 지금 구해주는 데스! 그 닌겐이 진짜로 와타시타치를 죽일 리가 없는 데스우!”
나왔다… 내가 가장 싫어하는 사육실장 특유의 꽃밫 사고가…
들실장은 “와타시를 기르는 것을 허락하는 뎃스웅~♪”과 같이 지껄이는 분충도,
눈알 하나라도 뚫으면 “데뎃!? 이 닌겐은 학대파였다 데스!”라고 말하면서 도망간다.
인간 중에 학대파라는 사람들이 있는 것도 자기들을 다치게 하는 사람이 있는 것도 잘 알기 때문이다.
반대로, 진짜 사육실장이란 놈만은 어떻게도 구할 수가 없다. 태어나서 잠시 조련사의 엄격한 훈육을 받지만,
그것도 ‘사육실장이 되기 위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개체만이 상품으로 가게에 늘어서기 때문에,
인간이 ‘악의’라는 것을 가진 것은 생각지도 못한 것이다.
그리고 처음부터 ‘실장석을 애완동물로 키우고 싶은 사람’에게 팔아,
그런 인간을 접하며 성장하기 때문에 성체가 되어도 인간의 악의라고 불리는 것에는 완전이 낯선 채이다.

너무 어리광부리는 사고에 짜증난 나는 여러 번 더 펌프를 쥐고 공기를 보냈다.
친실장은 아직도 삼녀를 구하려 악전고투했지만, 그 노력도 헛되이 삼녀의 몸에 한계가 왔다.
펑!
“테뱌앗!”
물풍선이 터진 듯한 소리와 함께, 삼녀의 하체가 압력을 이기지 못하고 파열했다.
동시에 오르던 수은의 게이지가 한꺼번에 덜컥 떨어진다. 실장석의 혈압에 관심은 없지만 꽤 재밌는 구경거리이다.
“뎃…? 세, 세키―!”
친실장의 비통한 외침이 진찰실에 울린다. 친실장이 삼녀의 손을 잡아당기니,
가슴 아래가 터지고 갈라진 삼녀의 상반신이 끌려나온다.
당연히 하반신은 원형을 잃지 않았고, 분홍색 실장복은 마블링처럼 빨강과 녹색 액체로 물들어 있었다.

“테에… 마‥ 마마… 아픈테치‥ 배가 너무 아픈테치…”
놀랍게도, 삼녀에게는 아직 숨이 붙어 있었다.
파열하고 튄 하체의 살과 운치덩어리를 연필꽂이에 있던 볼펜으로 만지작거리며 돌아보니 삼녀의 위석이 있었다.
고통 때문인지 까맸지만 아직 부서지지 않았다.
“세, 세키! 정신 차리는 데스! 내일은 주인사마와 함께 데데니 랜드에 가기로 약속한 데스! 죽으면 안되는 데스웃!!”

친실장이 상체쪽을 신경쓰고 있는 틈에 삼녀의 위석을 책상보다 좀 높은 위치에 있는 선반 위에 두고 볼펜 끝으로 할퀴었다.
버걱!
“츄게에!”
버걱버걱버걱버걱으드득으드득으드득으드득……
“츄게게게게게게게!”
“데뎃!? 어떻게 된 데스우?”
입에 거품을 물며 삼녀의 몸이 움찔움찔하고 경련한다. 나는 위석을 할퀴며 잠시 그 광경을 즐겼지만,
자신의 어깨보다 높은 위치에 두고 으드득으드득 하다가 팔이 저려 힘의 가감을 잘못했는지,
아니면 삼녀의 정신이 한계에 달했는지 잠깐 볼펜 끝을 위석 한가운데에 찌르고 말았다.
가킨!
“츄봐…!”

위석 중심에서 방사상으로 부서지며 동시에 삼녀는 숨을 멈추고 두 눈이 하얗게 탁해져 갔다.
“데……!”
친실장은 맥이 풀리며 무릎을 떨어뜨리고, 안고 있던 삼녀의 시신을 책상 위에 내린 채 그대로인 포즈로 굳어버렸다.
또 절망의 비명을 지를까 했는데, 사고가 정지하고 말았다는군.
“뭐, 이런 것이다. 느낌이 어때?”
친실장에게 질문을 던지면서 사고를 다시 시작하도록 촉구한다.
물어본 친실장은 그 질문에 대답 없이 와들와들 떨며 반대로 힐문했다.
“어, 어디 이렇게 지독한 일을 하는 데스!? 와타시타치는 아무것도 나쁜 짓을 하지 않은 데스우!
이 자들은 더 노래를 잘 부르고, 더욱더 주인사마에게 귀여움받고, 더욱더 행복해질 것이었던 데스!
이 자들의 실생을 돌려주는 데스우!!!”
“질문을 질문으로 갚지 마아!!!”

메릿!
“데갸앗!!?”
외치는 친실장의 외귀를 마음껏 나잡는다.
이런, 이 녀석이 ‘실장석 상대로 재현하고 싶었던 만화의 상황’을 할 만한 대사를 하는 바람에, 무심코 싸X코(※역주: 키치가이. 싸이코로 번역함.) 스위치가 들어가지 않았던가.

게다가 텐션이 올라갔기 때문에 힘이 들어가, 두피와 외귀를 확 뜯어버렸다.
친실장은 책상 위를 천천히 뒹굴고, 한마 유X로(※역주: 한마 유지로)에게 머리를 잡혀 붕 던져진-
아마나X 유(※역주: 아마나이 유)처럼 되어 있었다.

책상 위에서 흠칫흠칫 경련하는 친실장은 일단 무시하고, 남은 자실장들을 살펴보았다.
두마리 모두 빵콘하면서 깜짝 놀라 서로 부둥켜안은 채 떨고 있다.
친실장이 방치한 구더기만은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이해하지 못한 듯,
주위를 두리번두리번 둘러 보면서 레후레후 울고 있었다. 다음은 이 구더기부터 정리해 볼까나.
제품 케이스에 방치된 체온계(이것도 유리로 만든 수은식이다.)를 손에 들고 뾰족한 쪽을 구더기에 총배설구에 댔다.
그리고 끝이 목에서 얼굴로 나오기 직전 쯤의 깊이까지 한꺼번에 꽂았다.

즈부리
“레붸엣!?”
“뎃? 우지챠!?”
“우지챠에게 무슨 짓인 테치! 그만두는 테치이!”
자실장 두마리가 항의하는 소리를 내는데, 무시하고 체온계에 꼬치가 된 구더기를 들어 올렸다.
“레- 에- 에… 괴로운 레부우”
총배설구가 가득 막힌 구더기는 물똥을 내뿜지 못하고 색눈물을 흘리며 몸부림치고 있다.
등뼈처럼 휘어지지 않는 것이 몸을 관통하고 있어 혹 같은 짧은 팔다리를 팔딱팔딱 움직이는 것밖에 못하는 모습이,
참으로 보기 흉하고 유쾌하기 짝이 없다. 또 체온계를 엄지와 검지 끝으로만 잡아,
연필이나 펜이 흐늘흐늘하게 보이는 마술처럼 흔들흔들 흔들어 주었다.

“레웃, 레웃, 레웃, 레웃, 레부웃!”
“앗하하하하하하!”
이런 잔학한 행위를 즐길 수 있는 가학심이라는 것은 남자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지만,
겨우 초등학교 고학년까지 잃어버리는 것이 일반적이다.
나 자신이, 벌레나 동물에 대해서 이런 지독한 행위를 하는 정신은 이제 완전히 잃어버렸지만,
왠지 실장석이라는 생물에 대해서만 그것을 잃지 않는 것은 이상하리만큼이나 부담이 없다.

나는 꼬치가 된 구더기를 자실장들 앞에 두고 말했다.
“도와주고 싶다면, 도와라. 너희들의 힘만으로 도우면, 이 구더기는 죽이지 않는다.”
“지, 진짜테치!? 우지챠를 도와도 좋은 테치?”
“하는테치! 바로 우지챠를 돕는 테치!”
두 마리의 자실장은 곧 체온계에 달려들어 구더기로부터 빼내려 했다.
한쪽이 구더기의 머리를, 한쪽이 체온계를 가지고 열심히 잡고 있었다.
하지만 구더기가 만들어낸 새지 않은 물똥이 총배설구의 주위에서 말라 굳어서 풀처럼 붙어버려 좀처럼 빠지지 않는다.
“렛… 레에에‥ 오네챠‥ 아픈레후우…”
“이봐, 그렇게 당겨 버리면 구더기의 목이 빠진다.”
“테에엣!?”

나에게 잘못을 지적당한 자실장들은 이번에는 머리쪽에 있는 놈이 올라타-
구더기의 상반신을 위에서 짓누르면서 꼬리쪽에 있는 놈이 한 발로-
구더기의 총배설구 바로 옆을 짓밟으며 체온계를 잡기 시작했다.
힘을 가하는 방법이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이번에는 힘을 넣는 방향이 잘못되어 있다.
그 방법으로 한다면 구더기의 몸에 대해서 수평으로 힘을 가하지 않으면 안 되는데,
선 채 비스듬히 잡드라 총배설구를 받침점으로 지렛대처럼 힘이 걸리고 마는 것이다.
(이대로라면 구더기의 몸을 총배설구로부터 찢을 수 있다.) 라고 생각하고 보고 있었지만,
그것보다 더 재미있는 일이 일어났다.

쨍그랑!
“테엣!?”
“테햐앗!?”
순간 고통을 견디지 못한 구더기의 위석이 깨진 것인가 했더니 그렇지 않았다.
체온계를 잡고 있는 자실장이 공중제비를 힘껏 돌고 쓰러져서, 후두부를 책상에 강타하고 기절하고 있다.
자실장의 힘으로 깨지다니 의외였지만, 지렛대처럼 힘이 걸린 탓일거다.
하지만 이는 더 이상 구더기의 몸에서 체온계를 빼는 것은 불가능.. 참, 재미있는 것이 생각났다.
“아아, 큰일이 되었구나. 그럼 이제 빠지지 않겠다.”
“테에에… 어떻게 하면‥ 좋은 테치?”
“글쎄… 인간의 손은 너무 커서 빼지 못하고, 실장석은 힘이 없어 뺄 수 없다..
이렇게 되면 구더기의 총배설구에 입을 대고 이빨로 물어 빼낼 수밖에 없겠다.”
“테에엣!?”
“물론 약간은 구더기의 운치에 얼룩지게 될 지도 모르는데 도움이라면 그 방법밖에는 없을 것이다. 할래?”
“… 하, 하는테치‥ 와타시가 우지챠를 돕는테치”
“텟? 오네챠‥!:

쓰러진 자실장이 비틀거리며 일어서고 훌륭한 결의를 보인다. 오네챠로 불려졌다는 것은 이쪽이 장녀인가.
“우지챠… 지금 돕는테치”
장녀는 부러진 체온계를 뽑겠다고 필사적으로 달라붙어 열심히 잡아 당긴다.
그러자 장녀의 침으로 굳어있던 운치가 축 늘어져 녹은 것인지, 체온계는 의외로 깨끗이 빠졌다.
“오네챠, 해낸테치! 이것으로 우지챠는 살아난 테치!”

아, 약속대로 구더기는 봐 주지. 그러나 내가 손을 내리지 않는다고 “살아났다”고 할 거야?
게다가… 무엇보다 ‘오네챠’는 무사할까?
“테… 테에에…?”
장녀를 보면, 뭔가 상태가 이상하다. 입가에 손을 얹고 기분이 나뿐 듯이 있지만.
좌우 각각의 눈이 다를 쪽을 향하고 초점도 정해지지 않았다.
“테…테헤헤헤? ……테햐햐햐햐하하…??”
“테엣? 오네챠, 무슨일인 테치!?”
오, 예상대로 일이 일어난 것 같다. 내가 의도한 것은 장녀가 수은을 삼키는 것이었다.

수은식의 체온계는 부러지면 거기에서 수은이 누출되는 것이 성가시다.
(드라이아이스로 굳히기라도 하지 않으면 미끈미끈 흘러내려 못 잡고 유독한 것에 처분하기도 매우 귀찮다.)
하지만 아까 부러진 체온계의 한 조각으로는 수은이 새어나오지 않아 아직 수은은 구더기의 체내에 남아있던 것이다.
그래서 남은 체온계의 조각을 자실장이 빨아내기 시작하는 순간에 자실장이 수은을 마시는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
유독한 수은을 삼키면 어떻게 될지 사람이면 체온계에 들어가는 정도의 양으로는 그다지 심각히 건강에 해롭지는 않겠지만,
이십 센티미터에 못 미치는 자실장이다. 게다가 실장석의 소화력은 살모사처럼 강력하고 흡수력도 장난이 아니다.
삼켜진 수은은 순식간에 분해, 흡수되고 장녀의 몸 여기저기에 돌고 돌았으리라. 그 결과가 현재의 상태이다.

그렇다, 장녀는 미나마타병에 걸린 것이다. ―랄까, 메틸수은이 아니더라도 이런 증상이 나오는구나‥
과연 엉터리 생물 실장석이라 해야 할까.
“테웃… 테웃… 테햐에에에…”
장녀는 여기저기의 관절이 오므라들어 태아의 모양으로 접혔고, 이따금 흠칫흠칫하고 쥐가 나고 있다. 입에서 나오는 말은 더이상 미가 없고 대신 독한 색(아마 분대 내의 운치즙이 역류하는 것)의 거품을 뿜고 있었다. 수은의 물동량이 적었던 탓인지 치사 수준까지는 아닌 것 같은데‥ 이것은 반대로 힘들어?

“테에에… 오네챠‥ 정신차리는 테치”
차녀가 필사적으로 돌보지만, 중독된 자실장에게 여동생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아, 체온계 속의 수은을 마셨구나. 이거 난처하네.”
“테에… 어떻게 하는게 좋은 테치”
“ 이제 이렇게 되면, 이녀석을 먹는 수밖에 없겠네.”
그러면서, 나는 한 알의 알약을 꺼냈다. 콘페이토의 모양을 한 덫의 수단은 아니지만, 훌륭한 실장 코로리이다.
그래, 자실장에겐 할 수 없는 일이란 “돌봄”이나 “시중”밖에 없다. (아무래도 좋지만 돌봄 및 간호에 대해 시중은 한 글자 차이로 대단히 의미가 달라진다.<※역주: 일본어 기준.>)

“테엣! 약인 테치? 그걸 먹으면 오네챠는 살아나는 테치?”
“아― 도움이 될 지는 모르지만 편하게는 되겠지.”
그렇게 말하고 코로리를 차녀에게 건네주었다.
“테에… 오네챠… 이걸 먹는 테치. 닌겐상이 준 약으로 바로 편하게 되는 테치.”
차녀는 의심하지 않고 언니에게 코로리를 먹이려 하고 있다.
건넨 상대는 방금 전까지 자기의 가족을 가혹하게 대한 장본인인데,
인간이 주는 것=자기들에게 나쁜 것일 것이 아니라고 보는 것일까?
원래 저실장과 자실장이라는 것은 사물의 인과관계를 파악할 능력이 현저히 낮은-
(그러니까 예의범절을 가르치기 성가신) 것이지만, 그렇다고 사육실장이라는 놈은 이러니 신물이 난다.

차녀가 알약을 장녀의 입에 넣고, 다음 순간―
뿌직!
“우오옷!?”
“테햐아앗!?”
“레햐아아아―앗!?” (푸슛)
장녀의 양쪽 귀에서 갑자기 선혈이 물총처럼 쏟아졌다. 그 순간 구더기는 피의 기세로 날아갔고 책상 밑에 떨어져 찌부러졌다.
“츄게게갸기게게게게게게게…” (파킨!)
그리고 장녀는 잠시 기어 상태가 이상한 기계처럼 부들부들 떤 뒤 위석이 붕괴해 절명했다.

내가 차녀에게 건넨 것은 실장석을 되도록 괴롭히고 죽이기 위한 독성이 강한 코로리이다.
쓴 것은 처음이지만, 그렇더라도 귀에서 피를 내뿜을 정도로 강력하다는 건 듣지 못했다.

“테… 테에엥! 오네챠가 죽어버린 테치이! 어, 어째서인 테치? 약을 먹였는데 오네챠가 살아난다고 한 테치!
닌겐상 거짓말 한 테치!?”
“아니, 편하게 된다고 했지 살아난다고 말하진 않았는데? ‘죽어서’ 편하게 된다는 뜻을 전했을 뿐이고”
“그… 그런‥ 심한테치…”
“뭐 내가 학대파인 이상, 너희들을 속이거나 죽이거나 누구에게 트집을 잡힐 이유도 없는 것이지만…
원래 언니에게 약을 먹이고 죽인 것은 너다. 그리고 언니에게 약을 먹인 것이 너인 이상,
그 결과 구더기가 날아가 죽은 것도 너 때문이다.”
“테에엣!?”

책상 밑을 가리키며 말해야 하나, 차녀는 구더기가 책상 아래로 떨어져서 바닥의 얼룩이 된 걸 눈치챈 것 같다.
“자, 지금 기분이 어때? 어떤 기분? 언니와 동생을 죽인 자실장쨩♪”
“테‥ 테테… 테챠아아아아―!” (파킨!)

어떤 곰 AA(아스키 아트)처럼 덩실거리며 더듬으려고, 차녀는 머리를 싸매고-
무시무시한 목소리로 절규하고, 그대로인 자세로 위석을 무너뜨려 절명했다.
두 눈에서 폭포처럼 흐르던 눈물이 빨강과 초록에서 먹물 같은 검정색으로 바뀌는 걸 보면 강렬한 스트레스로 인한 것이다.
이런 궤변으로밖에 말할 수 없는 이유로 자책감에 사로잡히다니, 사육실장이란 정말 어리석구나.
어차피 분충짓의 결과로 분충으로 거듭난 분충 들실장의 영혼이 이루어진 모습인데,
들실장처럼 분충화하고 적반하장으로 나오면 좋으련만.

너희들이 다소 양충인 척을 한 대목에서 지옥의 염라대왕도 편의를 봐주지 않고, 실장석으로 다시 태어나 인간에게 학대받는 형기가 짧아지지 않는데.
자, 그럼 남은 것은 친실장 뿐이다. 손이 닿지 않는 귀를 누르며 통증에 몸부림을 계속하는-
친실장의 뒷머리를 잡고 억지로 일으킨다. 방금 전까지 제 자식들을 습격하고 있던 비극을 보고 있었던 것일까.
눈에서 흐르는 눈물은 이미 검게 물들어 있었다.

“야, 그래. 소중한 자가 전부 죽어버리니 슬프냐?”
“데에에… 어째서… 어째서 이런 가혹한 일이 생기는 데스. 닌겐상은 왜 와타시타치를 그렇게 싫어하는 데스?”
“그건 또… 뭐 괜찮아. 마지막이니까 그 질문에 답해 줄게. 내게 말하게 하면 ‘실장석은 그래서 존재하고 있다.’
라고 할 뿐이다. 그 외에 이유는 없고, 오히려 그 이외에 이유는 필요 없어. 하는 김에 말하자면,
너희들이 매일매일 행복하게 감싸져 있는 것이 기본, 안전한 일상이 보장되어 있는 것이 기본,
인간들은 자기들을 좋아해 결코 해치지 않을 거라고 알고있는 것이 마음에 들어.
그러니까 그런 사육실장들이 불합리한 불행에 휩싸이고 절망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좋아.
너희들이 지옥에 떨어지는 꼴을 보면 최~고로 후련한 거야.”
“와, 와타시타치가 절망하는 표정을 보는 것을 좋아하니까…데스?
단지… 단지 그 이유로 와타치의 소중한 자는 죽어버린 데스?”
친실장의 몸이 부르르 떨리기 시작한다.
“그래. 하지만 화 낼 틈은 없다고? 다음은… 네가 자의 뒤를 쫓을 차례니까.” (히죽)
“데… 기기… 구구……”

분노 때문인지 공포 때문인지 떨면서도 친실장은 굳센 표정을 유지한다.

“그렇다면… 절대 절망할 수 없는 데스. 오마에를 계속 원망하는 데스. 그리고 살해당해도,
몇 번이라도 다시 태어나서 언젠가 오마에에게 복수하는데스우!”

허허, 괜찮은 대사를 하는 것이 아닌가. 이렇게 긍정적이고 굳센 소리를 하는 놈은 처음이다.
하지만 이 녀석이 실장석인 이상, 몇 번 다시 태어난 것으로 나에게 복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때마다 나를 달래 줄 뿐. 게다가 내가 이 녀석에게 무엇을 하든 법적으로는 어쨌든,
종교적인 의미에서는 죄가 되지 않는다. 아니면 인간 및 기타 생물에 대해서 죄를 저지르지 않으면, 내가 실장석으로 환생할 가능성도 없다. 즉 나랑 이 녀석의 힘의 균형은 반영구적으로 변하지 않는 것이다.
뭐, 만일 이 녀석이 실장석으로서 형기를 마치고 인간으로 바뀌는 날이 오면 그때는 대등한 조건으로 승부하겠지.
불교에서 지옥의 형기는 패 ( 일설에는 한 패에 2만 년, 일설에는 수십억 년으로 한다.) 라는 단위로, 수십 패, 수백 패를 만큼 길 것 같으니, 몇 조 년 앞의 이야기가 될 지는 모르겠는데.

“앞으로 나한테 학대받아 죽을 때까지 계속 그런 얼굴을 하고 있었으면 그 헛소리를 들어 줄게.
힘껏 분발해 봐. 내일은 주인사마와 함께 데데니 랜드에 갈까?”

그렇게 말하고 친실장의 몸을 큰 금속제 식판에 눕힌다. 바닥에 고무 시트가 붙어 있는 것이다.
이 위에 벌레 핀으로 양 손을 움직이지 못하게 하고, 개구리처럼 해부한다.
그리고 위석을 활성제에 담가 죽지 못하게 한 후 피부와 근육과 뼈를 조금씩 서걱서걱 떼어내고, 신경 하나하나에 고추냉이보다 자극이 강렬한 액체 반창고를 바른다.
자, 실장석과 같은 정신으로 견딜 수 있을까?

그리고 불과 2분 후―

“데갸아아아아아아아아―――”

누구도 찾지 못한 시골의 간이 병원에, 친실장의 미칠듯한 비명이 울렸다.


-끝

댓글 12개:

  1. 남이 기르는건 건드리는게 아닌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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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아니 이 인분충 새끼들은 들에 널린게 분충인데 왜 남이 기르는 동물을 학대 못해서 난리임? 학대고 나발이고 절도 레벨 범죄 저지르면서 좋아하는 새끼들은 뇌가리 수준이 참피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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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실장석의 존재이유는 그저 인간의 유희를 위해서다. 애호파건 학대파건 인간에게 즐거움을 주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그런점에서 보자면 저런 죽음도 실장석에겐 당연한 죽음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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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어차피 소설에서 뭐 어떻게 학대하든 재미만 있으면 되는데 개똥철학 나불나불대는 초입부부터 갑분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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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여윽시 범죄자, 시작부터 급이 다른 말 같지도 않은 개똥철학으로 자기 합리화 시전하네. 범죄가 곳 생활방식인 인분충이라 우리 입장에선 이해할 수 없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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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그냥 중2병 허세씹덕후의 개똥철학 찌끄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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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씹새 지가 하는거 범죄인거 알면서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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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작성자가 댓글을 삭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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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백번죽여 마땅하다는 설정이 있어서 죄의식없이 실장학대를 통쾌하게 즐길수 있는건데 이건머 대놓고 범죄를 저지르는고 그것에 대한 일말의 공감이나 타당성의 묘사도 없으니 그냥 허접한 유사스너프에 웃기지도 안은 딸딸이 글일뿐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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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똥벌레 실장석들에게는 양충 분충 그런거 없이 오로지 죽음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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