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하늘

「테에…!?」

순간적으로, 없어졌던 의식이 돌아온다.

계속해서, 겪어본 적이 없는 상승감.

눈 아래에는 땅의 풍경이 엄청난 속도로 흘러간다.

불안과 의문의 감정이 출혈로 몽롱해지는 뇌리에서 소용돌이치지만 생각이 정리되질 않는다.

잠시 후, 그 모든것을 짓누르는 엄청난 통증이 전신을 달린다.


「테히이이이이이ーーーーーー!!!」

보면 손발은 찢어져서 절반은 없어져있다.

남은 한쪽 눈에 들어오는 것은 홰치는 검은 날개와 커다란 검은 그림자.

마지막으로 기억하는 것은…… 음식물 쓰레기를 뒤지는 도중, 갑자기 들린 마마의 외침.

정신이 들었을 때에는, 이미 날카로운 발톱에 붙잡혀 하늘로 잡혀간 다음이었다.

그 후, 예리한 아픔이 푸른 하늘의 사방팔방에서 닥쳐서 실신한 것이다.

「테…테에에…」

그렇지않아도 먹이가 적은 겨울에는, 까마귀는 동족끼리도 먹이를 다툰다.

그렇기때문에 자실장은 까마귀들이 펼치는 장렬한 공중쟁탈전 끝에 찢어져버렸다.

정신이 들어보니, 반은 잃어버린 피투성이 하반신 너머로 푸른 하늘이 보인다.

출혈이 많아 감각이 마비되어 더이상은 발버둥칠수도 고함칠 수도 없다.

뿌직뿌직 하고 똥이 섞인 내장과 핏덩이가 허공에 흩뿌려지는 모습이 마치 남의 일같다.



하지만 희한하게도 공포는 없었다.

첫 비행체험과 맑게 갠 겨울하늘의 아름다움은, 나중에 기다리는 운명 전체를 잊게 만들기에 충분했으니까.

곰팡내나는 더러운 뒷골목과 어둡고 습기찬 하수구를 돌아다니며 살아온 자실장에 있어서, 하늘을 나는 신선한 감각과 살을 에는 냉기의 상쾌함은 강렬한 것이었으니 무리도 아니다.

「테에…마마…마…」

흐려져가는 시야 끝을, 갑자기 무언가 커다란 그림자가 가로지른다.

머리위에서 큰 울음소리.

그것은 몇번이나 들었던 검은 새의 울음소리다.

그리고 들어보지못한 날카로운 울음소리가 가까이 온 기분이 든다.


뒤이어 찾아오는 낙하감.

새카만 어둠 속에서 자실장은 어디까지고 떨어져간다.

더이상 배고픔도 고통도 아무것도 느끼지않는다.



까마귀가 동족끼리 먹이를 다투듯이, 그 까마귀 위에서 가로채기를 하는 새도 있다

더욱 큰 대형의 맹금류, 솔개이다.

솔개에 먹이를 채인 까마귀는 느릿느릿하게 도망친다.

가장 큰 고깃덩이를 얻은 솔개는 둥지에서 기다리는 새끼들에게 먹이를 날라주기 위하여 날아서 떠났다.



-끝

댓글 1개:

  1. 짧지만 매우 강렬한 필력인데스! 어지간한 똥닌겐 학대보다 깔끔하고 좋은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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