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의 일상 풍경 3

이제 곧 밤 9시가 되려 하고 있다.

[아키쨩, 시간 다 됐으니까 슬슬 가도 좋아요-]

[예... 그럼 이것만 마무리짓고 가겠습니다]

사무실에서 들리는 점장의 말에, 아키가 그렇게 대답한다.
바라 보고 있는 문 쪽에는 찰싹 들러붙듯이 유리창을 찰싹찰싹 두들기는 실장석 친자가 있다.

[데에스우--웅! 데에에스우우-웅!]

[[테츄유-웅! 테츄우우-웅!]]


문을 두들기면서 친이 불쌍한 듯한 소리로 울자,
뒤따라서 좌우의 아이가 그걸 따라하듯이 문을 두둘기며, 제창하며 울어대고 있다.
가게 안에 있던 손님 몇 명이 전부 얼굴을 굳히고 있다.

[죄송합니다. 오물은 금방 처리하겠사오니, 부디 하시던 거 해주세요]

아키는 웃는 얼굴로 한번 고개를 숙이더니 휴계실에 들어가 로커에서 실장 링갈을 꺼내어, 뒷문을 나와서 앞쪽으로 간다.

[데에스우--웅! 데에에스우우-웅!]

[[테츄우-웅! 테츄우우-웅!]]

[손님, 오늘은 무슨 일이신지요?]

문들 두들겨대던 실장친자의 옆에서 무릎을 땅에 대고, 링갈을 한손에 들고 매뉴얼 대로 대응하자,
상대의 태도에 따라 노골적으로 반응을 바꾸는 실장은 건방진 태도로 울어댄다.

[데에스데스, 데에스우웅! (아이를 찾고 있는데스, 여기에 행방불명이 된 아이가 있을 터인데스우, 빨리 만나게 해주는데스우)]

[[테츄우-웅! (빨리 만나게 해주는테츄, 닌겐!)]]

[...아아, 그러시군요. 그 아이분이라면 이쪽에서 맡아두고 있습니다]

물론, 그것은 거짓말이다.
실장의 호소가 사실인지도 알 수 없다.
모습도 울음소리도 행동도, 판박이처럼 똑같은 생물이기 때문에
어지간한 일이 아니면 개체차는 기억에 남지 않는 것이다.
보통 조우한 뒤 10초 이내, 길어야 30초 만에 마대자루에 넣어지기 때문이다.

어디에서 잔꾀를 배워왔는지 모르지만, 때때로 어중간한 촌극같은 연기를 해대며,
인간에게 들러붙으려고 하는 실장석이 요즘들어 늘고 있다고 들었다.
아마 이 친자도 그런 부류인 것이 아닐까.

그 촌극은 보통 어중간하다.
결과적으로 어떻게 되었는가 하는 결말 부분을 왜곡해서는,
이런 짓을 하면 자신들에게 이익이 되는 듯하다고 밖에 이해하지 못하는 모양이다.

유리창을 깨고 침입해서 난리피운 끝에 냉장고 안에서 잊혀진 아이인데도,
밤 중에 와서 유리문을 두들기며 친자 재회를 연기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얻어터지고 쫓겨나면 다행이고,
친자 한 세트로 녹색 고기조각이 되어서 쓰레기봉투 안에서 재회하는 결말이 되는 경우도 적지 않을 것이다.

[그럼, 이쪽으로 와주세요-]

평소와 다름없는 작업을 수행하는 아키를, 덫으로 안내되고 있다고는 눈꼽만큼도 생각하지 않는 친자가 뒤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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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엣스우! (빨리 만나게하는데스우, 그 자는 분명히 배를 곯고 있는데스, 와타시들도 배가 고픈게 틀림없는데스우)]

[텟유 (고픈테츄)]

[테엣츄우 (달콤한 것을 잔뜩 먹게하는데츄)]

그 자리에서 잡는 것은 간단하지만, 비명을 지르면 주위에 민폐가 된다.
특히 자실장의 새된 비명은 조용한 밤에는 멀리까지도 울리는 것이다.

목적이 뻔하게 보이는 발언을 해대는 친자를,
아키는 선두에 서서 뒷마당으로 유도하여,
높이가 1 m 정도 되는 녹색 상자 앞에 서서는 상자의 뚜껑을 들어 올린다.
비품으로서 배치되어 있는 실장석 전용의 폐기 콘테이너, 통칭 "개인실"이다.

[이쪽입니다, 아이분은 이 안에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뎃수우? (이건 뭐인데스우?)]

[특별한 손님용 접대실입니다. 지금 곧 식사를 준비할테니까요]

실장석은 공통적으로 자신만이 선택되었다고 하는 어감이 있는 말에 약하다.
바보같은 인간을 속이고, 용케도 식사를 얻어먹게 된 것에 만족하여 크게 끄덕인다.
아키는 비닐장갑을 끼우고는 실장친자를 정중하게 들어 올려, 차례차례 상자에 넣는다.

[데스데스♪ (얼른 잔뜩 가져오는데스)]

[[테츄-♪ (서두르는테츄, 똥닌겐)]

[...그런데 말이지요 손님, 찾으시는 것은 이 아이분이 맞으신지요?]

아키가 손으로 그늘져 있는 구석을 가리키자, 거기에는 비틀비틀 뭔가가 걸어나와서 친실장의 다리에 들러붙는다.

[텟츄우우-웅♪ (마마-♪)]

[데에엣!]

그것은 옷을 잃어버리고 벌거벗은 자실장이었다.
친실장은 곧 혐오의 소리를 지른다. 자신의 자가 아닌 것은 냄새로 알기 때문이다.

그 나체자실장은 아이들의 험한 장난으로 옷을 빼앗겼는지,
대낮에 울면서 가게 안으로 도망쳐 들어온 것이다.
옷을 잃어 남과 다르게 되어버린 이상,
다른 실장석이 있는 바깥 세상에서는 더 이상 살아갈 수 없다.
게다가 고아가 된 자실장으로서는 하루도 살아남기 힘든 것이다.
거기에 나타난 친실장에게 나체자실장은 보호를 요구하며 들러붙은 것이다.

[데스웃! (저리 꺼지는데스, 추한 너따위 와타시의 아이가 아닌데스우)]

[치베엣!]

친실장은 들러붙는 자실장을 억지로 떼어내서, 바닥을 향해서 내동댕이쳤다.
부딛히고 튀어올라 몸의 구멍에서 피와 배설물을 흘리며 경련하는 나체자실장을 걷어차며 침을 뱉어주자,
자실장들도 마찬가지로 따라한다.

옷을 잃었을 뿐이지 자신과 같은 얼굴을 한 동족을 추하다고 말하는 기준은 무엇일까.

[뎃스우! (이제 된데스, 오늘은 봐주는데스, 밖으로 내보내는데스우!)]

[[텟츄-! (돌아가서 자는테츄)]

[벌써 돌아가십니까 손님, 모처럼 식사를 가져왔는데]

불만스러운 말을 내뱉는 실장친자에게, 아키는 미소짓는다.

아까와 변함없이 차분하게 웃는 아키의 얼굴에 친실장은 불안을 느낀다.
언제나 공원에서 만나는 닌겐들과 다르게, 자신들을 보아도 전혀 표정이나 태도에 변화가 없는 것이 아닌가.
실장석이라도 해도, 조금은 갖추어져 있는 본능이 마음속 어디에선가 위험신호를 보내고 있다.

[데...데스우! (그런거 필요 없으니까, 빨리 여기서 꺼내는데스!)]

[그런 말 하지 마시고 느긋하게 계셔 주세요... 어차피 여기에서 더 이상 도망가지 못할테고 말이죠]

그렇게 말하고 실장친자에게 평소에 사용하는 "지로씨 전용"이 아닌 즉효성 코로리 스프레이의 버튼을 누른다.
한모금 들이쉬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은 비명을 지르지도 못하고 졸도한다.
몸이 큰 만큼 내성이 있는 친실장이지만, 그래 봐야 시간의 문제다.
그 약 성분에 눈깜짝할 사이에 타버린 목을 긁어대며, 뒤로 나뒹굴며 뒤집어진 친실장이 마지막에 본 것은
역시 아까와 다름없지만, 그래도 뭔가 종류가 다른 미소를 띄운 아키의 하얀 얼굴.

[...바이바-이...]

아키의 어렴풋한 미소와 함께 속삭이는 듯한 소리가 콘테이너 안에 떨어지고는,
콰당하며 닫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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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예 안녕하세요 토시유키씨]

아키가 귀가준비를 마치고, 저녁밥으로 받은 신제품 도시락을 들고 휴게실에서 나오자
다음번 담당 아르바이트가 나타난다.

[늦었잖니 토시꼬맹이, 벌써 5분이나 지각했어]

[그럼 출퇴근카드 만들어서 제대로 급료나 주라고 아버지]

[뭔 소리하는 거니, 생활비도 내지 않는 무직 동정 히키코모리에 놈팽이니까 하다못해 집안에 도움이 되는 게 당연하지 않니]

[꼭 한마디 쓸 데 없는 소리를 더 해대지 호모자식! 그러니까 어머니한테 별거 당하는 거라고]

마주치자마자 부자끼리 싸우기 시작하는 두 사람을 보고 쓴웃음을 지으며, 아키는 출퇴근카드를 넣고서 돌아선다.
문득 본 문 건너편의 어둠 속에서, 녹색 덩어리가 간간히 움직이는 것이 보인다.

[저... 점장, "지로씨"입니다]

[어머 토시꼬맹이. 일이다 일, "지로씨"를 상대해 주렴]

[20 넘어서도 토시꼬맹이라고 하지마!]

가게를 뛰쳐나간 토시유키는 들실장의 뒤통수를 잡아채서, 아스팔트 위에 내동댕이치고
몇 m 질질 끌면서 녹색 라인을 남긴 채 뒷문 쪽으로 들고 간다.
순식간에 얼굴 절반정도가 갈려나가서야 비명이고 뭐고 지를 새도 없었던 모양이다.

[[[텟, 테히이이! 테에에에에-엥!]]]

토시유키는 알아채지 못한 모양이지만, 쓰레기통 뒤에는 손님이 떨어뜨린 오뎅에서 무를 갉아먹고 있던 자실장들이 있었다.
그 중 한 마리가 끌려간 모친의 최후를 목격하고서는,
이 세상이 끝난 것처럼 찡찡 울어댄다.

당황해서 점장이 뛰쳐나와, 함께 뭉쳐서 울던 자실장을 잡아 곧장 목을 180도 비틀어서 차례차례 조용하게 만든다.

[모처럼 아키쨩이 조용히 정리해 주었는데 소용없게 되었잖니, 저 바보]

[아하하, 어쩔수 없죠... 그럼 이만, 수고하셨습니다-]

[응, 수고-! 내일도 잘 부탁해-]

점장의 작별인사와 동시에, 마지막 남은 자실장의 목이 뽀각하고 소리를 내며 몸 뒤쪽을 바라본다.
밤은 다시 정적을 되찾았다.


-끝

댓글 3개:

  1. 아키쨔응은 미인일게 분명한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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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아키짱 분충 치우는 솜씨가 대단한 레후!
    분명 좋은 신부감이 될 수 있는 레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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