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의 일상 풍경 4

시계바늘은 현재 오후 7시를 지나고 있다.
저녁때 퇴근 러쉬 아워의 혼란이 지나간 직후의, 가게에 들르는 손님이 줄어드는 공백 시간대이다.

[어서옵셔-]

손님이 들어오는 벨소리에 반응하여, 카운터에 있던 토시유키가 인사한다.

저런 말투로 말하면 왠지 익숙한 직원이 하는 인사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겠지만,
실제는 단지 말투가 늘어진 것 뿐이다.

방금 들어온 손님은 검은색 학생용 가죽가방을 맨 남자 중학생이다.
문을 밀어서 열고는, 오른쪽으로 돌아서 잡지 코너에 발을 멈추고, 만화잡지 코너에 서서 읽을 잡지를 고르고 있다.
대개 손님들은 그 후에, 가게 안의 통로를 한바퀴 빙 돌아서 상품을 고르고, 카운터로 향한다.
편의점 안의 진열위치는 그 때문에 효율 좋게 배치가 되어 있는 것이다.

[...]

그 중학생이 가게에 들어왔을 때부터 토시유키의 시선은 그 가방을 향하고 있다.
이유는 좀도둑을 경계해서가 아니다.
그 가방 옆에 붙어 있는 기묘한 녹색의 키홀더를 눈치챘기 때문이다.
가방의 그 부분은 보통 키홀더를 다는 장소라고는 말하기 힘들기 때문이었다.

그것은 키홀더라고 하기에는 꽤 큰데다가,
실장석을 본 뜬 모양을 하고 있고, 매달려 있다라기보다는 가방에 들러붙어 있는 모양이었다.

드디어 책을 골랐는지, 중학생은 가방을 바닥에 놓았다.
그러자 그 충격으로 그 키홀더가 가방에서 떨어져, 데굴하고 바닥을 구흔다.

[테츄!]

울었다.
살짝이지만 소리를 죽인 목소리로, 토시유키는 그 정체를 확신하고서 카운터에서 나온다.
그 사이에도 키홀더... 아니, 가방에 달라붙어서 가게 안에 침입한 자실장은 부랴부랴 진열대 하단에 숨어들어간다.

[손님, 손님]

[...예?]

서둘러 말을 걸어 중학생이 고개를 들자, 한 손을 들며 생글거리는 웃음을 띄운 토시유키의 얼굴이 보인다.
최근에 간신히 할 수 있게 된 영업용 스마일이다.

[손님, 실장이라고 하는 생물은 좋아하시나요?]

[예? 아니, 별로...]

[그러면, 댁에서 실장석을 기르던가, 가족에게는 비밀로 키우던가 하시는 건?]

[키우지 않지만.... 뭡니까 이건]

[아니요 별로, 그냥 앙케이트입니다... 아, 이건 앙케이트 답례입니다.]

토시유키는 준비해둔 듯이 신제품 시식용 껌을 꺼낸다.
갑작스런 질문에 의아한 듯한 표정을 지은 채로, 중학생은 [아, 예 감사합니다]하고 그걸 받는다.

이걸로 저 자실장은 손님이 기르고 있는 것이 아니란 것은 확정되었다.
보기에 목걸이도 없었지만, 사육실장을 해치우면 변상이다 뭐다 귀찮고,
무엇보다 이 계열의 편의점의 발목을 잡고 싶어하는 녀석들에게 구실을 만들어 주기에 곤란해진다.

[그리고, 이제부터 가게 안이 조금 소란스러울지도 모르지만... 뭐 신경쓰시지 말고 계셔 주세요.
 금방 끝낼테니까]

한 손을 들어보이고 토시유키가 그 자리를 떠나, 청소리를 꺼내어 청소를 시작하자
중학생은 이상한 점원도 있구나 하고서는, 다시 잡지를 펼쳐서 읽기 시작했다.

(고작 청소를 시작하는데 손님에게 보고하다니... 신경질적인 성격인가?)

그런 질문은 연재만화의 스토리를 따라가는 사이에 금방 잊혀졌다.



토시유키가 청소를 시작하고, 진열대 주위가 조용해지자 자실장은 얼굴을 내밀고 주위를 둘러본다.
기계 소리는 진열대로부터 한참 뒤쪽에서 들리고 있고,
앞에 있는 검은 옷을 입은 닌겐은 무언가에 열중하느라 이쪽은 눈치채지 못했음에 틀림없다.


(여기에는 맛있는 먹을 것이 잔뜩 있으니까, 아무거나 좋으니 그걸 가지고 밖에 나오는데스우)


자실장은 모친에게 들은 대로, 손 근처에 있던 사각형 팩키지를 하나,
통로로 밀어내고 그걸 양손으로 밀면서 입구 쪽으로 향한다.

요즘엔 날씨가 추워져서 공원에 방문해서 여유를 즐기는 사람도 줄어들고,
그에 따라 쓰레기통에 버려지는 잔반도 줄어들었다.
공원안에서 먹이를 뿌리는 집단도, 실장석의 번식을 우려하는 행정기관의 압력으로
그 횟수를 일단 절반 정도까지 줄였기 때문에 안전하게 먹이를 얻을 장소는 한정되어져 버렸다.
최근에는 음식물 쓰레기나 잡초만 먹었기 때문에,
오랜만에 먹을 터인 맛있어 보이는 음식의 맛을 예상하자 힘이 들어가 버린다.

(뭐야, 이 소리는?)

스륵스륵 가벼운 것이 끌리는 소리가 중학생을 다시 현실로 돌려 놓는다.
잡지에서 얼굴을 들어 소리가 나는 방향을 바라보니,
자실장이 바닥에 떨어진 생리용품 팩키지를 밀면서 입구쪽을 향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좀 전의 점원을 부르려고 돌아보니 청소기는 전원이 들어간 채로 방치되어 있고 본인은 거기에 없었다.
주위를 둘러보니 카운터 앞으로 이동한 점원이 입에 손을 대고서 [조용히] 라는 제스쳐를 하고 있다.
아무래도 저 자실장을 잡으려 잠복하고 있는 것 같기에 자신도 지켜보기로 했다.

드디어, 슥슥하는 소리와 함께 입구 앞에 도착했다.
자실장은 생리용품을 미는 것을 중단하고, 이번에는 입구의 문에 달라붙어 그것을 밀어서 열려고 힘주기 시작한다.
그래봐야 힘없는 실장의 힘, 게다가 더더욱 힘이 없는 자실장에게 그것은 이룰 수 없는 일이다.
게다가 밀고 있는 부분은 문의 손잡이 쪽이 아니라 경첩부분이다.

[응, 안됐네-]

갑자기 주위를 덮은 그림자에 자실장이 돌아보니,
시야에 가득찬 노란색을 띈 부슬부슬한 것...
바닥청소용 마포걸레가 위에서 덮쳐서 자실장을 바닥에 쓰러뜨린다.

[테에에에-ㅅ!]

마포걸레에 확실히 눌려서, 어떻게든 벗어나려고 버둥대고, 날뛰는 자실장의 모습을 중학생이 신기한 듯이 쳐다본다.

[죄송함다, 소란피우면 어디론가 숨어버려서 번거로워지기 때문에]

[...이런 일이 진짜로 있네요, 처음 봤습니다.]

[간간히 있슴다, "숨어드는" 게... 아아, 돌아가시나요?]

토시유키는 마포걸레를 끌며 문으로부터 물러나자, 바닥에 문질러진 자실장이 [치베베베]하고 형편없는 비명을 지른다.

[아, 예... 그리고, 괜찮으시면 이거 진열대에 돌려놓을까요]

[그 생리대? 아뇨, 감사합니다만, 들실장이 만진 상품은 폐기하는 게 규칙이라서요, 괜찮습니다.]

[그런가요. 그리고 껌 잘 받았습니다... 그러면]

[감사합니다- 또 오십셔]

그리고 귀가길에 오른 중학생을 배웅하고서, 토시유키는 이 조그만 좀도둑과 그 배후에 있을 터인 가족의 처리에 머리를 굴린다.



[잠깐 토시꼬맹이, 뭐야 이 폐기품 전표는?]

["숨어든" 실장이 훔쳐간 거라, 규칙에 따라 버린 건데 왜?]

다음날, 점장이 교대하러 나오자마자 한 소리에, 토시유키는 멋질 정도의 국어책 읽기로 받아쳤다.

[어째서 실장이 그런 뻘짓을 하는거람!? 그 녀석들 생리따위 안하잖니!]

[그런 거 나한테 묻지마!]

[정말로... 그럴 때는 버리지 말고 네가 쓰렴, 아깝게]

남자인 내가 어디에 쓰라고... 라는 딴쭉을 마음 속에 담아두고, 뒷문으로 돌아간다.
어제 장치해 둔 실험의 성과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폐기 콘테이너 옆에 둔 "실험 중, 버리지 말것"하고 매직으로 크게 써 둔 골판지에 붙여둔 박스테이프를 벗기자,
그 안에는 커피캔 정도의 크기를 한 하얀 덩어리가 4 개.

[여어 여러분, 일어날 시간이란다-]

골판지 상자를 들고서 흔들어 안에 있는 덩어리를 굴려봤지만, 반응은 없다.
모습은 다르지만, 이것은 좀도둑 자실장과 그 자매들이다.

토시유키가 폐기품이 될 예정이었던 생리용품의 설명에 흥미를 갖고,
그 홍보내용, 설명서가 진짜인지 확인하는 실험대상으로 삼은 것이다.
친실장 쪽은 폐기 콘테이너 안에 꽉 차지 않은 마대자루가 있길래 거기에 쳐박아 놓았기에,
회수차의 순회시간을 고려하면 지금쯤은 처리시설에서 산산조각이 나지 않았을까?

문 앞에서 예의바르게 기다리고 있던 친자를 언제나처럼 포획한 후,
벌거벗겨져서 착각하고 있는 자실장의 프라이드와 손발을 깊게 상처입힌 뒤,
전후좌우에 생리대를 정성들여 감아서 스카치테이프를 상중하로 붙여서 고정시켰다. 그런 게 4 개.

큼직한 사이즈, 삼중구조의 주름이 빈틈없이 둘러싸고, 옆의 날개가 새는 것을 방지하기에 양이 많은 날도 안심...
이라고 한다.
게다나 내부의 흡수 폴리머는 무게의 2 백배까지 수분을 흡수하여, 표면에 내보내지 않는다는 광고문구도 있었다.

그런 것에 온몸이 물 샐 틈 없이 덮여서 하룻밤 방치되면 자실장들은 어떻게 되어 있을 것인가?

[자 벗겨볼까나-]

토시유키는 그 하얀 덩어리를 하나 들어올려서,
튼튼하게 고정된 스카치테이프를 떼어 내고
주위를 덮고 있는 생리대를 바나나 껍질을 벗기듯 한 장 한 장 반대로 돌돌 벗겨 간다.


[.........테치-.........]


귀를 기울이지 않으면 안될 정도로, 연약하고 희미한 소리로 자실장이었던 것이 울었다.
거기에는 아무리 토시유키라도 놀라는 소리를 내지 않을 수 없었다.

둥그렇게 탄력있던 체형은 이미 원형을 유지하지 못하고, 굳이 예를 들자면, 살색을 한 인형 모양 곶감이라고 표현하면 될까.
마치 한약을 취급하는 가게에 진열되어도 손색이 없을 모습이다.

손발의 상처에서뿐 아니라,
눈코입, 모공이나 총배설구 신체에 있는 갖가지 구멍에서 배설되는 체액이나 수분은
전부 바닥까지 생리대에 흡수되어 버렸을 것이다.
그리고 흡수된 수분을 흡수 폴리머가 착실히 수용하여 한방울도 자실장에게 돌려주지 않았다.
생리대 안쪽에 적색과 녹색으로 변색된 부분이 그 무엇보다의 증거다.

어느 정도로 무게가 다른지 확인하기 위해서 폐기 콘테이너를 여니
앞 시간의 아르바이트생이 잡아 놓았는지 자실장이 한 마리 무릎을 끌어 안고 울고 있다.
손을 뻗자 기쁜 듯이 비벼대는 것을 잡아 올려 건어물이 된 자실장과 좌우 손에 올려 놓고 비교하니,
극단적으로 말하면 마치 아무 것도 안 들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할 정도로 무게가 차이났다.

[대단해, 대단해, 양이 많은 날도 안심이라는 광고는 거짓말이 아니었네]

토시유키는 팩키지에 쓰여 있는 설명서 대로의 내용에 감탄한다.

콘테이너 안에 있던 자실장은 이제 일이 없으니 콘테이너 안에 돌려 놓고,
놀라는 소리가 섞인 울음소리를 컨테이너 뚜껑으로 확실히 덮은 다음에
다른 덩어리 3 개도 개봉해 본다.
이것또한 처음 것과 마찬가지로 안의 자실장들은 인형 곶감이 되어 있다.


[.........테후-.........]
[.........테테-.........]
[.........테히-.........]

생리대가 벗겨지자 피부에 닿는 바깥공기에 포함된 엹은 수분을 느꼈는지
그대로 부스러질 정도로 말라있던 주름투성이 혀를 움직여서 희미한 소리로 운다.
이런 상태로 말라 비틀어져서 아직도 희미한 울음소리를 내며 몸을 떨며 움직이려하는
실장석의 생명에 대한 갈망이라는 것이 무서워진다.

[좋아 좋아, 전원 활기 만빵이구나. 그러면 다음 실험을 해 볼까, 응?]

부친에게 혼나기 전에 끝내기 위해, 토시유키는 집에서 가져온 큼지막한 사각 락앤락통을 골판지 상자 안에 놓았다.



[감사합니다-]

도시락에 비닐 여러장 거기에 안주를 몇 갠가 산 트럭운전수가 가게에서 나간다.
음주운전이 될 게 뻔하지만 [운전중엔 마시지 않을 거라고 믿고 팔았다] 라고 하는 핑게에 그런저런 현실은 무시되기 마련이다.

현재, 심야 1시 반이다.
오늘밤은 "지로씨" 의 방문도 없고, 폐기처분 도시락을 받으러 오는 부랑자 아저씨들도 없다.
새로운 잡지의 발매일도 아니고, 재미있는 심야 프로그램도 없다고 하는 지독하게 평온하고 심심한 밤이었다.
교대까지 앞으로 30분, 토시유키는 손님 앞에서 하품을 참느라 열심이었다.

[... 슬슬 됐을래나]

가게 안에 손님이 없는 것을 확인하자 뒷문을 열고, 폐기 콘테이너 위의 골판지를 연다.
한가운데 두었던 락앤락통 안에 전신을 물에 적셔둔 나체자실장 4 마리가 몸을 맞대고 떨고 있다.
토시유키에게 매달리려 4 마리 함께 꺼질 듯한 떨리는 목소리로 울며 동정을 이끌어 내려고 힘없이 손을 내민다.

[...테츄-...테츄-...]

[우왁... 진짜 대단해, 원래대로 돌아왔구나 너희들]

어떻게 된 생명력인 건가.

토시유키는 락앤락통에 물을 담아서 편의점 커피용 과립 설탕을 10 봉 정도 타서 섞은 뒤,
거기에 건어물 자실장을 담가 두었다.
단지 그것뿐인데도 생물로서 생명유지가 불가능할 정도로 말라 비틀어진 자실장은
수분을 흡수하여 5 시간 후에는 원래대로의 모습으로 복원해 보인 것이다.

젖은 피부를 밤바람이 스쳐가자 거부할 틈 없이 체온을 빼앗겨간다.
이빨을 따닥따닥 울리면서, 떨고 있는 자실장들이 아까전까지만 해도 인형곶감같은 꼬락서니였었다고 누가 믿을 것인가.

[어째선지 여기 춥네... 너희들, 자려면 따뜻한 이불이라도 있는게 좋겠지?]

[[[텟츄-♪]]]

생각지도 못한 제안에 자실장들은 아까까지의 토시유키의 처사는 금방 잊고서 순진하게 뛰어오르며 기뻐하는 모습을 보인다.
...아니, 잊어버렸다라기보다는 기억하지 못하는 걸지도 몰랐다.

골판지 박스 채로 사무실에 들고 온 토시유키는 자실장을 한마리씩 마른 걸레로 깨끗하게 닦은 뒤
준비해둔 봉투 모양의 "이불"이란 것에 자실장을 다리부터 넣어 주었다.
자실장에게 딱 맞는 사이즈로 후끈후끈 따뜻하고, 감촉도 매끄러워서 기분이 좋다.
얼굴만 나오기에 이것은 침낭이라고 해야 할래나.

[테츄테츄]

[테츄우-]

[텟츄-]

자실장들은 서로를 둘러보며, 웃어대고, 굴러대고 있다.
실장석은 모친의 태내에서 손도 발도 없는 구더기실장이라는 형태로 발생한 뒤 그것이 성장해서 자실장으로서 태어난다.
지금 자실장들의 모습은 마침 그것과 같은 것이다, 혹시나 기억에조차 없는 태어나기 전의 일을 떠올린 것일까

[자자, 얼른 자라]

[[[[테츄우]]]]

잘 모르겠지만, 상냥한 이 사람은 분명히 이제부터 자신들을 키워줄 게 틀림없어.
그렇다면 내일 아침에는 맛있는 먹이를 잔뜩 받을래나?
이제부터의 기대가 자신들을 둘러싸고 있는 이불 같이, 따뜻하게 펼처지는 것같은 생각이 들었다.

토시유키의 말과 난방이 틀어진 실내의 따뜻함에, 4 개 늘어선 자실장들은 5분도 되지 않아 깊은 잠에 빠져 간다.



(... 이제 슬슬 됐을래나)

유선방송의 노래가 바뀌기에 시계를 보니 벌써 5분 정도 지나 있다.
조용히 잠자는 숨소리가 들리는 골판지 상자 위로 몇번 손을 흔들어 숨소리에 변화가 없다는 걸 확인하고나서
토시유키는 최후의 마무리를 하기로 했다.

적당한 길이로 자른 스카치테이프를 몇갠가 손에 붙이고서
자실장을 깨우지 않도록 살짝 들어올려서
"이불"의 얼굴이 나와 있는 쪽 부분을 좌우에서 끝을 잡고 접어서 테이프로 조심스럽게 감아서 고정시킨다.
이걸로 자실장들은 전신을 빈틈없이 둘러싸인 모양이 되었다.

[잘됐네... 목숨걸고 훔칠 정도로 원한 것에 이틀밤 연속으로 둘러싸여 잠들다니.
 분명히 좋은 꿈을 꾸게 될 거다]

저 "이불"은 토시유키가 손님이 안올 때에, 커피캔을 심지로 삼아 생리대를 붙여서 만든 것으로
어제 자실장을 감싸고 있던 것과 같은 종류의 것이다.
게다가 이번 것은 잠잘 때 착용하는 강력한 흡수력을 가진 종류를 골라두었다.
이번에는 손발에 상처를 내지 않았지만, 내일 다시 개봉했을 때는 어떻게 되어 있을까가 기대되는 작품이다.

다시 골판지 상자를 박스테이프로 감아서
"실험중, 버리지 말것"이라는 글자가 잘 보이도록 해두고 폐기 콘테이너의 옆에 살짝 놓아 둔다.


[안녕하세-요, 심야 담당 교대하러 왔습니다.]

[오- 기다렸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교대 아르바이트 생이 왔다.
금방 인계하고서 옷을 갈아 입고 2,3 개 쌓인 유통기한이 지난 도시락 중에서 내일 아침에 먹을 것을 골라 가기로 했다.

[그러면 부탁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

뒷문을 나온 토시유키의 발밑에 골판지가 비벼지는 바스락바스락하는 소리가 난다.
운 나쁘게도 벌써 누군가 눈치챈 모양이다.
이 소리에 얼마 안 있어 전원이 일어나게 될 것이다.
아침까지 새근새근 자고 있었으면 혹시나 알아채지 못한 채 편해졌을지도 몰랐을텐데...

[그렇게 당황하지 않아도 된다, 내일 밤에는 꺼내줄 테니까]

[잘자라] 하고 상자를 한번 두들긴 뒤, 토시유키는 발걸음도 가볍게 집으로 가는 길을 서두른다.
내일이 기대되다니 그야말로 오랜만이다, 오늘밤은 잠들지 못할지도 모른다.


-끝

댓글 2개:

  1. 분충들에게 저런 정성을 들이다니 눈에서 물이 나오는 데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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