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장석의 빛과 그늘



"뎃스〜♪"

자랑의 아마색 머리를 뒤로 흘리는 실장석.
옆에 있던 실장석도 그걸 보더니

"데스〜♪"

하고 자신의 머리가 최고라는 듯
머리칼을 물결쳐 보인다.

그 둘 외에도 그 방에 많은 실장석들이

"나야말로"

라는 듯 실장석의 생명이라 할 수 있는 머리를 자랑한다.


그런 방에 다수의 인간들이 모인다.

"데데에!?"

방에 온 인간들에게
실장석들은 한결같이 겁먹은 기색이다.
도망 치려고 시도하는 개체도 있지만
좁은 상자에 갇혀 있어서 불가능.
이윽고 인간들은 한명씩 실장석들 앞에 앉는다.

"데에에……데에에에……"

무표정하게 자신을 내려다보는 인간들 앞에서,
실장석들은 불안한 울음 소리를 낸다.
무엇을 해도 헛일이라는 것은 이미 알고 있다.
그런 체념에 비슷한 울음 소리들.

이윽고 케이지의 천장이 열리고
거기에서 인간의 손이 내려온다.

"데스우!! 데스 데스우-!"

안에서 저항하는 실장석도 있지만
대부분은 그저 조용히 눈물을 흘릴 뿐이다.
그녀들은 이미 포기하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일어날 일에,
자신들은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인간의 손이 실장석의 두건을 쥐어 뜯는다.
반드르한 정수리가 공기에 노출된데다,
앞으로 일어날 능욕 비슷할 사건에 대한 공포로
실장석들은 몸을 떤다.

인간은 먼저 실장석의 앞머리에 손을 뻗었다.
둔한 실내의 빛을 반사하는 "그것"이
실장석의 아마색 머리를 잡았다.

싹둑-

그리고 흩어져 떨어지는 머리카락들.

"뎃! 데에에..."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그 순간 넘쳐 나오는 눈물만은 감추지 못한다.
다시 자란다. 그것은 알고 있다.
그러나 슬프다.
슬픔은 막을 수 없다.
자신의 존엄을 잘라내는 것이다.
그러나 인간은 무자비하게 가위질을 한다.

"데갸아아! 데갸아!! 뎃갸아아아!"



격렬히 저항한 실장석이 비명을 지른다.
머리를 움직인 탓에
인간의 손이 빗나가서 가위가 피부를 발긴 것이다.
인간은 그런 실장석을 다른 인간에 넘기고
다른 실장석을 새로 데려온다.

새로 들어온 실장석은

"데스우?"

하고 신기해 하고 있다.
아마 와타시 같이 식사와 주거 보장을 미끼로
공원에서 데려왔을 것이다.

방으로 끌려나온 실장석의 운명은 정해져 있다.

스삭-삭-싹-

방에 울려퍼지는 가위 소리.

"데에에엥...데에에에에엥..데에에에에에에엥……"

하염없이 흐느껴 우는 실장석들의 울음 소리.
언제까지 이런 능욕이 반복되는 것이다.
들실장은 그렇게 생각하고 울었다.
방 한 구석에서 파퀸- 하는 마른 소리가 울렸다.
다른 들실장의 위석이 부서지는 소리였다.
반복되는 단발 행위가 주는 스트레스 때문에
죽는 개체가 매번 반드시 나온다.
그런 동족들은 인간들이 방밖으로 보내고,
또 새 식구가 방으로 온다.
도대체 여긴 무엇일까.
그리고, 이건 언제까지 계속되는 건가?.
그렇게 생각했을 때,
실장석의 위석에 작은 균열이 생겼다.

"선생님, 저의 실장석이 죽었습니다"
"이런, 또요?"

그러자 선생님이라 불리운 사나이는
죽은 실장석을 방에서 내보내고,
새로운 실장석을 방에 들여왔다.

"그럼 계속 분발해요!"
"네, 선생님."
"자자, 여러분도
 훌륭한 실장 스타일리스트를 목표로 힘내세요!"
"네!"

여기는 실장 스타일리스트 학교.
최근 애완실장의 수요 확대로 인기가 높아진
실장 스타일리스트를 키우는 전문 학교이다.

그러나,
그 그늘에 많은 들실장의 희생이 있음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댓글 5개:

  1. 닌겐사마의 전문지식습득에 소모될수있다는게 얼마나 고귀한 일인지 분충들은 알아야하는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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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그래도 밥 주고 재워 주고 지켜주고...머리칼정도는 줘라 그냥 나중에 다 자라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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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저놈들 머리카락 안 자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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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모공째 뽑는거 아니면 자라지 않나? 보통은 뽑아버리니까 안자라는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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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설정마다 다름. 애초에 모공 재생으로 머리카락 자라나는거면 독라실장들은 자기네들 스스로 삼전도의 굴욕 실현했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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