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실장 -전반부-


회사의 창문에서 보이는 것은 맞은 편 빌딩과 그 유리에 비치는 이쪽의 빌딩.
 그러나 하늘은 제대로 보이지도 않는다.
 관목이 일정 간격으로 나란히 심어진 중앙 분리대와, 밤낮으로 차가 끊이지 않는 상하 3차선의 넓은 도로.
 거리를 구성하고 있는 높은 빌딩들 중의 1개, 그 2층.


 자기 책상에서 보이는 광경은, 날마다 아무런 변화도 없어 일에 몰두할 수밖에 없다.
 그렇고 그런 시시한 전표 정리만 계속하는 잔업이 이어지고 있을 때….

 빨리 일을 해치우고 돌아가면 된다는 것을 알고는 있지만 지겨움과 방대한 숫자의 양에 지치게 된다
 이미 집중력이 떨어져 뒹굴뒹굴거리며 작업은 하는둥 마는둥 하고 있던 때.


 그런 가운데 문득 중앙 분리대의 테두리에서 무언가 부산하게 움직이는 것이 눈에 보였다.
 차의 라이트에 비추어진 그것은 1마리의 실장석…그것도 작은 새끼 실장이었다.
 새끼 실장은 뭔가를 안고 우로우로, 우로우로하면서 그 중앙 분리대를 좌우로 왕복하거나 앞차선 쪽이나 안쪽의 반대 차선 쪽으로 가기도 했다.
 그러다가 결국 피곤했던지 털썩 주저앉아 울고 있는 듯했다.

 '왜 저런 곳에 실장석이?'

 어디에 있어도 이상하지 않다고 할 실장석이지만 저런 곳에 있다는 것은 상상외의 일이다.
 지금 곤란해하며 당황하는 움직임에서 볼 수 있듯이 이 도로는 교통량이 많다.
 실장석이 차에 치이는 광경은 꽤 있지만 대부분은 인간에게 던져지든가 보도 가장자리에서 얼쩡거리다가 떨어지는 자들이다.
 아무리 바보인 실장석이라도 자신의 의사로 이 도로를 횡단하려는 놈들은 좀처럼 없다.

 하지만 역시 어떤 멍청한 짓이라도 저지르는 것이 실장석이다.
 그러나 여전히 물리적으로 무리라고 하는 생각은 변함이 없다.
 전력의 성체 실장석조차 인도에서 분리대까지는 최소 10초는 걸릴 것이다.
 일견 10초면 언뜻 보기에 편하게 보이지만, 어디까지나 쉬지 않고 전력의 이야기.
 한눈도 팔지 않고 전력을 내야하며 무엇보다 차에 한 번도 치이지 않아야 한다.
 한 번이라도 실장석이 타이밍을 놓치면 끝인 것이다.
 하물며 보폭에 어려움이 있는 새끼를 데리고는 10초가 아니라 1분은 걸릴 것이다.

 여기는 가장 가까운 신호등까지 좌우 어느 쪽에도 50m는 떨어져있지만, 육교가 있으므로 길을 건너는 것은 쉽다.
 1분 동안이라면 3차선에서 몇대의 차가 지나갈 것인가.
 여기서 실장석이 무사히 중앙 분리대를 건너는 그 확률은 그야말로 운석에 맞아 죽은 인간을 찾는 것과 비슷할 것이다.


 그만큼 왜 거기에 새끼 실장이 있는지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다.


 나는 머리도 띵하고, 시간도 많으므로 이렇게 생각하는 것보다 차라리 가까이 보는 것이 빠르다고 생각하여 야식을 살 겸해서 밖으로 나갔다.
 밖에 나갈 때, 출입구 관리실의 상주 경비원이 계속 그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뭐 좀 사러 다녀올게요 잘 부탁 드립니다..."

 "아,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저, 실장석 보셨어요?"

 "아아, 저것 말이죠… 오늘 저녁부터 그곳에서 왔다갔다 하고 있어요. 보면 딱한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뭐 어차피 실장석이니까요"


 그 역시 약간 신경쓰는 것 같지만 어차피 일반적인 인간이 실장석에 대해 가지는 생각, 스탠스는 이런 것이다.

 지금 불쌍하다고 생각해서 도왔다가 다음날, 그 녀석은 어느 집에 침입하거나 쓰레기를 뒤질지도 모른다.
 물론 그 개체가 현명한 개체일 수도 있겠지만, 사실 대부분의 실장석은 그렇지 않으며, 그리고 실제로 그런 실장석들이 지금도 쓰레기를 뒤지고 인간에게 피해를 주고 있었다.
 그러니 저 녀석이라고 해서 그러지 말라는 법은 어디에도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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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육교를 건너가다가 위에서부터 분리대의 모습을 들여다봤다.
 직장에서도 나름대로 움직임을 보이고 있었으니 여기서 보면 더욱 자세하게 보인다.
 새끼 실장은 또 갈팡질팡거리며 우왕좌왕 이곳저곳을 돌아다니기 시작한다.

 나는 문득 바로 밑에 낯선 물건이 있는 것을 깨달았다.
 테두리에 아무래도 무슨 상자 같은 것이 흐물흐물하게 허물어져 있고, 그 부근의 테두리와 정원수 사이의 땅에 무언가가 흩어져 있다.
 작은 실장석용 접시같은 소품, 더러워진 타월 등이 산비해있다. 그리고 친실장이라고 생각되는 제법 큰 실장석과 작은 새끼 실장과 구더기 실장 등도 널려있다.

 그 녀석들은 모두 움직이지 않는다.



 가지에 걸려 있는 새끼 실장도 몇 마리 있지만 그것도 움직이지 않는 것 같다.
 아무래도 내가 서 있는 여기서 그 상자째 떨어진 것 같다.

 보이는 범위이지만 상자에는 낙서가 있는데, 『XXX의 집 』으로 보인다.
 그리고 추가로 벽보가 붙어 있어 『 받으세요 』라는 글씨가 보인다.
 어떤 사정으로 키우지 못하고 버려진 듯하다.

 그럼 "버려진 집"을, 누군가의 장난으로 일가는 여기에서 던져진 것일까.

 낙서나 문자로 추정해보건데, 어린 소녀들이 주인이었던 것 같다.
 정황상 실장샵에서 산 물건이 아닌 들실장이라고 생각된다.

 애완동물이라면 아무리 싸구려라도 살 때는 간단한 사육 세트를 함께 산다.
 실장석으로 말하면 지저분함이라는 이미지가 있어 청결하게 키우기려면 아무래도 쉽게 씻을 수 있는 재질이 편하다.
 오히려 거저나 마찬가지의 값으로 팔리는 미분양 실장석들의 가치를 생각해보면, 실장석이란 애초에 사육 세트를 팔기 위한 가치밖에 없다.
 그러니 사육 세트가 아닌 골판지집이라고 하는 건, 높은 확률로 들실장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들실장이라고 하더라도  비교적 다양한 소품이 구비된 것을 보면 들실장이라는 신분치고는 상당히 귀여움을 받은 것 같다.

 여기서 떨어져 박살이나버린 저 실장석도 그런 대우를 받을만한 최소한의 지식과 예의를 갖추고 있었던 것일까...
 그것을 왜 버리게 됐는지는 알 수 없다.





 보고 있으니 조금 전의 새끼 실장이 돌아와서, 그 친실장의 시신에 기댔다가 또 흔들어보고있다.
 자동차 소리에 뒤섞여 『 테치이? 테치이? 』하는 목소리가 들려 온다.

 여기서 봐도 단박에 죽었음을 알 수 있는 친실장의 시체는 충격으로 터진 복부에서 꾸룩꾸룩 내장이 흘러나와 있다.
 그래도 그 죽음을 인정하기 싫었을 것이다.
 섣불리 판단할 수 없으리만큼 경악의 재생 기능이 갖추어져 있으며, 어느 정도 그것을 자각하고 있는 것이 실장석인 만큼, 타인에 대한 "죽음"에 대한 인식은 희박하다.

 그 새끼가 손에 안고 있는 것은 더 작은 엄지 실장 같다.
 여기에서는 그게 살았는지 죽었는지 알 수 없다.

 또 친실장의 손에도 새끼 실장이 안겨 있으며 그 새끼는 얼핏 몸에 손상이 보이지 않지만 머리 주위에 체액으로 보이는 꽃을 피우고 있으므로 죽은 것이다.
 그 손상의 차이에서 미루어 볼 때 친실장과 집이 쿠션이 되었겠지만, 어차피 실장석과 골판지일뿐이다. 충격에서 완전히 지킬 수는 없었던 모양이다.
 몸의 모습만 언뜻 봐도 위석이 깨질 정도의 충격이었을 것이다.


 실장석이라면 이 높이에서 그대로 떨어뜨리면 신체 등이 사방으로 흩어져 원형이 없어져도 전혀 이상하지 않다.
 떨어지는 상황에서 친실장은 상자 속에서 새끼를 지키려고 필사적으로 안으려 했을 것이고, 새끼들도 친실장에게 안기려고 발버둥쳤을 것이다.
 우선 집 자체가 쿠션으로, 다음으로 친실장이 쿠션이 되었지만, 결국 살아난 것은 그 새끼실장 한 마리뿐인 것 같다.
 친실장의 한쪽 팔에 안긴 새끼도 죽은 것이다.

 아니, 안겨 있지 않았기 때문에 다른 우연이 일어나서 살아났는지도 모르지만.
 뭐, 어느 쪽도 상상일 뿐이다.

 어쨌든 다른 새끼에는 일어나지 않은 행운으로 그 새끼 실장은 살고 있었다.



 편의점에서 돌아오는 길에 들여다보더라도 그 새끼 실장은 가지에 걸린 새끼실장의 시체를 향해 손을 뻗으며 뿅뿅 뛰어오르고 있었다.

『 테챠앗! 텟챠~~~앗!!』

 아직 어리광 부리고 싶을 때의 자실장이지만 그 중에서도 애정이 높은 녀석이다.
 친실장이나 새끼 실장들의 시신에는 먹힌 흔적이 없다.


 이런 장소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식량이다.
 배고프면 친실장의 시체라고 인식하고 있어도 일단 먹고보는 것이 실장석이라는 생물이다.
 이 상태... 음식이 없는 가운데 금방 공복을 느낄 자실장이 장시간 동안 함께 있는 시신을 먹은 흔적이 없다는 것은 식욕과 애정을 천칭에 걸어 그래도 시체가 된 가족을 가족이라고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개체로서 애정이 높은 실장석은 드물게 있다.
 그런 실장석은 가족에 대해 강한 유대와 애정을 갖고 있다.
 그런 실장석이 열심히 가족의 걱정을 하고 있는 모습은 나의 마음을 움직인다.
 ...하지만 동시에 거기에 있는 것이 실장석인 만큼 도와주겠다는 생각도 일어나지 않는다.

 실장석으로 태어난다는 것은 그런 불행을 안고 살아간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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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장으로 되돌아와 식사를 하면서, 나는 편의점에서 눈에 들어가 산 싸구려 망원경으로 들여다봤다.
 그 새끼 실장은 또 이쪽 끝에서 저쪽 끝으로 뛰어다니고 있다.
 이제 상당히 피로해 있는지 발걸음은 무겁다.
 아마 먹을 것이 없는지 살피는 것 같았다.

 고개를 아래를 향해 걸으면서 때때로 안아 든 엄지 실장에 무언가를 말하고 있다.
 하지만 보면 그 엄지는 머리가 찌그러졌고 혀가 주욱 늘어나있다.
 새끼실장이 흔들면 흔들리는 데로 목이 다양한 방향으로 덜렁거려서, 새끼실장은 걸을 때 손으로 엄지실장의 목을 꼬옥 누르고 있다.


 역시 죽은 가족 중에서 그나마 멀쩡한 것을 찾아내 살아 있다고 착각하여 안고 있는 것이다.
 그 새끼 실장은 먹이를 찾기에도 지쳤는지 친실장이 있는 정원수 쪽으로 갔다가 인근 나무의 가지에서 잎을 따 입으로 가져갔다.
 얼굴을 잔뜩 찡그리며 쓴맛을 느끼는 표정이 인상적이다.

 뭐든지 먹는 이미지가 있어 아무거나 잘 먹는다고 생각하는 것이 실장석지만, 인간과 기준이 다를 뿐 맛 자체에는 까다롭다.
 산 실장은 추운 겨울에서 살아남기 위하여 마른 잎과 흙조차도 익숙하게 먹는다고 하지만, 들실장은 비슷한 환경에 있으면서 보통 쓰레기를 먹고 있어 잎과 흙을 열심히 먹는 경우는 적다. 반대로 산 실장은 쓰레기가 익숙하지 않아 맛과 냄새가 너무 강해 혐오하는 경우가 많다.
 어차피 같은 개체이므로 먹으라면 먹을 수는 있지만, 취향 때문에 초식 동물과 육식 동물 정도의 차이가 생긴다.
 들실장과 사육실장은 풀을 뜯어먹을 정도의 환경이라면 차라리 동족의 고기를 먹는 것을 더 좋아한다.
 원래는 동족 킬러인 느낌이지만, 실제로는 그들도 동족의 고기는 참을 만큼 참은 후에나 선택하는 긴급 대피의 수단이다. 즉, 동족의 고기는 그래도 풀과 흙과 똥을 먹는 것보다는 나으니 먹는다는 것이지 특별히 좋아서 찾는 것은 아니란 말이다.
 이 새끼 실장은 그래도 가족의 고기를 먹느니 풀을 뽑아먹을 정도로 애정이 큰 것일까, 아니면 예의범절이 그만큼 잘 된 개체일까.
 아마, 이 새끼는 들실장이라고는 해도 그렇게 장시간은 보내지 않을 것이고, 그 짧은 들실장의 기간도 인간의 원조를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

 나는 식사를 하면서, 혹은 일의 중간에 그것을 흥미 깊게 망원경으로 관찰했다.

 새끼 실장은 여러 차례 잎을 입에 옮겼다. 그리고는 다시 가족의 시체를 찾아가 흔들거나 두드리거나하다 결국 무릎을 안고 주저앉는다.
 그리고 5분 정도 가만히 있더니 다시 부지런히 그 분리대를 오른쪽으로 왼쪽으로, 앞으로 안쪽으로 돌아다닌다.
 역시 어딘가 이 분리대에서 탈출할 곳이 없는지 찾고 있는 것 같다.

 슬픈 눈을 하며 하루 종일 테챠테챠 움직여 몇 번이나 같은 곳을 돌아다녀도 안전하다는 확신이 들지 않는 것 같다. 잠시 앉아있는 그 시간에도 주변을 쿄로쿄로 둘러보며 이곳이 안전한 곳인지 일일이 생각한다.
 그러다 그럭저럭 뜻을 결정한 것인지 연석 가장자리에서 안고 있던 엄지 실장을 내려놓고, 어설프게 다리를 이쪽으로 향하고, 천천히 연석에서 내려오기 시작했다.
 [※연석 : 도로의 테두리에 까는 돌. 인도랑 차도 사이에 놓는 길쭉하고 네모난 돌 그거.]

 참으로 답답한 동작이다.
 상반신을 연석 위에 맡기면서 발을 데롱데롱 흔들면서 땅을 찾고 있다.
 그러다 발이 닿지 않으면 조금 당황한 것처럼 움직임을 멈추고 잠시 몸을 더 아래쪽으로 끌어내린다. 몸을 좀 더 아래로 옮겼지만, 역시 발 끝에 땅이 닿지 않는다.

 결국 새끼 실장은 연석에서 내려가는 것을 포기한다.
 무서워하며 다시 연석 위로 몸을 되돌릴 때도 아까 전처럼 굉장히 답답한 과정을 거친다.
 특히 바로 옆을 차가 파고들자 『 테챠아아아아아!!』하는 목소리가 옆에서 들리는 것처럼 경악한다.

 하지만 잠시 뒤 다시 내려가기 위해 몸을 내린다. 겁을 먹고 다시 올라간다.
 이런 일을 몇 번이나 반복하면서 점차 아래로 아래로 몸을 내린다.
 저렇게 포기하지 않는 곳을 보면 진심 같다.


 연석의 높이는 10cm정도. 새끼 실장의 키는 그것보다는 조금 길어 충분한 여유가 있어 보인다. 하지만 실장석이란 꼴사나울 정도로 균형이 나쁜 육체이기 때문에 쉽게 성공하지 못한다.
 게다가 내려가는 행위는 위를 보고 오르는 행위보다 훨씬 난이도도 높고, 공포도 높다.
 아무튼 그 커다란 머리는 그런 자세로 자신의 발밑을 보는데 적합하지 않으니 얼마나 뻗으면 발이 닿느냐의 기준이 없다.

 그리고 꽤 몸이 아래로 내려갔을 때 다시 곁을 차가 달려 나간다.
 그 소리와 펄럭거리는 바람에 두 다리를 파닥파닥 하고 당황한 새끼 실장은 확연히 보일 정도로 빵콘을 하며 팬츠를 부풀려 마치 달착륙선 같은 모습으로 스르르 내려간다.

 나는 무심코 "큿"하고 목소리를 높이고 내뿜어 버렸다.


 잠시, 그 꼴로 이쪽에 등을 돌리고 움직이지 않았지만, 일어서다 돌아서서 쿄로쿄로 하고 머리를 흔든다.
 그리고 한참이나 커진 팬츠를 보고 테에... 하고, 이리저리 긁힌 상체를 보며 눈물 짓는다. 하지만 곧 그런 일 따위는 신경 쓰지 않은 상황이 되고 있는 것을 알게 된다.
 그 옆에서는 차량이 굉음을 내뱉으며 정기적으로 지나가고 있는 것이다.
 연석 위에서 바라보고 있는 것보다 훨씬 가까이서 거대한 물체가 고속으로 달려나간다.

 새끼 실장은 순식간에 마비된 채 부들부들 떤다.
 그렇게 되는 것은 연석 위에서 바라보고 있을 때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텐데.
 굳이 직접 닥친 후에야 공포에 떨고, 울부짖으며 발버둥치는 것은 동정심이 아니라 웃음을 자아낸다.
 나는 킥킥거리면서 완전히 웃고 있다.
 아무도 없는데, 괜히 웃음소리를 참으려 해 옆구리가 아파 오고 있다.

 문득 웃으면서도 이렇게 슬픈 생물이 또 있을까? 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30분...
 내가 겨우 오늘 잔업을 겨우 마칠 때쯤에 그 녀석은 똥 묻은 모습으로 부들부들 떨면서 벽처럼 우뚝 솟은 연석에 달라붙어, 기대면서 일어섰다.
 겨우 일어서 있을 뿐, 도로를 건너기 위해 연석에서 내려왔다는 생각은 전혀하지 못하는 것 같다.
 그리고 손을 연석 위로 뻗친다.
 연석 위에 아직 엄지 실장을 둔 채라서 엄지를 내리려고 하는 건가? 싶었지만, 그건 아닌 것 같다.

 물론 그런 일을 하면 이젠 엄지 실장을 도로에 버리고 연석 위로 오를지, 엄지 실장의 시체와 함께 죽을 때까지 그 자리에 머물지 끔찍한 선택을 해야 했겠지만.


 그 녀석의 발밑은 그 사이에 흘린 똥이 웅덩이가 되어 점점 커져나가고, 그 위를 차가 바샤바샤하며 지나가버려 새끼 실장은 온몸에 똥이 덕지덕지 발려 있다.
 다행히 일어선 새끼 실장이 닿는 손 높이의 한계 부근이 연석의 높이이다.

 잠시 눈을 부릅뜨고 두리번 두리번거리면서 머리만 돌린다.
 새끼 실장은, 겨우 정신이 들었는지 아까 내려왔던 방법의 반대로 열심히 몸을 들어올린다.
 신체능력은 그야말로 최악으로 묘사되는 실장석이지만, 육체 구조의 제약이나 지구력 이외에는 인간 수준으로 되어 있어 두 팔로 자기 체중을 지탱하는 정도는 된다. 크기 대비로 인간 수준의 힘은 있지만, 그 크기의 세계에서는 개와 고양이라고 하는 훨씬 강력한 개체가 더욱 많기 때문에 결국은 무력한 것과 같다.
 새끼 실장은 팬츠에 가득 싸버린 대량의 똥 때문에 무게가 더해져서 오르는데 더욱 힘이 든다.
 그것도 깨닫지 못한 채 새끼 실장은 양 다리를 허우적거리며 연석에 매달린다. 그러면 그럴수록 팬츠 속에서는 삐질삐질 녹색 똥이 새어나온다.
 똥은 체내에 있으면 괜찮지만, 일단 빵콘으로 밖에 나오게 되면 불필요한 무게로 중심이 아래로 떨어져, 안그래도 절망적인 신체 밸런스와 더해져 신체 능력을 더욱 떨어뜨린다.
 거기다 상식을 벗어난 재생력을 가진 육체 구조 때문에 내장에도 노폐물이 많아 사람처럼 배설물이 취한 식사량보다 크게 줄어드는 것도 아니다. 굶은 상태에서도 감정의 변화에 따라 저절로 똥이 만들어질 정도니까. 실장석에게 빵콘에 의한 무게중심의 변화는 무시할 수 없는 것이다.
 잔혹한 것 같지만 그 초록색의 추를 매달고 허우적거리는 모습은 정말 동정하기보다 웃음이 터져나온다.

 새끼 실장도, 악전고투 끝에 간신히 연석을 올라가 분리대 위에 돌아갔다.
 테히-테히- 하는 걸 보면 이제 움직이는 힘도 없다고 말하고 있는 것 같다.
 그래도 잠시 멍하니 있다가 위기가 지나갔다고 깨닫자 자신의 더러움이 궁금한지, 테칫하며 상체를 일으키고 짧은 손으로 옷의 얼룩을 만져보고, 냄새도 맡고는 입을 벌리고 울고 있다.
 대답 없는 친실장에게 『 더러워진테찌... 물로 씻고 싶은 테찌 』라고 호소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친실장도 없고, 물도 없다.

 드디어 그 자세로 중얼거리는 것에 지쳤는지 느껴지는 감촉이 기분 나빴는지, 새끼 실장은 마침내 마지못해 스스로 팬츠를 벗고 안에 그득히 쌓인 대량의 똥을 건져내어 밖으로 던져내고 있다.
 그리고 손으로 가랑이를 문지르고, 아예 옷을 완전히 벗어던지고 엉덩이를 땅바닥에 문지르면서 똥을 떼어내려 한다. 하지만 깨끗해지기는커녕 오히려 흙이 달라붙어 더욱 더 더럽게 된다. 결국 새끼실장은 누더기가 된 팬츠를 테에-하며 바라보다 그 자리에서 풀썩 주저앉고 고개를 숙인다.
 차의 라이트에 비춰 보이는 그 모습에 애수를 자아내며 웃음이 멈추지 않는다.

 이윽고 주위를 살피고 팬츠를 입지 않은 것이 부끄러운지 팬츠를 다시 입으려 한다.
 하지만 이미 차갑게 식어버린 젖은 팬티의 감촉에 깜짝 놀라는 표정이 웃긴다.

 그 뒤에는 다시 엄지 실장의 시체를 안고, 집 부근에 떨어져 있는 더러운 수건을 쓰고, 그대로 엄지와 사이좋게 누웠다.
 아무래도 오늘은 그냥 추위에 떨면서 잘 것 같다.


 나도 즐겁게 해 준 감사의 마음을 남기고 회사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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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날 관찰 2일째.

 출근할 때 차량의 소음에 지지 않는 『 테치이이이이이!! 테샤아아아아아아!!』 건강한 소리가 울려 퍼진다.
 아침부터 건강하구나라고 생각해서 보면 아무래도 가족의 시체에 몰려드는 까마귀들을 쫓아내고 있는 것 같았다.
 육교 위에서 보면 역시 새끼 실장이 나뭇가지를 휘두르며 미친듯이 뛰어다닌다.
 하지만 수도 지능도 까마귀쪽이 압도적으로 위다.

 새끼 실장이 다른 곳에서 허우적거리는 사이에 줄줄이 작은 새끼실장의 시체부터 차례로 잡아 들려 올려진다.

 일을 하다가 가볍게 들여다보면 새끼 실장은 친실장의 시신 옆에서 가지를 손에 들고, 다리를 쭉 뻗고 앉아 힘없이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쓸데없는 노력은 아니었던 모양이다.
 적어도 친실장의 시체와 손에 든 엄지 실장의 시신. 이 2개는 사수한 것이니까.
 그리고 새끼 실장은 가족의 시신이 없어진 일로 울고, 신체의 더러움과 가려움에 울고, 배고픔으로 우는 것을 되풀이했다.


 행동 자체는 참으로 단순하다.
 혼자 울고 울다 지치면 친실장의 시체를 흔들다가 친실장의 시신에 기대고 흐느껴 울다 지쳐있다가 이내 타박타박 근처를 누빈다.
 어젯밤처럼 어디 탈출하는 길이 없는지, 음식이 없는지, 물이 없는지 찾는 것이다.
 그리고 아무것도 얻지 못해 지치면 다시 운다. 이것의 반복이다.


 낮의 통행량은 장난이 아니라서 이 새끼 실장도 횡단을 시도하려는 생각도 일어나지 않는 것 같다.
 다만 어제와 다른 것은 자신의 더러움을 매우 신경 쓰고 있다는 것이다.
 일단 냄새가 나고 가려워지기 시작하면 자신의 소매나 배 부분을 들어 코에 가까이 대고 킁킁 거리며 냄새를 맡는다. 그러면 황급히 옷을 벗고 다시 킁킁거리며 몇 번이나 냄새를 맡다가  표정이 풍부하게 울고, 찌푸리고, 화를 낸다.
 그걸 보면 확실히 들실장이라고 해도 비교적 깨끗하게 생활하던 것이다.
 누더기가 된 팬츠를 벗어 두 손으로 들어 하늘에 비추어 보고 그 색깔에 고개 숙인다. 그러고는 기분 나쁜 얼굴을 하고 다시 팬츠를 고쳐 입는다. 그런 모습은 일하는 중이라고 해도 참지 못해 내뿜어 버리고 만다.
 일부러 벗고 확인하지 않아도 좋을텐데.


 오늘 식사도 역시 나뭇잎이지만, 가끔 자신의 배설물 덩어리를 훔쳐보며 먹고 있다.
 어제 빵콘한 팬츠에서 긁어내어 버린 거대한 똥의 산이다.
 시간이 많이 경과해 부패도 거의 끝나버려 냄새가 적어지고 있다. 분명 똥이라는 것을 인식하면서도 흥미 역시 느끼고 있는 것 같다.
 나뭇잎들은 그 정도로 먹기 힘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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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오늘도 나는 혼자 잔업 시간을 맞는다.
 낮과 내용이 다를 뿐 변화 없는 작업을 계속하지만, 이 새끼 실장 관찰이 가능하다는 것 하나만으로 고통스러운 일이 즐겁게 느껴진다.
 뭐, 나의 일 따위는 아무래도 좋다.


 날이 저물면 새끼 실장의 행동이 변화한다.
 낮보다는 통행량이 적게 느껴질 수 있기 때문에 다시 차도를 횡단하려고 시도한다.
 아무래도 음식도 물도 없는 상태에 위기감을 느껴 이 장소에서 이동해야 한다고 하는 본능이 작용하는 것 같다.

 밤이 되면 가로등이 있어도 새끼 실장의 눈에는 차의 속도와 거리감이 이상해 무서움이 한결 덜해진다.
 실장석은 밤눈이 발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어제의 그 장소와 10cm 정도 떨어진 곳에서 다시 한 번 탈출을 시도하지만 결국은 한참 후 공포에 벌벌 떨면서 돌아와 어제와 같은 일을 반복한다.
 아무도 없는 사무실에서 나는 소리 높여 웃는다.
 그렇게 웃으면서도 자신의 냉혹한 행동에 고소를 한다.

 그러나 아무리 바보 새끼 실장이라고는 하지만 생존이 걸려 있는데도 그렇게 전혀 발전없는 일을 한다는 것이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다.


 보고 있으면 어느새 새끼실장 실장의 행동 범위가 약간 더 넓어져 있는 것을 깨달았다.
 어제는 친실장의 시체에서 고작 2m정도의 범위에서 우왕좌왕하고 있었으나 지금은 4m정도까지 나와 있다.
 그러다가 주스 깡통을 발견한 듯 두 손으로 힘차게 깡통을 내밀면서 친실장에게 달려온다.


 친실장 옆에 오면 자기 몸만큼이나 깡통을 이리저리 돌리면서 향기의 정체를 찾는다.
 그리고 자기 몸만큼이나 큰 깡통을 안아 올려..
 흔든다…

 흔든다…
 .
 .
 .

 새끼 실장은 캔을 내던지고 풀썩하고 떨어뜨린다.
『 텟치이...』하는 힘없는 탄식이 들리는 듯 했다.
 예상은 했었지만, 버려진 깡통에는 이미 내용물이 남아있지 않아 보인다.
 보통이라면 들어보는 순간에 내용물이 들어 있는지 깨닫겠지만, 주웠다는데 신이 나서 친실장에게 자랑하느라 미처 알아채지 못한 것 같다.

 새끼 실장은 상당히 충격을 받았던 것인지, 그 깡통을 힘없이 끌면서 걷고 있다.
 아무래도 화를 내며 던질 힘도 없고, 또 버리기에는 미련도 남아 있는 것처럼 친실장의 시체 주위를 스르릉스르릉하며 캔을 끌고 왔다 갔다 하고 있다.

 2분 정도 그렇게 돌아다니던 새끼 실장은 문득 당황한 듯 고개를 들고 깡통을 새차게 던져놓는다. 그리고 심상찮은 얼굴을 하고 주변에서 뭔가를 찾는 것처럼 열심히 돌아다닌다.


 그리고 뭔가를 찾아 30분 후

 새끼 실장은 다시 녹초가 되어 친실장 곁에 모습을 보였다.
 그 손에는 예의 엄지 실장의 시체가 안겨 있다.
 깡통을 주운 기쁨때문에 엄지 실장을 그 자리에 버려둔 채 달려왔던 것 같다.
 오히려 새끼 실장이 잊어버렸던 말 없는 시체를 발견한 일이 기적이다.


 하지만, 그 이유는 바로 나타났다.
 엄지 실장을 찾아오면 아무래도 상황이 이상하다.
 춤추듯 돌아오더니 친실장 곁에서 떠나지 않는다.
 게다가 지금까지 데리고 있을 뿐이던 엄지의 시신을 높이 높이를 하거나 흔들어 춤추게 하고 있다.

 그리고 종종 친실장의 시체에 매달려서 몸을 흔든다.
 그 얼굴은 비통한 것은 전혀 찾아볼 수 없이 환히 웃는 것이었다.


 마치 어제처럼 야식에 알맞은 시간이라 보러 나가는 길에 육교에서관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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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에에에에에스…』

『 텟챠!! 테챠아?!  텟치챠!!』

 아래에서 섬뜩한 소리와 함께 새끼 실장의 목소리가 들려 온다.
 그걸로 새끼 실장의 행동을 알 수 있었다.

 친실장의 시체는 복부가 완전히 찢어져 있으나 위는 무사한 모습이다.
 실장석은 먹은 것은 무엇이라도 자양분 삼아, 뭐든 똥으로 바꿔 버리는. 강력한 위액이 존재한다고 말하지만, 그것뿐이 아니다 위산 속에서 분해 작업을 맡는 박테리아를 기르고 있다. 사람이라면 다양한 내장에서 분담하여 수행하는 소화, 분해 작업을 단순하게 하나로 집약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은 많은 수의 장기가 있지만, 실장석은 체액 순환 기관 이외는 모두 위와 장으로만 이루어져 있다. 음식이 위에 들어가는 순간부터 직접 강력한 박테리아가 음식을 분해·변환하여 영양소로 공급하고 있으니 대식으로 소화 능력이 높고, 빠르다는 얘기다.
 똥과 체취가 심한 악취를 가지게 되기 쉬운 것도 그 실장 박테리아가 강력한 것과 모든 것을 처리하는 내장 탓이라는 말이 된다.
 그 위산과 박테리아, 2개의 내용물이 사후에도 위에 어느 정도 머물러 활동하고 있다.
 이윽고는 박테리아 자신의 거처를 부숴 버리게 되지만 장기가 어느 정도의 밀폐성을 유지하고 있는 한은 그것들이 활동하고, 이후의 처리가 되지 않는 내용물은 발효 가스를 발생시켜 위라는 풍선에 쌓이고 있다.
 특히 위는 실장석에 있어서 폐의 기능도 겸하기 위해 다기능에서 중요한 기관이다.
 그것이 기온의 변화에 따른 내외압의 차이로 가스가 목을 통해 배출되고 있는 것이다.

 그 가스가 목을 통해 나올때 성대를 떨어 울리게 되고, 그 소리를 새끼실장 실장은 친실장의 소리로 살아 있다고 여겼을 것이다.
 시체를 흔들면 목의 성대의 형태가 연속적으로 변하고, 배를 흔들면 가스가 누출의 양도 바뀌기 때문에 다른 "말"을 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아마 엄지 실장의 체내에서도 같은 일이 일어나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새끼 실장은 두고 가버린 엄지의 시체를 발견하면서 그렇게 태도가 바뀐 것이다.


 『 데즈…뎃, 데에에... 데슷... 데....스... 』

 『 테챠~~♪ 텟챠챠~♪ 텟츄웅? 』

 『 레칫...레에에에에에에에에 레에에에렛렛 레레레 레레레. 』

 『 테츄? 테츄츄~~♪ 텟치이? 』

 쇼핑을 마치고도 새끼 실장은 아직 그런 일을 하고 있었다.
 무엇을 하는지는 링갈을 갖다 대면 알겠지만 이 거리에서는 잡음이 심해서 금방 에러메시지가 나온다.

 하지만 이 상황에서는 새끼 실장에게는 소리만 나오면 내용은 관계 없다.
 시체 속에서 가스가 없어질 때까지는 새끼 실장은 행복한 것이다.

 새끼 실장은 그 뒤 허겁지겁 흩어진 채로 있는 작은 접시를 치우기 시작했다.
 그리고 까마귀의 침입으로 손이 닿게 된 부서진 집을 끌어낸다.
 참으로 위태로운 움직임으로 하마터면 떨어진 골판지의 덩어리에 깔려버릴 수도 있다.
 무책임한 발언이지만, 차라리 그렇게 죽어버리면 오히려 편할 것이다.

 하지만 새끼 실장은 전혀 그렇게 생각하고 있지 않은듯 하다.
 자신의 목숨을 걸고 다시 가족의 보금자리를 만들려고 하는 것이다.
 새끼 실장은 친실장과 엄지실장이 살아 있는 확신을 얻어 새로운 생활을 준비한다.
 그러기위해 자신이 직접 집을 고쳐보겠다는 뜻이겠지.

 더 넓은 장소에 가려고 했겠지만,골판지 덩어리는 움직여주지 않는다.
 새끼실장은 더이상 끄는 것을 포기하고 그 자리에서 떨어진 골판지 덩어리의 형태를 다시 짜맞추려 하고 있다.
 작은 새끼 실장에게는 힘든 작업이다.

 집에 비해 새끼 실장은 너무 작다.
 게다가 부서지거나 터져 버린 골판지를 집의 형태로 되돌리는 것은 다소 지혜 있는 성체 실장에게도 어렵다.
 새로운 재료를 위에서 덮어 보수하거나 포기하고 한 채 새로 구하는 게 더 편하니까 굳이 수리라는 개념을 가지는 들실장도 적다.

 이렇게 찌그러진 골판지를 부품 없이 고쳐서 최소한 비바람을 피할 수 있는 기능을 얻게 한다는 것은 새끼 실장 1마리에게는 엄청난 작업이다.
 인간이라고 하더라도 할 수 있을지 의문인 것이고, 무엇보다 여기에서는 보수할만한 부품 자체도 없다.
 그래도 새끼 실장은 우왕좌왕하면서 나름 시간을 들여 외관적으로는 찌그러진 채이지만, 자신이 들어갈 틈새는 만들어낸 것 같다.
 그것이 새끼 실장의 한계...아니, 본능만으로 잘도 그 정도까지 했다고 말해야 할까.


 완성했을 때는 뛰어다니며 기뻐하고 있었지만, 다음에 새끼실장 실장이 한 행동은 예상대로 친실장의 시체를 끌어와서 집 안에 넣으려고 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친실장 시체의 체중은 아직 대량의 수분을 만들어내는 부패의 시작 단계이므로 새끼 실장의 힘으로는 전혀 움직이지 못한다. 집으로 쓰는 골판지 상자보다도 더 무거운 상태이다.
 박스도 움직이지 못하는 주제에 친실장을 옮긴다는 것은 무모하기 짝이 없다.
 이미 새끼 실장과 부풀어 오른 시체는 용적에서 10배를 넘는 차이가 발생하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움직인다고 해봤자 자신이 만든 "틈새"로는 친실장의 몸은 들어갈 수 없다.
 그런데도 새끼 실장은 끈질기게 20여분 동안 안간힘을 쓴다.
 결국 새끼 실장은 친실장을 잡는 것을 포기했다.
 그 시무룩한 얼굴은 방금 전까지 집을 지었다고 기뻐하던 모습은 조금도 찾아볼 수 없었다.
 순순히 집이 완성된 것에만 기뻐했었다면, 적어도 내일까지는 행복한 마음으로 잠을 잘 수 있었을텐데.
 무리한 일에 욕심을 부려 버린 탓에 겨우 완성된 비뚤어진 집앞에서 밖에 있는 친실장의 시체를 바라보며 울음을 터뜨린다.

 종족으로 개체로서도, 무엇을 해도, 행복과는 거리가 먼 생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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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찰도 이제 3일째.
 가끔 가랑비가 내리는 어둑어둑한 날씨이지만 새끼 실장은 아침부터 바쁘다.
 물론 까마귀의 습격으로부터 친실장의 시체를 지키기 위해서이다.
 있는 힘껏 고함을 지르며 땀 투성이가 되도록 나뭇가지를 휘두르지만, 까마귀의 공격이 비하면 초라하기 그지없다.
 어제 지켰다고 생각한 것은 오산이었다. 까마귀가 새끼실장 몇 마리에만 만족하고 돌아갔을 뿐이었다.
 한 마리가 친실장의 시체를 노리는 척하고 새끼 실장의 관심을 끌며 유인해낸다. 새끼 실장은 나뭇가지를 휘두르며 추격에 나서지만 까마귀는 잡힐듯 잡히지 않으면서 뒤로 물러난다.
 그렇게 새끼 실장이 그것을 쫓아다니는 사이에 거리를 두고 있던 몇 마리가 친실장의 시체에 몰려들어 살점을 쪼아낸다.
 새끼 실장이 그것을 눈치챘을 때는 이미 눈앞의 까마귀도 사라진 후다.
 그리고 그것을 끊임없이 계속 반복한다.
 결국 친실장의 시체는 딱딱한 머리와 찢어진 복부에 드러난 더러운 내장만을 제외하고는 많은 부위가 사라졌다.
 새끼 실장은 이미 원형을 잃어버린 친실장의 시체에 달라붙어 녹초가 된 채로 엎드려 흐느낀다.



 그래도 운이 좋은 것은 친실장의 시체만 노렸을 뿐, 새끼 실장은 공격받지 않은 것이다.
 까마귀에게 있어서 새끼 실장쯤은 마음만 먹으면 순식간에 덮쳐 쓰러뜨릴 수 있다.
 새끼 실장이 직접 겨냥되지 않은 것.
 그것은 정말 행운일까, 아닐까...


 새끼 실장은 힘이 없다.
 친실장의 시신은 이제 어떤 구실을 갖다 붙이더라도 살아있다고 말하기는 힘들다.
 원래부터 냄새가 강렬한 내장이 밖으로 드러나있어 부패도 빠르게 진행되었다. 거기에 까마귀가 뜯어먹었으니 이제 모르는 사람은 그것이 원래 실장석이었다는 것도 짐작하기 어려울 것이다.
 가스를 내부에 모아 크게 불어난 위도 결국에는 찢어졌는지, 좀 전까지 핑크빛 풍선처럼 보였던 것도 이젠 조그마한 고깃덩어리처럼 되어 갈비뼈 사이로 언뜻 보일 뿐이다.
 다시는 목소리를 내서 새끼 실장에 희망을 불어넣어주지도 못할 것이다. 이젠 그저 썩은 냄새를 풍길 뿐인 성가신 '물체'로 떨어져버린 것이다.

 그러나 새끼실장은 아직까지 친실장의 시체를 포기하지는 못한 것 같았다.
 아침까지만 해도 멀쩡하던 형체가 이렇게 무너졌는데도 포기하지 못한다는 것은 새끼실장이 멍청하다는 뜻일까, 아니면 그 정도로 기대고 싶었던 존재였을까.
 새끼실장은 멍하니 있다가 울다가 다시 멍하니 있는 것을 반복한다. 친실장의 시체 앞에서.

 새끼 실장의 기분처럼 비는 점점 세차게 내린다.
 결국 새끼 실장은 집안으로 들어가 무릎을 껴안고 시간을 보낸다.

 낮이 지나면 새끼 실장은 간신히 충격에서 벗어났는지, 때때로 엄지실장의 시체를 안는다
 무엇이 생각났는지 갑자기 집밖으로 나가 엄지실장의 시체를 들어 올리며 자신도 입을 크게 벌리고 하늘을 우러러 본다.
 우울하게 내리는 비가 식수가 될 수 있음을 이제야 깨달은 것일까.
 어디에도 물을 얻을 곳이 없는 저곳에서는 이런 비도 선물이라 할만한 것이다.

 잠시 비를 맞으며 물을 마시다가 서둘러 집 안에 들어가 옷을 벗는다. 그리고 엄지실장의 시체에서도 옷을 벗긴다.
 그리고는 비에다 적시며 북적북적 옷을 문지른다. 땅바닥에 놓고 문질렀다가 진흙범벅이 된 것을 보고 인상을 찡그린다.
 결국 옷을 들고 손을 편 상태에서 빨기 시작한다.
 그리고나서는 옷을 펼쳐 집안에 널어놓는다.
 모든 것이 끝나면 다시 엄지실장의 시체를 안고 이야기를 나누며 비 내리는 밖을 내다본다.
 그리고 잠시 있다가 다시 옷을 입고 밖으로 나가 비를 받아 마신다.
 일일이 옷을 입고 벗는 고지식함...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불효율적인 행동이다.
 하지만 그것은 곧 저 실장 모녀가 비교적 제대로 된 교육을 받았다는 것을 뜻하는 것이겠지.
 교육을 받은 실장석 출신일까?
 들실장이 되어서도 저렇게 고지식한 생활을 계속했을까?

 그런 행동을 몇 차례 반복하는 사이에 새끼 실장은 좋은 일이 생각 났다는 얼굴로 벌거벗은 채 뛰어 나간다.
 그리고 비 속에서 몸을 문지르기 시작한다.
 콧노래라도 부르는듯이 흥겨운 표정이다. 발도 폴짝폴짝 번갈아 올리는 것이 춤을 추는 듯하다.
 이어 엄지실장도 옷을 벗긴 상태에서 들고 나와 머리 위로 높이 들고 가슴으로 감싸며 손을 움직여 열심히 씻겨준다.
 날씨 때문에 어두워서 잘 보이지 않지만, 간혹 지나가는 자동차의 라이트가 비출 때마다 보이는 엄지실장은 핏기가 없는 수준을 지나 이미 부패하고 있는 보랏빛이다.
 그 썩어 문드러진 시체를 공중에 휘두르고 몇 번이나 옷을 입히거나 벗기거나 한다면...
 게다가 지금은 새끼 실장이 씻겨준답시고 그런 피부를 몇 번이나 문지르고 있다. 그러면 당연히 엄지실장의 시체는 무너진다.

 내가 다시 보았을 때, 새끼 실장은 집 입구에서 엄지실장의 시체를 땅에 두고 발가벗은 채 무릎을 꿇고 있었다.
 한 손에는 엄지실장의 것으로 보이는 작은 옷을 들고 머리를 마구 긁어 대며 울부짓고 있었다.
 엄지실장의 시체는 이미 목과 몸통이 떨어져 있어, 때때로 머리를, 어떤 때는 몸통을 들어 보다가, 무엇이 생각났는지 그 두 개를 연결하려고 버둥거린다.
 물론 그 두 개가 붙는 일 따위는 없다.

 마침내 이 날, 새끼 실장은 살아 있는 것이 자신뿐이라는 것을 이해한 것 같다.

 하지만 새끼 실장은 밤이 되어도 그 엄지실장의 시체를 집 입구에 두고 그 옷을 위에 덮어두고, 집 안에서 알몸인 채로 무릎을 껴안고 바라보고 있었다.
 먹이도 없는 상황에 있으면서, 새끼 실장은 친실장의 고깃덩어리에도 엄지실장의 시체에도 손을 대지 않고 고독하게 무릎을 껴안고 그날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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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찰 4일째.
 날씨는 흐리면서 때때로 비가 온다.
 까마귀들에게 있어서는 어제보다 좋은 날씨겠지만, 오늘은 찾아오지 않는다.
 아무래도 친실장의 시체가 지나치게 썩어버려 까마귀도 친실장의 고깃덩어리는 관심이 없어진 것 같다
 그렇지 않아도 움직이는 악취원, 걸어다니는 똥통이라고 불리는 실장석이다.
 그 불결함과 악취 때문에 '스스로를 더럽게 만들어서 포식자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진화한 개체이다.'라고 말하는 사람까지 있다.
 아무리 까마귀라고 하더라도 그런 고기가 배에 들어가는 것은 그리 달갑지 않을 것이다.
 심지어 무기로도 사용된다고 하는 것이 실장석의 똥이다. 그런 똥을 만들어내는 내장이 부패까지 되어버린다면 뭐랄까... 그런 것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후각의 벡터가 다른 곤충 정도뿐일 것이다.

 어느 때보다 조용한 아침이지만, 어제 수면이 부족했던 것일까 새끼 실장은 꾸벅꾸벅 졸고있다.
 집의 지붕 밑에서 아직 무릎을 끌어안은 채 머리를 흔들며 존다.
 까마귀의 울음소리가 안 들려서일까, 자동차의 달리는 소리가 시끄러운 그곳에서 잘도 낮까지 잠들어있었다.

 그리고 점심 시간...
 겨우 깨어난 새끼 실장은 이미 해가 높이 떠 있는 것을 보고 마음이 급해진다.
 서둘러 벗어놓았던 옷을 집고 일어서다가 천장에 머리를 부딪힌다.
 원래보다 더욱 무너진 지붕에다가 어제 내린 비의 무게로 천장이 낮아졌다는 것을 모르는 것 같다.
 굉장히 힘차게 부딪쳤는지 집을 나온 다음에도 머리를 부여잡고 웅크리고 있다. 똥도 뿌직뿌직 싼다.
 보고 있으려니 부딪힌 상처를 굳이 만져서 더욱 아픔을 느끼는 것 같다.
 건드리지 않으면 좋을텐데, 꼭 그걸 만져본다. 혹을 만지면 고통이 다시 느껴져 비명과 함께 똥을 흘린다. 다시 아픔이 느껴지는 부위에 손을 댄다. 다시 고통이 느껴진다... 이것의 반복이다.
 존재가 콩트 같은 생물이다.

 한참을 끙끙 앓던 새끼 실장은 천천히 울상인 표정으로 일어서면서 자신의 발밑의 똥을 보고, 자신의 가랑이와 머리, 몸을 차례대로 본다.
 어제의 단비로 씻었던 몸은 벌써 탈분으로 잔뜩 더러워져있다.
 하늘을 쳐다보다가 풀썩하고 주저 앉아 언제나처럼 고개를 숙인다.
 어제처럼 비가 내리지 않을까 하고 기대했을까.
 새끼 실장의 형편에 따라 비가 내려주는게 아니라구.

 새끼 실장은 할 수 없이 부근의 나뭇잎을 따서 그것으로 몸을 문지르고 옷을 입는다.
 나뭇잎으로 우레탄 보디같은 실장석의 몸을 문지르면 당연히 잘 닦이지도 않고, 도처에 찰과상이 생긴다.
 그래도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는 낫다.

 옷 입는 것을 끝낸 새끼 실장은 갑자기 손을 입 위…그러니까 인간이라면 코가 있는 곳을 누른다.
 콧구멍이 보이지는 않지만 실장석도 거기로 냄새를 느끼는 것 같다.
 코를 누른 새끼 실장은 두리번두리번 주위를 살피면서 걷기 시작하다.
 아무래도 친실장 시체의 부패가 극도로 진행되면서 생겨난 악취를 맡은 것 같다.
 그러나 아무래도 새끼 실장으로서는 친실장의 고깃덩어리가 악취의 원인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하고 코를 누른다.
 얼굴을 찌푸리며, 이미 몇 마리의 파리가 흩날리고 있는 고깃덩어리에 다가가자 눈물을 흘리면서 두 손으로 고깃덩어리를 껴안는다.
『(마마 냄새 테치! 뭔가 지독한 냄새나는 테칫!) 』하듯이 울며 매달린다.
 그때 순간 시간이 멈춘 것처럼 그 자세 그대로 굳어지는 새끼 실장.
 다음 순간 어떻게 하면 그런 움직임이 되는지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로 양손을 펼친채, 뒤로 붕 날아간다.
 그대로 지면에 화려하게 다이빙하여 엉덩방아를 찧는다.
 그리고 기절했다가 다시 일어나는 것을 두세번 반복한다. 다음에는 겨우 일어나 코를 두 손으로 감싸고 뒤로 쓰러져서 좌우로 마구 구른다.
 눈을 부릅뜨고 피눈물을 쏟으며 친실장의 고깃덩어리에서 주춤주춤 엉덩이로 땅을 문지르면서 뒤로 물러선다.
 아무래도 악취의 원인이 친실장임을 이제서야 이해한 것 같다.
 친실장이 죽은 것을 알기까지 시간이 걸렸던 것이다, 물론 시체가 '썩는다'라는 개념도 없다
 그래도 그동안에 썩어가는 냄새는 맡고 있었을텐데, 친실장이 살아있다는 새끼 실장 스스로의 믿음이 그것을 중화시킨 것일까.
 물론 온갖 일이 일어나서 거기에 정신이 팔려 냄새를 의식할 겨를도 없었던 점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부패가 최고의 단계에 이른 지금에는 도저히 친실장이 살아있다고는 생각할 수 없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하지만 새끼 실장은 아직도 그것이 친실장이라고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그 마음으로도 어떻게 할 수 없는 악취가 난다.
 새끼 실장은 서서히 패닉에 빠지기 시작한다.
 새끼 실장에게 마마가 "냄새나는 물건"으로 떨어지는 순간이다.
 그동안 살아있다고 믿었던 만큼의 충격이 카운터로 다가온다.
 그 정도로 친실장에게서 맡은 냄새는 지독하다는 정도의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것이다.

 배를 땅에 대고 넙죽 엎드린 자세로 부리부리 불어난 팬티의 엉덩이를 끌면서 새끼실장은 빠른 속도로 후퇴한다.
 골판지의 벽을 더듬거리며 집안으로 벌벌 기어 들어가서 얼굴만 쏙 내민채 고깃덩어리를 바라보고 있다.

 상황이 여기까지 이르렀는데도 그것을 친실장이라고 생각했던 미련이 있는 것 같다.

 결국 이 날은 이후에도 집 밖으로 나오는 일이 없었다.
 상당한 충격이었을 것이다.
 어제처럼 엄지 실장의 시체를 앞에 두고 무릎을 껴안고 앉아있는다.
 엄지실장의 시신도 상당히 부패가 진행되고 있을 것이다.
 관찰의 즐거움도 없어서 나도 잔업을 적당히 끝내고 신속하게 집에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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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찰 5일째.


 오늘은 가볍게 가랑비가 아른거리는 날씨다.
 내가 발견한지도 5일째. 친실장의 살점은 이제 살점 같지도 않은 기묘한 색채다.
 실장석의 시신은 부패 속도가 빠르다고 하지만 대개는 부패가 진행되기 전에 다른 동물들 동족에 의해를 먹혀버리기 때문에 시체가 며칠이나 방치되는 것은 보기드물다.


 아침의 다리 위에서 관찰을 마친 뒤 내가 그 자리를 떠나자, 한 작은 초등 학생 여자아이가 교대하듯이 내가 서 있던 곳에서 아래를 엿보고 있었다. 여자아이는 아래를 들여다보고 순식간에 얼굴을 돌려 종종 걸음으로 사라져 버려서, 나는 단순히 내가 아래를 들여다본 것에 흥미를 가진 것 뿐이라고 생각했다.




 새끼 실장은 무너진 집 속에서, 그 고깃덩어리를 바라보는 것 같다.
 회사에 들어가서 다시 바라보자 비로소 새끼 실장은 아침의 행동에 착수하는 것 같았다.
 생각해보면 요 며칠 동안 새끼 실장에게는 충격적인 사건의 연속이었다.
 뭐, 나로서는 재미있는 사건의 연속이었지만,

 새끼 실장으로서는 벌써 며칠이나 생존에 가장 기본적인 것인 식사마저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었다.
 오늘도 새끼 실장은 몹시 난처해하는 모습으로 타박타박 주변을 배회한다. 그러다 테두리에 이르자 할 수 없다는듯 망설이더니 결국 잎을 따서 허기를 달랬다.
 아직도 잎은 입에 맞지 않는 것 같다. 한 번에 많이 먹지도 못하고 조금씩 씹어 눈을 질끈 감고 겨우 삼키고 있다. 이걸로는 배가 부르지 않는지 새끼 실장은 뒤뚱거리면서 집 주위를 또 다시 배회한다.




 무엇을 하고 있는가 싶어 보니, 자기가 싼 똥 무더기에 흥미를 느끼는 것 같다.
 뒤뚱거리면서 흩어져 있는 똥의 주변을 거닌다.
 처음에는 무심코 지나가는 척하지만, 점차 미련이 남는듯한 얼굴로 바라보면서 계속 집 주변을 빙글빙글 돈다.
 그러다가 결국에는 얼굴을 바짝 붙이고 똥을 들여다보고, 가까이 코를 대고 냄새를 킁킁 맡는다.


 지금까지는 이성으로 겨우 억제하고 있었지만, 드디어 핀치에 몰렸다는 느낌이 풀풀 나는 행동이다.
 그동안 세심하게 관찰한 보람이 있다.


 그리고 드디어 그 똥더미에 손을 대고 손바닥으로 움켜쥐어 냄새를 맡는다.
 이제 그것은 똥이 아니라고 스스로에게 최면을 걸고 있는 표정이다.
 하지만 그 똥은 아직 시간이 많이 안 지나서 냄새가 강렬한지, 아무래도 입에 갖다대기 직전에 "똥을 먹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깨달은 것 같다.


 그러나 그 똥을 내버리더라도 바로 다른 똥더미에 손을 뻗어 똑같이 코에 대고 냄새를 맡으면...
 이번에는 아무런 망설임도 없이 입에 손을 넣고 빨기 시작한다.


 그것이 무척 마음에 든 것인지, 그 똥더미 앞에서 찰싹 배를 붙이고 웃는 얼굴로 그것을 양손으로 번갈아 떠서는 입으로 옮겨 순식간에 먹어치운다. 눈을 감고 잠시 음미를 하듯이 맛보다가 다른 똥을 찾아 나선다.
 처음에는 꽤나 시간이 지나 수분이 빠져 똥냄새가 날아간 것부터 먹음으로써 똥을 먹는다는 인식에서 벗어난 것 같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냄새에 둔감하게 되고, 급기야 똥이란 걸 알면서도 먹는다.


 실장석은 잡식성이지만 지난 번에 말한 것 처럼 들실장이든 사육실장이든 실장석의 미각 기호는 인간과 비슷하다.
 그래서 기본적으로 육식을 좋아한다.
 똥에는, 음식의 분해를 담당하는 박테리아 군락과 신진대사로 말미암아 생긴 체내의 폐물도 많이 포함되어 있어 영양학적으로만 본다면 영양가가 제로는 아니다. 게다가 풍미도 고기 성향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전체적으로는 플러스와 마이너스 중 마이너스에 해당되지만, 새끼 실장이 그런 것을 알 리가 없다.
 자신의 똥을 열심히 먹고 있지만, 조금만 길게 보면 결국 영양실조에 이를 운명인 것이다.
 하지만 지금 당장은 아무 맛도 없고 쓰기만 쓴 잎사귀와 비교하면 아직 고기냄새가 조금 나는 것 같고, 페이스트 느낌이 있는 똥이 더 맛있다. 그리고 일단 맛있다는 이미지가 머리에 주입되어버리면 똥을 먹는다는 것에도 저항이 없어진다.


 일단 이렇게 똥먹기를 체득해버리면 다시는 사육실장의 그것으로는 돌아갈 수 없다.
 뭐 사육실장이 되려면 그 전에 여러 가지 문제가 산적해있긴 하지만.


 이렇게 일단 배를 채운 새끼 실장은 배가 부르자 당장 팬티를 내린다.
 방긋방긋 웃으면서 "테츄~"하며 즐겁게 똥을 눈다.
 똥을 먹고 똥을 내고 다시 그 똥을 먹는다..."똥 압축 기계"라는 별명이 그냥 붙은게 아니다.


 쾌변을 한 새끼 실장은 바로 그 똥에 얼굴을 가까이 대고 냄새를 맡는다.
 바로 얼굴을 비쭉거리고 그 자리를 떠나지만, 바로 싼 똥에 흥미를 나타낸다는 것은 벌써 똥을 먹는 것에 대한 저항감이 없어지고 있다는 증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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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뒤 새끼 실장은 더러워진 몸을 씻기 위해 옷을 벗지만, 빗줄기는 약한 이슬비로 몸을 씻을 수있을 만한 것이 아니다.
 똥을 태연히 먹은 주제에 더러워진 몸은 마음에 걸리는지, 2일 전에 빨았지만 이미 오물이 잔뜩 묻어 걸레가 되어버린 옷과 때와 똥으로 갈색과 녹색이 군데군데 진 피부... 또 상처난 데에 먼지가 붙어 까맣게 된 피부를 씻으려고 애쓴다.


 그래도 나뭇잎으로 얇은 껍질을 벗겨 내듯이게 닦으면 조금은 하얀 피부가 나타날 것이다.
 이 날씨 만큼 미묘하게 젖은 나뭇잎 중에는 공기중의 먼지가 잔뜩 붙어버린 것도 있고, 진흙이 묻어버린 것도 있다.
 새끼 실장은 열심히 그런 나뭇잎을 떼어내 몸을 문질러 때를 밀어보지만, 그러면 그럴 수록 잎에 묻은 먼지와 진흙이 오히려 몸을 더럽혀버린다. 한참 후에서야 몸이 점점 더 더러워진다는 것을 깨닫고, 언제나처럼 풀썩 주저 앉아 고개를 떨어뜨린다.

 무슨 일을 해도 한 번 흥에 겨워버리면,  주변을 전혀 살피지 않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그래도 모자란 새끼 실장은 금방 기분을 바꿔 옷을 다시 입고 주변을 살핀다.


 이번에는 저번과 달리 허둥대지 않고 시간을 들여 두리번두리번거리며 이리저리 걷고 있다.
 조심스럽게 테두리 아래를 들여다보고, 테두리 아래에 손을 뻗어도 본다.
 오른쪽 끝에서 왼쪽 끝으로 움직이지만 무언가를 살피며 걷는다. 이전처럼 아무런 목적도 없이 돌아다니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
 아무래도 이번에야 말로 자신의 위치 및 환경을 파악하려는 모양이다.


 역시 살아남은 것이 자신 1마리뿐이라는 것을 알고 겨우 살아기 위해서는 할 일을 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바뀌기 시작한 것 같다.


 그 분리대에 떨어져 5일이나 지나서 깨달은 것…이지만.




 그래도 주의 깊게 탐험한 덕분에 여러 가지 성과가 있었다.
 벌레나 새의 시체, 버려진 걸레 등 생각지도 못한 성과가 손에 들어온 것이다.
 게다가 새끼 실장도 이제는 이것 저것 나름대로 생각하고 행동한다.
 한 번 내다버린 쥬스 깡통을 수직으로 세우거나, 집안에 치운 추억의 소품도 몇 가지 꺼내 집 주위에 설치했다.
 잠시 그 소품의 그릇을 바라보더니 갑자기 뒤뚱거리며 달려든다. 땅바닥에 엎드려 날름날름거리면서 그릇 속을 빨더니 『 텟챠아 ~ 앙♪ 』 하고 만면에의 미소를 짓는다.


 아무래도, 빗물을 확보하는 방법을 생각해낸 것 같다.








 이렇게 저녁 무렵이 되면 새끼 실장은 탐색을 그만둔다.
 태양이 지면 어둠이 온다는 것을 느낀 것일까. 아니면 시간을 정해 하루의 일과를 지키겠다는 것일까.


 갑자기 새끼 실장은 무너진 집 앞에서 크게 입을 벌리고 펄쩍펄쩍 뛰기 시작한다.
 아무래도 뭔가를 큰소리로 외치고 있는 것 같다.
 구해달라고 외치는 것인지, 아니면 가족과의 행복한 추억이라도 떠올리는 걸까.


 문득 위를 보면 육교에서 오늘 아침에 만난 초등학생이 그 모습을 계속 내려다보고 있는 것이 보였다.
 확실히 아침의 초등학생 여자아이다.
 약한 이슬비가 내리지만 우산도 쓰지 않고 몇 분이나 그 자리에서 진지하게 바라보는 것에서, 단지 흥미가 끌린 것 만은 아닌 것 같다.

 새끼 실장은 5분 동안 절규하더니 결국 포기한듯 집으로 기어들어가서 다시 무릎을 껴안고 앉는다.
 여자아이도 새끼 실장이 집에 들어 가기 직전까지 육교에서 새끼 실장을 보고 있었다.
 그리고 새끼 실장이 보이지 않게 되자 종종 걸음으로 달려간다.


 새끼 실장은 피곤했던지 그대로 곯아 떨어진다.
 잠시 자고 일어나 주변이 완전히 어두워지자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낮에는 밝기를 살려 떨어져 있는 물건을 찾고 있던 것 같지만, 밤에는 도로변의 테두리를 천천히 걷고 있다.
 뭔가를 찾고 있는 모습은 없고, 지나가는 차를 바라보면서 그저 걷는다.
 그러다 마침내 가장자리 끝에 오면 자리에 앉아 오로지 차도만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아래로 내려가면 무서운 것이 온다는 것을 아직 기억하고 있을까?


 새끼 실장은 어두워진 세계, 얼마 안 되는 가로등과 거리의 불빛이 만드는 어두컴컴한 세계에서 가끔 지나가는 차가 비추는 라이트에 눈을 찡그리면서 계속 차도를 바라본다.


 이미 옷은 처음의 모습을 잃은지 오래다.
 가뜩이나 신진 대사가 빠른 어린 나이에 땀도, 똥도 흘리고, 먹을 물도 모자라는 판에 씻을 물은 더더욱 궁하다.
 또한, 도로 바로 옆이라 먼지도 사정없이 튄다.


 옷의 녹색도, 얼굴의 피부색도 원래의 색을 가지고 있는 부분을 찾는 것이 어려울 정도로 더러워져 있다.
 보는 것만 해도 이 정도인데, 실제의 냄새는 더욱 더 고약할 것이다.




 그래도 새끼 실장은 계속해서 우두커니 혼자 앉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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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찰 6일째.
 내가 새끼 실장을 발견한지도 벌써 6일째가 지나고 있었다.
 영문도 모르고 이런 곳에 떨어졌으면서도 아직까지 살아있는 것에 감탄하면서도, 약간의 굶주림을 제외하면 위험이 되는 요소는 거의 없는 환경이니 당연한 것일까라는 생각도 든다.

 오늘도 아침 일찍부터 새끼 실장은 밖에서 뭔가를 하는 것 같다.
 주위 사람들의 눈치를 보면서 틈틈히 망원경으로 들여다보면, 굵은 나뭇가지를 가지고 열심히 땅바닥에 구멍을 파고 있다.
 아무래도 내가 오기 전부터 그것으로 구멍을 파고 있었던 모양이다.
 그리고, 녹초가 되어 힘없이 쓰러지면 그대로 기어서 집 앞에 있는 작은 고깃덩어리에게 간다.

 이미 미이라가 되어버린 엄지실장의 시체... 머리통과 몸통 하나하나를 열심히 기어서 끌고간다.
 그리고는 그 얕은 구멍에 넣은 다음 위에 흙을 덮는다.
 작은 엄지실장, 거기다 이미 잔뜩 썩어 부피가 확 줄어들었지만 새끼 실장이 판 구멍에는 다 들어가지 않는다.
 그래도 어찌어찌 흙을 덮어 "무덤"처럼 보이게 만들었다.
 실장석도 동료나 가족의 죽음을 슬퍼하는 개념이 있는 개체가 있다는 것은 알았지만 이렇게 무덤까지 만드는 경우도 있는 것은 몰랐다.
 실장석이 사람 흉내를 좋아하는 생물이긴 하지만, '고기'를 땅에 묻어서 슬픔을 달래는 행위는 들은 바가 없기 때문이다.
 물론 그런 장면을 접할 기회가 적은 것도 있지만, 죽음을 슬퍼하는 들실장이라고 하더라도 시신은 어디까지나 고기 그 이상을 벗어나기는 힘들다. 슬픈 건 슬픈 것이고, 고기는 고기라는 이분법적인 사고인 것일까.
 여하튼 들실장들이 자신의 의사에 따라 시체를 매장하는 행위는 거의 하지 않는 것이다.
 사육실장이라면 주인이나 TV같은 매체에서 보고, 그런 행위를 중간부터 따라 해보는 정도가 전부일 것이다.
 그런데 이 새끼 실장은 아무도 보는 이가 없는 곳임에도 불구하고, 자발적으로, 녹초가 될 때까지 힘을 들여 시체를 묻은 것이다.
 보통의 실장석이 거기까지 몸을 혹사하는 것은 보통 "먹이가 생긴다는 보장이 있거나" 또는 "목숨이 걸려있거나" 정도일 때 뿐이다.
 반대로 자신에게 돌아오는 대가가 없다고 생각되는 일에는 비록 팔을 조금만 움직이면 될 정도로 쉬운 일도 하지 않으려고 든다.
 실장석은 원래 그런 사고의 생물이다.
 슬퍼하는 행위는 자신의 정신을 안정시키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거기에 더해 '무덤을 만들어 조의를 표한다'라는 것은 아무런 대가도 없기 때문에 실장석으로서는 아무런 의미가 없는 행동이다.
 그런데 그것을 이 새끼 실장은 하고 있는 거다.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어느덧, 어제의 초등학생이 자신의 옆에서 그 모습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진지해 보이는 눈은 어제와 같다.
 혹시..

 "저, 너... 지금 저 실장석을 보고 있.... 앗..."
 내가 말을 걸자 소녀는 깜짝 놀란 듯 없이 뛰어간다.
 이런 인파 속에서 일부러 뒤쫓아 사정을 물어볼 수도 없다.
 그런 일을 했다가는 범죄자로 여겨질 뿐이다.
 나는 그 뒷모습을 보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녀가 저 실장석 일가의 주인.... 최소한 관계자인 것만은 틀림 없다.
 지나가기 바쁜 이 육교에서, 저 실장석의 존재를 알고 있다는 것은...
 게다가 그녀의 눈빛은 분명히 생물의 주인으로서 진지한 눈이었다.
 그러나 나는 "그 애가 실장석 일가를 여기에서 던졌을 가능성"이라는 추측까지는 확신이 없다.
 결국 추측은 추측일뿐, 진실이 항상 거기에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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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회사에서도 언제나 새끼 실장을 바라본다.
 새끼 실장은 어제 집 주위에 둔 그릇이나 빈 깡통을 안아 올려서 내용을 체크하고 있다.
 가볍게 들어올릴 수 있을 만큼 내용은 만족할 수 있는 양이 아니다.
 그래도 전혀 기대밖은 아닌 것이, 각각에 조금씩 쌓인 물을 새끼 실장은 식수로 맛보고 있었다.
 몇 방울이라도 새끼 실장에게는 목숨이 좌우되는 것이다.

 그것이 끝나면 새끼 실장은 친실장의 시신으로 간다.
 이제 냄새에 코가 익숙해졌는지 부패의 절정기가 지났는지, 새끼 실장은 코를 누르는 동작을 하지 않는다.
 그리고 친실장의 고깃덩어리를 앞에 앉아 뭔가를 하고 있다.
 아무래도 아침처럼 구멍을 파는 것 같다.
 부지런히 몸을 움직이고 있다.
 그러나 그것은 역시 무모하다.
 새끼 실장의 힘으로는 도구 없이 지면에 구덩이를 판다는 것은 힘든 작업이다.
 자신보다 작은 엄지 실장도 완전히 들어갈 정도의 구멍을 파지 못한 것이다.
 조금만 생각 해본면 알 수 있는 일이지만 새끼 실장에게는 어쩔 수 없는 것인지도 모른다.

 새끼 실장의 움직임은 30분만에 서서히 느려지더니 결국 배를 움켜잡고 다리를 뻗고 그만 그대로 등을 땅에 붙인다. 아무래도 피로와 허기가 겹친 것 같다.
 그렇게 잠시 누워있다가 천천히 몸을 일으켜서 주위를 둘러보고 다시 풀썩하고 고개를 숙인다.
 그리고 천천히 팬티를 내리고 한무더기의 똥을 내뱉는다.
 똥을 다 싸면 팬티를 입고 뒤뚱거리며 그 친실장의 고깃덩어리로 비척비척 걸어간다.
 설마 친실장의 고기를 먹는가라고도 생각했지만 그런 것 같지는 않다.
 엄지실장의 걸레같은 시신도 매장하는 감성을 갖춘 녀석이 그렇게 쉽게 친실장의 고기를 먹을 것 같지는 않다.
 이제 와서 친실장을 알아보지 못하게 된 것도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똥을 먹기 전에 벌써 먹었을 것이다.

 아니다. 이렇게 생각하는 내가 단순히 이 새끼 실장을 과대 평가한 것인지 모른다.
 지금도 역시 방금 싸지른 똥을 먹지 않았다.
 공복과 피로가 한계에 이르면 아무리 현명한 개체라고 해도 동족식을 하기 마련이다.
 그걸 생각해보면 이제라도 마마의 고기를 먹는다고해도 그리 놀랄 일이 아닌 것이다.
 그러나 계속 지켜보고 있으니 새끼 실장은 친실장의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멤돌기 시작한다.
 친실장 고기를 뜯어먹기 위해서라면 굳이 주변을 돌아다닐 필요가 없을텐데 움직인다.
 거기다 식사를 하고 있는 것치고는 손놀림이 훨씬 작다.
 친실장 시체 주변을 날아다니는 무수히 많은 작고 검은 물체...
 새끼 실장은 그 주위를 맴도는 그 물체에는 상관하지 않고, 마마의 고기덩어리에 조금씩 손을 내뻗어 뭔가를 따서는 입으로 옮기고 있다.
 한참을 지켜본 끝에 겨우 납득했다.
 새끼 실장은 친실장의 썩은 고기에 붙어있는 작은 구더기를 아침 식사로 했던 것이다.


 새끼 실장에게는 마마가 남긴 귀중한 생명의 선물이다.
 이렇게 작긴 하지만 이 장소에서 얻을 수 있는 음식 가운데는 양도 많고, 맛도 영양도 나무랄데 없다.
 오랜만에 양껏 배를 채운 새끼 실장은 피로가 풀렸는지 아까와는 다른 모습으로 건강하게 쾌변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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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뒤 새끼 실장은 친실장을 매장하는 것을 포기했는지 집을 중심으로 한 주변의 수색에 착수하기 시작한 것 같다.
 행동 범위는 집을 중심으로 10m정도로 넓어졌다.
 집이라는 거점을 중심으로 돌아다니되, 수색은 날이 어두워지기 전까지 한다는 방침을 정한 것 같다.
 그 작은 몸으로 무작정 행동 범위를 넓히는 것은 효율이 나쁘고, 무엇보다도 시간적으로 그 범위가 한계다.
 수색을 한다고하지만, 그러면 그럴 수록 수확은 점점 적어진다.
 원래 도로 위의 조그마한 공간이어서 땅은 있어도 공원 등의 토지와 비교하면 존재하는 생물의 수가 확연히 적기 때문이다.
 가끔 도로를 지나가는 자동차나 육교를 지나는 보행자가 쓰레기를 버리는 일도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거의 기적에 가깝다.
 그렇지만 작은 체구의 새끼 실장에게는 이 10m의 이동 폭은 충분히 넓은 세계이기도 하다.
 새끼 실장은 저녁까지 상당한 물건을 얻었다.
 주요 획득물은 벌레다. 이런 환경에서도 살고, 새끼 실장에게도 잡기 쉬운 공벌레가 주를 이룬다.
 처음에는 발견하는 족족 먹어 버렸는데,  첫 수색에서 먹이가 예상 이상으로 손에 들어와서인지, 아니면 밤참으로 하겠다는 것인지, 두건을 벗어 그것을 봉투삼아 벌레를 집으로 나른다.
 가끔이지만, 꽤 재치 있는 새끼 실장이다.

 그러나 그 가끔의 재치가 발휘될 때는 별로 없다.
 그것 이외에는 극히 평균적인 새끼 실장답게 거미를 잡으려고 둥지를 공격했다가 거미가 달려들어 놀라 기절하거나.
 가끔 나타나는 사마귀을 잡으려고 위협하다가, 압도적으로 체구가 큰 주제에 사마귀가 달려드는 걸 보고 깜짝 놀라 도망치다 허리를 삐어 기어서 도주하는 등, 충분히 재미있는 모습도 보여줬다.
 작은 엄지 실장이라면 거미나 사마귀는 충분히 위험하지만 새끼 실장에게는 그다지 위협이 되지 않는다.
 그러나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해도 그 자신이 무서워서 가까이 가지 못하면 별 수 없다.
 그래도 이번에는 행동 범위가 넓어진 만큼 재미 있는 물건을 많이 가지고 집으로 돌아왔다.
 차(茶)가 꽤 들어 있는 500ml 페트병이다.
 수분이 결정적으로 부족한 이 환경에서는 기적과 같은 물건일 것이다.
 겉에 붙어있는 라벨도 변색했고, 이미 부패가 꽤 진행됐는지 팽팽하게 부풀어있지만, 실장석에게는 매우 귀중한 것이다.
 게다가 새끼 실장은 내용물이 오래됐든 새 것이든 어차피 알지 못할 것이기에 그건 문제가 아니다.
 새끼 실장은 얼굴 가득 웃음을 띠며 지는 해를 뒤로 하고 집으로 돌아간다.
 주머니 모양으로 어깨에 메고 있던 두건을 내려, 내용물을 접시에다가 담는다.
 그 얼굴은 기쁨을 넘어서서, 황홀한 표정을 짓고 있다.
 그리고 그릇 속을 빤히 바라보면서 잠시 망설이는가 했더니 손으로 내용물을 한움큼 쥐어 재빨리 입에 털어넣는다.
 우적우적 벌레를 씹으며 이번에는 페트병을 향해 입맛을 다시며 다가간다.

 그러나 그 페트병이 새끼 실장에게 비극을 가져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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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에는 곳곳을 만지거나 두드리거나 해본다.
 그리고 비교적 단시간에 뚜껑이란 것의 존재를 깨닫고 오른쪽, 왼쪽으로 돌려보지만 병이 고정되어 있지 않으므로, 병은 그냥 회전할 뿐, 뚜껑이 열릴 리가 없다.
 게다가 그 회전에 빨려들어가서 새끼 실장이 몇 번이나 좌우로 땅바닥에 세차게 구른다.

 하지만 귀중한 물이다.
 가혹하기 그지없는 환경에 처한 새끼 실장으로서는 절대 포기할 수 없는 것이다.
 얻을 수 있을 것 같다는 희망이 있다면 어떻게든 도전하는 수밖에 없다.
 새끼 실장은 온갖 방법을 동원해 뚜껑을 열어보려고하다 마침내 자신의 다리를 보고 무언가를 깨닫는다...
 드디어 뭔가 병을 고정시켜야 열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해낸 것 같다.
 그러나 병을 고정하는 데까지 생각이 미쳤다고 해도 그냥 열리는 것이 아니다.
 한 번 열린 흔적이 있다고는 하나 버려진 사이에 내부의 기압이 부풀어 플라스틱 재질의 병은 잔뜩 빵빵해진 상태다.
 실장석에 있어서는 저것을 여느니 차라리 새것을 뜯는게 오히려 더 쉬울지도 모른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새끼 실장의 완력으로는 젖먹던 힘을 다해도 가능할까 의문이다.
 그리고 어느 쪽으로 돌려야하는지 새끼 실장이 알고 있을지도 의문이다.
 아니, 알고 있을 리가 없겠지...

 새끼 실장은 얼굴을 벌겋게 하고 부들부들 떨면서 몸을 오른쪽으로 기울인다.
 뚜껑을 시계 방향으로 돌리고 있다는 증거이다.
 그런 페트병과의 격투는 실로 1시간에 달했다.
 아무리 물을 마시고 싶다는 욕구가 강렬해도 새끼 실장은 이미 체력적으로 한계에 이르렀다.
 아니 한계 이상으로 버틴 것이다.
 대부분의 실장석이 육체 노동을 견뎌내는 시간은 5분 정도가 평균이다. 잘 참는 실장도 1~3번 정도 참는게 고작인데, 새끼 실장은 물에 대한 욕망인지, 살고자하는 욕구인지, 실로 친실장의 무덤을 파는 것 이상으로 분투했다.
 어깨를 들썩이며 거친 숨을 쉬며 하아하아거린다. 혀는 아무렇게나 뻗어있다.
 땀도 많이 흘렸을 것이다.

 하지만 그래도 포기하지 않는지 잠깐의 휴식을 취하고나서는 왼쪽으로 몸을 기울이기 시작한다.
 실장석의 행복 회로 덕분일까 새끼 실장치고는 제법 끈기와 참을성을 가진 것 같다.
 그리고 그 끈기에 대한 보답을 받은 듯 새끼 실장의 움직임이 일순간 멈추다가, 기쁜 표정으로 만세를 한다.
 왼쪽으로 돌리다보니 조금이라도 움직인 걸까. 좀 전과는 다른 움직이는 감촉...을 느낀 것 같은 표정이다.

 그러자 피로도 날아가버린 듯 1시간의 분투를 겪은 녀석 답지 않게 있는 힘을 다하고 있다.
『 웅치이이이이이!! 테츄우우우우우우우!! 』하는 소리가 옆에서 들리는 것 같다.
 뚜껑을 여는 방법을 이해했다고 해도 그렇게 노력하는 모습은 놀랍다.
 우직하게 열심히 하는 그 광경은 약간이지만 가슴을 울린다.

 그러나 다음 순간.
 새끼 실장으로서는 일단 몸을 오른쪽으로 가볍게 기울였다가, 거기서 혼신의 힘을 다해 왼쪽으로 몸을 틀어 단번에 뚜껑을 열겠다는 생각이었을 것이다.
 확실히 그 생각은 그리 틀린 것이 아니다. 한 바퀴.. 아니 반 바퀴라도 일단 움직일 수 있다면 뚜껑을 여는 것은 쉽다.
 몸을 반대로 기울여 반동을 붙여 단번에 돌리겠다는 발상은 좋았지만, 실장석의 절망적인 신체능력은 생각대로 움직여 주지 않았다. 몸이 안 따라준 것이다.

 상반신의 움직임에만 너무 집중하느라 병을 고정하고 있는 양 발에 신경을 못 쓴 것이다.
 왼쪽으로 힘이 실리면서 새끼 실장의 몸이 왼쪽으로 기울자, 고정이 느슨해진 발에서 페트병이 미끄러지면서 기세좋게 왼편으로 날아간다.
 왼편으로 날아간 그 페트병은 뚜껑을 끌어안고 있던 새끼 실장까지 공중 1회전시키면서 새끼 실장의 손을 떠나 그대로 왼쪽으로 천천히 굴러가다 도로로 굴러 떨어졌다.
 안에는 내용물이 남아 있는 만큼 순간적으로 강한 회전을 주면 원심력의 효과도 일시적으로 증폭된다.
 병을 미처 놓지 못한 채, 그것과 함께 공중제비를 돌았던 새끼 실장의 몸이, 근처에 있던 오늘의 수확물을 담았던 그릇까지 튕겨 날려버렸다.
 그릇도 왼쪽으로 날아가 차도로 떨어진다.
 새끼 실장은 네발로 부들부들 몸을 떨며 기어서 그것을 쫓아간다.
 회전에 휘말려 힘차게 몸을 삐었기 때문에 허리를 다친 듯 허리가 이상하게 ㄱ자로 꺾여있다.
 뿌직뿌직 성대하게 똥을 지리면서 몇 발짝 기어가는가했더니, 힘이 다한듯 고개를 떨구고 손만 허우적거릴 뿐이다.

『 소중한 물 테츄... 소중한 음식 테치이... 소중한 식기 테챠아...』
 그렇게 외치고 있을까?
 아니면 말로는 표현이 안 되는 착란과 절규일까?
 어느쪽이든 새끼 실장의 눈 앞에서 자동차가 힘차게 달려와 페트병을 깔아뭉개 내용물을 터뜨려버린다.
 도로 위에는 플라스틱 용기가 안의 벌레와 함께 깨끗하게 찌그러져 있고, 그 위를 차례차례 자동차들이 지나간다.


 새끼 실장은 기절했다.
 페트병이 파열될 때 튕겨 날아간 뚜껑이 탄환이 되어 새끼 실장의 사타구니를 때렸던 것이다.
 정말 어디까지 운 없는 생물일까..
 여기까지 이르면 살아 있는 것 자체가 콩트다.
 죽었나?하는 생각도 했지만, 몇 분 뒤 주섬주섬 머리를 일으키더니 눈물을 너덜너덜 흘리면서 둥근 굴곡을 만든 이마를 만진다.
 짧아서 이마에 닿지 않는 손이 애수를 자아낸다.
 삐어버린 허리를 부여잡고 어떻게든 집까지 이동하면 딱 입을 벌린 채 창백한 얼굴로 굳어진다.
 집 주위는 그릇이 튕겨 날아갈 때 요행히 난을 피한 공벌레만 몇마리 굼실굼실 움직이고 있을 뿐이다.
 노력한 모든게 한순간에 모두 사라져버렸다.
 간간히 차의 헤드 라이트만 비춰지는 것 외에는 완전히 어둠에 싸인 세계에서 새끼 실장은 털석 주저앉는다.
 몸과 마음 모두 무너졌다. 쌓아올린 모든게 허망하게 사라졌다.
 새끼 실장에게 희망이란 행복이란, 결코 손이 닿지 않는 곳에 있는 것일까.
 그저 허공을 휘젓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게 없는 것일까.

 어쩌면 그렇게 당하고도 죽지 않고 살아가는 것 자체가 불행한 것일지 모른다.

 시간이지나면서 몸은 서서히 회복된다.
 한동안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았지만, 다리가 기능을 회복하기 시작하면 어떻게든 일어난다.
 살짝 휘어진 허리도 몸을 좌우로 뒤뚱뒤뚱거리면 어떻게든 걸을 수는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일그러진 얼굴로 미루어 볼 때, 통증은 상당할 것이다.
 새끼 실장은 그대로 다리를 절면서, 허리에 손을 댄 채, 비틀비틀 느린 움직임으로 집을 향해 걸어간다.
 발도 허리도 겉보기에는 나름대로 회복하고 있지만 완전히 나은 것이 아니다.
 과연 집으로 가던 도중에 몸이 왼쪽으로 기우뚱하는가 했더니 이내 무릎을 꿇고 움직이지 못하게 된다.
 살아남은 공벌레들은 그 사이애 그늘과 틈새로 숨어버렸을 것이다.
 뭐, 근처에 있다고 하더라도 지금의 새끼 실장으로서는 다시 잡을 여력은 없어 보인다.
 그래서 집 근처의 똥무더기를 어쩔 수 없다는 얼굴을 붙어 훌쩍거리며 먹는다.

 새끼 실장의 하루는 이렇게 또 다시 헛되히 지나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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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요일의 휴식을 겸한 월요일...
 관찰 8일째에 접어들었다.

 쉬어야할 휴일임에도 일부러 회사 근처까지 와서 나도 기력이 없었다.
 하지만 새끼 실장의 일은 나름대로 염려하고 있었다.
 상처는 깊다지만 실장석인만큼 아무 일도 없으면 서서히 회복될 것이다.
 정신적 스트레스에도 비교적 강한 개체 같다.
 다만 그 새끼 실장은 극히 평균적인 지능과 약간의 재치만 가지고의 나쁨에 대해 재치만은 보통 이상으로 일한다
 때문에 정력적이라고 평가해야 할지 모르지만 어쨌든 산다는 의욕, 재기의 빠름과 행동력만 있어.
 움직이는 한은 헛되게 무엇을 하고 죽어 있을 확률이 높은 것이다.

『 테챠아아아아아!! 데지이이이이이이이잇!!』

 그러나 그런 걱정은 건강한 모습으로 취소됐다.
 새끼 실장은 가늘고 긴 나뭇가지를 휘두르며 열심히 뛰고 있었다.
 이 크기 때의 새끼 실장은 성장 과정에 있어서 하루정도만 보지 않으면 꽤 자란 것처럼 보인다.
 뭐, 실제로 하루에 5mm, 10mm 정도 성장한다고 하니 단순히 착각만은 아닐 것이다.
 다리도 허리도 완전히 나은 것 같지 않다.
 아직, 영양 실조까지는 이르지 않았다는 증거이기도하다.

 새끼 실장은 이미 갈색으로 변한 친실장 시신을 노리는 까마귀들을 몰아내는데 필사적이다.
 이젠 대부분이 썩거나 떨어져버려, 거기에 친실장이 있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라면 그게 무엇인지 짐작도 안 될 정도다.
 똥통이라는 이름을 가진 가진 실장석도 부패의 정점만 지나면 냄새도 꽤나 사라지고, 흙으로 사라질 준비를 시작한다.
 까마귀들은 그것을 경험으로 학습하고 있어 냄새가 사라질 때까지 기다린 것이다.
 이젠 꼭 먹기 쉬운 건어물 정도로 되어 있어 이제는 놓치지 않는다는 생각이다.
 오늘의 습격은 수도 많고 쪼아먹는 것도 이전보다 철저하다.
 하는 김에…라는 느낌으로, 이번에는 새끼 실장에게까지 부리와 발톱을 들이민다.

 실장석과 까마귀 중 어느 쪽이 더 지능이 높냐고 전문가에게 물어보면, 전문가들은 모두 실장석이라 대답한다.
 말을 이해하거나, 꾀를 쓰거나, 도구를 사용하거나... 그런 것을 지능이라고 한다면 분명히 그렇다.
 그러나 "지혜"가 높은 쪽은 누구냐고 질문하면 어떨까?
 나라면 틀림없이 까마귀을 뽑는다.

 까마귀들이 떠난 뒤 새끼 실장만이 우두커니 남겨져 있었다.
 친실장의 시신은 약간의 뼈다귀와 똥이 남아있는 부분의 창자 일부밖에 남지 않았다.
 이제 친실장은 파리에게 살점을 내주고 구더기를 만들어 새끼 실장에게 줄 수도 없게 됐다.
 까마귀들로서는 기회가 무르익기를 기다린 것인지 번개 같은 습격이었다.
 새끼 실장도 제법 긴 가지를 골라 공격 범위를 넓히고, 있는 힘을 다해 쫓아다녀봤지만 까마귀에는 전혀 상대가 되지 않았다.
 새끼 실장은 친실장의 시체가 모두 없어진 것을 두리번두리번 둘러보고, 또 언제나처럼 목을 꺾고, 고개를 숙인다.
 다리 위에서도 애잔한 『 테치이?...』하는 목소리가 들려 온다.
 그리고 힘없이 일어나 집으로 향하더니 다시 어리둥절한다.
 까마귀는 친실장의 시체뿐만 아니라 새끼 실장의 소지품…접시와 그릇, 걸레 등등을 잔뜩 헤집어 놓았던 것이다.
 소지품뿐만이 아니다.
 집에도 올라타서 돌아다녔던 것이다.
 원래 무너지고 있던... 아니, 무너진 상태였던 것이었는데 그 위에 올라타서 팔딱팔딱 뛰어 돌아다닌다면 결과는 뻔하다.
 새끼 실장이 겨우 안에서 구겨진 채로 잘 수 있을 만큼 고쳤던 집이 완전히 박살나버린 것이다.
 새끼 실장은 우선 바닥이 깊은 접시를 하나들어 뒤집어 흔든다.
 그 접시에 곤충 등의 식량을 넣어 둔 것이다.
 그러나 예상보다 적은 것인지 이내 귀를 축 늘어뜨리고 울먹인다. 다음에는 집 주위를 타박타박 돌면서 떨어진 물건들을 줍는다.
 주운 물건을 집안에 넣으려고 해보지만, 이젠 집도 없다. 다시 새끼 실장은 울먹울먹한다.
 그 때마다, 사무소에서 바라보는 내 귀에 『 테치이?...』하는 그 애잔한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하지만 동정심은 들지 않는다.
 나는 변함 없이 웃음을 눌러 참기 바쁘다.

 새끼 실장은 어떻게든 다시 집을 고치려고 노력했지만, 비와 바람에 거듭 노출되어 만신창이가 된 골판지 하우스는 이제 새끼 실장이 어떻게 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났다.
 보통 골판지 하우스의 수명은 결코 길지 않다. 이 골판지 하우스도 이제 수명이 다한 것이다.
 마침내 새끼 실장은 포기했는지 집 앞에 엎어져서 통곡하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눈물을 흘린 적은 있었어도 이렇게 펑펑 우는 것은 처음이다.
 가혹한 땅에서 살아남는데 집중하느라 울 시간도 없었지만, 이젠 인내심의 한계에 이르렀다.
 마음이 무너져내리면서 폭발했을 것이다.
 크게 입을 벌리고 하늘을 쳐다보며, 또 고개를 숙이며 펑펑 눈물을 쏟는다. 가끔 땅을 팡팡 치면서 계속 계속 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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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도 어려운 환경에 처한 새끼 실장으로서는 단 몇 분이라도 우는데 쓸 시간도 없다.
 새끼 실장은 몇 분 후, 갑자기 몸을 일으켜 더러운 옷 소매로 눈물과 콧물을 닦는다.
 곧바로 이제 검은색과 갈색과 짙은 녹색의 얼룩이 진 팬티를 내려 대변을 싼다.
 이젠 더 이상 부끄러운 것도 뭣도 없다.
 두리번거리는 것도 없고, 옷에 묻을까 걱정하는 기색도 없이 뿌직뿌직 성대하게 싼다.
 그리고 따끈따끈 김이 나는 똥을 그대로 아래로 손을 뻗어 퍼먹는다.
 똥을 먹어도, 지금까지는 두리번두리번주위를 둘러보거나, 스스로에게 캥기는지 무엇인가를 걱정하는 표정으로 조금씩 조금씩 번민하며 먹었다.
 그것이 단 하루 사이에 너무 와일드하게 변해버린 것이다.
 드디어 눈을 뜬 것일까?
 뭐, 처한 상황이 상황인 만큼 그렇게 되는 것은 생존을 위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일일이 예의 바르게 하느니 똥을 거리낌 없이 먹는 것이 효율도 좋고, 괜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을 일도 없을 것이다.
 오히려 여기까지 잘 버틴 것이다.

 그렇게 허기를 달래자 바로 두건을 벗어 손가방을 만들어 들고, 진흙에 찌든 작은 접시를 겨드랑이에 끼고 힘차게 수색에 나선다.
 이전부터 기분의 전환은 빠른 것 같지만, 왠지 모르게 더 힘차 보인다.
 몸이 커진 만큼, 정신도 성장했다는 것일까.

 수색 범위는 역시 집을 중심으로 10m... 좌우로 치면 5m씩의 범위에 고정되어 있다.
 아침 나절부터 수색에 나서다가 점심을 먹으러 집으로 돌아온다.
 먹이는 벌레를 조약돌로 잘라 접시에 얹고, 부근의 나뭇잎을 섞는다. 또 거기에 소스를 끼얹듯이 똥을 뿌려 '똥 카레 라이스(?)'로 점심을 뚝딱 해치운다.

 물이 없는 이곳에서 수분을 유지하려면 자신의 몸에서 나온 수분도 최대한 회수해야 한다.
 거기에 나뭇잎과 곤충에도 조금의 수분은 있다.
 하지만 급수의 면에서보면, 시간이 지날 수록 똥의 수분은 점점 줄어 들어간다.
 당연히 흡수된 만큼은 빠지고 다음 똥이 나오는 것이다.
 모든 생물은 생존에 있어 수분이 음식보다 중요하다.
 새끼 실장은 비가 올 때까지 쓸데없는 수분을 잃지 않으려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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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날이 저물기 전에 집에 돌아온다.
 사냥감은 역시 곤충.
 하지만 별로 좋은 표정이 아니라 발걸음이 무겁다.
 역시 본격적 수색 첫날을 정점으로 메인 먹이인 곤충의 확보도 점차 좋지 않아지는 것 같다.
 뭐, 그 때문인지, 먹기 어려워하는 나뭇잎이나 풀을 억지로라도 먹으려고 한다.
 나뭇잎과 풀은 쓴맛이지만, 똥에 찍어 먹으면 그런대로 먹을만한지 일종의 똥 카레로 맛과 포만감, 수분을 모두 충족하려는 방법을 쓰고 있다.
 하지만 그 똥을 저장해뒀다 밥 때에 맞춰 꺼내 먹는 것도 나름대로 궁리를 해야되는 모양이다.
 친실장을 매장한다고 판 작은 구덩이.
 이 구덩이를 변소로 이용하고 있었다.
 위생을 생각한 의미의 변소는 아니다.
 그것보다는, 어디든지 모아놓는 것이 좋고, 이왕이면 힘을 들이지 않고 전에 마련해둔 곳을 저장고로 쓰는게 좋다고 생각한 것 같다.
 이는 우연의 산물겠지만, 이렇게 한군데에 모아놓으면 똥의 수분이 잘 날아가지 않는 효과도 있다.
 접시를 가지고 변소까지 걸어가서 바로 똥을 퍼 똥카레를 먹는 것도 들고가면서 흘릴 수 있는 그 낭비조차도 하고 싶지 않다는 표현이다.
 묘하게 재치가 있는 점은 여전하다.

 그리고 밤이 찾아오면 다시 이동 범위를 돌아다니며 연석 가장자리에 서서 도로를 바라본다.
 이 자리에서 벗어날 길을 찾고 있을 것이다.
 이제 친실장도 없고 그 시체가 없어진만큼 일부러 이런 나쁜 곳에 남아있을 이유도 사라졌다.
 하지만 몇일 전에 한 것처럼 연석에서 아래로 내려가는 행동은 보이지 않는다.
 새끼 실장은 분명히 커져 있어, 이제 연석을 오르내리는 것도 이전과 같이 슬랩스틱을 찍을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아직도 첫날의 공포도 기억하는지, 새끼 실장은 전혀 시도하지 않는다.
 이제 쓸데없는 체력과 수분을 잃지 않겠다는 결의가 저절로 그렇게 하고 있을까?
 아니면 진심으로 도로를 횡단할 힘이 없다는 것을 깨닫고 절망을 느끼고 있을까?
 줄줄이 새끼 실장을 비추는 헤드라이트를 멍하니 바라본다.
 그러면서 길의 건너편... 사람들과... 가끔 동족들이 오가는 번화한 인도를 눈으로 쫓는다.


 만약 절망을 느끼고 있다면, 새끼 실장은 그곳에서 얼마나 더 견딜까?
 얼굴도 옷도 진흙과 똥으로 더러워진, 빨강과 초록의 눈동자가 어느덧, 보고 있는 자신- 나에게 구원을 간청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렇게 생각했을 때,
 나는 새끼 실장을 보고도 웃지 않게 되었다.


-후반부로

댓글 4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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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첫부분 계단 오르는 부분만 읽고 자잘한 행동묘사만 하고 지루한 문학이라고 생각했었는데 계속 읽으니깐 재밌는 내용인뎃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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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소소한 재미가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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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똥 카레 라이스 ㅋㅋㅋㅋㅋ 표현 개재밌네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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