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

 7월에 접어들기도 전에, 계절은 벌써 여름이 되어 있었다.
 아직 6월 말도 되지 않았지만, 기온은 전국 각지에서 한여름날을 웃돌면서 연중 최고 기온을 갱신한다.
 또한 봄의 대지진 때문에 대규모 절전 운동도 시작되어 냉방 온도가 올라가 체감 온도는 너무 높다.
 더위는 냉정한 판단을 쉽게 빼앗는다.



인간은 말할 것도 없고 개나 고양이 그리고 실장석도다.


 그 공원은 악취가 풍겼다.
 공원뿐만 아니라 인근 주택가까지 광범위하게 충만했다.
 원인은 실장석 배설물과 시신, 거기에 높은 기온이다.
 비교적 지내기 쉬웠던 이번 겨울에는 많은 실장석이 살아남았다.
 이때문에 자연적으로 도태되어야할 실장석이 충분히 걸러지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보통이라면 생존할 수 없었던 분충도 많이 살아남아 있었다.

 하지만 6월이 절반을 지났을 무렵부터 급격히 기온이 상승한다.
 그것은 뉴스에서까지 시끄럽게 떠들 정도로 높은 것이었다.
 다 큰 어른이라도 급작스러운 더위에 못 이겨 쓰러지는 일이 속출했을 정도니, 실장석에 이르러서는 말할 것도 없다.
 공원 내에서는 대량의 실장석 시체가 넘쳐났다. 그 대부분은 몸이 충분히 성장하지 않은 자실장이나 구더기다.
 평소의 실장석이라면 그 시체는 좋은 영양 공급원으로 일찌감치 소비되고 만다지만 갑작스러운 더위에 대부분의 개체는 식욕을 상실했다.
 따라서 이들 시체는 누구도 건드리지 않아 적당한 발효 상태에 빠져 있었다.
 게다가 배설물을 처리하는 노예도 이렇게게 시체가 되고 식욕을 떨어뜨리느라 이 또한 빠르게 썩어간다. 악순환이다.


 지금, 낮에는 실장석의 모습을 보기 드물게 되고 있다.
 햇살이 강한 낮의 행동은 피하고 비교적 시원한 밤으로 활동 시간을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가운 햇살에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것은 이미 죽은 실장석 아니면, 곧 죽을 실장석이다.
 지금 손발을 부서뜨린 성체의 실장석 한마리가 공원 한복판에서 배를 보이고 누워있다.
 옷은 이미 갈가리 찢어져 그 기능을 잃었고, 머리카락은 남아 있었지만 몸 위에 커다란 돌이 몇 개나 올려져있어 움직이는 것을 막고 있었다.
 약수터를 더럽힌 실장석의 말로이다.
 순식간에 여름으로 변모한 계절 아래서 실장석들이 취한 행동은 수분의 확보 및 시원한 곳을 찾는 것이었다.
 후자들은 땅을 파거나 나무 그늘에 골판지 하우스를 옮기는 등의 방법으로 대부분의 실장석들이 이미 완료했다.
 장소의 좋고 나쁨은 있었지만 실장석들은 서로 싸우고 다툴 기력도 없어진지 오래라서 별 문제는 일어나지 않았다.
 하지만 것 물에 관한 것은 별개이다. 직접적인 생사에 관련된 이에 실장석들은 혈안이 됐다.

 약수터는 크게 3개.
 하나는 공원의 구석에 놓여 있는 공중 변소. 그리고 공원 입구 부근에 설치된 물 마시는 곳과 중앙의 작은 분수이다.
 그러나 분수는 실장석들의 번식이 과잉된 단계에서 자치 단체에서 물의 공급을 중단해버렸기에 논외대상이다.
 공중 음료수기도 실장석의 서투른 손으로 수도꼭지를 트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워 적합하지 않다. 결국 공중 변소의 대변기가 최후의 근거로 된다.
 화장실의 대변칸은 두 개 있어, 실장석들 사이에서는 암묵의 룰로 한쪽은 출산용, 한쪽이 음료용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출산을 하려해도 체력 소모가 심해 모두 약수터로 이용하고 있었다.
 처음에 공중 화장실 부근에 자리 잡던 실장석이 당당히 "이 약수터는 내것 데스우!" 선언을 했는데 순식간에 다른 개체에 얻어터져 코피를 훌쩍거리면서 메말라 죽어 갔다.
 이후 누가 물을 더 떠가거나 새치기를 할 수 없도록 없도록 돌아가면서 망을 세우고,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만큼만 떠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왜 실장석이 그런 일을 할 수 있는가 하면 어느 날 공원에 방문한 인간의 조언때문이다.
 첫 희생이 나온 뒤 서로 약수터에 다가가기 어렵게 됐던 실장석들이었지만 남자가 그런 규칙을 제안하자 선뜻 그에 따랐다.
 무엇보다 물이 그립기도 하고 규율만 지키면 자신도 죽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크다.
 룰에는 물론 위반에 대한 벌칙이 나오기 마련이다.
 그것이 방금 전 들실장이 받은 형벌이다. 그 실장석은 할당된 물에 만족하지 못하고 변기에 뛰어든 것이다.
 실장석의 땀, 배설물이 흘러나온다... 벌겋고 녹색으로 물든 물은 쓸모가 없다.
 이리하여 한 마리의 실장석이 오늘도 문자 그대로 태양에 타서 목숨을 잃게 된다.


 룰은 있다고 해도 그곳은 실장석이 지배하는 세계이다.
 모두가 인정하면 그것이 룰이다.
 한쌍의 친실장과 자실장이 그 대상이 되고 있었다.
 모녀는 세마리. 세마리가 모두 구두 또는 앞머리를 잃고 있는 노예이다.
 실장석 사이에도 계급은 존재하고, 특히 주위와 다른 용모를 하고 있는 것은 극단적으로 배척된다.
 독라가 그 좋은 예다.
 독라는 노예로 취급되어, 무리라는 단위로 비하되고 실장석들의 생활쓰레기나 대변처리를 강제로 떠맡는다.
 말그대로 노예 그 자체인 것이다.
 이미 대부분의 노예 실장석은 가혹한 노동과 만족스럽지 못한 식사 때문에 영양 부족 탓으로 죽어 있었다.
 이 모녀노예는 그 죽은 동료의 고기를 탐닉하고 그럭저럭 살아 온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먹을 수 있는 고기는 많고, 굶주렸던 모녀는 더위도 뿌리치고 훌륭한 식사를 하고 있었다.
 약해진 주위의 실장석들에 비해 벌써 꽤 덩치가 커진 모녀에 대해 무리는 위기감을 느꼈다.
 그리고 그 견제로, 물 공급을 끊기로 한 것이다.
 신선한 고기라면 아직 체액이 남아 있어 수분을 보충할 수 있다. 그러나 날짜가 지난 지금 남은 시신은 대부분이 마르거나 구역질이 날 정도로 썩고 있다.
 모녀는 당초 물을 못 마시는 것을 아랑곳하지 않았으나 최근에는 식량마저 나빠지고 있는 것이었다.
 밤이 되면 물을 받으려는 줄의 최후미로 밀려난다.
 그러나 차례가 온다고 해도 자신은 들어가지 못한다. 친실장은 거절당했다고 해도 땅바닥에 머리를 비벼대고 간원하다.

 "부탁하는 데스우...적어도 적어도 아이들에만 물을 주시는 데스우"
 "돌아가는데스. 이것은 규칙인데스"

 감시역의 실장석은 네마리. 그 중 리더 격으로 생각되는 개체가 가차없이 모녀를 쫓아낸다.

 "부탁 데스우. 내일은 더 많이 밥을 구해오는데스우...그러니까 부탁드리는 데스우"
 "돌아가라고한데스. 아니면 죽고 싶은 데스우?"

 죽음이라는 말을 듣고 친실장의 몸이 꿈틀 떨린다.
 그리고 천천히 일어서서, 가볍게 인사하고 그 자리를 떠났다.
 터벅터벅 약수터를 뒤로 노예 모녀 등에는 견줄 데 없는 허탈감과 비애가 섞여 있었다.
 삼일 만에 새끼 한마리가 탈수증으로 죽어 갔을 때 친실장은  고심 끝에 자신의 피를 마시게 한다.
 그래도 한계가 있다. 스스로도 피폐했던 친실장이 최종적으로 의존한 것은 인간이었다.


 그날도 찌는 듯한 열기가 가득 찼다.
 아스팔트는 아지랑이가 피어 올랐고 물을 뿌림과 동시에 증발해버린다.
 물론 공원도 예외 없이 더위에 잠식되고 있었다.
 공원은 아주 조용해졌다 원내는 실장석이 있다고는 믿을 수 없다. 유일하게 풍기는 악취만 그 존재를 느끼게 하고 있다.
 남자는 혼자 공원에 와서 그늘이 져있는 벤치에 앉았다.
 기밀성이 높은 마스크까지 달고 온 남자는 여전히 실장석들에게 규칙을 속삭인 것과 동일 인물이다.
 그는 학대파로 일컬어지는 위치에 있다.
 실장석들을 일방적으로 회롱하는 존재다.

 하지만 남자는 다른 학대파로 불리는 사람들과는 조금 다른 점이 있었다.
 그 자신은 절대로 손을 대지 않는다.
 다른 학대파가 좋아할 만한 사지 절단 및 위석을 떼어내는 등의 공격을 일체 하지 않는다.
 가볍게 데코핀조차 하지 않는다.
 그 대신 실장석에게 직접 지시하는 것이다.
 서로를 죽이는 것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 어디까지나 자신의 손을 더럽히는 대신 실장석에게 다른 실장석을 학대하도록 명령하는 것이다.
 그러나 동족을 아무런 망설임이 없이, 이른바 분충으로 일컬어지는 개체에 관심이 없다.

 남자가 좋아하는 것은 친모녀. 그것도 애정과 인연이 깊으면 깊으면 깊을수록 좋다.
 가장 좋아하는 방법으로서는 두 마리 이상의 자식이 있는 모녀 가족을 컨페이토우를 먹도록 유도한다.
 여기에서 남자가 중요시하는 것은 억지로 하지 않는 것. 실장석들이 자신의 의사로 그 길을 선택하는 것이다.
 그리고 집에 맞아 들인 뒤에는 친실장과 새끼실장을 각각 다른 수조에 넣는다.
 최소한 일주일은 방치한다.

 부모 새끼는 처음엔 떠들다가도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포기하고 서로 격려하고 지내게 된다.
 먹이도 물도 없이 24시간 환히 불이 켜진 가운데 시간의 경과도 모르고, 아무런 변화도 없다.
 체력이 없는 새끼 실장은 그 대부분이 배고픔에 견디다 못해 자신의 똥을 입에 넣거나 죽는다.
 애정을 가진 모녀는 나름대로 예의 범절이 엄하다. 언젠가 인간에게 길러지지 않을까 하는 풋풋한 희망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식분 행위는 강하게 금지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모녀간의 갈등을 남자는 먼저 즐긴다.
 적당한 기회를 봐서 남자는 모습을 보인다.
 이 단계까지 오면 실장석들의 반응은 매우 미약하다.
 배설물에 손을 대는 개체를 말리는 것이 고작일 정도.
 남자는 말한다.

 "음식이 갖고 싶어?"

 링갈 너머의 그 물음에 친실장은 눈빛을 되찾고 간청한다.

 "데...데스우……밥 주시는데스?"

 반신반의하는 친실장과는 대조적으로 낙관적인 새끼는 제 마음대로 지껄여댄다.

 "밥...테치? 이제 똥 먹지 않아도 좋은 테치?"

 "밥!밥!! 빨리 빨리 가져오는 테치! 테챠아아아쯔!"

 의아해하는 친실장은 이해하고 있는 것이다. 순순히 먹이가 나올리가 없다는 것을. 무언가 바쳐야한다는 것을.
 그런 것을 살아온 경험으로 느끼는 것이다.

 "단"

 덧붙여 지는 한마디에 "데쟈!?"하고 친실장은 흠칫한다.

 "네가, 아이들의 두 팔을 비틀어 떼면말이지."

 말과 함께 남자의 손에 의해 모녀는 일주일 만에 만나게 된다.
 기뻐하는 자들과 달리 친실장의 얼굴은 새파랗다.
 음식이 필요하면 자신의 아기의 팔을 찢어야한다는 것은, 곧 그러지 않으면 아무것도 입에 대지 못한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부모는 여기서 고뇌의 결단으로 아기의 팔을 쥐어뜯는다.

 "용서해 주는 데스우..."

 "테? 마마, 뭐하는.... 테챠아아아아아쯔!"

 "마마!? 마마아아아? 동생에게 뭐하는테뱌아아가아아아!"

 피눈물을 흘리고 팔을 잡아뜯는 친실장을 내려다보며 남자는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인다.
 가끔 자신의 팔을 내밀어서 용서해달라는 친실장도 나오는데, 그 때는 3일 정도 더 방치하면 변심한다.

 "이제... 된 데스우?"

 "아가가가가..."

 "태...히히히히.... 아아..."

 통증에 몸부림치는 자실장과 그 팔을 내밀고있는 친실장.
 남자는 그것을 인정하고 가장 등급이 낮은 실장 푸드를 친실장만 겨우 먹을 수 있을 만큼 건네준다.

 "데스? 자들의 몫은....데스? "

 조심조심 소리 지르다 부모의 말에 남자는 그랬다고 돌려주면

 "아이들의 밥도 받고 싶으면 다리도 찢어야 돼."

 "데...데!!  말이 다른데스!! 와타시는 분명히..."

 아우성을 치는 친실장의 말을 가로막고 남자는 새끼들에게 말한다.

 "빨리 안 하면 먹이는 없다구, 애들아."

 그 한마디에 가만히 숨죽이고 있던 언니가 비실비실 일어서서 아직 일어날 수 없는 여동생의 오른쪽 허벅지에 달려든다.

 "텟챠아아아? 그, 그만두는테치! 그만둬테챠아아!"

 "그만두는데스! 밥은 마마가 주는데스! 그만두는 데스우우우우!"

 여동생은 잘 나오지도 않는 똥을 내뿜으며 남은 왼발로 포후포후하며 언니의 얼굴을 차고, 친실장도 언니의 발목을 잡고 떼어 낸다.
 하지만 이미 언니는 아무 말도 들리지 않고, 무엇도 느끼지 못한다. 오직 핏발선 눈을 부릅 뜨고 동생에게 달려든다.
 이 경우 친실장이 취하는 행동 중 하나는 포기이다. 한쪽 자식을 살리기 위해 다른 한쪽을 희생한다.
 그리고 또 한 가지는 비록 중상을 입히더라도 새끼를 말리는 것이다.

 "그만두라고 말한 데아쯔!"

 외침과 함께 내리친 혼신의 일격은 언니의 등에 떨어지고, 가벼운 소리를 내며 등뼈까지 부수어버린다.

 "태...테휴!"

 신음과 함께 몸을 젖힌 언니의 입에서는 피 섞인 침을 질질 흘리며 온몸을 가늘게 경련하고 있다.

 "... 해버린 데스우..."

 후회의 마음에 사로잡힌 친실장과는 대조적으로 지금까지 당하는 쪽이던 여동생이 피투성이의 오른쪽 다리를 절룩이며 일어서자,

 "이…… 미친 분충텟샤아! 죽어버리는게 좋은테츄우아아아아아!"

 쓰러진 언니의 머리를 세게 짓밟는다.

 "그만두는데스! 언니가 죽어 버리는데스!!"

 "마마가 했던 것과 같은테치! 이 똥언니는 이렇게 하는게 당연한테치!!"

 "데... 안되는데스우!!"

 친실장은 여동생의 목덜미를 그러잡고 언니와 거리를 둔다.

 "아까웠어. 새끼 몫은 없다."

 남자는 그렇게 말하고 사라진다.
 아직까지 화내는 동생에게 친실장은 주어진 푸드의 절반을 내밀었다.
 테츄테츄 툴툴거리면서도 동생은 푸드를 먹는다.. 팔은 둘 다 없으므로 개처럼 납작 엎드려서.
 다 죽어 가는 목숨의 언니는 의식이 돌아오지 않았지만, 친실장이 껴안고, 입으로 불린 푸드를 겨우 밀어넣어 삼키게 했다.
 그 모습을 동생은 무시무시한 표정으로 노려보고 있었다.

 다음날 남자는 먹이 대신 자매의 다리를 요구했다.
 친실장은 몹시 망설인 끝에 자매의 다리를 한쪽씩 찢는다.
 그 다음날은 다른 다리를 요구하고, 친실장은 이제 망설임 없이 찢어낸다.
 빈사의 언니는 차치하고, 여동생은 완강히 저항을 시도하지만, 두 팔이 없는데다 체격 차이는 어떻게 할 수 없다.
 달마가 된 자매는 사이좋게 친실장에게 껴안겨 번갈아 먹이를 먹는다.

 그리고 다음 날 언니가 죽었다.
 동생이, 구더기처럼 꿈틀꿈틀거리며 기어가서 언니의 숨통을 물어 찢어버린 것이다.

 "테.. 쌤통인테챠아……"

 여동생은 언니가 미웠다. 자신에게 위해를 가한 주제에 친실장의 사랑을 짧게나마도 독차지했던 언니가.
 친실장은 동생이 언니를 물어뜯는 것을 지켜보았다.
 이제 아무래도 좋았던 것이다.
 어차피 남자의 명령에 따라 이 새끼들도 나도 죽는다고 알고 있었다.

 "뭐야, 한마리 죽었네."

 흥미 없어 보이는 어조를 바꾸지 않고 남자는 계속했다.

 "자, 밥을 원한다면 너의 마마의 팔을 한쪽 잘라야 돼."

 "데샤? 뭐라고 하는 데슷!?"

 "테...에... 무리인테치..."

 "친실장은...그래, 아이의 눈을 뽑는거야. 한쪽만. 그러면 그 구멍에 밥을 채워줄게."

 "테힛!?"

 "...그것은 안 되는 데스우……"



 대립이 불가피한 친실장과 자실장. 그러나 피아의 전력 차이는 압도적이다.
 구더기처럼 기어다닐 수 밖에 없는 자실장과 영양은 부족하지만 육신이 온전한 친실장.
 자실장도 그것은 알고 있다. 눈물과 똥을 흩뿌리며 필사적으로 친실장으로부터 멀어지려 한다.
 친실장은 멍하니 그 모습을 바라본다. 이미 친실장에게 그럴 생각은 없다.
 할 수만 있다면 죽여 달라.
 더 이상 아이에 손을 대는 것도 자신이 상하는 것도 질색이었다.
 그것을 남자에게 말하니,

 "몰라. 죽든지 말든지 마음대로해."

 "그런…비참한 데스……"

 "심한 것은 똥마마인테챠아!"

 "뎃!?"

 "와타치는 아직 살고 싶은테치! 달콤한 것도 콘페이토도 스테이크도 초밥도 아무것도 먹지 못한테치! 이런 곳에서 죽는 것은 똥같은 마마 하나만으로도 충분한 테챠아아아아!"

 "그렇다는데."

 "……데스우"

 친실장은 남자와 아이의 얼굴을 몇번이나 번갈아보다 "미안한데스우"라며 나직이 중얼거리더니 자실장의 몸을 깔아뭉갰다.

 "뭐야...그럼 밥은 줄 수 없다."

 "이젠... 좋은 데스우...이대로 푹 죽고 싶은데스우"

 그렇게 말하며 친실장은 시체를 안고 눈을 감았다.
 이를 확인한 남자는 별실에서 기르던 굶주린 새끼 실장 세마리를 친실장의 수조에 집어넣었다.

 "이것 먹어도 좋은테치?"

 "큰 고기인 테챠아... 맛있어 보이는테치"

 "똥 맛있는 테치"

 세마리 모두 자신의 친실장과 자매들을 먹고 자란 개체이다.

 "먹어도 좋아. 단, 새끼부터 먹어야 돼."

 남자의 말에 세마리의 새끼 실장들은 즉각 친실장의 팔 안에 든 것을 목표로 한다.

 "데쟈아! 이 분충들은 뭐 하는데스아아아아쯔!"

 "시끄러운테치"

 한 마리가 친실장은의 눈을 가리기 위해 똥을 던진다.

 "빨리 주는 테치"

 한 마리가 친실장의 오른손을 물어 뜯는다. 먹기 위해서가 아니다. 자실장의 시체를 손에서 떼어 내기 위함이다.

 "고기 붙잡은 테츄~웅"

 근소하게 만들어진 틈새를 놓치지 않고, 마지막 한마리가 자실장의 시체를 떼어낸다.
 자실장의 시체를 빼앗긴 친실장은 격앙되어 세 마리에게 달려들지만 일어설 수 없다.
 이상하다고 생각하고 다리쪽으로 눈을 돌리니, 처음 눈에 똥을 던진 새끼가 자실장의 다리 힘줄을 물어 뜯고 있었다.
 어떻게든 떼어내려고 몸을 비틀어보지만 어차피 실장석. 닿지 않는다.
 이제 다른 새끼들까지 몰려든다.

 "그럼 먼저 부드럽게 하는 테치"

 "그런 테치"

 "지근지근 밟는 테치!"

 나머지는 움직이지 않는 친실장의 다리 위에서 연신 방방 뛰어오른다.
 아무리 새끼 실장은 가볍다고는 하지만, 어설픈 실장보다는 훨씬 살찐 개체이다.
 거기에다 친실장은 영양 실조로 잔뜩 허약해진 신체이다. 도저히 견딜 수 있는 충격이 아니다.
 친실장의 다리는 어이 없을 만큼 쉽게 다져져 구즈구즈한 고깃덩어리가 된다.
 그 뒤 손발도 마찬가지로 처리된 친실장은 눈 앞에서 딸의 시체가 먹히는 모습을 보면서, 그 자신도 나날이 조금씩 먹혀갔다.
 그런 고통을 천천히, 무려 7일간 걸치다가 겨우 죽음에 이르렀다.


 자, 이야기가 조금 빗나갔지만 그런 학대를 좋아하는 남자가 공원에 온 이유는?
 그것은 즐기기 위해서였다.

 남자가 벤치에 앉자 어딘가에서 굼실굼실 나무 그늘에서 테두리에서 실장석들이 빠져 나온다.
 그리고 그늘이 드리우는 벤치 앞에서 남자를 감싸듯 늘어선다.
 그 실장석들의 시선을 강렬히 받으며 남자는 도중의 편의점에서 산 생수를 꺼낸다.
 웅성거리는 군중. 남자는 목을 울리며 그것을 마신다.
 일부러 큰 숨을 내뱉으며 이제 얼마 남지 않은 페트병을 흔든다. 5분의 1정도가 남은 그것을 내밀고
 "아~ 시원하다." 라고 한다.

 그것을 벤치에 두고, 이번에는 푸딩을 꺼낸다. 역시 5분의 1정도 남기고 중얼거린다.
 "아~ 질렸어~"

 푸딩과 생수 페트병의 옆에 여러 색깔의 콘페이토를 몇 알이나 보란듯이 둔다.

 "...싸워야하는테치?"

 누구인지 알 수 없이 새어 나온 그 말에 실장석들은 긴장하다.
 이야기의 근원은 한 친실장의 자의 짓이다.
 그 자는 언젠가 그 남자를 본 적이 있었다.
 그때, 특유의 학대에 적합한 모녀를 선별하고 있었을 때이다.
 그때, 또다른 한쌍의 모녀가 남자를 근처에서 목격한 것이다.
 가장 먼저 구두도 앞머리도 없이 비틀비틀 한 친실장이 땅에 이마를 문지르면서 말했다.

 "닌겐사마! 제발 제발 물을 베풀어 주시는데스우"
 "테츄우"

 그것을 바라보며 남자는 마시고 있던 생수병을 흔들어 보였다.

 "이 녀석? 왜그래야하지?"

 약수터가 있는 것은 알고 있었다. 그러나 남자는 무리 속의 룰까지는 모른다.

 "데스…. 우리한테 약수터를 사용할 권리는 없는 데스"
 "테...지..."

 가열된 땅은 얼마나 더울까.
 친실장 흉내를 내고 있는 새끼 실장은 벌써부터 비명을 지르고 있다.

 "어떤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아이들의 목숨이 걸려 있는 데스"
 "저 녀석 말고 더 있어?"
 "그런데스…빨리 물을 주지 않으면 이제 하루도 버티기 힘든데스. 부탁드리는데스"

 남자는 망설였다. 항상 그는 이런 모녀를 가지고 놀지만, 금방 죽이는 것은 재미가 없다.
 적당히 겁주기 위해 남자는 이렇게 말했다.

 "아 미안, 그냥은 주지 않아"

 그 말에 친실장은 조심스레 얼굴을 올리고 옆의 새끼 실장을 보며

 "이 아이를...이 아이를 드리는데스우"
 "너...그것이 대등한 거래라고 생각하나?"
 "데스우…… 닌겐사마는 학대파데스?"
 "그렇긴하다만"
 "그렇다면...마음에 드실 것 같은데스우"
 "테에...?"

 눈을 깜빡이는 자실장.
 그것을 쭉 바라보고 있는 친실장.
 남자는 견딜 수 없는 기쁨을 느낀다. 친실장은 자가 어떤 말로를 겪는지 알고 있는 상태에서 하는 제안이다.
 그렇게 숨겨둔 한 마리가 중요하다는걸까. 그렇게까지 이 자실장은 분충이라는건가.
 남자는 갑자기 생긴 흥미를 누르다 못해,

 "좋다."
 "데슷!?"
 "테칫!?"
 "그 애 대신, 이 물을 주겠다."

 망설임 없이 남자는 페트병을 친실장에 물을 건넸다.

 "아, 감사하는데슷!"
 "테츄!"

 친실장이 목소리를 크게 높이면 모습을 감추려고 하던 실장석들이 불쑥하고 얼굴을 내민다.
 친실장은 깊숙이 절을 하면 허둥지둥 떠나려 한다.

 "마마 어디 가는테츄?"

 자의 요청을 외면한 채 대답한다.

 "마마는 집에 돌아가는데스. 너는 닌겐 사마와 함께 가는데스"
 "테?? 와타치 사육실장이 된 테치?"

 그게 아니라는 건 잘 알고 있다. 왜냐하면 친실장은 학대파에 끌려간 동료가 어떤 꼴을 당할지 알고 있으니까.
 그래서 남자가 대신 대답한다.

 "그럴리가. 이 쓰레기주제에."

 "데즈아쯔!?"

 "테치? 와타치는 쓰레기가 아닌테치!쓰레기는 너 같은 똥닌겐인... 테아쯔!""

 말하는 도중에 친실장이 황급히 되돌아와 새끼 실장의 머리를 땅에 비벼대듯 쓰러뜨린다.

 "죄송하는데슷! 용서해주시는데스! 용서해주시는데스!"

 스스로도 이마로 땅을 찧으면서 사과의 말을 반복한다.

 "아, 좋아 좋아. 그것보다 말이야"
 " 데스우?"
 "그 애를 지금 죽여. 지금 여기서. 직접 네 손으로."
 "…데에?"
 "..테?"

 모두 고개를 갸웃거리는 친실장과 자실장.
 그리고 그 의미를 이해한 친실장은 딱딱 이를 떨며 남자에게 묻는다.

 "데, 데에... 그게 무슨 의미인데스?"
 "문자 그대로이다. 자실장을 내밀었지? 하지만 나는 필요 없어. 너도 필요 없다. 하지만 네가 직접 죽이면, 그것만으로 물을 얻는거야. 어때? 이정도면 싸지?"
 "페, 페, 페...데쟈아!? 너는 악마인 데쟈아아아아아!?"
 "아이를 팔려고 한 너도 충분히 악마야. 이봐, 그냥 으깨버리면 되는거야. 뭐, 싫다면 물은 돌려받겠어."
 "뭐라고 한 테치? 와타치 길러실장이 된 테치? 빨리 안아주고 예쁜 옷도 주면 좋은 테~~치~"

 새끼 실장은 한가롭게 그렇게 떠들어댄다.
 짧은 침묵 후, 친실장은 다짐한 것처럼 자실장을 끌어안았다.
 그대로 목을 비틀어, 적어도 고통 없이 죽일 생각이었는데...

 "이봐 이봐" 남자의 목소리가 그것을 막는다.
 "안돼. 안돼. 손발 끝에서부터 차례로 으깨는거야. 아니면 무효."

 친실장은 얼굴에 인상을 쓰며 남자를 흘겨본다.
 그래도 실장석주제에 별 수 없다.

 "우선은 오른발부터다. 천천히 끝에서 찌부러뜨리는거야."

 어느새 많은 실장석이 이 거래를 먼발치에서 바라보고 있었다.

 "미안....데스우"

 "왜그런 말을 하는테치?? 와타치를 길러실장으로 만들어 준 마마가 사과할 필요는...."

 말이 끝나기도 전에 친실장은 엎드려서 자실장을 억누른다.

 "테챠아아아?  뭐 하는 거 테치이이? 마 뫄!!"
 "미안 데스우!"

 그리고 새끼 실장의 허리에 올라타서 두 손으로 바둥거리는 오른쪽 발끝에 체중을 건다.
 고기가 찌부러지는 소리와 플라스틱 막대가 휘어지는 듯한 소리, 그리고

 "테갸아쯔아아아아아쯔아아아아쯔아쯔아아쯔아 아아아아아!"

 길고 긴 새끼 실장의 비명.

 둘러싼 실장석들의 동요가 곧 웅성거리는 소리가 되어 전해진다.

 "오, 좋아. 좋아. 더 천천히 하면...그래, 이 콘페이토도 줄게."

 남자의 말이 들렸는지는 모른다.
 다만 친실장은 새끼의 오른발을 천천히 부숴뜨려 간다.
 살이 튄다, 껍질이 찢어지고 피와 살을 분출시킨다.
 원래는 다리였을 조각들이 낱낱이 쪼개어지며, 바스라지며 땅의 흙과 뒤섞여 경단이 되어 간다.

 새끼 실장의 목소리는 끊어짐이 없다.
 눈은 튀어나올 듯이 부릅뜨고, 양손을 열심히 파닥거린다.
 이미 팬티 안은 똥으로 잔뜩 부풀어올라 똥이 삐져나오고 있다.
 그래도 친실장은 개의치 않고 담담하게 다리를 부숴나간다.
 마침내 끝내고 남자를 본다.

 "좋아, 입을 벌려."

 반사적으로 벌린 입에 콘페이토가 던져진다.

 "데...뎃스우 〜 웅"

 저항하기 힘든 그 단맛에 조금 전까지 굳은 표정이 한순간에 무너진다.

 "데, 데데데데데쟈아!"

 그러나 바로 자신이 저지른 소행을 떠올렸지 모처럼의 콘페이토를 이빨로 부숴뜨린다.

 "뭐야 필요 없나? 뭐 괜찮아. 다음은 왼팔이야. 천천히. 천천히 하는거야. "

 "...데스"

 "태...테에치이이이이……마마, 왜 이런짓하는테치?"

 계속된 고통이 멈춘 탓인지, 조금 의식이 회복된 자실장이 젖은 눈으로 묻는다.

 "....미안한 데스"

 그리고 또 자실장의 입에서 긴 비명이 울려퍼졌다.

 "테갸아아아쯔아아아!테쟈쯔!테기이이이이 아아 아아아아아아아쯔아아 아가가갓가가!"

 "다음은 총 배설구를 찢는거야."

 "기 기기 기기 기기이이이이이이 아아아아아아아 아아 아아아아아아아아 쟈아아아아아쯔아아!"

 "눈을 도려내라."

 "그만두는테치! 마마아아아아아 그만하는 테치이! 그만해요 그만두고 그만두테쥬아아아아아쯔아 이이이이이이이이이쯔!"

 "배를 물어 찢어. 안의 내장을 질질 끌어내놓는거야."

 "텟...텟...텟……테힛..."

 조금씩 조금씩 작아지는 자실장.
 어느새 주변을 둘러싸던 실장석들의 무리도 작아지고 있었다.
 그래도 여전히 어느 정도는 있다.
 아까 친실장이 버린 콘페이토을 핥는 것, 흐르는 피에 혀를 할짝이는 것, 내팽개쳐 진 다리 조각을 음미하는 것.
 그리고 친실장과 자실장의 추한 꼴을 보고 데프프프ㅡ하고 웃는 것.

 하지만, 친실장은 그것들에 전혀 개의치않고 얼빠진 눈으로 자실장을 처리한다.
 이제 제대로 소리조차 나오지 않게 된 자실장을 본 남자가 이제 됐다고 입을 연다.

 "그래, 그쯤에서 됐어."

 "……데스우"

 "그럼 마지막으로, 아이의 고기를 조금씩 잘게 뜯어서 주위에 뿌려라."

 "데즈아아아아쯔!?"

 "그리고. 『 부디 이 분충 고기를 드셔주세요 』라고 부탁하는 것도 잊지마."

 "데기기기기……"

 부들부들거리면서 주먹을 꽉 쥐며 남자를 노려보는 친실장이지만 여기까지 와서 물을 빼앗기면 죽어간 아이에게 면목이 없다고 다짐한다.
 그러면서 아이의 고기를 잘게 찢기 시작한다.

 "....드시는데스우"

 아직 살아 있는 아이의 몸 끝에서부터 조금씩 잘게 뜯어서는 주위의 실장석들에게 던져준다.
 이렇게 이 실장석은 물을 얻은 것이다.




 그것이 어떻게 왜곡하고 퍼졌는지 공원의 실장석 사이에서는 새끼를 무참히 죽이면 사람들로부터 물을 받는다고 하는 소문이 퍼져있었다.
 그리고 오늘도 남자는 공원에 있다.
 남은 푸딩을 보란 듯이 보이면서,

 "어때?"

 하고 묻는다.

 그 중에서 한쌍의 모녀가 나섰다.

 "우리가 하는데스!"
 "달콤달콤 먹고 싶은 텟츄!"

 그리고 남자의 대답도 듣기 전에 친실장은 새끼의 배를 뜯어 먹기 시작했다.

 "테뱌아아쯔아아아아아? 마뫄!? 말이 다르테챠아아아아아!"
 "조용하는데스! 이것도 달콤하기 위한 과정인데스아! 아아, 맛있는 뎃슨!! 역시 내 자식인 뎃스우!"

 그리고 손발로 이어져 마지막으로 뇌를 빼앗기고 자는 절명했다.
 친실장은 자실장이었던 것을 남자에게 들이댄다.

 "뎃승!"

 입 주위도 가슴도 아이의 피와 똥을 뒤집어쓰고 냄새를 풍기면서도 친실장은 자랑스러운 표정이다.

 남자는 말한다.

 "너는 안돼"

 당연하다. 남자는 희희낙락하며 동료나 새끼를 죽이는 분충따위는 환영하지 않는다.
 스스로를 희생해도 새끼를 지키겠다고, 그렇게 생각되는 개체여야한다.
 여기에 모인 실장석들의 대부분은 지금 같은 분충이다.
 특히 자신부터 솔선수범해서 자를 죽이는 놈들은 처음부터 당치도 않다.
 그러나 저쪽 안쪽에는 고개를 숙인 채 눈을 맞추지 않으려 하는 이들도 있다.
 구더기를 가진 자실장들이 그렇다. 아마 친실장의 꼬드김과 협박에 넘어간 것이다.
 지금 여기에서 죽을 것인가, 아니면 달콤달콤을 받고 와서 살 것인가라고 협박 당했는지도 모른다.

 그런 배경은 아무래도 좋다. 남자에게는 즐길 수 있을지의 여부가 중요하다.
 모처럼 자실장을 죽여 보채대는 친실장을 무시하고 있던 남자는 선뜻 콘페이토를 휙 뿌려준다.
 친실장은 물론이고, 주변의 분충들도 달려든다.

 "데프프프 주셔서 감사한뎃〜승"

 친실장은 주변의 경쟁자를 물리쳐가면서 어떻게든 전리품을 입에 던져 넣었다.
 하지만 몇발짝도 가기 전에 전신에서 액체를 뿜어대며 몸부림치고 빙글빙글 돌기 시작한다.
 그 모습에 모인 실장석들의 얼굴색이 변한다.
 콘페이토가 아니라 코로리였다.

 여기서 이 자매가 웃어버리면 역시 실격이다.
 하지만 역시 남자의 눈은 틀리지 않았다.
 구더기를 소중하게 끌어안은 자실장은 주변의 광경에도 웃지 않고, 동생을 꽉 껴안을 뿐이다.

 "너"
 "테치이!"
 "레퍄?"

 지명된 자실장의 다리는 덜덜 떨고 있다.

 "푸딩을 먹고 싶어?"
 "테? 먹고 싶은 테치!"
 "구더기쨩도 먹고 레후 〜 웅"

 아픈 일을 한다고 말하지도 않았는데, 달콤한 것을 준다는 유혹에 자실장은 반사적으로 호응한다.

 "그래 그래 그럼 먹으라구."

 남자는 스푼으로 떠서 한조각을 자실장에 내밀어 준다.
 체구에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입을 크게 벌리고 자실장은 그것을 먹는다.
 방금 전만 해도 남자의 것을 먹고 죽은 것이 바로 눈앞에 있는데도 의심조차 없다.

 그 모습을 보고 한 마리의 실장석이 나무 그늘 밑에서 튀어 나왔다.

 "뎃샤아쯔아! 그것은 내 것인데즈아아아아아!"

 아무래도 이 아이의 친실장 같다.
 하지만 남자는 그런 실장석에는 눈도 주지 않고 상냥한 미소로 자실장에게 묻는다.

 "맛있었니?"
 "맛있었던 테츄! 더 주시는테치!"
 "구...구더기쨩도 먹고 싶은 레후우"
 "그렇네, 구더기 쨩도 먹고 싶구나. 응응.. 그럼~"

 남자가 한 숟가락을 떠서 그것을 자실장의 입 속에 넣는다.

 "레힛!?"
 "텟츄 〜 웅"

 구강 내에 퍼지는 넋을 잃을듯한 달콤함에 다시 황홀해지는 새끼 실장.
 그 바깥에서는 역시 친실장이 데즈데즈 한다.
 역시 무시하고 남자는 구더기에게 말했다.

 "구더기야 언니가 구더기의 분의 푸딩을 먹어버렸어. 서두르지 않으면 먹힌다구.."
 "제이!?구더기쨩도 달콤달콤하고 싶은 제이!"

 구더기는 남자의 말에 넘어가서 자실장의 입속을 들여다본다.
 거기에서 지금 바로 목구멍 안으로 빨려 들어가는 푸딩의 잔재를 보고,

 "구더기의 달콤한 푸딩인레후 〜 웅" 하며

 언니의 입 속으로 뛰어들었다.

 "!?"

 놀란 것은 자실장 쪽이다. 서둘러서 끌어내라고 하는데,

 "어이, 갑자기 그렇게 세게 잡아당기면 구더기가 죽는다구~"

 하는 남자의 말씀에 한순간 손을 멈춘다.
 그러나 곧 부시럭부시럭 목구멍을 파고드는 구더기의 고통에 견디지 못하고 꼬리에 손을 댄다.

『 언니쨩!! 구더기를 방해하지 마는 레후!! 』

 뿌옇게 흐려진 구더기의 목소리가 자실장의 목 쪽에서 들린다.
 이미 신체의 절반 정도는 깊숙히 들어가있다.
 자실장의 목은 이미 막혀버려 제대로 호흡할 수도 없다.
 이윽고 자실장의 얼굴이 빨강에서 파랑으로 바뀌어 나자빠지고, 종내에는 부들부들 경련만 하게 된다.
 그럼에도 개의치 않고 구더기는 언니인 자실장의 안에 온몸을 통과해 나간다.

『 렛훗후 〜웅. 구더기쨩이 드디어 달콤달콤을 먹게된 레흐~ 』

 한동안 자실장의 배가 느릿느릿 움직였다.
 하지만 이윽고 가사상태에서 소생했는지 자실장이 배를 쓰다듬으며 상체를 일으킨다.

 "테챠?? 구더기쨩? 구더기... 우우응!!"

 조금 전까지의 일은 잊어 버린 것일까.
 항상 곁에 있을 구더기를 찾는 소리를 지르는 자실장.

 "여기 렛후웅~ 구더기쨩 달콤달콤을 너무 먹은렛후운~ 레에? 구더기쨩의 몸이 미끈미끈해지게 된 렛훈?"

 "어라, 소화되고 있구나."

 "테...테챠아쯔아아아아!?"

 그 후 남자는 똥으로 다시 나온 구더기를 다시 먹도록 자실장에 명령했지만, 자실장은 견디지 못하고 위석을 부서뜨렸다.
 남자의 선정은 어두워질 때까지 계속된다.


 공원의 개체도 확연히 적어졌다.
 그래도 노예계급의 그 모녀는 살아 있었다.
 그때 받은 물에서 기적적으로 숨겨둔 아이는 회복했다.
 그리고 그 뒤부터 모녀는 결코 남자 앞에 나오지 않고 오로지 숨어지내 왔다.
 밖이 떠들썩한 날은 남자가 오는 날.
 그 밤에만 모녀는 움직이기 시작한다.

 벤치 주변에 쌓여 있는 실장석의 시신. 그것이 목적이다.
 모녀는 시체를 주워먹는 것에 거부감은 없다.
 원래 그렇게 살아왔다.

 "실컷 먹고 영양보충하는데스!"
 "테치!이 고기 배가 달콤달콤한테츄!"
 "쉿! 조용히 먹는데스"

 모녀는 게걸스럽게 송장 고기를 먹는다.
 잘 됐다. 친실장은 인간의 학대를 피한 것으로 인간보다 더 머리가 좋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인간의 두뇌를 앞지른 것도 그렇지만 이렇게 먹이를 붙잡은 것은 더욱 만족스럽다.
 여름은 아직 계속된다.
 앞으로도 계속 시원한 곳을 찾아 돌아다니면서 바보 같은 개체가 죽을 때마다 그 시체를 먹으면 되는 것이다.
 그러면서 자신들은 더욱 강해져간다.

 "데프프프"

 무심코 웃음이 치밀어오른다.
 어쩌면 가까운 미래, 실장석 무리를 좌우할 만한 힘을 기르는 것도 꿈만은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 친실장과 자실장은 코로리로 죽은 개체의 고기에,
 아직 그 독이 남아 있는 내장에 이빨을 박는다.




 활짝 갠 여름 밤하늘이 더없이 높게 글썽이고 있었다.



-끝

댓글 4개:

  1. 일가실각 엔딩에 암이 나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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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그렇게 나쁘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좋지도 않았다..
    관찰도 이런 식은 좀 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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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존나 긴데 재미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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