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장마차의 어묵

퇴근길에 한 잔 걸치고 싶을 때 마음에 드는 포장마차가 있다.
어묵을 파는 포장마차지만, 조금 진한 맛이 일본주와 어울리는데다가―― 주인장은 선량한 사람이라 어떠한 불평도 싫은 기색 하나 없이 잘 들어주면서도, 때로는 따끔한 질책을 해주기도 한다.
오늘도 언제나처럼 같은 장소에 등불을 내걸고 있다.

나는 자리를 잡고 「데운 술, 그리고 어묵 적당히」를 주문한다.―― 주인장은 「옙」하고 대답한 뒤 이미 데우고 있던 술병을 슥슥 닦은 후 꺼내주었다.
술잔에 술을 쪼르륵 붓고 있는데, 발에 무언가 부딪히는 감촉이 전해진다.―― 이게 뭔가 싶어 카운터 밑을 살펴보니 독라 한 마리가 웅크린채 잠들어 있다.
주인장이 말하기를, 최근 이 근처에 흘러들어온 실장석인데 집도 옷도 없는 상태로 어쩔 도리 없이 살아가던 중에 어묵 온열기의 따뜻함에 이끌려 온게 아닌가 싶단다.
 

내 발에 부딪히는 바람에 일어나버린 거겠지.―― 내 존재를 눈치채더니 비명을 지르면서 도망가려고 했지만, 곧바로 목덜미를 붙잡혀 옆에 앉혀진다.
「데뎃？ 데스데스우～……」
자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인가 파악이 되지 않는 상태로 나와 주인장에게 번갈아가며 시선을 보내고 있다.
내가 주인장에게 '이 독라에게도 뭔가 골라달라'고 주문하니, 작은 접시에 계란을 담아 독라 앞에 내주었다.
처음에는 당황하고있던 독라였지만, 자기가 먹어도 괜찮다는 걸 깨닫더니 서투른 손으로 계란을 집어 베어먹었다.
「하후하훗！우걱우걱……후우……、뎃스~웅！」
입 주변을 노른자 색으로 더럽히면서 몰두해서 먹는다.
먹기를 끝마친 뒤 얼굴에 양손을 대고 몸을 실룩실룩 흔들면서 기괴한 춤을 추기 시작했다.―― 주인장이 말하기를, 기쁨을 표현하고 있다는 것 같다.

 
이 날은 밤 늦게까지 흥겨운 시간을 보냈다.
독라는 변함없이 이상야릇한 춤을 선보이고, 나는 그걸 안주삼아 술을 마신다. 주인장은 말없이 우리의 상대를 해주었다.
아까 주인은 이 독라가 어묵 전열기에 이끌려 왔다고 말했지만, 나는 그게 아니라 이 가게와 주인장이 가진 인간적인 따뜻함에 매료되어 이끌린 게 아닌가 생각했다.
그로부터 몇 주 후―― 달력으로 보기에는 이미 봄이지만 해가 지면 아직 추운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
나는 몇 주만에 주인장과 독라와 함께 보냈던 그 포장마차로 향하고 있다.
오늘도 언제나처럼 같은 장소에 등불을 내걸고 있다.
나는 자리를 잡고 「데운 술, 그리고 어묵 적당히」를 주문한다.――카운터 위에는, 주인장과 비슷한 복장에 머리띠를 둘러맨 대머리 실장이 적당히 데워진 술병을 들고 다가왔다.―― 오늘도 밤 늦게까지 흥겹게 보낼 것 같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