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장석 잠수함


이곳은 자실장용 잠수함 「대폭침호」의 조타실.
자실장의 목소리만이 반사되어 울리고 있다.
텟・・・・・・・・・츄-웅 텟・・・・・・・・・・・・・츄-웅 텟・・・・・・・・・츄-웅

이야기를 거슬러 올라가자면, 이전 자실장용 잠수함인「대폭침호」가 상당한 성과를 거둔 것에 기분이 좋아져 그 후 몇 세트를 더 구입하여 오늘까지 자실장들을 훈련시켜온 것이다.

훈련내용은 당연히 '물속에서 얼마나 오랜 시간동안 활동이 가능할 수 있게 만들 것인가'이며 뭐 결국 그거다.
잠수함 계열의 영화나 애니메이션 작품을 보여줘서 잠수함의 세계를 머리속에 우겨넣은 것이다.

물론 실장석답게 그 세계만이 전부라고 굳게 믿어버리는 얼빵함을 발휘한 덕분에 이제 와서는 웬만한 일들은 할 수 있게 된 상태이다.
물론 실장석이기 때문에 아쉽게도 꽤나 엇나가기도 하는 게 옥의 티다.


지금도 여전히 반향음처럼 반사되어 울리는 자실장의 목소리...
소나같은 음파탐지기를 훙내내는 거겠지만, 마지막 소리는 원래대로라면 반사되어 돌아오는 소리인데 말이지.
'그 마지막 소리까지 자기 입으로 말해버리면 전혀 의미가 없잖아'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 오늘도 자실장 잠수함 블로그에 글을 쓴다.
흠흠, 폐기된 프로판가스통을 사용한 실장잠수함에 대한 아이디어가 쓰여있다.

기관은 실장엔진, 덤으로 도돈파 투입형의 실장어뢰와 실장대함미사일 따위도 있다.
분명 단순하게 조작시켜 볼 수 있는 물건도 재미있을지 모른다.

그런데... 혼자서 하기에는 조금 허들이 높단 말이지...
그렇게 생각하던 중에, 함께 하고싶다는 댓글이 몇 개 있었다.
흠... 동호인의 의지인가...


블로그에서 멤버를 모집해봤더니 근방에서 몇 명이 모였다.
그리고 오프모임, 아니 실장잠수함 미팅이 열렸다.

그 결과 각 방면에 잘 아는 사람이 있었는지 이야기가 팍팍 진행되었다.
실장엔진은 프로토타입이기는 해도 간이 버전을 만든 사람이 있다.

인터넷에서 본듯한 자동차 엔진같은 모습이 아니라 그저 입과 총배설구를 연결하고 파이프와 도돈파를 투여, 자양강장 드링크로 절여놓았다는 심플한 구조다.
이것 뿐이기는 해도 파이프를 통과할 때 스크류 샤프트에 전달할 수 있는 출력을 얻을 수 있다.

실장어뢰와 실장대함미사일은 그저 도돈파를 투여해서 물속을 향해서 쏘거나 상공을 향해 쏜다.
단지 그것뿐인 개그기믹스러운 장비이다.

이래저래 말하고 있는 사이에, 역할분담이나 파츠 조달같은 사항들이 척척 순조롭게 진행되어간다.


그럼... 실장잠수함의 완성은 좀 더 나중 일인데...
이 착각쟁이 자실장도 실장잠수함의 승조원 후보지만 어찌해야 될 것인가.
소나로서는 전혀 쓸모도 없고, 그렇다고 해도 이 녀석은 이것말고는 할 수 있을만한 게 없다.
뭐, 자잘한 일은 실장잠수함이 완성된 뒤에 생각해보자.

여전히 눈앞의 대폭침호는 잠항을 계속하고 있다.

「마스커 방출 테칫!」 미세한 공기방울이 부글부글 수면으로 올라온다.

이런이런, 잠수함끼리의 싸움이라면 괜찮겠지만, 무턱대고 마스커(소음감소용 기포발생장치)를 방출했다가 근처에 구축함이라도 있으면 자기 위치를 알려주는 것 밖에 안되잖아. 방귀라도 뀐 것 같다고ㅋ

그럼 슬슬 대폭침호를 끌어올린 다음, 오늘은 여기서 끝내고 돌아가자. 오늘도 블로그 갱신과 다른 사람들의 진척상황을 확인하는 것이 기대된다.

이렇게 굳은 믿음으로 훈련시켜온 자실장들이 어느 나라의 잠수함을 행동불능에 빠뜨려 결국 격침시켜버리는 일이 생길거라고는, 이 시점에서는 누구도 생각한 적이 없는 일이었다.



-끝


가이텐

댓글 5개:

  1. 마지막에 갑자기 에베레스트 등정한 데스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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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마지막에 갑자기 천원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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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https://2.bp.blogspot.com/-4qRb3-DON5Y/WFlBrwJbegI/AAAAAAAAFc8/JejJLZmzlHgYadh5QZp20TlDQGVHX9jFwCLcB/s1600/57956441_p44.png 이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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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미안하고 고마운데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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