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실장 처분 대기실

「우오오오ー옷! 일이다 이이이이일!」

 지금, 직장을 향해 전력질주하고있는 나는 사회의 톱니바퀴인 극히 일반적인 사회인이야!

 특징? 매일매일의 생활을 전력으로 즐기고있다는 정도일까!

 이름은 후타바 토시아키.



 어이쿠, 직장에 도착했네!



 저기 보니까 선배가 있잖아!


 우홋! 좋은아침입니ー다!

「아침부터 텐션이 높구나 후타바……」

「그거야 물론, 오늘도 전력으로 쌩쌩하구말구요!」

 내 직장은 마을 밖에 있는 작은 콘크리트 건물이다.

 무슨 시설인지 나타내는 간판도 딱히 나와있지 않다



 출근부를 보니 오늘의 출근은 나와 선배 두명 뿐

 방금 인사한 선배는 타임카드를 두르고는 접수 카운터에 앉아서 사무작업을 묵묵히 시작했다.



 이 선배만이 아니고, 우리 직장의 사람은 별로 사교적이지 않은 사람이 많다.

 대놓고 말하자면, 다들 음침해.

 이 사람은 그나마 나은 편이지만 그 중에는 인사조차도 제대로 받아주지않는 사람도 있지.



 뭐 상관없지만.

 같은 직장에 있다고해서 대화하지않으면 안된다든가 하는 일도 별로 없으니까.

 매일처럼 목숨이 사라져가는 이런 직장이니, 내 쪽이 이상한거라는 자각은 하고있다.



 그건그렇고, 나는 내 일을 하지않으면 안되지.

 회색의 작업복으로 갈아입고, 건물의 가장 안에 있는 방의 문을 연다.

「테에에에엥, 테에에에에엥」

 그와 동시에 코를 꿰뚫는 실장취와 자실장의 울음소리가 닥친다.

 오오, 오오! 오늘도 상쾌한 절망의 소리야!



 방 안에는 가로10 세로3으로 합계 30개의 투명한 수조가 늘어서있고, 그 가운데 몇개인가에 자실장이 한마리씩 들어있다.

 얼핏 보면 펫숍의 전시케이스같지만, 수조의 넓이는 겨우 15 평방센티미터 정도.

 모서리가 그물형의 간이화장실이 되어있다는것을 제외하면 아무것도 없는 공간이다.



 놀면서 돌아다닐 정도의 넓이도 아닌데다 자신의 의지로 식사와 음수조차도 할수 없다.

 실장석을 『키우기』위한 케이스가 아니라 『잠시 넣어두기』위한 공간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수조에는 각각 1~4개의 빨간 자석과 뭔가 써있는 종이쪽지가 붙어있다.



 나는 원래라면 반입이 금지되어있는 링갈을 손에 들고 기동시킨다.


「살려주시는테치, 닝겐상! 와타시 아직 죽고싶지않은테치!」

「싫은테치 싫은테치 싫은테치 죽고싶지않은테치 살려주는테치 내보내주는테치 싫은테치 싫은테치」

「직원상 들어주시는테치, 와타시들도 아나따와 마찬가지로 살아있는테치, 하나의 목숨인테치, 가족이 있는테치」

「텟테로케에〜♪ 와타시의 노래를 듣는테치〜♪ 와타시는 이렇게 멋진 노래를 부를수있는테치〜♪ ……그러니까 살려주시는테치 내보내주는테치 도움이 될것인테치 무엇이라도하는테치」

 오우오우오우, 내가 오자마자 필사적인 목숨구걸이 시작된다.

 정말이지, 귀여운 녀석들이야.



 머지않아 죽임당하는게 결정된 실장석이라는 녀석은, 정말이지 사랑스러운 존재야!



   ※

 이곳은 불필요하게 된 자실장의 일시보관시설. 바꿔말하면 처분대기장이다.

 법 개정으로 인해 보건소에 맡겨진 자실장의 즉시처분이 금지되었기 때문에 설립된 시의 출장기관이다.



 시작은 어딘가의 애호파 의원의 발언이었다고 한다.
 
「아무것도 모르는 자실장쨩을 인간 편한대로 죽이다니 너무하는자마스!」

 동물애호라고 하는 아름다운 단어는 명분으로 충분했다.

 하지만 당연히, 인간에 있어 불필요하게 된 모두를 구할수 있을리가 없다.

 특히 실장석은 개나 고양이와 달리 압도적인 번식력과 함께 방치되었을때의 피해가 크기 때문에 적당히 처분하지 않으면 안되는 존재이다.



 그것을 이해하는 현실적인 의원과 정열적(이면서 다른 할 일이 없을 정도로 한가한)인 애호파의원의 (쓸데없는)대화의 결과, 쌍방의 타협점으로 실장석에 관한 새로운 규칙이 만들어졌다.

 그 개요는 다음과 같다.

1, 처분이 결정된 자실장은 반드시 5일간의 유예를 둔다
2, 그 기간 동안 전문의 보관시설에서 보호한다
3, 5일 이내에 인수자가 나타나는 경우, 간단한 조사 후에 양도한다



 간단히 말하자면 「불필요하게 된 자실장도 혹시 누군가에게 불필요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으니까 약간의 기회를 줘라」라는 것이다.

 덧붙여 중실장 이상으로 자란 녀석은 보건소에 데려가지는 시점에서 용서없이 처분된다.



 이 시스템에는 당연히 커다란 반발이 있었다.

 주로 실장숍의 경영자들로부터였다.

 보관시설에 오면 거의 공짜로 자실장을 손에 넣을수 있기때문에 구태여 돈을 내고 키우려는 사람이 없어지게 될것이다.

 이곳에는 훈육을 마친 원 사육실장도 많이 있으니까.



 그러한 반발에 대한 행정의 대책도 또한 아리송한 것으로 「보호시설은 일절 간판을 내놓지않는다」라는 의문스러운 규칙이 추가되었다.

 말하자면 어디가 보관시설인지 알기 어렵게 하는 것으로 인수자의 쇄도를 막겠다는 것이었다.



 애초에 불필요하니까 버려진 자실장.

 게다가 시설의 존재 자체를 은닉한다.

 그 결과가 어떻게 되었느냐하면……인수자는 거의 오지않는다.



 그런 이유로 보관시설은 그냥 처분대기장이 되어버렸다는 이야기이다.

 만들어져버린 일그러진 규칙을 지키기 위한 무용한 기관.

 물론 돈벌이가 되는건 아니므로 이곳의 경영비(우리들 인건비를 포함해서)는 세금에서 나오고있다.



 뭐, 내 입장으로는 땡큐한 일이지만 말이지!

 적어도 시에서의 위탁으로 취급되므로 그럭저럭 급여도 좋고, 근무내용은 대부분 앉아있는것 뿐이라 정말로 편하다.


 사람에 따라서는 정신적으로 괴로운 일이기도 하지만.







 어쨌거나. 실장 붐이 지나간 작금.

 30개 늘어선 수조에서 실장이 들어있는 것은 상단의 8개 뿐이다.

 어쨌거나 나는 아침의 루틴작업을 행한다.



 방 구석에 있는 수도꼭지를 비튼다.

 그러자 각 수조의 아래를 지나는 수도관에 물이 흐르고 그물모양의 간이화장실에서 떨어진 똥이 깨끗하게 씻겨나간다.



 이 간이화장실, 처음에는 계속 물이 흐르게 되어있었지만, 요즘의 절약붐을 받아들여 하루에 몇번만 흘려보내게 되었다.

 어제 밤부터 지금까지 쌓인 똥은 수조 안을 상당한 악취로 채울터이다.



 ……오, 5번수조에 있는 녀석은 변함없이 화장실을 제대로 쓰지않는 모양이다.

 화장실과 반대쪽인 모서리에 똥이 수북하게 쌓여있다.



 아무래도 괜찮지만. 다음은 실내&실장석 세척이다.

 나는 하수관 옆의 수도꼭지를 비틀었다.

 그러자 그물모양의 천정에서 수조 안에 샤워가 쏟아진다.

「테에에엣, 차가운테치이……」

「제대로 손씨로 씻어주길 바라는테츄……」

 불만을 말하는 녀석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청결을 선호하는 원 사육실장들이다.

 하루 한번의 세척을 잠자코 받아들이는 놈도 있고, 옷을 벗어 세심하게 더러움을 씻어내려고 하는 놈도 있다.

 원 사육실장이기에 빨갛고 파란 고급실장복을 입은 녀석도 있다.

 버려진 지금까지도 그 옷은 사육주에게 받은 귀중한 보물이리라.



 맡은물건인 이녀석들을 의원이 구태여 씻으러 온다든가 하는일은 없다.

 내버려두면 실장취로 방이 가득차버리기에 어쩔수없이 세정해주는것 뿐이다.

 뭐, 다른 녀석의 말에 따르면 그럼에도 이 방의 냄새는 견디기 힘든 것이고, 아무렇지않게 업무를 할수 있는 내가 대단하다나.

 나는 별로 싫다거나 하지 않지만, 이 정도의 실장취라면.



 쏟아진 물은 화장실의 그물망을 통해 하수로 흘러나간다.

 5번수조 안의 똥이 모두 흘러나가는 것을 확인하고 샤워를 멈춘다.

 그 다음에는 에어컨의 스위치를 넣어 5분 정도 온풍을 쐬어준다.

 젖은 채로 방치하는 것은 학대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여기에서도 현명한 개체는 옷을 바람이 잘 닿는 곳에 펼쳐놓는다든가 한다.

 각자의 차이가 명확히 보이는 재미있는 광경이다.



 세척이 끝나면 잠시동안은 할일이 없다.

 내 일은 어디까지나 감시와 최저한의 조치 뿐.

 시민여러분께 맡겨진 물건으로 논다든가 하는것은 엄격히 금지되어있다.

 방 구석의 책상에 앉아서 비품인 노트북으로 잠시 웹서핑이다.

 불성실하다고? 접수에서 하루종일 소셜네트워크게임 하고있는 선배보다는 제대로 일하고있는거라구.



 실장석들은 내가 무반응모드가 되는 것을 알고있기에 말을 건다든가 하지 않게되었다.

 몇마리인가는 옆 수조의 녀석과 테챠테챠 이야기를 하거나 안절부절 하며 서성이거나 하기도 한다.

 특히 수조 앞면에 자석의 수가 적은 녀석일수록 그런 경향이 강하다.

「배가 고픈테치……」

「참는테치. 조금 있으면 점심인테치」

「주인님, 돌아와주시는테치…… 빨리, 빨리 하지않으면……」

 나는 테이블 위에 놓인 링갈을 가끔씩 바라보면서 인터넷을 즐기고있다.

 덧붙여 이 일은 기본적으로는 링갈사용이 금지되어있다.

 이제부터 죽음으로 향하는 동물들의 목소리를 듣게되는 직원이 정신이상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는게 그 이유이다.



 그런 바보같은, 분충따위의 죽음에 일희일비하는 녀석이 있겠냐……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

 지금은 아직 안정되어있지만, 저녁쯤에는 상황이 일변한다.

 죽음을 강하게 의식하기 시작하고, 수조에서 들려오는 것은 원망과 절망과 분노의 목소리, 목소리, 목소리.

 설령 실장석을 해충으로밖에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명확한 마이너스 감정을 인간이 쓰는 말로 바꿔서 쏟아내는데에는 평정을 유지할수 없다.

 왜냐하면 그것을 통해 받아들이게되는 『감정』의 강도는 인간에 비교해도 부족하지 않은것이기에.



 다른 의원들이 담담히 있었던것도, 이녀석들이 하나의 목숨이라는 것을 생각하지 않을 사람이 뽑혔기 때문이리라.



 유명한 이야기이지만, 이전에 TV의 프로그램에서 어느 유명한 신예 개그맨이 처리시설을 체험한적이 있다.

 직원으로부터는 절대로 금지라는말을 들었지만, 방송국에서 몰래 그에게 링갈을 들려 작업을 시켰다.

 처음에는 신나게 실장석을 놀려먹던 개그맨이었지만 반나절이 지날 즈음에는 헬쓱해져있었다.

 녹화 후에는 삼일 밤낮을 고통스러워하다가 머리를 밀고 불문에 들었다던가.



 말하자면, 사랑이 부족한거야.

 나라면 24시간이라도 여기에서 생활할수 있어!

 실장석들의 슬픔의 목소리는 기분좋은 초원의 오케스트라니까!



 덧붙이자면 어디까지나 시의 위탁직원이기때문에 대놓고 햣하ー한 학대파는 면접에서 튕겨나간다.







 따르르릉……

 책상에 놓인 전화에서 내선통화가 들어온다.

 실장석들이 소란스러워진다. 인수해줄 인간이 와준건지도 모른다고 기대하는 것이리라.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그녀들이 기대하는 그런 손님은 아니었다.

「두 마리 정도 들어왔어. 지금 가져가지」

「오, 정말입니까!」

 새로운 입주자를 알리는 것이다.

 이걸로 5일 연속, 희한한 일도 있구만.

 나는 접수의 선배가 두번 왕복해서 가져온 케이지를 받아든다.

 두 마리는 자매로, 오늘아침에 한꺼번에 보건소에 던져진 모양이다.

「무서운테치…… 와타시들, 슬픈일을 당하는테치……?」

「괜찮은테치, 차녀챠. 분명히 새로운 주인님이 도와주실테치……」

 좋아좋아, 자매끼리니까 이웃 수조에 넣어주지.

 9번과 10번. 이 정도의 서비스는 해줘도 천벌받을 일은 없을거야.

「오네챠……」

「차녀챠……」

 따로따로 수조에 들어간 자매는 투명한 판을 사이에 두고 서로를 만지려고 하고있다.

 음음, 좋아. 이런 자매애를 보고있으면 마음이 따뜻해진다.

「이 똥닝겐! 당장 점심밥을 내놓는테챠아!」

 이크, 5번의 자실장이 불만을 말해온다.

 이녀석은 원 사육실장에서는 드문 분충인게지.

 뭐, 내가 보기에는 이런 녀석도 충분히 사랑스럽지만.

 신입 두마리를 집게로 집어 수조에 넣고 난 후 이곳의 구조를 알려준다.

「좋ー아, 신입도 들어왔으니 여기의 시스템을 설명해주지ー 다른 녀석들도 제대로 들어두라구ー」

 업무에서 실장석에게 말을 거는게 허용되는 것은 신입이 들어오는 이 때 뿐이다.

「일단, 너희들은 사육주에게서 버려진 실장석이다」

「테에에……」

 신입 자매를 포함한 대부분의 실장석은 다시한번 내밀어지는 현실에 고개를 숙인다.

「최대 5일 후, 너희들의 수조에 붙은 자석이 없어지는 날이 처분의 날이다」

 흠칫 하고 어느 자실장 한마리가 과잉하게 반응한다.

 7번 수조. 이녀석은 그 가운데에서 유일하게 자석이 하나만 남아있다.

「하지만 운이 좋으면 바깥에서 사람이 와서 너희들을 인수해준다. 기회가 있으면 제대로 어필하라구」

 마지막에는 약간 개인감정이 들어가버렸지만, 이정도는 용서되겠지.

 이걸로 이야기는 종료. 규칙을 이해했는지는 지들 나름이겠지만, 밤이 되면 싫어도 알게되리라.

 일단 이야기를 끝낸 나는 다시 책상에 앉았다.

「오네챠, 역시 와타시들 버려져버린모양인테치……」

「어쩔수없는테치…… 주인님의 집이 좁아서 키울수 없는테치. 삼녀쨩만이라도 남아서 다행인테치」

 링갈에 표시되는 이해력이 좋은 자매의 대화에 만족하면서, 나는 일지를 적는 작업에 들어갔다.

 현재 들어있는 수조는 신입을 포함해서 10개. 각각의 상태와 특이사항을 적어간다.



1・상태좋음        【2】
2・상태좋음        【3】 
3・상태좋음, 매우 조용함   【3】
4・상태좋음        【4】 
5・상태좋음, 분충     【2】
6・상태좋음        【2】
7・몸이 안 좋음      【1】
8・상태좋음        【4】
9・상태좋음, 자매의 언니  【5】
10・상태좋음, 자매의 동생  【5】 



 【】은 자석의 수로, 밤 7시에 하나씩 줄어간다.

 이것이 다 없어지면 처분집행의 시간이다.



 일지를 다 쓰자 거의 동시에 알림벨이 울린다.

 정오이다.

 실장석들의 식사시간이다.



 나는 책상의 가장 아래서랍에서 도매용 푸드를 꺼내든다.

 그걸 들고 수조에 다가가자 몇마리인가는 테치테치 떠들면서 유리를 때리기 시작한다.

 위의 그물덮개의 틈으로 푸드를 투하한다.

 각 수조에 하나씩.



 1,2,4,6,8의 실장석들은 수조안에 떨어지는 푸드를 쥐고 일심불란하게 먹기 시작한다.

 이곳의 식사는 하루 한번, 점심 뿐이다.

 게다가 내용은 매번 변함없이 도매용 푸드 한알 뿐.

 24시간의 간격이 있기에 자실장들은 모두 배가 고파있는 상태이다.

 어차피 처분할 자실장들, 굶어죽지 않을 정도로 주면 충분한 모양이다.

「테샤아! 또 이 맛없는 똥푸드인테치!? 대체 언제가 되어야 스테이크를 헌상하는테치 이 똥닝겐!」

 5번 수조의 자실장은 변함없이 불만을 말하고있다.

 이미 익숙해진 태도이지만, 잠시 기다리면 소리치다 지쳐서 조용해지겠지.

 어차피 언제나 공복감을 버티지못하고 제대로 먹으니까.

「잘먹겠습니다테치. 오늘도 밥을 얻게된 행복에 감사하는테치」

 3번수조의 자실장은 사람처럼 양손을 모으더니 천천이 음미하는듯이 푸드를 맛보고있다.

 이녀석은 조금 이상한 녀석이다. 자세히는 나중에 이야기하겠지만.

「맛없는테치……푸석푸석한테치……」

「차녀챠, 닝겐상이 준 음식에 불만을 말하면 안되는테치……」

 그리고 신입인 9번과 10번은 주어진 푸드가 마음에 들지않는 모양이다.

 무리도 아니다. 이녀석은 실장푸드 중에서도 가장 싼 것으로, 맛은 거의 없고 영양도 최저한.

 그야말로 하루종일 쫄쫄 굶은 수준으로 배가 고픈게 아니라면 제대로된 사육실장은 받아들이지 못하겠지.



 불만을 말하면서도 먹고있는 시점에서 그렇게까지 행실이 나쁜것은 아닌것같다.

 5번은 첫날에는 밤이되어도 밥이 나오지않는다는걸 깨닫기까지 억지부려서 안먹었으니.



 그리고 7번의 자실장은……

「오, 오에에에에……!」

 푸드를 입 안에 넣은 직후, 격하게 기침을 하더니 모두 토해내버렸다.
 
「테홋, 테핫!」

 그 후, 7번은 잠시동안 숨막혀했다.

 어제의 점심 이후로 이녀석은 아무래도 몸이 안좋다. 이유는 물론 스트레스겠지.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여기에서는 의료행위따위는 받을수없다.

 몸이 안좋다고 보고할 필요가 있어도, 일부러 치료해줄 의무는 없는 것이다.



 7번은 토사물을 긁어모아 다시 한번 먹으려고 하지만, 그때마다 다시 토해내버린다.

 결국, 마지막은 눈물을 흘리면서 토한 것을 화장실의 그물망에 가져갔다.





 오후에는 도무지 할일이 없다.

 인수할 사람이라도 오면 모르겠지만, 할 일이라고 하면 자실장들이 이상한 짓을 하지않는지 감시하는것 뿐이다.

 그렇다고해도 화장실의 그물망 이외에는 아무것도 없는 수조 안에서 자실장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몇번인가 생각이 났다는것처럼 「여기에서 내보내는테치」라든가 「살려주시는테치」라든가 「죽고싶지않은테치」라든가 말을 거는 녀석도 있지만, 나는 그 모두에 눈길도 주지않고 무시한다.

 사실은 마음껏 이야기를 나누고싶지만 일이니까 참는다 참아.



 그리고 그 날은 결국 아무일도 없이 밤이 와버렸다.



 삥뽕ー 삥뽕ー。



 7시를 알리는 알림벨이 울린 그 순간.

「테챠아아아아아! 텟챠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7번 수조의 자실장이 큰 소리를 지르기 시작한다.

 나는 거기에 상관하지않고, 1번 수조부터 차례대로 자석을 하나씩 떼어낸다.

 10번까지 떼어낸 후, 방 중앙에 접이식 테이블을 펼치고 그 위에 빈 수조를 하나 준비한다.

 준비가 끝나면 집게를 들고 7번 수조에 다가간다.

 그물덮개를 열자 7번은 한층 더 큰 소리를 지르면서 수조 안을 이리저리 뛰어다닌다.

「테챠아아아아! 살려주는테챠아아아아아! 죽고싶지않은텟챠아아아아아아!」

 두 눈에서 색을 띈 눈물을 흘리면서 달리고, 수조의 벽에 부딛혀 쓰러졌다가 다시 일어나 달리는 것을 반복한다.

 너무나도 가엾은 모습에 무심코 웃음이 나와버리지만, 나는 마음을 굳게 먹고 7번을 집게로 집는다.

「텟챠아아아아아앗!」

 토닥토닥. 몸이 잡혀버렸지만 두 손으로 필사적으로 집게를 두드리며 저항하는 7번.

 나는 그녀석을 방금 준비한 빈 수조에 내려놓는다.

 일부러 접이식 테이블을 펼친것은, 여기에서라면 다른 자실장들이 그 모습을 잘 볼수있기 때문이다.

 이 수조는 처형실이다.





 공적기관에 의한 실장석의 처분방법에는 엄격한 제한이 있다.

 이것도 또한 무지한 애호파에 의해 만들어진 규칙이다.



 우선, 몸을 괴롭게 하는 것은 모두 금지된다.

 롤러나 단두대 따위의 설비는 물론이고 직원이 자신의 손으로 때리거나 찌그러뜨리는 것도 안된다.



 그리고 가스나 독 종류도 금지.

 이전에는 대부분의 시설에서 사용되어온 방법이지만, 애호파의원 아줌마가 의회에서 가스실의 동영상을 틀면서
 「이래서는 히틀러랑 다를게 없는자마스!」라든가 소리를 질러서 전면금지되었다.

 일본의 정치가들은 히틀러 취급에 매우 약하다. 어쨌거나 인정해두자면, 상대방을 공격하는 마법의 주문이다.

 슬슬 독일의 사람들이 화내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그런 이유로, 「자실장이 고통당하지 않고 한순간에 죽을수 있는 방법」은 죄다 금지되었다.

 대신할 처분법이라는게, 애호파 의원은 「그런것은 생각하고싶지도 않은자마스. 생각하는것 조차 더러운자마스」하면서 논의를 거부했고, 각각의 시설이 적절한 방법으로 처리한다는 애매하기 그지없는 공문이 현장에 전달될 뿐이었다.



 물론, 공적기관이라고는 해도 가능한한 비용은 절약하고싶다.

 그 결과로 우리 처분장이 취한 방법은 이것이다.

「자아, 간다ー」

 손에 쥔 수도꼭지를 비틀자, 수조 위의 관에서 샤워가 뿌려진다.

 이것만이라면 아침의 세척과 마찬가지이지만, 이 수조에는 그물망 화장실같은 배수구조가 없다.

 그 결과, 발에서부터 조금씩 물이 고여간다.

「살려주는테치 부탁하는테치 아직죽고싶지않은테치! 직원상 부탁이니까 물을 멈추는테치이!」

 7번은 눈물을 흘리며 이쪽을 올려다보면서 토닥토닥 수조를 때리고있다.

 음. 이건 동물애호쪽 사람에게는 꽤 힘들겠지.

 지능이 높기때문에 자신의 몸에 무엇이 일어나는지 정확히 이해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나는 이런 자실장의 모습을 내심 귀엽다고 생각하고있다.

 목숨이 스러지는 마지막 순간까지 생을 포기하지않고, 필사적으로 간청하는 모습은 필설로 형용할수 없을 정도로 사랑스럽다.



 이윽고 수위가 자실장의 머리를 넘었다.

「꼬르르르륵 꼬르르르륵」

 실장석이라는 녀석은 구조적으로 수영을 할수없다.

 머리까지 물에 잠긴 후에는 익사할 뿐이다.

「테, 테치이……」

「테챠아……」

 필사적으로 물속에서 몸부림치는 7번의 모습을, 다른 자실장들은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바라보고있다.

 내일은 자신이라고 생각하면 남의 일이 아니겠지.

 게다가 그녀들은 지금까지 사람에게 키워져온 사육실장 뿐.

 동족의 죽음이라는 것에 그다지 익숙하지 않을 터이다.

「치프프…… 또 분충이 애처로운 수중댄스를 추면서 와타시를 즐겁게 해주는테치」

 7번을 바라보는 자실장들에 두 마리만은 예외가 있다.

 분충인 5번은 완전히 남의일이라고 즐겁게 웃고있다.

 이녀석은 4일째가 되는데도 아직까지 이곳의 시스템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모양이다.

「데프, 데프, 데프……」

 그리고 3번. 이녀석은 양손을 모으고 마치 염불이라도 외는것처럼 무언가를 중얼거리고있다.

 닥쳐올 죽음을 이해하고 받아들였는지, 실장석 치고는 꽤나 특수한 개체인듯하다.



 신입인 9번과 10번은 여기까지 와서 드디어 현실감이 드는지, 벽을 사이에두고 서로에게 붙어 바들바들 떨고있다.

「저 자, 빠져버린테치, 죽어버린테치……」

「와타시들도 언젠가 저렇게 처분되어버리는테치, 무서운테치이……」
 
「꼬르르르르륵」

 머리까지 물에 잠기고 5분정도 지났을까.

 이미 샤워는 멈춰있지만 한참 머리 위에 있는 수면에 5번이 얼굴을 내밀 방도는 없다.

 그리고 체력이 한계에 이르러 조용하게 되었다.



 약과 물리적 처형방법이 금지된 결과, 이런 최악수준으로 고통을 주는 처분방법밖에 받을수 없게 된 자실장들에게는 동정하고있다.

 이녀석들의 어미는 보건소에 끌려간 시점에서 가스실에서 저세상으로 갈 터이다.



 7번이 완전히 움직이지 않게 된 것을 확인하고 수조에서 꺼낸다.

 눈의 색은 거의 회색. 높은 확률로 이미 죽어있으리라.



 하지만 실장석에는 『가사』라는 특징이 있다.

 서류상에는 그 시점에서 사망이라고 인정되었으므로, 다음은 사체처리라는 이름으로 확인사살을 한다.

 철제 철판위에 7번의 사체(아마도)를 놓고, 샐러드기름을 뿌리고 불을 붙인 성냥을 떨군다.

 7번의 몸이 성대하게 불타오른다.

「…………테? 테챠아아아아앗!」

 어, 역시 살아있었나.

 실장석이란건 물에 빠져도 어지간히 죽지않는구만.

 물고문 다음에는 화형이라니, 정말로 안된일이야.





 새카맣게 된 7번의 사체를 봉지에 담아 버리면 오늘의 업무는 모두 종료.

 몇 마리인가 빵콘한 녀석도 있지만, 미안하지만 내일 아침까지 샤워는 없으니까말이지.



 오늘의 서류를 모아서 선배에게 넘기고 전기를 끄고 방에서 나선다.

 공포로 부들부들 떨고있는 자실장들은 이쪽을 보고있지않지만, 일단 인사로 손을 흔들어준다.

 그러면 모두들, 내일 보자!



   ※

1・상태좋음        【1】
2・상태좋음        【2】 
3・상태좋음, 매우 조용함   【2】
4・상태좋음        【3】 
5・상태좋음, 분충     【1】
6・상태좋음        【1】
7・빈방              【1】
8・상태좋음        【3】
9・상태좋음, 자매의 언니  【4】
10・상태좋음, 자매의 동생  【4】  



 다음 날, 나는 언제나처럼 힘차게 출근했다.

「직원상 부탁인테치 무서운테치 용서해주는테치이!」

「와타시 죽고싶지않은테치! 물에 빠지는것도 불에 타는것도 싫은테치!」

 오늘은 처분의 날이 되는 녀석이 세마리나 있어서인지, 어제 이상으로 만나자마자 목숨구걸이 심하다.

 미안하네, 기분은 알겠지만 내 권한으로는 아무것도 해줄게 없어.

 나 위탁사원이라 발언력이 약하거든.



 일단은 하수구의 수도꼭지를 열어 똥을 흘려보낸다.

 그 다음으로는 샤워로 세척.

 동족의 익사를 본 다음이라고는 해도 역시 더러운 몸을 씻고싶은 욕구는 강한지 물을 무서워한다거나 하는일은 없다.

 제대로 배수가 된다는 안심감도 있겠지.



 씻고나서 조금 있으면 점심시간.

 언제나처럼 염가인 맛없는 푸드를 한알씩 준다.

 5번의 분충도 불만을 말하면서도 먹는다.

 이 다음은 밤까지 한가한 시간……이 될 터였을텐데.



 따르르르릉……

 책상의 전화가 울린다.

「네 전화받았습니다」

「아, 여기 접수다. 지금 자실장을 인수하고싶다는 사람이 와서.」





「테챠아아아아앗!」

「아, 안녕하세요」

 척 보기에 호청년인양 하는 남성이 방에 들어오자, 자실장들이 단번에 소란을 피운다.

 직원 이외의 인간이 왔다는 것은, 자신을 키워줄지도 모르는 주인님후보가 왔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조금 보고 골라도 되겠습니까?」

「네. 결정하시면 수조에 붙은 번호표에 성함을 적어주세요」

 인수의 규칙을 설명하고 청년이 자실장을 고르는 동안, 그가 제출한 서류를 훑어본다.

 일단은 공적시설이기 때문에 인수하는 쪽도 여러가지 적지않으면 안되는 것이 있다.

 이런 귀찮은 점도 인수를 어렵게 하는 원인의 하나이겠지.

「닝겐상인테치! 무척 상냥해보이는 닝겐상인테치!」

「와타시는 노래를 할수있는테치! 텟테로케〜♪ 텟테로츄〜♪」

「장기인 댄스를 보아주시는테치! 와타시를 키워주면 얼마든지 주인님을 즐겁게 해드리는테치!」

 필사적인 어필을 시작하는 자실장들. 어떤 놈은 노래하고, 어떤 놈은 춤추고, 어떤 놈은 필사적으로 자신을 키우는 메리트를 이야기한다.

「어느게 좋을까요」

「마음에 드는걸 고르시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겠지요, 그러면……」

 청년의 시선이 일심불란하게 춤추고있는 1번수조의 자실장에 향한다.

 주목을 받은 것을 알아챘는지 1번은 보다 다이나믹한 움직임으로 어필한다.

「테챠테챠! 어떤테치, 와타시의 댄스! 마지막으로 피니쉬의 고급기술을———테앗!?」

 그러다가 너무 까분 1번은 살짝 점프하더니 동시에 발을 접질러 쓰러져버렸다.

 그녀는 즉시 일어서려고하지만……

「그러면 이 아이로 하겠습니다」

 청년은 열심히 노래하던 6번케이지의 번호표를 손에 쥐더니 볼펜으로 이름을 적었다.

「테, 테에……!」

 노래를 중단하고 감동으로 눈물을 흘리며 수조에 찰싹 붙어서 청년을 올려다보는 6번 자실장.

 그와 대조적으로 1번은 말할수없는 절망의 표정을 띄우고있다.





 나는 6번 자실장을 집게로 집어올려 솜을 채운 종이상자에 넣었다.

 죽음을 기다릴 뿐인 방을 빠져나가 새로운 장소로 떠나가는 6번에의 최소한의 선물이다.

「아니, 그렇게 세심하게 포장해주지 않으셔도 괜찮습니다」

「일단은 규칙이니까요」

 종이상자의 뚜껑을 닫고, 리본으로 묶어서 청년에게 건넨다.

 닫히기 직전의 6번의 행복한 표정은 보고있는 이쪽까지 기쁘게 할 정도였다.

「궁금해서 여쭙는건데, 이녀석을 고르신 이유가 있으신가요?」

「예에, 가장 둥글둥글한게 기름이 올라있을것 같아서 그럽니다」

 당연하겠지만, 청년은 이녀석의 노래가 마음에 든게 아니다.

 1번이 댄스를 실패하지 않았어도 결과는 마찬가지였겠지.

 왜냐하면 이 청년이 자실장을 인수하러 온 이유는……

「분명히 하니쨩(일본쥐뱀)도 기뻐할거에요. 모처럼의 포식이니까요」

 키우고있는 대형 뱀의 먹이를 구하러 온것이기 때문……이다.

 직원이 실장석을 상처입히는 것은 금지되어있지만, 인수한 민간쪽에서 어떻게 처리하는가 까지 간섭할수는 없다.

 이 청년도 서류에 제대로 「인수 이유・애완동물 먹이」라고 적어뒀으니.



 실장석을 원하는 사람에 있어 이 보관실은 숨겨진 광맥이다.

 찾아오는 사람의 태반은 이렇게 소모품으로 쓰기위해 찾아오는 사람이지만……



 뭐, 6번도 한순간이라도 행복한 기분이 되었으니까 괜찮겠지.

 어차피 내버려둬도 오늘저녁 7시에는 죽었을테니까.





 문제가 되는것은 남겨진 1번이다.

「부탁하는테치, 다시한번 하게해주는테치! 이번에는 반드시 실패하지않고 춤춰보이는테치이!」

 청년이 돌아가고나서도, 이쪽이 무반응임에도 상관없이 필사적으로 큰소리로 애원을 계속하고있다.

 춤이 실패해서 선택되지 않은것도 아니건만, 그녀의 생각에서는 아무래도 그런 것으로 되어있는 모양이다.

 선택된 결말에서 기다리는 것은 뱀의 생먹이인데? 라고 말해줄 수 없는것이 괴로운 점이다.

 과연 익사하는 것과 어느쪽이 괴로운걸까.



 삥뽕ー 삥뽕ー



 자아, 기다리고 기다리던 저녁 7시가 돌아왔습니다.

 나는 반나절동안 계ー속 떠들어 목소리도 말라버린 1번을 집게로 집어 준비한 배수구조가 없는 수조에 집어넣었다.

「싫은테치ー 죽고싶지않은테치ー」

 갈라진 목소리로 외치면서 토닥토닥 수조를 때리는 1번.

 그 모습을 본 분충인 5번이 테프프 하고 웃는다.

「단념이 느린 녀석인테치. 얌전히 꼴사나운 죽는모습으로 와타시를 즐겁게하는테치」

 응, 즐거워하는데 미안하지만.

 오늘은 너도 처분될 차례니까.

「테?」

 5번을 집게로 잡아올린다.

 거의 저항이 없는것이 아직까지도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 모양이다.

 절망적으로 둔한 녀석……



 그렇게 두마리가 들어간 수조에 샤워를 튼다.

「텟챠아아아아앗!」

 여기까지 와서야 겨우 5번도 상황을 파악한것같다.

 언제나 비웃고있던 익사쇼를 자신이 하게된다는 것을 이해한것이다.

「똥닝겐 여기에서 내보내는테챠! 와타시는 여기에서 죽을정도의 존재와는 다른테챠아!」

 내가 욕지거리에 대해 무시로 일관하자, 5번은 표적을 같은 수조의 1번으로 바꿨다.

 나오지않는 목소리로 간청하면서 수조를 때리고있는 1번의 뒤통수를 강타했다.

「텟」

「오마에가! 오마에가 희생해서 와타시를 살아남게하는테챠!」

 5번은 1번을 몇번이고 때리고, 목덜미를 잡아 쓰러뜨린다.

 소리지르다 지쳐서 체력을 소비한 1번은 어쩔도리 없이 발판이 되어버렸다.

「꼬르르르르륵」

「텟츄〜웅☆ 역시 와타시는 머리가 좋은테치☆ 분충을 발판으로 살아남는테챠아」

 심하다고 하자면 심한 광경이지만 나는 손을 쓰거나 할수는 없다.

 게다가 두 마리 이상을 한꺼번에 처분할 때에는 흔히 보이는 광경이다.



 약간 높은 장소에 서있던 5번은 이걸로 살았다고 생각해서 기뻐하고있다.

 하지만 수십초 후에는 자신의 얼굴까지 수위가 올라온다.

「콜록콜록! 꼬르륵!」

 이 처형용 수조의 높이는 50cm 정도.

 자실장이 두마리 선 채로 세로로 세워도 얼굴도 나오지않는다.

 안됐지만 수십초 정도 죽음을 미뤘을 뿐이다.

「우우구악! 으극, 우그그극!」

 그럼에도 5번은 필사적으로 저항한다.

 드디어 코 아래까지 올라온 물을 마시기 시작한다.

 자실장의 배가 조금씩 빵빵하게 부푼다.

 하지만 당연히 샤워의 기세는 강하고, 5번의 배도 한계가 왔다.

「쥬보ー옷!?」

「————겟!? 게보보보봇!」

 입과 배설구 양쪽에서 녹색의 설사가 분출한다.

 비참한것은 발판이 된 1번으로, 잃어버렸던 의식이 똥으로 강제적으로 각성되는 바람에 보다 긴 시간동안 고통을 받게되었다.





 15분 후, 두 마리가 움직이지 않게 된 것을 확인하고 수조에서 꺼낸다.

 5번의 똥으로 더러워진 물은 즉시 하수로 흘려보내고, 대신 화장용 철판을 준비한다.

 불을 붙여 파이어ー! 행인지 불행인지 두 마리는 제대로 익사했는지 불이 붙어도 숨이 되돌아오거나 하지는 않았다.



   ※

1・빈방        
2・몸이 안 좋음      【1】 
3・상태좋음, 매우 조용함   【1】
4・상태좋음        【2】 
5・빈방
6・빈방 (인수 완료)
7・빈방
8・상태좋음        【2】
9・상태좋음, 자매의 언니  【3】
10・상태좋음, 자매의 동생   【3】 

「테치? 닝겐상, 샤워가 멈춘테치. 오늘은 너무 빠른테치. 더 씻고싶은테치」

 이튿날 아침의 세척, 깨끗한걸 좋아하는 4번이 불만을 말한다.

 보통은 먼저 옷을 씻고 자신의 몸을 문질러 씻는 시간은 충분히 있다.

 하지만 오늘은 옷을 씻은 시점에서 샤워가 종료해버렸기 때문이다.



 확실히 오늘의 샤워시간은 평소에 비해 짧다.

 그 이유는 간단한데, 언제나 방을 똥으로 더럽히던 5번이 죽었기 때문이다.



 방이 깨끗해지기만 하면 되는 것으로, 딱히 자실장들에게 서비스타임을 주기위한 것이 아닌 것이다.

 분충의 존재가 샤워타임을 길게 한다는건 자실장의 머리로는 생각도 못하겠지.

「투정부리면 안되는테치. 주어진 상황을 모두 있는대로 받아들이는테치」

 그런 4번에게 설법처럼 말을 건네는 것은 옆자리의 3번 자실장.



 3번은 희한한 녀석이다.



 밖에서 인간이 와도 도무지 어필을 하지않는다.

 다른 자실장이 처형되는 동안에는 실장석에게서 듣기 어려운 단어를 계속 중얼거린다.

 오늘은 자신의 처형일인데도 여전히 평소대로이다. 낮에 주어진 푸드도 손을 맞댄 후 침착하게 먹고있다.

 뭐랄까, 이미 죽음을 받아들인것 처럼 보인다.

 과연 실장석이 그런 숭고한 정신상태가 되는게 가능한걸까?

「죽고싶지않은테치……무서운테치……테에에에엥, 테에에에에에엥」

 대조적으로 푸드도 목에 넘기지못하고 울고있는것은 옆 방의 2번.

 이녀석은 오늘아침부터 확실히 안색이 안좋은 것이, 목전에 이른 죽음에 겁먹고있는것이 아플정도로 확실히 알수있다.

「죽음을 두려워하면 안되는테치」

 손에 있는 링갈에 그런 말이 표시된다.

 아무래도 3번은 이번에는 2번을 달래기위해 무언가 말을 거는모양이다.

「죽음은 결국 한 때의 괴로움에 불과한테치. 괴로움의 뒤에는 기쁨도 있는테치」

「……테?」

「이 육체는 빌린 집에 불과한테치. 죽은 후에도 영혼은 멸하지않으며 짓소ー는 삼세를 반복하는테치
 그렇게 수많은 고통을 뛰어넘은 영혼은 해탈해서 진정한 극락으로 떠나는테치」
(역자주 : 삼세三世 : 전세 현세 내세)

 뭐야 이녀석. 실장석인 주제에 불교도야?

 아니, 불교도라고 하기엔 꽤나 적당적당하게 편의적인 해석이지만.

「테에에…… 아나따가 무슨말을 하는지 잘 모르겠는테치」

「겁내지 않는것이 중요한테치. 와타시처럼 기도하는 것으로 평온을 유지하면 한 때의 괴로움따위는 간단히 뛰어넘을수 있는테치」

「그래도 역시 죽는것은 무서운테치……」

 뭐, 이 3번이 어지간히 특이한 개체라는거겠지.

 유감스러운 일이지만 고명한 설법도 2번의 공포를 지워주지는 못 한 모양이다.




 삥뽕ー 삥뽕ー



 그리고 처형의 시간, 오후 7시.

 벨이 울림과 동시에 2번은 그제의 7번을 연상시키는 큰소리로 소리질렀다.

「텟챠ー앗! 죽는거 싫은테챠ーㅅ!」

「테프, 테프, 테프……」

 대조적으로 3번은 손을 맞대고 예의 알수없는 단어를 계속해서 외우고있다.

 염불같은 것일까? 

 이녀석의 사육주가 어떤녀석이고 어떤 경위로 버리게 되었는지 신경쓰일 정도이다.



 어쨌거나 내 할 일은 변하지않는다.

 언제나처럼 집게로 우선 2번을 집어 처형용 수조에 이동시키————

「싫어ーㅅ! 절대로 싫은테치ー잇! 테챠ー! 테챠ー! 텟, 텟, 텟챠아ー앗!」

「어, 야 인마, 너무 날뛰면————」

「테ー엣! 테치ー잇! ……테?」

 전력으로 날뛰는 2번에 무심코 손의 힘이 느슨해진다.

 2번은 집게에서 낙하하여 리놀륨 바닥에 거꾸로 떨어졌다.

「짓」

 밟힌 푸딩처럼 적과 녹의 얼룩이 되어버렸다.

「우와ー악, 저질러버렸어!」

 나는 크게 당황했다.

 사고라고는 해도 맡은 물건인 자실장을 죽여버렸으니 시말서는 피할수 없다.

 오늘밤은 잔업 확정이네.

 2번 녀석…… 마지막의 마지막에서 한방 먹었구만……

「테……? 테……?」

 아아, 어쩔수없지. 어쨌거나 남은 일을 먼저 처리하자.

 나는 어느새 염불을 멈추고 짜부러진 2번의 사체를 우두커니 바라보고있는 3번을 집게로 집었다.

 응, 이녀석은 얌전해서 좋은 새끼구나. 빠져죽을 때에도 날뛰지 않아줬으면 고맙겠어.



 3번을 처형용 수조에 넣고 샤워를 튼다.

 그 순간, 변화가 갑자기 일어났다.

「…………싫은테치」

「응?」

「싫은테치ー잇! 역시 죽는것은 싫은테치ー잇!」

 맙소사, 지금까지 얌전히 있던 3번이 갑자기 날뛰기 시작한다.

「질척질척이 되어버린테치! 죽어버린테치! 아파보인테치 무서운테치! 
 환생한다는거 거짓말인테치! 극락따위 없는테치! 전부 거짓말인테치!
 죽으면 그걸로 끝장인테치! 이거고 저거고 끝장인테치! 다음은 무無밖에 없는테치! 그런건 싫은테치ー잇!」

 오오오, 뭔지 모르겠지만 갑자기 신앙을 버리는데 이녀석.

 동족의 무참한 죽음을 보고는 동물로서의 본능이 강해진건가.

「닝겐상 부탁인테치 와타시를 구해주는테치! 와타시 훌륭하고 모범적인 수감자였던테치!
 야 거기 분충, 와타시와 바꾸는테챠아! 꼴사납게 죽는건 오마에가 어울리는테챠앗!
 어이 거기 보고있지말고 돕는테치 똥닝겐ー! 싫어ー! 죽고싶지않은테치ー! 살려주는테치이ー잇!」

 ……심경의 변화라고는 해도 꼴사납구만.

 방금까지 침착하게 동료를 달래려고 하던 고승같던 너는 어디로 갔냐.



 문득 나는 자신의 죽음에 대해서도 생각했다.

 현대 일본인으로서 나는 평범한 무신론자이고, 죽은 후에도 왠지 저승같은거 없지않을까ー하고 생각해왔다.

 하지만 보통은 생각하지 않으려고 하고있던 죽음을 눈앞에서 보았을때, 마지막까지 평안하게 있기위해 무언가를 믿을 필요가 있지않을까.

 그렇게 생각하면 종교라는건 인간이 낳은 지혜구나〜 하는 어울리지 않는 것을 생각했다.



 아아, 그보다 시말서를 쓰지않으면.

 언제 닥칠지 알수없는 죽음보다 눈 앞의 잔업을 처리하는게 중요하겠지.

「꼬르르르르륵」

 시말서를 쓰는 동안 방치해둔 3번의 익사체를 건져올린것은 그로부터 30분 정도 지난 다음이었다.



   ※

1・빈방        
2・빈방         
3・빈방
4・몸이 안 좋음      【1】 
5・빈방
6・빈방 (인수 완료)
7・빈방
8・몸이 안 좋음      【1】
9・상태좋음, 자매의 언니  【2】
10・상태좋음, 자매의 동생  【2】

 한 때는 10마리나 있던 이 처분대기실도, 4마리까지 줄어들어있다.

 5일 연속으로 신입이 있었기에 당분간 지루하지는 않았지만, 역시 형편좋게 늘어나거나 하는건 아니다.



 아침의 세척의 시점에서 4번과 8번의 처형조가 축 늘어져있다.

 4번은 언제나처럼 옷을 벗어 씻거나 하지도 않고, 수조의 구석에 주저앉아 샤워를 맞기만 하고있다.

「이젠 틀린테치…… 와타시들, 모두 죽는테치……테에엥, 테에에엥」

 그러더니 결국 울기 시작한다.

 8번은 더 약한 모습을 보인다.

 수조 중앙에 가로누워서 멈추지않는 눈물을 흘리면서 훌쩍거린다

「테엑, 테에엑……」

 생각해보면 이녀석들도 처량한 녀석들이다.

 딱히 악의를 가지고 학대당하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한 때는 인간에게 키워지고 있었으니 행운이었다고 할수 있다.

 그랬던 것이 사람의 형편대로 버려져서, 사람의 그릇된 선의 때문에 이런 절망의 시간을 맛보고 있는 것이다.



 정말이지, 실장석이라는 녀석은 진짜…… 귀여워서 어쩔 도리가 없다니까!





 때르르릉……



 점심이 지나, 책상의 전화가 울린다.

 주어진 먹이조차 먹지않고 방치해두고있던 4번과 8번이 동시에 얼굴을 든다.

「네 전화받았습니다」

「어, 여기 접수. 인수하겠다는 사람이 왔어」





「잘 부탁하노. 골라보겠습니다노」



 우와아아……



 그녀석의 모습을 본 순간, 나는 확신했다.

 서류에는 인수 이유・애호를 위해서 라고 적혀있지만, 이 뚱보에게서 나오는 오라는 숨길수 없는 학대파의 그것이었다.

 그것도 무섭게 음험한, 분명히 답이 없는 자신의 인생의 울분을 풀기위해 실장석을 학대하는, 그런 일그러진 타입의 인간이다.

「으음〜 어느것으로 할까노. 모처럼 일부러 후타바시까지 왔으니까 좋은 분ㅊ…… 새끼를 고르고싶다노」

 자료에 적힌 주소를 보면 일부러 관동에서 여기까지 온 모양이다.

 확실히 요즘 세태에서 이런 시설은 전국에서도 후타바시 정도에 밖에 없다.

 그런 것을 좋아하는 사람에 있어 이 거리는 성지처럼 취급된다는 것도 알고있다.

 실장석의 성지라는건 태반의 무관심파 주민들에 있어서는 예상밖이겠지만……

 뭐, 노출광의 성지라고 불리는 모 도시보다는 낫나.



 아는 사람은 아는 이 처분대기장은, 공짜로 자실장을 얻을 수 있다는데 더하여 또 하나의 메리트가 있다.

 그것은 「죽음을 목격한 자실장을 살려주는 것으로 굉장히 잘 따르게되는」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죽음의 늪에서 구출해준다는 것은 의도치않게 극상의 올리기로 이어진다.

 설령 이 다음에 혹독한 학대를 받더라해도 「이 사람은 자신을 구해준 닝겐이니까」하면서 아슬아슬할때까지 새로운 주인을 믿는다는 것이다.



 이 뚱보는 명백하게 그것을 노리는 녀석이다.

 하지만 그것을 눈치채지 못한 자실장들은 아슬아슬할때 다가온 마지막 기회에 필사적으로 어필을 시작한다.

「텟테로케〜♪ 닝겐상, 노래를 들어주시는테치〜♪」

「와타시는 춤추면서도 노래부를수있는테치〜♪ 텟테로케〜♪」

「테에!? 지, 질수없는테치〜♪ 와타시도 춤추니까 와타시를 고르는테치〜♪」

「텟테로케〜♪ 텟테로츄〜♪」

 서로 경쟁하듯이 노래하고, 춤추고, 자신의 좋은 점을 어필하는 4번과 8번.

 이 기회를 놓치면 확실하게 죽음이 기다린다는 것을 이해했기에, 그 노래소리는 경쾌하지만 태도는 필사적이었다.

 뚱보는 그런 두 마리를 히죽히죽 웃는 얼굴로 보며 비교하고있다.

「음〜 두 다 버리기 아까우노. 좋은 소리로 울어줄거같아서 고민되노.
 여기의 인수 규칙이 한 마리 한정이 아니면 네 마리 전부 인수하고 싶을 지경이노.
 덧붙여 이하의 행은 스킵가능하노. 이 『C』시리즈는 게이의 이전에 쓴 작품과 동일작자라노. 문득 생각난 노골적인 패러디를 쓰면 좋았을텐데 두들겨맞는건 무서우니까 익명으로 투고했노. 교과서적인 조시아키 캐릭터는 여동생쨩의 캐릭터가 굳어져있어서 어쩔수없었던 단편을 쓰기에 적합해서 그대로 계속했노. 그러니 이 기회에 동일작자의 작품을 ↓에 정리해두겠노」
(역자주 : 원문 아래에 연관스크 목록이 있고 영어제목이 모두 C로 시작합니다)

 뭔지 알수없는 혼자말을 중얼거리면서 잠시 고민하던 뚱보는 마지막에 8번의 이 말에 결정을 지었다.

「와타시를 키워주면 주인님을 죽을때까지 사랑할것을 맹세하는테치〜♪」

「너로 결정이노. 이름은 『니지우라虹裏』로 하겠노」

「테챠앗!? 텟챠ー 테챠ー! 감사한테치! 고마운테치 주인님!」

 고르자마자 즉석으로 이름까지 지어주자 9번은 광희광란.

 나는 8번을 집게로 집어 들고갈 종이상자에 담았다.

「구후후…… 애정 깊은 원 사육실장을 공짜로 얻을수있다니, 정말이지 후타바시는 최고가아니노……」

 추악한 웃음을 띄우면서 뚱보는 인사도 없이 떠나갔다.

 잘가라, 8번.

 너는 틀림없이 가장 불쌍한 결말을 맞게되겠지.

 당장 죽어버리는것과 어느쪽이 행복한지는 나도 모르겠지만.

「테……테……」

 한편, 그 뚱보의 성질따위 이해할수 없는 4번은 자신이 선택되지 않았다는 것에 깊이 절망하고있다.

 마지막 기회를 놓치고, 이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것은 도망칠수 없는 분명한 죽음.

 원래부터 절망하고있었는데 마지막 기력을 쥐어짠 노래와 댄스를 인정받지 못하자 4번의 마음은 완전히 꺾였다.
 
「테에에엥, 테에에에엥!」

 수조의 한가운데 주저앉아 부끄러움도 남도 없이 큰소리로 울어제낀다.

 뿌직뿌직 똥을 흘리면서 용서없이 빵콘하지만, 깨끗한걸 좋아할터인 4번은 신경도 쓰지않는다.

 거기에서 두칸 떨어진 수조에서는 자매가 투명한 벽을 사이에 두고 붙어있다.

「저 자, 오늘 밤에는 죽는테치……」

「불쌍한테치……」

 이녀석들은 인수될수도 있어서인지 딱히 날뛰지도 않고 먹이도 남기지않고 얌전히 있다.

 자신들도 같은 입장이면서 남에게 신경써줄 정도의 마음의 여유가 남아있는것은, 마음을 허락하는 육친이 바로 옆에 있기 때문일까.

 뭐, 그것도 내일이 되면 어찌될지 알수없지만.





 4번은 한참 운 후 마지막 희망으로 나에 대해 필사의 설득을 했다.

 살려줘, 용서해줘, 여기에서 내보내줘. 아무한테도 폐끼치지 않고 조용히 살아갈테니까 죽이지말아줘.

 하지만 당연히 대답할수는 없다. 나는 마음을 독하게 먹고 그 호소를 무시했다.


 
 문득 시계를 올려보니 6시반을 가리키고있다.

 조금 있으면 끝나는 시간이군……하고 애절한 기분이 될 때, 책상의 전화가 울렸다.



 때르르르릉……



「네」

「여기 접수. 또 인수하겠다는 사람이 왔어」

 뭐라고!

 그냥도 드문 인수자가 오늘은 두사람이나 오다니, 내가 아는 한 처음 있는 일이다.

 완전히 체념모드에 들어가 드러누워있던 4번은 방 문이 열리고 밖의 사람이 들어오자 마치 전기충격을 받은것처럼 튕겨일어났다.

 그 몸이 슬쩍 흔들린다. 빵콘해서 중심이 어긋난걸까.

「텟, 테엣! 텟챠아!」

 크게 당황하는 4번.

 두 번은 오지 않을거라 생각한 기회가 모처럼 나타났는데, 자신은 꼴사납게 빵콘해있다.

 이래서는, 이꼴로는 닝겐상에게 선택받지 못해!

「자아, 어떻게할까〜」

 인수자인 중년남성은 자매가 들어간 수조 앞에서 둘을 비교하고있다.

 그냥 입구에서 가까운 그쪽이 먼저 눈에 닿은거겠지.

 그 옆얼굴을 4번은 절망적인 표정으로 바라보고있다.

 어필하고싶어도, 꼴사납게 똥을 지려버린 자신을 어떻게 포장하면 좋을지 알수없는 것이다.



 그러던것이, 기적은 생각치도 않은 곳에서 일어났다.

「닝겐상, 저쪽의 자를 받아주길 바라는테치」

 9번 케이지의 언니쪽이 그렇게 팔로 가리킨다.

「와타시들은 아직 여유가 있는테치. 그래도 저 자는 지금 받아주지않으면 죽어버리는테치. 그러니까 부탁드리는테치」

「와타시도 부탁드리는테치. 와타시에는 오네챠가 있지만 저 자에는 가족이 없는테치. 닝겐상이 주인님이 되어주길 바라는테치」

 이럴수가, 자매는 자실들을 바라보는 인간에게 4번을 받아달라고 권하고있다.

 내일에는 스러질지도 모르는 목숨을 구할 기회인데도.

 위기감이 부족하다……라는건 아닌 모양이다.

 분명히 정말로 상냥한 마음씨를 가진 자매인거겠지.

「테……테……!」

 놀란 눈을 크게 뜬 4번.

 인수자의 남성은 링갈을 갖고있지 않았기에 자매의 말은 통하지않았지만, 왠지 태도로 눈치챘는지 조금 떨어진 4번의 수조에 시선을 향한다.

「음〜 오늘이 마지막인 새끼인가〜」

 4번은 이젠 필사의 어필도 하지않는다. 그저 수조의 벽에 붙어 눈물을 흘리며 그 인간을 올려다보고있다.

「좋아, 이 아이를 키워주지!」

「텟챠아!」

 그리고 그가 그렇게 말하자, 너무 기뻐서 또다시 똥을 지린다.

「고, 고맙습니다테치! 닝겐상, 여기에 성함을 써주시는테치!」

 수조의 번호표를 뒤쪽에서 찰싹찰싹 때리면서 4번은 감격의 눈물을 흘린다.

「음음, 자실장의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씻겨나가는거같아…… 저기요 직원양반」

「네?」

「미안하지만 데리고 갈 케이지를 놓고 왔군요. 잠시 집에 가지로 다녀오겠습니다」

「상관없습니다만, 앞으로 30분이면 문을 닫는데요」

「어이쿠, 그거 큰일이네요. 얼른 가져와야겠군요」

「혹시 내일 오실 수 있으시면 번호표에 이름 써주셔도 남겨둘수 있습니다만」

「아, 괜찮습니다」

 그는 수조 안의 4번에게 말을 걸었다.

「미안하구나, 얼른 네 집을 가져올테니까, 잠시만 기다려주렴」

「알겠습니다테치! 기다리고있을테니 어서 돌아와주시는테치!」

「그러면 직원양반, 고맙습니다」

 그렇게 말한 인수자 남성은 인사를 하고 떠나갔다.

 응, 이건 그거네.

 두번 다시 안올거야, 저 사람은.



 슈뢰딩거파라는 학대파가 있다.

 실장석에 시간제한으로 심한 일을 하고 그 다음의 결말을 떠올리며 유열에 잠기는 타입이다.

 처음 만나는 것이지만 그는 그러한 인간일 것이다.

 이제부터 죽게되는 실장석에게 희망을 실컷 주고는 방치한다는 망상성의 고렙 플레이어이다.



 뭐, 그 결과를 확실히 보게되는 입장인 내가 보면 훌륭한 엔터테이너지만.

「즐거운테치〜 상냥해보이는 닝겐상에게 키워져서 와타시의 제2의 실장생이 시작되는테치〜」

 마음껏 빵콘하면서도 이미 꿈속에 있는 기분으로 자신이 키워지는 모습을 상상하며 기쁨에 잠기는 4번.

 행복회로는 전례없을 정도로 풀회전하고있겠지.



 그리고 30분후. 역시 그는 돌아오지않았다.

 나는 잠자코 처형용 수조를 준비한다.

「테치? 직원상, 오늘은 슬픈일을 당하는 자가 아무도 없을터인테치. 어째서 무서운 수조를 준비하는테치?」

 이상하다는 얼굴로 4번이 묻는다.

 이미 이녀석 머리속에서는 자신이 구함받은 입장이라는 거겠지.



 안됐지만 번호표에 이름도 적히지 않은 상태라면 인수의 약속은 성립되지않아.

 처분대기의 자실장은 때가 되면 조용히 처리할 뿐이지.



 나는 집게로 4번을 집어 수조로 옮겼다.

「테? 닝겐상 잘못알은테치. 와타시가 들어가는 것은 저 하얗고 포근포근이 들어간 상자일터인테치」

 수도꼭지를 비틀어 샤워를 뿌린다.

 4번은 뭔가 오해하고있는지 옷을 벗기 시작한다.

「알겠는테치. 운치 지린채로는 닝겐상에게 실례니까 씻는테치. 텟테로케〜♪」

 즐거운듯이 노래부르며 옷의 더러움을 빠는 4번.

 허리 언저리까지 물이 차올라도 이변을 눈치채지 못한다.

 ……아니,



 갑자기 4번이 얼굴을 든다.

 그리고 입가에 손을 대고 웃기 시작한다.

「테프프……와타시는 사육실장인테치. 선택받은테치」

 즐겁게 웃으면서 색을 띈 눈물을 흘린다.

「그러니까 죽임당할리가 없는테치. 이런건 거짓말이 분명한테치. 테픗, 테프프픗♪」

 이미 어께까지 물이 잠겨있음에도 상관없이, 이녀석은 날뛰지도 않고 옷을 뽀득뽀득 문지르면서 노래를 계속한다.

「텟테로케〜♪ 텟테로케〜♪ 이건 그냥 빨래인테치〜♪ 아닌테치〜♪ 끝나는 비가……아닌……테……치……」

 파킨

 웃는 얼굴인 채로, 눈물을 흘리면서 4번은 위석을 붕괴시키며 죽었다.

 받아들이기 어려운 죽음에 대해 행복회로로 저항한다는, 어느 의미로는 3번 이상으로 실장석답게 공포에서 도망치는 방법을 취하면서.

 나는 규칙대로 4번의 신체를 물에 담그고 15분 기다렸다가 꺼내서 사체를 화장했다.



   ※

1・빈방        
2・빈방         
3・빈방
4・빈방        
5・빈방
6・빈방 (인수 완료)
7・빈방
8・빈방 (인수 완료)  
9・상태좋음, 자매의 언니   【1】
10・상태좋음, 자매의 언니   【1】



 신입이었던 자매에도 마지막 날이 다가왔다.



 오늘, 신입이 오지 않으면 대기실은 완전히 비게 된다.

 그렇게 되면 내 일은 그냥 빈방 관리가 된다.

 급료는 받을수있지만 지루하기 그지없는 일이 되어버린다.



 그리고 그 자매로 말하자면, 당일이 되어도 별로 당황하거나 날뛰거나 하지도 않는다.

「이모토챠, 기억하는테치? 주인님과 공원에 갔던 것」

「기억하는테치〜 그 때에는 정말 즐거웠던테치〜」

 역시 육친이 바로 근처에 있는 것이 정신안정에 도움이 되는 모양이다.

 투명한 벽으로 가로막혀 만질수도 없지만, 자매는 수조의 모서리에서 서로를 향해서 테치테치 질리지도 않고 대화를 계속한다.

 태어나서 보건소에 맡겨질때까지 10일정도였다고 자료에 써있었다.

 이미 여기에서 지낸 시간은 실장생의 3분의 1이 된다.

 짧은 기억 속에서, 이야기거리 따위는 별로 있지도 않을텐데도……



 오늘도 평소처럼 샤워로 몸을 씻고, 주어지는 맛없는 푸드를 아작아작 씹는다.

 벽을 사이에 두어도 두 마리는 함께.

 나는 데스크에 엎드려 옆눈으로 그 모습을 바라고면서, 어느새에 꾸벅꾸벅 잠들어버렸다.





 ……음

 아아……이런

 안되지 안돼. 근무시간에 졸아버렸네.

 다행히 아직 시간은 오후 6시. 마지막 업무의 시간은 되지않았다.

 자매를 보니 변함없이 둘이서 테치테치 이야기를 나누고있다.



 문득 책상 위에 놓아둔 링갈에 눈길이 간다.

 거기에는 대량의 문자데이터로 자매의 목소리가 남아있다.

 자아, 죽음을 목전에 둔 이녀석들은 대체 무슨 대화를 하고있는가————

『닝겐, 자고있는테치』

『지금이 기회인테치. 이모토챠, 잘 듣는테치』

 응?

『끝나는 비의 방에 들어갈 때, 와타시가 저항해서 닝겐을 방심시키는테치. 그 틈에 이모토챠는 여기에서 도망치는테치』

『테에에……오네챠를 놔두고 도망칠수는 없는테치……』

『말 잘 듣는테치. 반드시 다시 한번 마마를 만나자고 이야기한테치. 둘이 함께가 무리라면 이모토챠 만이라도 꿈을 이루길 바라는테치』

『테치……』

『마마에게는 와타시가 용감하게 싸웠다고 전해주기 바라는테치』

 자세히 보니 변함없이 이야기를 나누는 자매의 눈에는 눈물자국이 있다.



 그러니까ー……응.

 너무나도 계획이 구멍투성이라 할 말이 난감하지만, 아무래도 이 자매, 내가 자고 있는 동안에 반란을 꾀한 모양이다.

 얌전하다고 생각했더니 이런걸 생각하고 있었구만.



 일일히 설명하는것도 귀찮지만, 자실장이 무슨수로 나한테 저항을 한다는거냐.

 지금까지 동료들이 손쓸도리 없이 잡혀서 수조로 옮겨지는 것을 기억하지 못하는건가.

 아니면 진심으로 하면 어떻게든 된다고 생각하는건가.

 그리고 내가 틈을 보인다고 해도 여동생은 어떻게 탈출한다는건가.

 그 시점에서 여동생은 아직 자신의 수조 안에 있을터인데…… 나갈수 있었다면 밤 동안에 얼마든지 나갈수 있었을텐데.



 아냐, 말할수 없지……

 태어나서 2주간 약간 넘는 자실장들이 생각하는 짓이다.

 이러한 마지막 저항을 생각하는 것도 죽음에의 공포를 완화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이겠지.



 하지만, 미안하네.

 반항을 꾀한 녀석들은 조금 다른 방법으로 제거하지 않으면 안되거든.



 시각은 오후 6시 10분.

 나는 한숨을 내쉬고 언제나의 아침샤워의 수도꼭지의 옆에 있는 마개를 돌린다.

 그물모양의 화장실부분에 있는 투명한 판이 미끄러져서 하수관으로 통하는 부분에 덮개가 덮인다.



 이걸로 개별수조에서도 배수기능이 없어졌다.

 그리고 샤워의 설정온도를 잔뜩 높였다.

 자매는 사이좋게 이야기하고있어 내 행동에 눈치채지 못한다.

 이미 요 4일동안 벨소리=끝나는 시간이라고 인식하고있는 이녀석들은 아직 최후의 순간이 오지않았다고 안심하고있는 것이다.



 안됐다. 이건 규칙이고, 난 거기에 따르지않으면 안돼.



 나는 설정온도를 75도로 올리고 샤워의 수도꼭지를 비틀었다.

「……테? 빨래의……비……텟챠아아아아아!」

「뜨거워! 뜨거운테챠아아아아아아아앗!」

 인간이라도 화상을 입는 고온의 비.

 그것이 폭포처럼 작은 자실장들에 쏟아져내린다.

 반항을 꾀한 자실장은 주변에 그 생각이 전파될 우려가 있기때문에 강렬한 본보기로 이 열탕샤워의 형에 처해진다.



 뭐, 이젠 다른 자실장이 없으니까 별로 하는 의미는 없지만말이다.

 규칙이라면 한다. 관공서의 가장 중요한 기본원리이다.

「오네챠아아아아아! 뜨거운테치이이이잇!」

「살려테치이이이이! 이모토챠아아아아아!」

 유리판 한장을 사이에 두고 자매는 마주보고 필사적으로 토닥토닥 수조의 벽을 때린다.

 갑작스런 열탕공격에 상황이해가 따라가지 않는듯, 나에게 도움을 구하거나 하지도 않는다.

 일말의 쓸쓸함을 느끼면서, 나는 마지막인 자매의 가족애를 바라보았다.

「죽고싶지않은테치이……오네챠아아……!」

「이모토챠……마마……마마아……!」

 서로를 가로막은 벽만 없었다면 힘껏 부둥켜안았겠지.

 자매는 유리판에 바짝 달라붙은 채, 열탕의 바다 속에 잠겨갔다.



 머리까지 열탕에 잠기고, 뜨거움과 숨막힘에 괴로워하는 자매를 보면서 나는 생각한다.

 어차피 이렇게 된 시점에서 보고서류를 정리하기 위한 잔업은 확정이다.

 이럴거였으면 더 빠른 시간에 반항을 발각했더라면 좋았을것을.



 뭐, 이것도 죽어가는 자실장들의 최대한의 저항을 받았다고 생각하고 포기하자.

 나는 열탕샤워를 멈추고 여동생을 집게로 집어낸다.

「테……?」

 갑자기 뜨거움과 고통에서 해방되어 멍한 표정을 짓는 여동생자실장.

 물론 도와주거나 하는것은 할수없다.

 그런짓을 하면 시말서로는 끝나지 않을테니까.



 들어올린 여동생을 다시 언니와 같은 수조에 떨어뜨린다.

「테챠아아아아앗!」

 열탕 속에서 서로의 몸을 끌어안는 자매.

 생후 2주밖에 안되는 생물이 필사적으로 저항을 시도했다.

 그 기개를 높이 사서, 이 정도의 서비스는 해줘도 되겠지?

「오네챠, 오네챠아……」

「이모토챠……」

 포옹한 채 온몸을 새빨갛게 삶아진 자매의 사체를 집어올리며, 나는 내일부터의 심심한 업무를 생각하며 한숨을 쉬었다.



   ※

 맡겨진 자실장이 없어도 시설은 운영하지 않으면 안된다.

 오늘부터 내 일은 단순한 빈방 관리이다.

 위키질을 하면서 시간을 죽일수밖에 없다고 생각하고있을때, 책상의 전화가 울렸다.

「접수다. 큰 일거리가 들어왔어」

 나와 다르게 한가함을 각별히 사랑하는 선배가 불만스러운 목소리로 말한다.

 아무래도 근처에서 구제가 있었는지, 대량의 자실장이 들어온 모양이다.

 우리 이외에도 몇개소에서 분담했지만, 30개의 수조가 만실이 될 정도로 자실장이 보내져온 모양이다.

「5일 후에는 잔업 확정이네 젠장맞을…… 구제업자놈들, 제대로 숨통을 끊어놓으란말이여……」

 들실장구제에 있어서는 자실장이라도 그 자리에서의 제거가 인정된다.

 하지만 살아서 회수되어버린 이상, 보건소에 맡겨진 사육실장과 마찬가지로 5일간의 보호를 받지않으면 안된다.



 풀 가동이 되면 매일의 업무도 나름대로 큰 일이 된다.

 하지만 내 마음은 활짝 개었다.

「선배님! 그렇게 우울한 소리 하지 마시고, 일 힘내자구요!」

 누가 뭐래도 귀엽고 귀여운 자실장들의 죽음에의 카운트다운을 마음껏 관찰할수 있는 것이다.

 훈육을 받지못한 들실장들은 자신이 죽임당하기 위해 맡겨졌다고 이해한 순간 어떤 반응을 보여줄까?

 그렇게 생각한것 만으로 두근거림이 멈추지않는다.



 자아, 오늘하루도 열심히 일하자!


-끝


원문이 노노거려서 똑같이 해놨다고 함.

댓글 13개:

  1. 4번이 너무 쉽게간 데스우... 파킨사라닝..
    그리고 이 작가가 쓴 다른글 맨밑에 정리해 두었다면서 데스우 없는 데스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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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뭔가 이상하다...
    원칙상 링갈을 가져가면 안되는데.
    다른사람은 어떻게 반란을 꾀한걸 알고 열탕형에 처하게 하지
    열탕형에 처했다=반란은 어떻게 알았지=링갈이 있다....일텐데.
    그럼 열탕형을 하게한 주인공=링갈이 있다=시말서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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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굳이 말이 아니더라도 다른 실장들을 선동하는 모습을 보이는 등등 여러가지가 있어서 그에 대한 조항이 있겠죠 그냥 그런 종류의 하나다 라고 기재하면 되는거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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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슈뢰딩거파 참신한 데숭. 닝겐상 대단한 데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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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숨겨진 띵작. 똥벌레가 착한 척 해봐야 똥벌레일 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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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오타쿠 혼자서 중얼거리는건 좀 무섭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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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노 존나 웃기노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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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원문에 노가 있다니..이건 국산 작품인가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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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기본 설정부터 감정 행동묘사 너무 좋다 양도 많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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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훌륭한 결말인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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