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비콘 강의 건너편

창 밖에서 아지랑이가 흔들거렸다.

( 예쁜 데스…)

너울너울 애매한 윤곽에서 흔들리는 거리, 공원, 자동차, 사람.
그것들은 실장석을 사로잡았다.
이전에 한번, 그 실장석은 왜 밖이 흔들흔들 거리는지, 주인님이라고 불리는 인간에게 물어본 적이 있었다.

「아, 밖이 매우 더워서 그런 거야 」


덥다.
실장석은 자신이 태어난 직후 하얗고 차가운 눈이 날린 시절을 생각해냈다.
그 때에도 마침 이렇게 하늘에 구름이 커다랗게 비쳐있었다.
그리고 동시에, 죽을 뻔하기도 했다.
실장석은 덥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그녀는 공원에 있었을 무렵 더워지면 몸 안에서부터 억지로 땀이 분출되어, 목이 마르고 제대로 된 것도 못 먹을 정도로 약해지고,
햇빛 때문에 피부가 빨갛게 되어, 아픔을 느끼게 되고, 나아가 죽어버리며 골판지로 만든 집안에서도, 나무 그늘에 숨어도 열과 피로 그리고 권태감이 습격해오고 그로 인해 겹겹이 동족의 시체가 쌓아져가는 것을 보며 몸소 더위를 경험했던 것이다.

이제 그런 건 질색이란듯 실장석은 부르르 진저리쳤다.
지금, 그녀는 어떤 맨션의 방 안에서 길러지고 있었다.
그녀 자신은 공원에서 들실장으로 태어나고 자랐지만, 어머니의 어머니는 사육실장이었던 것 같았다.
어머니도 그리고 물론 실장석 자신도 언젠가 사육실장이 될 수 있도록 엄격하게 훈육해왔다.
신체는 깨끗하게, 아첨해서는 안 된다, 화장실은 정해진 장소에, 식사시간까지 밥을 먹으면 안 된다 등등.
어쨌든 그 실장석도, 그 실장석의 어머니도 그 행위에 무슨 의미가 있는지 알지 못했다.
다만 (부모가) 화내기 때문에 몸에 익혔을 뿐이었다.

이제 와서 그녀는 그 행위가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고 감탄했다.

(마마, 고마운데스…)

실장석은 날마다 이젠 존재하지 않는 어머니에게 몇 번이고 감사함을 표시했다.
식사시간 때, 목욕 시간 때, 주인님이 머리를 쓰다듬어 줄 때마다 계속 감사함을 표시했다.

(마마의 말을 들어서 다행인 데스)

그리고 동시에 죄송하다고 생각했다.

겨울이 끝나고, 슬슬 따뜻해졌을 무렵 그녀는 무심코 학대파와 조우하고만 것이다.
당시 중실장이었던 그녀를 살리기 위해 어머니는 죽었었다.
만약, 그녀가 실수를 하지 않았다면 지금쯤 엄마도 함께 이 방에서 평안한 시간을 보냈을지도 모르겠다.

「마마, 눈부신 테치」

「미안한 데스우, 지금 커튼을 치는 데스」

실장석은 부모가 되었다.
그녀는 봄이 되어 자연스럽게 임신해 출산한 것이다.
친실장이 된 그 실장석은 아이들에게도 어머니가 가르친 것처럼 교육했을 것이다.
왜냐하면 가르침을 어긴 자신이 어머니를 죽게 만들었다는 사실이, 곧 어머니가 올바르다는 증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그 실장석은 이번엔 잘못하지 않기 위해 자들을 엄격하게 키우려고 결심했다.
그로 인해 처음 그 친실장의 다섯 마리의 자식들은, 최종적으로 두 마리가 됬다.
아니, 줄였다고 하는 것이 올바를 것이다.

그녀는 부모가 자매들을 솎아내는 과정을 직접 보았었다.
버릇없게 말을 한 언니, 똥을 던진 동생, 그리고 대표적으로 분충과 같은 행동을 한 자매는 눈앞에서 부모에게 갈기갈기 찢겼다.
그리고 그것을 비웃은 동생도 마찬가지로 찢겨졌다.
그녀의 머릿속엔 그 때의 공포가 아직도 남아있었다.
그리고 얼마나 솎아내기가 효과적인지 이해하게 되었다.

「공놀이 하자는 테치」

여동생 쪽이 자신의 신체에 반이나 되는 스폰지 공을 영차영차 가지고 왔다.

「저녁 식사 전에 지쳐버릴 수도 있는 데스?」

친실장은 자들에게 그렇게 주의를 주면서도, 얼굴이 배시시 해지는 것을 막을 수 없었다.

위험이 없는 장소에서 자식들과 논다는 것 이외 행복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겠는가.
여긴 공원과 다르다, 자식을 먹는 동족도, 장난으로 목숨을 뺏는 작은 인간도 없다.
이곳은 마치 어디에도 없는 낙원(유토피아)처럼 느껴졌다.

친실장은 그렇게 생각했다.

에어콘에 의해 방은 쾌적했다.
언니와 동생, 자실장 2마리는 공에 몹시 휘둘리는 바람에 녹초가 되어 거실 바닥에 차례차례 겹쳐져 자고 있다.
반면, 잠자리인 수조 안에서 엄지실장 1마리가 레치레치 소리를 내며, 뛰어왔다.

「마마, 와타치도 놀고 싶은 레치」

「낮잠은 잘 잔 데스? 화장실은 갔다 온 데스?」

「똥 잔뜩 싼 레치.그래도 노는 레치」

이 엄지실장은, 방금 전 자실장들과 달리, 그 실장석이 이 집에 온 다음에 자식이 된 아이다.
정확히 말해서 엄지실장은 그녀의 자식이 아니라, 그녀가 공원에서 산책할 때 부모로부터 떨어진 것을 무리하게 보호한 것이다.
무리하게 보호한 대신 주인은 그녀에게 진짜 자식처럼 엄격하게 키우란 조건을 걸었다.
친실장은 그 제안을 듣고 주인에게 감사의 말을 올렸다.
그녀는 그 엄지실장을, 부모를 잃은 자신과 같다고 여겨져 내버려두지 않았던 것이다.
아직 태어나지 얼마 안 된, 엄지 실장은 완전히 그녀를 어머니로 인식했고, 두 마리의 언니도 곧 따르게 되었다.
언니들도 역시 새로운 여동생이 생겨 기뻤는지 경쟁적으로 정성스럽게 동생을 보살폈다.
친실장은 그 광경을 보고,

(와타시의…마마가 가르친 방식은 잘못되지 않은 데스우……)

마음에 북받쳐 오르는 것을 느꼈다.

「마마? 왜 그러는 레치?」

「아무것도 아닌 데스.자, 뭐하고 노는 데스?」

「자동차씨가 좋은 레치」

자동차씨는 엄지실장이 장난감 자동차에 올라타고, 친실장이 그것을 뒤에서 미는 놀이다.

「좋은 데스.오늘은 조금 더 빠르게 하는 데스」

「레치! 더 더 하는 레챠!」

이윽고 엄지 실장이 지르는 소리에 두 언니가 일어나, 차를 밀기 시작했다.
친실장은 자실장들의 행동을 위험한 것 같으면서도, 믿음직스럽기도 하다고 느꼈다.
친실장은 멍하니 그 광경을 바라봤다.



현관에서 소리가 들려오자, 실장석들은 지금까지 몰두했었던 놀이를 중단하고 데스데스 테치테치거리며 현관으로 뛰어나갔다.
실장석들이 그렇게 마중하는 것은 누구에게도 배우지 않고, 자연스럽게 익힌 것이었다.

「그래, 다녀왔어」

주인인 남자는, 지친 표정은 감추는 듯이 미소를 지으며 언니 자실장을 안아 올렸다.
이어, 와타치도 와타치도 조르는 동생 자실장과, 엄지도 한 번에 안아서 욕실로 향했다.
여름이기에 주워 진 초봄과는 달리 주인이 돌아와서 가장 먼저 하는 것은 목욕하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주인이 땀을 흘리고 싶다며 지금까지 실장석들에겐 먼저 식사를 하도록 권했지만 자실장들은 물론 친실장도 주인과 함께 목욕하고 싶었기에, 지금 같이 된 것이다.

「주인님! 데굴데굴하는 레치!」

「데굴데굴 하고 싶은 테치!」

「언니는 어제도 했던 테치! 와타치가 하는 레치!!」

자들은 옷을 벗고, 욕조로 들어가려고 할 때 떠들어대기 시작했다.
사육 실장이 된 때부터, 그 실장 일가에겐 린갈(통역기)이 부착된 목걸이가 주어졌기 때문에, 주인은 일단 그녀들의 말을 이해할 수 있었다.

「글쎄…가끔은 너가 해볼래?」

뜻밖의 권유에, 친실장은 「뎃!?」하고 놀라, 무심코 똥을 지렸다.

「데…와타시는 괜찮은 데스.자들이 하게 해주고 싶은 데스」

「마마가 하는 테치!」

「맞는 말인 테치.주인님이 하라고 말하는 데치!!」

「하고 싶은 레치! 하고 싶은 레챠아앗아아아!」

엄지 실장이 세면대 위에 누운 다음 떼를 썼다.친실장은 엄지실장이 머리카락을 휘저으면서, 양 손발을 바동거리는 모양을, 보고 추하다고 느꼈다.
평소라면 친실장은 자식들이 버릇없게 말할 때마다 꾸짖었지만, 방금 전 자신이 「자식들이 하게 해주고 싶다」라고 말했기에, 기가 죽어 꾸짖을 수 없게 되었다.
주인은 기분 나쁘지 않은 것 같은 표정으로, 활짝 웃으며 흘낏 엄지의 상태를 보았다.

「테치! 버릇없게 굴면 안 되는 테치!」

「그런 테치.저녁시간 때, 데굴데굴하게 해줄 테니 참는 테치」

「레챠아아아아앗! 둘 다 할 거인 레치! 데굴데굴 하는 레챠!!」

언니들이 꾸짖고 달래기도 했지만, 엄지실장은 전혀 언니들의 말을 듣지 않았고, 결국 친실장은 체념하고선,

「적당히 하는 데스!!」

가볍게, 그러나 확실하게 통증이 전해지도록 엄지실장의 뺨을 때렸다.

「……레챠아아아-!! 마마가 때린 레치! 주인님! 마마가 때린 레치…레에에에엥!!」

그러나 남자는 엄지실장의 호소에 응답하지 않았다.그는 훈육에 관해서는 일절 관여 하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다.그리고 그 대신, 자식의 실패・실수는 친실장에게 돌아온다고 했다.
친실장도 그 사실을 알고 있기에 엄지실장을 꾸짖는 것이다.

「큰 소리로 떼쓰면 안 되는 데스! 주인님께 폐를 끼치는 데스」

친실장은 훈육시킬 때 자주 남자를 끌어들이곤 했다.
자실장들은 부모도 좋아했지만, 말할 것도 없이 주인님인 남자도 좋아했었다.
그리고, 식사와 목욕, 보금자리를 제공하는 것을 누가 하고 있는지 알고 있었다.
따라서 자실장들은 남자의 기분을 상하게거나, 미움 받게 되는 것을 두려워했다.
그렇기에 친실장이 훈육을 할 때 남자를 끌어들이는 재치가 먹일 수도 있지만, 동시에 친실장 자신이 강력한 억제력을 가지지 못하게 되었다.

실제로, 남자를 곤란하게 만들었다고 보인 엄지실장은 소리치는 것을 멈추고, 노골적으로 남자의 안색을 살핀 뒤 남자가 분노한 표정을 짓지 않는 것을 확인하고, 안심한 기색을 보이며 중얼거리는 것을 멈췄다.

친실장은 엄지실장이 그런 태도를 보이는 것에 신경이 쓰였다.

(이 자는 정말 아는 게 맞는 데스우?)

친실장은 직접 간청해도 주인이 수긍할 것이라고 여기며, 일단 사태가 정리된 것에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가만히 사태를 관망하던 남자에게,

「오늘은 여동생쨩이 해주게 하는 데스」

「테! 그래도 되는 테치?」

「이모우토챠(여동생) 잘된 테치」

「레치!?」

친실장은 자신의 제안이 엄지를 벌주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미간에 주름 잡힌 눈으로 친실장을 노려보는 엄지실장은 그저 자신을 괴롭히는 것일 뿐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오케이, 자」

그런 교환을 아는지 모르는지, 남자는 동생 자실장에게 2cm 직육면체를 꺼냈다.
자실장들이 데굴데굴이라고 부르는 그것은 소위 주사위다.
단, 여섯 면에 그려져 있는 것은 통상의 눈이 아니다.
1부터 4까지는, 눈의 색깔이 녹색으로 되어 있지만 이 이외에는 통상의 주사위와 다르다.
5와 6의 눈은 존재하지 않으나, 금색 가시가 달린 눈과 아무것도 없는 면이 존재했다.
전자(5)는 실장석이 좋아하는 음식인 별사탕을 본 딴, 대박을 의미했다.

「테에・・・챠아아아!!」

여동생은 기합을 넣고 주사위를 던졌다.그러나 그 기백에 반해 믿음직하지 못하게 뜬 주사위는 구르지 않고, 2의 눈을 보여주었다.

「테에…오네챠인 테치……어제도 오네챠였던 테치…」

「데스우…유감이었던 데스.내일 힘내는 데스.좋은 아이로 있으면 선택되는 데스」

1부터 4까지의 눈은 각각 가족에게 적용 되어있으며, 이번에 나온 2의 눈은 언니의 눈이었다.
그리고 목욕 때 당첨되었다는 것은,

「텟치〜! 엄청 큰 욕조 테치! 주인님과 함께인 텟〜츙」

가족용 대야가 아닌, 남자의 손에서 남자와 함께 목욕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했다.

주사위를 이용한 이 조치는 남자가, 자실장이 한없이 자신의 요구를 들어달라고 재촉하는 것을, 제한하기 위한 것이었다.
주인은 주사위를 흔들어 당첨된 자실장을, 그날만 특별 취급 해주었다.
물론 주사위를 사용하면 연속으로 같은 자실장만 걸릴 수도 있고, 전혀 선택되지 않을 수도 있었다.

그래도 남자는 따분한 나날을 보내는 실장석들이 가끔 변화를 통해 기쁨과 슬픔을 맛보길 바랬다.
친실장으로서는 자식들 모두 귀여워해주길 원했으나, 그러면 남자의 부담이 증가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주인을 생각하기도 했지만, 그 이상으로,

(나도 사랑해 주었으면 하는 데스우?)

자식뿐만 아니라, 자신도 특별한 대우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이 제도를 승낙했다.
자실장으로서는 불평불만도 나왔지만, 선택되면 우월감에 젖기도 하고, 주사위를 던지는 것 자체가 즐거운 일이라 생각하게 되어 곧바로 받아들이게 되었다.
주사위는 누가 흔들어도 같은 것이었으나, 자실장들은 자신들이 던졌지만 선택받지 못할 때만 단념했다.
그래서 자실장들은 경쟁적으로 다투게 되었다.
남자는 주사위를 던질 새끼를 고르는 것에 대해서는 특별한 규칙을 정하지 않았다.
그래서 이 같은 난장판이 벌어지기도 했지만, 그렇게 타협해나가는 것도 훈육하는 과정이라고 남자는 말했다.
주사위를 흔들 새끼를 남자나 친실장이 지목하기도 했지만, 자실장들끼리 양보하거나 상대방을 염려해줄 경우.
자실장 두 마리는 의외로 싸움없이,

「오네챠가 하는 테치.와타치는 어제 한 테치」

「이모우토챠가 하는 테치.이모우토챠가 하면 대박이 나오는 테치」

이런 말을 주고 받았다.
그러나, 엄지실장은 그렇지 않으며, 자신에게 시켜달라고 아우성치고, 던져서 자신의 눈이 안 나오면 한 번 더하게 해달라고 했다.
그때마다, 친실장과 언니들은 엄지실장을 어르고 달랬고, 엄지실장은 마지못해하면서 그 말에 따랐다.

(이 아이는 안 될지도 모르는 데스…)

친실장은 지금도, 엄지실장이 대놓고 원망의 눈길로, 주인에게 안겨 큰 욕조에 들어가 황홀해 하는 언니를 보고 있는 광경을 보며 그렇게 생각했다.

(이 아이에게는 마마의 교육방식이 듣지 않는 데스….이렇게 된다면)

친실장은 엄지를 보호할 때 주인과의 약속을 떠올렸다.

「알겠지, 확실하게 엄격히 훈육해야 돼.안 된다면, 공원에 돌려보낼 거니깐」

친실장은 모처럼 여동생이 생겼다고 기뻐한 언니들을 슬프게 하고 싶지는 않다.
어떻게든 하지 안 된다.그렇게 생각한 친실장은 목욕의 상쾌함도 느끼지 못하고 이후에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생각에 잠겼다.



저녁 시간 때도 주사위를 흔들었다.

「엄지챠 힘내는 태치!」

「맡기는 테치!!」

「알겠는 레챠! 오늘은 아마아마(달콤달콤) 레칫!!」

밥 먹을 때 던지는 주사위는 목욕할 때 던지는 주사위와 다르다.
그 주사위는 적색, 청색, 황색, 녹색으로 칠해져 있을 뿐인 면과, 역시 별사탕과 아무 것도 없는 면으로 이루어져있다.
엄지실장의 힘으로는 주사위를 던지기 힘들다.그렇기에, 엄지 실장이 주사위를 던질 경우 판이 되는 전용 받침대에서 전력으로 굴리게 된다.

「레……차아앗아아!」

엄지실장이 결사적으로 던진 주사위엔 황색의 눈이 나왔다.

「테…황색은 아마아마의 색인 테치!!」

「다른 데스우.저건 호박 밥의 색인 뎃스」

그렇다, 식사도 매일 같은 건 싫다, 그러나 맛없는 건 싫다고 새끼들(그보다도 엄지에 유도된 것이지만)의 의향을 내비쳐 식사 때도 주사위를 던지게 된 것이다.

「대박이 나오면 매일 별사탕이야」

남자의 말은 거짓이 없었다.
하지만 그곳은 확률의 세계.이 주사위 제도로 바꾸고 2주간, 별사탕에 맞은 적은 엄지가 던진 1회 뿐이었다.
원래 식사제도라면 주당 1회 별사탕을 받을 수 있었기에 지금 엄지가 던진 것은 실패라 말할 수 있다.

「레에……적어도 부루부루가 좋은 레치」

부루부루는 청색 눈이 나올 때 젤리이며 이것은 엄지부터 자실장까지 먹는 고체형 푸드 대용 먹이 이었다.
친실장은 만복감이 없어서 가능하면 흰색 보통 실장 푸드를 먹고 싶다고 때때로 원했었다.
참고로 적색은 당근, 녹색은 시금치가 반죽된 영양 실장 푸드로, 가장 인기 없는 건 당근 맛이었다.
엄지는 불평했지만 주사위를 던져 걸린 음식을 삐져서 먹지 않았을 때, 세 끼를 빼겠다고  한 것을 생각해내며 먹을 수밖에 없었다.

「호박맛은 좀 아마아마해서 맛있는 데스」

「와타치는 붉은 게 아니면 좋은 테치」

밥그릇에 각각 개별적으로, 신체의 크기에 맞춘 실장 푸드가 담겨졌다.

「……엄마만 가득한 레치」

「엄지쨩도 크게 되면 많이 먹을 수 있는 테치」

그 이상 엄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부러움을 넘어선 강렬한 시선을 뿜어냈고 친실장을 이를 계속 의식하게 되었다.


자기 전 실장석들이 잠깐 동안 주인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이때도 역시 주사위를 던진다.사용하는 것은 욕실과 같은 주사위다.
친실장에게는 이 순간이 가장 즐거운 때였다.
왜냐하면 주사위가 잘 던져져 자신이 선택되어지면, 주인에게 가득 응석부릴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과 달리, 응석부릴 대상이 달리 없는 어미에게는 식사나 목욕보다 지금 던지는 주사위에 대한 기대가 컸다.

「테에엣챠!」

언니가 혼신을 다해 던졌지만, 빈 면이 나왔다.
그러자,

「테에…」
「레에…」
「데에…」

다른 세 마리로부터 언니에게 한숨과 함께 차가운 시선이 쏠렸다.

「테…!? 와타치도 놀지 못하는 테치! 같은 테치!!」

흰색은 아무와도 놀아주지 않는다는 것이다.하지만 언니 자실장은 억울해하면서도, 누군가에 앞질러지지 않았다는 안도감을 느꼈다.
그러나, 역시 낙담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그 때부터 주인은 소파에 쉬면서 TV를 보게 되었다.
실장석들은 뭔가 관심을 끌면서 놀아달라고 하기 위해 춤추고 소꿉장난 같은 짓을 하나, 헛수고로 끝났다.
언니와 동생 자실장은 일찌감치 단념해, 둘이서 공놀이를 즐겼다.
친실장과 엄지실장은 섭섭한 듯이 TV를 노려보았다.



작은 기쁨과 작은 낙담, 그것에 조금 질투를 섞은 채 날이 지나갔다.
여름 중반이었기에, 친실장이 창밖으로 공원을 바라보면 한 곳에 쌓인 동족의 시체가 보였다.

「올해는 굉장히 더우니깐 말이야」

들실장 그대로라면 자신은 살아남을 수 있을지 모르나, 아이들은 무리였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하면서 친실장은 주인의 말을 듣고, 다시 한 번 길러지게 되어 다행이라고 생각하였다.


그날, 봄이라고는 하나 아직 물과 바람은 차가웠다.그래도 친실장은 어머니의 가르침에 따라 목욕과 세탁은 빼놓지 않았다.
불평을 하는 자들을 달래고, 몸을 씻길 쯤 남자가 왔었다.

『올래?』

남자는 단지 그 말만 했다.본래라면 친실장도 쉽게 따라가지 않았을 것이었다.
하지만, 남자는 이틀 전에도 그 실장 일가의 곁에 나타나, 그렇게 유혹했었다.
처음엔 친실장은 역시 거절했으나, 두 번째에는 마음이 흔들리게 되었었다.
전에 선물로 두고 간 별사탕이 독이 든 것이 아닌 진품이었다는 것도 친실장의 마음을 움직이게 되었다.

『잘 부탁드리는 데스』

그리고 친실장은 각오했었다.



친실장은 그날과 똑같이 목욕탕에서 세탁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자신의 옷과 속옷만 세탁했다.
친실장이 세탁을 하게 된 계기는 원래 주인님이 세탁하고 있던 것을, 친실장이 한가롭게 시간을 보내는 것이 아깝다고 느껴져, 솔선해서 시작한 것이다.
친실장은 공원에서 보내던 시대에도 가능하면 옷을 깨끗하게 빨도록 유의하고 있었다.그리고 잘 세탁하면 어머니께 칭찬받았었다.
그리고 지금 또, 친실장은 인간인 주인에게 칭찬받겠다고, 나름대로 생각해 이 행위를 하고 있는 것이었다.
요즘 친실장은 아이들도 자신을 모방하게 되어 기뻐하는 한편 뒤처리가 큰일이라는, 실장석답지 않은 평온한 고민도 했다.
그러나 보통 실장석과 같은 고민도 했다.
그것은 엄지실장에 대한 것이다.
언니들이 욕실에서 열심히 세탁하는 흉내를 낼 때, 엄지는 비누를 뜯어 뱉거나, 스폰지 위에서 날뛰며 놀고 있었다.

「너는 세탁하지 않는 데스?」

친실장은 완곡히 세탁하라고 말했으나,

「레? 마마가 하는 거 아닌 레치? 마마, 첨벙첨벙 정말로 좋아하지 않냐는 레치.내 것도 해도 되는 레치」

엄지는 세탁에 전혀 흥미를 보이지 못할망정, 어미에게 떠넘기고 있었다.
진짜 자식들은 서투르면서도 더러운 것을 씻어낸 속옷을 부모에게 자랑스럽게 보이고 있었다.
친실장이 자실장들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칭찬하자, 자실장들은 마마・마마 응석부려왔다.

그러자,

「와타치도 쓰담쓰담하는 레치」

어느덧 엄지 실장이 친실장 곁에서 , 친실장의 스커트 자락을 끌어당기고 있다.

「데에……이건 세탁을 해서 얻은 상인 데스.잘 세탁하면 쓰다듬어 주는 데스」

「레치? 첨벙첨벙은 마마가 하는 것 레치.그런 건 됐고 쓰담쓰담하는 레치」

「안 되는 데스.쓰다듬길 원하면 세탁하는 데스」

「……레챠앗아아아! 쓰담쓰담하는 레치! 하는 레치이이아아아앗!」

너무나 방약무인한 행동에, 언니들은 어머니에게 안기면서 멍하니 엄지를 쳐다보았다.
세탁은 즐겁다.마마에게 칭찬받는다.쓰다듬어준다.잘 세탁하면 되는건데.
자실장들은 그렇게 생각하면서 엄지가 왜 이런 간단한 것을 모르는지, 서로의 얼굴을 마주보며 의아해했다.
그리고 그 순간 친실장은 각오하게 되었다.
(이 자와는 작별할 수밖에 없는 데스우…)



그날 저녁 시간, 친실장은 언제 말할까 망설이고 있었다.

「뭔가 말하기 어려운 일이 있는 거니?」

「뎃!?」

그러자 귀가하고 나서 친실장이 계속 안절부절 못하는 것을 본 남자가 먼저 재촉하게 되었다.

「…실은……말하기 어려운 게 있는 데스」

친실장은 진작에 식사를 마치고 졸린 듯한 표정을 짓고 있는 진짜 자식 2마리를 불렀다.
엄지는 자신이 주사위를 흔들어 나온 당근 실장 푸드를 마음에 안 들어하며 떨떠름한 표정으로 조금씩 푸드를 갉아먹고 있었다.
엄지는 남자 앞에서 날뛰는 기색을 보이지는 않지만, 불만을 숨기려고도 하지 않았다.
그런 친실장의 시선을 알아차렸는지, 남자가 엄지를 보고,

「한계인 거니?」

「데스우……한심한 이야기인 데스…마마처럼 가르치지 못한 데스…」

「그러게, 언니 쪽은 잘 훈육되었는데 말이야」

「약속…지키지 못한 데스우」

새끼들은 느닷없이 시작된 대화의 내용을 이해할 수 없었다.
다만, 오가는 음성과 표정을 보고 매우 중요한 일을 말하는 것이라 느꼈다.

「그럼, 괜찮겠지?」

「……미안한 데스」

「사과하지마, 이건, 내가 봐도 분충이니까」

라고 말하며, 남자는 쭈그리고 앉아 엄지를 집어 올렸다.
갑자기 들어 올려진 장본인은, 허공에 매달려 레챠레챠거리며 날뛰었다.

「어이, 잘들어라」

「빨리 내리란 레치! 아직 식사 중인 레치!!」

「지금부터 너는 버려질 거야」

「그런 건 아무래도 좋은 레챠아아아앗아! 빨리 내려…레? 뭐라고……한 레치?」

엄지가 친실장을 바라보면, 친실장은 두 명의 언니를 양손에 끌어안으면서, 귓가에 무언가 속삭이고 있었다.

「데스…엄지쨩은 나쁜 아이니깐 버릴 수밖에 없는 데스…」

「테에……불쌍한 테치」

「마마, 용서해줬으면 하는 테치」

「너희들은 상냥한 아이 데스우…그래도 이건 주인님과의 약속인 데스우…」

「레치!?」

엄지실장은 귀를 의심했다.
지금까지 친어머니처럼 돌봐준 존재가 간단히 자신을 버린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그런 것은 싫다.
엄지는 들실장 시절 기억을 거의 잊었으나, 변변치 않았다는 건 기억하고 있었다.
엄지는 배를 가득 채워주는 밥도, 목욕도, 장난감도 없는 생활은 생각할 수 없게 되었다.

「레…주인님…?」

「원망한다면, 자신이 분충으로 되어버린 것을 원망하도록」

「렛!? ……레, 레, 레…레〜츙」

가장 권력 있는 인간에게 끝을 선고받은 엄지실장은 견디지 못해 아양을 부리고 말았다.
그것은 실장석에게 숙명적으로 할 수밖에 없는 행위이자 다가올 미래를 결정짓게 하는 행위였다.
아양을 부리는 것을 본 남자는 노골적으로 얼굴을 찡그리며 손에서 엄지를 떼어냈다.
테이블까지 50cm 정도의 자유낙하가 일어났다.
낙하 중인 엄지는 물론, 옆에서 지켜본 실장석들도 시간이 멈춘 것처럼 밋밋한 표정을 지었다.
시간이 움직인 것은 엄지 실장이 마루에 착지해, 부러진 다리의 통증으로 비명을 지른 뒤였다.

「레뺘아앗아앗아!? 발, 발이 아파 아픈 레치야아! 칫치야앗아!!」

갑자기 내습하는 격렬한 통증에 엄지실장은 기절했다.
엄지는 머리를 휘저으면서, 양손 양발을 움직이며 일어났다.엄지의 부러진 다리는 관절 두개 정도 늘어난, 각도로 휘둘러졌다.
엄지는 날뛸 때마다 책상에 내동댕이쳐진 다리가 더 아파짐을 느꼈지만, 패닉상태에 빠져 그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아픈 레챠!? 레꺄아앗챠아아? 아픈 레치! 레꺄앗! 챠아앗앗앗아!!」

점점 화려하게 몸부림쳤다.
엄지의 속옷은 봉긋이 솟아오르며, 갑자기 악취를 발하기 시작했다.

「어이, 똥 지린 거냐…」

남자는 그 행위가 실장석이 거의 반본능적으로 하는 반사행동이라고 알고 있었지만, 오랜만에 실장석이 빵콘한 모습을 보게 되자 냉엄한 표정을 짓게 되었다.

「이기이이앗앗아! 아퍼 - 아픈 레츄앗앗! 마맛! 도와 레치 마마아!!」

엄지실장은 낼 수 있을 만큼 큰 소리로, 온몸을 젖혀, 목청껏 울부짖었다.
엄지의 부러진 다리는 찢어져서 피를 흩뿌렸고, 엄지는 색깔 있는 눈물과 땀 그리고 입가에 거품을 물고 있었다.
이에 다른 3마리는 멍한 상태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엄지챠……? 테…?」

「마…마?」

동생쪽이 옷자락이 끌어당기자 친실장은 점차 눈의 빛을 되찾았다.

「데…데에에엣에엣에!? 주인니임!?」

「아아, 미안 미안 아양 따위를 하니깐 손이 미끄러져버렸어」

남자의 어조는 자실장들이 놀아달라고 할 때 간곡히 거절할 것과 비슷했다.
그것은 엄지실장의 추태가 특별히 신기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란 걸지도 모르겠다.

「그러고 보면」

남자는 엄지실장이 아직 비명을 질러대는 모습을 보며,
정말 지긋지긋하다는 표정을 짓고 이렇게 말했다.

「시끄러운 놈이네, 너는」

「레쿳!!?」

닫혀 있다가 넓혀진 엄지의 입에, 엄지실장이 먹다 남긴 붉은 푸드를 억지로 비틀어 넣어졌다.
그 둔한 소리는 턱이 빠지는 소리였을까.순간 실내는 조용해졌다.

「정말, 아양같은 쓸데없는 짓만 안 해도 사지 멀쩡하게 나갈 수 있었을 텐데」

친실장은 어디까지나 상쾌한 어조로 말하는 남자에게, 대답을 할 수 없었다.

「주, 주인님…지금 버리러 가는 데스?」

공원에서 걸을 수 없는 자실장은 길거리에 있는 돌맹이 이하의 덧없는 존재다.
그렇기에 친실장은 엄지를 그대로 내보낼 거라면, 지금 당장 편하게 해주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한 것이다.

「뭐 약속했으니 말이야」

「이대로라면 엄지챠는 살지 못하는 테치…」

「용서해주시는 테치」

자실장들은 겨우 빵콘했는지 조금 흘러내린 속옷을 의식하면서 주인에게 간청했다.
엄지실장의 버릇없이 행동한 것이 지금까지 점점 심해졌음에도 불구하고도 말이다.
그리고 자실장들이 간청한 것은 엄지가 분충인 것을 곧 고칠 수 있다고 자신들의 어머니에 대한 절대적인 신뢰가 있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마마의 말을 듣고 있으면 괜찮은 데스우』

『언젠가 사육실장이 될 수 있는 때가 오는 데스우』

그 말에 거짓은 없었다.엄지쨩은 조금 해이해졌을 뿐, 다음은 괜찮아질거라고, 자실장들은 생각했던 것이다.

「너희들……너희들은 정말로 좋은 아이 데스우…!」

친실장은 이제 자실장들이 어엿하게 자랐다고 감개무량해 했다.

(앞으로 이 자들을 키워, 행복하게 되는 데스!)

남자도 자실장들의 호소에 만족하는 미소를 띠면서,

「뭘, 잘 돌봐주는 너희들이 있으니 괜찮겠지?」

라고 말하자,

「데스! 우리들이 있으면 엄지쨩도 괜찮…은……뎃스?」



친실장은 불온한 단어를 듣고 말을 점차 못하게 되었다.
함께.엄지와 함께.
어떻게 된 것인가.버리는 것은 엄지뿐만이 아니었나.
친실장은 부족한 지능으로 어떻게든 그 말의 의미를 편리하게 이해하려고 애썼다.

「말했잖아, 확실히 그리고 엄격히 훈육하라고.그렇게 안 되면, 공원으로 되돌려 보내겠다고」

남자는 확실히 그렇게 말했다.애매한 실장석의 기억력으로도 그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라고 알 수 있었다.
하지만 그것은 엄지실장만 해당 되는 것이 아니었나.
자신들은 아무 실수도 하지 않았다.물론 진짜 자식들도 말이다.
친실장은 그렇게 생각하며 조심조심 주인에게 물어보았다.

「주, 주인님 그것은 어떤 의미…데스?」

그리고 가능하면 자신이 잘못들은 것이라고, 또는 남자가 말실수한 것이라고 바랐다.

「그래, 너희들도 준비하라고.오늘 밤부터는 공원 생활을 해야 되니깐 말이야」

남자는 상냥하게 수건이나 장난감 등은 가져가도 좋다고 말했다.

「데엣스!?」

「테? 마마아 어떻게 된 테치?」

「테…테…테…」

여동생 쪽은 한 가지 이해하지 못한 것이 있는 모양이었으나, 언니 쪽은 이해한 모양이다.
언니 자실장은 딱딱 이빨을 부딪히며 입술을 부르르 떠는 동시에, 성대하게 빵콘했다.

「데즈아!? 뭐하는 데스우!! 똥은 화장실에서 누라고 말하지 않았던 데스!!」

「아아, 괜찮아 괜찮아.이제 마지막이니깐, 너그럽게 봐줄게」

남자는 엄지실장을 플라스틱 양동이에 쳐넣고, 더러워진 마루를 닦았다.
엄지는 목이 막혀 가사상태에 빠져있었다.그렇기에 엄지에게선 작은 신음 소리조차 들리지 않았다.
남자의 행위가 평소와 다르지 않다는 사실은, 한층 더 친실장을 괴롭게 만들었다.
친실장은 실수를 꾸짖거나, 비록 억지로 혼난다고 해도 납득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 상황은 납득할 수 없었다.

「어째서인 데스우! 우리들은 달리 밖에서 살아날 방법이 없는 데즈!」

친실장은 흐느끼면서 쏟아지는 눈물때문에 말을 더듬거리며 호소하게 되었다.

「진정해 진정하라고, 알겠다고」

남자는 친실장의 눈물을 걸레로 훔치고, 코를 풀어주었다.그리고 자실장들에게 돌아간 듯이 데승데승 흐느껴 우는 친실장의 이마를 부드럽게 어루만져주었다.

「데스우…」

「나는 확실히 훈육하지 못하면 공원으로 돌려보낸다고 말했었지?」

「데에에……말했던 데스.그래도 그건 엄지쨩만 해당되는 게 아니었던 데스?」

「이봐 저 아이를 훈육하지 못한 분충을 집에 내버려둘 수 없잖아?」

(지금 뭐라고 말한 데스? 분충 데스? 누가 분충인 데스? 분충은 마마가 가르쳐 준 대로 슬프게 만드는 데스.
그래도 분충은 이곳에 없는 데스.나도 자식들도 모두 좋은 아이인 데스우.그래도 훈육하지 못한 놈이 분충이라고 주인님은 말한 데스.
엄지쨩을 가르치지 못한 것 나인 데스? 그럼 내가 분충 데스? 분충…분충……분충………)

남자는 고개를 숙이며, 데스데스 소리내고 있는 친실장을 개의치 않게 여기며 계속 말을 이어나갔다.

「너는 쓸데없는 걸 말한 거라고.자신의 아이만 있었다면 조금이라도 이 집에 길게 머물 수 있었을 텐데」

그 때, 여동생 자실장이 마루에서 살짝 녹색 자락을 끌어당기며 남자 곁에 섰다.

「주인님, 팬티를 바꿔주길 바라는 테치」

이곳에 온 뒤로, 자실장은 빵콘에 대한 지식이 없었기에 습해진 속옷을 기분 나쁘게 여기고 있는 것이었다.
사정을 잘 이해하지 못한 여동생은 천진난만하게 남자에게 어리광을 부렸다.

「덜렁이구나 너는」

「텟츄〜웅!」

칭찬받았다고 생각했는지, 여동생 자실장은 그 자리에서 몸을 한 바퀴 돌렸다.
그러나 초록색으로 물든 속옷이 무거운 탓이었는지, 여동생 자실장은 균형을 무너뜨리고 엉덩방아를 찧었다.
촤악이란 소리를 내면서, 자실장의 무게에 의해 속옷 사이로 초록색 똥이 새어나왔다.

「하핫 역시 분충이구나」

「아닌 데쟈아앗앗아!!」

친실장이 소리 질렀다.친실장은 미간에 주름을 잡고, 얼굴을 새빨갛게 한 뒤 남자를 향해 소리쳤다.
「이 자들은 분충따위가 아닌 데스우웃!! 좋은 아이들인 데에엣스! 슬픈 일을 당하게 하지 않는 데샤아!!」

친실장은 매섭게 뛰어 주저앉은 여동생 자실장에게 다가가서, 자신의 등 뒤에 숨기고 남자를 째려보았다.

「마마…주인님에게 샤워시켜달라고 하면 되지 않는 테치」

「넌 조용히 하는 데스웃!!」

「오 오, 갑자기 본성을 드러낸 거야? 역시 들실장은 들실장이네.어느 정도 생각이 있는 줄 알았지만 결국 분충이였구나」

남자 싱글벙글하게 말했다.그리고 친실장을 쓰다듬으려 손을 뻗었으나,

「테갸아! 손대지 마는 뎃스! 아이에겐 손가락 하나 못 대게 하는 데스!!」

이런 이런거리며 남자는 탄식했다.
그리고 한번 부엌에 들어갔다가 나온 뒤, 편의점 비닐봉투를 가지고 실장 가족의 잠자리로 향했다.
강아지용 울타리에 쌓인 곳은 거실의 한 부분이었다.평소라면 그곳은 남자조차 침입할 수 없는, 실장 일가의 절대 성역이었다.
남자는 그곳에 어려움 없이 발을 내디뎠다.

「뭘 하는 뎃스!!」

친실장의 물음에 답하지 않고, 남자는 뒹굴고 있던 스폰지 공과 장난감 자동차, 아이들이 잠자리에 쓰는 수건 몇 개를 적당히 봉투에다가 집어넣었다.

「손대지 마는 데스우우! 그건 우리들의 집인 데즈우우!」

「지금까지는, 말이지.오늘부터는 그렇지 않다고」

「테에에에엥! 싫은 테치! 공원으로 돌아가는 건 싫은 테치!!」

언니 자실장은 부풀어 오는 팬티를 임시로 올리고 그렇게 외치기 시작했다.

「테? 오네챠 공원에서 살게 되는 테치?」

「모두 버려지는 테치! 와타치들은 버려지는 테챠아아아!!」

「텟!?」

이제 와서 언니의 말을 듣고 사태를 알게 된 여동생은 화려하게 똥을 지려댔다.

「왜인 테챠앗!? 와타치 계속 좋은 아이였던 테치!!」

왜 왜라고 여동생은 언니에게 물어보았다.그러나, 언니도 쇼크때문에 잘 설명하지 못하고 테치테치거리며 의미 없는 소리만 낼 뿐이었다.
한편 친실장은 완전히 깨끗하게 정리될 거주공간에서 맹렬히 항의의 목소리를 높이면서, 남자의 다리를 탁탁 두드리고 있었다.

「왜 이러는 데스우! 너무한 데스우!! 드디어 마마의 마마부터 꿈꿔온 사육 실장이 된 데스! 버리지 말아주었으면 하는 데스우!!」

필사적인 모습으로 친실장은 열심히 자신의 거주공간을 지키려고 저항을 거듭했다.
친실장은 자신이 빵콘하고 있다는 것도 모른 채, 매달리면서, 손재주 없는 손을 올려 호소했다.
어제까지, 그리고 조금 전까지 흔들리지 않았던 지위와, 희망이 사라져 갔다.

「왜인 데스우! 좋은 아이로 있었던 데스! 버릇없는 말도 하지 않은 데에스!! 주인님도 즐겁게 웃어주셨던 데스우우우!!!」

남자는 모든 짐을 봉지에 담자, 그것을 친실장에게 내밀며 빙긋 미소 지었다.
친실장은 남자가 변함없는 태도로, 미소 짓는 것에 공포를 느꼈다.
그리고 남자가 무엇을 해도 이 표정을 지은 것을 생각해냈다.
자신이 첫 목욕에 감격해 욕조 내에 똥을 흘릴 때에도, 실장 푸드에 흥분해 대식했을 때도.
엄지실장의 불의의 사고로 다치게 한 지금도.
그리고 담담하게, 남자는 반년 가까이 살아온 실장 일가와의 연결을 깨끗이 정리해버렸다.
마치 그것은 기계처럼 또는 극히 당연한 작업을 행하는 것처럼 말이다.

「너는 똑똑하면서도, 바보인 모양이네.자신이 완전한 사육실장이라고 생각해서 그런 걸까나」

「데? 그건 무슨 말인 데스?」

「나는 한 번도 길러주겠다고 말한 적 없어?」

『올래?』

확실히 남자가 말한 것은 그것뿐이었다 .
실장석은 그것이 '길러주겠다'라는 것과 같은 뜻이라 생각했었지만 말이다.

「뭐, 뭘 말씀하시는 데스!? 우리들은 주인님에 사육…」

「너는 의문을 갖지 않았을 뿐이야.사육실장이 필수적으로 가지고 것은 너희들은 가지고 있지 않잖아?」

「그…그런 건 없는 데스!」

정기적으로 나오는 식사, 따뜻한 목욕탕, 안전한 잠자리.
아이들이 건강히 성장하고, 상냥한 주인님이 놀아주는 것.
이것이야 말로 사육실장이란 거 아니었나.

그러나, 그 감정과 다른 별도로 콕콕 무언가가 친실장의 가슴속에서 움직였다.
무엇일까.

TV에서 본 사육실장을 소개 프로그램을 생각해보자.
TV 안의 실장석들은, 밥이 맛있고, 목욕이 기분 좋다고, '주인님 정말 좋아'라고 말했다.
그렇다, 매회 오분정도하는 소개 마지막에 주인님에게 [이름]으로 불려진 실장석들은 너무나 행복해 보였지,

「……데?」

「어때 생각해냈어?」

「주인님이 나를 부를 땐…」

「너, 라고 했지」

「자식들을 부를 때도…」

「너, 라고 불렀지.알기 쉽게 머리를 쓰다듬어 줬었는데」

「……나의 이름은 뭐인 데스우?」

친실장은 몸을 조금씩 떨기 시작했다.

「없어」

「데…? 하, 한 번만 더 부탁하는 데스」

「없어」

「없어, 그런 이름인 데스?」

「착각하지마라, 너는 집에 오고 나서도 계속 이름이 없었다고」

「거짓말인 데스……」

「그럼 좋겠지만 말이야」

남자가 거칠게 친실장의 두건 위를 쓰다듬는 감촉은 변하지 않았다.
친실장은 뒤돌아 2마리의 자식들을 보았다.
자실장들도 믿기 어렵다는 표정으로, 그저 입을 벌리고 부모 쪽을 쳐다보았다.

「…뭐였던 데스우」

「응?」

「이러면, 지금까지 행복했던 생활은 뭐였던 말인 데스우우우!!?」

「그건『올리는』기간이야」

친실장이 목소리를 짜내서 물어보자 그렇게 남자는 선뜻 대답했다.
학대의 기초 중 기초, 올리고 떨어뜨리기.그 전 준비기간을 '올리는'이라고 말한다.

「사실 좀 더 있으면, 그 분충은 주사위를 방패삼아 버릇없이 행동했을 텐데」

남자는 말했다, 주사위에는 그 면마다 차이가 있는 것이 특색이다.
대박이 되면 특별하다.
실장석은 대박이 되면 무엇이든지 이룰 수 있다고 착각해서, 분에 넘치는 요구가 통하지 않으면,

『데굴데굴 하는 레치! 아마아마가 나오면 별사탕을 내놓는 레치!!』

등 같은 말을 꺼낸다.
그리고 그 시기가 지나면『먹이 빼기』나『데코핀(딱밤)』부터 시작해서, 『옷 몰수』나『앞머리 면도』등을 추가해나가, 어느 샌가 즐거운 주사위 던지기가 고통스러운 것이 된다는 것으로 남자를 말을 마쳤다.

「이번에는 네가 열심히 했으니까 그렇게 되진 않았지만.대신 포상으로 살아있는 상태로 돌려보내줄게」

「또 너라고 부른 데스우! 그런 포상은 필요 없는 데수우웃!! 이름을…이름을 붙여주길 바라는 데스우……」

외침은 울음소리로 변했다.
친실장은 힘없이 털썩 거실 바닥에 주저앉고 완전히 탈진해버렸다.
자실장들도 흔들흔들 빨려 들어가는 듯이 친실장의 곁으로 다가왔다.

「마마아…우리들은 사육실장이 아니었던 테치?」

「와타치 나쁜 아이었던 테츄? 하지 말아야 하는 일을 해서 버려지는 테치?」

자실장들은 아직 자신들의 처우를 이해하고 있지 못했다.
혹은 이해하려 하지 않으려고 하는 걸지도 모르겠다.어찌되었든, 부모도 인간도 자실장들을 책망하지 않았고 친실장은 그저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이 아이들은 정말로 행복하게 될 아이들인 데스…한심한 마마를 용서하는 데스)

「어쩔 수 없네」

남자는 웃었다.지금까지의 미소와 달리, 그 웃음은 추악한 타인을 비웃은 것이었다.

「뎃스?」

느릿하게 고개를 든 친실장에게 남자는 2cm 직육면체를 내밀었다.

「대박이 나오면, 이름을 붙여줄까? 뭐 나오지 않으면 이대로 공원으로 가는 게 나았을 거라고 생각할 정도로 만들어주겠지만」

「……할 거인 데스」

친실장은 즉답했다.
친실장은 이제 자신들이 공원에서 살아갈 정도로 강하지 않고, 타락해버렸다는 것을 자각하고 있었다.
그리고, 친실장은 잊지 않고 있었다.이 인간이 얼마나 샹냥하게, 자기들의 시름을 덜어주었다는 사실을 말이다.
다시 한 번, 이름을 가진다면 더 깊은 애착을 가지게 되지 않을까, 이번엔 다시 시작할 수 있지 않을까.
이번에야말로 진정한 사육실장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친실장은 그렇게 생각하자 자신이 받은 주사위가 상당히 무거운 것 같다고 느끼게 되었다.















「그만두는 데엣스!? 던지면 죽여 버리겠는 데에스!!」

「아마아마 원하는 테치.마마따윈 모르는 테치」

자실장은 주사위를 던졌다.
그것을 말리며 화낸 것은 독라 실장이었다.
독라 실장이 유일하게 몸에 차고 있던 목걸이는, 줄에 묶여 독라 실장을 방구석에서 움직이지 못하게 했다.
그렇지않아도 독라 실장의 다리는 불에 구워져 박살났기에 제대로 움직일 수 없었다.

「테에…또 실패한 테치.오네챠 제대로 던져보는 테치」

「미안한 테치.그래도 다음엔 성공해 보이는 테치.그래도 구더기쨩을 맘마로 먹는 테치」

던져진 주사위는 자실장의 그림이 표시된 면을 보였다.

「기이이이! 또 나의 자를 먹는 데스우우우!? 안 되는 데스우우 절대 용서하지 않는 데샤아앗앗앗!!」

남자는 그런 친실장의 소리가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여기며, 타바스코 소스를 가지고 친실장에게 다가갔다.

「오지마아아아! 오지말라는 데에에엣에에스!!」

성대하게 똥을 흘리면서 벽으로 뒷걸음친 독라에게선, 과거에 있던 상냥함을 조금도 찾을 수 없었다.

「자자, 아이가 배고파하잖아」

남자는 단단히 독라의 얼굴을 누른 다음, 타바스코 병을 '이래도 저항할테냐'라는 것처럼 흔들었다.

「데까야앗아앗!!」

저실장들이 동시에 태어났다.

「렛레뺘!?」

「레피!」

환희의 소리도 내지 못하고 저실장들은 자실장들의 입으로 들어갔다.

「역시 구더기쨩들은 꿀맛인 텟〜츙」
「마마도 먹을 테치?」

자신의 자매를 망설임 없이 먹는 자식들 곁엔 마마라고 불려진 독라는 없었다.
독라는 안구에 닥친 격통 때문에 나가 쓰러진 상태였다.

「마마는 지금 바쁜가보구나」

「테에…유감인 테치」

「똥 나오는 테치!」

여동생 자실장이 갑자기 일어서더니, 독라가 있는 방구석 반대쪽으로 향했다.
거기에는 좀 큰 과자 통이 파란색 시트위에 놓여있었다.
자실장이 깡통 가장자리에 앉아 속옷을 내리고 쭈그릴 때, 그 깡통 안에서 비명이 들려왔다.

「레히이이이이! 이제 똥은 싫은 레치!! 마마아! 마마아브게보로보보보보보붸에」

두 손발을 잃고 똥통 안에서 굴러다니고 있던 것은 과거 엄지실장이었던 것이다.
엄지실장은 지금 친실장과 같이 옷과 머리카락을 뺏기고, 자실장들의 화장실 겸 놀이기구만으로서 존재가 허용되었다.

「가득 나온 테치!」

아장아장 여동생 자실장이 남자가 있는 곳에 돌아온 다음.

「주인님, 노는 테치!」

「뭐야 이제 밥은 다 먹었니? 뭐하고 놀까?」

「데굴데굴 하는 테치!!」

노는 내용을 주사위 던지기로 결정하겠다고 주장했다.

「와타치가 던지고 싶은 테치!!」

언니 자실장은 먹다만 저실장을 어머니였던 것에 던지고, 남자에게로 달려갔다.

「하하핫, 둘이서 사이좋게 던지렴」

「테치!」 「테츙!」

실룩실룩 경련하는 독라는 몽롱한 의식 안에서, 열심히 소리쳤다.

(그만 두는 데스우…이제 아픈 건 싫은 데…스……)

독라는 강제출산으로 체력이 고갈되었기에 이제 더 학대당하면, 버틸 수 없을거라고 느끼고 있었다. 이젠 학대하지 않을 줄 알았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주사위는 던져진다.

「오, 나무젓가락.꽤 좋은 게 걸렸네」

남자는 도시락에서 나무젓가락을 적당한 길이로 부러뜨렸다.
자실장들은 찌그러진 단면이라고도 부를 수 없이 날카롭게 부러진 끝을 앞으로, 평평한 부분을 옆에 안은 자세를 취했다.

「돌격 테츄!」

「츄츙!!」

독라는 아픔을 느꼈다.
독라는 그 순간을 외면하면서, 사각으로 잘려진 하늘을 보았다.
독라가 친실장이었을 때 항상 밖을 내려다보고 있었던 창가.독라는 그 창가를 올려다보는 위치에 있었다.

'밖은 아직 더울데스'

독라는 복부에 느껴지는 열기를 잊기 위해, 옛날 그 공원의 모습을 떠올리려 애썼다.




-끝











 퍄퍄 명작



 제목의 루비콘 강은 카이사르가 군사를 이끌고 건너면서 '주사위는 던져졌다' 라는 말이 나온 지명임.


댓글 9개:

  1. 눈물나는 명작인데스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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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분수를 모르는 실장의 말로인데스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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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역시 도박은 좋지 못한 데즈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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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데에? 이름을 붙여주는 조건의 주사위 부분에서 조금 짤린거아닌데스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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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짤린게 아니고 어느정도 시간이 경과했는데 그 과정을 생략하는 기법을 사용한 것인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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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쓰레기 같은 분충들이 화목하고 다정한 가족인척 해봐야 본성이 드러나면 저렇게 되는거인 레후. 독라 자판기가 된 것도 감사하게 여기는 레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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