냠냠쩝쩝


오후 8시.
집에 돌아와서 맨 처음 하는 일이라고 하면 우선 TV의 전원을 넣는 것.
그리고 즉시 옷을 벗고 욕조에 물을 튼다.
물이 차는 걸 기다리는 동안 TV 를 보며 시간을 때우다가 물이 다 차면 즉시 다이브.
이 순간이 하루 중 제일 기분이 좋다.

물론 예의에 어긋난다는 건 알고 있지만
이것만큼은 어린 시절부터 아무리해도 고쳐지질 않는다.
욕조에 뛰어들어서 딱 십초 후에 나와서 몸을 씻는다.
그리고 다시 다이브.

이걸 할 때마다 어릴 때에도 공중목욕탕에서 다이빙하다 어머니에게 혼났던 기억이 난다.
그러나 아직도 고치질 못하는 걸 보면 역시 나는 덜 된 놈이라는 걸 재인식하게 된다.
그러나 이 쾌감의 앞에서 그런 건 하찮은 일일 뿐이다.

잠시 후에 욕조에서 나온다.
대충 몸을 닦고 일단 팬티를 입은 뒤 얇은 티셔츠를 걸친다.
그리고 오늘 두 번째 즐거움의 준비를 한다.

먼저 냉장고에서 누전식품의 [무균자실장] 진공팩을 꺼낸다.
한 팩에 5개 들이 이백엔.
사회인으로써는 신출내기인 나에게 있어서 딱 적당한 가격이다.
돼지고기, 쇠고기, 닭고기와 비교하면 맛은 떨어지지만 씹으면 씹을수록 번지는 독특하고 싶은 감칠맛이 사람을 매료시켜 벗어날 수가 없다.....
아니, 나만 그런 걸지도 모르지만.

진공팩의 끝을 가위로 깔끔히 잘라낸다.
안에 동봉되어 있는 위석 주머니를 꺼내고, 자실장들을 그릇에 담는다.
그건 그렇다치고 머리털에 옷을 입은 실장석에 익숙한 탓인지 독라인 이놈들은 정말로 초라하게 보이는구만...
뭐 실제로는 근처의 자실장보다 살이 토실토실하지만...
그런 걸 생각하면서 전기 포트의 끓는 물을 그릇에 붓고 씻어낸다.

[테햐아아아아아!!]

오, 한 마리가 깨어났다.
그러자 이어서 [테...테햐아아아아!!] 하고 다른 네 마리도 차례차례로 정신을 차린다.
그리고 하나같이 끓는 물이 뜨겁다고 비명을 지르는데 그 비명이 시끄럽기 이를 데 없다.
물론 방지용으로 위석을 일부러 동봉하여 언제라도 숨통을 끊을 수 있게 해놓은 거지만 뭐 나는 학대파는 아니라서 씻기만 하면 되지 죽일 필요까지는 없다.
나도 참 상냥하구만, 정말로.
그런 걸 생각하면서 젓가락으로 굴려가며 뜨거워서 날뛰는 자실장들을 씻어간다.

일단 씻는 게 끝나면 물을 버린다.
다 씻은 자실장의 피부는 뜨거운 물에 불어서 하얗게 변색되어 있다.
거기에 탄력을 주기 위해서 보울에 다시 찬물을 붓는다.
자실장들은 뜨거운 물에 거의 죽어가고 있었지만 냉수가 기분이 좋은지 [테휴-웅♪] 하고 기뻐한다.
아픔따위 0.5 초에 잊어버리는 모양이다.
그건 그렇고 이빨이 없는 탓인지 우는 소리가 구더기랑 비슷해서 웃긴다.

[테후테후테휴테휴~] 하고 시끄러운 자실장을 잠시 내버려 두고 후라이팬을 꺼내 불에 올린다.
잠시 달구고 식용유를 적당량 투입.
기름이 빠짐없이 골고루 퍼지도록 팬을 움직인다.
충분히 달구워진 타이밍에 자실장을 한 마리 꺼내 키친타올로 물기를 닦는다.

[렛휴~웅♪]

집어든 자실장이 오른팔을 입가에 대고 머리를 기울여 [아첨]을 한다.
먹히기 위해서 태어났다고는 하지만 본능을 잊지는 않은 모양이다.
가엽게도.... 정말 어리석구만.
그러나 불쌍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부디 맛있게 되어주렴.
도나도나도나~

[도나도나 라는 제목의 팔려가는 소에 대한 노래. 여기서는 그러게 누가 실장석으로 태어나래냐 라는 뜻으로 쓰였음.]

나는 아첨하는 자실장을 일말의 주저없이 후라이팬에 넣는다.

[텟캬아아아아아아아아아----ㅅ!!!]

풉!
갑자기 뿜어버였다.
비명이.... 뭐라고 할까 얼빠졌다고... 해야하나. 텟캬- 라니 참....
마치 옛날 추억의 개그 애니 같은 목소리다.
언제나 이 비명소리에 꼭 뿜어버리게 된다.

버둥버둥 날뛰는 녀석을 뒤집개로 뒤집어서 눌러지진다.
치- 하고 기름에 지져지는 소리가 듣기 좋다.
자실장은 뜨거워서 [텟, 테햐! 테햐아아아아아!!] 하고 한층 더 날뛰지만.
뭐... 날뛰어봐야 변하는 건 없다고. 당연하지만.

열에 매우 약한 실장석이라 그런지 십초정도 지지니까 곧 움직이지 못하게 되었다.
참고로 위석은 아직 갈라지지 않았다.
요리 중에 붕괴하지 않도록 뭔가 코팅이 되어 있는 듯 하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뭐 상관없지.
어쨌든, 실장석 고기는 굉장히 빨리 익는 편이다.
후딱후딱 해치워 버리자.
나는 남은 네 마리를 동시에 후라이팬에 투입했다.

[레훼아아아아아아아----!!]
[테햣!테햐앗!테햐햐햐햐햐아아아아-----ㅅ!!]
[히에에에에에에에에에에엣!!]
[히이이에에에에엥!히에에에엥!!!]

으~음... 아주 쉽게 아비규환이 만들어지네.
풉! 그래도 역시 저 울음소리는 웃긴다.
뭐 금방 멈추니 문제는 없지만.
그런데, 이런 상황에도 아직 위석에 손을 대지 않다니 혹시 나한테 애호파의 소질이 있는 걸까? 재능있는거 아냐?
뭐 나는 옛날부터 이런저런 생물에게 상냥하게 대해줬으니까.
흐음.

몇 분 정도 양면이 갈색이 되도록 구운 뒤 약간의 물을 넣어서 수증기로 찜구이를 만든다.
교자의 응용이다.
이렇게 해서 속까지 확실히 열을 가하면서 고기에 부드러움을 더하는 것이다.
물을 넣었으면 이젠 뚜껑을 닫고 기다릴 뿐이다.

자 이제 기다리는 시간을 활용하여 그릇에 담을 준비를 하고 하나 정도 더 만들어볼까나.

나는 부엌 위의 찬장에서 샐러드용의 투명한 그릇을 꺼내고 물로 씻는다.
그리고 냉장고에서 양상추, 토마토, 오이를 꺼낸다.
양상치는 적당히 큼직하게 뜯어 에 담는다.
토마토는 옆 모양이 보이게 썰고, 오이는 어슷썬다.
먼저 양상추를 꽃모양으로 펼쳐놓고 주위는 토마토를 예쁘게 배열한다.
마지막으로 중심에 있는 양상치로 만든 꽃봉오리 주위에 오이를 방사형으로 예쁘게 배열한다.
이렇게 해놓으니 어머나? 컬러풀한 (그래도 두 가지 색 뿐이지만) 꽃이 피어 있잖아?
좋아좋아.

자... 다음은.... 그래 국을 만들자.
먼저 전날 새로 뜯었던 구더기캔을 냉장고에서 꺼낸다.
그리고 저실장을 십여마리 정도 적당히 집어서 사발에 넣는다.
그 다음엔 인스턴트 된장국과 뜨거운 물을 넣어서 휘저으면 완성이다.
으음... 진짜 너무 쉽구만.
참고로 구더기 캔은 참치캔처럼 미리 익힌 걸 기름에 담아 파는 거라 그대로 넣어도 문제는 없다.

자 그럼, 슬슬 자실장 쪽도 다 되었을 때다.
최후의 공정이다.

나는 오늘 아침에 해놓고 보온해 놓은 흰쌀밥을 밥솥에서 퍼서 사발에 담는다.
그리고 젓가락의 준비도 OK.
후라이팬의 뚜껑을 여니 수분은 이미 날라갔고 자실장들은 그럭저럭 익은 듯 하다.
팬을 툭 털듯이 움직여서 한 마리만 뒤집어 본다.
지져진 부분의 상태가 적당히 익은 것처럼 보인다.

나는 자실장들을 아까 준비해 놓은 샐러드 그릇에 원 모양으로 배열한다.
그러고 나니 마치 녹색과 홍색의 꽃으로 만든 침대에 자실장들이 잠든 것 같아서 저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뭐... 자실장들의 모습이 거시기 한 것은 넘어가도록 하자.

자, 마무리다.
냉장고에서 호주의 친구가 보내준 사워크림 드레싱을 꺼내어 잘 흔든 다음에 사라다 보울에 골고루 뿌린다.
자실장에게는 왕창 뿌린다.
사워크림의 신맛이 강한 향기가 구운 자실장의 향기와 어울려 정말로 식욕을 왕창 돋구는 것이 아닌가.
좋았어, 이걸로 완성이다!

나는 TV 를 정면으로 볼 수 있도록 밥상을 놓고 만든 것을 차례로 나열한다.
음... 이걸로 OK.

아차, 하나 빼먹었다!
냉장고에서 맥주병과 차게 해둔 맥주잔(중간 사이즈)을 꺼낸다.
그리고 밥상을 돌아와 채널을 적당한 뉴스프로에 맞춘다.
엄청 차가운 맥주를 마찬가지로 엄청 차가운 잔에 붓는다.
너무 부어서 넘친 거품을 한입 후루룹 마신다.
크~~하! 끝내주네. 하지만 일단은 자제해야 한다.
가장 큰 즐거움은 최후에 맛보는 게 더 좋으니까.

그럼, 잘먹겠습니다.!
젓가락으로 자실장을 한마리 집는다.
음, 적당히 구워진 덕분에 밖은 바삭바삭하다.
일단 여기까지는 육십점 정도일래나.

그리고 아~앙하고 먹으려고 하는 순간
오른쪽에서 콩 하는 소리가 들렸다.
마당으로 연결되는 유리창 쪽이다.

아, 그러고 보니 커튼 치는 걸 잊고 있었다.
소리가 나는 방향을 보니 마당에 실장석이 있다.
한 마리가 아니다.
성체가 한 마리, 자실장이 두 마리, 그리고 구더기가 한 마리.
쳐다보니 친실장이 필사적으로 돌멩이를 주워서 유리창에 던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아무래도 유리창을 깨고 침입하려고 하는 것 같다.

바보놈.
그런 빈약한 어깨 힘으로는 아무리 돌을 던져도 못 깬다.
게다가 우리 아파트의 유리창은 실장석 대책으로 전부 강화유리로 되어 있다.
성형작약탄이라도 쳐박지 않는 한 너희들이 지나갈 수는 없다고.
그런데 이층 이상부터는 필요 없는거 아닌가? 이 강화유리.

[데-스!데-스데스데샤아아아아아!!]

응? 눈이 맞았다.
뭔가 말하고 있는데.
오, 이번엔 유리창을 두들기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런 손으로 깰 수는 없다고.
게다가 (이하생략)

[텟챠아아!테칫!테치테치테치테치테챠아아앗!]
[텟츄~웅♪테츄테츄~웅♪텟츙♪]

얼래, 자실장까지 유리창을 두들기기 시작했다.
그러나 무슨 소리를 하는지 전~혀 모르겠는데.
친실장의 핏발선 눈을 보니 상당히 배가 고픈 걸지도 모른다.

그래!
나는 장난기가 돌았다.
나는 젓가락으로 집어든 자실장구이를 실장친자에게 보이도록 얼굴 앞에 들어올린다.
그리고 냄새를 맡는 것처럼 코를 킁킁대고
[으~음. 좋은 냄새~♪]하고 말하는 것처럼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
실장친자를 보니 한층 더 격렬하게 유리창을 두들기는 것이 아닌가.

응? 분하냐?
먹고 싶냐?
그래도 안줄거다.

나는 이번에야말로 자실장구이를 씹었다.
한입에 상반신을 단숨에 물어뜯는다.
물어 뜯을 때 살짝 자실장의 몸이 움찍댄 것을 보아하니 아직 죽지 않은 모양이다.
엄청나구만, 실장석의 생명력.
나는 위석(X5)을 비닐봉지 채로 쥐고 부셔서 숨통을 끊어준다.

그러나 맛은 꽤 괜찮다.
겉은 바삭바삭하고 안은 쥬-시-.
이 식감을 비유한다면 닭껍질로 만든 춘권....이랄까?
내가 하면서도 알아듣기 힘든 표현이지만, 정말로 맛있다.

그나저나 매번 먹을 때마다 생각하는 거지만 이녀석들의 피는 도대체 어떻게 된 걸까?
여태까지 살아 있었다는 건 피가 통하고 있다는 거겠지.
지금은 육즙이 넘칠 뿐이다.
피 따위 한 방울로 흐르지 않는다.
과연 불가사의 생물.
너무 깊게는 생각하지 않는 것이 현명하다는 것인가?

나는 자실장의 하반신도 한입에 털어넣고서는 쌀밥도 젓가락으로 퍼서 입에 쏟아 붇는다.
이 흰 쌀밥의 맛은 먹어본 사람들만 알겠지~
이것만은 후회 투성이의 내 인생에서 유일하게 자부심을 가질만한 것이다.
그래도 사워크림과 백반은 별로 맞지 않는구만.
다음번엔 일본풍의 드레싱을 실험해 봐야겠다.

이어서 된장국을 후룹하고 마신다.
가능한 내용물이 호화로운 걸 사서 새싹이나 두부, 유부도 들어 있다.
그리고 입안을 델 정도의 뜨거움이 너무 좋다.
꽤나 대충 만들었는데도 이렇게 맛있다니.

문득 정원을 보니 실장친자는 눈이 충혈되어 유리창을 16비트로 두들기고 있다.

[데쟈쟈쟈쟈쟈아아아앗!!!]

라던가

[데쥬아아아아아아!!!]
[테지이이이이이이!!!]

등의 불쾌한 소리로 울부짖는 게 들린다.
뭐라고 하는 지는 아직도 전혀 모르겠지만.
오, 구더기만은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하는 표정으로 실장친자의 주위를 기어다니고 있다.
역시 구더기는 저래야지.

나는 실장친자쪽을 향해서 된장국 안의 구더기를 하나 젓가락으로 집어들고는 그걸 실장친자에게 보이게 들어올린다.
그리고 따끈따끈한 김이 오르는 구더기를 일부러 보란듯이 살랑살랑 흔들었다.

살랑살랑.
부들부들.
합!(입에 털어넣을 때의 표현)

응. 정말로 부드러워. 마치 녹는 것같은 감촉이다.
나도 모르게 얼굴 표정이 늘어진다.
내 표정을 보고서 실장들은 더욱 눈에 핏발을 돋구어 유리창을 두들기는 속도를 올린다.
친실장은 특히 침이 폭포수처럼 흐른다.
더럽구만. 이런.

이제 됐으니 잠시 먹는 일에 집중하도록 한다.
나는 실장친자는 내버려두고 뉴스를 보면서 식사를 해치우기로 한다.
오늘의 특집은....
응? 어디어디? 공원의 실장석이 아기를 납치해서 잡아먹었다?
인간을 죽였다는 것인가.
음...그러면 이 거리도 [무실장 지역 선언]하게 되는 건가?
뭐 어떻든 안타까운 일이네.
명복을 빌자.....

수십 분 후 드디어 자실장 구이도 마지막 하나만 남았다.
이걸 먹으면 오늘 저녁은 이걸로 끝이다.
마당쪽을 보니 외쳐대다 지쳤는지 실장친자가 주저앉아 있다.
그럼 나도 장난의 마무리를 짓도록 하지.
나는 자실장 구이를 젓가락으로 집어서 유리창에 가까이 간다.
그리고 자실장 구이를 친실장의 얼굴 앞에 들어올린다.

그러자 여태까지 주저앉아 있던 친실장이 아까와 마찬가지로 [데스우아아아아아앗!!!]하고 외치더니 유리창을 두들기기 시작한다.
자실장은 역시 그 정도의 여력은 없는지 친실장에게 맞춰서 [테챠아...]하고 외치는게 한계다.

나는 젓가락으로 들어올린 자실장 구이를 왼손 검지로 가르킨 다음 다시 실장친자의 자실장을 가리킨다.
친실장은 유리창을 두들기는 걸 멈추고 [데스우?]하고 말하는 표정으로 내 자실장 구이와 자신의 자실장을 비교해본다.
그리고 드디어 자신의 자를 보며 침을 흘리기 시작하는 것이 아닌가.

나는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그걸 보며 자실장 구이를 한입에 털어 넣는다.
그대로 몇 번 씹고서 삼킨다.

아아, 이거야, 바로 이 맛이야!
고기맛 사이에 살짝 숨어 있는 감칠 맛.
씹으면 씹을수록 번져나와서 삼킨 후에도 끝맛으로 남는다.
딜리셔스 말고 다른 표현은 없을 정도다.
정말로, 정말로.
자연스럽게 만면의 웃음이 얼굴에 퍼진다.

그런 내 모습을 보더니 드디어 친실장의 눈에서 초점이 사라진다.
친실장은 왼쪽에 있는 자신의 자를 잡더니 머리를 한입에 물어 뜯는다.
오, 내 행동의 의미를 알아챈 건가?
그래그래, 맛있지? 자실장은?

그런 의외의 행동에 다른 자실장 한 마리와 구더기는 갑자기 뭔 일이 일어난 건지 이해할 수 없었나보다.
친실장은 남은 자실장의 몸둥이를 한 입에 털어넣고 [쩝쩝]하고 씹는다.
잠시후에 삼키고는 [텟스우~웅♪] 하고 뺨을 붉히고는 소리를 울린다.
맛있었나보다.
그리고 초첨이 맞지 않는 눈으로 남은 자실장을 보더니 망설임없이 손을 뻗는다.
그걸 보고서야 자실장은 친실장이 뭘 하려고 하는 지 이해했다.
그리고 잽싸게 도망친다.
그러나 친실장 쪽이 한발 빨랐다.
친실장은 도망치려하는 자실장의 머리털을 잡았다.
뛰쳐나가다가 갑자기 멈춰져서 자실장은 자빠졌다.
친실장은 자실장의 머리털을 잡은 채로 입으로 가져간다.
자실장은 필사적으로 아첨하기도 하고, 빵콘하기도 하고, 친실장에게 그만두라고 애원하고 있다.
그러나 실장석의 친자애가 식욕을 이기는 건 흔치 않은 일이다.
친실장은 주저없이 자신의 자를 빤쓰에 가득한 똥까지 통채로 씹더니 삼킨다.

[뎃츄~웅♪ 데치데치뎃츄~웅♪]

아무래도 이걸로 정신이 퇴화한 모양이다.
뭐가 기쁜지 성체가 되어가는 자실장 같은 목소리로 만세를 반복하고 있다.
그리고 구더기가...구더기만이 아무것도 이해 못한듯이 머리에 [?] 를 떠올린채로 망가진 친실장의 주위를 기면서 돌고 있다.
나는 그 모습을 보며 장난이 성공했을 때의 아이같은 표정으로 킥킥하고 웃는다.
한동안 충분히 웃은 뒤 커튼을 친다.

나는 밥상에 돌아와 딱 적당한 온도가 된 맥주를 꿀꺽꿀꺽하고 목을 울리면서 단숨에 마신다.

[크아------! 행복해-!!]

이것이 오늘 두번째로 기분 좋은 순간이다.




참고로 그 이후 이웃사람이 소음 때문에 열받았다는 건 비밀.
역시 일층에 방을 잡는 것이 아니었어....


-끝

댓글 5개:

  1. 진공포장팩인데도 조리하기 직전에 깨어나다니 신선도 하나는 장담하는 식품인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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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분충을 처먹는다는 컨셉은 늘 너무 짜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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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식용 분충들은 빈민들에게는 혁명같은 음식이지. 돈도 안 들이고 대량 생산도 되고 마리당 고기량도 어마어마하게 나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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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응? 어디어디? 공원의 실장석이 아기를 납치해서 잡아먹었다?
    인간을 죽였다는 것인가.
    음...그러면 이 거리도 [무실장 지역 선언]하게 되는 건가?
    뭐 어떻든 안타까운 일이네.

    이거 다른 시리즈랑 이어지는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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