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과 친자실장석


아들 부부와 손자가 외출을 하여 집을 혼자서 보고 있던 중에 부엌에서 뭔가 소리가 났다.
혹시나 좀도둑이라도 들어왔나 생각해서 나는 현관에 놓여있던 지팡이를 챙겨 살그머니 부엌의 모습을 살피러 갔다.

[데스~]
[테치치-!]

그랬더니 거기에는 실장석 친자의 모습이 보였다.

아무래도 친실장이 냉장고를 열려고 애쓰는 것을 자실장들이 응원하고 있는 것 같았다.

문단속은 확실히 한 것 같은데 도대체 어떻게 들어왔을까?

특히 창문이 깨져있진않은 것같아 이상함을 느꼈지만, 어쨌든 이대로 놔두면 집안이 엉망이 되버릴 터.
집보기를 부탁받았으니 이 분충들을 어떻게든 해야한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사이에 냉장고가 조금 열려버렸는지 친실장과 자실장들이 [뎃스-] [텟치-] 하고 기뻐하고 있는 참이다.

이런 서둘러야겠군!

[어이! 네 놈들!]

내가 그렇게 호통치면 친실장과 자실장들이 도망갈 줄 알았는데 오히려 [테스웅] [테츄~웅] 하고 아첨을 떨며 다가왔다.

잘 살펴보니 친실장도 자실장들도 깨끗한 옷차림을 하고 있고 친실장의 머리에는 리본도 하고 있다.
혹시나 어딘가의 사육실장이 헤메다 잘못들어왔는지 어쨌든 사람에게 친숙한 모양이다.

그러나 집보기와는 별개의 문제가 아닌가.
나는 지팡이를 휘둘러 다가오는 친실장의 상판떼기를 후려갈겼다.

[데갸아아!?]
[테치-!?]

맞고 튕겨져 나가면서 [왜? 어째서?] 하는 얼굴을 하는 친실장.
자실장은 울면서 날라간 엄마한테로 달려간다.
그런 자실장 중 한 마리를 지팡이 끝으로 걸어잡아 부엌 옆에 있는 음식물 쓰레기 처리기에 집어넣고 스위치를 눌렀다.

[치-! 테치-! ...테츄우우우우!?]

갑자기 어두운 곳에 갇힌 자실장이 새된 소리를 냈지만 그건 곧 비명으로 바뀌었다.
음식물 쓰레기를 열풍으로 건조멸균시키는 장치 안에서 바짝바짝 건어물이 되어가니 당연한 거지만.

나는 남은 자실장들도 차례차례 음식물쓰레기 건조기에 집어넣어 전부 유기비료로 만들어버렸다.

자기 아이의 참상을 본 친실장은 내 발을 토닥토닥 때리면서 자실장들을 돌려달라는 것처럼 울어대고 있었다.
친실장도 유기비료로 만들어 버릴까 했지만 커서 이 상태로는 들어갈 것 같지가 않다.
일일히 해체하기에는 부엌을 청소하는 일도 장난이 아닐 것 같아 부엌문을 열어 밖으로 쫒아 내고 지팡이로 두들겨 울지 못하도록 기절시켰다.

이런이런. 이걸로 간신히 아들부부에게 혼날 일은 없겠구만.
나는 흥분이 가라앉자 방에 돌아와서 누웠다.

[다녀왔습니다-! 할아버지 선물!]
[아버님, 집보시느라 수고많으셨어요.]

저녁 때가 되어 현관에 손자의 활기찬 소리와 며느리의 소리가 들려왔다.
보아하니 장을 보고 돌아온 모양이다.

나는 손자가 내민 봉지를 받아들고 손자의 작은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특별한 일 없으셨어요? 아버지.]

아들이 윗옷을 벗으며 묻길래 나는 낮에 실장석 친자가 침입해 온 일에 대해 이야기해주었다.

그랬더니 듣던 도중에 아들과 손자들의 얼굴색이 변하더니 손자는 당황해서 부엌문으로 달려가고 아들부부는 음식물쓰레기 처리기를 들여다보는 것이었다.

[아빠! 이쪽은 간신히 살아있어요! 그쪽은 어때요!?]
[틀렸어. 자실장 쪽은 전부 죽어버렸다.]

침입한 모녀실장들을 살펴보고 당황하는 자식들을 보고 나는 의아한 얼굴을 했다.

[왜들 그래? 들실장을 해치운 것 가지고 호들갑들은.]

그랬더니 셋이서 한목소리로 말하길

[미도리는 우리집 사육실장이잖아!]




-끝

댓글 9개:

  1. 데에에... 똥닌겐... 치매데스우...!

    답글삭제
    답글
    1. 치매가 있었지만 분충이 냉장고를 열려고 한 시점부터 닝겐의 행동은 무척이나 매뉴얼적이었던것인 데샤

      삭제
  2. 분충이 냉장고를 열려고 한 시점부터 할배는 틀리지 않은 데스

    답글삭제
  3. 사육실장인 주제에 냉장고에 손을 대다니 분충이 틀림없는데스 일찍 죽는게 좋은데스

    답글삭제
  4. 건방지게 어디서 냉장고를 여는 보쿠!

    답글삭제
  5. 아첨하는 시점에서 다 끝났지

    답글삭제
  6. 1. 냉장고를 함부로 뒤지려함
    2. 해서는 안 될 '아첨'을 해버림
    3. 주인에게 공격적인 행동을 보임
    4. 위장, 똥싸는곳, 자궁이 하나로 합쳐져있으며 좆같게생김

    이래도 안 죽인다고?

    답글삭제
  7. 아무리 사육실장이어도 냉장고를 함부로 뒤진다는 부분에서 분충..인간손자도 저런짓하면 두1지게 쳐맞을짓인데

    답글삭제
  8. ㅋㅋㅋㅋㅋㅋㅋㅋ

    답글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