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지방도시의 들실장과 까마귀

버려진 실장석과 까마귀를 먼저 읽는 것을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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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어느 지방도시.

농업과 어업, 목축을 주요산업으로 하는 총인구수 200만의 어떤 현県.

그 현청소재지에 해당하는 평범한 지방도시이다.



그 도시의 한켠에 공원이 있다.


주택지에 둘러싸여있는, 주위가 2km나 되는 커다란 산림공원이다.

거기에 300마리 정도, 들실장석이 살고있다.

이것은 공원의 규모로 봤을때 놀랄정도로 적은 수이다.

여기에는 이유가 있다.



3년전, 현내의 인구밀집지구 주변의 쓰레기장 전체가 크고 튼튼한 박스형으로 바뀜과 동시에, 골판지 등의 자재도 포함하여 쓰레기장 이외의 장소에의 투기에 대한 벌칙이 강화되었고, 감시원이 순시하도록 되었다.

그 후, 겨울이 추웠던 덕분에 현 내의 들실장석의 수는 줄어들었다.



살아남을수 있었던 것은 위석정보에 동물적인 서바이벌 지식이 있는, 체력 지능 모두 충실한 개체 뿐이었다.



결과적으로, 겨울을 넘긴 개체는 전 실장의 2%에도 미치지 않았다.

거기에 엎친데 덮친다고 할만한 조치가 이 공원에 취해졌다.

공원 안의 화장실의 문이 자동으로 닫히는 것으로 바뀌었다.

게다가 열때에는 지상 1m 부근에 있는 손잡이를 돌려야 자물쇠를 해제해야하며, 만일 내부에 침입할수 있었더라도 화장실 내부에는 문의 개폐와 함께 액체 코로리가 분무살포되도록 되어있다.

식량과 주거지의 공급과 함께 출산장소까지 압박을 받게 된 실장석은 일정한 숫자에서 안정되었고, 늘어나는 일은 없었다.

그리고 이 공원에는, 새끼먹기, 동족식은 전혀 행해지지 않는다고 할만한 장소가 되었다.

이것은 산실장에게도 할 수 있는 말이다.

산에서는 다양한 잡식·육식 야생동물이 항상 실장석을 먹이로 노리고있고, 기후풍토도 평지보다 혹독하기 때문에 단결할 필요가 있기때문이지만, 반면 여기는 야수도 없고 기후도 온화하다.

그렇다면 어째서? 공통되는 것은 서식밀도이다.

어느 연구자는 밀도가 상승하는 것으로 실장석의 성질이 불안정, 흉폭, 편집적으로 변하고, 결국은 분충화한다고 보고를 하였다.

다른 생물의 예를 보아도, 과밀하게 된 풀무치는 몸이 변한다. 색이 녹색에서 멜라닌을 포함한 갈색이 되고 껍질이 단단해진다.

둥그스름한 몸에서 각진 모습으로 변하고, 날개가 길어져서 공격적이 되며, 결국은 집단으로 약탈행동을 시작한다.

쥐의 경우에도 싸움이 그치질 않게되고, 약한 개체는 먹어치우고, 새끼는 태어나자마자 어미에게 먹혀버린다.

말하자면 대도시의 공원에 사는 들실장과 같은 현상이 일어나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도, 여기에서 산실장처럼 훌륭한 커뮤니티를 만든다든가 하지는 않았다.

최근에 와서야 인간에 의해 만들어진 애완실장의 후예인 들실장과, 고대로부터 자연속에서 살아온 산실장은 아무리 환경이 야생과 비슷해진다 해도 역시 축적된 위석정보에 차이가 난다.

대개의 산실장의 무리는 인간의 원시부족적인 마을과 별 차이가 없다.

무리를 통솔하는 리더가 있고, 각자가 작업을 분담하여 식량을 모으고, 도구를 만들고, 지식을 다음세대로 계승시켜간다.

한편, 일반적인 들실장석은 어미와 새끼만의 2세대로 작은 무리를 만든다.

여우나 고양이 등의 대부분의 중형포유류와 마찬가지로, 어미는 새끼가 성체가 될때까지 보살펴준다.

그리고 성장한 새끼는 스스로 어미 곁을 떠나거나, 어미에게 내쫓겨 새로운 장소에서 또다시 2세대의 작은 무리를 만드는 것이다.



수가 적어졌기에 택지나 민가에의 침입과 악취, 울음소리에 의한 소음의 발생은 없어졌다.

많은 인간들은 실장석을 비둘기나 들고양이와 비슷한 포지션으로 인식하고 신경쓰지않게 되었다.



학대・학살은 그 의미를 잃어버렸고, 반사회적 행동으로 인식되어 사라져갔다.

마찬가지로 애호파도 수가 줄어들었고, 분산되어 숨어살고있는 실장석을 구태여 찾아서 먹이를 준다든가 하는 일도 없어졌다.

인간과 실장석의 주거지가 나눠지는 형태로 공존이 성공한 것이다.



지금은 4월, 괴롭고 혹독한 겨울이 지나고 봄이 찾아왔다.

비닐봉투를 짊어지고 도토리를 주워모으는 실장석이 있다.

어른의 엄지손가락 끝 정도 크기의 도토리, 조경으로 심어진 돌참나무의 열매이다.

산속이라면 다람쥐나 멧돼지, 곰, 원숭이가 먹어버렸겠지만, 여기에는 딱히 그것을 노리는 동물이 없었기에 늦가을에 떨어진 도토리는 썩어버리는 일 없이 실장석의 주식이 되었다.

그녀는 작년 가을에 태어나 겨울 초엽에 성체가 된 개체이다.

12월 말에 잡목림 안에서 한때 나무가 심어져있던 흔적인, 경사면에 뚫린 구멍을 찾고는 그 안에서 낙엽을 덮고 동면했고, 2주 정도 전에 눈을 떴다.

「꽤 많이 모은데스. 그 아이들을 위해서도 영양을 보충하는데스」

봄은 출산의 계절이고, 이 실장석도 어젯밤 출산을 했다.

초산이었지만 과거에 모친의 출산을 도운 경험을 살려서, 둥지 안에 모아들인 스티로폼 트레이에 페트병에 담은 빗물을 부어서 웅덩이 대신으로 하여 무사히 7마리의 자실장을 낳았던 것이다.



임신의 계기는 공기중에 가득한 삼나무의 꽃가루였다.

꽃가루가 섞인 비에 맞아서 이 실장석은 아이를 가지게 된 것이다.



둥지에 돌아오니 7마리의 자실장이 테츄테츄 하면서 어미를 맞이하고 젖을 조른다.

어미실장은 옷을 걷어올리고 한마리 한마리 순서대로 젖을 주었다.

가슴에 매달리는 아이들.

몇분 후, 배가 부른 아이들은 마른잎 침대에 들어가서 새근새근 잠들었다.

새끼들을 자애로 가득한 표정으로 바라보면서, 도토리를 돌로 깬 조각을 씹는 모친.

세상에 이름높은 학대파라도 본능적으로 마음이 풀어질 풍경이 거기에 있었다.

(조금 더 따뜻해지면 먹을수 있는 풀이 잔뜩 나오는데스. 부드러운 풀을 잔뜩 먹으면 좀 더 젖이 나오는데스. 아이들을 잔뜩 키울수 있는데스)

모친에게 배운 『봄』의 지식을 떠올리는 어미실장.

자식에의 애정도 있으며, 봉지, 트레이 등의 도구를 이용하고, 무엇보다도 어미가 한 말을 기억하는 것에서 그 지능이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현명한 실장석은 어미가 말한 「무서운것」에 관한 이야기도 떠올렸다.



실제로 어릴적에 자신도 몇번이나 위험한 일을 겪었고, 자매들도 대부분이 어른이 되기 전에 목숨을 잃었다

『봄은 파닥파닥을 조심하는데스』

파닥파닥. 커다란 새, 또는 그 날개짓 소리를 가리키는 실장언어이다.

어미는 그렇게 말했다

「그래도 오늘도 파닥파닥은 안 들렸던데스」

똑똑하지만 경험이 부족한 모친은, 변화하는 미래라고 하는 것을 별로 실감하지 못하고 있었다.

먹을 것을 잔뜩 손에 넣고 자신과 아이들은 언제까지나 행복한 오늘이라는 날이 계속될거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모친의 말을 몸으로 실감하게 된다.



10일후, 일가는 오후의 따뜻한 햇살 속에서 단란한 한때를 보내고있다.

자실장들도 이빨이 나서 보통의 먹이를 먹을수 있게 되었다.

생태계 피라미드에서 하층에 위치하는 실장석의 성장은 상당히 빠르다.

생쥐와 비슷할 정도로.

성장이 멈추는 것은 통상 생후 2~4개월이지만, 약 2주~1개월도 안되는 동안에도 몸은 작지만 번식이 가능하다.



떨어져있던 도토리는 실장석들이 먹어서 적어져버렸지만, 그 대신 들풀이 기세좋게 싹을 틔워서 먹을 것에 곤란하지는 않았다.

큰 나무를 등진 모친을 중심으로 자실장이 모여서 낮잠을 자고있다.

감시역을 하고있는 모친도 졸음을 불러일으키는 봄의 햇살에 종종 머리를 꾸벅 하고 떨군다.

그 가운데, 한마리의 자실장이 눈을 떴다.

(잘 잔테츄. 놀러가는테츄)

이 자실장은 인간으로 환산하면 5~6세 정도. 가장 호기심이 왕성하고 놀고싶어할 나이이다.

「텟츗츄ー♪」(출발하는테츄ー)

마음에 드는 나뭇가지를 휘두르면서 자실장은 지렁이가 기어가는 속도로 뛰어갔다.

상냥한 마마와 따뜻한 햇살, 좋은 향기가 나는 예쁜 꽃이 피는 계절. 자실장에게는 세상 모든 것이 반짝반짝 빛나는 것으로 보였다.

(저 덤불을 탐험하는테츄)

가까이에 있는 덤불에 들어가려고 한 자실장의 시야에 뭔가가 비친다.

그것은 굉장히 눈길을 끄는 것이었다.



낙엽 위에 반짝반짝하는 둥근 것이 떨어져있다.

라무네 병에 들어있는 유리구슬이다. 누군가가 병을 깨서 나온거겠지.

그것 자체는 신기할 것이 없다.

하지만 이것은 낙엽 위에 있다.

말하자면 땅에 묻혀있는 것도 아니고, 누군가가 최근에 놓아둔 것이라는 것이다.

친실장이라면 인간의 손길과 부자연스러운 점을 느꼈겠지만, 자실장은 호기심으로 눈을 빛내며 바로 주으러 가버렸다.



양손으로 안아든 그 유리구슬은 묵직하게 무거웠고, 햇빛을 반사해서 빛을 주변에 뿌리고 있다.

「텟테챠아・・・테야ー텟테츄ー♪」
(이건 굉장한테츄. 보물인테츄. 분명히 햇님의 아이인테츄)

흥분해서 얼굴에 홍조를 띄면서 팔짝팔짝 뛰는 자실장.

(모두에게 보여주는테츄. 기뻐할게 분명한테츄)

유리구슬을 안고 돌아가려고 하지만,

「텟? 테츄테테테레ー?」(이상한테츄. 앞으로 나갈수가 없는테츄)

뭔가 머리 뒤에서 위화감이 느껴지는 느낌이 든다.

자실장이 그렇게 생각한 순간, 목덜미가 강하게 당겨지면서 자실장의 몸은 하늘에 떠올랐다.

「텟? 테갸아아아아아!!!?」


자실장의 혼비백산한 비명에 졸고있던 모친이 벌떡 일어났다.

「덴데덴뎃스!!」(이 목소리는! 장녀 이ー의 목소리인데스!!)

기대어있던 아이들은 머리를 지면에 찧었다.

꿈속에 있다가 갑작스런 아픔에 눈을 뜨고는 테에엥〜 테에엥〜 하면서 울기 시작한다.



하지만 모친은 가지고있던 모성본능에 의한 것인지, 당황하지않고 의연한 태도로 우는 아이들을 모아서 안았다.

금방 아이들은 울음을 그치고 테츙〜 테츙〜 하면서 어리광부리는 소리를 낸다.

(오마에들은 여기서 소리내지말고 조용히 있는데스. 니ー, 두번째인 오마에가 이모우토들을 지키는데스요!)

여느때와 다른 진지한 어미의 모습에, 뒷일이 맡겨진 차녀를 시작으로 자실장들은 다같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멀어져가는 어미의 뒷모습에서 예사롭지 않은 분위기를 느끼고 불안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다같이 모여서 숨을 죽이고, 조용히 모친이 돌아오는 것을 기다리기로 했다.



하지만 그 자실장들을, 그녀들은 생각도 못할 높은 곳에서 바라보는 수많은 눈동자가 있었다.



모친은 모습이 보이질 않는 아이의 무사를 빌면서 초속 20cm으로 달려갔다.



이ー, 첫번째로 태어난 아이.

몸이 크고 용감해서 내가 지렁이를 잡아서 돌아왔을때, 무서워하는 다른 아이들을 곁눈질하고는 꿈틀거리는 지렁이의 꼬리에 튕겨날아가면서도 가장 먼저 지렁이를 물어뜯은 믿음직한 아이.

그래도 조금 신중하게 행동하는 것을 가르쳐야 했던 것인지도 모른다.

(무사하게 있어주는데스)

또 목소리가 들린다. 자신에게 살려달라고 외치고있다. 아직 살아있다.

드디어 모친의 시야에 자실장이 비친다.

「데엣스!!!」(검은 파닥!!!)

자실장은 큰부리까마귀에 목덜미를 물려 허공에 떠있었다.

먹히지는 않았다는 것에 안도할 틈도 없이, 모성본능이 명하는 대로 달려들었다.

「데데데데데데악ー스!!」(아이를 돌려주는데스ー!!)

큰부리까마귀는 펄쩍펄쩍 뛰어서 어미실장에서 거리를 벌리고는 멈춰섰다.

데데데데 하면서 쫓아가는 어미실장.

또다시 까마귀는 거리를 벌리고 멈춰선다. 이것이 몇번 되풀이되었다.

(헉헉헉・・・ 이상한데스. 어째서 날아서 도망가지 않는데스?)

어미실장은 분노하면서도 이 까마귀의 행동에 의문을 떠올리지 못했지만, 몸이 피로해져서야 겨우 이상한 점에 눈치챘다.



그 순간, 높은 나무 위에서 「까악! 까악! 까아ー!」하고 다른 까마귀가 이상한 울음소리를 질렀다.



그것을 듣고는 새끼를 문 까마귀는 날개를 펴고 모친의 머리를 넘어 나머지 새끼들이 있는 큰 나무 쪽으로 날아갔다.



어미실장은 등골이 오싹해짐을 느꼈다. 나쁜 예감이 든다.

전속력으로 까마귀를 좇기 시작하는 모친.

부들부들 떨리는 발을 억지로 움직이며 폭포같은 땀을 흘린다.

목 안쪽에서 피맛이 나고 현기증이 나도, 그래도 아이들이 있는 곳으로 전속력으로 달려간다.



이야기를 돌리자면, 동물은 몸의 크기에 유래하는 심장의 박동의 빠르기에 따라서 체감시간이 달라진다고 한다.

예를 들자면 1분이라도 코끼리라면 한 호흡의 시간이며, 쥐라면 한번의 식사에 해당하는 시간이 된다.

실제로 느끼는 시간의 흐름이 달라지는 것이다.

그리고 실장석도 예외는 아니다.



(니ー언니! 마마가 돌아오지않는테츄. 노는테츄!)
(음〜 ・・・이 나무 주변에서 떨어지지 않으면 분명히 괜찮을것인테츄)
(꽃 따는테츄〜)
(아! 나비인테츄! 기다리는테츄〜♪)
(술레잡기 하는테츄〜)
(잡히지않는테츄요〜♪)

모친이 가버린 후, 자실장들은 수십초 동안은 가만히 있었지만, 금방 지루함과 호기심에 이기지 못했고, 차녀조차도 본인은 분부를 지킬 생각이었지만, 자기 마음대로 행동하기 시작했다.



따뜻한 햇살 아래, 자실장들이 노니는 모습은 딱히 실장석에 나쁜 감정을 가지지 않은 인간이라면 흐뭇하다고 느낄, 보호욕구를 불러일으키는 광경이었을 것이다.



그것이 인간이기만 했다면.


한마리의 자실장이 이변을 느꼈다.

(어라? 갑자기 어두워진테츄?)

햇살을 가린 것은 검은 날개.

내려온 죽음의 심부름꾼은 순식간에 놀고있던 아이들을 부리로 물었다.

「테캬캬테〜!?」(뭐인테츄〜!?)
「텟테테테테!! 캬테〜!!」(무서운테츄 무서운테츄! 마마〜!!)
「테챠챠테〜!! 테캬캬〜!!」(검은 파닥인테츄!! 검은파닥이 온테츄!!)
「캬캬텟탸탸! 테캬테치〜!?」(이모우토를 지키는테치!!・・・테츄아〜!! 살려주는테치〜!?)
「캬테치!! 텟테!! 캬테〜!!」(오마에만이라도 도망치는테치〜!!)
「텟테치〜!! 캬테츄〜〜!!」(언니〜!!)



헐떡이면서 휘청이며 달려온 친실장을 맞이한것은 자실장을 물고있는 큰부리까마귀의 무리였다.

「뎃캬큐보에붸아ー!!!」
(아이들을 돌려주는데스으으으!!!)

충격과 분노에 탈분하고, 한계에 이른 피로로 인해 기세좋게 위의 내용물을 토하면서도 으르렁거리는 어미실장.

「데규봐! 코붸뱌! 규밧!」
(돌려주는데스!! 돌려주는데스!! 돌려주는데스!!!)

기관에 들어간 토사물에 숨이 막히고, 적과 녹의 눈물을 흘리면서 발을 동동 구르고, 이빨을 보이면서 나무 위의 까마귀를 분노로 끌어내릴것처럼 날뛰는 어미실장.



그것은 아무리 잔인하기 그지없는 학살파라도 동정과 연민을 보일수밖에 없는 광경이었다.



하지만 까마귀들은 그런 어미의 모습에 관심을 보이지않고, 어떤 놈은 그대로 날아갔고 어떤 놈은 어미의 눈 앞에서 잡은 사냥감의 뒷처리를 했다.

(날지마는데스!! 두고가는데스!! 데갸아아아아!!! 아이에게 무슨짓을 하는데스!? 멈추는데스!!)

발톱으로 누르면서 부리로 머리카락을 뿌드득 하고 뽑고는 마찬가지로 옷을 뜯어버린다.

「테챠ー!! 챠아아테! 큐아아ー!!」
(멈추는테츄ー!! 소중한 머리카락과 와타치의 옷을 가져가지마는테츄ー!!)

이 까마귀는 능숙한 발놀림으로 순식간에 자실장을 독라로 만들고는 마지막으로 배를 강하게 쥐어서 똥빼기를 하고 날아가버렸다.

「챠테ー!!(마마ー!!)」

모친 앞에 나뭇가지에서 머리카락과 옷의 조각이 팔락팔락 떨어진다.

「데규・・・아゛・아゛・아゛・・・」
(아이의・・・옷・・・소중한 머리・・・)

떨리는 손으로 옷과 머리카락을 잡으려고 하는 모친에게 다른 것이 날아들었다.

「뎃!!」

그것은 텅 빈 눈을 한 자실장의 머리였다.

어미가 올려다본 가지 위에는 피로 부리를 적시고있는 까마귀가 있다.

털이 나있는 머리는 방해된다고 생각해서 물어서 떼어버린 것이다.

그리고는 부리로 발을 집고는 뒤집어서 피를 빼고는 솜씨좋게 자실장의 옷 자락에 발톱을 걸고 단번에 훌떡 벗겨버린다.

또다시 발로 쥐고는 가지를 박차고 날아오른다.



떨리는 시야속에서 떠나가는 까마귀를 망연자실하게 바라보는 모친.

차례차례 사라져가는 자신의 아이들을, 그저 바라볼수밖에 없는 무력함에 휩싸인다.

「테챠악! 텟테큐아! 텟챠ーー!」
(마마ー!! 살려주는테츄!! 죽어버리는테츄ー!!)

나무 위에서 들리는 소리에 정신을 차리는 모친.

아직 지켜야할 아이가 남아있다는 사실이 다시금 마음에 불을 붙인다.

(기다리는데스으ー!!!)

어느정도 냉정함을 되찾은 모친은 발치에 떨어져있는 돌맹이와 나뭇가지를 까마귀를 향해 던지기 시작했다.

들고있던 자실장의 머리통도 던졌다.

좋은 아이디어였다. 투척가능한 어께관절을 가진 것은, 원숭이류와 실장시리즈 뿐인 것이다.

그래서 야생동물의 대부분은 개념에 없는 공격인 투척을 무척이나 두려워한다.

까마귀도 예외는 아니다. 개 종류를 상회하는 두뇌와 관찰력을 가진 까마귀는, 손에 무엇을 들고있는 인간이 팔을 들어올리면 대부분은 당장 도망친다.



그것이 인간이었다면.



결국, 까마귀는 어떠한 반응도 보이지않았다.

어미실장의 공격은 까마귀에게 닿지았았고, 나무줄기의 지상1미터 부근에 맞아 다시 땅으로 떨어졌다.

총명한 큰부리까마귀는 실장석의 역량을 간파한것이다.

옷과 머리카락을 뜯어낸 까마귀는 자실장의 배를 발로 잡고는 꾹 하고 쥐어짜서 똥빼기를 한다.

「테갸아ー!!」

그리고 자실장을 부리로 물고는 가까운 나뭇가지에 팡! 팡! 하고 부딛히기 시작한다.

「테쟈앗! 테쟈앗! 테쟈아앗!」

피부가 찢어지고 피가 솟구친다. 한층 더 큰 비명을 지르는 자실장

「뎃! 데에에에!?」(무슨짓을 하는데스으ー!!!?)

바람이 빠진 고무공에 찢어진 고무장갑을 붙인것 같은 물건.

그것이 지금의 자실장의 모습이었다. 전신의 뼈는 가루가 되었다.



그리고 까마귀는 자실장이었던 물건을 휙 하고 올려 다시 물고는, 하늘을 바라보고는 단번에 꿀꺽꿀꺽 하고 삼켜간다.

마지막으로, 만족스럽게 눈을 깜빡이고는 까악까악 하면서 날아가버렸다.



털썩 하고 주저앉는 모친. 조금 전까지 존재하던 단란함은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렸다.



쓰레기의 규제 이후, 먹이에 곤란을 겪는것은 실장석만이 아니다.

큰부리까마귀도 그러했다.

비행이라는 이동수단을 가지고있기 때문에 공원주변의 가정쓰레기를 입수하지 못하더라도 규제가 느슨한 교외에 있는 식품공장과 가축처리장, 어시장 등에 이동하는 것으로 실장석정도로 심한 개체감소는 없었지만, 그렇다해도 먹이를 둘러싼 까마귀끼리의 다툼은 심해져갔다.

그리고 까마귀들은 지면에서 움직이는 자그마한 두발 생물에 눈을 돌렸다.

실장석이다.

실장석은 둔중하고 연약한 생물이기에 까마귀들은 그 신체능력이 아무런 위협이 되지않는다고 판단했지만, 처음에는 공격하지는 않고 사체를 쪼는 정도로, 살아있는 것을 죽이는 일은 없었다.



까마귀는 신중했다. 머리에만 털이 있고, 옷을 입고 두 발로 걷는 것은 지상의 악마 「인간」과 같은 특징이었기 때문이다.



인간은 개체로서는 대단할게 없지만, 동료의식이 무척 강해서 개체의 피해를 전체로 복수하는 생물이었고, 그렇게 되는 경우 절대적인 천적이 되어버린다는 점을 잘 이해하고 있었다.

이 데스데스 우는 생물은 과연 인간인가 아닌가?

혹시 인간이나 그 친척이라면, 손을 대는 것이 무리의 소멸이라는 결과로 돌아올수도 있다.

수개월에 걸친 관찰의 결과, 까마귀들은 결론을 내렸다.

이녀석들은 인간과는 전혀 다른 생물이라고.

매와 때까치같은 것으로, 모습은 비슷하지만 한참 열등한 생물이므로 아무런 위협이 되지않는다고.



하지만 까마귀들은 함부로 공격을 하지는 않았다.

엄한 겨울을 제외하고는, 자실장 밖에는 덮치지 않았던 것이다.

여기에서 다시한번 겁쟁이라고도 할수있을 까마귀의 신중함의 한 조각을 볼 수 있다.

만에 하나라도 성체에게 반격을 받을 경우에는 날개가 상처를 입을 위험이 있다.

자실장이라면 그런 걱정은 필요없으며, 또한 새끼는 둔하고 잡기도 쉽다

그리고 지금은 봄. 실장석의 번식기이며, 매주마다 2000마리 이상의 새끼가 태어난다.

까마귀도 또한 번식기를 맞았고, 산란에 지친 어미까마귀와 막 태어난 병아리들에 있어 자실장은 굉장히 적합한 식량이 되는 것이다.

자실장만을 효율좋게 포획하기 위해서 까마귀들은 사냥법을 고안해냈다.



일단은 특정의 새끼 딸린 놈을 목표로 삼고, 복수의 까마귀가 한 팀이 되어 유리구슬이나 눈길을 끌수있는 반짝이는 것, 빈 깡통, 플라스틱 장난감, 그 밖에 예쁜 꽃과 선명한 나무열매 등을 적당히 뿌려서 어미에게서 떨어져나온 자실장이 흥미를 가지는 것을 기다린다.

한마리가 거기에 접근하면 즉시 잡아서 울음소리를 내게 한다.

다른 까마귀들은 그것을 신호로 날아올라서 실장석 둥지 위에서 친실장이 떠나는 것을 기다리며 선회한다.

하지만 팀에서 가장 경험이 많은 한 마리는 나무 꼭대기 등의 전망이 좋은 장소로 이동해서 파수꾼 노릇을 하며 대기한다.

그리고 어미실장의 동향이 아니라 주변을 경계하고, 인간이나 사냥의 방해가 될만한 것을 경계한다.

자실장을 잡은 까마귀는 실장석이 쫓아오기에 아슬아슬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어미를 둥지에서 멀어지게한다.

모친이 충분히 멀어지는 것을 모친의 목소리 크기로 확인하면 그 동안에 다른 까마귀들은 남은 자실장들을 일망타진한다.

간혹 운좋게 골판지나 스티로폼상자 등에 숨어도 소용이 없다.

까마귀의 강렬한 부리는 석고보드도 간단히 부술수 있다.

자실장을 끄집어내는데에는 아무런 지장도 없다.

자실장을 대강 잡으면 파수꾼까마귀는 신호를 보낸다.

이것을 들은 『처음으로 자실장을 잡았던 까마귀』는 어미를 데리고 돌아온다.

어미를 데리고 오는 것은 숨어있는 자실장이 어미의 모습을 보고 뛰어나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사냥은 끝을 맺는다. 까마귀는 둥지에 먹이를 가져가든 그 자리에서 자실장을 먹든 마음대로 행동한다.

파수꾼까마귀는 먹이를 잡지못했지만, 나중에 성공한 동료들이 먹이를 분배해주므로 문제는 없다.

까마귀 전체가 굶주리는 경우, 파수꾼 없이 사냥을 하는 경우도 많다.

또한 무리를 짓는다해도 자실장을 잡은 까마귀가 한마리씩 무리에서 빠져나가는 경우도 있다.

물론 처음부터 이랬던 것은 아니다.

실장석이 나타나기 시작할 때에는 그저 어미에게 한방 먹이고 그 틈에 자실장을 강탈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까마귀는 장난을 좋아하고, 음식물쓰레기를 뿌려서 쥐를 꾀어내 잡을 정도로 지능이 높다.

게다가 실장석이라는 영양만점의 먹이가 확보된 지금에는 생활에 여유가 생겨, 이렇게 동료와의 연계와 먹이의 종류, 공격하는 위치가 중요해지는, 게임성이 높은 사냥을 더 좋아하고있다.



(어째서인데스으・・・ 어째서 이렇게 되어버린데스?・・・)

까마귀들이 떠난 후, 어미실장은 무릎을 꿇고 피눈물을 흘리고있다.

주마등처럼 떠오르는 아이들과의 추억.

불안으로 가득했던 첫 출산.

「텟테레ー♪」하면서 환성을 올리는 아이들.

끓어오르는 기쁨과 만족감 속에서 필사적으로 점막을 핥던 그날 밤.

처음으로 나선 산책. 나날이 커져가는 아이들.

빛나고있던 나날은 더이상 돌아오지 않는다.



결국 어미가 자실장이던 때에 만난 위험은, 그렇게 대단한 것이 아니었던 것이다.

까마귀가 지근거리까지 닥쳐오는 위험을 만난다면, 자실장으로서 도망치는 것은 거의 불가능.

모친은 성체가 되지못하고 죽었을 것이다.

실제 체험이 없었기 때문에 가르침받은 지식만으로는 까마귀의 습격에 만족스러운 대비를 할 수 없었다.

운좋은 자실장 시절이 있었기 때문에, 아이들의 목숨을 잃어버리게 된 것이다.



(・・・・마마—! 도와주는테치ー!!・・・・)

번쩍! 하고 얼굴을 드는 모친.

(들린데스)

도움을 구하는 자실장의 목소리. 하지만 이건 환청일지도 모른다.

(기다리는데스으ー!!!)

모성본능이 명하는 대로, 어미실장은 달려갔다.

그 어미실장을, 옆의 나무에서 까마귀 한마리가 바라보고있다.

(분명히, 이쪽에서 들려온데스・・・)

모친이 도착한 곳은 살고있는 숲의 가장 안쪽이었다.

나무가 밀집해서 자라기에 해 지기 전인데도 불구하고 울창해서 어둡다.

모친은 모르는 일이지만, 실제 이곳은 까마귀의 번식지이기도 하다.

우연인가, 그렇지않으면 실력인가?

모친은 잡혀간 자실장이 있는 장소에 제대로 온 것이다.

「・・・・테치ー・・테치ー・・」(・・・마마ー 도와주는테치ー・・무서운테치ー)
「・・・테치치ー・・치ー야・・」(・・・오네쨩ー・・마마ー・・)

귀에 익은 자실장의, 희미한 울음소리가 모친의 귀에 들려온다.

그것은 위에서부터 들려왔다.

올려다본 모친의 눈에 비치는 것은 가혹한 현실이었다.

(이・・・이건 무엇・・・인데스?)

모친은 눈에 보이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삼나무 가지에 매달려있는, 무수한 자실장들.

그녀의 아이 이외의 자실장도 있다.



까마귀는 먹이를 여기저기에 숨기고 보존하는 습성이 있다.

물론 까마귀가 처음부터 살아있는 채로 보존하려고 생각한 것은 아니다.

죽었을게 분명한 상대를 다시 흙 아래에서 파내었을 때, 그것은 꿈틀꿈틀 움직였다.

까마귀들은 실장석의 강한 생명력을 알아본 것이다.

그리고 먹이를 보존하는 장소는 흙 아래가 아니라도 상관없다.

고양이나 개 등에게 빼앗기지 않는 장소, 다른 생물은 오기 어렵고 까마귀에게는 쉬운 장소가 있으면 된다.

살아있는 채로 자실장을 보존하는데에는 나뭇가지가 최적의 장소라고 생각하게 되는데에는 별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리고 실장석에게는 불행하게도, 자실장의 머리카락은 나뭇가지에 걸기에 좋았고, 나뭇가지와 이끼, 동물의 털 등을 복잡하게 엮은 둥지를 만드는 까마귀에게 있어 가지에 머리카락을 묶어두는 것은 쉬운 일이었다.

이렇게 자실장들은 산채로 보존식이 된 것이다.



머리털이 나뭇가지에 얽혀, 바람이 불때마다 하늘하늘 흔들리면서 희미하게 슬픈 소리로 우는, 기묘한 과실.

그 중에는 썩어버려서 주위에 파리가 날아다니는 것과 반은 미이라가 되어버린 자실장도 있다.



(너무한데스!・・・ 끔찍한데스!!!
 와타시들이 뭘 했다고 이러는데스!! 검은 파닥은 무슨짓을 하는데스!!??
 어째서, 이런・・・ 이런 심한 짓을・・・・하는데스으으으으!!!???)

분노로 몸을 떠는 친실장.

하지만 총명한 그녀는 새끼들을 구할 방법이 없다는 것도 이해하고있다.

피눈물을 흘리면서 모친은 원통한 마음을 안고 새끼들을 올려다보고만 있었다.

거기에 까마귀가 달아왔다.

가지에 묶어둔 자실장을 잡아올린다.

일단은 보존하려고 했지만, 급하게 필요하게 된 모양이다.

「데데에〜〜스!!」(멈추는데스으!!)

데스데스하고 떠들면서 모친은  쓸데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발치의 나뭇가지와 돌을 던진다.

하지만 까마귀는 아무렇지도 않게 자실장을 나뭇가지 위에 누르고, 뿌드득 하고 머리카락을 뜯어버린다.

「테챠ー!!! 테테테ー!!!」(마마ー! 살려주는테치ー!)

그 순간, 자실장을 쥐어뜯던 까마귀에게 다른 까마귀가 덮쳐서 가로채려고 한다.

남이 먹으려고 하는 먹이가 맛있어 보였던 것인지, 그냥 성격이 나쁜 까마귀인지는 알수없지만, 그 순간 행운의 여신이 실장석에게 미소지었다.



다투던 까마귀들이 자실장을 떨어뜨려버린 것이다.

그 광경을, 어미실장의 눈은 슬로우모션처럼 확실하게 포착하고 있었다.



새끼를 생각하는 마음이 한계를 뛰어넘는 힘을 끌어낸 것인지, 어미실장의 발은 강하게 땅을 걷어차면서 높이 손을 뻗어 자실장을 받아내기위해 몸을 공중에 띄웠다.

지지직!

배가 땅에 쓸린다. 무릎도 까진다.

하지만 모친의 손에는 자실장이 확실하게 안겨있다.

「테・・・테・・테츙〜?」(마・・마마인・・・테치?)
「데스!! 데스뎃승!!」(그런데스! 마마인데스!!)

기쁨의 눈물에 모친의 시야가 흐려진다.

(딸이 돌아온뎃승♪ 머리카락은 뜯겨나갔지만 밥을 잔뜩 먹으면 분명히 다시 자라날것인뎃승♪)

그대로 자실장의 머리를 쓰다듬자 테츙〜테츙〜하면서 기쁜듯이 울면서 눈을 가느다랗게 뜬다.

잡혀간지 얼마 되지않았기에 의식도 확실히 있다.

잃어버렸던 따쓰함이 돌아왔다는 기쁨이 가슴을 채운다.

(좀 더 쓰다듬쓰다듬해주는데츙〜♪)

「데뎃스、뎃스♪」(어쩔수없는 아이인데스♪)

행복의 절정에 있는 어미실장은 입으로는 그렇게 말하면서도 아이의 부탁을 흔쾌히 들어주었다.

그것이 어떤 결과를 낳는지도 알지못하고.

쓰다듬쓰다듬♪ 쓰다듬쓰다듬♪
(기분좋은테츙〜♪ 마마 정말로 좋은테츙〜♪・・・)

다음순간, 모친의 손 안에서 자실장이 사라졌다.

「데챳ー!!??」

위에서 들려오는 비명을 따라 들어올려진 어미실장의 눈에 비치는 것은 자실장을 다시 빼앗아간 까마귀들이었다.

「데뎃!!??」

한가지에 정신이 팔리면 주변이 보이지않는 실장석의 성질이 치명적이었다.

경험이 적은 젊은 모친이었기에, 새끼의 전멸, 그리고 기적적인 구출이라는 대형사고가 있었기에, 그 정신의 충격과 급격한 이완을 생각하면 어쩔수 없는 것인지도 모르지만.

「데갸아아ー스!!!」(돌려주는데스!!!)

새끼를 빼앗은 까마귀에게 다시 한마리가 달려들었다.

서로 자실장에게 발톱을 세우고, 부리에 힘을 주어 끌어당긴다.

「테캬ー!! 텟테캬ー!」(아픈테치ー!! 죽어버리는테치ー!!)

그 비명이 뿌직 하는 소리를 내며 끊어진다.

자실장은 머리와 동체로 찢어져버렸다.

「데갸아아아아!!!!」(따아아아아알!!!!)

까마귀들은 그대로 날아가고, 그 뒤에는 얼굴이 피눈물과 콧물로, 하반신이 분변으로 질척하게 변한 모친이 데———하고 멍한 얼굴로 서있었다.

「테챠ー!!! 테챠아아아ー!! 테테챠ー!!!」(마마ー! 와타치는 여기에 있는테치ー! 살려주는테치ー!)

남겨진 한 마리의 아이의 외치는 소리도, 지금의 모친에게는 들리지 않았다.



붉게 물든 세계. 길게 늘어뜨려진 검은 그림자.

일몰의 빛 속에서 휘청이며 나아가는 실장석이 있다.

그 모친이다.

(모두・・・모두・・ 도와주지못했던데스. 귀여운 아이들・・・
 마마는 나쁜 마마인데스・・・너희들을 지키지못했던데스으・・・)

어미실장은 촛점이 맞지않는 눈으로 중얼중얼 거리면서 헤메었다.

문득 모친이 올려다보니 가족이 모여서 낮잠을 자던 나무의 장소에 와있었다.



쓰레기투기의 규제강화 이후의 혹독한 도태를  극복해낸 그 유전자는 위석의 붕괴를 허락하지않았고, 강한 생존본능은 둥지 근처까지 그녀를 인도해낸 것이다.

(테치ー・・・・)

자실장의 소리가 들린다. 흠칫 하면서 모친의 귀가 움직인다.

하지만 눈은 빛이 돌아오지 않은 채 텅 빈 그대로이다.

(어차피 기분탓인데스. 모두 없어져버린・・・ 죽은데스
 ・・・사실은 있지않은것인데스・・・)

(・・・・마마・・・)

또 소리가 들린다. 하지만 모친은 움직이지 않는다. 그 순간, 바람이 불었다.

바람은 냄새를 나른다. 풀의 냄새, 흙의 냄새, 그리고・・・

「데스데스뎃!」(아이의 냄새인데스읏!)

대부분의 감각기가 인간과 비슷하게 둔한 실장석이지만, 후각에 있어서는 다르다. 특히 피를 나눈 동족의 냄새에는 예민하다.

냄새가 온 방향, 나무의 뿌리에 달려가는 모친.

그리고는 나무의 뿌리의 빈 구멍 안쪽에서 낙엽을 헤치고, 자실장을 꺼낸다.

가장 작은 막내딸이었다.

「테치테칭ー」(마마ー)

어미실장은 환희했다. 서둘려 안아들려고한다. 그러던 찰나・・・

「까악ー까악ー」울면서 까마귀가 자실장을 빼앗기 위해 덮쳐들었다.



자실장을 찾아가는 어미실장을 바라보던 한마리이다.

여기에 있던 자실장의 수와, 잡아들인 수가 일치하지 않는것을 계산하고는 모습을 보이는 것을 기다려온 것이다.

「뎃가아아아아아ー!!!!」

어미실장은 자실장의 앞에 버티고 서서는 목이 찢어져라 소리를 질렀다. 날아오는 까마귀를 향해서 나뭇가지와 돌을 손 닿는대로 집어던졌다.

분노와 증오로 인하여, 그 힘은 통상에 비해서 훨씬 강했고, 그리고 가열찼다.



그 기세와 기백이 보람이 있었다.

까마귀는 겁을 먹고 떠나갔다.

잠시동안 어께로 숨을 쉰 후, 자실장을 안아들고 뺨을 문지른다.

「데엥♪ 데에엥♪ 데엥♪뎃스으으♪」(잘 살아서 돌아온데스♪)

「텟츄ー테치텟치ー」(니ー언니가 여기에 밀어넣고는 검은 파닥이 없어지고 마마가 올때까지 숨어있으라고 말한테치)

(그 아이가・・・ 그렇게 한데스까・・・)

아이들 중에서 가장 침착하던 차녀.

그녀는 자신을 희생해서 막내딸을 구한것이다.

보아하니 뿌리의 구멍은 꽤 작았고, 막내딸이 아니었다면 숨을수 없었을 것이다.

차녀의 판단은 제대로 된 것이었다.

(・・・언니들은 어떻게된테치?)

한순간, 나무에서 떨어졌던 한마리를 생각해보지만,

(모두, 검은 파닥에게 죽어버린데스・・・・)

모친은 그렇게 대답했다.

(・・・・!!!!)

말을 잊는 막내. 그리고 적과 녹의 눈물을 흘리며 테에엥〜테에엥〜하면서 울기 시작한다.

(다른 아이들은 불쌍하지만, 너 만이라도 살아남아서 다행인데스)

꽉 하고 자실장을 끌어안고는, 모친은 터벅터벅하고, 하지만 아까보다는 확실한 발걸음으로 둥지구멍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이 친자가 이후에 무사히 독립의 날을 맞을수 있을지 어떨지는 알 수 없다.



장마철의 호우와 습기, 여름의 무더위, 태풍, 한파.

사계절마다의 기후변화는 물론이거니와, 낮에는 까마귀와 매, 밤에는 고양이와 쥐, 게다가 앞으로의 계절에는 뱀과 올빼미 등도 실장석들을 먹이로 삼는다

진드기와 모기에게 피를 빨려서 쇠약해지고, 매개된 병원균도 생명을 위협한다.



하지만, 실장석에 있어서는 불행한 일일지도 모르지만, 이 현의 도시부는 쓰레기투기 규제이후, 과거에 비해서는 줄어들었지만 아직도 많이 생존해있는 들실장을 기반으로 한 풍부한 생태계가 만들어지고있다.



대량으로 배출되는 똥에는 예민한 후각의 금풍뎅이, 말똥구리 등의 쇠똥구리류가 교외의 목장 등에서 날아와서, 똥을 유충의 먹이로 삼아 흙 아래에 파묻었다.

소와 말이 그 역할을 기계로 대체된 이후, 감소일로에 있던 일본의 쇠똥구리류이지만, 이 현에서는 회복되고 있는 중이다.

파묻어진 똥에는 인과 질소 등이 풍부하게 함유되어있어, 토양을 비옥하게 하고 식물의 생장을 돕는다.

무성해진 나무와 풀은 곤충을 늘리고, 휘어지게 열매를 맺어서 새와 소동물을 키운다.

그리고 토지의 물저장능력을 높여서 여기저기에서 말라버렸던 우물과 옹달샘이 부활한다.

그리고 서서히, 산으로 피난갔던 너구리와 족제비, 매와 여우 등이 늘어난 소동물과 실장석이라는 먹이를 구하여 도시부로 돌아온다.

풍부한 지방을 가지고, 예리한 이빨이나 발톱도 없으면서 움직임이 둔하고 힘도 약한, 소화하기 어려운 두꺼운 가죽이나 털도 없는 실장석은, 다산하면서도 연중 번식이 가능하기 때문에 많은 포식자를 먹여살릴수가 있다.

새끼에서 성체까지 자라날수 있는 것은 100마리 중 1~3마리라고 하는 좁은 문이지만, 목숨을 잃은 실장석은 쓸모없게 되지않고, 다른 생명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이 현에 있어서, 들실장석이라는 존재는, 인간과 도시를 포함한 자연이라는 거대한 장치 안에서, 마땅히 있어야할 위치에 들어가고 있었던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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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같은 물건

전작, 「버려진 실장과 까마귀」에 뒤이은 두번째작품입니다.

전작을 일러스트와 조형물로 만들어주신 화가, 조형사 분들에게 깊이 감사하고있습니다. 굉장히 기뻤습니다.

수많은 멋진 작품에서 받은 감동을 얼마간이라도 동호의 여러분에게 환원하고싶다고 생각하여 써보았습니다.

까마귀를 실장석의 적으로 만든것은, 이전에 까마귀의 사냥을 본적이 있어서입니다.

몇마리의 까마귀가 집비둘기를 덮치고, 가로채려고 하는 들고양이와 싸우고, 최종적으로는 들고양이에게 몰매를 때려서 쫓아냈습니다.
또한 핀포인트로 눈과 숨골, 항문을 노려서 새끼고양이와 늙은 고양이를 죽이는 것도 본적이 있습니다.

물론, 스크 안의 묘사에는 판타지가 들어가있습니다만, 혹시 실장석이 현실에 있다고해도 까마귀가 가만히 놔두지않겠지, 최대의 적은 까마귀가 되겠지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현재 병행한 몇개의 스크를 진행중입니다.
가능한한 빠른 시일내에 업로드하고싶다고 생각합니다.

댓글 5개:

  1. 데에...이건 필시 명작임이 분명한데스. 필력도 우수하고 전해지는 바도 좋았던 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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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좋은글이었데스 실장이 이정도는 되어야지 재미가있는데스 분충투성이 실장물은 그냥 빠른전멸로 끝내는게 시원한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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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좋은작품이라고 생각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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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데프프프~ 멍청한 벌레들은 죽는게 당연한데스. 좋은 단백질 공급원이 되는걸 영광으로 생각하는게 좋은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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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발로 꽉 쥐여서 똥을 뺀다는 장면에서 리얼함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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