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죄의 마음

「데스우・・・데스웃」

그 실장석은 두 눈에 눈물을 채우고 벌벌 떨면서 사과하고 있었다.

반복해서 머리를 조아리며 사과하고있다.

「・・・됐어. 저기로 가버려」

손을 들어올리고 화를 내려던 여성은 머쓱한 표정을 지으며 저리 가라는 손짓을 한다.

「데스우? 데스우데스우」

몇번이고 몇번이고 고개를 숙이면서, 실장석은 그 여성의 앞에서 떠나갔다.




그 모습을, 벤치에서 한 남자가 보고있었다.

저 실장석, 어제 도시락을 훔치려고 한 녀석이 아닌가?

울면서 사과하길래 봐주었는데・・・

남자가 생각하고 있으니, 예의 실장석이 타박타박 걸어왔다.

최근들어 지참하고 있는 목캔디가 남자 옆에 놓여있는 것을 보더니, 슬며시 손을 내뻗는 실장석. 그 동작은 익숙한 것이었다.

바스락 하는 소리에 남자가 정신을 차린 것은, 실장석이 사탕봉지에 손을 집어넣은 순간.

실장석과 남자의 눈이 마주친다. 갑자기 실장석이 겁먹은듯이 벌벌 떨면서

「데스우・・・데스웃」하며 두 눈에 눈물을 채우며 머리를 숙이기 시작한다.

틀림없어・・・어제와 똑같다. 남자는 조금 냉정하게, 아니 냉혹하게 되었다.

어제의 자신이 베푼 자비가, 실장석의 속셈대로 놀아난 것이었다는 것을 알아채었기 때문이다.



아직도 떨면서 우는 실장석의 앞에 슬쩍 알사탕을 내민다.

순간, 실장석은 낯을 바꾸더니 사탕에 손을 뻗었다.

빠악! 힘껏 얼굴을 얻어맞는 실장석.

「데스우・・・데스웃」

두 눈에 눈물을 채우더니 몸을 떤다.

남자가 주간지를 펼치며 주의를 돌리는 척을 하니, 살그머니 사탕에 손을 뻗으려한다.

그때 갑자기 실장석 쪽을 바라보니, 또다시

「데스우・・・데스웃」

두 눈에 눈물을 띄우며 작게 떨었다.



역시 그런가・・・

남자는 억측이 확신으로 바뀌면서 혼잣말을 했다.

방금의 여성은 『반성하고 있는 모양이니 이젠 봐주자』라고 생각한 것이겠지.

어제의 자신도 그랬으니까. 하지만 이 실장석은 겁먹고 사과하는 모습이라는 일련의 행동을, 위험회피의 수단으로 익혀서 활용하는것 뿐.

처음부터 어째서 화를 내게되었는지의 이유도, 다음에는 그러지 않기위한 학습도 할 생각이 없다.

그러니까 몰래 사탕을 훔치려고 하다가 들키면 겁먹어 떠는 모습으로 용서를 받고,

이번에는 들키지 않고 잘 훔치려고 하고, 또 들켜서 겁먹는척을 해서 용서받고, 다음에야말로 들키지않게 또・・・

자주 들리는 말로 실장석의 모든 행동은 아첨을 원천으로 하고있다고 하지만, 눈 앞에서 그걸 보는 것은 역시 불쾌함 이외의 어떤것도 아니다.

남자는 실장석이 노리고있던 사탕을 손에 쥐고 입에 넣어주었다.

「데스우♪ 뎃스웅〜」

좋은데 데려가주지. 남자는 그렇게 말하더니 실장석을 집어들었다.



실장석을 데리고 갔다. 사탕을 주었기에 어떠한 의심도 하지 않는 모양이다.

「데스데스♪」

실장석을 인기척이 없는 작은 공터에 데려갔다.

실장석을 조심스럽게 내려주니

「데스우〜 데스우〜」하면서 아양을・・・아니, 아첨을 했다.

(따뜻한 잠자리를 주는데스우? 맛있는 것을 주는데스우?)

남자는 주머니에서 사탕을 꺼내더니 공터 안에 휙 던졌다.

「데스웅♪」

바로 달려들어 사탕을 핥는 실장석.

거기에는 약간의 장치가 있었다.

사탕을 다 핥은 실장석의 눈에 들어온 것은, 어째서인지 놓여있는 맛있어보이는 과자.

(과자 주위에 뭐가 있긴 하지만, 먹을수있는 것도 아니니 상관없는데스우)



「데스우♪」

실장석은 기쁜듯이 손을 뻗는다.

철컥! 순간, 용수철이 힘차게 튕기며 실장석의 팔이 끼었다.

고전적인 쥐덫이다.

「데스웃!? 데에에! 데에스!」

놀라는 실장석. 쥐덫은 4개의 못으로 지면에 고정되어 있기에 꿈쩍도 하지않는다.

끼어버린 손이 점점 아파온다.

「데스우・・・데스우」(아픈데스우 용서해주시는데스우)

눈물을 흘리며 떠는 실장석. 하지만 주위에는 아무도 없다. 남자는 어느틈에 모습을 감추어버렸다.

손이 물려있는 쥐덫에는 아첨이 통하지 않으니까 아무런 해결도 되지않는다.

속수무책이었다.



그로부터 얼마 후, 몇 마리의 까마귀가 날아왔다. 여기는 저녁에는 까마귀의 집합장소가 되는 장소이다. 당연히 남자도 그것을 알고 데려온것이지만.

「데스우・・・데스우」(살려주시는데스우 와타시는 잘못한거 없는데스우)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 까마귀를 보며 연기를 시작하는 실장석.

「까아악 까아악」 「데스웅・・・데스우우우」

점점 눈에 눈물을 고이게하며(거짓울음) 실장석은 생각한다.

(반짝반짝 빛나는 보석같은 눈. 지금까지와 그래왔듯이, 이거라면 어떤 상대라도 마음대로인데스우)

까마귀는 실장석의 눈동자를 가만히 들여다본다.

(역시 와타시의 눈에 정신이 없는데스우. 이거라면 살아나는데스우 약간만 더, 조금만 아양을 떨면・・・)



「데스우・・・데엣!?・・・데갸아아아」

눈물을 흘리며 도움을 구하는 실장석의 눈에 까마귀는 억지로 부리를 박고, 도려내었다.

까마귀는 유리구슬처럼 빛나는 것을 모으는 습성이 있다고하는데・・・실장석의 눈알도 그렇게 보인것일까. 벌써 다른 까마귀가 또 하나의 눈을 뽑아내었다.

「데갸아아아! 데즈아아아아아!?」

(어째서? 와타시의 매력을 이해못해? 이 와타시를 보고, 어째서 아픈짓을 하지!?)

두 눈이 뽑혀나간 아픔과 풀지못한 의문에, 짜증이라도 나는것처럼 고함을 지르며 날뛰는 실장석.

우연히, 그야말로 우연히 물려있지 않아 휘둘러지던 손에 한 마리의 까마귀가 맞았다.

까아악 하는 비명을 지르며, 까마귀가 땅에 떨어졌다.



실장석을 둘러싼 까마귀들의 움직임이 뚝 멈추었다.

「데스웃!? 데스우〜웅 데스우〜웅 데・・・데에에에에!!!」

반응이 있어! 라고 생각하고 다시 아첨하는 실장석.

하지만 그것은 역효과였다. 동료가 공격당한 까마귀들이 완전히 적으로 인식해버렸다.

실장석은 경악의 소리를 지른다. 주위의 모든 전신주를 메울 정도로 많은 까마귀들이 이쪽을 보고있었다.

「까아아악!」한 마리가 소리를 지르는 것을 신호로, 까마귀들이 일제히 움직이지 못하는 실장석에게 달려든다.

「데스우우우 데스스우우・・・데스〜웅♪・・・데갸・・・・데゛・・・우・・・・」

(아픈데스우 와타시는 잘못한거 없는데스우 이젠 용서해주는데스우 이렇게 귀여우니까 봐주는데스우 아파 그만둬 배가, 귀가・・・그만・・・)

   

바보같은 실장석. 교활하게 상대에 의존하며 살아온 네가, 야생동물을 상대로 무엇을 할수있을까?

「잘가라, 실장석. 만약 네가 약간이라도 울면서 사과한다는 행위의 의미를 이해했다면, 이틀 연속으로 내 먹을것을 훔치려고 하지도 않았을 것이고, 이렇게 될 일도 없었을것을・・・」

약간 떨어진 장소에서 상황을 보고있던 남자는 그 자리를 떠났다.





며칠 후.

놀랍게도 그 실장석은 재생을 반복했고, 까마귀에게 계속 공격당하고 있었다.

「데갸아아아! 데즈아아아아!」

까마귀들은 익숙해진것처럼, 휘둘러지는 실장석의 손발을 휙휙 피하면서 부리로 살을 쪼아버린다.

한번 죽을뻔한 것으로 몸을 구속하고 있던 쥐덫에서는 빠져나왔지만, 발이 재생하면 머리를, 머리가 재생하면 발을 쪼아먹혔기에 도망치지도 못하고 까마귀들의 마음대로 당하고있었다.

웃기는 것은 머리가 재생했을 때는 변함없이 까마귀에게 필사적으로 아첨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눈알이 재생하면 맨처음으로 까마귀에게 뽑혀나가기에, 그녀가 자랑하는 『촉촉한 눈동자』를 쓰는 일은 두번 다시 없었다.

재생의 속도가 떨어지고 있는지, 오늘 남아있는 몸의 부분은 꽤나 조각조각의 크기가 되어있었다.

진짜 의미로 죽을때까지, 그 실장석은 까마귀들의 먹이가 될것이다.





〜에필로그〜

그 후, 까마귀들이 야생의 실장석을 공격해서 눈알을 뽑아낸다는 것이 사소한 뉴스가 되었다.

여러가지 논의가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인간이 까마귀에게 금속류 등을 도둑맞는 피해가 줄었다는 것이 지적되었고, 오히려 좋은 일이 아니냐는 말로 끝맺음을 지었다.

그 실장석은 아무래도 최종적으로는 도움이 된 모양이다.

하지만 어딘가에, 실장석의 눈알이 대량으로 쌓여있는 모습을 상상하면 약간 섬뜩해진다.



-끝

댓글 1개:

  1. 손버릇 안좋은 놈들은 정신개조로 뿌리부터 뽑아야 하는 뎃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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