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치

그 실장석은, 바깥과 격리된 방에서 지내고있었다.

 그녀는 어미의 얼굴을 알지 못한다. 심지어 자신 이외의 실장석도 모른다.

 태어남과 동시에 어떤 인간남자의 손에 의해 격리된 것이었다.



 남자는 그 실장석이 아주 작은 자실장이었던 때부터, 식사를 주며 돌보아주었다.

 말을 듣지않았을 때에는 따끔한 벌을 줄때도 있었지만, 반대로 제대로 말을 들었을 때에는 덮어놓고 칭찬해주며 귀여워해주었다. 맛있는 음식을 주었다. 하루종일 놀아주기도 했다.


 그 실장석은, 남자가 무척 좋았다.

 어릴 때에는 어미로써, 놀이상대로써.

 그리고 그녀가 성장함에 따라, 그 마음은 이성에의 애정과 비슷한 것으로 변화해갔다.



 그 사람이 좋다. 그 사람과 맺어지고싶다. 그 사람의 아이가 갖고싶다.



 즐길거리로 주어진 텔레비전에서 나오는 연애드라마 그대로의, 꿈과 사랑으로 색칠된 두 사람의 미래를 그 마음속에 그리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실장석. 남자는 인간. 전혀 다른 존재인 둘이 맺어진다는건 있을수 없는 일이었다.



『네가 인간이었다면……』



 자신을 안아들면서 쓸쓸히 중얼거리는 남자의 말이 가슴에 박혔다.



 닝겐이 되고싶어. 닝겐이 되고싶어. 인간이 되고싶어.



 인간이 되어, 그 사람과 맺어지고싶어. 꿈과 사랑으로 색칠된 생활을 보내고싶어.



 닝겐이 되고싶어. 닝겐이 되고싶어. 인간이 되고싶어.

 닝겐이 되고싶어. 닝겐이 되고싶어. 인간이 되고싶어.



 그것 만을 생각하며, 원하고, 꿈을 꾸었다.

 인간이 되어 남자를 사랑하고, 남자에게 사랑받는 매일을 꿈꾸었다.



 닝겐이 되고싶어. 닝겐이 되고싶어. 인간이 되고싶어.

 닝겐이 되고싶어. 닝겐이 되고싶어. 인간이 되고싶어.

 닝겐이 되고싶어. 닝겐이 되고싶어. 인간이 되고싶어.

 닝겐이 되고싶어. 닝겐이 되고싶어. 인간이 되고싶어.



 그리고 어느 날, 그녀의 바람은 스스로의 육체에 변화를 가져왔다.

 실장석은, 고치로 변화한 것이다.

 자신을 다른 것으로 재탄생시키는 고치로.



 스스로의 사랑을, 꿈을 이루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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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우, 드디어 여기까지 커졌네」

 남자는 피로의 빛을 보이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키우고있던 방 안에서, 처음에는 안아들 정도의 크기일 뿐이었던 실장석의 고치는, 지금은 사람 한 명 정도까지 커져있었다.

「……그러면, 시작해주게」

 남자의 말이 신호가되어, 작업복을 몸에 걸친 남자들이 몇 명, 실장석의 고치에 다가간다.

「알겠나, 아무쪼록 고치는 다치지 않도록하게」

「알겠습니다」

 작업복의 남자들은 가위로 고치를 방 안에 고정하고있는 실을 신중히 끊고, 살며시 들어올려 수레 위에 올려 싣고갔다.

 고치를 실은 수레가 향한 곳은, 조금 떨어진 장소에 있는 작업실이었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후끈한 열기와 증기가 밀어닥친다.

 그 열기의 근원은, 작업실 중앙에 놓여있는 가열로 위의 커다란 냄비였다.

 냄비 안에서는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고있다.

 작업복의 남자들은 수레에 싣고온 실장석의 고치를 몇 명이서 들어올리더니,

「「「하나, 둘……세엣」」」

 구령과 함께 끓는 물 안에 던져넣었다.

 절반정도 열탕에 가라앉을 즈음부터, 고치에 변화가 나타난다.

 꿈틀꿈틀하는 움직임이 보이고, 이윽고 그것은 고치 전체를 뒤트는것처럼 격렬한 움직임으로 변한다.

 냄비 안의 끓는물을 주위에 흩뿌리는 것처럼 꿈틀거리는 고치.

 철벅철벅하는 거센 물소리 사이로 분명치는 않지만 비명같은 것이 들려오는 것은, 기분탓일까.

 하지만 고치의 몸부림도 차츰 잦아들어간다.

 그리고 완전히 고치의 움직임이 멈추자, 남자는 그 손에 든 작은 바늘같은 것을 물 가운데에 떠있는 고치의 일부에 꽂아서 잡아당겼다.

 마늘 끝에는, 한 가닥의 실이 걸려있었다.

 마치 유리……아니, 수정을 머리카락보다 가늘게 늘린것같은 반짝임을 가진 실.

 그 실을 기계식 릴에 걸고, 빙글빙글 감아 당긴다.

 실이 감겨갈때마다, 실장석의 고치도 물 위에 뜬 채로 빙글빙글 회전한다.

 릴에 감긴 실의 층이 두꺼워지는것과 반비례하여, 실장석의 고치는 점점 얇아져간다.

 얼마 후, 고치를 형성하던 모든 실을 감아낸 릴을 떼어내고, 감겨있는 실의 광택을 확인하는 남자의 뺨에 만족스러운 미소가 피어오른다.

「잘 만들어졌군」



 남자는 실장석에게 고치를 만들게하는 기술자였다.

 실장석이 고치를 만들게 하기위해 『자신은 사랑받고있다』『애정을 가지고있다』『그 사랑을 성취하고싶다』라고 생각하게 하는 기술자.

 그리고 완성된 고치에서 실을 뽑아낸다. 그 실은 분충이라고 경멸되며 기피되는 생물이 만든 것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을 정도의 색채와 광택을 내뿜는다.

 그 아름다움에 더하여, 기본적으로 자기중심적이고 남에게 애정을 갖지않는 실장석이 「고치를 만들게할 정도로 사랑받는」 어려움이 따르기에, 높은 가격으로 거래가 이루어진다.



 『실장석의 고치에서 만들어지는 <실장비단実装絹>, 그 광택과 색채는 고치를 만든 실장석이 마음속으로 그리는 꿈과 사육주에의 애정을 반영하는 것이다』



 라고, 누군가가 말했던 것을 남자는 떠올렸다.

 방금 자아낸 실도, 작업장의 조명을 반사하여 보는 각도를 달리할때마다 다른 색조를 보이고있다.

 수정도 아니고, 마치 진주나 오팔을 머리카락보다 가늘게 뽑아내어 만든것같다.



「……너는, 이렇게까지 나를 사랑하면서, 꿈을 품고있었구나」



 남자는, 지금은 불을 멈춘 냄비 안에 떠있는 것에 눈을 향하며 중얼거렸다.

 그것은 고치를 만든 실장석이었던 것…… 변태 도중의 「번데기」였다.

 녹색과 적색의 수지를 섞어서 만든것같은 덩어리가, 남자에게는 손발을 모으고 웅크린 사람모양의 것으로도 보인다.



「안심하렴. 네 사랑은, 꿈은, 쓸모없는게 아니야.

 어딘가의 누군가가 아름답게 입어보일테니까」



 남자는 뒤도 돌아보지도 않고 작업장을 떠났다.

 또다시 키우지 않으면 안되는 실장석이, 남자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남자가 주는 「사랑」과 「꿈」을,

 그 마음속으로 「사랑」과 「꿈」을 품으면서.






-끝

댓글 2개:

  1. 실장석이 행복한 최후를 맞이해서 기분 나쁜 스쿠인 데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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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아 그래서 얼마 버는데 그게 궁금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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