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타시의 주인사마


편의점 앞에서 어미실장에게 탁아된 자실장은, 불안으로 가슴이 터져버릴것 같았다.

어미는 「무서울것 없다」라고 말했지만, 그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처음으로 어미곁을 떠났다. 그것 만이 아닌 불안을 느끼고 있었다.






심야를 지나면 쌀쌀함이 깊어지는 계절, 여자는 몸을 떨면서, 차막이 위에 걸터앉았다.


작은 얼굴에 빛의 정도에 따라 금색으로 빛나는 갈색 곱슬머리를 얹고, 붉은 입술과 흰 살같이 돋보인다.

미니스커트에서 뻗어나온 허벅지는 건강하게 얇고 길다. 무릎 아래를 덮은 레그워머 너머로도 그 가는 발목을 상상할 수 있다.

유아등에 몰려든 벌레가 파직파직 하는 소리를 내며 타죽어간다.

등뒤의 휘황한 불빛을 받으며, 여자는 캔커피를 땅바닥에 놓고는 담배에 불을 붙이려고 했다.

그때, 말을 거는 사람이 있었다.

올려다보니, 꽤나 잘생긴 남자이다.

「춥지 않아?」

「음〜.  추워〜」

고개를 기울이고, 웃으며 대답하는 여자에게서는 아첨이 보인다. 아마도 가출이리라.

「누구 기다리고있는거야?」

「아아니. 한가하니까……」

시간은 벌써 18시 정도일까.

「그러면, 우리집 올래?」

여자는 고민한다. 어떤 남자인지는 모른다. 알수있는 것은, 얼굴이 괜찮다는 것과, 인상이 부드러우면서도, 어딘가 위험한 냄새가 난다는 정도일까.

이대로 여기에 있어도 추울 뿐이고, 기분나쁜 남자가 끈질기게 들러붙을지도 모른다.

여자는 남자의 유혹에 넘어가기로 했다.

봉지 너머로 들려오는 대화를, 자실장은 숨을 죽이고 듣고있었다.

조금 떨어진 곳에서 모친의 당황한 목소리가 들려오지만, 자실장에게는 어쩔 도리도 없다.

자동차의 뒷좌석에 거칠게 놓이자, 자실장은 밸런스가 무너졌다. 봉지 안에서 딱딱한 종이팩 모서리에 뺨이 눌려서 슬금슬금 상처가 나지만 소리를 낼수도 없다.

엔진이 걸리고, 작은 몸이 봉지 째로 흔들린다.







차가 얼마나 달렸을까. 주위는 서서히 조용해지고, 카오디오에서는 남자가 좋아하는 CD밖에 흐르지 않았지만, 그것은 여자에게는 지루한 선곡이었다.

요즘 CD는 없어?하고 물으면서 CD를 뒤져보지만, 요즘 음악은 한장도 없다.

뾰로통한 여자에게 남자가 쓴웃음을 짓는다.

「집에 가면 있어」

몇 명인가 요즘 가수의 이름을 대자 여자의 기분이 풀렸고, 남자는 작게 한숨을 내쉬면서 얼버무리려는 것처럼 담배를 물었다.

여자는 지루함의 끝이 보이자, 주변 경치가 쓸쓸한 데에서 불안을 느꼈다.

아직도 멀은건가, 라고 물으려고 했을때, 남자가 말했다.

「이제 금방이야. 주변이 좀 쓸쓸하지? 그러니까 밤에 좀 시끄러워도 괜찮아」

술도 있고, 안주도 있어. 와인은 좋아해? 라는 질문에, 여자는 만면의 미소로 대답한다.

「마신 적은 없지만, 분명히 좋아할거야!」

아이같은 표정에, 남자는 미소지었다.



옆집과 떨어진 단독주택의 외관은 멋드러졌고, 현관에서 이어지는 복도의 간접조명에 비치는 내부는 분위기가 난다.

마치 영화나 드라마에서 나오는듯한 거실에 여자는 신나했다.

커다란 소파에 팔을 펼치며 앉는 모습은 천진난만하지만 미니스커트 자락에서 속옷이 보일것만같다.

「돈도 많네」

「이 집? 부모님 유산이야. 나 자신은 별거없는 월급쟁이고」

편의점 봉지를 부엌 위에 두고, 사온 것을 꺼내려고 들여다본 남자의 움직임이 멎었다.

「왜그래?」

남자 곁에 와서 봉지 안을 들여다보고는, 거기에 있는 작은 생물에 여자는 혐오감을 느꼈다.

「아, 진짜! 실장석이잖아! 더러워!!」

얼굴을 찌푸리며 외치는 여자의 말에, 자실장은 서둘러 일어서서 고개를 기울이며 최대한의 애교를 부렸다.

「테…텟츄〜웅」

하지만 들실장인 어미에게 태어났기에, 사육실장의 새끼와 비교하면 불결하다.

배냇머리라고 불러야할 가늘고 부드러운 머리털은 군데군데 헝클어지고, 부드럽고 매끈한 살갗은 오히려 때가 눈에 띄게 만든다.

녹색 실장복은 신진대사가 있어 살갗과 마찬가지로 얼룩이 보인다.

여자가 싫어하더라도 남자가 귀엽다고 느끼기만 한다면.

그렇게 생각한 자실장은 다시한번, 아첨을 보였다.

「……응. ……더럽구만」

여자의 매도에 남자가 맞장구치자, 자실장은 지금이라도 울어버릴것 같았다. 커다란 눈동자가 젖어들고, 시야가 흐려진다.

그때, 남자는 자실장을 바라본 채로 여자에게 말했다.

「그런데, 인간과 비교해서 어느쪽이 더러울까」

「하아? 무슨말이야. 실장석과 인간을 비교하다니, 이상한 소리를 하네?」

진심으로 어이없다는 듯이, 하지만 남자를 화나게하지 않도록 약간의 농담기를 잊지않고 여자가 대답한다.

「어느쪽이 더러운가, 지금부터 비교해보지 않을래?」

남자의 말에 여자는 눈을 빛낸다.

학대이다.

그것도, 해체를 동반한, 화끈한.

찬성의 말을 꺼내려고 한 순간, 여자는 머리에 강한 충격을 느끼고 기절했다.

바닥에 쓰러지기 전에 부엌 모서리에 이마를 찧었지만 이미 의식이 사라져있던 그녀는 아픔을 느끼지 않았다.

「……정말이지. 초대도 안한 손님이라니」

남자는 자실장을 다시 바라보며, 적과 녹의 둥근 눈동자를 바라보며 말했다.

「예정을 바꿀수는 없고. 어쨌거나 이제 고기가 없거든. 어쩔수없으니 너는 키워주지」

인간 이외의 살생은 진작에 졸업했으니까.

그렇게 말하는 남자의 눈은 의외로 부드럽고, 하지만 냉정하고, 차가워서, 자실장의 혼란은 깊어졌다.

인간이 인간을 죽인다. 그런 이야기는 어미에게서든 누구에게서든 들어본 적이 없다.

이 닝겐은 닝겐에게 위해를 가하지만, 부드러운 눈으로 자신을 「키워준다」라고 말했다.

닝겐을 죽이는 닝겐을 신용해도 될까? 닝겐을 죽이지 않는 닝겐은 실장석을 죽인다.

그러면, 닝겐을 죽이는 닝겐은?

움직이지도 못하고 시선을 돌리지도 못한 채, 자실장은 그 작은 머리로 생각을 돌린다.

「이녀석 묶는 동안, 너는 거기서 기다리거라」

봉지에서 멋대로 나오지마, 라고 들었을때, 자실장은 간신히 끄덕일 수 있었다.

「착한 아이구나」

머리를 한 번 쓰다듬어주자, 그 부드러운 손끝에 자실장은 울음이 나올것 같았다.

「테, 테츄」

남자의 모습이 시야에서 사라지고, 무거운 것을 질질 끄는 소리가 들려왔다.




-끝

댓글 6개:

  1. 답도 없는 살인마잖아.

    답글삭제
  2. 사람이 사람을 죽이는데 실장석이라고 안죽일리 없지...

    답글삭제
  3. 사람을 죽이기에 실장석은 안 죽일수도 있음
    대사중에 인간 이외의 살생은 진작에 졸업했다
    라는 대사가 있는걸로 봐서는 인간말고
    다른 생물을 죽이는 거에는 흥미가 없는 케이스
    저 실장석이 분충개화 하지않는 이상은 천수를
    누리게 될거다 어쩌면 실장석을 키움으로
    자기는 인간을 해칠 인간이 아니다 봐라
    실장석을 키우고 있고 통상적으로 혐오받는
    생물도 제대로 키워주는 [착한]사람이다
    라는 자기 이미지 관리용으로 키울수도 있음

    답글삭제
  4. 돈좀있다는거 보여주니까 바로 보픈해버리네

    답글삭제
  5. 실장석에 이상한 것좀 끼얹지 마라...
    아니, 이번거는 딱히 참피물도 아니구만

    답글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