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충막이

분(충)막이 ( 분충 + 액막이 )

부제: (동)북의 실장석

 

그 집 마당 한 구석에는 쇠말뚝 하나가 서있었다。그 쇠말뚝의 지름은 약 3cm、높이는 지상으로부터 60cm 지하로 약 1.5m까지 깊이 박여있어、움직이려고 해도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 말뚝 끝에는 굵기 5mm, 지름은 5cm 정도 되는 고리가 강고히 용접되어 있었고、그 고리엔 굵은 쇠사슬이 걸려있었다。


그 쇠사슬 끝에는…이 글을 읽으러 오신 모든 분께서도 알고계실거라 생각하지만…



『실장석』이 매달려 있었다。



그 실장석은 이미 죽어있었다。그 실장석은 양 눈이 하얀색으로 되어 누워있는 상태로 전혀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그 실장석의 온 피부는 벗겨질 대로 벗겨져서、재생되었던 흔적조차 남아있지 않았다。아마도 그 원인은 등유나 무언가를 뿌려 그 실장석의 몸에 불을 지른 것 같았다。

그리고 고름과 진흙이 섞여진 것이 실장석의 몸을 뒤엎고 있었다。



그 실장석이 있는 곳에 집주인이 그릇을 들고 나타났다。그릇 위에는 실장석의 아침이 놓아져있었다。

그러나 집주인은 실장석이 죽은 것을 깨닫고 집으로 다시 들어갔다。



「아버지、왜 그래?」



「아아、마당에 있던 녀석이 죽어서 말이야。동사무소에 전화해서 새로운 걸 가져와야겠어…」



「알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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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띠리리리리리리리리리리리리리리리리】



「여보세요…예 호칸고동 동사무소입니다。아아、오랫만에…네네、네네、딱 좋게 오늘 처분하려고 한 1마리가…」



전화를 받았던 남자는 뒤쪽 창고로 가 한 번 훑어보았다。



「네네、그러고 보니 이미…어제쯤 옆집에 있는 밭을 노리던 놈이 있었네요、그 녀석으로…알겠습니다。집으로 돌아가던 길에 한 번 들리겠습니다…네」



【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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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동사무소 직원이었던 남자는 실장석을 데리고 나타났다。



「그럼、여기에 놔두고…」



남자가 데려온 실장석은 케이지 안에서 주위를 둘러보고、자신이 인간의 집에 데려져 왔다는 사실을 알게되었다。

높은 담자락이 집 주변을 두르고 넓은 마당이 있는 집、안에서도 실장석의 눈길을 끄는 것은 처마 밑을 가득 매우고 있던 대량의 곶감이었다。



「데…」



그녀는 눈앞에 넓은 오렌지색 커튼을 보고 침을 흘리면서 케이지 벽에 얼굴을 붙이고 있었다。

『인간에 집에 데려와 진 것』,『대량의 음식』

이 두 가지 정보로 그녀가 도출한 답은…



「데뿌뿌뿌뿌뿌뿌뿌뿌…」

——해낸 데스、와타시는 사육실장이 된 데스。



「데뿌뿌뿌뿌뿌뿌뿌뿌…」

——꽤 넓은 것 같은 집인 데스…고귀한 와타시에게 적당한 데스。



「데뿌뿌뿌뿌뿌뿌뿌뿌…」

——먹을 것도 잔뜩 있는 데스…전부 와타시의 것인 데스。



도대체 왜 『고귀한 생물』이 『인간의 밭을 망치는 일』을 했는가?

도대체 뭘、어떻게 하면 『인간의 밭을 망치고』서 『인간에게 길러질』 수 있는가?



「데뿌뿌뿌뿌뿌뿌뿌뿌…」

——이전에도 이 닌겐의 고구마를 잔뜩 먹어준 데스。



「데에뿌뿌뿌뿌뿌뿌뿌뿌뿌뿌뿌뿌뿌뿌뿌」

——와타시가 고구마 밭을 엉망진창으로 만든 것을 본 닌겐이、강력한 와타시를 두려워해서 노예가 되려고 온 뎃승♪



그렇다、이 실장석은 이 농가의 이웃집에 있던 고구마 밭을 망친 것이다。

그 고구마 밭은 이웃집에 살던 노인이 가을에 올 손자가 고구마를 캐면서 즐겁게 해주기 위해

일부러 이 지역의 기후와 맞지 않은 고구마를(원문:サツマイモ 사츠마는 큐슈 섬 남쪽 끝인데 지금 작품의 배경이 되는 곳은 일본 동북쪽 끝임)、좁은 밭에서 정성들여 기르고 있었던 것이다。

고구마는 주식은 되지만 상품작물로서의 가치는 없기 때문에 노인은 전기울타리를 세우는 등의 경계를 게을리하다 변을 당했다。

그러나 그 실장석은 고구마를 파먹어、배를 가득 채운 주제에 자신이 먹지도 못하는 것을 갈아 엎어버리는 것을 넘어…。



——닌겐에게 먹이는 것은 과분한 뎃승♪



『뿌직뿌직뿌직뿌직뿌직・・・・・・・・』

그 실장석은 인간이 농사지은 작물을 엉망진창으로 만들어 자신이 인간보다 강하다고 느끼는 마음과、먹을 걸 장난감 취급했다는 것에 대한 여유에 도취되었다。

먹을 걸 장난감 취급한 것은 인간뿐만 아니라 다른 생물들도 매우 놀라워할 행동이지만 일단 이 문제는 접어두기로 하자。



「이 똥벌레가아아아아!!」



행운도 거기까지였는지、그녀는 이웃집 노인에게 들켜버렸다。

노인은 밭을 망치고 있던 이 실장석이 소위 『맛있는 산실장』이 아닌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노인은 그 실장석을 금방 죽일 수 있었음에도、이 농촌지대의 들실장을 이용할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을 기억해냈다。

노인은 필요한 사람이 있으면 가져가게 하라고 하며 동사무소에 이 들실장을 넘겼다。



동사무소 직원인 남자와 집주인은 실장석을 보면서。



「어떻습니까? 꽤 괜찮아보이죠。」



「그렇구만、이거면 충분히 사용할 수 있겠어。」



「『산』은 아니니깐、착각하셔서 먹지 말아주세요。」



「하하、『산』은 인간을 싫어하지 않나。밭으로 나왔다는 건、분명 『들』이겠지。」



「이봐、나와라…」



집주인이 케이지의 문을 열자 실장석은 흘끗흘끗 엿보며 기어나왔다。



「데엣!! 데엣!!」



실장석은 집주인을 향해 짖고 있었다。



「데엣!! 데슷!! 데샤ーー앗!!」

——눈치 없는 녀석인 데스!! 빨리 먹을 것과 갈아입을 옷을 가져오는 데스!!



집주인은 실장석의 목을 움켜잡고 들어올린 뒤 마당 한 구석으로 걸어갔다



「데샤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뭘하는 데스!! 이 똥닌겐!!



그리고 남자가 향한 곳엔。



「뎃!?・・・??」



그 『말뚝』이 있었다。

『말뚝』 끝에 매달린 『쇠사슬』、그리고『쇠사슬』 끝에 있는 『동족』의 『무참』한『시체』



조금 전까지 행복회로를 완전히 가동하고 있던 실장석도 그 말뚝을 보자 상황이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데샤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집주인은 허둥대면서 날뛰는 실장석의 한쪽 발을 지면에 짓누른 다음、『시체』에서 목걸이를 떼어낸 후、그것을 실장석의 목에 둘렀다。



「데샤아아아!! 데스데샤앗!!」

——그만두는 데스!! 지금이라면 용서해주는 데스!!



사육실장이라는 상징으로서 들실장이라면 누구나 바라고 있던 목걸이라고 하지만、역시 멍청한 실장석이라도 이런 상황에선 그 의미가 다른 것이라고 알게 될 것이다。

딱 봐도 이 목걸이에 연결되기만 하면 그 『시체』와 똑같은 꼴을 당할 것이 명백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실장석이 얼마나 날뛴다고 해도、자신의 배에 박혀 있는 인간의 발을 조금도 움직일 수 없는 건 당연했다。실장석은 입에 거품을 물고、속옷 안을 똥범벅으로 만들었다。



「데갸아아아아아!! 데갸아아아아!!」



집주인은 누워있는 채로 미친 듯이 날뛰는 실장석의 위에 올려놓은 발을 떼지 않고、바로 그 위에 등유를 쪼르르륵 붓기 시작했다。



「데걋!! 데?!! 푸엑!! 헥헥!!・・・・・・」

——그만하는 데스!! 입에 들어가고 있는 데스!! 코에 들어가고 있는 데스!!



집주인은 한동안 그렇게 등유를 붓고 있다가 등유가 거의 떨어지자 실장석에게서 발을 떼었다。



「데에푸웃…데에에…부후아아…」

——뭐하는 짓인 데스…이 똥닌겐 노옴…



실장석은 집주인을 노려보면서 속옷을 아래로 내려、그 안에 넘쳐있던 『똥』을 잡고 투척 자세를 취했다。

그러나 집주인은 그것에 아랑곳하지 않고 남아있던 등유를 이전에 매달려있었던 『시체』에 뿌리고、



【훅】



천천히 불을 붙였다。



『시체』는 즉시 불에 휩싸여、서서히 그 모습을 바꿔갔다。



「데힛…」



실장석은 그 모습에 숨을 삼키며、잡고있던 똥을 내려놓았다。

실장석은 불에 대한 공포심에、아까까지 가지고 있던 분노심을 없애고、(실장석치고는)냉정한 판단력을 되찾았다。

실장석은 자신의 몸을 보고、냄새를 맡은 뒤、자신이 저 시체와 같은 것이 뿌려져있음을 재확인 했다。



그리고…



「데히이이이이이이이이이잇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



실장석은 땅 위에서 뒹굴었다。



——『저것』을 떨어뜨렸던 데슷!! 저 『고약한 냄새나는 물』을 맞으면 불타져버리는 데…쿨럭!!



집주인은 다시 뒹굴고 있던 실장석의 배를 발로 짓눌렀다。

그리고 주머니에서 성냥을 꺼낸 뒤 【훅】 불을 붙이고、그 성냥을 실장석의 눈앞에 내밀었다。



「데힛!!」



실장석은 자신의 눈앞에 놓여진 작은 불길을 보고 숨을 삼켰다。



「데……뎃……」

——어떻게 하면 좋은 데스!? 어떻게 해야지 살아날 수 있을 데스!?



실작성은 작은 술잔 정도밖에 안 되는 뇌를 완전히 가동시켜 생각해보았다…。그리고…



「…데…뎃스————응♪」



『아양』을 부렸다。



집주인을 향해 (자기 생각에선) 최고로 아름다운 자세를 취하고、(자기 생각에선) 최고로 아름다운 미소를 지었다。

——어떤 데스? 와타시는 이렇게나 아름다운 뎃승?

그러나 집주인을 바라보는 실장석의 눈은 초점을 잃고、입도 경직되어있었다。

——너는 이 아름다운 와타시에게 심한 일을 할 리가 없는 뎃승?

그리고 그 이마에는 땀이 넘쳐흐르고 있었다。

——지금이라면 용서해줄 지도…



「아뜨뜨뜨뜨뜨뜨뜨뜨뜨」



집주인은 소리를 높이며 생각지 않게 잡고 있던 성냥을 떨어뜨렸다。



「데에?」



집주인은 별생각 없이、실장석이 아양을 부리는 모습을 보고 있다가 그만 성냥 끝까지 불이 올라온 것을 눈치 채지 못했던 것이다。



「데에?!」



그리고 집주인의 손에서 떨어진 성냥은 그대로…



「뎃!!」



그대로 실장석의 몸 위로



「데엣!!!」



『분충 1마리가 아양하는 정도로 결과가 바뀐다면 누구도 고생할 필요는 없겠지』



떨어졌다。



「데갸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불길은 순식간에 실장석의 온몸에 퍼졌다。



「데깃!! 데기잇!! 갸아아!!」



실장석은 뒹굴면서 불을 끄려고 했다。

가뜩이나 타기 쉬운 실장옷은 등유에 절었기에、실장석이 불을 껐다고 생각한 순간 다른 곳으로 불이 옮겨 붙고 있을 정도로 빠르게 타고 있었다。



「데갸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옷을 태워버린 불꽃은 옷 아래있던 피부를 태워가기 시작했다。



「데기힛!! 데히이이이이이이!!」



실장석은 듣기 거북한 비명을 지르며 뒹굴고 있었다。

그리고 불꽃이 피지가 붙은 불결한 머리카락으로 옮겨 붙자 더 큰 불꽃이 되었다。

이런 상태가 되었기에 몇 번 구르는 정도로 불을 끌 수 없게 되었다。

그러나 이대로 실장석을 방치한다면 『장작』에 필적할 만큼 잘 불타는 피하지방에 붙이 옮겨 붙기 시작하여、순식간에 실장석은 숯이 될 것이다。

그렇기에 집주인은



【촤아악】



물통에 담긴 물을 뿌려 불을 껐다。



「…데…………데히잇」



실장석은 일단 목숨은 건졌으나、그 몸은 참혹히 불타버렸다。

우선 실장석이 보물과 같이 여기는 『옷』과『머리카락』이 완전히 전소했다。그리고 전신은 불타 문들어져버렸고、불타버린 피부는 몸에 눌러 붙어버렸다。



「히잇…히이이잇」



실장석은 상상을 초월하는 일을 당해 패닉에 빠져있었으나 설상가상으로 새로운 격통이 덮쳐왔다。



【짜악】



「데히이이이잇!!?!?」



집주인은 돌연 실장석의 등을 채찍으로 쳤다。



【짜악】「데힛!!」【짜악】「갸히잇!!」【짜악】「데갓!!」【짜악】

【짜악】【짜악】【짜악】【짜악】【짜악】【짜악】



집주인은 실장석이 소리 내지 않고 그 자리에 웅크려 앉아있는 것을 확인한 뒤、채찍질을 멈췄다。



「데에에에에————엥…」



실장석은 웅크린 상태로 거짓으로 울부짖고 있었다。



「데?!! 데?!!」



그러나 집주인은 실장석이 힐끗힐끗 흐느끼면서 흘끗흘끗 집주인이 어떻게 할지 살펴보는 짓을 놓치지 않고 보고 있었다。



【짜악】【짜악】【짜악】【짜악】【짜악】【짜악】【짜악】【짜악】【짜악】



「데쟈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짜악】【짜악】【짜악】【짜악】【짜악】【짜악】【짜악】【짜악】【짜악】



이것이 예로부터 전해 내려온 이 지방의 풍습 『분충막이』다。

이 풍습의 기원에 대해 말하자면、먼저 이 지방에 전해지는 옛이야기를 이야기하지 않으면 안 된다。

역사상 이 지방을 다스리고 있던 영주는 2명이었다。처음 이 지방을 통치했던 영주는 에도 시대 어떤 사정으로 인해 영지를 몰수당했고、

다음 영주가 이 지방을 대신 통치하게 되었지만 그렇게 되기까지 50년이란 공백기간이 생기고 말았다。



어느 때 갑자기 이 마을에 실장석이 나타났다。『눈에 보이는 걸 채취해 가는 것은 당연하다』라는 성격을 가진 실장석은 당연한 것처럼 인간의 작물에 손을 댔다。

실장석은 산에서 구할 수 있는 식량의 양보다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많은 논밭의 은혜에 『기생』해서、그 수를 급격히 증가시켰다。

그리고 실장석이 끼치는 피해는 그칠 줄 몰랐다。사람이 사는 집에 침입해 가축을 잡아먹고、거기다 잠든 아기까지 실장석의 먹이가 되어버렸다。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은 영주가 병사를 모아 실장석을 구제하고자 했으나 한계가 찾아왔다。

그런 상황에서 학자가 한 가지 계책을 내놓았다、그 내용은 『독』을 사용해서 실장석을 구제하자고 한 것이다。

학자는 동서고금의 독약,극약의 재료들을 섞어 만든 『맹독』을 만들었고 그것을 마신 실장석은 삼일밤낮으로 고통스러워 몸부림치다가 죽어버렸다고 전해지고 있다。

그리고 그 『맹독』을 조금이라도 길게 실장석의 체내에 남아있게 하기 위하여、먹기 좋은 『떡』 안에 『맹독』을 넣어 실장석에게 주게 되었다고 한다。



이 지역을 메울 정도로 증식한 실장석을 구제하기 위해서는、방대한 『독』과 『떡』이 필요했었기에、

그 지역의 『금고』와 『곡창』은 바닥났지만、영민들은 그 정도로 절박한 상황에 놓여있던 것이다。그만큼 실장석을 구제하지 못하면、인간이 전멸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실장석은 지역 각 곳에 뿌려둔 『떡』을 크게 기뻐하며 탐식하고、차례차례 독으로 쓰러져갔다。



「헷、꼴 좋다。」



영민들은 고통스러워 몸부림치는 실장석들을 짓밟으면서 승리의 함성을 질렀다。



여기까진 계산대로였다。



사람들은 다음날이 돼서야 이상사태를 알아차렸다。



「큰일이다!! 우물이!! 우물이!!」



모든 마을의 우물은 물을 찾아다니다가 괴로운 나머지 우물에 뛰어든 실장석들로 메워져있었다。

실장석들은 독에 의한 강렬한 『갈증』을 느껴 『물이 있는 곳』으로 몰려들었던 것이다。



「영주니임!! 강을 내려다 보십시욧!!」



마을 사람들은 녹색으로 물들은 강을 보고 놀란 나머지 상류의 저수지로 갔다。

그리고 그 저수지의 가장자리에는、그 물을 마시면서 대량으로 『설사』를 해대는 무수한 실장석들이 있었다。

실장석들은 본능적으로、대량의 물로 독을 희석시키려고 했던 것이다。

실장석들은 더 상류까지 올라가、이 지역 최대의 수원이었던 『수간 호 (호칸코)』까지 오염시켰고 영주는 이 사실을 알게 되자 그 자리에서 탁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었다。



나중에 밝혀진 사실이지만、설상가상으로 『맹독』 속에 포함한 『수은』이 토양, 수원을 중금속으로 오염시킴으로서、결과적으로 이 지방뿐만 아니라 강이 흐르는 모든 곳이 불모지가 되어버렸다。



영주는 이 난리의 책임을 지게되어 영지를 몰수당하고、십자가형을 당했다。

무사의 신분、그것도 다이묘(영주)가 무사로서 최후를 맞이하지 못하고 십자가형을 맞이하게 한 것은、이 난리가 얼마나 큰 것이었는지 살펴볼 수 있게 해주었다。



그리고 중금속 오염으로 인해 이 지역엔 더 이상 사람이 살 수 없게 되었고、기생할 대상을 잃은 실장석의 수도 급격히 감소했다。



새롭게 기생할 곳을 찾아 실장석들은 이 지역 부근에 있는 이웃 영지로 이동했다。

전의 난리를 알고 있었던 이웃지역의 영주는 국경에서 침입을 저지하려고 했으나 상대는 동물이었기에、국경봉쇄를 하는 데에 한계를 맞이하였다。



(이것도 나중에 밝혀진 사실이지만 실장석은 다른 동물들과 달리 『걷기 쉬워서』라는 이유로 가도로 이동하는 것을 선호한다고 한다、그리고 그 덕분에 영주가 가도를 봉쇄하자 60%의 침입을 저지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실장석이 이웃 영지의 국경 부근에 있는 마을에 당도했을 때 『그것』이 일어났다。



「데프프프프프……」

——먹을 게 잔뜩 있는 데스우…♪



실장석은 논에 풍성히 맺힌 결실 앞에서 침을 흘리고…있었지만



「데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앗」

「데히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잇!!!」

「데걋!!데걋!!데걋!!데걋!!데걋!!데걋!!데걋!!데걋!!」



「데??」



그 귀에 동족들의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그 소리는 1마리나 2마리가 지르는 것이 아니었다。실장석은 마을 전체를 둘러다보고、각 집마다 마당에 말뚝을 박혀져 있고、거기에 동족들을 묶어놓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데구우우우우우……」

「데에……」



어느 실장석이나 끔찍한 상처를 입고 있어 생각한 대로 걸을 수 없는 상태였다。그런 실장석들 앞으로 마을 사람 1명이 지나갔다。

마을 사람은 실장석을 보자마자 손에 든 막대기로 실장석에게 일격을 가했다。



「데갸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앗」



실장석은 몸부림치며 괴로워했다。

그리고 그뿐만이 아니라、마을 곳곳에서 이와 같은 현상이 일어나고 있었다。



「붓기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있!!」



모든 마을 사람들이 길을 가다가 각 집에 있던 실장석에게 일격을 가할 때마다、절규하는 소리가 울려퍼졌다。



어른이 그렇게 행동했다면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테치이이이이이이있」



「테샤아아아아아아아아아았」



각자 목에 끈을 매고、그루터기 위에서 싸우는 독라 자실장 2마리。

그것은 『자실장 스모』를 하는 광경이었다



「가라、지지말라고!!」

「죽여!! 쳐죽이라고!!」

「테치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잇」

「츄왓!!」



그 2마리는 양 눈에서 피눈물(색깔 있는 눈물)을 흘리며 서로 죽이고 있었다。

그 근처에는 독라 성체실장 1마리가 있었다。



「오로로오오오오—————옹…오오로로오오오오—————옹…」



친실장은 골목대장인 소년에게 하반신을 짓밟힌 상태로、서로 죽이고 있는 자(새끼)들을 바라보며 절망에 찬 소리를 내고 있었다。

그렇다、그루터기 위에 있는 자실장들은 이 실장석들의 자들이었다、그루터기 아래에선 싸움에 진 그 자실장들의 자매가 시체가 되어 굴러다니고 있었다。



「테치잇!!」

「테챠아아」



승부가 났다、심판의 손이 내려가고、승부에 진 자실장은 그루터기 아래로 굴러떨어졌다。



「테에에…엥」



떨어진 충격으로 으깨진 하반신을 질질끌면서 자실장은 눈물을 흘리며 친실장이 있는 곳으로 기어갔다、그러나…



「야、진 벌레!! 도망치지 말라고。」



소년은 자실장을 잡아 마음껏 자실장의 머리를 그루터기에 부딪쳐 끝장낸 뒤、살아남은 마지막 1마리를 붙잡았다。



「자!! 걸으라고!!」



강제적으로 자실장은 친실장의 목에 걸린 밧줄을 끌면서、걸을 수밖에 없었다。



「오로로오오오오—————옹…」



「테에에에에에에에——————엥…」



상처투성이가 된 부모와 자식을 끌고 가며 걷고 있던 소년에게 어른들이 격려의 말을 건넸다。

이 지역의 사람들은 인근 지역에서 일어난 난리에 대해 알게 되고、그 누구도 실장석을 좋게보지 않게 되었다。

여기서 아이들이 실장석을 잡는 것은、놀이를 겸한 『일』인 것이다。

그리고…



「수고했어! 잡아온 거구나。」



소년의 아버지는 친실장을 마당에 박혀진 말뚝에 단단히 묶여、준비해둔 나무막대기로 정성스럽게 친실장의 하반신을 땅에 박아버렸다。



「데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하반신의 뼈가 완전히 박살나、일어설 수 없게 된 친실장은 맞을 때마다 소리를 질러댔다。

자실장도 친실장처럼 말뚝에 연결된 채로 있었다。만일 자실장이 살아있다면 다음 『자실장 스모』에서 생사가 결정될 것이다。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하는 부모와 자식이 있는 곳으로 다시 소년이 찾아왔다。



「데샤아아아아아아아아아앗」



하반신을 움직이지 못했음에도、친실장은 자신의 자를 뒤에 숨기며 소년에게 위협을 가했다、그러나。



「자、먹이야」



그렇게 말하며 소년은 짚단을 실장석 앞에 놔두었다。



「데! 데스우!」



『먹이』라는 말에 반응한 친실장은 짚단을 헤쳐보았다…



「데?…데?…데샷!!」



그러나 짚단 안에는 아무것도 없었다。친실장은 항의하려고 머리를 치켜들었지만 소년은 친실장을 때리기 시작했다。



【퍽】「뭐하는 거야!!?」【퍽】「『그거』라고!!」【퍽】「그게 너의!!」【퍽】「먹이라고!!」

소년은 친실장을 한참동안 때리다가 집으로 들어갔다。



『굼지럭』

친실장은 지푸라기를 입에 넣고 씹어보았다。



「데에…」 「테츄…」



친실장은 맛없는 지푸라기를 이를 악물고 씹어보고、자실장에게 지푸라기를 먹으라고 재촉하였다。



「…치이…」



아무래도 자실장은 지푸라기가 단단해 씹을 수 없었던 모양이다。친실장은 하는 수 없이 자신이 씹은 것을 입으로 자실장에게 전해주었다。



「우물……!! 우웩…헥헥헥…치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



아무 맛도 안나고 입 안이 따끔거린다。이딴 건 먹을 게 아니다。

자실장은 그렇게 생각하며 친실장이 입으로 전해준 것을、어머니에게 돌려(뱉어)주었다。



「치이이이잇!!……데?♪」



배고픔을 참을 수 없었던 자실장이 어떤 것을 생각해내자、친실장의 몸에 달라붙었다。

그것은 젖을 요구하기 위한 것이었다、그러나 자실장이 친실장의 유두를 빨아도 젖은 나오지 않았다。

친실장 자신도 영양상태가 좋지 않았기 때문에 친실장은 자실장을 젖에서 떼어내고 잠시 있었다。

그리고 나서



「데샤아아아아아앗!!」



자실장이 막 나온 이빨로 마음껏 유두를 물어뜯자 친실장은 그 아픔에 화를 내며 자실장을 뿌리쳐버렸다。



「츄벳」



내동댕이쳐진 자실장은 그 상태로 움직이지 않게 되었다。



「데?…데…?」



자신의 자가 조용히 있는 것에 놀란 친실장은 황급히 자실장이 있는 곳으로 기어갔다。



「…데…데…데…!!」



자실장은 뿌리쳐진 충격에 목이 부러져 이미 숨이 끊어져 있었다。



「오로로오오오오—————옹…오오로로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옹…」



친실장은 새하얀 양 눈을 부릅뜨며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얼어붙은 자신의 자를 안으며 절망에 찬 소리를 냈다。

그러나 그녀의 지옥 같은 생활은 끝나지 않았다。



이 『본보기』가 『분충막이』의 시초라 할 수 있다。



인간들은 이 『본보기』의 효과를 확인하고、조금씩 실장석을 몰아넣어갔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인간에게 의존하는 것을 그만두고、인간이 들어가지 않는 산 깊은 곳으로 들어가 활로를 찾은 실장석이 나타났다。

그 실장석은 나중에 『산실장』이라고 불리게 되었다。

『이주 실장』과 같은 특수한 예를 제외하고、『산실장』이 인간과의 접촉을 극단적으로 피하게 된 것은 이러한 역사에 기인한 것이라고 생각되며、

『이주 실장』이 인간에게 『방문 선물』을 지참한 뒤、인간에게 처마 밑에 머물게 해달라고 해도 상호 불간섭을 고수하는 것 역시、

「닌겐이 간단히 부탁을 들어줄 리가 없는 데스」

와 같은 인간에 대한 『공포』에서 기인한다고 분석하는 사람이 있다。



그리고、비가 호수의 오염을 씻어내고、사람들이 『다른 곳에서 흙을 퍼날라』 농지를 되살려、새로운 『영주』를 맞이해、『영지』가 원래 모습을 되찾을 때까지、

막대한 비용과 시간,그리고 인력이 필요했다。



이러한 역사로 인해 이 지방에 살고있던 사람들은 실장석에게 좋은 인상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분충막이』와 같이 어떻게 보면 야만스러운 풍습이 남아있는 것도、이런 역사에서 유래한다。

『가을 축제』에 시행되는 실장석의 모습을 한 연등을 신사에 모아、쌓은 다음 불태우는 『분(충)태우기』도、

20년 전까지만 해도 『진짜』를 사용해 시행되었었다。



다시 이야기를 현대로 돌려보자。



「자、먹이야。」



집주인은 『분충막이』에게 짚단을 던져버렸다。



「데! 데슷!」



『먹이』라는 말에 반응해 『분충막이』는 짚단을 헤쳐보았다…



「데?…데?…데샤아앗!!」



당연히 짚단 안엔 아무것도 없었다。『분충막이』는 항의하려고 머리를 치켜들었지만 집주인은 『분충막이』를 때리기 시작했다。



【퍽】「뭐하는 거야!!?」【퍽】「『그거』라고!!」【퍽】「그게 너의!!」【퍽】「먹이라고!!」



「오로로오오오오—————옹…오오로로오오오오—————옹…」



『분충막이』는 자신의 불행과 절망감에 울부짖었다



「오로로오오오오오—————옹…오오로로오오오오오—————옹…」

「오오로로오오오오—————옹…오오로오로오오오오—————옹…」

「오로로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옹…오오로로오오오오—————옹…」

「오로로오오오오—————옹…오오로로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옹…」



그 실장석뿐만 아니라 이 지역의 무수한 『분충막이』가 현역으로 활약하고 있었다。



「오로로오오오오오—————옹…오오로로오오오오오—————옹…」

「오오로로오오오오—————옹…오오로오로오오오오—————옹…」

「오로로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옹…오오로로오오오오—————옹…」

「오로로오오오오—————옹…오오로로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옹…」



밤중에 울려퍼지는 이 소리는、이제 그 지역을 대표하는 것이라 여겨져、그 소리를 들어도 아무도 불평하지 않았다。



그리고 12월이 되었다



전날 밤부터 내리기 시작한 눈은 그날 아침엔 눈보라로 변해、『분충막이』의 얼굴을 때리고 있었다。



「오로로오오오오오—————옹…오오로로오오오오오—————옹…」



분충막이는 이미 몇일이나 먹이를 받지 못한 상태였다。



「오로로오오오오오—————옹…오오로로오오오오오—————옹…」



벼 수확도 끝났고、곶감도 치워놔서、들실장이 노릴만한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무엇보다도 이 폭설 지대에서、맞이하는 겨울 때 살아남을 실장석은 아무도 없었다。



「오오로로오오오오—————옹…오오로오로오오오오—————옹…」



즉、『분충막이』는…



「오로로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옹…오오로로오오오오—————옹…」



            필요없게 된 것이다



요 며칠 간、『분충막이』은 물그릇에 쌓인 눈이 녹은 물으로 목숨을 연명하고 있었다。



「……」



그러나 그날도 그릇의 물은 얼어붙어있었다。이전 처음에 『분충막이』는 그것을 깨닫고 놀랐지만、혀를 붙이고 있다가 그 안의 물이 녹으면 물을 마실 수 있었다。

『분충막이』는 이번에도 그렇게 될 거라고 생각하며 그날 아침에도 혀를 얼음 위에 붙이고 있었다。



「?」



『분충막이』가 위화감을 느끼고 그릇을 본 순간、그릇 위에 왠지 『살점』 같은 것이 올려져있었다。



「데데…」



그 살점은、동상에 걸려 괴사한 분충막이의 혀였던 것이다。그러나 혀의 감각을 잃은 『분충막이』는 그것을 깨닫지 못한 것이었다。

어쨌든 오랜만에 보는 음식이라고 생각하며… 『분충막이』는 그것을 입에 넣고 음미했다。

『분충막이』는 그것을 맛이 없다고 느꼈다…그것은 당연한 것이었다、미각을 느끼는 『분충막이』의 혀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분충막이』는 자신의 그것을 먹어버린 것이다。



「오오호오오오오오오오오—————옹…오오호오오오오—————옹…」



다시 『분충막이』는 소리 내기 시작했다。



혀를 잃은 탓에 생각한대로 소리낼 수 없었지만 『분충막이』는 그런 것을 신경쓸 겨를이 없었다。



「오오호오오오오오오오오—————옹…오오호오오오오—————옹…」



행복회로로 인해 만들어진 『어쩌면 집에 들여보내줄 지도 몰라』라는 달콤한 기대는

어느샌가 『이 정도 했으니까 집으로 들여보내줄 것이다』라는 근거없는 확신으로、바뀌어버렸다。



「오오오호오오오오—————옹…오오호호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옹…」



『분충막이』의 외침은 눈보라에 삼켜졌고…들리지 않게 되었다。



-끝

댓글 2개:

  1. 이 명작에 댓글이 없네... 구수한 시골냄새가 학대물로 응축된 명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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