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실장의 식사 대접


눈내리는 산의 자연은 상상 이상이었다.
갑작스런 눈보라, 작은 눈사태,
길을 잃고, 이대로는 위험하다고 판단해 산중턱의 굴로 피신했다.
섣불리 움직이지 말고 구조를 기다릴 참이었다.
나무에 둘러싸인 굴이지만 입구는 헬기에서 볼 수있을 것이다.
입구에 장비 일체를 벌려 놓고 SOS의 사인을 보냈다.




첫째 날.

캠핑 도구를 다 챙겨왔지만 식재료는 바닥이 났다.
스스로 계획성 없음을 원망하던 차에
굴 속에서 무언가가 움직이는 기미를 느꼈다.
동면 중인 곰인 경우 생명이 위험하다.
회중 전등을 신중하게 비추며 만일을 위해 튈 준비를 했다.

"데에에?"
"테치테치?"

오, 드물게 보는 산실장 친자이다.
자실장이 7마리나 친실장에게 안겨 있다.
혹시 동면 중 갑자기 조명을 비추인 걸까?

친실장은 경계하는 눈빛으로 나를 가만히 보며 자를 감싼다.
자들도 모두 친실장에게 찰싹 달라붙어 있다.
애정이 깊은 현명한 타입 같다.
흐믓하게 보고 있다가

내가 공복임을 깨달았다.
그러고 보니 산실장도 먹는 거지.
실장 친자에게 바싹 다가가서,
천천히 자실장에 손을 뻗어
두건을 벗기고 머리를 한입 씹는다.




"테치치치치치이이이이!"

갑작스런 절규와 함께 입에 퍼지는 향기로운 고기 맛.
맛있잖아, 이거.

적당한 탄력.
단맛을 더한 부드러운 비엔나의 맛이다.
하지만 껍질은 좀 방해가된다.

"데에에에!데에에에!"
(데에에, 무엇을 하는 데스, 인간!)

갑자기 새끼가 갉아먹히자
친실장이 눈을 깜빡이더니 나에게 돌진한다.
그걸 발로 누르고,
자실장의 옷과 속옷을 벗겨 포동포동한 배를 물어 뜯었다.

"테에엣! 테에테엣! 테테에에에!"
(아픈 테스, 아픈 테스. 죽는 테스)

내장에 조금 쓴맛이 있구나,
아, 똥뽑기를 안해서 그런가?
몸통을 손으로 꽉 누르니, 배설구에서 녹색 똥이 뿌려진다.
조금 뜯어먹은 곳에서 내장이 튀어 나온다.
산실장인 만큼 똥의 양이 적고 심한 냄새가 나지 않는다.
짓밟힌 친실장의 얼굴에 똥과 체액이 떨어졌다.
자실장은 머리와 몸을 갉아 먹혀 이제 다 죽어 가는 목숨이다.

"데에에에에에!"
(이제 그만 하는 데스!)

계속 눈물을 흘리며 절규하는 친실장에 잘 보이도록
다시 아랫배를 천천히 음미한다.
똥을 뽑은 내장은 전혀 다른 맛.
훌륭한 초콜릿 같다.
옛날 본 다큐멘터리에서 에스키모가
새의 내장을 엉덩이부터 빨아서 먹으며
초콜릿 맛이라고 하던데, 알 것 같네.

"테-테-테" (마·마·마마아...)

서서히 먹히는 공포에 찔끔찔끔 경련하는 자실장.
왠지 테치테치하는 게 번거로와 재차 머리를 갉아 먹었다.

"텟!"

짧은 비명과 함께 이번은 두개골의 식감,
그 후 짙은 뇌수의 맛.
맛은 아구의 간과 비슷한 듯.
눈알은 잘게 씹다보면 생선의 눈알 같은 맛.
주위의 젤라틴 질의 식감이 죽여준다.

자실장은 턱 위를 잃고 혀만 나온 상태가 됐다.
또 먹어들어가 자실장을 거의 완전히 끝냈다.
손발은 방해일 뿐이라서 친실장의 얼굴에 풋- 하고 뱉았다.

"데갸아아아아아"
(너무한 데스우...)

발로 짓밟혀 바둥거리면서도 자실장의 것이던 손발을 모은다.

아, 아직 입 안에 딱딱한 것이 남았어. 위석?
친실장에 다가가 혀 위의 돌을 굴려 보았다.

"데스! 데스우!"
(멈춰! 이리 주는 데스우!)

파킨!

어금니에서 위석을 깨니 지금까지 들어본 중
가장 큰 절규가 메아리 쳤다.

-----------------------------------------------------------------------------
이틀째

일단 식량을 확보했으므로 다소 마음이 편해 졌다.
친자실장은 구석에서 등을 돌리고 심하게 떨고 있다.

"데스 데스 데스...데스." (우리가 대체 뭘 잘못한 데스... 모르겠는 데스...)
"테치테치테치테치...?" (마마, 우리 먹히는 데치...?)
"테치테치테치!" (죽고 싶지 않은 테치! 죽고 싶지 않은 테치!)

친실장은 잔인한 현실에 망연자실한 상태.
겨울잠의 도중에 깨어서 맞은 갑작스런 지옥에
아직 대응을 못하는 듯.

자실장들은 영리해서 나에게 아양을 떨거나 하진 않았다.
산실장이 되면 역시 들실장과 많이 다른 것 같다.
역시 대자연을 헤쳐 온 실장석 답군.

일단 아침을 짓기 위해서 실장 친자에게 갔다.
친실장은 6마리 자실장들을 두 팔로 꼭 끌어안고
나에게 뺏기지 않으려고 한다.
그래봐야 실장석의 힘 같은 거 뻔하다.

"데갸아데갸아아아!"

나에게 뺏기지 않으려고 필사의 저항.
부모가 새끼를 잃는 마음을 생각하니 입맛이 당기네.
무난히 한마리를 뺏아 옷을 벗겼다.
친실장은 남은 자실장들을 끌어안은 채 움직이려 들지 않았다.

"넌 버려진 모양이군"

"테에에에! 테에에에! 테에엥!"
(마마! 살려주는 테치! 부탁하는 테치!)

"맛있게 먹어야 하니까 포기하지 마"

"테테에에에엣!"
(마마아아아!)

좋아, 오늘은 끓여 볼까.
휴대용 냄비에 눈을 넣어 물을 끓였다.
한편으로, 하반신을 해쳐 똥을 빼고,
눈으로 온몸을 샅샅이 닦는 것도 잊지 않았다.
"코킨" 소리와 함께 똥이 나왔다.
허리 뼈가 분쇄된 모양으로 하반신에서 힘이 빠져 있다.
너무 아파서 소리 없이 기절한 자실장을 눈으로 빈틈없이 닦는다.

"테힛!테힛!"
(차가운 테치! 아픈 테치!)

의식을 되찾은 얼굴은 적록 눈물로 엉망이다.
물이 끓었으니, 머리부터 냄비에 투입.




"테갸가-우아!"

열탕냄비 속에서 이리저리 구르는 자실장을 뚜껑으로 짓누른다.

"테갸아아아아아아! 테갸아아아아아아!"

뜨거운 물로 온몸이 붉어져
숨도 못쉬고 발버둥 치면서 괴로워한다.
토굴 구석에서는 친실장이 귀을 막고 작게 떨고 있다.
5분후 조용해져 완전히 삶아진 자실장을 친실장에게 가져간다.
일순간 움직임이 그치고, 말똥말똥,
삶아진 자실장을 바라보는 친실장.

"데, 데, 데, 데에에에에에엥-데에에에엥!"

단숨에 제방이 무너진 듯 큰소리로 운다.
나는 개의치 않고 소금과 후추를 뿌려
팔다리부터 차례로 음미한다.
음, 이거야말로 삶은 비엔나이다.
소금이나 후추가 아니라 겨자가 있어야겠다.
깨물 때마다 육즙이 입 안에서 터져 기분이 밝아진다.
몸은 다 먹고 머리만 남겨 친실장의 얼굴 앞에 가져간다.

"데에에에..."

부모 실장은 조심조심 자실장이었던 것의 머리에 손을 댄다.
거기서 나는 친실장의 눈 앞에서 획-
머리를 입 속에 넣어 한껏 찌그러 뜨렸다.
크샤- 소리와 함께 자실장의 체액을 뒤집어 쓴 친실장.

"데에에에에"

친실장은 힘없이 울며 시선을 아래로 떨어뜨리더니
다시 나에게 등을 돌렸다.

-----------------------------------------------------------------------------
사흘째

친실장이 내 앞에 왔다.

"데스 데스 데스..."
(나를 먹어도 좋은데스. 자들은 봐주는 데스...)

지금까지의 참상을 보고
마침내 자기가 희생할 각오가 된 것 같다.
실장석치고 훌륭하다.

친실장에게 말했다.

"거절한다"

"데에에에에에!?"
(왜, 왜 데스!)

"음, 새끼는 다 먹을 생각이고 넌 또 새끼를 낳아야 하니까 "

"데스데스데스!"
(지나친 데스! 잔인한 데스!)

"뭐, 이 축생들이! 너흰 인간에게 도움이 되려고 태어났잖아?"

"데스 데스 데스! 데스 데스!"
(그런 거 아닌데스! 우리도 살 권리가 있는 데스!)

한바탕 떠든 뒤 친실장은 빌듯이 하며 내 눈을 빤히 쳐다봤다.

잠시 침묵이 흐른 뒤 나는 웃으며 말했다.

"바보구나, 그런게 있을 리 없잖아? 그러니까 분충이라고 불리는 거야"

"뎃!"

친실장은 말문이 막혀 고개를 떨궜다.
가늘게 떨리는 눈물이 눈밭에 떨어졌다.

"음, 구조되더라도 모두 죽일테니까. 순순히 포기하는 편이 좋아"

친실장으로부터는 답이 없다.
뭐 그것도 그런가.

구조가 오려면 아직....
이제부터 굶을 일도 지루할 일도 없을 것 같다.


-끝


댓글 15개:

  1. 이번편은 너무 기분나빴던데스.. 실장만화보면서 이런 기분 처음데스

    답글삭제
  2. 괜히 배가 고파지는 데스우.. 자연의 산물을 먹고살아온 산실장은 세레브한 닌겐들만 먹는 진미인 데스..

    답글삭제
  3. 조난당한 인간의 비상 식량이 되다니....

    그것만으로도 분충은 기뻐해야하는 레후

    답글삭제
  4. 분충들이 권리를 들먹이는 것 만큼 웃긴 것도 없지.
    권리는 인간이 쓰려고 만든 것인데 똥벌레 따위가 감히 권리를 들먹이다니.

    답글삭제
    답글
    1. 찐찐거리는 분충은 댓글 달 권리도 없는 데샤악

      삭제
    2. ㅋㅋ 오구오구 찐찐거리는 우리 쿨찐 새끼 납시셨어?

      삭제
    3. 쿨찐들 하는거 보면 자기는 참피들과 다른 세레브한 우주의 보배라고 행복회로 돌리는 분충 같음

      삭제
  5. 차갑다니까 뜨겁게 해주는걸 보니 애호파인 데스

    답글삭제
  6. 뇌는 위험한데스 병균이 있을지 모르니 조심하는데스

    답글삭제
  7. 저 귀한걸 저렇게밖에 요리하지 못하다니...
    조난 상황인걸 감안해도 산실장에 대한 모욕인데샷

    답글삭제
  8. 식실장물 볼때마다 저도모르게 군침나오고있는 나자신이 싫다..자괴감 최대로!

    답글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