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실장


남자가 편의점에서 장보기를 마치자, 실장석이 종종걸음으로 다가왔다.

자실장을 양손에 들고서 [데스우?] 하며 보여온다.

아무래도 상관없기에 굳이 신경쓸 필요는 없다. 그렇게 생각해서 무시하고 다시 걸어가지만,

끈질기게 들러붙어 왔다.

확 그만 걷어차버릴까 하고 멈춰섰을 때.
남자의 다리에 쿵 하고 부딛히고는



[데스우!]



하고 꾸벅 사과하듯이 인사하고는 사라져 버렸다.



[뭐야 저건...]



수상하다고 생각하면서도, 다시 걸어가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몇 걸음 걸어갔을 때 편의점 봉투가 부스럭부스럭하고 움직였다.

의아하게 생각해서, 멈춰서서는 봉투를 펼쳐보니, 안에 있던 자실장과 시선이 마추쳤다.



[테츄?]



...에엥?

남자는, 순간 무슨일이 일어난 건지 이해하지 못했지만, 침착하자 침착해 하며 자신을 타이른 뒤 원인을 떠올리고 뒤돌아 본다.

아까 전의 친실장은 여전히 가게에서 나온 손님에게 들러붙어 아첨해대고 있다.

(과연... 무슨 속셈인지 모르지만 자실장을 양자로 떠 넘기는 건가.

 무슨 근거가 있어서 그러는지 모르지만, 귀여운 새끼니까 돌봐줄 거라고 당연한 듯이 생각하고 있구만.

 그러나, 그런 일은 [있을 수 없는] 일이지.

 확실이 깨닫게 해줘야 겠구만)

남자는 편의점 봉투 안에서, 삼각김밥을 깨물며 [텟츄~♪]하고 기분이 좋은 자실장에게 천천히 손을 뻗었다.



[치베아아아아!]



[데슷!?]



또 다른 자실장을 인간에게 (맘대로) 맡기고 나서,

자실장의 비명을 듣고, 친실장이 바라보니,

아까전에 나의 아이를 맡아준 인간 중 한 명이 자실장을 움켜쥐고,

아파해하는 자실장을 바닥에 내동댕이치는 순간이었다.



[치뱌아아!]



다행인지 불행인지, 자실장은 몸의 일부가 찌부러지기만 하고, 즉사하지는 않았다.



[데에에에엣스우우우!]



당황해서 친실장이 자실장에게 달려간다.



[데스우! 데스우]



[부?]



모친에게 뭔가 애원하려고 하는 자실장의 입에서 흘러나온 것은 비명이 아니라 밀려나온 내장이었다.



[데에에에에에!]



절규하는 친실장. 눈 앞에서 반쯤 짜부러진 새끼의 몸을 짓밟고 꾹꾹 힘을 주는 인간.

힘을 줄 때마다 우직우직하고 소리를 내며 내장이 튀어 나왔다.

인간은 친실장에게 말했다.



[봉투에 자실장을 넣은 게 너지?]



[데슷데슷!] (그런데스우 귀여운 아이데스우! 어째서 이런 짓을 하는데스우?)



[나한테 준 거니까 내가 어떻게 하든 내 맘대로지?]



[데스우데스우!] (그런 짓을 하지 마는데스우! 받아들였으니까 돌봐주는데스우!)



[그만 두길 바라냐?]



[데슷! 데슷!]



붕붕 하고 고개를 위아래로 휘두르는 친실장.

인간은 흥 하고 콧방귀를 뀌더니 [싫은데], 하고서는 발끝으로 누르고 있던 자실장의 머리에 체중을 실었다.



콰직



달걀이 깨지는 듯한 가벼운 소리를 내고서, 자실장은 완전히 바닥의 얼룩이 되었다.

마지막 유언도 없었다.



[데비에에에에에에에!]



[삼각김밥 1 개 분량 치고는 즐겼네. 고맙다! 그럼 안녕]



얼룩이 묻은 신발을 바닥에 슥 하고 문지르고서, 남자는 떠나갔다.



[에우... 뎃승...]



어째서? 어째서 저렇게나 귀여운 아이를 키우게 해주었는데?

친실장은 엎어져서 훌쩍훌쩍 울었다.



[으-엑 뭐야 이녀석들, 기분나빠- 밟아 밟아!]



[치갸아아아!]



[테치보에에에에]



[치기잇치깃]



[!!!?]



고개를 떨구고 있던 친실장은 또 다른 내 아이의 비명에 정신을 차렸다.

편의점 앞에 두고 잊고 있던 자실장들이, 어미를 흉내내어, 우연히 물건을 사러온 초등학생에게 아첨을 팔았다가,

초등학생들이 기분이 나빠하며 일제히 괴롭히기 시작한 것이다.

아이들은 특별히 악의가 있는 건 아니지만, 그만큼 인정사정 없다.



[넌 그쪽 다리를 잡고, 하나둘셋에 당겨 하나 둘 셋!]



우직우직우직



[테에치이베에기붸에에]



둘이 당기자 가랑이부터 찢어져 두동강이가 된 자실장.



[자~ 자~ 먹어 먹어~]



오독오독오독



[에?후웨에우부부부우...부베]



근처의 돌을 마냥 입에 우겨넣자, 마침내 배가 찢어진 자실장.



[폭죽 먹을 수 있을까 폭죽]



 슈우우우 빵!



[칫칫칫칫치베붓!]



다발로 묶은 폭죽을 엉덩이 구멍에 쓰셔 박고 점화. 터져서 흩어지는 자실장.



[뭐야 이녀석들 물컹물컹해서 기분나빠-]



푹푹푹푹



[지잇 지잇 지잇 베챠]



갖고 있던 연필로 전신을 푹푹 찔리는 자실장.



[데스우우우우!]



친실장이 울부짖으며 아이들에게 덤벼들었다.

그러나, 상대가 아이라고 해도 실장석의 힘이야 뻔한 것이라,

필사적으로 폭폭 아이들을 때리지만, 전혀 데미지를 주지 못한다.



[뭐야 이녀석? 엄~청 약해?]



아이들 중 한 명이 질려하면서 들고 있던 야구배트를 휘둘렀다.



[데부워아!?]



맞고 날라가는 친실장. 눈물과 침뿐 아니라, 똥과 소변을 흘리며 칠칠맞게 가랑이를 부풀리고서

악취와 오물을 지리며 그래도 기어온다.



[더러워-! 왠지 질렸어- 돌아가자]



[그래- 불꽃놀이 보러가자-]



친실장의 모습을 보고, 아이들은 코를 틀어 쥐고는, 차례차례 자전거를 타고 편의점에서 떠나갔다.

... 새끼들을 제대로 짓밟으면서.

간신히 자실장들이 있던 장소에 도착하지만, 거기에는 더 이상 움직이는 것은 없었다.



[데에에엥 데에에엥...]



단지 얼룩과 고기조각이 되어버린 아이들에게 매달려 우는 친실장.

그런 친실장의 귀에 희미한 소리가 들렸다.



[테츄우...]



[데슷!?]



멍청한 실장석 치고는 드물게, 자신의 새끼의 울음 소리를 기억하고 있던 어미실장은,

남아 있던 새끼를 전부 잃었던 것도 있어서, 두리번두리번 필사적으로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러자



편의점에 서둘러 들어가려고 하는 여자가 들고 있는 편의점 봉투가 부스럭부스럭 움직이며, 그 안에서 소리가 들렸다.



[데스우!]

(아까 전에 키워달라고 맡겼던 다른 아이다! 그 외의 아이가 전부 죽어버렸으니, 아타시가 키우는데스우!)



[응?... 뭐야 너?]



[데스데스데스우!]



[...혹시, 이 안에 있는 거 니 아이니?]



[뎃스우!]



실장석은 알아채지 못했지만, 여자는 관자놀이에 혈관을 부풀리고는, 비닐봉투에서 자실장을 꺼냈다.



[뎃스 뎃스 데슷스우!!]

(귀엽고 귀여운 아타시의 아이데스우!! 빨리 돌려주는데스우!)



양손을 앞으로 내밀고, 내놔 내놔 하듯이 점프하는 실장석. 여자는 자실장을 바닥에 내동댕이쳤다.



[까불지마!]



철퍽



[테비이이이!]



[유일한 스트레스 해결책이었던 한정판 푸딩을 이 쓰레기가 멋대로 먹어버렸어!

 게다가 안에 응가를 싸놓고는 속이려고 했고.

 가게에 항의하려고 했는데 범인은 너였네!]



[뎃스우우우!]



여자가 화내는데도 굴하지 않고, 내동댕이쳐진 새끼를 안아들려고 하는 친실장.

그 눈 앞에서 [헤북] 여자의 힐이 자실장의 후두부에서 입까지 관통했다.



[데비에에에에!?]



[아- 이제 그만 좀 달라붙어. 열받네!]



여자는 그대로 문질문질 하고 힐을 바닥에 비볐다.

뭉개지고, 비벼지고, 닳아서 우직하는 둔탁한 소리와 함께 자실장이었던 것은 갈갈이 찢겨진 고기조각이 되었다.



[에웨웨웨 뎃즈아아앙!]



다시 울부짖는 친실장.

거기에 이번에는 스포츠맨 충의 청년이 열받아 달려왔다.



[이 엉터리 가게놈! 쇼핑봉투에 실장석이 들어 있었잖아!]



소리를 지르며 분노하는 청년을 여자가 불러 세웠다.



[저기요~! 여보세요... 아마 저랑 같은 걸 당하신 모양이네요...]



[예? 어떻게 된 겁니까?]



[봉투 안에... 있었지요? 이 실장석이 범인인 모양이예요]



[그거 정말입니까?]



청년이 봉투에서 자실장을 꺼내자, 아까와 마찬가지로 친실장은 얼굴을 빛내며 양손을 내민다.



[... 나는 별로 실장석을 싫어하지는 않았지만, 이런 쓰잘데기 없는 장난질을 하다니 가만두지 않겠다!]



[치이이이이에에에에부이이이에겟]



남자는 걸레를 쥐어짜듯이 들고 있던 자실장을 비틀기 시작했다.



[테비 치비이비...비?]



갑자기 저항이 줄어들더니, 자실장의 몸통과 머리가 따로따로 바닥에 떨어져서 굴렀다.



[데...]



데굴데굴데굴


차도까지 굴러간 그 부품들은 곧 지나가던 차에 치어서 얼룩이 되었다.






그 뒤로도, 여태까지 자실장을 맡겼던 인간들 전부가 편의점에 항의하러 돌아와서는,

사정을 듣고서 그 자리에서 자실장을 처분해갔다.



그들 입장에서는, 악질적인 장난을 당했을 뿐이라고 생각했기에 어미실장 자체를 처분하려고는 하지 않았다.

마침내, 전원이 그래도 가게에 항의는 해야 한다고 해서, 우르르 편의점 안으로 사라졌다.



모든 양부모(?)가 사라진 뒤, 친실장은 단지 울고 있을 뿐이었다.



에우.... 에우....

(어째서데스우? 모처럼 맡겨 주었는데, 어째서 돌봐주지 않는데스우?)



귀여운 새끼를 인간에게 맡겨서 행복하게 자라도록 하고, 자신도 그 새끼의 어미니까 돌보도록 한다,

라는 친실장의 자기 멋대로인 물러터진 상상따위 완전부정하는 것처럼,

그녀가 새끼를 맡긴 인간들 전부가, 맡긴 자실장을 그녀의 눈 앞에서 확실히 끝장내는 걸 보게 되었다.



[뎃스우...]

(이제는 인간에게 기대서는 안되겠는데스우...]



드디어, 이제와서야 그 결론에 도달한, 실장석이 일어섰을 때,



[이 쓰레기놈! 네 놈 때문에 손님이 열받았잖냐!]



아까 손님들에게 항의받다가, 드디어 풀려난 편의점 점장이 가게에서 뛰쳐나왔다.



[데에에에!?]



쾅하고 머리를 얻어맞은 실장석은, 견디지 못하고 그 자리에서 머리를 감싸고 웅크렸다.



[우리 가게에 무슨 원한이 있기에 이런 짓을 한 거냐 이 놈아! 듣고 있는거냐-!]



[뎃스 뎃스 뎃스 뎃스!]



그러나 실장석은 머리를 부여잡고, 귀를 막고, 전혀 점장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는다.

열받은 점장은, 가게의 카운터 안에 있던, 음식을 조리하던 후라이팬을 꼬나잡고,

아직 뜨거운 그걸로 엎드려서 반성도 하지 않고 자신을 지키려고만 하는 실장석의 엉덩이를 힘껏 갈겼다.



치이이익



[데비에붸웨즈우우우우!]



흰 연기를 올리며 실장석의 엉덩이가 타올랐다. 실장석은 튀어올라서는 필사적으로 도망쳤다.

점장은 가게를 비울수는 없었기에, [다시는 오지마라-!] 하고 외치고는 가게로 돌아갔다.



필사적으로 도망친 원 친실장은 간신히 공원에 도착해서, 아직도 뜨거운 엉덩이를 분수물로 식힌다.

그러나, 친실장은 알지 못했다. 총배설구가 아까 타서 막혔다는 것을.

오늘 모든 새끼를 잃은 이 실장석은, 두 번 다시 새끼를 가질 수 없게 된 것이다.



그러나, 어미실장이 그걸 알게 되는 것은 조금 뒤의 일이다.



[데스우...]

(다음번에는 좀 더 제대로 하는데스우...]



배에 있을 터인 다음 새끼에게 기대를 걸고 문지르면서, 실장석은 혼자말을 중얼거렸다.


-끝

댓글 9개:

  1. 저기 사람들은 엄청 착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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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다음 번에는 좀더 제대로라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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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의도하진 않았지만 달궈진 후라이팬
      스매쉬를 맞아서 총배설구가 지져짐
      그래서 더이상 자를 못가지는 몸이됨
      저 친실장은 앞으로 혼자서 살아야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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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결말이 뭐 이래... 저딴걸 살려두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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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착실은 죽실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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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편하게 죽여주고 원인인 똥벌레는 죽이지도 않은 데스 애호파 동네인게 틀림없는 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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