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미도리

데엣스ー데엣스ー하는 기분좋은듯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그 실장석의 목에는 사육실장의 증표인 목걸이가 둘러있다.

늦가을의 따뜻한 오후, 사육실장인 도리는, 사육주에 손을 이끌리면서 산책을 즐기고있다.

길가에 피어있는 들꽃을 꺾어, 사육주에게 선물.

고맙다며 머리를 쓰다듬어지자 한층 더 기뻐한다. 그것을 본 사육주가 빙긋 웃는다.

거기에는 행복한 관계가 건설되어있었다.


그런 도리와 사육주를 미행하는 수상한 그림자.

전신주로부터 몸을 절반쯤 내밀고, 한 마리와 한 사람을 거무죽죽한 눈으로 바라보고있다.

어금니를 질끈 깨물고있는 그녀석의 주변만 기온이 5도 정도 내려가는것처럼 보인다.

(와타치 몰래 즐거운 일을 하는게 분명한테츄)

화가 치밀어 올라있기에 그 자실장은 똥을 지리고 있다는 것을 알아채지 못한다.

그정도로 감정이 치솟아 올라있는 것이었다.



이 자실장은 들실장이 아니다.

그 도리의 친 자식. 이름은 미미라고 한다.

 

(와타치도 같이 밖에 가는테츄〜)

바로 몇십 분 전에 미미는 사육주를 향해 그렇게 말을 꺼냈다.

「미미는 아직 작으니까 산책은 좀 더 크고나서 하자」

사육주는 그렇게 설명하여, 산책을 단념하게 했다.

거기에 납득하지 못한 미미는 바닥을 뒹굴며 자신도 데려가라고 외치며 손발을 바둥거리면서 뼛성을 부리기 시작했다.

대부분은 무엇이든지 들어주던 사육주로부터 전해지는 참으라는 말.

요구가 통하지 않는다, 그것은 미미에 있어 있을수 없는 일이었다.



사육주는 딱히 심술을 부리는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그 반대였다.

테엥ー테엥ー하고 우는 미미를 타이르는 도리의 뒷덜미에는 넘버가 각인되어있다.

그것이야 말로 사육실장의 진짜 증표이다.

그것은 엄한 훈육을 통과한 증표. 프로의 브리더에게 만들어져 무해한 실장석이라는 증명.

인간에 가까이 존재하는 것이 허락되는 넘버. 하지만 미미에게는 그 각인이 붙어있지 않다.

도리가 낳은, 애완실장 2세인 미미에게는 당연하게도 교양도 훈육도 넘버도 없다.

넘버가 각인되어있지 않은 실장석을 키우는 것은 위법이다.



이 상태로는 법적으로 들실장인 상태인 것이다.

들실장은 키워서는 안되게 되어있다. 혹시 발각되면 미미는 처분될 운명인 것이다.

집 안에서 몰래 키우는 것 말고는 살려둘 방법이 없다.

미미가 살아있게 해주고싶은 사육주는, 미미를 숨기면서 키우기로 한 모양이다.

그런 사육주의 생각따위는 알지도 못하는 미미는, 자신만 따돌림당한다고 믿어 의심치않고있다.

그래서 무척 열이 받고 있었다.



제멋대로인 미미를 육아하느라 노이로제에 걸릴것같은 도리의 기분전환을 겸한 산책도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려고 길을 걷는 사육주. 그런 사육주의 눈에 수퍼마켓의 간판이 비쳤다.

혼자서 집을 보고있는 미미에게 뭔가 단맛 나는 것이라도 사줄까 해서 그 방향으로 걸어간다.

어린이를 태울수 있는 카트에 도리를 태운다. 아무리 사육실장이라고 해도, 이런 점은 실장석인 것이다.

함부로 행동하지 않게하기 위해, 사육주는 도리의 행동을 봉쇄하고 쇼핑을 하기로 한 모양이다.

자동문을 지나, 가게 안에 들어가는 사육주.

얌전히 앉아있는 도리에게 떠들면 안된다고 말을 건네고는 쇼핑을 시작한다.

 

(역시 그런것이었던테츄우우우)

코에는 과일의 싱그러운 향기, 눈에는 대량의 먹을것이 쌓여있는 것이 보였다.

미미는 사육주가 들어가는 가게를 보자마자, 화내면서 다시 한번 속옷 안에 탈분했다.

자신에게 숨기고, 마마와 사육주만 맛있는 것을 실컷 먹고있다. 용서할수 없다.

(와타치도 잔뜩, 잔뜩 먹는테츄)

아무래도 미미는 수퍼마켓을 무료로 마음껏 먹이를 먹을수 있는 장소로 착각하는 모양이다.

테츄우우 하고 소리를 지르며 가게안으로 돌격하는 미미.

깨끗한 옷, 손질되어있는 머리털, 그리고 목걸이.

그 조건을 몸에 갖춘 미미의 모습을 본 점원은, 사육실장이라고 생각해버린다.

가게 안에 들어간 미미를 방해하려는 행동은 일어나지 않았다.



가게 안은 그야말로 꿈의 나라였다.

건강을 위해서라는 잔소리 때문에 별로 먹지 못하던 과자가 산처럼 진열되어있었기 때문이다.

흥분하면서 적당한 과자에 손을 뻗어서, 상자를 부수고 내용물을 퍼먹기 시작하는 미미.

이것도 저것도 모ー두 와타치의 것.

콧물과 침을 흩뿌리며, 폭식하기 시작한다.



정육코너에서 고기를 바라보며, 오늘의 반찬을 생각하는 사육주의 귀에 술렁이기 시작하는 가게 안의 소음이 들려온다.

무슨일인가 생각하면서, 돼지고기를 카트에 넣는다.

그러고보니 미미가 좋아하는 과자를 사지 않았구나 싶어서 과자코너로 발을 옮기니, 거기에는 작은 자실장이 점원에게 움켜쥐어져있는 광경이 있었다.

발치에는 먹다 어지른 과자의 부스러기가 흩어져있고, 대량의 똥이 함께 뿌려져있다.

쥬아아아아아 텟챠아아아아아

점원에 붙잡혀있는 자실장은 발을 바둥거리면서 몸부림치고있다.

「이 분충놈이 거짓말이나 하다니 최악의 생물이야」

점장이라고 생각되는 인물이 얼굴을 시뻘겋게 물들이면서 자실장에게 고함을 치고있다.

고함에 겁을 먹은것인지, 약간 떨고있는 도리의 모습이 보인다.

(마마마마마마아아아아앗 주인쨔마아아아아아 도와줘어어어어 무서운테츄우우우)

점장이 들고있던 링갈에 그런 번역이 나타났다.



츄아아아아 츄아아아 하면서 손을 바둥거리는 자실장이 도움을 구하고있는 인물에게 걸어가는 점장.

「실례합니다만 손님, 이 자실장을 아십니까?」

최대한 웃는 얼굴로 그렇게 질문하는 점장.

(주인쨔마아아아아 무서운테츄 빨리 도와주는테츄 이 바보닝겐을 해치우는테츄우우)

푸득푸득 똥을 지리고있는 자실장을 사육주가 바라본다.

틀림없이 미미였다. 집 안에 있을터였던 미미가 어째서인지 거기에 있었다.

새끼인 미미의 비통한 외침에, 무심코 손을 뻗으려는 도리를 한 손으로 제지하면서 대화를 시작하는 사육주.

『그녀석, 뭔가 한건가요?』

질문에 대답이나 하라는 표정을 짓는 점장이었지만, 간신히 참았다.

「상품을 집어먹는 자실장이 있어서말이죠. 링갈로 질문해보니 자신이 사육실장이라고 하더군요.

 하지만 그 행동이 아무리봐도 훈련을 받은 실장석은 아니고요.

 불안해서 일단 목덜미의 넘버를 확인했지만 넘버도 없습니다.

 그러던 차에 손님이 지나가던 참이었습니다」



이야기를 마친 사육주가 먹다 어질러진 과자의 산을 힐끗 쳐다본다.



불안하게 데스우 하고 짖는 도리와, 여전히 날뛰고있는 미미를 잠시 보더니 입을 연다.

『아뇨, 그런 자실장은 모르고, 본 적도 없군요.

 분명히 자실장을 키우고있기는 합니다만, 그 자실장은 지금 집에서 집을 보고있는 중입니다. 여기에 있을 리가 없습니다』



테에? 잘못들었나 했다.

무엇이나 용서해주고, 언제나 편을 들어주던 사육주로부터 나온 말.

그것은 포기한다는 의미를 포함하고 있었다.

사육주라면 어떻게든 해줄거라고, 그 모습을 본 시점에서도 낙관하던 미미가 초조해지기 시작한다.

자신이라고 알아채달라는 의미로, 언제나 하던 아첨의 포즈를 하면서 사육주에게 자신이 미미라는 것을 어필한다.



뒤이어 잘한다고 칭찬해주던 노래를 불러본다. 열심히, 마음을 담아 행동해본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눈물이 흐른다. 그럼에도 웃는 얼굴로 사육주가 훌륭하다고 말해주던 그 표정으로 노래를 부른다.

그 행동을 싸늘한 눈으로 바라보는 사육주.



그렇냐고 한마디 하고는, 자실장을 든 채로 사육주의 곁에서 떠나가는 점장.

아니라고 한다면야 더 이상 추궁할수는 없다.

이 책임은 들실장의 침입을 허용해버린 얼빠진 가게측이 지게 된다.

마마마마아아아아, 주인쨔마아아아아 하면서 변함없이 소리를 지르는 미미.

『네 아이는 집에서 집을 보고있는거야』

라고 한마디로, 저 아이를 구해달라고 말하려는 도리의 말을 가로막는다.

먹어치운 과자의 값, 무단으로 들실장을 키우는 벌금, 가게에 지불할 배상금

말귀를 알아듣지도 못하고 제멋대로 따라오는 바보실장 미미 한 마리의 목숨과 교환하자면, 채산이 맞지 않는 금액을 지불하게 된다. 사육주는 그렇게까지 하고싶지는 않았던 모양이다.

쇼핑을 마치고 바로 가게에서 떠나가버리는 사육주.

미미에게 사주러 갈 생각이었던 과자만은 그 쇼핑백에 들어있지 않았다.



(텟츄 테엑… 어두운테치 무서운테치 마마아아 주인쨔마 이젠 이런짓 안하는테츄우우

 착하게 있는테츄 잔뜩 춤추는테츄 잔뜩 노래하는테츄 그러니까 도와주는테츄우우)

플라스틱통의 바닥에 던져진 미미.

몸은 움직이지 않는다. 미미의 몸 위에 음식물쓰레기가 담긴 쓰레기봉지가 쌓여있었기에…

압박감과 어듬의 공포. 지독해서 참기 힘든 쓰레기의 악취.

미미는 한결같이 소리를 지르며, 자신을 버린 사육주에게 도움을 구한다.

(주인쨔마마마마마 미안한테츄우우 도와줘어어어)

찌에에엥 찌에에에엥 하는 소리가 나는 플라스틱통에 무거운 쓰레기봉지가 턱 하고 다시 쌓인다.

쥬아아아

지금 무게로 오른발이 완전히 으깨졌다. 도망치고 싶어도 어디에도 도망칠 구석이 없다.

다음 쓰레기봉지가 던져지면 완전히 으깨져버릴지도 모른다.

그 공포를 견디면서 울부짖는 미미

(와타치는 여기인테츄우우우 마마아 주인쨔마아아아아아)



아무리 외쳐도 도움은 오지않는다는 것을,

뭉개진 내장이 입에서 튀어나오는 때가 되어서야 간신히 미미는 이해할 수 있었다.


-끝

댓글 8개:

  1. 개쓰레기 분충이 너무 편하게 죽는데스 홧병이 날거같은데스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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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씹 분충 너무 편하게 죽은거 같은 데스우 와타시의 기분까지 더러워지는 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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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분충을 구해달라 하려하다니 도리도 곧 처분당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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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뒷처리할 가게 직원들이 불쌍해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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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범법으로 규정된 2세를 낳은 미도리는 성격은 양충일지 몰라도 분충인데스..(혹시 주인이 낳으라해서 낳은거면 주인이 인분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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