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사육주

  1

「이 아이로 주세요」

와타시가 들어있는 수조를 손가락질하면서 커다란 닝겐씨가 그렇게 말했을 때, 와타시의 마음은 꽃이 피어나는 듯이 화악 하고 기뻐졌다.
이제야 닝겐씨에게 키워지는 것이다.





조교사 닝겐씨로부터 받은 엄한 훈육을 와타시는 힘내서 버텼다.
함께 있던 동료 중에는 심한 훈육에 죽어버린 아이도 있었고, 닝겐씨에게 거역해서 살해당한 아이도 있다.

마마의 얼굴도 모른다. 자매와도 태어나서 바로 떨어져서 어디로 갔는지 알지 못한다.
하지만 와타시는 있는 힘껏 힘내서 조교사가 말하는 것을 들었다.
훌륭한『사육실장』이 되기 위해.

 닝겐씨의 마음에 들도록, 훌륭한 아이가 된다.
 그저 그것만을 목표로 노력했다.
 10명 있던 동료 중에서, 와타시 혼자만이 겨우 조교에 합격했다.

 그 힘든 조교를 버텨낸 것이 와타시의『프라이드』.


무사히 숍에 진열된 와타시였지만, 사육주가 될 닝겐씨는 오지 않았다/
숍 안에는 밥도 있고, 따끈따끈 이불도 있어 있기 편했지만, 언제나 공손함을 잃지 않았다.
와타시가 진짜 있을 곳은 이곳이 아닌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언젠가 와줄 와타시를 키울 닝겐씨를 위해서 저 조교를 견뎌낸 것이니까.

그리고, 이제야 사육주가 나타났다.
와타시는 무심코 뛰어오를 것 같은 기분을 참으며 닝겐씨에게 인사를 하고, 상자 안에 스스로 들어갔다.

사육주 닝겐씨……주인님은, 어떤 사람일까?
 이제부터 와타시에게 어떤 생활이 기다리고 있을까?
 좋은 사람이었으면 좋겠네. 즐거웠으면 좋겠어.

조금 힘들어도 참을 수 있어. 그야 와타시는 힘든 조교를 버텨낸 최고급 사육실장이니까.

두근두근해 하면서 주인님이 상자를 열어줄 때를 기다린다.
덜컹덜컹 흔들리는 것은 숍에 보내어졌을 때 처럼「차」에 타고 있기 때문일 것이라 생각된다.

 흔들림이 멎었다.
 상자가 들려졌다.

 이제 곧이야. 곧, 곧……!

상자가 털썩 하고 눕혀졌고 앞의 부분이 열렸다.
자아, 처음의 인사는 힘차게!

「처음 뵙겠는 테치, 주인님!」



   2

 ……어라?

 주인님의 대답이 없었다.
 슬금슬금 상자에서 나와서 두리번거린다.

 있다.
 주인님……와타시가 있던 수조를 가리키며 길러주겠다고 했던 닝겐씨가, 커다란 의자에 털썩 앉아있었다.

「처음 뵙겠는 테치, 주인님!」

 다시 한번 힘껏 인사한다.
 하지만, 주인님은 이쪽을 바라보지 않는다.

 주인님이 보고 있는 방향을 보니『텔레비전』이 틀어져 있었다.
 손 안에 버튼이 달린 검은 것을 꾹 꾹 하고 누르니, 화면 안의 사람이 움직였다가 반짝반짝 빛나거나 한다.

「테, 테에……주인님?」

 조심조심 앉아있는 주인님에게 다가온다.
 그러자, 텔레비전의 화면이 빛나고 퍼엉 하는 커다란 소리가 들렸다.

『게임 오버』

「쯧, 또야!」

 주인님은 왠지 화가 나 있는 듯 하다.
 손 안의 검은 것을 집어던지곤 큰 한숨을 내쉬었다.

「저, 저기, 주인님」

「엉?」

 이제야 주인님이 이쪽을 봐 주었다.
 기뻐져서 다시 인사를 한다.

「처음 뵙겠는 테치 주인님, 와타시는ㅡ」

「아, 아…, 아까 샀던 자실장이군」

「네 테치! 와타시는——」

「네 방은 그쪽이니까 말야. 그럼 적당히 있으라고」

 그렇게 말하고는 주인님은 다시 검은 것을 손에 들고서, 텔레비전을 보기 시작해 버렸다.

 어, 어라?
 이상하네, 어째서 와타시에게 신경을 써주지 않는 거지?

 사육실장이 되면, 그 집의 규칙에 따르지 않으면 안 된다.
 그래서, 처음에 주인님에게 이런 저런 것을 물어보지 않으면 안 된다고 배웠다.
 더 묻고 싶은 것이 잔뜩 있는데……

「주인님, 주인님!」

 와타시는 주인님에게 다가가 말을 걸었다.
 그리 하니.

「시끄럽네. 지금 바쁘다고!」

 움찔!

 호, 혼났다……

「테에……죄, 죄송한 테치」

「저쪽이 네가 있을 장소라고 했잖아! 거기서 해야 할 걸 하고 있으라고!」

 아무래도 지금은 주인님에게 말을 걸면 안 되는 때인 듯 하다.
 갑자기 실패해 버려서 아주 슬프다.
 기분이 가라앉을 것 같지만, 와타시는 머리를 흔들고는 기분전환을 하기로 했다.

 주인님이 저쪽으로 가라고 한 방향으로 향한다.
 거기에 있던 것은……골판지 상자?

「테, 테에」

 상자의 형태가 된 골판지 상자.
 훈육 때에 몇 번인가 본 적이 있다.
 그것은『야생』의 실장석이 산다고 하는 간소하고 지저분한 집.

 에, 거짓말……?
 설마, 이것이 와타시의 집인 거야……?

 일단 안에 들어가보니, 그곳에는 아주 얇은 천 조각이 한 장.
 그리고 모래를 담은 작은 상자가 있을 뿐.
 혹시, 침대와 화장실?

숍의 수조는 커녕, 훈육 때에 동료와 같이 들어갔던 작은 방이 이것보다도 매우 매ㅡ우 좋은 집일 정도.
밥은 없다. 물을 마실 급수구도 없다.

「서, 설마 테치. 그럴 리가 없는 테치」

분명 아직 방이 준비되지 않을 뿐일 것이다.
주인님, 바빠 보였으니까.

문득 돌아보니, 이불과 모래 상자 이외에, 무거워 보이는 검은색 덩어리가 골판지 상자의 가운데 쯤에 몇 개 정도 쌓여있었다.
조금 신경 쓰이지만, 뭔지 알 수 없으니까 만지지 말자.
어쨌든 주인님이 바쁘지 않을 때까지는 제멋대로인 행동을 해선 안된다.

다행히도 배는 아직 고프지 않고 똥도 나올 것 같지 않다.
잠시 이 안에서 기다리기로 한다.

째 깍 째 깍

 주인님이 보고 있는 텔레비전의 소리에 섞여, 시계의 소리가 들려온다.
 지루하지만 기다리는 것은 익숙하니까 괜찮아.
 훈육 때에도 숍의 수조에서 지냈을 때에도, 쭉 기다렸으니까.

 주인님과 말을 나눌 날이 기대된다.
 어떤 느낌으로 놀아주실까. 제대로 된 집은 어떤 것일까. 훌륭한 이름을 받을 수 있을까.
 와타시는 두근두근대면서 시간이 지나는 것을 기다렸다.



잠시 뒤에, 텔레비전의 소리가 뚝 끊어졌다.

「테칫!」

 주인님의 용무가 끝났구나
 그렇게 생각한 직후, 부스스 하고 주인님이 일어나서 이쪽으로 다가온다.

「테치테치! 주인님, 일 수고하신 테ㅡ—」

「엉? 너 뭐하고 있는 거야?」

 고생하셨다는 말을 하려고 했던 와타시에게, 차가운 목소리와 시선이 내리 꽂힌다.
 와타시보다 한참은 큰 주인님이 선 채로 내려다보고 있다.
 
「테, 테치, 주인님의 일이 끝나는 것을 기다린 테치」

「아니, 기다렸다 가 아냐. 너 그 사이에 뭐하고 있었던 거야」

「뭐라니, 별로 아무것도 하지 않았던 테치ㅡ—」

「뭐어어어어어어어!?」

 움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가 아냐. 아니 너, 내가 게임하고 있는 동안 멍하니 서 있었던 거야?」

「네, 네 테치」

「바보 새꺄!」

 화, 화를 내고 있다?
 어째서, 왜?

「너는 우리 집의 사육실장이 된거 아니냐고. 그럼 제대로 일 해!」

「이, 일 테치?」

「당연하잖아! 그것이 집의 규칙이라고!」

 그, 그랬구나……

「죄송한 테치, 몰랐던 테치. 제대로 일 하는 테치」

 와타시는 꾸벅 하고 머리를 숙였다.
 그 뒤 당연히 들어야 할 질문을 한다.

「그래서, 와타시는 어떠한 일을 하면 되는 테치」

「하아아아아아아아아아!?」

 또, 또 화를 내고 있어? 어째서?

「너, 훈육이 된 고급 실장이잖아? 그런 것도 모르는 거냐?」

「죄, 죄송한 테치」

「쯧……됐어. 그럼 가르쳐 줄 테니까 확실히 들어둬」

「네 테치」

「거기에 분동이 있지?」

「훈도우……?」

「거기 검은 거 말야!」

「네, 네 테치!」

 아무래도 골판지 상자의 구석에 쌓여있던 것을 말하는 듯 하다.

「그걸 지금부터 날라라. 저기의 소파를 빙글 돌고, 계단으로 테이블 위에 올라서, 반대쪽으로 내려와서 저쪽의 방 구석까지다」

「히, 힘들 것 같은 테치……」

「말해두겠는데 우리 집에서는 일하지 않는 녀석에게 줄 음식은 없어. 농땡이 피우면 밥 안줄 거니까 기억해둬」

 밥 빼기는 더욱 큰일이다.
 제대로 힘을 내지 않으면 안 된다. 일하는 것이 이 집의 규칙인 걸.

「알겠는 테치. 있는 힘껏 일하는 테치」

「응. 모르는 게 있으면 바로 물어봐라」

「네 테치!」

 역시 주인님은 의지가 된다.
 응, 다음은 멍하니 있지 말고 잘 듣자.

 어쨌든 와타시는 골판지 안의 훈도우를 들어올렸다.
 으……꽤나 무겁다.
 뭐랄까, 한번에 전부 옮기는 건 무리야. 하나씩 하나씩 옮기자.
 어라, 이거 두 종류 있네.

「저기, 주인님?」

「앙?」

「이거, 큰 것과 작은 것이 있는 테치. 어느 쪽이던 옮기면 되는 테치?」

「……하아아아-!」

 와타시가 질문을 하니, 주인님은 질렸다는 듯이 큰 한숨을 내뱉었다.

「저기 말야, 너 훈육된 고급 사육실장이지?」

「네, 네 테치」

「그런 것도 일일이 듣지 않으면 모르는 거야? 엉?」

 엣, 어, 어라!?
 물어보면 안되는 거였나? 모르는 것이 있으면 물어보라고 했는데……
 아니면 이건 잘못된 것이려나?

「죄, 죄송한 테치」

「뭐든 인간에게 물어보지 말고, 좀 스스로의 머리에 대고 물어보면 어때?」

「알겠는 테치」

 일단 와타시는 작은 쪽을 안아서 걷기 시작했다.

「텟치, 텟치, 텟치」

 무겁……지만, 어떻게든 옮길 수 있다.
 저기, 분명히 소파의 뒤를 통해서……

 ……지나갈 수 없다.

 소파 뒤는 방해가 되는 상자가 놓여있다.
 올라타는 것은 어떻게 해도 무리.
 훈도우를 올리는 것도 힘들어보인다.

 일단 돌아가서 어떻게 지나가야 할지 물어볼까?
 하지만 아까도 직접 생각하라고 혼을 냈으니까……

 옆의 공간으로부터는……무리.
 달려가서 점프하면……무리.
 소파의 아래쪽에서 쑤셔들어가면……?

「어라? 너, 아직 여기 있었어?」

「텟!?」

 정신이 드니 주인님이 뒤에 서 있었다.

「뭐하고 있는 거야. 설마 농땡이 피우고 있었던 거야? 엉?」

「아, 아닌 테치. 여기를 어떻게 넘어갈까 하고 생각했던 테……」

「하아아아아아아아아!?」

 또 저 질린 듯한 목소리로 혼을 낸다.

「아니 생각한다니 아무것도 하고 있지 않잖아. 그러고 있는 동안 쭉 시간을 쓸데없이 보내고 있는 거 아냐?」

「테……그런 건……하지만, 주인님에게 물어보면 또 혼날 거라고 생각했던 테……」

「엉? 뭐야 그거, 변명? 변명한 거야? 내가 나쁜 거야?」

「아, 아닌 테치. 주인님은 나쁘지 않은 테치」

「야! 모르는 게 있으면 직접 물어보라고! 어! 들실장이 아니니까 말야!」

「……죄송한 테치」

「쯧, 무능한 녀석이……아……잘못된 걸 사왔나……」

 주인님은 경멸 어린 눈으로 와타시를 보고, 또 텔레비전으로 가 버렸다.
 싫어. 미움 받고 싶지 않아. 더, 더 힘내지 않으면……

 ……어라, 그나저나 이거, 결국 어떻게 넘어가면 좋지?



 상자를 넘어가는 법을 묻고 혼나고, 생각하고 있으니 혼나고, 질려 하면서도 가르침 받고.
 테이블을 올라타는 것을 묻고 혼나고, 생각하고 있으니 혼나고, 질려 하면서도 가르침 받고.
 이번에는 접는 법을 묻고 혼나고, 생각하고 있으니 혼나고, 질려 하면서도 가르침 받고.
 저쪽 방에 도착했지만 훈도우를 어디에 둬야 좋을지를 알 수 없어서. 이번에는 처음부터 생각했더니 엄청 혼났고.

 겨우 옮기기가 끝났을 때에는, 와타시는 매우 힘들고 슬펐다.

「테에……」

 주저앉아 무심코 흘러내릴 것 같은 눈물을 닦는다.
 일은 힘들지만, 이것이 이 집의 규칙인 것이다.
 훌륭한 사육실장으로써 힘내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응, 하지만 하는 법을 알았으니까, 다음은 더 잘 하자.
 주인님으로부터 혼나지 않도록, 내일부터는 분명……
 
「야!」

「텟!?」

 훈도우를 보면서 결의를 다지고 있으니, 또 주인님의 화난 목소리가 들려왔다.

「뭐 하나 끝난 걸로 쉬고 있는 거야! 아직 일은 남아있다고!」

「텟!? 또, 또 있는 테치? 와타시 이제 배가 고파서……」

「하아아아아아아아아아!?」

 또 저 질린 듯한 목소리와 경멸하는 눈.
 싫어, 그런 식으로 와타시를 보지 말아줘……

「설마 겨우 이 정도의 일로 밥을 먹을 생각을 한 거야? 너, 사회 우습게 보이냐?」

「아, 아닌 테치」

「그러면 빨리 하라고!」

「알겠습니다 테치!」

 급하게 온 길을 텟치 텟치 하고 돌아간다,
 아까의 골판지 상자에 도착했을 때에는 헥 헥 하고 숨이 찼지만, 쉬면 또 혼날 테니까 빨리 일하지 않으면.
 으……훈도우는……

 ……어라, 늘었어.
 아까보다도 커다란 것이 다섯 개가 더 있다.
 이거, 전부 옮기지 않으면 안 되려나……

 물어보면 또 혼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그러니 와타시는 조용히 옮긴다.

「텟치, 텟치, 텟치」

 문득, 어떤 것을 알아챘다.
 소파의 뒤가 아니고, 이쪽에서 가면 빠르지 않을까?
 그치만, 이쪽이라면 아까의 방이 보이는 걸.
 힘들게 테이블 위로 올라갈 필요도 없을 것 같다.
 해냈다, 지름길을 발견했어!


「텟치, 텟치, 텟치」

 새로운 발견에 기뻐져서 발걸음이 가벼워진다.
 이대로라면 금방 놓을 곳에 도착한다.

 이제 조금이면 저쪽 방에 도착할, 그 때.

「야! 뭐 하는 거야 임마!」

 움찔!
 주인님에게 혼났다! 왜, 어째서!?

「뭐하고 있냐고 묻고 있잖아!」

「후, 훈도우를 옮기고 있는 테치. 와타시, 뭔가 잘못한 테치?」

「소파 저편으로 옮기라고 가르쳤잖아! 어째서 이쪽으로 가는 거야!」

「이, 이쪽이 가깝다고 생각한 테치……」

「하아아아아아아아아아!?」

 또다.
 싫어 싫어.
 그런 목소리 내지 말아줘.

「저기 말야, 일에는 규칙이라는 게 있는 거야. 가르쳐 주지 않은 것을 제멋대로 하면 안 되는 거라고」

「테……」

「제멋대로 생각하고 실패하고, 주변에 폐를 끼치면 너, 책임 질거야?」
 
「……죄송합니다, 테치」

「엉, 편하게 할 생각만 하지 말라고」

「그럴 생각은 없었던 테치……」

「쯧……알겠으니까 빨리 저쪽으로 돌아」

「알겠습니다, 테치……」

 무심결에 무게가 늘어난 듯한 느낌이 드는 훈도우를 안으면서, 와타시는 소파의 뒤로 돌아간다.

 정신을 가다듬고 힘내자.
 이쪽은 힘들지만, 하는 방법을 배웠으니까 이제 주인님에게 폐를 끼치면 안 된다.
 열심히 하면 언젠간 끝날 테니까.

 ……어라? 아까의 상자와는 모양이 다르다.
 아까 올라갔던 곳은……힘들 듯 하다.

 어쩌지. 어떻게 하면……

「어이어이, 너, 아직도 게으름 피우는 거야? 적당히 하라고……?」

「텟! 아, 아닌 테치! 올라가는 방법을 몰라서……」

「하아아아아아아아아!? 너 이 새끼, 아까 가르쳐 줬잖아! 뭘 들은 거야 이 똥벌레가!」

「테……」

 똥벌레라고 하지 말아줘.
 와타시는 훈육을 넘어선 고급 사육실장이니까.
 그런 식으로 말하면 상처 입어요……



 창 바깥의 풍경이 새카맣게 된 뒤로도, 와타시는 훈도우를 옮기며 몇번이고 이쪽 저쪽을 왕복했다.
 훈육 때에도 이렇게 지쳤던 적은 없다. 배도 고프고, 이미 와타시는 휘청휘청 거렸다.
 도중에 주인님은 거의 와타시 쪽을 보지 않게 되었지만, 잠시라도 쉬면 바로 알아채고 화를 낸다.
 화를 내는 것이 싫어서 힘들어도 힘냈다. 부들부들 떨리는 다리를 필사적으로 앞으로 움직이면서 힘냈다.

 하지만, 이제서야 마지막 하나를 옮기는 것이 끝났어.

「테헤엣, 테헤엣……」

 앉아서 숨을 고른다.
 이제 단 한걸음도 움직이지 못하겠다.

 그러니, 내가 있는 곳에 주인님이 왔다.
 
「엉? 이제야 끝낸거냐」

 와타시가 쌓아 올린 훈도우를 천천히 보고 있다.
 너무 지쳐서 목소리를 내지는 못하겠지만, 사실은 매우 자랑스러운 기분이었다.
 주인님, 와타시 힘들었어요.
 처음이었지만 여기까지 했어요.
 칭찬해, 주시려나?

「완전 엉망으로 해놨구만. 고급 훈육 실장이라고 해도 이 정도인가」

「테……」

 두근대면서 기다리고 있던 와타시에게 들린 말은 매우 차가운 말이었다.

「처음부터 기대하지도 않았지만. 이만큼이나 엉망진창이면 머리가 아파오는 걸」

 와타시, 혼나는 거야……?
 열심히 했는데, 와타시의 일은 엉망진창이었나요……?

「아, 이제 됬어. 이제 오늘은 이 이상 해도 의미 없으니까 말야」

 주인님이 와타시를 집어올린다.
 갑자기 높은 곳에 들어올려져서 깜짝 놀랐지만, 주인님의 손씨는 매우 따뜻해서 조금 기뻤다.

 주인님, 처음으로 와타시를 만져주었다.
 커다란 손바닥에 볼을 부비려고 했던 순간, 난폭하게 집어 던져졌다.

「자」

「텟!?」

 아, 아파……
 별로 높은 곳에서 떨어진 것은 아니었지만, 얼굴을 부딪쳐서 얼얼하다……

 엣, 여기는?
 아, 아까의 골판지 상자 방이다……

「여기가 네 집이다」

「테에……」

 확실히 들어서 매우 실망스러웠다.
 모처럼 사육실장이 되었는데, 이렇게 쓸쓸한 방이라니.

 아니, 주인님이 모처럼 주신 집인 걸.
 고급 사육실장인 와타시는 불만을 말하면 안 된다.
 화장실도 있고, 이불도 있다. 호화로운 것을 바라면 나쁜 아이라고 배웠으니까.

 ……꼬르륵

 그러고 보니, 배가 고프다.
 주인님, 밥을 주시지 않으려나.

 부탁 드려도 되려나.
 하지만, 또 혼날지도 모르니까……

「자」

「텟?」

 망설이고 있는 와타시의 앞에 하얀 덩어리가 던져졌다.
 이거, 닝겐씨가 먹는『빵』이라고 하는 밥이다!

「주, 주인님. 이거 먹어도 괜찮은 테치?」

 조심조심 질문해본다.
 하지만 이미 주인님은 와타시에게서 멀어져서 텔레비전 쪽으로 가버렸다.

 어쩌지.
 먹어도 괜찮을까. 혼나지 않을까.
 물어봐도 좋을까. 또 직접 생각하라고 말을 듣지는 않으려나.
 
 꼬륵꼬륵.

 왠지 배 안쪽이 메슥거리기 시작했다.
 배가 고파서……이려나.

 괜찮겠지. 주인님, 자 하고 말하고 와타시에게 던졌으니까.

「잘 먹겠습니다, 테치」

 손을 모으고, 확실히 인사를 한 뒤 빵을 먹는다.
 으적으적……

「테엣!?」

 뭐, 뭐야 이거!?
 매우, 맛있다!

 훈육 때에 먹었던 것 보다, 숍에서 점원씨가 준 것 보다, 한참 맛있다!
 먹은 끝부분이 몸 안에서 퍼지고 있는 것 같다.

 이런 맛있는 밥을 주다니, 주인님은 역시 좋은 사람이었어!

 모르는 사이에 눈물이 흘렀다.
 슬퍼서가 아니다. 기쁘니까 흘린다고 하는 투명한 눈물.

「감사드리는 테치. 주인님……」



 밥을 다 먹으니, 아무것도 할 것이 없다.
 주인님은 쭉 텔레비전 쪽을 보고 있다.

 같이 놀아달라고 하고 싶었지만, 다리도 손도 빵빵하게 부풀어있어서 어려울 것 같다.
 어쩌지. 오늘은 지쳤으니, 이제 잘 까나.

 응, 그렇게 하자.

 와타시는 이불을 몸에 덮으면서 누웠다.

「주인님, 안녕히 주무시는 테치……」

 인사를 한 뒤 눈을 감는다.
 그 직후.

「이 새끼가!」

「테엣!?」

 주인님의 화난 목소리가 와타시에게 날아왔다.
 얼굴을 드니 화난 얼굴의 주인님이 이쪽으로 다가왔다.

「뭐 하는 거야? 엉? 뭐하는 거냐고 너?」

「테……저기, 아무것도 할 것이 없어서, 먼저 자려고 생각했던 테치」

「하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안 되는 거야!? 자면 안되는 거였어!?

「너 말야, 내가 아직 일 하고 있는 도중이라는 거 알고 있는 거지?」

「테……」

 이, 일하고 있는 거였어? 텔레비전 보면서 뿅뿅 하고 있는 거, 일이었어?

「네, 네 테치」

「사육주인 내가 일하고 있는데. 애완동물인 네가 먼저 잔다고? 허어. 그렇구만. 너, 나보다 높은 녀석이었구나」

「그, 그그그, 그런 건 아닌 테치」

「그럼 내 일이 끝날 때까지 일어나 있는 것이 당연한 거 아냐!? 어!?」

 그런 거였나!?
 으, 확실히, 그런 말을 들으면 그런 것 같기도……
 
「죄송한 테치. 와타시의 생각이 틀렸던 테치」

「알겠으면 내 일이 끝날 때까지 멋대로 잠들지 말라고!」

 와타시는 일어나서 텔레비전 쪽으로 돌아가는 주인님을 본다.

 으……졸려……
 자면 안 된다는 것을 알아도, 이대로는 눈꺼풀이 제멋대로 내려와버린다.

「주, 주인님」

「엉?」

「와타시, 뭔가 할 것은 없을까 하는 테치. 가능하다면 도와드리는 테치」

 사실을 말하자면 빨리 자고 싶다.
 그러니 와타시가 도와서 주인님의 일이 빨리 끝나면, 그렇게 하고 싶다.
 하지만 주인님은 그런 와타시에게 한숨을 내쉰다.

「그딴 거 없어. 네가 도와줄 거라고는」

「테치……」

「할거 없으면 자기 몸이라도 씻으라고」

 주인님은 물을 부은 용기와 작은 천을 가지고 왔다.
 씻는다. 그러고 보니 땀도 흘렸고, 목욕도 하지 않았다/

 와타시는 작은 천을 물에 적셔서 열심히 짜곤, 옷을 벗고 자신의 몸을 직접 닦았다.

「테츄웅!」

 재채기가 나왔다.
 역시 방에서 알몸으로 있는 건 춥다.

 사실은 주인님이 씻겨주셨으면 했는데……

 몸을 씻고는 옷을 입어도, 아직 주인님은 텔레비전의 앞에 있다.
 일하는 중이니까, 아직 와타시도 잘 수 없다.
 하지만 쭉 기다리기만 하는 걸로는 졸려서 어쩔 수 없다.
 그러니까 골판지 안에 깔아둔 이불로 깔끔하게 닦는다.

「테에, 테에……」

 졸려, 졸려……

「으엑, 벌써 늦은 시간이잖아!」

「텟!?」

 주인님이 큰 목소리를 내어서 깜짝 놀란다.
 하지만 와타시에게 화를 내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아 젠장. 월요일 따위 안 왔으면 했는데……」

 주인님이 일어나서, 주인님 용의 커다란 침대에 들어갔다.
 하얀 기계를 천장에 대니 방의 안이 새카맣게 된다.
 일……끝난 걸까?
 와타시도 자도 되는 걸까나.

「테에……주인님, 안녕히 주무시는 테치」


 인사를 해도 대답은 없었다.
 이불을 덮고 누우니, 바로 와타시는 잠들어버렸다.



「야 임마!」

팡!

「테, 테엣!?」

 갑자기 방이 흔들려서 놀라 튀어 오른다.
 어, 어라? 여긴 어디?

 숍……이 아니다.
 그래, 와타시, 주인님에게 키워지게 되었지.

 창문 바깥이 밝다. 이미 아침이다.
 저기, 음, 그렇다, 어제는 주인님의 집 규칙으로 잔뜩 일했다.
 주인님의 일이 끝나는 밤 늦게까지 함께 기다렸다.
 조금 전에 잔 것 같았는데, 벌써 아침인 건가?
 지쳐있었던지, 꿈도 꾸지 않았다.

 그것보다, 주인님이 화를 내고 있어!? 어째서!?

「너 말야, 내 애완동물이잖아?」

「네, 네 테치」

 화난 얼굴로 골판지 하우스의 위에서 들여다보는 주인님.
 와타시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 사육주보다도 먼저 일어나서 인사하는 것이 사회의 상식 아냐? 엉?」

「그, 그런 테치?」

「그런 테치 가 아냐 이 무능한 새꺄! 조교사한테 뭘 배운 거야!?」

「죄송한 테치, 죄송한 테치」

 아침부터 혼이 났다.
 빨리, 이 곳의 룰에 익숙해지지 않으면 안 된다.
 훌륭한 사육실장이 되기 위해서 이런 저런 것을 배웠지만, 진짜 주인님에게는 통용되지 않는 것 뿐이다.

「쯧……됬다. 어쨌든 밥 먹어라」

 그렇게 말하면서 주인님은 와타시에게 밥을 던졌다.
 이거, 물고기의 고기다!

「자, 잘 먹겠습니다 테치. 밥 감사드리는 테치」

 양손을 모아 인사하고는 밥을 먹는다.
 맛있어, 아주 맛있다!
 이런 맛있는 밥을 주시다니, 역시 주인님은 좋은 분이다!

「점심 식사는 여기에 둘 테니까 마음대로 먹어라」

 더욱이 주인님은 커다란 빵을 골판지 가운데에 두었다.
 이, 이렇게 많이 주시는 건가?
 앗, 하지만「점심 식사」라고 했다.
 지금 먹으면 안 되는 것이다.『기다려』다.

 와타시가 물고기 고기를 먹고 있는 사이에, 주인님은「척」하고 멋진 옷으로 갈아입었다.
 검은 가방을 가지고 뭔가를 준비하고 있다.

「주인님, 나가시는 테치?」

「일하고 온다. 너도 농땡이 피우지 마라」

 그렇게 말하곤 주인님은 무언가를 가지고 왔다.
 어제 그렇게 힘들게 옮긴「분동」을……가득, 잔뜩, 산더미 처럼.
 10개의 덩어리가 10개. 그것보다도 더.

 어, 설마……

「어제와 같은 일이다. 혹시 내가 돌아올 때까지 못 끝내면 저녁밥은 없을 거야」

 툭.
 와타시는 무심결에 먹고 있던 물고기 고기를 떨어트렸다.
 이런 거, 이런 거, 절대로 할 수 없다.

「주, 주인님. 이건……」

「엇 위험하네. 그럼 다녀온다」

 정신 없이 집에서 나가는 주인님.
 와타시는 문자 그대로 산과도 같이 쌓인『일』을 올려다보고, 잠시 동안 사고가 정지된 상태로 몸을 떨었다.
 이제 와서 생각난 듯이 어제의 피로가 몸을 덮쳐왔다.

「소, 속이 안 좋은 테치……」

끼릭 끼릭 하고, 몸 안쪽이 조여드는 듯한 아픔이 있었다.


   3

「후우~ 출근 출근」

 지금, 역에서 비즈니스 거리로 향해 전력질주하고 있는 나는 회사에서 근무하는 매우 일반적인 사축.
 틀린 점이 있다고 한다면 다니고 있는 곳이 쓰레기 같은 블랙기업인 것이려나……
 이름은 후타바 토시아키.

 그런 이유로 어제부터 울분을 풀기 위해 실장석을 키우기 시작했다.

 문득 잡지를 보니 실장석 학대 특집이 실려있었다.
 우홋, 좋은 스트레스 해소……

 뭐, 이러니저러니 해도 나는 육체적인 학대는 하지 않는다.
 동물을 때리는 걸로 매일의 울분이 풀리는 것도 아니고.

 인간급으로 민감하게 반응하는 고급 사육실장이라는 녀석을 부하로 보고 괴롭히는 것이다.
 그럭저럭 비쌌지만, 보람이 있게도 이 녀석은 꽤나 재미있는 반응을 보였다.

 희망을 가지고 왔는데 무시당하는 것.
 제대로 배우지도 못하고 일을 맡겨져서 우왕좌왕 하는 것.
 들으라고 했다가 듣지 말라고 했다가 하면서 어떻게 해야 할 지 알지 못하게 하는 것.
 그래도 생각해서 필사적으로 행한 일에 꼬투리를 잡히는 것.
 지금까지의 경험을 부정하는 듯이 바보 취급하는 것.
 아무 것도 할 것이 없는데도 같이 남는 것.

 상사의 입장에서 보면 이렇게 재미있는 거였군!

「뭐, 힘껏 괴로워하면 되는 거지」

 고문하거나, 아사시킬 생각은 없다.
 순종적인 상태를 유지하면서 그저 억지로 일을 준다.
 제대로 키울 생각은 없으므로, 애완동물용 보금자리나 먹이도 준비하지 않았다.
 먹이는 자신이 남긴 걸로 충분하다. 그런 거라도 감사하면서 먹고 있으니까 웃기지.

 어제 일하는 것을 보며 오늘은 절대로 할 수 없는 양의 일을 주었다.
 돌아오면 잔뜩 꼬투리 잡으면서 또 쓰레기 같은 음식을 주지.
 아ー, 앞으로가 기대된다!

 ……하고, 의기양양하게 걷고 있던 나였지만, 회사가 가까워질수록 그 기분은 어두워져 갔다.

「네 네, 죄송함다……」

「임마 후타바아! 너 어제 또 발주 미스했지!?」

 오늘도 또, 저학력 쓰레기 상사의 화난 목소리로 하루를 시작한다.


   4

 자실장을 키우기 시작한 지 1개월이 지났다.



 오늘도 상사에게 온갖 욕을 듣고 집으로 돌아왔다.
 긴 잔업을 마치고, 회사로부터 늦게 귀가한 나를 자실장이 맞이했다.

「어서 오시는 테치 주인님! 오늘 와타시가 한 일의 상태를 봐주시는 테치」

「아, 아아……」

 이끌리듯이 안쪽의 방으로 가니, 오늘 아침 일부러 어질러놓은 책이 잘 정돈되어 책장에 꽂혀있다.
거기에 바닥도 반짝반짝 닦여있다. 언제나의 분동은 방의 구석에 잘 정리되어있었다.

「어떤 테치! 뭔가 잘못된 것이 있다면 지도해주시는 테치!」

「어, 어어. 안되겠어. 전혀 안돼」

지쳐있는 탓인지 화를 낼 기력도 없다.
적당히 성과를 부정하는 나였지만.

「감사드리는 테치. 구체적으로 안되는 곳을 지도 받을 수 있다면 감사하는 테치!」

「그, 그 정도는, 직접 생각해!」

「알겠는 테치! 역시 책은 잘 읽는 만화책을 낮은 위치에 두는 것이 좋았을 테치? 분동은 3단으로 쌓으면 안 된다고 어제 말씀하셔서, 오늘은 2단으로 만들어본 테치……」

「아ー, 이제 됐어! 됐다고 했잖아! 닥쳐 야마다!」

내가 화를 내니 자실장 야마다(쓰레기 상사의 이름에서 따왔다)는 착 하고 등을 세워서 듣는 자세를 취한다.
겁 먹은 모습이 아니다. 나의 다음 말을 놓치지 않기 위함이다.

「충분해, 잘 됐다고! 빨리 밥 먹자!」

「네, 네! 감사드리는 테치!」

 젠장, 젠장.
 키우기 시작했을 때에는 하는 것을 칭찬할 생각은 전혀 없었는데.

 1개월 전과 비교해서, 야마다의 몸은 조금 커졌다.
 그와 동시에 옷 위에서도 알 수 있을 정도로 근육이 붙었다.
 이 녀석은 내가 억지를 부리는 것을 필사적으로 응하여, 지금은 이 쪽의 예상을 넘어서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지금은 꼬투리를 잡기도 어려울 지경이다.

 아니, 원래라면 안 되는 이유 따위 얼마든지 날조할 수 있다.
 하지만 그걸로는 스트레스 해소는 되지 않는다. 이 녀석은 무슨 말을 해도 솔직히 받아들여서 개선하려고 한다.
 아까와 모순되는 명령을 내려도 어떻게 해서든 새로운 명령을 따르고, 그것을 탓하면 재빨리 시정한다.

 젠장, 어째서 이렇게 말을 잘 듣는 거야……
 계속 말이 바뀌는 상사 따위 말을 들을 가치도 없는 쓰레기 자식이거늘……
 

「맛있는 테치, 맛있는 테치. 오늘도 맛있는 밥을 주셔서 감사드리는 테치」

 호박 튀김을 주니 야마다가 기뻐하면서 깨물었다.
 키우기 시작하곤 3주 정도만에 알 수 있었던 것은, 아무래도 인간의 먹을 것은 실장석에게는 상당한 진수성찬인 듯 하다.
 틀림없이 푸드를 주는 것이 제일일 거라고 생각했던 나는, 모르는 사이에 엄청난 노동의 대가를 주고 있던 듯 하다.
 
「저기, 야마다」

「네, 네 테치!」

나로부터 일 이외의 말을 듣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야마다는 식사를 중단하고 자세를 바로 했다.
조교사로부터는「식사 중에는 거기에 집중해라」하고 엄하게 교육받은 듯 하지만, 내가 식사 중이던 말던 나의 말은 확실히 들으라고 말 하니 간단히 생각을 바꾼 듯 하다.

「너, 지금 행복하냐?」

 무슨 말을 하고 있는 거지, 난.
 상대는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키우고 있는 애완동물이라고.

「네, 너무나도 행복한 테치!」

 야마다는 전혀 망설이지 않고 힘차게 대답했다.

「엄하지만 훌륭한 주인님과 함께 해서, 와타시는 정말로 행복한 테치!」



 ……

「처음에는 힘들었지만, 제대로 명령을 듣고 일을 힘내니 이렇게도 몸이 좋아진 테치」

 그만 둬……

「이것도 주인님이 말씀하신 것을 제대로 들은 덕인 테치. 정말로 감사하고 있는 테치」

 그만, 그만둬……

「주인님, 와타시를 키워 주셔서 정말로 감사드리는 테치. 와타시는 주인님의『펫』이 되어서 정말로 다행인 테ㅡ」

「그만 해애애애애애애!」

 내가 화를 내니 야마다는 말하는 것을 그만두고 듣는 자세를 취했다.
 확실히 조금은 놀란 듯 하지만, 순종적으로 나의 얼굴을 올려다보며 다음 말을 기다린다.

 그러냐. 그게 대답이냐.
 억지 명령을 내리는 주인의……상사의……아래에서 잘 하기 위해서는…… 순종적인 가축이 되는 것이 가장 좋은 거냐고!

「주, 주인님? 무슨 일이ㅡ—」

「나는 애완동물이 야나아아아아아아아!」

 정신을 차려보니 주먹이 휘둘러져, 야마다에게 날아갔다.

「테베엣!?」

 둔한 감촉과 함께, 피를 뿌리며 야마다가 튕겨나간다.
 몇 번인가 바닥을 구른 뒤, 쓰러지면서 공포로 굳은 얼굴로 이쪽을 보고 있다.

「주, 주주주, 주인……님……?」

야마다에게 직접적으로 폭력을 휘두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근육이 붙었다고 해도 결국은 실장석. 일격으로 머리가 크게 움푹 들어가고, 굴러가는 도중에 팔도 부러진 듯 하다.
부들부들 떨면서 일어나는 자실장 야마다.

나는 그 모습으로부터 시선을 피하고는, 재빠르게 침대에 들어가 전등을 껐다.



   5

 어째서, 맞은 것일까?

 이런 것은 처음이었다.
 와타시는 모르는 사이에 그렇게 나쁜 짓을 해버린 것일까?
 
「테에……아픈 테치……」

부러진 팔을 문지르면서 이불에 데굴데굴.
이것은 전에 있던 것이 더러워져서 주인님이 새로 주신, 매우 따뜻한 이불.

 주인님은 엄한 분.
 하지만 매우 훌륭한 분.

말씀하신 것을 듣고 일을 열심히 한 덕분에 와타시의 몸은 전보다 강해졌고, 이런저런 것을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게 되었다.
주인님은 올바르다.
화를 내신 것은 와타시가 나쁘기 때문이 분명하다.

 뭐가 나빴는지 밤새도록 생각해보자.
 그리고, 다음에는 절대로 실패하지 않도록 하자.

 괜찮아. 미움받거나 하진 않을 터다.
 주인님은 화가 나면 무섭지만, 사실은 매우 외로움을 잘 타는 사람이란 것을
 알고 있으니까.
 밖에서 힘든 일이 있어서 슬퍼하고 있을 때도 몇 번 있었다.


와타시는 위로해 드릴 수는 없지만, 주인님이 힘든 만큼 함께 고생하자.
와타시가 할 수 있는 것은 거의 없다.
하지만, 와타시는 와타시가 할 수 있는 것을 열심히 한다.

「주인님……와타시도 힘낼 테니, 주인님도 힘내시는 테치……」



다음날 아침.
결국, 맞은 이유는 전혀 알 수 없었다.

 분명 주인님은 밖에서 힘든 일이 있었던 거다.
 그렇다면 그 괴로움을 함께 나누는 것도 와타시의 역할.
 그건 그걸로 마음을 정리하고, 오늘의 와타시는 언제나처럼 행동하자.

 이미 팔은 완전히 원래대로 돌아와있었다.
 언제나처럼 주인님보다 빨리 일어나서, 골판지 하우스 앞에 서서 기다린다.
 그리고 주인님이 침대에서 일어나는 것과 동시에 말을 건다.

「안녕히 주무신 테치, 주인님!」

 주인님이 와타시를 내려다보고 있다.
 평소에는 이 다음에, 큰 목소리로 와타시의 어디가 좋지 않았는지 가르쳐주신다.
 하지만, 오늘은 조금 달랐다.
 

「야마다」

 매우 부드러운 목소리로 와타시에게 말을 걸어오셨다.
 이런 일은 처음이었다.

「어제는 미안했다. 뭐랄까, 그 다음에 잘 생각해봤어」

「테?」

「나, 일을 그만두려고 해」

 일을 그만둔다?
 그 의미는 잘 모르겠지만, 주인님의 얼굴은 매우 온화했고, 뭐랄까 상쾌해 보였다.

「나는 회사의 애완동물이 아냐. 내 머리로 생각해서,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을 고른다……그런 것을 이제서야 깨달았어」
 
 아마도, 주인님을 쭉 괴롭혔던 힘든 것이 없어진 것이다.
 그래서 이렇게 기뻐하는 것이다.

「네 덕분이다. 고마워」

「테에에……!」

 와타시가 주인님에게 무엇을 해주었는지는 모른다.
 그저 자신의 일을 있는 힘껏 했을 뿐이야.

 ……응, 응!
 잘 되었어. 잘 된 거야.
 주인님이 말한 것을 듣고 어려운 것을 힘낸 것이, 잘 된거야! 

 그야 와타시는, 주인님의 펫이니까!

 주인님의 따뜻한 손이 와타시의 몸을 감싸 올렸다.
 와타시는 조금 당황했지만, 이 때 처음으로 주인님의 손에 볼을 부볐다.

「주인님, 정말 좋아하는 테치……」

투명한 눈물이 한 방울,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



   6

 아- 상쾌해!
 진짜 나란 놈은 어떻게 되었던 게 분명해!

 그렇지. 싫으면 그만두면 되는 거였어.
 애완동물의 모습을 보고 자신을 반성한다는 것은 매우 우스운 꼴이었지만,
 어찌되었든 알아차려서 다행이다.
 가축은 뭐든 간에 주인님에게 대들 수 없고 입장도 바뀌지 않는다.
 하지만, 사축은 상사에게 대들지 않더라도 자신의 의사로 빠져나올 수 있는
 거잖아!

 일을 그만둘 것을 생각하니 머리 속이 상쾌해졌다.
 음, 저금은 일단 좀 되어있지만, 이대로 니트가 될 생각은 없다.
 사표를 쓰고, 그만두기 전에 구인정보를 찾아 다음 일을 결정하고……할 것은 산더미 같다.

 이제부터는 다른 의미로 바빠질 거다.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산 자충에게 신경 쓸 틈은 없어!

「그럼 야마다, 지금까지 고마웠다!」

 나는 기운을 차리기 위해 손안에 있는 자실장을 있는 힘껏 아스팔트 지면에 집어 던졌다.

「짓」

 적녹색의 얼룩이 되어버린 자실장을 뒤로 하고서, 사표의 내용을 생각하기 위해 방으로 돌아간다.
다 쓰면 이 기세로 상사에게 집어 던질거다!


-끝

댓글 22개:

  1. 분충 주인을 만나면 개념실장이라도 어쩔 수 없는 게 운명인가 봅니다

    답글삭제
  2. 닝겐상 분충인데샤아아!!!

    답글삭제
  3. 닝겐상 분충인데샤아아!!!

    답글삭제
  4. 이거 만화 버전은 어디 있나요?

    답글삭제
  5. 속이 뻥 뚫린 레후~

    답글삭제
  6. 답글
    1. 오마에 뒤진애비의 모습인 레후^^

      삭제
  7. 이건 주인이 좀 정신병이 있는 것같은데..

    답글삭제
  8. 끊임없이 노력하는 실장을 보고 주인이 개심할 줄 알았는데ㅋㅋㅋ

    답글삭제
    답글
    1. 실장의 모습을 보고 개심했자나 ㅋ

      삭제
  9. 하..이렇게 찢어 죽이고싶은 인간 군상은
    또 처음이네 쒸불꺼...

    답글삭제
  10. ㅋㅋㅋ 짓 한마디로 유쾌하게 끝나네. 그리고 자기가 자기 돈으로 산 똥벌레를 처분하는게 대체 뭐가 문제인데 윗 댓들은 부들부들 거품무냐. 개나 고양이도 아니고 한낱 똥벌레인데? 왜 또 양충애호 분충학대 이지랄인가? 지들은 바퀴벌레나 모기 파리 안 죽이고 사나보네.

    답글삭제
    답글
    1. 니는 펫숍에서 모기를 돈 주고 사서 키움?

      삭제
    2. 인분충 병신새끼 하나가 찐들찐들 구구절절 개소리하네ㅋㅋㅋ

      삭제
  11. 존나 시원한 결말 ㅋㅋㅋㅋ 벌레에겐 껌딱지 엔딩이 딱이지

    답글삭제
  12. 속 시원한 명작인 데스

    답글삭제
  13. 똥벌레나 인분충이나 둘 다 쓰레기데스..

    답글삭제
  14. 학대를 하려면 똑바로 하던가 뭔 지체장애인새끼만 있냐
    차라리 실장석이 더 나아보일지경이네

    답글삭제
  15. 이게 한남 일남 똥양남 평균이지 후팔ㅋㅋㅋㅋㅋㅋ

    답글삭제
  16. 작가놈 경험담인가?

    답글삭제
  17. 존나 좆팔육이랑 40꼰대새끼같네

    답글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