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더기 치즈


어느 날, 친구로부터 메일이 왔다.
인사와 쓸데없는 이야기를 늘어놓은 뒤, 모 동영상 사이트의 주소를 적어놓았다.
그 주소를 클릭하니, 동영상 페이지가 열린다.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태그였다.





 "실장석" "전골파" "요리" "이시나베 주방장"



여기까지는 뭐 좋았다.

참고로 이시나베 주방장이라고 하는 것은, 친구의 닉네임이다. 흔히 말하는 전골파로, 실장석 요리에 능통하다. 식실장 개인 사이트도 운영하고 있으며, 방문자 수도 상당하다던가.

식용 실장석만이 아니라, 실장숍에서 사 온 실장석을 자기 취향으로 키운 뒤, 마지막으로 직접 처리해서 요리한다던가 하는 대단한 능력자인 모양이다.

그럼, 문제는 남은 태그.



 "아무도 원하지 않은 영상" "병원 도망쳐" "그로테스크 주의"
 "초상급자만" "코멘트 비표시 추천" "카수 마르주"




보지 못한 것으로 할까 말까……
몇 초 정도 망설인 뒤, 나는 동영상을 클릭했다.



 "그로테스크 주의!"
 "돌아가려면 지금"
 "각오는 충분한가?"



그런 코멘트가 잔뜩 표시된다.
일단, 코멘트는 비표시로.







화면에 찍힌 것은, 저실장 몇 마리였다. 투실투실하게 살찐 개체로, 매우 영양상태가 좋아보인다. 머리로부터 꼬리까지 자실장 정도의 사이즈는 될 것이다.
이대로 방치하면 고치화 하여 자실장이 될 지도 모른다.

그 몸은 붕대에 감겨있었다.

『먼저, 몸 안을 깨끗이 한 저실장을 강제출산시킵니다』

자막이 나온 뒤, 저실장의 눈에 식용 붉은 색소 같은 것이 떨어졌다.

「레햐아아아아아」
「레히이이이이이」
「레후우우우우우」

비명을 지르는 저실장들.

보통 저실장을 강제출산시키면, 그대로 폭사하지만, 몸에 감겨진 붕대와, 매우 좋은 영양상태 덕분에 강제출산에도 버틸 수 있는 듯 했다.

「렛후ㅡ」
「렛후레후ㅡ」
「렛치ㅡ」

저실장의 총배설구로부터 작은 저실장이 태어난다.

화면이 바뀌고, 작은 접시의 위를 기어다니는 작은 저실장이 비춰졌다.

  ……이건, 기분 나쁘다. 녹색의 구더기가 꼬물꼬물 움직이는 것 같아서. 저실장도 녹색의 구더기 같긴 하지만, 아직 실장석의 모습이 남아있으니까. 응.

『작은 저실장입니다. 몸 길이는 1cm도 되지 않습니다.』

화면에 표시되는 자막.







『작은 저실장을 700g의 페코레노(양젖 치즈)로 이동시킵니다』

원통형의 치즈 위로 이동된 작은 저실장들.

끄엑…….



동영상을 꺼버릴 것 같은 충동에 휩싸인다. 하지만, 끌 수 없어……! 끄고 싶은데, 왜인지 끌 수 없다고……! 움직여라, 내 손가락!



거기서 동영상이 빠르게 돌아간다.

처음에는 꿈틀꿈틀 하고 치즈의 위를 기어다니던 작은 저실장이었지만, 점점 자신이 있는 장소가 먹을 수 있는 것이라는 것을 알아채고는, 치즈를 먹기 시작한다.

더 시간이 지나니, 치즈 내부에 들어가는 작은 저실장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 상태에서 통풍이 잘 되는 어두운 곳에 약 일주일 정도 방치합니다』







『일주일 동안 방치된 것이 이쪽입니다』

「렛후ㅡ」
「레후렛후~」
「렛후~웅」


근 일주일간, 작은 저실장들이 마음대로 먹어 치운 탓인지, 치즈에는 여기저기에 구멍이 뚫려있다. 또한, 작은 저실장의 똥에 의해 치즈 전체가 녹색이 되어있었다. 뭐랄까, 입에 넣어도 될 것 같지 않다. 아니, 먹으면 분명 배탈날 거다.

딱 잘라 말하지 않아도, 매우 그로테스크 합니다…….

『안쪽까지 확실히 작은 저실장이 들어있습니다』

잘라낸 단면이 비춰졌다.

「렛후~」
「레후?」

작은 저실장이 기쁜 듯이 치즈를 입에 넣고 있다. 휙 휙 움직이고 있는 꼬리 쯤으로부터, 녹색의 실장똥이 나오고 있다. 치즈는 촉촉히 젖어있었다.

아ー, 왠지 등에 소름이 돋는다……!

『작은 저실장의 체내소화를 이용해서, 치즈를 과다 발효시킨 요리입니다. 위생상태가 좋은 저실장을 사용하고 있으므로, 이대로 먹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녹색의 치즈를 먹고 있는 친구(얼굴 위쪽은 마스크)의 모습을 끝으로 동영상은 끝이 났다.









「그러니까, 그 작은 저실장 치즈가 이건데 말이지」

그릇 위에 놓여진 녹색의 원통형 치즈. 몸 길이 1cm정도의 작은 저실장이 대량으로 꿈틀대고 있다. 옅은 실장취가 부엌을 메우고 있었다.

어째서 나는 여기에 있는가……? 그건가, 호기심은 고양이를 죽인다던가. 나는 고양이가 아니지만, 그 속담은 매우 와닿았다. 오오, 호기심에 진 내가 한심스럽다.
정말 한심하다. 도망쳐도 되려나?

그릇 위의 작은 저실장 치즈. 눈에 보이는 대로 말하자면 실장똥이 섞인 치즈. 이미 음식물 쓰레기, 이미 독극물. 아무리 잘 봐줘도 입에 넣을 수 있는 물건이 아니다.

그런데도 친구놈은 적당히 자른 치즈를 먹고 있었다.

「좀 취향은 타지만, 꽤나 맛있다고. 내가 생각해도 매우 잘 만들었어」

기쁜듯이 웃으면서, 작은 저실장 치즈를 으적으적 하고 씹고 있다. 작은 저실장은 살아있는 긋, 레삐이이이이 라던가 레햐아아아아 하는 작은 비명이 들려왔다.

친구가 휙 하고 치즈를 잘라 내민다.

「너도 먹지 않을까ㅡ해서 말이지. 어때?」
「미쳤냐!」

나는 바로 대답했다. 

  END

댓글 2개:

  1. 치즈 중에서도 일부러 구더기를 슬게 해서 부패... 아니 발효를 촉진하여 독특한 맛을 즐기는 게 있음.
    구더기 실장 말고, 파리 애벌레 구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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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실제로 구더기가 있는 치즈를 친구처럼
    먹어대면 살아있는 구더기가 장속에서
    살아 움직이며 기생할수 있어
    큰일나니까


    반.드.시 익.혀.드.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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