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마을의 현명한 실장석

자실장이 일어나보니 자매가 1마리 줄어있었다.

자매는 5마리가 되어있었다.

그 자실장은 자매가 없어진 것에 불안을 느꼈지만,

다른 자매는 먹이의 배분이 늘어났으니 괜찮지않냐며 기뻐했다.

어미도 없어진 아이를 딱히 신경쓰거나 찾지도 않았고, 여상하게 지냈다.

자실장은 자신만 따돌림을 당하는 듯한 기분이 들어 불안했다.






마을 한켠에 숨어 지내는 실장석 친자가 있다.

어미는 주의깊고 지혜로웠고, 새끼들에게 어떻게하면 눈에 띄지않고 지낼수있는가를 가르치며 생활해왔다.

얼마 전, 자실장들이 아직 어미의 뱃속에 있던 시기, 이 마을에는 들실장석의 대규모구제가 행해졌다.

그것도 어쩔수 없다.

들실장석들은 자제를 모르고, 정도를 모르고, 한계를 모르고, 주제도 모른다.

인간이 내놓은 쓰레기를 왕창 어지르며 먹고, 휴식의 공간인 공원을 생활의 장으로 만들어 더럽히고, 상대를 가리지않고 아첨하면서 먹이를 조르고, 무시당하면 똥을 던져 울분을 푼다.

이런 행위를 하는 생물을 허용하는 도리는 인간에게는 없다.

해악은 근절해야한다. 그것이 인간이 내린 결정이었다.



그렇게해서 마을의 들실장석은 속속 구제되었다.



그런 상황에서도 살아남은 들실장석도 있다.

태반이 운이 좋은 녀석이고, 현명하고 주의깊은 녀석은 소수이다.

운이 좋았을 뿐인 녀석들은 그 후, 무슨 일이 있을 때마다 도태되어갔다.

운이 좋고 현명한 녀석이 아니면 살아남을수 없는, 혹독한 세상이 되었다.

그리고 그런 혹독한 세상이기에, 살아남은 실장석들은 주의깊고 현명했다.





자실장이 일어나보니 자매가 1마리 줄어있었다.

자매는 4마리가 되어있었다.

자실장의 불안은 전보다도 커졌지만, 다른 자매는 걱정도 없이 아무렇지않은 모양이었다.

어미도 없어진 아이에게 관심을 보이지 않은 채 언제나와 마찬가지였다.

그 자실장의 소외감은 한층 커졌다.





주의깊은 들실장석은 무슨 짓을 하면 자신의 몸이 위험해지는지를 알고있었다.

식사를 찾으며 쓰레기를 어지른 동료가 인간에게 쫓기다가 끔찍하게 괴롭힘당하고 죽는 것을 몇 번이나 보았기 때문이다.

저렇게 하면 인간이 화를 낸다고 학습했다.

그래서 식사를 찾아 쓰레기를 뒤질때에도, 가능한한 어지르지 않고 더럽히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인다.



인간에게 아첨하는 것도 안된다.

아첨해도 먹이를 받는 일은 없고, 오히려 위해를 당하는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다.

공원에서 생활하고있던 시절, 동료들이 공원에 오는 인간에게 먹이를 달라고 아첨하다가 몰살당하는 일이 몇 번이나 있었다.

무시당하는 일도 많았다. 동료는 무시당하자 화를 내며 인간에게 똥을 던지거나 걷어차거나 했다. 무시하고있던 인간도 그렇게 되면 화를 내며, 동료를 철저하게 괴롭혀서 죽였다.

인간에게 연관되면 험한 꼴을 당한다. 들에서의 생활 속에서 그러한 일을 충분히 학습했다.





자실장이 일어나보니 자매가 1마리 줄어있었다.

자매는 3마리가 되어있었다.

자실장은 어미에게 끈질기게 자매가 없어졌다고 호소하고, 자매들에게도 어떻게 된일인지 이야기를 하였다.

하지만 자매는 어미가 상대해주는 일이 많아진 것이 기뻤고, 먹이의 배분도 늘어나기에 아무래도 상관없다고 말할 뿐이었다.

어미는 없어진 아이는 잊어버리라고만 말했다.

자실장은 잠드는 것이 약간 무서워졌다.





현명한 들실장석은 우선 둥지를 엄밀하게 고른다.

인간에게 발견되지 않고, 인간이 들어올수 없는, 좁고 어두운 장소를 찾아내어 숨어든다.

그러한 의미로 보아, 실장석의 크기는 마을의 건물 틈새를 걷는데에 안성마춤이었다.

그렇게 고르고 고른 둥지에서 들실장석들은 아이를 가지고 출산한다.

아무리 생활에 위험한 장소라 하더라도 새끼를 낳아서 기른다.

실장석은 혼자서는 살아갈수 없다. 생활에 곤란하지 않은 환경에 있더라도, 실장석은 혼자서는 고독감에 시달리다 죽는다.

누군가가 곁에 있어주지 않으면 죽어버리는, 그런 일그러진 생물이 그녀들, 실장석이라는 것이었다.



출산이 가까워지면 들실장석은 한층 더 주의깊어진다.

출산장소를 신중히 고르지않으면 안된다. 공원의 화장실은 항상 물이 있어 출산장소로 최적이지만, 학대「」가 잠복하고 있는 경우가 많아 위험하다. 잡히면 죽는다.

그 위험을 어떻게 대응하느냐는 들실장석의 개체에 따라 가지각색이다.

위험을 무릅쓰고 화장실에서 출산하는 녀석, 민가에 숨어들어 몰래 새끼를 낳고는 도둑처럼 새끼를 데리고 도망치는 녀석, 다른 물이 있는 곳을 찾는 녀석・・・



그 들실장석은 둥지로 삼은 빌딩 틈새에서 빗물이 배수되는 배관을 발견했다.

출산을 참으면서 골판지를 둥지로 끌어온 들실장석은 배관과 배수공의 틈에 골판지를 두어 빗물의 일부를 둥지로 끌어들였다.

그 빗물을 둥지에 있는 골판지상자 안에 모아 임시로 물이 있는 장소를 만든 들실장석은 거기에서 출산했다.

먼지와 자동차 매연, 스모그가 녹아든 빗물 속에서 자실장들은 삶을 받았다.





그 날의 일은 우연과 필연이 겹친 일이었다.

자매가 날이 갈수록 수가 줄어들고, 잠드는 것이 무서워진 자실장은 깊이 잠들지 않게 되었다.

게슴츠레한 옅은 잠 속에서 헤메고있던 자실장은, 밤중에 어미가 일어나는 것을 느꼈다.

배설행위인가 생각하면서, 반쯤 잠들어있어 흐릿한 의식 속에서 자실장은 정신을 차리지 않았다.

하지만 그렇지가 않았다.

어미는 자매의 1마리를 자실장들 가운데에서 들어올리고, 거리가 떨어진 곳에서 유리조각으로 찔렀다.

찔린 자실장은 깊이 잠들어있었기에 소리도 내지못하고 조용해졌다.

반쯤 잠들어있던 자실장의 의식이 확 깨었다.

공포에 떨리는 몸을 필사적으로 억누르며, 어미에게 눈치채이지 않도록 한다.

「데스우」

어미는 작게 짖더니, 움직이지 않게된 새끼를 안고 둥지에서 나갔다.



남겨진 자실장은 어미의 행위를 떠올리며, 없어진 자매들을 연상했다.



어째서, 왜, 어미는 자매들을 죽인걸까?

어째서? 어째서!

상상하면 상상할수록,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자실장은 무서워졌다.



그 자실장은 어미가 돌아온 후에도 잠든척을 했지만 도무지 잠들수가 없었다.





새끼가 태어난 이후의 고생은 여간 고달픈 것이 아니다.

자실장들은 막 태어났을 때에는 아직 어미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기에 무슨 일이 있으면 바로 울어젖히는게 보통이다.

친실장은 그럴때마다 새끼들을 어르고 달랜다.

그럴 때에 특별히 귀여워한다거나 해서는 안된다. 특별히 취급하면 다른 새끼에 대해 우월감을 갖게되고, 자매간에 서열이 만들어지고, 다툼이 생긴다.

그 고생은 정말이지 여간 고달픈 것이 아니다.



가끔은 너무나도 말을 듣지않는 새끼를 죽이는 일도 있다.

모든 자실장을 성장시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성장해서 살아남을 가능성이 있는 새끼를 골라 키우는수 밖에 없다.

말을 듣지않는 1마리의 새끼를 위해 다른 새끼를 위험에 빠뜨릴수는 없다.

기뻐하며 죽이지는 않는다. 그저 묵묵히 죽인다.

설령 마음속으로는 울고싶더라도.





그 때가 왔다. 이제나 저제나 하며, 잠들지 못하는 날이 이어졌다.

2마리가 된 자매.

어미에게 죽임당한 자매.

자매를 죽이고있던 어미.

마지막 자매도 그 날 죽임당했다.

어미는 그 자매를 안고 둥지에서 나갔다.





새끼들은 성장하면 친실장의 고생도 약간은 줄어든다. 새끼들이 어미의 말을 이해할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말귀를 알아듣는 착한 새끼는 어미의 말을 똑바로 지키기에 손이 들지않는다.

말귀를 못 알아듣는 새끼는.

너무 못 알아들으면, 죽였다.

그렇게하지않으면, 살아가지 못한다.

확실히 살아남을 수 있는 새끼를 남기지 않으면 안된다.

설령 그것을 위해, 다른 모든 새끼를 죽이게 된다 하더라도.





1마리씩, 1마리씩 죽임당해가는 자매들.

이젠 남아있지 않다. 자신 이외에는.

그렇다면?

다음에는?

ーーー누가 되는걸까, 죽임당하는 것은?





그 날, 언제나처럼 죽인 새끼를 공원에 매장하러 갈 때, 부주의하게도 넘어져버렸다.

역시 새끼를 스스로의 손으로 죽이는 것은, 지능이 높은 만큼 심신에 부담이 큰것인지도 모른다.

실제로 친실장의 발걸음은 무거웠다.

넘어지면서 죽은 새끼 위에 얼굴을 박아버렸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따뜻하던 그 몸은 모든 체액을 잃고 굳어져있었다.

그런 생각을 하며 눈에 눈물을 약간 머금던 친실장이었지만, 그럼에도 터벅터벅 공원으로 향하여 새끼를 매장한 후 둥지로 돌아왔다.



꽤나 지쳐있던 것인지도 모른다.

그 친실장은, 얼굴에 묻은 자실장의 체액을 닦아내는 것을 잊고있었다.





어미가 둥지에 돌아와보니 자실장은 일어나있었다.

「데에에!?」

친실장은 자실장이 일어나있다는 것에 놀란다. 보통이라면 자실장이 일어나있을 시간대가 아니기 때문이다.

「데스데스?」

왜그러느냐, 라고 물어보아도 대답은 없다.

그저 빤히, 어미의 얼굴을 창백한 안색으로 바라보고있다.





어쩌면 혹시, 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없어져가는 자매들.

그것은 어미가 밤에 죽였기 때문이고, 그 사체를 어디론가 가지고 갔다.

다음날 아침이 되면 어미는 아무일도 없었던것처럼 지내고, 없어진 새끼에게는 아무런 흥미도 관심도 보이지 않았다.



마치 처음부터 없었다고 하는 것처럼.



그리고 오늘 밤.

이젠 자는 척도 할 수 없었다. 잠드는 것이 무서웠다. 그저 무서웠다.

돌아온 어미에게 직접 물어보기로 생각했다.

어째서 그런 짓을 했으며, 자매들의 시체를 어디로 가지고 갔느냐고.



자실장의, 모든 정신력을 모아 어미에게 따져물으려고 한 결의는,

어미 얼굴이 실장석의 피투성이가 되어있다는 사실에 간단히 박살나버렸다.

자실장의 최악의 예상이 맞아떨어진 것이다.



어미는.

새끼를, 자매들을 죽여서 먹고있었다고.





「테챠아아아아아!!! 테츄우아아아아아아아아!!!!!」

친실장이 일어나있는 새끼에게 물어본 직후, 자실장이 불이라도 붙은것처럼 날뛰었다.

어미에게서 조금이라도 거리를 두겠다고, 좁은 둥지안을 도망다닌다.

「데스!? 데스데스우!」

어미는 새끼가 이상해졌다고 생각하며, 붙잡아 가만히 있게하기위해 손을 뻗는다.

「테아아아아아아쟈아아아아아아!!! 테에에에아아아아쥬아아아아!!!!」

하지만 자실장은 어미가 손을 뻗으면 한층 더, 그야말로 미쳤다고밖에 생각나지 않는 소리를 지르며, 둥지 안을 도망다닌다.

하지만 좁은 둥지 안이기에, 금방 따라잡힌다.

그리고 자실장은, 둥지에서 뛰쳐나갔다.





어째서? 무엇때문에?

친실장은 영문을 알수없었다.

자실장이 어째서 저렇게까지 도망치는가. 미쳤다고 밖에 생각되지 않는 저 소동.

하지만 생각을 하고있을 겨를이 없다. 둥지에서 나간 새끼를 빨리 따라잡아야한다.

둥지라면 안전하지만, 밖에 나가면 아직 밤이라고는 해도 위험은 많다.

친실장은 새끼를 뒤쫓기 시작했다.





어서, 빨리. 어디까지든 도망쳐야한다.

자실장은 마구잡이로 달리고 있었다. 뒤쪽에서 발소리가 들린다. 어미가 따라오고있다.

그것만으로도 자실장의 머리속은 끓어오르고, 등골이 오싹해진다. 엉덩이가 가려워진다.

발이 아프다. 그래도 도망치지 않으면 안된다.

그러지 않으면 어미에게 잡아먹혀버린다.

눈물과 침을 흘려 얼굴을 질척질척하게 하면서 자실장은 달린다.

이미 생각은 움직이지 않는다. 그저 쫓기고 있기에 도망치는, 그것 뿐이다.

둥지에서 이어지는 좁은 길을 빠져나가, 넓은 길로 나선다. 그럼에도 자실장은 망설이지않고 달려나간다.

앞도 옆도 보지않고, 그저도망치고 싶다는 생각 만으로 달린다.

그 시야가 갑자기 새하얀 빛으로 둘러싸이고,

「테쟈앗!!」

콰득, 하는 충격이 자실장의 몸을 덮쳤다.





「데에에에에아아아아〜〜〜〜〜!!!!」

친실장은 비명을 질렀다. 도망치던 자실장이 차도에 나가버린 것이다.

밤이라고는 해도 교통량이 많은 길에 나가버린 자실장은 바로 차에 치여버렸다.

마지막의, 마지막 새끼.

가장 현명하고, 가장 친실장의 말을 이해하고 알아듣던 새끼.

그 새끼를 위해, 다른 새끼 모두를 희생시키기까지 했는데!

「데에에・・・데에에에스우우우우우우・・・・・・!!!」

친실장은 그 자리에 꿇어앉아 자실장이었던 흔적에 손을 뻗는다.

완전히 뭉개진 새끼는 내장을 흩뿌리고는 도로 한 켠의 얼룩이 되어있었다.



모든 고생과 모든 노력이 전부, 한 순간에 사라져버렸다.

그때까지 누적된 피로와 스트레스로, 순간적인 망연자실에 빠진 친실장은, 그저 비탄에 젖어, 울었다.

그저 울었다.

그래서, 알아채지 못했다.

거기가 차도이고, 자신을 새햐안 라이트로 비추는 또 한 대의 자동차가 다가오고 있다는 사실을.





으적, 하고 무언가 부드러운 것이 밟혀 으깨지는 소리가 울려퍼졌다.



-끝

댓글 3개:

  1. 테!! 아마아마한 스크가 가득한테치!! 이거라면 겨울도 문제없는테츄~ 마마 감사합니다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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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바퀴벌레가 현명해봐야 바퀴벌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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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씨발 벌레새끼들이 길 더럽히고 지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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