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에 산책을 하던 도중, 골판지 상자를 발견했다.
길에서 벗어난 나무뿌리 근처, 가로등도 닿지 않는 곳에, 조립된 상태로 놓여 있었다.
나는 그 골판지를 발끝으로 눌러 보았다.
조심스럽게 가볍게 한 번, 다음은 강하게.
상자는 비어있어서, 약간 기울어지더니 지면을 미끄러져 마른 소리를 냈다.
빗속에서 울고 있던 자실장은 정말 불쌍했다.
그래서 나는 어머니에게 부탁해서, 기르게 해달라고 했다.
어머니는 처음에는 안 된다고 했지만, 스스로 자실장을 돌보고,
집안일도 많이 돕겠다고 하면서 열심히 부탁했더니,
"...어쩔 수 없네. 그래, 좋아."라고 허락해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