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실장에게 푸딩을 주자


오랫만에 탁아당해버렸다.
한동안 일이 바빴다가, 겨우 한숨을 내쉴 수 있게 되어서, 집에서 느긋이 술이라도 마실까 하고 생각했을 때였다.

맥주캔과 반찬 팩, 푸딩과 젓가락, 스푼의 봉지는 훌륭히 똥으로 더럽혀져, 더러운 냄새를 풍기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신장 10cm정도의 자실장이, 여기를 향하고 히죽 하고 웃고 있다.
말할 것도 없이, 이 녀석도 온몸이 똥범벅이었다.
 
이정도로 심한 악취를 풍기는 봉지를 눈치채지 못하고, 집까지 돌아와버린 자신의 부주의함에 눈물까지 나올 것 같았다.
약 천엔 정도의 지출과 즐거움을 전부 날려먹어, 나는 분노 때문에 눈 앞이 새하얗게 될 정도였다.
언제나 라면, 이대로 편의점 봉투를 두들겨서 자실장을 찌부러트릴 때이지만.ㅡㅡ오늘 나는, 뭔가 특별한 것이 하늘로부터 내려온 듯 했다.
 
테츄웅♪

똥범벅인 채로 태평하게 아양 포즈를 잡는 자실장에게, 전신전령의 기합을 넣은 「억지 웃음」을 짓고는, 나는 전신전령의 기합을 넣은 「꾸민 목소리」로, 전신전령의 기합을 넣어서 상냥하게 말을 걸었다.

「자 귀여운 실장쨩, 어서오렴♪
나의 집에 잘 왔단다☆」

테챠아아아♪ 테치테치이♪

수만개 정도의 뇌세포를 사멸시켜가면서, 나는 필사적으로 분노를 억눌렀다.
우연히 집에 있던 쓰고 버리는 폴리에스텔 제 장갑을 사용하여, 자실장과 "먹을 수 없게 된 사온 물건" 을 집어, 나는 욕실에서 이것들을 정중히 씻는다.
실장복도 깔끔히 손빨래하여, 드라이어로 충분히 건조시키고, 이 또한 정중히 자실장에게 입혀준다.
몸을 깨끗이 씻겨져, 그것도 태어나서 처음으로 세탁한 듯한 옷을 입고, 자실장은 완전히 기분이 업 되어있었다.
나는 거실에 자실장과 "사 온 상품"을 옮기고는, 그것들을, 어제 받은 통판의 골판지상자 안에 내려놓았다.
 
테츄?
 
신기한 듯이 올려보는 자실장에게, 나는 더욱 더 상냥하게 말을 건다.
끓어오르는 분노를 필사적으로 눌러, 살기를 뿜지 않도록 하면서.
 
「알겠니 귀여운 자실장쨩.
사육실장이 되기 위해서는, 아주 머리가 좋지 않으면 안된단다.」

텟츄우
 
「그런 이유로, 지금부터 네가 사육실장이 될 수 있을지 테스트를 할거야.」

테?
 
그렇게 말하면서, 나는 아까 씻었던 " 사온 물건의 일부 "를, 손가락으로 쿡쿡 찔렀다.
 
「이 푸딩을, 내일 아침까지 전부 먹는거야. 할 수 있겠지?」

테엣! 테츄웅♪

푸딩을 먹을 수 있을 거라고 듣고, 자실장은 빵콘하면서 기뻐한다.
모처럼 씻어줬다고 한 건데, 어떻게 되먹은 녀석인지.
기쁜듯이 푸딩의 용기에 기대는 자실장이었지만, 나는, 그 뒤에 한마디를 추가했다.
 
「혹시 아침이 되어도 다 먹지 못하거나 남기거나 하면, 사육실장으로는 해주지 않을 거니까 알아두렴.」

텟!! 

「그 때에는, 실장쨩에게 벌을 줘버릴거니까, 힘내라!」

테, 테챠!! 


그래, 나는 아까 탁아를 눈치챈 순간, 의문을 가지게 된 것이다.
탁아된 자실장은, 잘도 푸딩이나 요구르트 등의 뚜껑을 열어 내용물을 먹어치웠다고 하는데, 그건 정말일까?
지금까지는 탁아를 눈치챈 순간 때려 찌부러트렸기 때문에 알아내지 못했지만 잘 생각해보면 그건 엄청나게 어려운 거 아닐까?
혹시나 그건 도시전설 아닐까? 라고까지 생각했었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오늘 그것을 검증해보려 하는 것이다.

골판지상자는 소형으로, 한쪽이 약 20cm정도의 입방체에 가까운 형태.
이 안에 「긴 캔 맥주 두캔」, 「250엔 정도로 살 수 있는 편의점의 반찬팩」, 「나무젓가락과 이쑤시개가 든 봉지」 와 「플라스틱 스푼이 든 봉지」를 배치하고, 가급적 물건 봉지의 내용물에 가까운 상태로 둔다.
대부분의 바닥 면적을 상품이 점유하고 있으므로, 신장 10cm정도의 자실장은 서 있는 게 고작으로, 눕는 것도 불가능하다.
그럼 자실장은 내 기대대로 푸딩을 먹어치워 줄 것인가?
 
나는, 불가능에 도전하려하는 자실장의 모습에 기대를 품고 있었다.
 
테에에에...

「실장쨩, 실패하면, 발씨 부터 순서대로, 천천히 몸을 눌러부수면서 마지막에야 머리를 부숴줄 테니까 말야♪」

테, 테에에엥!!
뿌직뿌직뿌직
 
더욱 빵콘하여, 마지막에는 그 자리에 앉아 울기 시작한다.
하지만 나는 손을 빌려주지 않고, 스탠드라이트를 골판지 상자의 바로 위에 배치하고는 방의 전기를 끄고 자실장을 방치하기로 했다.
이거라면, 내가 상자의 안을 보더라도 역광 때문에 자실장에게는 보이지 않을 것이다.
 
자실장은, 잔뜩 한시간 정도 계속 울었다.
현재시각은 오후 10시.
아침 7시까지는 기다려줄 것이므로, 남은 타임리미트는 앞으로 9시간이다.
 

          ※          ※          ※


자실장은 언제인가 울다 지쳐서, 그대로 잠들어버린 듯 하다.
현재 시각은, 오전 0시.
갑자기 3시간이나 쓸데없이 보내버렸다.
푸딩의 용기의 높이는 약 7센티미터 정도로, 뚜껑의 직경은 약 9센티미터 정도.
알루미늄제로 끝을 손가락으로 집어서 여는 타입의 뚜껑이지만, 최초로 열때에는 사람도 꽤나 힘을 들여야 한다.
전에 나는 푸딩의 뚜껑을 열 때 힘을 너무 줘버려서 일부를 흘려버린 일이 있다. 의문은 거기에서 나왔다.
까놓고 말해서, 사람도 조금 힘을 써야 하는 물건을 자실장은 어떻게 열 것인가?
그것보다 정말로 열 수 있는 건가?
0시 반이 되어도 깨어나지 않는 자실장에게 나는 조금만 서비스를 해주기로 했다.
뒷머리의 일부를 집어 한번에 당긴다.
투둑투둑하는 작은 소리가 나고, 4분의 1 정도의 머리카락이 빠졌다. 
 
테, 테쟈아아앗?!
 
허둥대며 눈을 뜬 자실장에게 모습을 보이지 않게 하기 위해 나는 빨리 손을 땠다.
 
「빨리 푸딩을 먹으렴, 귀여운 실장쨩♪」

나는 일어나서, 자실장의 키의 십수배의 위치에서 불렀다.
빛에 비추어진 자실장은, 두리번두리번 하고 주변을 돌아보면서, 부들부들 하고 몸을 떨고 있다.

테, 테챠아아아아...... 

하지만, 한시간 더 경과해도 자실장은 행동하려고 하지 않았다.
어쩔 수 없이 나는 휙 집을 나섰다. 


          ※          ※          ※


오전 3시 쯤, 자실장은 아직 움직임이 없고, 불안한 듯이 뒷머리를 만지고 있었다.
나는 골판지 상자의 안에 "어떤 것"을 던져넣었다. 

ㅡㅡ철푸덕 

테?......테, 테에에에에에에에엣!!!

떨어진 것을 보고, 자실장이 비명을 지른다.
그것은, 내가 조금전에 근처의 공원에서 휩쓸어 온 엄지실장의 사체다.
발견한 순간, 재빨리 봉투에 담아 가까운 나무에 휘둘러 친 것이다.
잘보진 않았지만, 그럭저럭 치인 사체가 되어있을 터였다.

「자 실장쨩, 빨리 푸딩을 먹지 않으면, 저런 모습이 되어버릴꺼야?」

테, 테테, 테에에에...... 

푸드득푸드득, 뿌우-
 
아무래도 「건더기」는 다 나와버린 모양으로, 마지막에 귀여운 가스 소리가 울린다.
오전 3시 반이 되어서야 겨우 자실장은 푸딩의 용기에 달라붙었다.
겨우 이렇게.
 

여기서, 다시한번 푸딩의 용기와 자실장의 대비를 확인해둔다.

7센티미터의 용기의 높이는, 신장 10센티미터의 자실장의 언청이 입 주변에 닿는다.
꽤나 높게 된 바닥의 용기로, 1센티미터 전후로 푸딩은 바닥에서 떠있으며, 거기에 뚜껑 아랫쪽으로는 1센티 조금 안되는 공간이 비어있다.
푸딩 자체의 높이는 5센티 정도로, 자실장은 뚜껑을 연다고 해도, 안에 전신을 넣을 수는 없다.
 
자실장은 거의 이상적인 이등신체형으로, 발과 다리의 길이는 약 2센티 정도, 동체의 길이는 3.5~4센티 정도 된다.
10센티의 몸에 대하여 7센티라면 비교적 여유라고 생각될지 모르지만, 그렇지만도 않다.
이 체형이면 어깨의 위치가 낮게 되므로, 양팔을 최대한 올려도 7센티의 용기의 끝에 손을 대는 것이 최대한이다.
인간으로 예를 들면, 최대한으로 팔을 들어 겨우 손이 닿을 거리에 있는 판을, 손가락 끝만으로 들어올리려고 하는 것과 같다.
수치만이라면 실장석 쪽이 1.5배 가까이 큰데도, 그래도 이미 절망적인 냄새가 나는 것이다.
나는 이 순간, 「좀 더 작은 자실장이나 엄치에게는 절대로 열리지 않겠구나 」하고 확신했다.
 


그런데, 자실장은 여기서 나의 예상을 웃도는 행동을 취했다.
녀석은, 바로 옆에 놓여진 반찬 팩의 위에 올라가, 자신의 신장을 늘렸다.
반찬팩의 높이는 눈으로 보면 약 3cm정도로, 이것은 자실장의 허리 즈음에 달한다.
이정도라면, 굽혀진 상반신을 완전히 올릴 수 있으므로, 올라가는 것은 비교적 쉬운 듯 하다.
키가 커졌으므로, 뚜껑의 위치는 자실장의 배 부근까지 내려왔다.
그 다음에 자실장이 한 것은, 푸딩의 뚜껑 위에 올라가는 것이었다.
이것도, 반찬팩에 오를 때 처럼 쉽게 올라갔다.
하지만, 자실장의 무게는 보기보다 꽤나 가볍다.
나는 직접 조사해보진 않았지만, 10cm정도의 개체라도 겨우 20그램 정도밖에 되지 않는 듯 하다.
그걸로는, 자신의 체중으로 알루미늄의 뚜껑을 눌러 부수는 것은 힘들 것이다.
ㅡㅡ라고 생각했더니, 자실장은, 다음으로 자신의 신발을 벗었다. 
 
(신발로, 뭘 하려는 거지?)

자실장은, 벗은 신발을 자신의 손에 끼우고는, 그걸로 푸딩의 뚜껑 표면을 문지르기 시작했다.
그 의도는, 전혀 알 수 없다.
시간을 들여서, 넓은 면적을 몇번이고 집요하게 문질렀다.
현재 시각은 3시 34분.
행동을 한지, 4분 정도 지났다. 

잠시 뒤, 자실장은 신발을 다시 신고, 푸딩의 뚜껑 위에 섰다.
그리고 무슨 생각을 했는지, 갑자기 그 위에서 뿅뿅 뛰기 시작했다.

잠시 뛰고는 쉬고, 잠시 뛰고는 쉬고.
기괴한 행동에 내가 머리를 갸웃거릴 때, 겨우 변화가 일어났다.
어쩜, 갑자기 자실장의 몸이 잠기는 것이었다.
 
까득

테츄!
 
뚜껑이 찢어져서 자실장의 양 다리가 안으로 들어갔다!
승리의 울음소리를 내는 자실장에게, 나는 비할 수 없는 분노를 느꼈지만, 동시에 감탄도 하였다.
실장석의 신발은 상상이상으로 내구성이 높고, 발을 보호하는 역할 때문인지 바닥 부분은 꽤나 딱딱하다.
자실장은, 자신이 태어나서 갖고 있는「이빨 이외의」 딱딱한 물건을 이용하여 알루미늄 뚜껑에 금속피로를 일으켜, 거기에 중량과 충격을 가해서 찢은 것이다.
이거라면, 확실히 자실장이라도 뚜껑은 열릴 것이고, 탁아된 인간이 집에 도착하기 전까지 먹어버리는 것도 가능하겠지.
완전히 한방 먹은 인상이었지만, 아직 끝은 아니다.
여기서부터, 내용물을 먹어치우지 않으면 안되기 때문이다.
 

          ※          ※          ※


뚜껑을 찢어낸 자실장은, 정중히 알루미늄 뚜껑을 뒤집어 올리고는, 노출된 푸딩의 표면을 응시했다. 
아까 다리를 찔러넣은 부분에 손을 넣어, 퍼낸다.

 텟츄웅♪

감미로움에 취하여, 기쁜 듯이, 그러면서도 그야말로 짜증나는 울음소리를 내는 자실장은, 계속 손으로 푸딩을 건져내어, 중심부를 무너트린다.
그야말로 물구나무 서듯이 머리를 쑤셔넣고는, 직접 우물우물하고 먹기 시작했다.
하지만 나는, 분명 숨쉬기 힘들어서 날뛸 것이 분명해! 하고 예측했다.
혹시, 얼굴을 뽑을 수 없게 되면, 푸딩에 파묻혀 행복한 괴로움을 맛보겠지.
잘못하면, 그대로 저승행이다.
예상대로, 완전히 물구나무 상태가 된 자실장은 다리를 흔들어 날뛰기 시작했다.
꽤나 괴로운 듯한 모습으로, 목소리 하나 내지 못하고 사지를 마구 떨어댔다.
 
하지만 다음 순간, 자실장은 몸 전체를 앞뒤로 흔들어, 반동을 주기 시작했다.
푸딩의 용기가, 쉽게 옆으로 넘어진다.
그리고 동시에, 슥 하고 몸을 빼 탈출한 자실장은, 용기의 안에서 푸딩을 다시 긁어내어, 거기에 입을 대고 빨아먹기 시작했다.
여기까지의 시간 약 10분.
꽤나 대단한 수완에, 나는 더욱 감탄하여 보게 되었다.
 
텟츄웅♪
 
으, 감탄해버리면 어쩌자는 거냐 나!
 
지론을 깨끗이 뒤집힌 분노와, 당해버린 듯 한 감각에 의한 분노가, 다음으로 나의 혈류를 히트업 시킨다.
하지만, 여기서 분노에 맡겨 날려버리는 것은, 하책중의 하책.
거기에, 이 자실장은 아직 시련을 통과하지 못하였다.
 
남겨진 의문은, 「자신의 배의 용량보다도 큰 푸딩을 어떻게 다 먹을 것인가」다.


텟츄텟츄텟츄~♪ 우물우물, 푸하
 
용기를 쓰러트리고는 약 2분
얼추 3분의 1 정도를 먹은 시점에서, 자실장의 움직임이 멈춘다.
조금 얼굴을 굳히고는, 튀어나온 배를 힘든 듯이 누르고 있다.
이것과 비슷한 모습을, 나는 언젠가 TV의 많이먹기 선수권인가 뭔가에서 본 적이 있다.
자실장은, 만좃한 모습으로 그곳에서 옆으로 누워, 배를 만지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배가 불러서 빨리도 시련을 잊어버린 듯 하다.

「이봐, 잊어버린거야?
푸딩을 다 먹지 않으면 벌이라구~?」

높은 위치에서 말을 걸어보니, 자실장은 허둥대면서 튀어일어났다.
튀어일어났다, 라고해도 실제로는 미적미적대는 움직임이지만.
아직 3분의 2나 남아있는 푸딩을 바라보고는 아연해있는 자실장.
아까와는 다른 의미로, 얼굴이 퍼렇게 된 모양이다. 

테에에......테츄 

자실장은 조금 고민한 뒤, 천천히 팬티를 내렸다.
아까 지렸던 똥이 툭툭 떨어져, 주위에 악취를 풍긴다.
자실장은 하반신 알몸의 상태가 되고는, 무엇을 생각했는지 엉덩이를 푸딩의 용기안으로 향하고, 힘을 주기 시작했다.
 
텟......쥬우우우우우우우우우웃.........흥!
 
푸드득, 푸드드드드득
 
또다시 대량의 설사가 분출되어, 또 먹을 수 있는 푸딩 위에 뿌려진다.
황색과 진한 녹색이 뒤섞여, 푸딩의 용기는 엄청난 사태를 맞이했다.
소화하지 못한 것 까지 내버린 듯 하여, 아까 일단 완전히 빼낸 상태였다고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의 양을 분출해낸다.
 
뿌직뿌직뿌직........푸드득♪

마지막의 소리가 묘하게 귀여워서, 왠지 매우 짜증난다.
쌀것을 다 싸고는, 자실장은 「이것 참」 하듯이 볼의 땀을 닦...으려 하다가 포기하고, 다시 누웠다.
말할 필요도 없이, 푸딩을 입에 대려고도 하지 않는다.

잠시 생각한 뒤에, 나는 겨우 자실장의 의도를 눈치챈다.
이녀석은, 자신의 똥으로 남은 푸딩을 더럽히는 것으로 「이제 먹을 수 없게 되었다.」=「먹을 필요는 없다」=「시련은 끝났다」
라고 하는 엄청난 해석에 도달한 듯 했다.
태평하게 잠을 자려고 하는 자실장의 태도는, 나의 역린을 사정없이 건드린다.
용기를 어떻게 열까 하는 지적호기심은 확실히 채웠지만, 이 후로는 단순한 가학심을 채우고 싶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직접 손을 써버리면, 여기까지 참고 관찰을 계속해온 의미가 없다.
나는 일단 그곳에서 벗어나, 어떻게 할지를 냉정히 생각해보는 것으로 했다.

 

          ※          ※          ※


한시간 후, 나는 사란랩(쿠킹호일 같은 것)을 가지고 돌아왔다.
잡자고 있는 자실장을 깨우지 않게끔, 엄지의 사체를 들어낸다.
그 후, 골판지의 천정을 랩으로 이중으로 둘러써, 끝이 뒤집히지 않도록 셀로판테이프로 꽉 붙여둔다. 
공기구명을 몇군데 콕콕 뚫어놓고는, 나는 상자를 조용히 들어올려, 베란다에 옮겼다.
내일의 날씨는 맑음, 비올 확률 0%, 예상 최고기온은 34도.
시련을 포기한 자실장쨩에게는, 천천히 보복을 맛보게 해주었다.


아침, 오전 7시경
베란다가 조금 시끄러워져서 커튼의 틈으로 들여다보니 마침 골판지상자가 흔들리고 있다.
이미 밖의 기온은 꽤나 올라가있는데다가, 상자의 위치는 직사광선을 그대로 받고 있다.
나는 베란다로 나가서, 상자 안에서 날뛰는 자실장을 불렀다.

「저기 자실장쨔앙♪
결국 푸딩을 전부 다 먹지 않았네~?」

테치테치이이~! 테쟈아아앗!! 


사란랩 너머로도 목소리는 전해지는 듯 하여, 아무래도 짜증내는 듯한 울음소리가 들려온다.
 
「아침까지 푸딩을 전부 먹지 않으면 벌을 주겠다고 했죠?
약속을 포기한 건 너에요?」

테치테치, 테치테치테치테치, 테치테치테치테치이이이 


아무래도 열심히 항의하고 있지만, 듣는 귀 같은 건 없다.
상자를 들여다보니, 안은 저녁보다 더욱 심한 꼴이 되어있어, 흘려버린 똥과 푸딩의 용액 때문에 바닥이 보이지 않는다.
예를 들자면, 녹색이 7에 검은색이 3 정도인 상황일까.
푸딩은 그 상태 그대로 손을 대지 않은 듯 하여, 그 대로라면 좋은 느낌으로 발효가 진행되고 있겠지.
나는 헛기침을 하고, 다시 자실장을 불렀다.
 
「도와줬으면 좋겠어? 벌을 그만뒀으면 좋겠어?」

테치테치이~!!(끄덕끄덕) 

「그럼, 특별히 조건을 걸게.
푸 딩 을 모 두 먹 으 라 고.」

테?! 

「실장쨩이, 확실히 푸딩을 전부 먹지 않은게 나쁜 거야.
전부 먹으면 나가게 해줄테니까 힘내♪
그때까지는 절대로 밖으로 내주지 않을테니깐☆」

테, 테에에...
 
거기까지 말하고는, 나는 창문을 닫고 자실장을 다시 방치했다.
 
뜨거운 날 중에, 똥범벅이 된 푸딩은, 만약에 똥을 먹는 것이 가능한 실장석에게도 심한 일이 되겠지.
거기다 저 자실장은, 어제의 태도로 보아 똥먹기는 못하는 개체로 보는 게 틀림없을 것이다. 
시간이 경과할 수록, 점점 발효/부패되어가는 푸딩을, 자신이 싼 똥으로 뒤덮은 것이니까, 미각만이 아니라
후각적으로도 꽤나 심할 것이다.
거기다가, 상자의 안에서 자실장이 입애 댈 수 있는 수분은, 푸딩 뿐이다.
환기가 완전히 셧 된 지옥의 뜨거움 중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어쨌든 썩은 푸딩에 입을 대지 않으면 안된다.
오늘은 토요일로 쉬는 날이어서, 한시간마다 상태를 보는 걸로 해서, 나는 서둘러 아침 샤워를 하러 1층으로 향했다.
 

오전 8시

자실장은, 골판지의 벽과 맥주캔의 사이에 머리를 집어넣고, 필사적으로 태양광을 피하려고 하고 있다.
푸딩에는 어디까지나 손을 댈 생각은 없어보이고, 얼굴을 향하지 않도록 필사적으로 피하고 있는 듯 하다.
그 무의미한 태도가, 좋은 느낌으로 짜증나게 해준다.
하지만 잘 생각해보면, 열전도율이 좋은 알미늄캔에 얼굴을 대고 있는 거니까, 결국 더워질 뿐 아닐까?

오전 9시

자실장은 신발을 벗고, 열심히 실장복을 벗으려고 하고 있지만, 얼굴이 걸려서 잘 벗겨지지 않는다.
혹시나, 땀으로 버티고 있는건지도 모른다.
잠시 보고 있었지만, 생각했던 것보다 빨리 질려버려서, 나는 방으로 돌아가 차광 커튼을 닫았다.
그 순간, 작게 비명이 들린 듯한 느낌이 들었지만, 재확인하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오전 10시

어떻게든 탈의에는 성공한 듯 하지만, 자실장은 드디어 판단력을 완전히 잃어버린 듯, 가장 태양광이 비춰지고 있는 반찬 팩의 위에 드러눕는 폭권을 보였다.
엄청난 땀투성이에, 혀를 덜렁 내밀고는, 눈이 멍해져있지만, 아무래도 자신이 가장 위험한 상황아래에 놓여있는것은 눈치채고 있지 못하는 듯 하다.
여전히 푸딩에는 손을 대고 있지 않는 듯 하여, 보기에는 양도 전혀 줄지 않았다.
그저, 바닥에 흘러내린 것들은, 건조되기 시작해여 부피를 줄여가고 있는 걸로도 보인다.
순간, 자실장과 눈이 마주쳤지만, 애원하는 듯한 시선을 노골적으로 무시하고, 나는 다시 방으로 돌아갔다.

오전 12시

깜빡하고 11시의 확인을 하지 않았기에, 서둘러서 상자를 본다.
왜인지, 자실장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잘 확인해보니, 푸딩의 컵에서 발 끝이 보인다.
결국, 푸딩에 손을 댔다! 해냈다-!!ㅡㅡ하고 생각했지만, 아무래도 상태가 이상해보인다.
더욱 자세히 보니, 자실장은 태양을 피하기 위해서 컵 안에 들어갔을 뿐, 내용물을 먹거나 하는 것은 아니었다.
나는, 다시 한번 부른다. 

「이봐 자실장쨔앙?
빨리 푸딩을 전부 먹지 않으면, 큰 일이 나 버릴꺼야?」

 …

꽤나 큰 목소리로 불렀지만, 완전히 반응이 없다.
나는 질린 표정으로 잠시 바라보았지만, 더워져서 다시 방으로 돌아갔다.
상자의 안쪽의 온도는 몇도쯤 되었을까? 


오후 1시

가장 더워질 시간대에 돌입하여, 커튼을 걷는 것조차 망설여진다.
상자를 들여다보아도, 아까부터 자실장의 변화가 보이지 않으므로, 둥글게 만 종이를 상자의 옆면에 대고 안쪽의 소리를 들어보았다.
 
테에에......테츄......테에에에에......

쩝, 짭ㅡㅡ 

나는 무심코 주먹을 쥐어 「해냈다!!」 하고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근성에서 졌는가, 아니면 뭐라도 입에 넣지 않으면 위험하다고 느꼈는가, 자실장은 똥범벅인 썩어가는 푸딩을 약하게 빨아들이고 있는 모양이다.
 
게에에에에ㅡㅡ테치......우웨에에에엣
 
쩝, 츄릅......
 
몇번이고 토악질하면서도, 필사적으로 핥아먹고 있는 소리가 즐겁다.
다시한번 상자속을 들여다보니, 여기저기에 머리카락으로 추정되는 것들이 늘어져있다.
자연적으로 빠진건지, 아니면 몸에 들러붙어서 더워서 스스로 뽑았는지......
 

오후 2시

자실장이 푸딩의 용기에서 탈출하여, 벽면에 기대어 있다.
그 얼굴에는 생기가 느껴지지 않고, 그저 사지를 움찔움찔 경련시키고 있을 뿐이다.
위에서 본 바로는, 푸딩의 용기에는 노란색 부분이 보이지 않는다.
아무래도 어떻게든 다 먹는 것에 성공한 듯 하다.
나는, 자실장의 노력과 생에의 집착에, 어느정도의 경의를 표하려고 생각했다.
조용히 사란랩을 벗기니, 말로는 어떻게라도 표현할 수 없는 더러운 냄새가 후왁 하고 올라와서, 나는 무의식적으로 비명을 지르고 몸부림쳤다.

10분 후, 겨우 제정신을 차린 나는 못쓰게 된 나무젓가락을 사용하여, 자실장을 들어올린다.
푸딩의 용기에는 대량의 똥이 차있어, 부해와도 같이 늘어져있다.
물론, 자실장도 거기에 휘말려 전신을 심하게 오염시킨 탓에, 구출은 곤란했다.
나는 코를 막고는 자실장을 티슈로 감싸고, 욕실에서 씻기기로 하였다.
이미 독라가 된 자실장은 씻는 도중 물을 많이 마신 덕분일까, 예상 이상으로 빠르게 정신을 차렸다.

테...테에에?

「아주 힘냈구나, 실장쨩?」

테, 테에에에엥......테에에엥

「힘내서, 푸딩 잔뜩 먹었구나, 잘했어요~♪」

테챠아아아아! 테에에엥, 테에에엥 

겨우 구출된 것이 기쁜지, 아니면 힘든 시련에서 해방되어 마음이 편안해졌는가, 자실장은 내 손에 매달린 채로 울기 시작했다.
생각해보면, 이 자실장도 불행하다.
친실장이 마음대로 판단하여 탁아되어, 누구인지도 모를 인간의 물건에 목숨을 걸고 던져지고, 거기에 분노를 사서 학대당한다.
본인은, 분명 인간과 즐겁고 상냥한 나날들을 보내고 싶다고 소원을 빌었음이 틀림없다.
하지만 여기에 이르기까지, 그녀의 의지는 전혀 반영된 적이 없다/
탁아받는 인간도, 취급되는 쪽도, 대우도ㅡㅡ그리고 운명마저도, 그녀의 의지를 무시하고 있었다.
 
탁아후의 순살만큼은 피했을지 모르나, 그야말로 8시간 이상 생사의 갈림길을 맛봐야 했다.
거기에, 머리카락도 옷도, 똥을 먹지 않는다는 자신의 모랄리즘까지 버렸다.
거기까지 해서, 그녀는 생에 집착하여, 작은 가능성에 건 것이다.
과연, 그녀와 같은 것을 할 수 있는 인간이, 이 세계에 얼마나 있을 것인가?

나는, 무심결에 눈에 눈물을 머금었다.



ㅡㅡ이렇게 힘껏 살아남으려고 힘내는 자실장에게

극상의 굴욕을 주면서 처형할 수 있는 기쁨을


          ※          ※          ※


오후 3시

2층의 베란다에 돌아온 나는, 기쁜듯이 테치테치♪ 하고 우는 자실장을, 다시 그 골판지 상자의 안으로 돌려주었다.

테엣?!

어째서? 왜? 하고 말하고 싶은 듯한 자실장에게, 나는 얼굴 가득 미소를 지어 대답한다.
사란랩을, 아까보다 더 꽉 고정시키면서.
 
「실장쨩? 나는 푸딩을 전 부 먹 으 라 고 했을텐데?」

테치? 테치테치테치, 테치이!! 


「전부 먹었다고? 아닌데, 아직 남아있잖아.」

테에?! 테, 테에에......텟?! 

자실장은, 옆으로 누워있는 채로 푸딩의 용기를 보고 경직된다.
아무래도,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을 이해한 듯 하다.
 
「아직 잔뜩 남아있잖아?
빨리 먹지 않으면, 실장쨩은 더위로 또 엄청난 일이 되어버릴거야?」

테에에에에에에~~!! 

그렇다, 아직 푸딩 용기는 비어있지 않았다.
자실장은, 용기의 안에 뭔가 넣어버린 모양이지만, 그런 것은 알거 없다.
인간의 감각으로 생각해보면, 전부 먹는 것은 용기를 비우는 것이다.
자실장이 전부 먹은 것이라고 해도, 안에 남아있다면, 그게 뭐든 간에 먹어 없애지 않으면 안된다.
다시 한번 지옥으로 돌아온 자실장은, 아연한 표정으로, 푸딩의 용기와 그 안에서 넘치는 대량의 똥을 바라보았다.
 
테챠아아아아아!! 테지이이이!! 테쟈아아아아아앗!!
 
뿅뿅 뛰어오르면서, 필사적으로 무언가를 외치지만, 그걸로 무언가 일어나지는 않는다.
차가운 시선으로 내려다보는 나의 태도에 「무엇을 주장해도 소용없다」라고 생각했는지, 이윽고 자실장은 다시 푸딩의 용기로 향했다.

테...에에......

쩝쩝, 츄릅츄릅 

우게......게에에에에엣
 
아직 구토가 멈추지 않는 듯 하여, 모처럼 깨끗이 한 몸을 구토물투성이로 만들면서 힘낸다.
그 너무하게도 한심하고 흉한 꼴에, 나는 마음속에서 우러나오는 「꼴좋은 느낌」에 취했다.

테치......우오에에에
 
우웨에에에...게복
 
똥을 입에 넣고는 토하고, 그걸 다시 입에 넣는다.
그리고 다시 토하는 것을 반복......하여, 자실장은 자신이 점점 쇠약해지면서도 계속 먹는다.
 
아마도 이녀석은, 처음에 그냥 다 먹었으면 좋았을 것을, 하고 후회하고 있겠지.
실장석이 갖고 있는 나태함이 발동되었기 때문에, 오히려 힘들어진 것을 분해하고 있음이 틀림없다.
자실장이, 가끔 컵에서 얼굴을 들어, 「이제 용서해주세요」라고 하는 듯한 표정을 보이지만, 나는 그럴때마다 시선을 피한다.
그것보다도, 이미 움직이는 오물일 뿐인 자실장에게 동정을 보내는 것도, 노력을 인정해 줄 생각도 전혀 없다.
 
원래 이녀석은, 나의 작은 즐거움을 허무하게 날려버린 대죄를 진 것이다.
대신 이런 오락거리를 제공하여......아니, 나에게 더더욱 쓸데없는 손을 쓰게 만들었다.
차라리 푸딩을 모두 먹었더라면, 극락기분으로 지옥행을 시켜줬을 것을, 이녀석은 스스로 최악의 선택을 한 셈이다.
언제부터인가 나는, 비참하고 불쌍한 자실장을, 마음속에서부터 비웃었다.
아마도 옆집에서도 들렸을지모르지만, 알것 없다.
어찌됐던, 크게 웃어 자실장에게 결정타의 절망을 맛보여주고 싶었을 뿐이었다.
 

하지만, 나는 그때, 깨달았어야 했다.
자신은 의외로 냉정하게 있는 것 같았지만, 조금 수면시간이 적어서였던가, 혹은 자실장에의 증오가 너무 컸었던가,
극단적으로 주의력이 둔해진 상태였다.
 
푸딩의 용기와 자실장만을 의식하고 있었기 때문에, 나는 상자안에서 일어난 일련의 변화를 전혀 눈치채지 못하였다. 


          ※          ※          ※


오후 4시 




퍼어어어엉!!ㅡㅡㅡ
 




잠시 볼일이 있어 1층으로 내려가있던 나는, 커다란 폭발음에 놀라, 허둥지둥 2층으로 올라갔다.
방에 들어서는 순간 이상한 냄새를 느낀 나는, 창문을 열려고 하다가 멈춰섰다. 

베란다는, 처참한 상황이 되어있었다.
창유리는 깨져있고, 베란다에는 이런저런 것들이 널부러져있다.
골판지는 조금의 잔해만을 남겼고, 측면은 흔적도 없이 날아갔다.
썩은 반찬은 내용물이 쏟아져있고, 플라스틱용기는 베란다의 끝까지 날아가있다.
당연히, 상자 안에 가득 차 흐르던 실장똥도 그 근처에 날아가 퍼져있었다.
창문은 흩어진 설사 때문에 진한 녹색으로 물들어 깨진 부분으로부터 방안까지 들어오고 있었다.
푸딩의 용기와 자실장의 모습은 어디에도 없었지만, 잠시 뒤, 용기의 일부가 정원의 끝까지 날아가있는 것을 확인하였다.

일순간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 수 없었던 나는, 깨진 창문의 옆에 굴러다니고 있는 맥주캔의 윗부분을 보고, 식은땀을 흘렸다.
 
골판지 상자의 안에 채워져, 자실장의 활동범위를 좁히는 장애물의 역할을 해내고 있던 맥주 큰캔 두개.
그것이 장시간 고열상태로 보관되고 있어서 부풀어오르다가, 파열된 것이다.
여름, 차 안에 방치된 탄산음료의 알루미늄 캔이 폭발하는 사고가 있는 듯 한데, 그거와 같은 상황이다.
사란랩(쿠킹 호일)으로 거의 밀봉상태였던 데다가, 직사광선을 계속 받고 있었으니까, 파열하기에는 충분한 조건이 맞춰졌을 것이다.
나는 그때 귀찮아하지 말고, 내용물도 캔도 제대로 처리해서 버렸어야했다고, 마음속으로 크게 후회했다.
합계 1리터의 맥주폭탄의 파괴력은, 보통이 아니었다.
맥주의 내용물이 옆집의 빨래에까지 날아가서 묻었다고, 나중에 말을 듣게 될 정도다.
커다란 파열음에 놀란 누군가가 경찰을 부른듯 하여, 잠시 뒤에 경찰이 왔다.
나는 캔의 잔해를 보여주고, 자실장학대를 제외한 사정을 설명하여 겨우 납득시켰지만, 이웃들로부터 꽤나 많은 빈축을 사게 되어버렸다.
 
베란다를 할수 없이 청소하고. 유리창의 파편을 정리하여, 겨우 한숨을 돌릴 때쯤, 나는 자실장에 대한 더한 분노로 몸을 떨고 있었다.
 
빌어먹을, 어째서 그녀석 때문에 내가 이런 거 하지 않으면 안되나!
그녀석이 탁아따위 하지 않았다면,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텐데!
썩을, 역시 내가 직접 이 손으로 눌러죽였어야 했어! 


하지만, 그 후에도 자실장의 사체만큼은 어디에서도 보이지 않았고, 결국 나는 그 존재를 잊어버렸다.
 

          ※          ※          ※


일주일 뒤, 나는 다시 근처의 편의점에서 맥주와 안줏거리를 사서, 이번에는 입구를 꼭 메어두고 집에 왔다.
주 초부터 계속된 큰 일도 철야작업을 거쳐 겨우 끝나고, 집에 돌아온 것도 그야말로 3일만이다.
이번에야말로, 즐거운 주말을 보내야겠다고, 나는 마음을 설레여가며 집에 왔다.

하지만, 내 방의 문을 연 순간, 코를 찌르는 썩은냄새를 느끼고는, 나는 심하게 몸부림쳤다. 

냄새의 원인.
그것은 커튼의 뒷편에 들러붙어있는 작은 부패한 사체였다.
고기는 검게 변하여 부패한 즙이 줄줄 흐르고, 커다란 구더기가 몇마리나 돌아다니고 있었다.
방의 안에는 많은 파리들이 날아다니고 있어, 불쾌함이 극에 달할듯한 상황이었다.
무서운 것은, 자실장의 사체는 부서진 창문의 틈으로 빠져나가 두꺼운 차광 커튼의 뒷편에 격돌하여 붙어있었다는 것이었다. 
이건 그야말로, 어떻게 세척해도 얼룩과 냄새가 질 것 같지 않았다.
그런것보다도 자실장 정도의 무른 몸으로 잘도 유리를 뚫고 나갔구나...하고, 묘하게 감탄이 나왔다.

공기청정기를 가동시켜, 환기를 하면서 나는 4만엔이나 주고 산 특별주문 차광커튼을 떼어냈다. 

자실장이 지옥의 바닥에서 치프프 하고 웃는 모습이 뇌리에 떠올라, 나는 무심코 커튼을 바닥에 내던져버렸다.


다음 주말부터는, 편의점 봉지 입구를 풀어둔 채 귀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끝

댓글 4개:

  1. 예상 이상을 빠르게 >> 예상보다 빠르게 혹은 생각했던 것보다 빠르게
    가 더 자연스러울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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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주인님 비키는 데스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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