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러 매직

「이건 좀 심한데・・・」

공원에서 축제를 하는 것처럼 실장석들이 몰려있는 광경을 보자 나는 그렇게 말할 수밖에 없었다。
그곳엔 대충 세어봤을 때도 약 100개의 골판지가 즐비하게 있었고、곳곳에서 데스데스 테치테치라는 불쾌한 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분수는 말할 것도 없이 더러워져 있었고、화장실이나 급수대도 실장석의 똥으로 오염되어 악취라고도 할 수 없는 고약한 냄새가 풍기고 있었다。


거기다、분충의 비율이 상당히 많은지 공원에 사는 실장석에는 다투는 놈이나 자식을 잡아먹는 놈은 기본적으로 있었고、최악의 경우엔 마라벌레에게 습격당해 막 낳은 자신의 자식을 먹는 놈도 있는 상황이었다。

-----------------------------------------------------------------------------


어제 나의 경솔한 발언 때문에 이 일이 시작되었다。나는 니지우라 시에 와서 일을 끝마치고 눈을 돌려 니지우라 시청을 보지 말았어야 했다・・・

나는 학생 시절의 친한 친구였던 토시아키가 시청에서 근무한다는 것을 생각해내고、오랜만에 얼굴이나 볼까하고 시청으로 발을 옮겼다。
그러나 토시아키는 나를 보자마자 귀찮게 상담 이야길 꺼냈다。

-----------------------------------------------------------------------------


「과연 그런 거였군〜」

토시아키가 말을 마치자 나는 무심코 한숨을 내쉬며 그렇게 말했다。

토시아키가 말하길、시 중심부에 있는 니지우라 공원에 있는 실장석은 목격 사례도 많으며 계속 늘어날 뿐만 아니라 공원 근처에 있는 민가에나 텃밭까지 피해를 끼쳤으나、행정적으로 아무런 대책도 할 수 없었다고 했다。
그리고 자신은 혼자서 주민들의 고충을 받아들이는 중간 관리직으로서 그저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고、위에선 부당하게 책임을 떠넘겼지만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상태가 되어버렸다고 했다。


「그런데、본격적인 구제는 하지 못한다고 해도、뭔가 행동을 취한다고 해서 불이익을 받지는 않을 거 아니야?」

나는 조금 비아냥거리면서 토시아키에게 그렇게 물어보았으나、

「그것도 할 수 없었어」

라고 말하는 토시아키의 얼굴빛은 더 어두워졌다。

토시아키가 말하길、
무려、시의회 부의장(정확히 말하면 그의 부인)이 열렬한 애호파로서 공원에 먹이를 뿌리는 걸로 족하지 않고、“학대파로부터 실장쨩을 지키자”라며 자경단을 조직해 공원을 돌아다니게 한 다음、결국엔 쓰레기를 엉망으로 헤치고 있던 분충을 발로 차 날린 직장인의 회사에 항의한답시고 직무를 방해하기까지 했으며、거기다 자신들이 보지 않을 때도 “실장쨩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자신이 기르는 벌레(사육실장)에게 비상벨을 주어 매일 공원에 데려다놓고선、아이들이 공만 던져도 일일이 보고하도록 하고 그 아이들의 행동을 학대행위로 간주하고 있다고 했다。
그 탓에 최근에는 아이들도 공원에 다가가지 않게 되었고、무엇보다도 “학대파”는 이 마을에 머물 수 없게 되었기에、그 결과、분충들은 자신들이 전성기를 맞이한 것을 칭송하며、공원 인근에 살던 주민들은 지옥과 같은 삶을 맛보고 있는 처지가 됐다고 했다。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거야?」라고 물어보고 「거기까지 극단에 치달았으면 문제 있는 걸。」하고 말해봤으나 토시아키는 그 애호파의 행동이 법률상으로 위법성이 없다고 했다。
실질적 가해자는 들벌레들이고、혹시 위법성을 따진다고 해도 업무 방해나 민폐 방지 조례밖에 적용할 수밖에 없으며、잘 되도 벌금 정도는 지울 수 있으나、프로 시민들이라면 이러쿵저러쿵 억지를 쓰면서 그것마저 내려고 하지 않는 일이 많다고 했다。

하물며 토시아키 쪽에서 섣불리 손을 써 들벌레들이 끼치는 피해를 호소할 위험성이 있다고 해도、관공서는 무사안일주의에 따라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최선책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렇다고는 하나、친구의 부탁도 있고 개인적으로 자신의 권리만을 주장하는 바보는 정말로 싫었기에 나는 뭔가 대책을 생각해보겠다고 말했다。
내가 그렇게 말하자 토시아키의 얼굴이 조금 밟아졌다、그리고 이렇게 말했다。

「어떻게든 부탁할게。다음 달엔 그 부의장이 회의에서 실장 보호 조례안을 낼 모양이야。그때까지 손을 쓰지 않으면 정말로 큰일 날테니 말이야。」

 ‘토시아키가 가장 중요한 문제를 끝까지 말하지 않는 건 학창시절과 변하지 않았구만’。

「보수라긴 뭣하지만。예산에서 낼 순 없지만、모아둔 자금이 어느 정도 있으니깐 그걸 줄게。」

‘세상에선 그걸 비자금이라고 부르겠지’。

어쨌거나、나는 계산하기 복잡하니 보수는 한꺼번에 달라고 해놓은 다음 시청을 나왔다.
그러나 이제 여러 가지 의미로 곤란한 일에 휘말리게 된 것 같다고 후회했다。


-------------------------------------------------------------------------------------


그리고、오늘은 다른 일로 니지우라 공원에 와봤지만 이 정도로 끔찍한 상태일 줄은。


「이게 “귀여운 실장쨩”인 건가・・・」

어지간히도 귀여움 받았던 것인지、겁도 없이 분충들이 먹이를 내놓으라고 나에게 다가오자 나는 옆에 있는 배수로로 분충들을 차 날리며 정찰을 계속하다가 문득 여기에 사는 들벌레들은 주인과 같이 있지않은 사육실장을 습격하지 않는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들게 되었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아무리 현명한 들벌레라고 해도 실장석의 본능에 의해 사육되는 벌레를 몹시 질투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만일 사육되는 벌레가 호신용 무기를 가지고 있다고 해도 이정도로 많은 들벌레들은 당해내지 못할 것이나 들벌레들은 사육실장을 습격하지 않는 건 이상한 일인 것이다。

내가 그런 생각을 한 직후에、공원 반대 측에서 데ー슈퍼 카가 들어오자、분충들이 일제히 그곳으로 갔기에 나도 그리로 가봤다。


「분충 놈들아、엘리자베스님의 행차인 데슷。」

요즘 스모 선수들이 조금 더 날씬해 보인다고 생각될 정도로 비대한 실장 일가가 일부러 벤치 위에 올라가서 들벌레들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이름으로 판단하건데 그 실장석은 그 부의장 부인의 사육실장인 것 같다。

「오늘도 너희들에게 은혜를 베풀기 위해 노예한테서 밥을 헌상 받은 데스。
감사하게 받으라는 데스。」

그 실장석은 그렇게 말하면서 옆에 있던 실장 푸드 봉지에서 실장 푸드를 쏟아버렸다。

푸드가 쏟아지자、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일제히 들벌레들이 그곳에 몰려들어 쟁탈전을 시작했고 엘리자베스쨩 일가는 보라는 듯이 들벌레들을 내려다보면서 천한 표정과 소리를 내며 배꼽이 빠지도록 웃어댔다。

「데뿌뿌・・ 비참한 데스、초라한 데스。저런 싸구려를 먹는다니・・・」

「프랑소와쨩의 마마가 저 녀석들은 바보라서 푸드 봉지에 똥을 뿌려대도 기쁘게 먹는다고 말했던 테치。」

「치프프 그건 당연한 테치。저런 싸구려보다 고귀한 와타치타치(우리들)의 똥 쪽이 100배는 맛있는 테치」

린갈을 줍자 엘리자베스쨩 댁 일가는 살의를 넘어선 무언가를 느끼게 할 정도인 대사를 내뱉으며 여기저기 푸드를 뿌려댔다。
그러자、그 일가의 발 근처에 새끼벌레 한 마리가 들벌레 무리 속에서 기어 나왔다。

「엘리자베스님。이쪽엔 아줌마들이 너무 많아서 밥을 얻을 수 없는 테치。여기에도 밥을 던져주길 바라는 테치」

엘리자베스는 그렇게 애원하는 새끼벌레를 내려다보며

「알겠는 데스。너에게는 특별한 것을 베풀어 주는 데스。」

그렇게 말하곤 새끼벌레를 억누르고 갑자기 새끼벌레의 얼굴 위에 똥을 흘리기 시작했다。

「테규오오ー옷¥@−부붓」

엘리자베스쨩은 똥으로 인해 질식한 새끼벌레를 내려다보며 한층 더 빠르게 바보 같이 웃어댔다。그 엘리자베스의 아이들은 한창 자신들의 똥 속에 콘페이토를 쑤셔 넣고、그것을 들새끼벌레의 입에 넣고는 엉덩이를 걷어차며 놀고 있었다。
그렇게 노는 것에 싫증난 엘리자베스 일가 모두는 주변에 있는 들벌레들에게 데ー스턴건을 밀어 붙이거나、옷이나 머리카락을 잡아떼는 일 등으로 1시간 가까이 자기들 맘대로 날뛴 다음、

「데뿌뿌 좋은 운동이 되었던 데스。돌아가서 간식을 먹는 데스。」
 
라고 말한 뒤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집으로 돌아갔다。


「데에에에에에・・・」

폭풍과 같은 쟁탈전이 끝나자、피곤해진 들벌레들은 흩어지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들벌레 한 마리가 손에 든 실장 푸드나 동족의 고기가 든 자루를 끌어당기며 뭔가 ‘뎃뎃’이라고 말하는 것을 듣게 되어 나는 마이크를 그쪽으로 갔다 댔다。
그러자、

「화가 나는 데스。저런 놈 따윈 사육실장만 아니었으면 쳐죽여버렸을 데스」

라고 들벌레들이 욕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당연한 것이겠지만 들벌레들과 사육실장의 관계는 좋지 못한 것 같다。

「누구를 쳐죽인다는 데스?」

「당연하지않은 데스 저 엿 같고 추악한 사육실장을・・・」

그렇게 말하며 뒤돌아 본 들벌레의 얼굴은 경직되었다。
뒤돌아 본 그곳에는 악취미할 정도로 화려한 프릴이 달린 실장옷을 입은 또 다른 실장석이 주인인 것 같은 아줌마의 발밑에서 서있었다。

「데・데・・・」

사육실장은 추잡하게 웃으며 ‘실장 때리기’를 손에 들고、식은땀을 흘리며 경직된 들벌레에게 다가간 다음、

「넌 뭔가 착각하고 있는 모양인 데스? 천한 너희를 여기서 살게 해주고 거기다 먹이를 베풀어주는 건 누구 덕이라고 생각하는 데스?」
 
그렇게 토하듯이 말을 내뱉고, 안면이 창백한 들벌레를 모래사장 쪽으로 끝고 갔다。

주인은 그것을 보고

「어머〜에메랄드쨩 친구하고 놀려고 그러는구나」

라고 느긋이 말을 했다。

머지않아 「데걋、삐걋!」 이라는 비명 소리가 울려퍼지고、그 들벌레는 매질을 당하기 시작했다。
다른 들벌레들은 당연하면서도 필연적으로 그 들벌레가 구타당하는 장면을 멀리서 바라만볼 뿐이었다。
그뿐 아니라 그 에메랄드쨩의 주인마저도 실장석이 아닌가 착각할 정도로 추잡한 표정을 지으며 그 들벌레가 린치당하는 것을 지켜보고 있었다。

 
이렇듯 이 마을에선 들벌레가 사육실장에게 괴롭힘 당하는 건 별일이 아니었던 것이다。
이 마을의 애호파에게 들벌레란 애호의 대상도 보호해야만 하는 대상도 뭣도 아니었다。
그들에겐 들벌레란 그저 자신들의 사육실장들이 가지고 노는 장난감일 뿐이다。
들벌레들도 작은 뇌로 사육되는 벌레(와 그 주인)가 공원을 점거하고 있는 한 학대파(그리고 일반 시민 포함)가 공원에 접근하지 않는다는 것을 어떻게든 이해해 지금의 처지에 만족하는 모양이다。

나에게 있어서 그런 건 별로 중요한 사실은 아니었지만、그런 걸 위해 애호파가 공원을 사유화한 것은 용서할 수 없었다。
아마도 애호파가 주변 사람들에게 과잉적으로 호소하는 것은 그저 이 공원에서 일어난 일을 감추기 위한 궤변에 불과할 것이다。

그렇다면、반대로 공원 내에서 사육실장이 들벌레에게 습격당한다면 단숨에 그것을 구실로 삼아 구제업무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어떻게 하면 들벌레들에게 공격의 기회를 줄까하는 것이다・・・그것은 단순하면서도 난해한 문제였다。



이윽고、에메랄드쨩은 린치를 가하는데 질렸는지 주인이 있는 곳으로 돌아갔고 들벌레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반죽음 상태가 된 들벌레를 위장에 넣어 없애버렸다。
그 광경을 본 주인은 만족했다는 것처럼 모래사장을 향해 콘페이토를 한 움큼 던지고 에메랄드쨩을 안아 올리고 집으로 돌아갔다。



-------------------------------------------------------------------------------------



「기가 막히는 군、분충 같은 인간은 진짜 분충보다 질이 더 나쁠지도 모르겠어。」

나는 그렇게 중얼거리면서 일단 돌아가려고 공원 입구로 가려다가、건설인부 같이 보이는 사람들이 가로등에 사다리를 놓고 무언가 작업하는 것을 보게 되었다。


「뭐하고 계시나요?」

나는 단순한 호기심으로 물어보았으나 그 건설인부는 무뚝뚝하게

「어? 정기적으로 하고 있는 카메라 유지보수 작업이야。」

라고 고용주가 어떤 인간인지 잘 알 수 있게 대답했다。

공원에 들어갈 때에는 눈치 채지 못했지만、공원 입구엔 감시 카메라가 달려있어 24시간동안 공원에 출입하는 사람들을 체크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서있는 소형 트럭의 화물칸에 써있는 이름은・・・역시 그 부의장의 성씨였다・・・요컨대 저 트럭은 시민의 혈세를 낭비해 조달한 것이라 할 수 있겠다。
아마 저 카메라도 공원에 수상한 사람이 들어가지 못하게 하겠다는 적당한 이유를 대고 무리하게 일을 진행시켜 조달했을 것이다。
즉 말하자면 시에서 이 회사에게 공원의 관리를 위탁하고 이 회사는 (당연히 유료로)공원의 관리를 맡고 있는 것이다。
지방자치단체에선 이런 일이 결코 드문 일은 아니었지만 지금처럼 이렇게까지 제멋대로 하는 예는 보기 힘들었다。



점점 더 악화되는 상황을 어떻게 해야 할지・・・라고 생각하다、문득 모든 작업원이 쾌청한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비닐우산을 가지고 있는걸 보게 되었다。

나는 그 우산을 보고、

「저 우산으로 들벌레들을 때려 쫓아내려고 하는 건가? 그런 짓을 저지르면 애호파 놈들이 시끄럽게 떠들어댈 텐데。」

하고 생각했다。

그 때 약속한 것처럼 분충들이 전형적인 대사를 토해대며 작업원 근처로 다가왔지만、무시당하자 약속한 것처럼 팬티 안에 손을 쑤셔 넣고 똥을 던지려・・・하기 직전、작업원들은 익숙한 손놀림으로 우산을 펼쳐 분충의 눈앞에 들이댔고、그 우산에 맞은 똥 일부가 다시 분충의 얼굴로 되돌려져 분충의 얼굴은 완전히 똥으로 칠해져버렸다。

「데에에에에에엥」

자신의 것이라고 하나 역시 냄새가 났던 것인지 분충은 울면서 도망갔고 작업원들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작업을 재개했다。

「과연 저게 바로 똥 피하기인 건가。」

말하자면、저 우산은 실질적으로 실장석에게 손을 댈 수 없는 작업원들이 가지는 유일한 방어 수단인 것이었다。
나는 감탄하면서 작업현장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타관 사람이 왜 공원에 있는지 의아해하는 중년 작업원이 내게로 다가왔다。
그런 상황에 처하게 된 나는 역으로 내 의도를 각인시키기 위해 명함을 내밀며、사람을 만나러 왔다가 시간만 낭비하고 있다고 적당히 둘러대었다。
역시 이런 상황에선 직함이 있는 명함이 있는 건 편리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공원에 감시 카메라가 있는 것은 솔직히 예상 밖의 일이었다。
왜냐하면 본래 나는 적당한 사육실장을 잡아 몰래 고통을 주어 방치한 다음엔 들벌레들이 마무리지어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상황이라면 다른 장소에도 카메라가 있을지 모르는 일이었다。


「일단 후퇴해서 작전을 짜야하는 건가。」

나는 휴대폰을 적당히 만지작거리면서 밖으로 나가면서 작업원들이 모니터로 기록된 영상을 체크하고 있는 것을 보게 되었다。

「어、흑백이네。」

나는 모니터를 들여다보며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그러자、

「그래。컬러 영상을 쓰면 기록시간이 짧아져서 말이야。」

라고 아까 그 중년 작업원이 어느 정도 정중히 대답해주었다。
사실 나는 다른 카메라가 있는 곳도 물어보려고 했으나、이 이상 공원에 머물면 의심을 받을 것 같아 공원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



「다녀왔어。」

도심에서 전철로 한 시간정도 걸려 도착한、그림과 같은 지방 베드타운의 역 뒤편에 있는、초대 울〇라맨과 동일한 나이인 남루한 빌라의 한 방이 내 사무실 겸 잠자리였다。

「어서 오는 다와。」
 
120cm가 넘고 보통 실장홍보다 큰 ‘로소’는 대형견 ‘파르타’의 등 위에 공주님 자세(몸을 옆으로 올라탄 자세)로 올라타 있는 채로 나에게 다가왔다。
본래라면 사무실로 빌리고 있는 이 빌라에서 큰 애완동물(?)을 키우는 것은 말할 것도 없이 규약 위반이었지만、적어도 이 빌라에선 그것은 특별히 문제로 여겨지지 않았다。

로소는 내 누님이 단순한 호기심으로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온갖 수단을 다 써서 손에 넣은 것이었으나、이후 누님이 로소를 보살피는 게 너무 힘들다고 하며 당시 학생이었던 나에게 떠넘긴 (일단) 혈통서가 있는 유서 깊은 실장홍이다。
그 이후로、나는 경우에 따라 로소를 말 그대로 성심성의껏 돌봐주었고 그 결과 로소는 지금 크기까지 자라게 되었다。
 
파르타 역시 학생 시절부터 나와 같이 지내온 파트너였다。독립할 무렵에 부모님께서 파르타를 산책시키는 것이 무리라고 말씀하셔서 나는 파르타를 길러도 되는 집을 찾다가 이 빌라에 안착하게 되었다。
빌라가 너무 낡은 탓에 다행히 다른 입주자가 없었어、집주인도 우리들의 사정을 잘 알겠다며 단박에 애완동물과 살 수 있게 허락해주었다。

어차피 여긴 작은 지방 도시였기에 이런 눈에 띄는 삼인(?)조를 모르는 사람은 많았다。
그 덕분에 나는 일을 할 때 집에 홀로 남겨져 토라져있던 로소도 데리고 가는 일이 많았다。
이렇게 세 명(?)은 나름대로 한가하게 생활하고 있었다。



「왜 그러는 다와? 웬일로 생각에 잠긴 것 같은 얼굴을 한 다와。」

식사를 한 후 홍차를 끓여준 로소가 내 얼굴을 바라보며 그렇게 말했다。

「어、좀 까다로운 일이 있어서 말이야。」

본래라면 이런 일은 받지 않았겠지만 받게 된 이상 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그러나 이런저런 작전을 떠올려 봐도 곧 폐기하게 되었다。

들벌레들에게 무기와 작전을 줘봤자 실장석은 다른 개체와 협력한다는 개념이 애초에 없었기에 이 작전은 무의미할 것이다。들벌레는 더 강력한 무기를 가진 사육실장에게 무기를 쓰지 않고 자기와 같은 다른 들벌레들과 다투기 위해 무기를 쓰는 것이 고작일 것이다。

사육실장에게 시비레(마비시키는 성분이 든 콘페이토)나 네무리(수면 성분이 든 콘페이토)를 준다면・・・이것도 위험할 것 같다。낮에 사육실장들이 이렇게 더운데도 호화스러운 옷을 입고 있는 것을 한없이 봤으니 말이다。그 옷은 들벌레의 이빨이나 손으론 도저히 벗겨내지 못할 것이고 물어뜯는다고 해도 역시 벗기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다。그렇게 되면 결국 남은 시체에서 약물을 쓴 흔적이 남아 애호파들은 인간이 관여했다는 것을 알아차릴 것이다・・・
거기다 내가 시비레나 네무리를 준 것이 카메라에 찍히게 되는 순간 그야말로 나는 끝장날 것이다。

그렇다면 차라리 소리굽쇠를 손에 넣어・・・・・・・・」



・・・「」。
             「」!

이런 아무래도 생각하다가 잠이 들었나보다。
내 양쪽 귀엔 로소가 나를 부르는 소리와 파르타의 엄청난 콧김소리가 들려왔다。

「지친 모양인 다와。오늘은 일찍 자는 편이 좋을 것 같은 다와。」

로소의 소리를 듣고 어렴풋이 눈을 뜨자 손도 안 댄 호박색 홍차 안에 걱정스러워 보이는 로소의 눈동자가 담겨져 있는 것을 보게 되었다。
내가 그 상태에서 무의식적으로 머리를 치켜들자 이번엔 사파이어 블루색의 눈동자를 보게 되었다。


「호박색。짙은 푸른색・・호박색。짙은 푸른색・・・・・」

「「」、왜 그러는 다와。」

내가 반쯤 잠에 취해서 중얼중얼거리자 로소는 다른 의미로 걱정하면서 나에게 말을 걸었다。
그러나 솔직히 나는 그 소리를 듣지 못했다。왜냐하면 내 머릿속에서 한 가지 방법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색・・・그래! 색으로 조져버리면 되는거야!」
 
나는 내가 갑자기 외친 소리에、놀라서 그대로 굳어버린 파르타와 로소를 껴안고 무심결에 뺨을 부비며 기뻐했다、
그러자、

「땀 냄새나는 다와! 안아줄 거면 목욕한 다음에 해주는다와!」

로소는 그렇게 말하며 오랜만에 트윈 테일로 나를 때렸다。
그래도 오늘은 조금도 아프지 않다고!


-------------------------------------------------------------------------------------


다음 날、나는 당장 구제 작업 준비를 시작했다。
나는 들뜬 마음에 교외에서 물건을 사려고 했다。
그러나 재료 정도는 간단하게 준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 게、방심을 불러왔다。
그 결과 나는 중요한 물건을 손에 넣기 위해 여기저기 가게를 돌았고 결국 거의 하루가 다 지나자 겨우 이번 계획에서 핵심이 되는 물건을 얻을 수 있었다。

다음 날 이른 아침、나는 근처 공원에서 나는 실장석 몇 마리를 가족 단위로 납치해왔다。나는 해가 떠 눈을 뜬 실장석들에게 그 물건을 사용해 실험했다。
문제는 없군。

이 방법은 써먹을 수 있겠다고 판단한 뒤、나는 실장석 수집 차량이 오기 전에 자루에 실장석의 시체를 채워 넣고 쓰레기장에 버린 뒤 귀가했다。
이 날은 오랜만에 본업에 힘쓴 것 같다。
다음날에는 공교롭게도 비가 내렸다。아니、오히려 딱 좋게 비가 내려주었다。
왜냐하면 그날 나는 미리 토시아키에게 연락을 취해 이번 작전을 설명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 작전엔 그의(라고 할까 니지우라 시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는 사람의)협력이 필요했다。


-------------------------------------------------------------------------------------


그리고 작전 결행일이 되었다。그날의 날씨는 마치 작전의 성공을 예견하듯이 쾌청했다。
점심 전 니지우라 시 안으로 들어간 나는 일부러 시청의 접수원을 불러 토시아키를 니지우라 공원으로 불러내고、
이번 일에 쓸 엘리자베스쨩 일가가 자신들의 무대로 삼고 있는 벤치에 앉은 다음、분충 일가의 도착을 기다리고 있었다。

「정말로 잘 될까?」

토시아키가 걱정스럽게 물어보았지만

「뭐、실패한 땐 나름대로 처리해야겠지。」

라고 나는 대답했다。
토시아키는 내가 이런 대답을 할 땐 자신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잠자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작전 개시다。」

내가 천천히 토시아키가 준비해둔 서류를 훑어보기 시작하자 곧 엘리자베스쨩 일가가 내가 있는 곳으로 왔다。

「데스우!데스ー!데스ー읏!!(어이 닌겐! 거기는 와타시의 무대인 데스! 지금 당장 거기서 비키고 도게자(무릎 꿇고 절하는 자세)해서 사죄하라는 데스!!)」

참고로 나는 린갈을 준비해오지 않았다。아니、그렇다기보다는 가지고 오지 말아야 하는 것이 이번 작전에서 중요한 사항이다。
내 발밑에서 엘리자베스가 데스데스 중얼거렸지만 나는 당연히 무시했다。토시아키와 나는 마치 어느 회의실에 있는 것처럼 묵묵히 서류를 검토했다。

「데뿌뿌。데스ー、데쟈아아아아아아아!!(데뿌뿌。아무래도 따끔한 맛을 봐야 정신을 차릴 모양인가 본 데스、각오하라는 데스우우우우!!)」

엘리자베스쨩은 (실장석 기준으로)눈에 띄지 않는 속도로 데-스턴건을 내밀고 돌진했다。그러나 그 순간

 「데갸아아아아아아아아!!!!!!」

엘리자베스쨩은 내가 마침 다리를 편 쪽으로 와 내 발끝을 안면부터 쑤셔 박혀져 2m정도 날려져 버렸다。일부러 한 게 아니다.(국어책 읽기)


・・・・・・10분 후・・・・・・


「데히、데히데히데히히히히・・・」

엘리자베스쨩은 죽기 전에 돼지가 내는 비명 소리가 100배는 사랑스럽다고 생각될 정도로 거슬리는 소리를 내며 그곳에 있었다。
그로부터 엘리자베스쨩은 대책 없이 계속 돌진해왔다、그때마다 웬일인지 딱 맞춰서 나나 토시아키가 다리를 폈고 엘리자베스쨩은 나나 토시아키의 구두와 키스하게 되어 날아갔지만 엘리자베스쨩은 계속 같은 행동을 반복했다。
엘리자베스쨩이 정신을 차릴 때에는 어제 내린 비 때문에 자랑스러워하던 실장옷이 진흙투성이가 되고、얼굴은 피와 콧물과 침으로 끈적거려서 들벌레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은 모습으로 되어버렸고 덤으로 의지하고 있던 데-스턴건도 전지가 다 되어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되었다。

태양을 등지고 있어서 표정을 볼 수 없게 한(뭐、보이게 되더라도 문제는 없겠지만)우리들은

「슬슬 때가 됬나?」

라고 말하며 웃었다。


「테츄ー、테츄테츄!(마마、이 녀석 학대파인 테치。노예를 불러서 해치우자는 테치!)」

다른 자매보나 다소(나쁜 쪽으로)머리가 잘 돌아가는 새끼벌레가 마마에게 잔꾀를 일러주었다。

「데스ー。데뿌뿌뿌뿌뿌。(그렇게 하자는 데스。노예에게 이 녀석들을 엉망진창으로 만들게 하자는 데스。)」
 
더 빨리 알아차려야했을 수단을 이제야 깨닫고서 엘리자베스는 일그러진 얼굴을 더욱 더 일그러뜨리며 웃어댔다。

그러나 남의 힘을 빌려선 구원받을 순 없지。

「데?데스데스!데쟈아아아아아아아!!!(데? 왜 대답을 하지 않는 데스! 고귀한 와타시의 명령이 들리지 않는 데스? 대답하라는 데스 이 망할 노예!!!)」


미안하지만 처음부터 실장폰은 부셔져있었다고。어쩌다가(이건 중요한 것이다) 실장폰에 내 안전화가 맞았거든♪
그것보다 이 녀석 듣지 않고 있잖아。


「데쟈아아! 데쟈데쟈아아아아아아아!!」

이제 쓸모없게 된 것에 언제까지고 집착하는 것도 실장석의 특징이었지만、그 모습은 정말로 추해 보였다。
엘리자베스쨩은 마지막에 무슨 생각을 했는지 실장폰에 데-스턴건을 밀어붙였다。


「테츄! 테츄테츄。(마마! 한 번 돌아가서 노예를 불러오자는 테치。)」

「데샤아아아아! 데스ー읏!(시끄러운 데스! 이 녀석들은 마마가 쳐죽여버릴 데스!)」엘리자베스쨩은 새끼벌레를 후려갈기고서 마구 소리쳐댔다。
아무래도 새끼 쪽이 더 냉정한 판단이 가능한 모양이었으나、새끼의 판단을 따를 때에도 이쪽에도 그 나름대로 그에 따른 대책이 있었다。


「데에、데에、데뿌뿌・・ (이 녀석들에겐 최고의 굴욕을 준 다음 노예로 만들어버릴 데스 울면서 사죄해도 용서하지 않을 데스 각오하라는 데스)」

「데스、데스데스우!(너희들도 이 녀석들에게 노예가 되는 굴욕을 안겨주라는 데스!)」

엘리자베스쨩이 새끼들을 향해 소리치자 새끼벌레들도 어미가 무엇을 하라고 말하는지 이해하고서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이고 배에 힘을 주기 시작했다。
그러자 바로 주변 일대에 진한 악취가 나기 시작했다。

「앗、드디어 하는 건가?」

토시아키가 그렇게 속삭이자 나는 눈으로 대답해주었다。
이제부터가 오늘의 하이라이트다。



-------------------------------------------------------------------------------------



우뚝 선 엘리자베스와 새끼벌레들이 손가락(?)으로 이쪽을 가리키며 ‘갸ー갸ー 소리쳤다。우리들은 이곳에서 처음으로 그 녀석들의 존재를 알아챈 것처럼 정말로 능청스럽게 소리 내면서 국어책을 읽듯이 삼류 연극을 시작했다。


「어라? 뭔가 냄새나지 않냐?」

「그러고보니・・ 우왓 실장석이네。그것도 더러워 보이네・・・」

「뭔가 다른 옷을 입고 있는 걸 보면 사육실장인가?」

「사육실장이면 이렇게 더럽지 않겠지。아마 버려진 사육실장일 거야。」

「아아、먹이를 내놓으라고 조르는 녀석? 싫다 정말。」


「데뿌뿌뿌・・데스오오오오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지금부터 너희는 노예로 전락하는 데스。
독라가 되어 와타시에게 사죄하라는 데스우우우우!!!)」

엘리자베스쨩 일가는 양손에 듬뿍 똥을 뭍이고 이쪽으로 돌진해 왔다。

아무래도 좋지만 무기를 가지고도 접근조차 하지 못한 상대에게 똥을 뭍일 수 있다고 진심으로 생각하는 거냐?



「우왓! 손에 똥을 뭍이고 있어。」

내가 새삼스럽게 놀란 목소리를 내자

「아ー 괜찮아。이럴 때를 위해 가져온 게 있으니까。」


「데뺫!」

갑자기 나타난 투명한 벽에 돌진한 엘리자베스가 그대로 나자빠져버렸다。
새끼벌레 한 마리는 엘리자베스 밑에서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엘리자베스쨩은 넘어지면서 양손에 들고 있던 똥을 뒤로 날려、다른 새끼벌레들을 맞추었다。


「테챠아아아아!!(무거운 테치ー! 아픈 테치ー!)」

「테츄아아아ー앗!! 테에에에ー엥! 테에에에ー엥!(냄새나는 테치ー! 더러운 테치ー!)」

별일은 없었다、그저 엘리자베스 일가의 필사적인 특공이 토시아키가 펼친 비닐우산 앞에서 어이없게 실패한 것이다。
똥과 피로 범벅이 되어、말 그대로 ‘똥’ 벌레 일가가 된 엘리자베스 일가는 태세를 바로잡기 위해 필사적으로 애쓰고 있었다。


「아ー、과연 그런 거였군。이를 위해 우산을 가져오겠다고 한 거였구나。」

「그래。아무리 실장석이라고 해도 무의미한 살생은 좋지 않으니깐 (웃음) 발밑에 우산을 펼쳐두면 똥에 맞지 않을 수 있어。」

「그렇군。그럼・・・」

내가 천천히 옆에 둔 우산을 펼치고 엘리자베스쨩 일가가 있는 곳으로 가자・・・



-------------------------------------------------------------------------------------


「데! 데・데・데・데・데데데・・・」

「테! 테・테・테・테・테테테・・・」

엘리자베스쨩과 그 새끼벌레들은 똑같이 멍청한 소리를 내며 굳어버렸다。
얼마 안 있어 팬티가 비정상적으로 팽창하기 시작하던 때부터.




「・ㅅ테레ー♪・・ㅅ테레ー♪ 텟테레ー♪」

들쭉날쭉한 소리가 들리는 팬티가 무게에 견디지 못하고 흘러내린 순간

「텟테레ー♪」 소리로 이루어진 대합창과 함께 대량의 저실장이 똥과 함께 쏟아져내렸다。
그렇다고는 하나 대부분의 저실장은 몇cm 높이에서 다이빙하는 것도 견디지 못하고 「레뺫!」이라는 소리와 함께 저 세상으로 강제 송환되어버렸다。


「너 말이야。색 있는 비닐우산 같은 악취미한 물건은 가지고 오지말라고。」

「어쩔 수 없었어。버려도 되는 우산은 이것밖에 없었단 말이야。」


그렇다、내가 엘리자베스쨩 일가 앞에서 펼친 것은 새빨간 비닐우산이었다。
이 우산을 꽤 구하기 어려워서 나는 여기저기 돌아다니게 되었던 것이다。
이 우산이 눈부시게 빛나는 태양 빛에 비쳐 엘리자베스쨩 일가 주위의 세계는 갑자기 새빨갛게 되어버렸다。


실장석의 양 눈이 붉게 물들면 강제출산하기 시작한다는 것은 유명한 이야기였지만、실은 직접 눈을 붉게 칠한 필요는 없다는 것은 별로 알려져 있지 않았다。
그러니까、요점은 실장석에게 양 눈이 붉어졌다고 인식하게 하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생각만으로도 생사마저 갈리게 되는 이 엉터리 생물은 눈 앞이 붉게 되면 그것이 출산의 신호라고 멋대로 인식하게 된다。
나는 이 이야기를 들었었지만 정말로 이야기처럼 될 줄은 실제로 실험할 때까지 믿지 않았었다。
그러나 실제로 내 눈앞에선 엘리자베스와 그 녀석의 새끼벌레들이 미친 듯이 구더기와 똥을 배출하고 있었다。


「대단한데・・。」

토시아키는 순수하게 감탄하면서 그렇게 중얼거렸다。

엘리자베스 일가는 식은땀을 흘리면서 자신들이 멈출 수 없는 출산 때문에 말 그대로 목숨까지 잃고 있었다。
보라는 듯이 뚱뚱하게 살찐 몸은 공기가 빠진 풍선처럼 쭈글쭈글하게 되어버려 피부가 지면에 끌리게 되어버릴 정도가 되었다。
거기다 영양분이 없는 탓에 머리카락도 몇 개 빠지기 시작한 모양이다。


「데힛、데히이ー데히이ー・・데에에에게에에에에에엥・・・(이제 태어나면 안 되는 데스。마마가 죽어버리는 데스우・・・)」

엘리자베스쨩은 피눈물을 흘리면서 고기 조각인지 구더기인지 구별할 수 없는 물체를 계속 배출하다가、


결국、「뎃」이라는 짧은 비명을 지르며 빨간 구슬・・이 아니라 마지막으로 구더기 같은 것을 배출하고 나자빠진 뒤 움직이지 않게 되었다。
엘리자베스쨩 주변을 보니 새끼벌레들도 구더기에 둘러싸인 미라가 되어버렸다。



「이걸로 한 건 끝났네。」

내가 요약한 서류를 들도 일어서면

「엣? 이 다음엔?」

라고 토시아키가 의문을 표시했다。


「이걸로 끝난 거야。나머지 일은 이 공원의 들벌레들에게 맡기면 돼。」
 
나는 금세 우리 주변으로 들벌레들이 모여드는 기색을 느끼면서 그렇게 대답했다。
원래부터 들벌레들과 사육실장은 사이가 좋지 않았다。
들벌레들은 단지 사육실장이 공원에 오면 먹이를 받기 위해 비위를 맞추어줬을 뿐이었다。그뿐만 아니라 들벌레들은 사육실장을 원망의 대상이라고 인식할 정도였다。
그런 원망의 대상이 대량의 구더기쨩(먹이)를 배출하고 죽은 상태에서 들벌레들이 할 일은 한 가지밖에 없었다。 
우리들이 벤치에서 떨어지자 1분도 채 지나지 않아 들실장들의 축제가 시작되었다。


그 후、두 곳에서 앞서 했던 것과 비슷하게 삼류 연극을 한 다음、토시아키가 잠시 점심시간을 가지자 나는 토시아키와 헤어져 집으로 돌아갔다。
전에 사용했던 비닐우산은 더 이상 쓰지 않았기에 토시아키에게 준 다음、니지우라 시청에 기증하게 하였다。


-------------------------------------------------------------------------------------


그로부터 2주 정도가 지나자 토시아키로부터 연락이 왔다。
그 일이 있은 후 저녁이 되어도 엘리자베스쨩이 돌아오지 않자 부의장 부인이 사랑스러운 엘리자베스쨩 일가를 찾아 공원에 가서 보게 된 것은、메말라 미라화된 엘리자베스쨩과 그 주변에 무언가 정체모를 고기 조각을 두고 다투는 들벌레들이었던 모양이다。

역시 찌꺼기로 변해버린 엘리자베스쨩의 시체는 먹을 수 없었는지 몇 개의 이빨자국이 남긴 했지만 거의 완전한 상태로 시체가 회수되었다고 한다。
다만、상당히 들벌레들의 원성을 샀는지 엘리자베스쨩의 몸 전체는 똥 투성이가 되어 주인도 맨손으로 만지기 망설이며 누군가에게 비닐봉지를 가지고 오게 했다고 한다。

그러나、새끼벌레의 시체는 들벌레들이 말린 오징어(엘리자베스) 대신 먹었는지 한마리도 흔적이 남지 않았나 보다。
걸작이었던 것은 들벌레 몇 마리가 사육되는 새끼벌레의 옷을 벗겨 자신의 새끼벌레들에게 입혀(단추나 지퍼가 복잡해서 실장석의 손으로 그것을 풀지 못한 것 같다。)

「너가 기르는 자인 데스。빨리 데리고 돌아가는 데스。그런 김에 그 자의 마마인 와타시도 기르라는 데스。」

라거 터무니없는 말을 지껄이면서 그 자리에서 다진 고기가 된 일이겠다。
그것은 꼭 직접 봤어야 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날 밤쯤 부의장 부인이 호통을 치며 시청으로 들어가 원인을 조사하라든지、대책 위원회를 만들라든지 소란을 피운 끝에 경찰에게 끌려가는 신세가 되기까지 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질리지 않은 모양이었는지 다음날 남편을 끌고 와 시청에 다시 모습을 드러내고、어제 했던 것처럼 소란을 계속 피워대면서、“야 공원을 관리하는 건 누구야, 책임자 나와, 배상하라고” 라는 미치광이 같은 발언을 반복하다가 옆에 앉아있던 바로 그 책임자(자신의 남편)에게 끌려가는 것처럼 집으로 돌아갔다고 한다。

그래도 포기할 수 없었는지 사건이 일어난 당일의 감시카메라 영상을 샅샅이 체크하고、부의장 부인이 나와 토시아키의 모습을 찾았을 때는 주변 사람들이 다가가지 않을 정도로 기분 나쁘게 웃었다고 한다。



「그런 이유로 슬슬 네 집에 가택수사를 하겠단다。」

전화에서 토시아키의 느긋한 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래、알았어。혹시 연락처를 물으면 이쪽에서 가겠다고 말해줘。어차피 그쪽으로 갈 일도 있고、무엇보다도 그런 진성 미치광이가 내 집에 오면 로소나 파르타가 겁먹을 테니 말이야。」

그렇게 말하고 나는 다른 곳에 잠시 들렀다가 니지우라 시청에 예고 없이 나타났다。


자 드디어 마무리할 때다。

-------------------------------------------------------------------------------------


「여기 찍힌건 당신이죠?」

내가 시청 회의실로 들어가자 실장쨩과 다름없는 악취미한 녹색 옷을 입은 아줌마(아니 부의장의 부인)가 범인을 눈앞에 둔 태도와 어조로 나에게 질문했다。
본인은 숨기려고 했겠지만 전신에서 분노의 기운을 일으키며 내 쪽을 째려보는 부의장 부인의 얼굴은 실례지만 멍청하다고밖에 말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네 그렇네요。그리고 옆에 있는 건 그 사람이네요。」

나는 토시아키와 눈을 맞추며 일부러 태연하게 대답하여 상대가 분노하도록 자극했다。

「그 날 공원에서 무엇을?」

「그에게 어떤 일로 상담을 요청받았거든요。그래서 그 협의 때문에。아、이와 관련된 내용은 말할 수 없습니다。저에게도 묵비권이 있으니까요。」

「어째서 공원에?」

부의장 부인은 관자놀이에 핏대를 세우며 질문을 계속해나갔다。

「저 같은 장사꾼이 시청 안에서 시청 직원과 대화하면 여러 가지 엉뚱한 소문이 돌기 마련이거든요。
거기다 그와 사적인 이야기도 나눌 생각이었고요。
어딘가에 있는 다방에서 이야기해도 좋았겠지만 날씨가 좋아서 공원에서 이야기를 했어요 。」



그렇게 말하자 걷잡을 수 없이 부의장 부인의 얼굴이 새빨개지면서 매실 짱아지처럼 쭈글어 들었다 (앗 실장석 같아♪)

「웃기는 소리하지 말아줄래! 그날 공원에 들어간 건 너희들밖에 없다고!! 너희들이 엘리자베스와 그 아이들을 죽였잖아! 그럴 수밖에 없어! 그렇지 않다고 해도 들분충들에게 엘리자베스쨩이 질리는 없어!!! 도대체 엘리자베스쨩에게 돈을 얼마나 들였다고 생각하는 거야! 자 지금 당장 전액 변상하라고。지금이라면 그 들인 돈만으로 용서해줄 테니깐!」

이봐 이봐、엘리자베스에게 애정이 있어서가 아니라 돈 때문이었냐。
거기다 애호파라면 “분충”이 아니라 “실장쨩”이라고 해야하는 거 아닌가?
아무래도 부의장 부인에게 엘리자베스는 귀여운 애완동물이 아니라、그저 드물게 움직이는 기분 나쁜 장신구였던 모양이다。


부인이 책상을 치고 절규하면서 나에게 덤벼들려고 하자 남편이 부인을 억눌렀다。
법률상 손을 대면 어떻게 되는지 이 아저씬 이해하고 있나 보다。


「이쯤에서 끝내주시겠습니까?」

너무 이쪽에서 쓴 각본대로 진행되기에 무심코 웃어버릴 뻔 했지만 토시아키가 부의장 부인의 말을 끊고 도중에 끼어들었다。

「확실히 그날 공원에 들어간 것은 사실입니다。그래도 그것과 부인댁의 실장석이 죽은 것은 아무 관계도 없지 않습니까?
거기다 살해당했는 지도 의문이지 않습니까?
설령 살해당했다고 해도 저희들 이외 누군가 공원에 들어갔을 가능성도 있습니다。입구로 들어간 것은 확실히 저희들 밖에 없을지 모르지만 얼마든지 담장을 넘어 들어간 사람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토시아키는 마치 서스펜스 물의 범인과 같이 말하며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하지만 정작 아줌마에겐 그 진의가 전해지지 않은 모양인지、

「아니、너희들이야。너희들밖에 없어。포기하라고、곧 증거를 가지고 올 테니 말이야。지금 수의사 씨한테 엘리자베스하고 그 아이들을 검시하라고 했다고。
이걸로 너희들도 끝이야・・・」

아무래도 부의장 부인의 머릿속에는 우리들과 다른 시나리오가 전개되고 있는 모양이다。


곧 부의장 부인과 동년배인 아줌마 2명과 수의사 같은 50~60대 남성이 서류를 손에 들고 회의실로 들어왔다。
아줌마 중 1명은 확실히 에메랄드쨩이란 사육실장을 데리고 있던 녀석이었다。



「무슨 말이야? 당신 지금 제정신이야!?」

이번에 부의장은 수의사 씨를 붙잡고 있는 부인을 억눌러야만 했다。

수의사가 검시한 결과 외상은 일절 없었고、가장 의심스러웠던 강제출산에 대해서는 특히 철저하게 조사했지만、
눈의 표면、내부에서 잉크、인주、혈액、타바스코 소스、케첩 그 이외 등등・・・아무 성분도 일절 검출되지 않았기에、누군가가 눈을 붉게 물들여 강제출산시킨 것은 아니라고 결론이 나왔다。

약물에 대한 혐의도 있어서 내장도 확실히 조사해본 모양이지만 당연히 그곳엔 아무 이상도 발견되지 않았다。
그 결과 수의사가 내린 결론은 엘리자베스쨩 일가가 자연사했다는 것이었다。
다시 말해 어떠한 비인위적인 원인으로 출산 모드에 들어간 실장석이 그 출산을 멈추지 못하고 메말라버렸단 것이다。


「그럼 우산이겠지。감시 카메라 영상에 나왔어。날씨가 맑았는데도 우산을 가지고 있다니 이상하잖아。
분명 저걸로 엘리자베스를 놀래켜 출산시킨 게 틀림없어。우산은 어디에 숨긴 거야?」

누가 봐도 제정신이 아니란 걸 알 수 있는 눈으로 부의장 부인은 내 쪽을 째려보면서 그렇게 지껄이고 있었다。

「아、저건 평범한 투분 방지책이야、지금은 공원을 제대로 관리하는 사람도 없어서 말이야・・・。」

부의장 부인은 조금 곤란한 표정을 지으면서 부의장(이 상황에선 관리회사 임원 씨라고 불러야 되나)쪽을 쳐다보았다。
그리고 조금 곤란한 모습으로 고개를 끄덕이면서 남편의 멱살을 붙잡은 다음、

「알겠어? 그 우산은 세공되어 있었던 거야。그 탓에 엘리자베스쨩하고 아이들은 이 녀석들에게 살해당한 거라고。
지금부터 증거를 보여줄게。」

이제 완전히 정신을 잃고 자신의 세계에 빠져든 부의장 부인을 선두로 토시아키의 사물함이 있는 곳으로 갔다。
그날 토시아키는 자신의 것과 내 것、우산 두 개를 양손에 들고 공원을 떠났다。
그 이후 우산은 이 사물함에 내버려 뒀었지・・・

「빨리 열으세요」

부의장 부인은 아무래도 역전할 방법을 찾은 것 같았지만 과연 그 방법이 먹힐까・・・


-------------------------------------------------------------------------------------



「잠깐! 도대체 이건 어떻게 된 거야!?」

토시아키의 사물함에서 나온 건 토시아키의 것인 작업복 몇 벌、그리고 사건 당일 토시아키가 가지고 있던 투명한 비닐우산과 내가 가지고 있던 “파란”비닐 우산이었다。

「이상해、이럴 리가 없어。내 생각이 틀릴 리가 없는데!」

재주를 부릴 줄 아는 침팬지 같은 몸짓을 하며 우산을 조각조각 부셔버린 아줌마는 정신이 완전히 무너진 것 같았다。
여기서 빨간 비닐우산이 나왔으면 누구라도 우리들의 작전이 어떻게 진행된 것인지 알아챘겠지만 공교롭게도 나는 그렇게 할 정도로 바보가 아니었다。

알고 있을 지도 모르겠지만 흑백 영상 안에선 적색도 청색도 그 어떤 색도 흑색으로 나온다。이 작전은 그것을 이용한 단순한 속임수였던 것이다。
그날 나는 공원을 나오자마자 내 차에서 몇 년 동안 쓰지 않았던 이 “파란” 비닐우산과 사건에서 사용된 흉기를 갈아치우고、토시아키에게 그 파란 우산을 시청까지 가지고 가게하고、흉기는 내가 가지고 돌아가 처분했었다。


나는 아직도 중얼중얼거리면서 소중한 증거를 부셔버린 부의장 부인을 흘끗 쳐다본 다음 부의장 쪽을 향해

「슬슬 실례해도 되겠습니까? 저 이렇게 보여도 나름대로 바쁜 사람이거든요。」
 
라고 말했다。

부의장 부인은 이제 완전히 손쓸 방법이 없다는 것을 깨닫고 떨떠름해하면서 나를 나가게 해주었다。
만약 또 뭔가 억지를 부렸다면 녹음기를 들이대고 눈앞에서 협박이나 명예훼손 등으로 소장을 쓸려고 했을 것이다。


「자、그럼。」

나는 가볍게 기지개를 켠 뒤에 오늘의 본래 목적이었던 니지우라 지방 법원으로 발길을 돌렸다。


-------------------------------------------------------------------------------------


그로부터 1개월 정도가 지나자 신문의 지방 면 한 구석에서 부의장의 이름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날 토시아키가 가지고 온 서류는 외부 공개된 결산서나 다른 무언가라고 되어있었지만、자세히 보니 빈틈이 있었다。
나는 그 빈틈을 헤집어 알려지면 곤란한 증거를 여러 개 찾아냈다・・ ・그리고 어느 시민(바로 나)이 그것을 정리한 다음, 시와 공원의 관리 회사 간의 맺은 계약 대부분이 부정 지출이라고 호소했다。

당연히 부의장은 아는 바가 없다고 하면서 도망치려고 했지만 요즘 세상에선、예산을 낭비한 것에 대해 옛날만큼 관대하지 않았다。
결국、부의장은 의원직을 사퇴할 수밖에 없었던 모양이다。

부의장으로선 날벼락을 맞은 것이었지만 지금까지 혈세로 자신의 배를 채운 만큼 대가를 치르게 되었다。
내게 있어선 그것도 보수 중에 하나였다。


그리고、이 일과는 별개로 한 가지 해결한 일이 있었다。
내가 제일 먼저 니지우라 시에 왔을 때 한 일은 사채를 빌린 사람의 채무 정리를 한 다음、곧 이 사채업자에게 돈을 가져다 줄 때 사채업자의 돈줄을 알게 되었는데 그 중에는 아줌마・・아니 부의장 부인도 있었다。
이 사실은 남편 쪽에도 상당한 타격을 가했는지 여론이 잠잠해지면 시의회 의원 자리에 재도전하려던 전 부의장의 계획은 완전히 무너졌고 오히려 계획과 반대로 부의장 부부는 모두 규탄 받게 되었다。
마침내 부부는 니지우라 시를 떠날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된 모양이다。

하늘의 법망은 눈이 성긴 것 같지만, 악인은 빠짐없이 걸린다(하늘은 엄정하여 악행에는 악보(惡報)가 있음의 비유함 - 노자(老子)의 말)라는 말은 의의로 진짜일지도 모르겠다。



「이런 이유로 이번주 주말은 공원의 실장석들을 구제할 거야。어떻게 할 거냐、너 때문에 휴일에 출근하게 생겼다고。」

전화 너머에서 토시아키의 기쁜듯한 소리가 들려왔다。
그 사건 후、니지우라 공원에 있는 실장석에겐 악영향을 주는 균인지 뭔지가 있다는 묘한 소문이 돌고서、애호파(?)들은 사육실장을 절대로 니지우라 공원에 접근하지 못하게 하고(그 김에 자신들도 접근하지 않고)、한 술 더떠 공원의 들벌레들은 그 위험한 균을 가지고 있는 것이 틀림없으니까 구제하라고 제멋대로 끝없이 시에 건의서를 제출했다고 한다。

어찌 되었건 간에、이것으로 니지우라 공원 근처엔 실장석으로 인한 피해는 없을 것이다。다음은 아줌마를 제외한 그 마을의 나머지 애호파(?)들을 처분하기만 하면 문제 삼을 것은 없을 것 같다・・・


「어휴、분충 같은 인간은 진짜 분충보다 더 성질이 나쁠지도 모르겠네。」

이전에 중얼거린 대사를 다시 읊으며 나는 이번 주말에 실장석 구제가 잘 되라고、애호파 아줌마들이 조금 양식 있게 행동해주길 바라면서 별탈이 없기를 빌어보았다。



-끝


흔치않은 나름 추리물.

댓글 10개:

  1. 특이하게 실장홍이 나왔는데 하는게 없어서 아쉽네요

    답글삭제
  2. 특이하게 실장홍이 나왔는데 하는게 없어서 아쉽네요

    답글삭제
  3. 역시 학대는 이래야 재미있는데스!!

    답글삭제
  4. 역전 참피인 데스...

    답글삭제
  5. 역시 참피보다 애호파가 더 분충같은데스..

    답글삭제
  6. 애호파는 씨발 다 죽여버려야함. 사람이 아니니 죽여도 감옥가지 않음.

    답글삭제
  7. 실창석 실장홍 같은 잡몹등장 -8

    답글삭제
  8. 120cm의 실장홍이라니...로소랑 직스 질펀하게 하고싶네

    답글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