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 가마쿠라


데스데스 테치치!

공원 앞을 지나는중, 불쾌한 소리가 들려 몰래 그쪽을 바라보니 한 가마쿠라* 에서 실장석 일가가 살고 있었다.

*가마쿠라: 일본의 눈으로 만든 이글루같은 움집인데 딱히 한국어에 대응할게 없어 그대로 가마쿠라로 사용

실장석이 가마쿠라 따위를 만들 정도의 솜씨를 가졌을 리가 없기 때문에 아마도 누군가가 만들었다가 그대로 버린 것이리라.
실장석이 있는 공원에 그런것을 방치하면 어떻게 될지는 다 알 텐데...

어쨌든 그대로 손놓고만 있을순 없기 때문에 어떻게 할까 하고 멀리서 바라보고 있으니
저쪽 놈들도 이쪽을 깨달은것 같다

[데샤아아아!]

멀리서 소리를 질러 위협한다. 그리고 투분자세를 취하며 쿵쿵대며 다가온다.
이건 꽤 성가시다. 실장석의 배설물따위에 맞으면 일주일쯤은 냄새가 빠지지 않는다
나는 당황해서 그대로 도망쳐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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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그날 밤.
실장석 따위한테 도망쳐 버린것에 화가 치솟는다.
한심하고 짜증이 나서 잘수가 없는 것이었다.
자려고 눈을 감으면 짜증나는 실장석이 데프프! 웃는것이 떠오른다.
(뒤돌아 도망갔기 때문에 이것은 이 남자의 머릿속 이미지입니다)


그런 관계로 나는 밤의 공원에 돌아왔지만
가마쿠라를 멀리서 보면 낮에 본것과 다르게 실장 일가 안쪽에 덩어리가 데스스삐! 테치레후하면서 숨소리를 내고 있다.
주위엔 지루하게 눈 눈 눈뿐.
이제 할 일이 정해졌다고 생각. 나는 삽을 손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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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실장은 황홀한 기분이었다.
인간 노예를 다그쳐 스시,스테이크,콘페이토 삼매경!.
그런 생활을 꿈꾸면서 데스데스라며 콧김을 내뿜으며 자고 있었다.

그래 낮에 자신에게 겁먹고 도망간 인간놈.
그놈에게 똥을 던져서 자신의 독라노예로 하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 꿈이다. 그냥 꿈일 뿐이다.
그러나 친실장은 꿈과 현실을 구별하지 못하고 잠꼬대를 한다.
두건을 흔들며 데프프프프! 하며 숨소리를 내뿜는다. 그 모습은 참으로 행복한 모습이었다.
현실이 어떻든간에 친실장은 행복했던 것이다. 그래서 좋은 것이었다.

그러나 친실장을 현실로 다시 끌어내린것은 자실장의 목소리.
즉 무언가의 비극이다!

[마마! 큰일난 레치! 밖이 안 보이는 레치!]
[데뎃!?]

게다가 다시 마주친 현실은 매우 생각하기 싫은 상황이었다.
벌떡 일어난 친실장은 두리번거리며 바쁘게 주위를 확인했다.
역시 자실장의 말대로 밖이 보이지 않는다. 무슨 일인지는 모르지만, 입구가 없어져 버린 것이다.

막대모양의 팔로 부드럽게 주위를 만져 확인한다.
자와 엄지들은 불안해하며 친실장을 보지만 구더기는 태평하게 프니후하고 운다.

어쨌든 갖힌건 확실한듯 하다.
그것보다 문제인 것은.

[추운 테치!]

자실장 한마리가 소리를 지른다.
그렇다. 추운 것이다.

주위를 얼음 벽으로 둘러싸인 냉장고의 안 같은 상황인 것이다.
친실장은 자실장들과 함께 서서히 체온을 빼앗겨 간다.

모여서 몸을 뎁혀도 점차 한계가 보인다.
친실장이 같잖은 지혜를 짜내 필사적으로 생각한다.
와타시가 할수 있는 것, 이 자리에 있는 것들로 사용할 것.

[그런 데스! 모두 똥을 벽에 던지는 데스!]

친실장은 난처했지만, 그래도 의외로 멋진 기지였다.

실장석은 몸 구조가 좋지 않아 일년내내 항상 똥을 싸재끼며 살아간다.
다만 그만한 양의 똥을 모아두고 있냐고 한다면 그렇지는 않다.
실장석에게 똥이라는건 단순한 배설물이 아닌 다른 용도로도 사용하기 때문이다
실장석의 배설 기관인 분대는 배설시에 공기를 막을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다.

즉 이를 얼음으로 만든 가마쿠라의 안쪽에 바르는 것으로 단열 효과가 생긴 것이다.

[데...조금 괜찮아 지는것 같은 데스]

단열 효과로 조금 나아진 실장 일가.

그러나 당연히 이것도 완화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친실장은 두리번거리며 바쁘게 주위를 체크한다.
이 자리에 있는것으로 해낼수 있는 것을 필사적으로 찾는다.
당연히 자실장들도 찾고 있다.

그때 자실장 한마리가 엄자가 안고있는 구더기 실장에 눈을 고정한다.

[우지챠를 프니프니해서 데우는 테치!]

말하며 엄지실장의 손에서 구더기를 낚아친 자실장.

[좋은 테치! 프니프니해주는 테치!]
[레? 프니프니해주는 레후?]

자실장은 추위를 달래고자 필사적으로 구더기 실장을 프니프니해간다
처음엔 무른 똥을 분출하며 즐거워하던 구더기였지만
곧바로 몸을 비틀며 싫어한다

[이제 그만 레후! 이제 똥 나오지 않는 레후! 아픈 레후!]

그러나 자실장은 프니프니하는 손을 풀지 않는다
꿈틀거리는 구더기로부터 열이 나오고, 몸을 녹여간다
그 모습을 보고 엄지는 안절부절 못하며 당황하지만, 어떻게 할수는 없다.
다른 실장석들은 조용히 그 모습을 지켜보았다

[레후! 그만! 레후! 그! 레힛!. 레뺘아... 파킨!]

그러던 중 구더기는 메마른 소리를 내며 크게 몸을 젖히고 혀를 빼물고 축 늘어진다
파킨사해버린 것이다

곧 차가워지는 구더기 실장.

그리고 위축되는 실내...하지만 구더기는 이제 없다
구더기쨩을 프니프니해서 온도를 올리는 방법은 이제 사라진 것이다.

친실장은 문득 엄지에게 눈을 고정한다.

[엄지쨩 프니프니받을 데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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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부터 한달이다
오랜만에 공원을 지날때 문득 그 가마쿠라를 떠올렸다.
그러고보니 보복겸해서 삽질로 상당히 단단하게 만들어 줬었던가?
모처럼이므로 가마쿠라가 있던 장소에 가보니

가마쿠라는 내가 두껍게 눈을 쌓아놓았지만 과연 한달이나 지나니 녹아서 없구나
라고 생각했는데..

확실히 가마쿠라 자체는 녹아서 존재하지 않았다.
다만 가마쿠라가 있던 장소에 수수께끼의 새로운 녹색 가마쿠라 같은것이 세워져 있다.

이게 대체 뭐지?
바짝 마른 실장석의 똥처럼 보이지만
표면이 마르고 갈라져 있어 실장석의 똥 특유의 냄새가 나지 않는다.
어쩌면 실장석 배설물이 아닐지도 모른다.
점점 내용이 궁금해진다.

사람이 걷어차면 내용물이 보일까?
라고 생각해 가벼운 마음으로 발차기를 해보기로 한 것이다.
그렇다. 정말 가벼운 마음으로 한 것이다.


퍽!
....빵!!!

녹색의 가마쿠라를 걷어차는 순간 시야가 녹색으로 물들었다.
그리고 어머어마한 실장석의 똥과 다양한 것들이 섞인 끔찍한 냄새가 자욱했다.
나는 순간 벙쪄서 주변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녹색,녹색,온통 녹색. 여기저기 실장석의 똥이 흩날리고 끔찍한 냄새가 난다

가스 폭발이다!
밀폐된 가마쿠라에서 어떤 사정으로 실장석의 배설물이 얼어 붙었다가
그대로 해동되서 똥 표면만 말라붙어 돔 모양으로 바뀐 것이다.

그러나 내부는 덥혀진 실장석의 똥에서 나오는 가스가 고여서
내가 차는것을 계기로 돔이 부서지고 가스가 분출, 그리고 대변파티가 된것 같다.
실장석은 무엇이든 먹고 똥으로 바꾸는 생물. 자기 배설물조차 먹고 다시 배설물로 바꾸어낸다
그런것을 가마쿠라에 가둔 순간부터 이미 결말은 정해져 있었던것 같다.

그리고 가마쿠라가 있던 장소에는 실장석 일가였던 것으로 추측되는 잔해가 흩어져 있고
그 가운데 유난히 큰 실장석의 시체가 있었다.

그 시체가 나를 데프프 비웃고 있는 듯한 생각이 들었다.





명작이네

오늘은 여기까지.
퍄 짤 삽입 안해도 되니까 편하고만.

댓글 6개:

  1. 주인님 비키는데스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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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제대로 처리 안한 분충닝겐의 최후인데스. 데푸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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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똥닝겐 빡대가리데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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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실장석과 연관된자는 어떤식으로든 불행해지는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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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순간 가마쿠라 막분줄 안 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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