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리는 신이 있으면


※ 버리는 신이 있으면 줍는 신도 있다(捨てる神あれば拾う神あり) :

   버림받아 난감한 상황이 되더라도 도움을 받게되는 일도 있게 마련이라는 일본속담.



휭 하니 부는 바람이 평소보다도 차게 느껴진다.

크리스마스로 떠들썩한 마을에서 약간 떨어진 공원의 벤치에 걸터앉아, 남자는 나른하게 밤하늘을 올려다보고있다





「하아아아아〜・・・」



맥빠지는 한숨을 내쉬며, 문득 발치를 보니 어느샌가 실장석 한 마리가 남자를 보고있다



「데스ー. 데데스우?」



들실장의 구걸인가, 하고 잠깐은 생각했지만, 자세히 보니 어두워도 알 수 있을 정도로 몸가짐이 깔끔하다

남자는 상의 주머니에서 휴대전화를 꺼내들고 간이링갈기능을 켰다



「무슨일이냐? 먹을거라면 없어」

「데에・・・. 유감인데스우・・・」



실장석은 어께를 수그리면서, 주린 배를 달래는듯이 자신의 배를 쓰다듬었다

구걸은 틀림없었지만, 쓸쓸했기에 남자는 이 실장석과 조금 더 이야기를 하기로 했다



「너, 들인데도 꽤 깔끔하네」

「와타시는 오늘 낮에 이 공원에 버려진지 얼마 안되는데스. 주인은 와타시를 키울 여유가 없다고 말한데스・・・」



남자는 허리를 숙이면서, 후우 하고 숨을 내뱉었다



「너도 나와 똑같다, ・・・라는건가」

「데에・・・?」



남자의 말에 이상하다는 얼굴을 하는 실장석

어께를 늘어뜨린 채 쓸쓸한 웃음을 띄우는 남자는 말을 이었다.



「나도 말이지ー, 일하던 회사에서 갑자기 쫓겨났어. 숙소제공이었던 데라 잠 잘 데도 없고. 덕분에 오늘밤은 노숙이야」



그렇게 말한 남자는 옆에 놓인 커다란 스포츠백을 탁 두드렸다

남자는 벤치의 등받이에 팔꿈치를 얹고, 다시 밤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시골에나 돌아갈까・・・. 너도 같이 갈래?」

「데에? 그래도 되는데스・・・?」



생각치도 않은 남자의 제안에 실장석은 기뻐했다



「지금이라면 아슬아슬하게 야행열차시간에 맞출수 있을거야. 좋아, 쇠뿔도 단김에 뺀다, 라는거지!」



간신히 야행열차에 올라탄 일행은, 다음날 아침, 옅은 안개가 낀 산간의 시골마을을 걷고있다



「데에・・・, 졸린데스우・・・」

「그러니까 도착할때까지 자두라고 했잖냐.・・・오, 저기 보인다」



그러면서 남자가 가리킨 방향에는 낡은 집 한채가 보였다

집 너머에는 더욱 큰 건물이 보인다

그 건물로부터일까, 집에 다가감에 따라

<데스ー데스ー><데에에ー>

하는 다수의 실장석 짖는소리가 들려온다



「저건 뭐인데스?」



「아아, 말 안했던가. 우리집 실장축산농가야. 실장석에게 아이를 낳게해서 파는 일. 닭처럼」

「데에?」



거기까지 들은 실장석은 자신의 뺨에 식은땀이 흐르는 것을 느꼈다

남자는 가볍게 말을 하면서 실장석을 천천히 안아올렸다



「뭐ー, 큰 돈 만지는 일은 아니라서 집을 뛰쳐나와 도시로 간거였는데・・・. 선물도 들고왔으니 용서해주시겠지?」



남자에 안겨 바들바들 떠는 목소리로, 실장석이 묻는다



「서, 설마・・・, 와, 와타시도・・・?」

「말했잖아? 일하지 않는자 먹지도 마라, 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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