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가


       1



 힘없이 문을 노크하는 소리에 물을 끓인 주전자를 손에 든 내가 묻는다.

「네ー, 누구세요?」

 대답하는 소리는 없고, 다시 문을 두드린다.

 누구야. 의아해하면서 컵라면에 물을 붓고, 현관문구멍을 들여다본다.

 아무도 없다. 하지만 노크는 계속되고있다.

 거기에서 나는 상황을 파악챘다.


 자물쇠를 열고, 기세좋게 문을 열어젖히자, 무언가가 부딛히는 감촉과 「데베엣!」하는 비명.

 현관 앞의 콘크리트에 이마를 박은 실장석이 있었다.

 내 모습을 확인하더니, 눈물을 살짝 띄우더니, 떠들어대기 시작한다.

 눈을 치켜뜨고 한 손을 힘차게 휘두르고 있는 것을 보니 화를 내고있다는 것은 알겠다.

 데스데스 시끄럽기가 더할나위 없다.

 애초에 링갈도 쓰지 않고있으니까 말을 알아들을 리도 없다.

 그저 시끄러울 뿐이지만, 나는 이녀석의 의도를 알고있다.

 그녀석의 멱살을 잡고, 방 안에 내동댕이친다.

「데부앗!」

 추악한 낯짝에 어울리는 꼴사나운 소리가 난다.

 시멘트바닥에 얼굴을 강타당했기 때문인지, 더러운 체액이 후두둑 떨어져있다.

 나는 유세를 떨며 혀를 찼다. 모처럼 청소한지 얼마 안됐는데.

 엎드린 채로 어께를 떨고있는 실장석의 두건을 잡아서 얼굴을 억지로 들게했다.

 예상대로, 코피와 입에서의 출혈로 비장한 얼굴이 되어있다.

 실로 역겹다.

 그것은 이녀석이 웃고있었기 때문이다.

 소리를 죽이며 징그럽게 눈과 입을 일그러뜨리는 표정.

 떨고있던 것은, 울음이 아닌 웃음을 틀어막고있었기 때문인가.

 이녀석은 아마도 자랑스러워하는 모양이다.

 난폭한 환영이었다고는 해도, 인간의 집에 들여보내졌다는 것.

 「사육실장이 된다」라는, 목표의 제1단계를 클리어한데다 인간을 훌륭히 속였다는 것에 우월감을 얻고있는 것이다.

 평소의 나라면 이쯤에서 얼굴이 두 배로 부어오르도록 걷어차줄것이다.

 하지만 오늘은 그것을 꾹 참는다.

 이 순간만은, 기쁨에 젖도록 내버려두는게 좋다고 생각했기때문이다.

 그쪽이 나중에 재밌어질테니.

 이윽고 실장석은 몸을 일으키더니, 나에게 뭔가를 떠들어댄다.

「데엣! 뎃스데스우」

 얼굴의 아래쪽 절반은 자신의 체액에 젖은채로 올려다보는 분충은 자신만만하다.

 그래봤자 이 상처의 대가로 추가적인 요구라도 하고있는 것이겠지.

 이 부분은 링갈따위 쓰지않아도 대충 예상이 간다.

 시끄러운 소리를 가로막고 내가 말을 던진다.

「너, 아이의 상황을 보러 온것 아니었냐?」

 실장석은, 데? 하면서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눈을 부릅뜨면서 똥을 지렸다.

 거세게 부풀어오르는 속옷이 조금만 더 있으면 바닥에 닿을것같다.

 다행이네, 바닥 더럽혔다간 팔 하나 정도는 각오하라고 했을텐데.

「데스우! 데스데스뎃스!!」

 방금까지와는 다르게 여유가 없는 모습으로 우왕좌왕하며 팔을 흔들어대는 실장석.

 그래그래, 그러면 면회를 하도록 할까.

 거실을 지나 옆방의 문을 열자, 나는 실장석의 팔을 하나 받아내게 되었다.



       2



 그것을 알아챈 것은 집에 도착했을 때였다.

 저녁식사로 사온 편의점 도시락을 데우려고 봉지에 손을 뻗은 그 순간.

 눈이 마주쳤다.

 적과 녹의 다른 색이 가만히 나를 바라보고 있다.

 도시락의 포장은 뜯어져있고, 메인인 고기 등 내가 좋아하는 반찬만 먹혀 어질러져있다.

 그것뿐이 아니고, 먹은것 대신이라고 하는듯이 싸질러놓은 똥 때문에, 다른 반찬도 차마 먹을수 없는 것으로 변해있었다.

 그것은 나를 바라보면서 아직까지도 내 밥이 되었어야 하는 것을 으적으적 입으로 옮긴다.

 가끔씩 자신이 귀엽다고 주장하는 것처럼 「테치ー」하고 짖으며 포즈를 취한다.

 이게 무슨 일인가. 나는 어께를 축 늘어뜨린다.

 이유는 두 가지.

 하나는 저녁식사를 잃었다는 것.

 또 하나는 실장석의 탁아를 알아채지 못했다는 것이었다.

 경계하고 있었다면 빈 봉지를 들든, 봉지입구를 묶어놓든 대책을 취했을것을.

 게다가 실장석의 접근도 인식할 수 있었을텐데.

 스스로의 방심이 저주스럽지만, 그 이전에 미운것은…,

「테츄」

 이녀석이다.

 무슨 권리가 있어 내 밥을 멋대로 먹는가. 분충이라 그렇다. 생각해도 무용한 일이다.

 그러면 어떻게 할까.

 잠시 생각하고 있으니, 봉지 안의 자실장이 일어났다.

 두 손을 흔들며 이쪽을 향해 뭔가를 요구하기 시작한다.

 눈살을 찌푸리면서 그녀석을 그저 지그시 내려다보고 있으니, 점점 외치는 소리가 거칠어진다.

 마찬가지로 표정도 일그러지고, 그렇잖아도 못생긴 얼굴이 한층 더 재수없어진다.

 최종적으로는 발을 구르기 시작한다.

 의사소통이 되지 않는것을 이해하지 못한 채, 무시당한다고 멋대로 착각해서는 분기탱천한다.

 얼마나 천박한거지, 이녀석?

 시끄러우니까 일단은 조용히 시키기로 했다.

 두 뺨을 옆으로 집는다.

 입이 뾰족해지면서 약간은 조용해졌다.

 불만스러운지 내 손가락을 힘없이 때린다. 뭐, 이녀석에 있어서는 전력으로 하는 것이겠지만.

 그 조차도 정신사납다.

「조용히」

 한 마디, 짧게 명령했다.

 한순간 그 손이 멎었지만, 얼마 안 있어 또다시 날뛴다.

「조용히!」

 주의를 준다. 목소리에 약간의 노기를 담는다. 똑똑한 개체라면 이쯤에서 위기감을 느낄터이지만…

「테에후에ー!!」

 쓸데없는 짓이었던 모양이다. 짧은 다리를 들어올리는게, 닿을리도 없건만 발차기를 하려는 모양이다.

「조용히」

 세 번째의 경고. 하지만 이미 들을 생각도 없는 모양이다.

 나는 피로함이 담긴 한숨을 쉬며, 앞머리를 잡아당겼다.

「테!? …테, 테, 테테쥬아아아아앗! 아아아아아츄아아아아아아!!!」

 아픔과 눈앞에 들이대어진 목숨 다음으로 소중한 머리털의 일부.

 지금까지 중에서도 가장 크게 외침, 아니 비명을 지른다.

 발작하는 것처럼 온몸을 꿈틀거리며, 눈 앞의 머리털에 손을 뻗는다.

 하지만 닿지는 않는다.

 발버둥을 치는 그녀석을, 알몸으로 만들어 다트판의 중심에 테이프로 붙인다.

「테뱌아아아!! 쥬아아아아아아아!!」

 움직이지 못해서인지, 아니면 머리털을 빼앗겨서인지, 그도 아니면 이제부터 벌어질 참극을 상상해서인지 격렬하게 울부짖는다.

 사지를 붙이고나서, 머리를 날려버리려는 듯이 흔든다.

 이미 바닥에는 똥무더기가 생기고있다.

「그러면, 게임을 시작해볼까」

 나는 다트를 쥐고 조준을 하면서 말한다.

「테에아아아아앗! 테에엣테아아!!」

 들을 생각이 없는 모양이지만 계속한다.

「내가 10개 던지는 동안 무사하다면 키워주지」

 울음소리가 뚝 그친다. 키운다는 단어에 반응한 모양이다.。

 그리고는 테프프프 하면서 쪼갠다. 근거도 없는 자신감.

 뭐, 아무쪼록 절망에 몸부림쳐보거라.

「그러면 간다」

「테치ー!」

 말과 동시에 날아든 화살은 단번에 자실장의 왼발에 꽂힌다.

「지…에에에에에아아아아앗!?」

 바보구나. 다트판을 가지고 있을 정도니까 나름대로 실력이 있는데.

「자아, 머리 휘두르면 맞기 쉬울거야」

 하지만 아픔때문인지 혼란때문인지 떠들기를 멈추지 않는다.

 개의치않고 두 발째.

 빨려들어가는 것처럼 머리에.

 하지만 머리를 휘두르고 있었기에 오른귀를 꿰는데에 그친다.

「테샤앗! 테히잇!!」

 이것으로 정신사나운 움직임도 멈추겠지.

 무리하면 귀가 찢어질테니.

「계속해서 간다ー」

 그로부터 오른눈, 왼손, 왼옆구리, 왼발, 목젖, 오른가슴, 입안에 각각 다트가 박힌다.

 이젠 떠들지도 못하고, 아픔에 눈물을 흘리며 똥을 지릴 뿐인 표적이 된 자실장.

 그런데도 아직 살아있다는게 엉터리스러운 생물이지.

「다음으로 마지막이다. 기도나 해둬」

 조준을 하는 나에게 남은 한쪽 눈으로 매달리는 것처럼 바라본다.

 아주 약간만, 희망을 주기로 했다.

「아ー, 그건 그렇고 배고프네. 먼저 밥이라도 먹을까」

 아주 약간만 집행시간을 늦춘다.

 그렇게하면 이녀석은 혹시 마음이 바뀌지않을까 하는 안이한 기대를 하지않을까.

 아니면 시간이 생겼으니 꼴같잖은 잔꾀라도 부리려고 하지 않을까.

 무엇보다도, 재미있는 반응을 보이는 것을 기대한다.

 나는 부엌으로 가서 주전자를 불에 얹는다.

 그때,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3



「네가 나에게 탁아한 자실장이었던 것이 저거야」

 다트의 표적이 되어 형틀처럼 붙들려있는 그것을 보고, 실장석은 움직임을 멈추었다.

 저건 무엇인가.

 눈 앞의 광경을 이해하지 못하는 모양이다.

 하지만 「테…에에…」 자실장이 쉬어버린 목소리를 내자, 적녹의 두 눈이 튀어나올 것처럼 크게 벌려진다.

「데…데에에에에에에에!?」

 이윽고 속옷이 부풀어오르고, 바닥에 녹색 얼룩이 묻는다.

 나는 방금 마음속으로 되뇌였던 것을 실천했다.

 말하자면, 실장석의 오른팔을 잡아 뜯었다.

 나에게 오른손을 쥐여져있음에도 정면을 본 채로 소리만 지르는 실장석을 무시하고, 어께죽지부터 힘을 넣는다.

 옷이 타지는 소리, 살이 찢어지는 소리, 피가 솟구치는 소리, 충격에서 아픔으로 대상을 바꾸는 외침.

 몸통과 분리된 그 오른팔을 지시봉처럼 들고, 자실장을 가리킨다.

「자, 감동적인 친자상봉이다」

「데, 가, 가쥬아아아아아앗! 데엣! 데아아갸아아아!」

 하지만 정작 실장석은 고통에 신음하며 바닥을 구르고있다.

 적과 녹. 각자가 복잡하게 뒤섞이며 대리석문양을 형성한다.

「야, 말 좀 들어」

 실장석이 목이 터져라 소리를 지르고있어 말이 들리지 않는 모양이다.

 나는 부엌으로 돌아가 하얀 김을 내뿜는 주전자를 가지고 돌아온다.

 몸부림치는 실장석을 밟아서 드러누운 자세로 고정.

 그럼에도 머리털을 휘두르며 날뛰고있기에, 비어있는 왼손으로 얼굴을 강하게 누른다.

 아까보다도 한층 더 침과 눈물로 더러워진 그 얼굴에,

「지베에에에에에엣아아아아아아아!!」

 끓는 물을 붓는다. 되도록 입 안에 들어가도록.

 방금까지 끓고있던 물이 목의 점막을 침범하는 또다른 고통에, 억눌려있던 호흡에 실장석은 몸을 뒤튼다.

 주전자의 물을 모두 붓고 나니 실장석은 목소리도 내지 못한채, 얼굴에 심한 화상을 입고있었다.

「들어」 가타부타 반응이 없길래 한방 때려주고 다시금 「들으래두」

「데…즈우」

 그 눈이 공포로 흐려져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말을 잇는다.

「저 애새끼가, 내 도시락을 먹었어」

「데에?」

「그래서 저래」 참극을 맛보여준 자실장을 가리킨다. 「알겠냐」

「데!? 데스웃! 데에에스!」

「뭐야, 불만있어?」

「데스웃! 데부베라밧!!」

 분홍색 살이 보이는 오른팔이 있던 장소에 손가락을 쑤셔넣고 헤집는다.

「아앙? 건방진데?」

 꽤나 아픈건지, 비명도 아니고 공기가 새는 소리만 난다.

「내 밥이었다고, 내 밥」

 손톱을 세워서 보다 깊게 손을 밀어넣는다.

「상응하는 대가를 치러야 하는거잖아. 어른들이 말하듯이」

 손목까지 들어가려고 할 즈음에 긁는 것처럼 힘차게 잡아뽑는다.

「데쟈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앗!!」

 지금까지 중에서 가장 크고 긴 비명.

 동시에 지금까지 중에서 가장 많은 피가 뿌려진다.

 외침이 끊어지더니, 나에게 목젖을 보이는 것처럼 고개를 뒤로 젖히고, 실장석은 움직이지 않게 되었다.

 죽었다, 라는 것은 아니다.

 쇼크가 너무 강해서 일시적인 가사상태에 빠진 모양이다.

「젠장! 분충인 주제에 생명력이 없네」

 나는 움직이지 않게 된 장난감을 던져버리고 자실장을 향한다.

「마마가 구해주러 올거라고 생각했냐?」

「테에…테에에」

「유감이네. 도움 안되는 마마를 가져서」

「테에에에에……테에에엥! 테에에엥!!」

 울기 시작하는 자실장을 내버려두고, 나는 친실장에게 목줄을 채웠다.

 그리고 천장에서 늘어져있는 쇠사슬에 붙들어매었다.

 일어나라고 힘껏 뺨을 꼬집는다.

 얼굴이 꽤나 부어오를 즈음, 친실장이 가늘게 눈을 떴다.

「데…? 데즈우?」

 부어오른 눈꺼풀로 덮인 눈으로 두리번거린다.

 아무래도 현재상황을 이해하지 못하는 모양이다.

「이봐」 그러니까 설명을 해주기로 한다.

「네 애새끼가 내 도시락을 먹어치운 값을 네가 해줘야겠어」

「데스? 데, 데스웃! 데스데스!!」

 생각이 났는지 필사적으로 고개를 옆으로 흔드는 친실장.

 그때마다 매달린 쇠사슬이 딱딱한 소리를 낸다.

「오늘은 나도 피곤해. 기회는 내일 주지. 그때까지 여기서 편하게 있어도 된다」

 말을 마친 나는 자실장의 다트를 거칠게 뽑아내고, 만신창이가 된 그녀석을 마찬가지로 만신창이인 어미에게 넘겨준다.

 다만, 손 닿는데가 아니라 발치에 놓아준것 뿐이다.

「데에에에에엣스!!」

 무사한 왼손을 뻗는 어미.

 약간만 더 뻗으면 되었을 때,

「데엑크!」

 숨막힌 소리를 내며 뒤로 나자빠진다. 매여있는 쇠사슬의 길이가 한계이기에 목줄이 조여든 것이다.

 게다가 넘어져있기에 쇠목줄은 점점 친실장의 숨통을 조여든다.

 이 사슬은 성체 실장석의 신장이라면 절대로 눕기는 커녕 주저앉을 수 조차 없는 길이로 설정되어있다.

 하물며 쭈그려서 새끼를 안아드는 따위가 될리가 없다.

 말하자면 계속 서있을 수 밖에 없다.

「그러면, 또 보자」

 나는 잠드는것 조차 허락되지 않는 상황에 내몰린 친실장에게 웃는 얼굴로 인사했다.



       4



 그로부터 삼 일 정도 지났다.

 그 실장친자를 봐주기는 커녕, 그 방문을 열지도 않았다.

 커튼을 닫아둔 그 방에는 빛도 닿지않고, 먹이도 없고, 잠도 잘수없다. 친실장은 어떤 상황일까.

 얼른 보고싶다는 욕구를 억눌러왔지만 슬슬 한계이다.

 문을 열고나니 제일먼저 악취가 코에 와닿는다.

 처리하지 못하고 쌓인 똥의 냄새.

 어두컴컴한 방을 가로질러, 커튼과 함께 창을 열어젖힌다.

「테아아아아아…」

 내리쬐이는 빛에 자실장의 것인지 가느다란 목소리가 들린다. 돌아본다.

 실장석의 살같은 거무죽죽한 빛을 띄고있었다.

 자신의 왼손을 끊임없이 깨물고는 그 아픔으로 졸음을 몰아내려한 것이리라.

 너덜너덜한 왼손. 그 이상으로 목의 염증이 눈에 띈다.

 발 아래에는 두둑한 녹색의 산. 악취의 근본.

 이미 속옷은 찢어져있는 모양이다.

 전체적으로 여기에 왔을때보다 더럽고 초라하다는 느낌을 부정할수 없다.

 대조적으로 자실장은 기운찬 모양이다.

 입은 상처도 거의 아물어있고, 옷과 앞머리가 없다는것 이외에는 지극히 보통이다.

 그 때의 공포가 새겨져있는지 내 모습을 확인하더니 어미의 뒤에 숨는다.

 실장석은 그런 새끼를 지키려고 필사적으로 위협을…할 생각도 없다.

 잠들지 않는것, 그리고 목이 조여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고작이리라.

 일심불란하게 왼손을 물어뜯는다.

 마치 내 모습이 보이지 않기라도 하는것처럼.

「테!? 테츄! 테치ー테치ー!」

 분명히 지켜줄거라고 생각한 어미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에 자실장이 화가 났는지, 그 발을 걷어찬다.

 새끼라고 해도 저렇다니 실장석이라는 것은 참으로 계산적인 생물이다.

 내가 어이없어 하는 동안에도 자실장은 어미를 걷어차고, 때리고, 물어뜯는다.

 그리고 알아챘다.

 어미의 다리가 도려나가져 있다는 것을.

 그것은 정확히 자실장의 얼굴 높이에 많이, 어지럽게 깎여나가 있다.

「테에아앗!」

 자실장은 힘차게 어미의 살을 물어뜯는다.

 그렇군, 나는 내심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너덜너덜하던 자실장이 어떻게 이렇게 건강해졌는가.

 삼 일이나 먹이를 주지 않았는데도, 말이다.

 그 해답이 눈 앞에 있다.

「텟츄텟츄ー웅♪」

 방금의 분노는 어디로 갔는지. 자실장은 철퍼덕 주저앉아 물어뜯은 살을 두 손으로 쥐고 씹기 시작한다.

 말하자면 이런 것이다.

 이 새끼는 자신의 어미를 먹이로 삼아 살아온것이다.

 그야말로 실장석의 견본같은 자실장이다.

 나는 발을 뜯어먹혀도 흥미를 보이지않는 실장석의 눈 앞에 걸어갔다.

「여어, 잘있었냐?」

「………」

 침묵. 딱히 대답을 기대한 것은 아니지만, 가까이에서 보니 공허한 눈과 지독한 냄새가 확연하다.

 새끼가 나를 알아채고 열심히 위협하며 어미를 부추기려 하지만, 그것을 무시하고 다시금 다가간다.

「어때, 반성했냐?」

 물론 자실장을 나에게 떠넘기고 도시락을 못쓰게 만든것에 대한, 이다.

 하지만 여전히 무반응.

 그러니까 걷어찼다.

 휘두르는것 같은 오른쪽 돌려차기가 실장석의 왼쪽 옆구리를 파고든다.

 목소리도 내지못하고 날려가자, 쇠사슬이 팽팽해지며 목줄이 숨통을 압박한다.

 눈이 크게 떠지면서 혀가 칠칠맞게 튀어나온다.

 그리고 반동으로 돌아오는 것을 보아 다시 걷어찬다.

 얼마간 샌드백 상태로 걷어차인 복부의 아픔과, 목이 조여지는 경추의 압박, 산소결핍을 맛보여준다.

 자실장은 그런 어미를 비웃으며 「텟츄! 텟츄!」하면서 내 흉내를 내고있다.

 수십번을 반복하니 배가 변형되고 목이 매달린 상태가 되더니, 명백하게 모기소리같은 숨만 남았다.

 거기에서 처음으로 목줄을 풀어주자, 빨려들어가는 것처럼 머리를 지면에 들이받는다.

 둔탁한 소리를 내며 고개가 이상한 방향으로 휘기는 했지만, 가끔씩 경직하는 것을 보니 죽지는 않은 모양이다.

 오히려 혈색이 좋아지고 있다.

 아무래도 눕게 되는것이 행복해서, 체력이 회복되는 것이리라.

「데ー……데ー……」

 바닥에 얼굴을 붙이고 있으면서도 갸냘픈 숨소리가 새어나온다.

 나는 그녀석을 그대로 두고 방을 나선다.

 한편 자실장은 뭐하고 있느냐 하면, 내 흉내를 내는 것인지 친실장을 계속 걷어차면서 유쾌한 표정으로 똥을 지리고 있었다.

 

       5



 저녁식사를 마치고, 식기를 정리하고 있으니 옆 방에서 자실장의 울음소리가 나왔다.

「테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앗!!」

 귀찮으니 내버려두고 싶은 생각은 굴뚝같지만, 이 연립주택은 벽이 얇다.

 항의가 들어오면 보통 일이 아니다.

「시끄럽다!」

 힘차게 문을 열어젖히자 자실장이 울면서 똥의 자국을 점점이 뿌리며 나에게 달려온다.

「테챠아아!! 테쥬웃…테에에에에!!」

 눈물과 콧물로 질척질턱한 얼굴로 손가락질하는 방향에는 의식을 되찾는 실장석이 있었다.

 아직 만족스럽게 움직이지는 않을 것이다.

 상처투성이인 왼손과 어중간하게 재생된 오른팔로 필사적으로 바닥을 긴다.

 발은 자실장에게 뜯어먹힌 탓에 생각처럼 서지 못하는지도 모른다.

 부어오른 그 눈꺼풀 아래. 적녹의 눈동자는 분노를 흘리며, 강한 의지를 담고있다.

「데에……즈우우우우」

 시선은 자실장에게서 떨어뜨리지 않고, 지금도 이빨이 깨지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세게 이를 악물고있다.

「테츄! 테츄ー!!」

 자실장은 내 바지자락을 잡아당기며 뭔가를 요구하고있다.

 아마도 친실장을 두들겨패다가 뼈아픈 반격을 받은 것이리라.

 자세히 보니 오른손이 이상한 방향으로 휘어져있다.

 어떻게 할까 생각하고 있으니, 실장석이 발치에 도달했다.

 자실장은 내 뒤에 숨어서 테프프 하고 비웃고있다.

 이녀석의 머리속에는 이미 내가 지켜주고 있는 것으로 되어있는 모양이다.

 긍정적이네. 참으로 긍정적이네.

 이대로 자실장을 넘겨주어도 좋겠지만 그래서야 재미가 없다.

 어쨌거나 이녀석은 내 도시락을 먹은 것이다.

 실장석조차도 먹을 것에는 집착한다.

 원래부터 음식의 원한이라 하는것은 무서운 것이다.

 월급날까지 한참 남은 가운데, 최후의 사치로 사들인 도시락의 대가를 이녀석들에게 구한다 해도 벌을 받지는 않을 것이다.

 자실장을 집어들고, 찬장 위로 옮긴다.

 살았다고 생각하는 것이겠지만, 내 머리보다도 높은 그 위치는 그녀석의 감옥이나 마찬가지일것.

 그렇게 해두고 친실장에게 말을 건다.

 링갈은 찬장에서 꺼내두었다.

「여어, 건강해보이는구나」

『무슨소리인데스! 저 애새끼를 내놓는데스!』

 이런이런, 전날에 나한테 잔뜩 당한건 잊고 그런 태도라니. 용감하구나, 참으로, 얄팍하구나.

「안돼」

 깔끔한 거절에 실장석은 떼를 쓰는것처럼 온몸을 바둥거린다.

『테프프, 오마에같이 지저분한 녀석은 그런 꼴사나운 모습이 어울리는테츄』

 자실장도 나에게 당한 짓은 잊었는지, 완전히 자신의 아군이라고 착각하고있다.

『시끄러운데스! 당장 끌어내리는데스!! 닝겐!

 멍ー하니 있지말고 저녀석을 와타시에게 헌상하는데스!!』

「그러니까 안된다니까」

 다시금 득의만연해지는 자실장을 곁눈질로 보면서 나는 말을 잇는다.

「저 꼬맹이는 내가 나중에 듬뿍 괴롭힐테니까」

 실장석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는다. 헤벌레 벌려진 입이 멍청하다.

『그런테츄! 와타치는 이 닝겐에게 앞으로 듬뿍 귀여움받…테에에에에에엣!?』

 자실장이 댐이 터지는것처럼 똥을 분출한다.

 시선이 고정되지않고, 무릎이 벌벌 떨린다.

 그 모습을 보던 어미는 싯누런 이빨을 드러내며, 비열하게 웃는다.

『데프프프! 역시 오마에같은 덜떨어진 놈은 괴로운 운명인데스. 꼴좋은데스』

 갑자기 기운이 넘치는 실장석.

 역시 이녀석도 착각하는군.

 이래서 분충은 싫다니까.

 이놈이고 저놈이고 자신만은 특별하다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최악의 생물이다.

「있지」 한숨을 섞으며 말을 토한다. 「너도 죽는건데?」

『데!? 무, 무슨말인데스!? 저 애새끼를 조지면 그걸로 되는것일데스우!!』

『개소리마는테츄! 원래부터 오마에가 나빴던테츄!!

 와타치를 만족시키지 못한 오마에가 나쁜테츄!!』

『데쟈아아앗!! 닥치는데스! 누구 덕분에 태어났다고 생각하는데스까!』

『오마에의 자 따위로 낳음당하고 싶지 않았던테치! 누구 때문에 아픈 꼴을 당했다고 생각하는테치!!』

 친자의 추악한 말다툼에 짜증이 났기에 입을 다물게 하기로 했다.

 기어오는 어미를 밟는다.

 아니, 그런 미지근한 표현이 아니가.

 밟아 으깬다, 이다.

 뒤통수를 짓밟혀 화끈한 소리를 내며 바닥에 얼굴이 부딛힌 친실장은,

「데벳」하고 짧게 짖고는 조용해진다.

 그거 속시원하다는 듯이 웃는 자실장의 몸을 쥐자, 곧바로 우는 소리로 바뀐다.

『테, 테에에에에에에에에!! 뭐하는테치! 놓는테치! 지금이라면 용서해주는테뺘아아아아아!!!』

 자실장의 몸에 다섯 손가락을 세워 움켜쥐고, 쥐어짠다.

 손톱이 그 피부를 꿰뚫으면서 우반신에 4개, 좌반신에 1개, 구멍을 뚫으면서 사지의 뼈를 으스러뜨린다.

 자실장은 고통이 극심한지 입을 뻐끔거리며 여닫을 뿐이고,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

 어미는 나에게 머리를 짓밟힌 채로, 스스로 흘린 피의 바다에 얼굴을 담그고있기에 목소리는 커녕 호흡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손발을 바둥거리며 몸부림친다.

 나는 그것들에 신경쓰지않고, 애써 평온한 목소리로 알린다.

「너희들은, 어느쪽도 살아서 나가지 못해」

 아주 약간 친자를 괴롭히는 고통을 약하게 한다. 말이 귀에 들어가도록.

「꼬맹이는 내 도시락을 먹은 죄. 어미는 꼬맹이에게 그런 기회를 준 죄. 어느 쪽이든 간에 대가가 필요하지」

『지…지랄하지 마는테치……와타치에게 밥을 먹게해서…영광으로 여기는…테기이이이이이잇!』

 이 지경에서 입을 나불거리다니, 이 꼬맹이는 꽤나 분충인 모양이다.

 상으로 내장 깊숙히까지 손가락을 박아넣어준다.

 미적지근 한게, 기분나쁘다.

 호흡곤란 때문에 가늘게 경직하기 시작하는 실장석의 뒷머리를 잡아, 매달아올린다.

 그 얼굴에 침을 뱉으며,

「그래서, 뭔가 정당한 변명이라도 있냐?」

 질문을 던지고 10초는 지났을까, 친실장이 궁시렁궁시렁 중얼거린다.

『와타시는…아이가…행복해지길 원해서……』

 코피가 심한데다 얼굴이 뭉개져있기에, 짓눌린 소리밖에 나오질 않는다.

「하아!? 그런 이유면 나한테 폐를 끼쳐도 된다고!?」

『죄, 죄송한데스우……용서해주시는데스우…무엇이라도 하는데스우…』

 적과 녹의 눈물을 흘리며 애원하는 모습은, 애처롭다고 하기 보다는 비참하다.

 그 말에 얼마만큼의 진심이 담겨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뭐든지 한다고 하니까 기회를 주자.

「그렇군」 생각하는 척을 한다. 불안을 부추기기 위해서이다. 「도시락 값으로 네 머리털과 옷을 내놔」

『데!? 그, 그것만은 봐주시는데스우!!』

 짧은 손으로 비는것같은 시늉을 한다.

 역시 결국은 이 정도인가.

「그러면, 죽을래」

『기, 기다려주시는데스! 머리털과 옷 이외에는…! 그거 이외에는 뭐든지 하는데스!!』

「바보냐, 너. 그러니까 머리털과 옷을 내놓으라는 거잖아. 내 도시락을 먹었고, 방을 더럽혔지.

 가치가 있는 것이랑 교환하지 않으면 어쩌겠다고」

 뭐, 나에게 있어서는 모두 무가치하지만, 이녀석들에게 소중한 것을 빼앗는 행위 자체에는 상당한 가치가 있지.

『데에에…그래도, 그렇게되면, 와타시들은 공원에서 살아갈수 없는데스…』

 잘 알고있구만.

「그러니까, 지금 내 손에 죽어볼지, 공원의 동족에게 두들겨맞고 잡아먹혀 죽을지 고르라고 하는거야」

 아무렇지도 않게 선고하니, 친실장의 얼굴 한가운데에 주름이 잡힌다.

 이를 드러내고 가늘게 떨더니, 외친다.

『깝치지마는데스!! 따지자면 오마에는 닝겐인 주제에 건방진데스!!

 얌전히 와타시들에게 봉사하면 충분한데스!』

 오오, 할 말이 없어지니 그쪽이냐.

 정색한다기 보다는 짜증을 부리는 느낌이지군.

 정신을 차려보니 오른손의 자실장은 죽기직전이었다.

 흥분해서 너무 세게 쥔 모양이다. 위험해, 위험해.

『당장 그 더러운 손 놓는데스! 그렇지않으면 묵사발로…』

 적당히 듣기 질렸으니, 머리털을 쥔 손을 놓는다.

 한 순간의 부유감을 얻은 후, 떨어지는 실장석이 바닥에 닿기 전에 걷어찬다.

 복부에 명중한 일격은 실장석을 간단히 날려보냈고, 회전을 더하여 벽에 내팽개쳤다.

 화끈한 소리.

 벽에 녹색 자국을 남기며 떨어진 실장석의 앞머리를 끌고, 그 눈알에 다시 침을 뱉는다.

「일방적으로 내놔라 내놔라 하면서 세상의 룰도 모르는 분충은 죽는게 당연하지」

 데에, 하곡 짖을 뿐, 의미가 있는 말을 하지 못하는 분충.

「하지만 나는 친절하다. 그 룰을 알려주지. 그리고 실행할 수 있다면 머리털도 옷도 그대로 해방시켜주지」

 그 순간, 친실장의 눈동자가 번뜩인것 같은 느낌이 든다.

 살아남을수 있다.

 희박한, 가느다란 가능성.

 하지만 분충인 이녀석은 그 말도안되는 가능성이라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생각한다.

 자신에게 형편이 좋은 것처럼.

 낙관적이기가 더할나위 없다. 하지만 일이라는게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구.

「첫째, 대가를 치를 것. 도시락에 걸맞는 무언가를 너희들이 가지고 있다면, 이겠지만」

 그렇게 말하자마자 실장석이 징그러운 웃음을 짓는다.

『밤 상대를 해줘도 좋은데스우♪ 뭐하면 낮부터라도 사랑해줘도 되는데…가악……』

 실장석의 오른 눈알. 그 뒤에 손가락을 꽂아넣는다.

 그리고는 이어진 신경부를 검지손가락과 중지손가락으로 집는다.

「그런것은 가치가 없다. 기껏해야 머리털과 옷 정도지」

 신경을 데굴데굴 굴리자, 거기에 맞춰서 실장석의 몸이 움찔움찔 떨린다.

 들리지 않는 모양이군.

「그러니까, 너희들에게 이 방법은 무리이다. 그러니까」 일부러 말을 끊는다. 혀로 입술을 핥고, 계속 말한다.

「내기를 하자는거다」

 눈알을 굴리던 손을 멈춘다.

 갑자기 거칠게 숨을 쉬기 시작한다. 그렇게 진정하는 것을 기다려 다시 한 번 제안한다.

「내기를 하겠냐? 너희들이 이기면 무죄방면. 지면 죽는것보다도 고달픈 지옥이다만」

 실장석은 웅크리고는 데스데스 중얼거리고있다.

 아마도 지금까지 받은 고문같은 대접으로 갈음하자든가, 닝겐 주제에 건방지다든가 하는 것이리라.

 하지만 그게 통하지 않는다는 것은 몸으로 익혔을 터이다.

 제시된 선택지를 고를 수밖에 없다.

 자신은 그 이외의 방법을 가지고있지 않으니까.

『알겠는데스우…』

 띄엄띄엄 쥐어짜는 목소리에 나는 만면의 웃음을 머금었다.



       6



 친실장은 우물쭈물 하면서 진정이 되지않는 모습이었다.

 눈가리개를 하고, 두 손 두 발을 묶이고, 테이블의 다리에 매달려있다.

 귀에는 이어폰을 꽂아두고 적정볼륨의 음악을 흘리고 있기에, 주위의 상황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 불안한 모양이다.

「이봐, 준비는 되었냐?」

 갑자기 음악이 멈추고 들려온 내 목소리에 몸을 떤다.

『…무엇을 시작하는데스?』

「간단해. 지금부터 들리는 소리가 무슨 소리인지 맞추면 된다. 기회는 5번. 그 이상으로 틀리면 실격이다」

『데에에에… 너무 어려운데스우…』

「안심해라. 한 번 틀릴때마다 힌트를 주지. 어쩌면 바로 알아챌지도」

『그, 그렇다면 어떻게든 되는데스! 닝겐, 바로 시작하는데스!!』

 오, 갑자기 기운을 내는군. 좋아ー, 그러면 시작해볼까.

 

『통통통』



 경쾌한 소리. 높으면서, 그렇게까지 귀에 거슬리지 않는 소리.

 거기에 섞여서,



『테쟈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앗!!』



 비명.

『데에엣!? 아이가, 아이가 울고있는데스!! 뭐하는데스까!』

 혈색을 바꾸면서 몸부림치는 친실장이지만, 어떻게도 할수없다.

「이봐, 그게 문제가 아니야. 얼른 답을 맞추면 끝날 일이야. 자아, 무슨 소리냐?」

 친실장은 고개를 기울인다.

 필사적으로 소리의 정체를 생각하는 모양이다.

 하지만 이어폰에서 가느다랗게 자실장의 비통한 외침이 들리고있기에, 거기에 신경이 팔리는 모양이다.

『아아, 정말이지! 정신사나운 자인데스웃!! 마마가 필사적으로 구해주려고 하고있는데스!! 입다물고있는데스!』

 짜증을 낸다고해도 알 수 있을리가 없다.

「타임오버ー. 앞으로 4번이야」

『데엣!! 치사한데스우! 지금은 무효인데스!!』

「시끄럽구만」 테이블이 흔들릴 정도로 두들겨팬다. 「쓸데없는 말을 하는게 잘못이지」

 친실장은 피를 토하면서, 분하다는 듯이 입가를 일그러뜨린다.

『힌트를…내놓는데스우…』

「건방진 아가리구만…. 뭐 좋아, 입 벌려라」

 말을 듣고는 입을 크게 벌린다.

 하지만 무슨 짓을 당할지 몰라서 경계하고 있는 것을 알수있다.

 부들부들 떨고있다.

 그리고 그 혀 위에 따끈한것이 닿자 『데햐앗』하면서 꼴사나운 소리를 낸다.

 처음에는 겁먹었지만, 서서히 퍼져가는 감미로운 맛을 알아챈 것이리라.

 쭈뼛거리며 그것을 씹기 시작한다.

『마, 맛있는데스! 이런 맛있는 것은 먹은 적이 없는데스!! 최고인데스!!』

 환희에 떨며 침을 튀기며 외친다.

「이봐이봐, 힌트라니까. 제대로 맛봐」

『이, 이게 힌트인데스까!? 굉장한 힌트인데스!! 다음으로 가는데슷!!』

 아아, 이녀석… 틀릴 생각이 가득하구만…

「안됐다, 너. 바보같은 마마를 가져서」

 눈 앞에서, 도마에 매여있는 자실장에게 연민의 시선을 보낸다.

『아픈테치이…손씨 아파……아픈테치이…』

 들리는지 아닌지 모르겠다. 헛소리같은 소리를 중얼거린다.

 나는 마이크를 오른손의 위치에서 왼손의 위치에 맞춘다.

 그렇게 하고는,



『통통통』



 왼손을 잘게 썰었다.

 그 순간 자실장은 소리를 지른다.

『응갸아아아아아아쟈아아아아아아아!! 데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고개를 흔들며, 눈을 치켜뜬 자실장의 소리는 마이크에 살짝 잡힐 정도이다.

 친실장에게는 멀리서 울부짖는 것으로밖에 들리지 않으리라.

「자아, 무슨 소리일까?」

『모르겠는데스우♪ 힌트를 원하는데스우♪』

 태어나서 처음으로 얻은 감미로운 미각.

 거기에 취해서, 당초의 목적은 잊은 모양이다.

「어쩔수없군ー. 자아」

 자실장의 왼손이었던 살점을 입안에 넣어주자 맛있다는 듯이 침을 흘린다.

『뎃스〜웅♪ 맛있는뎃스ー. 다음 가는데스』

 의기양양하게 친실장이 재촉한다.

 나는 그 분충적인 태도가 만족스러워 견딜수가 없다.

「그러면 간다」

『그만둬주시는테치이…손씨 아파, 테치. 아픈거…싫은테치이……』

 애걸하는 목소리는 최고의 BGM이다.

 나는 오른발에 식칼을 대었다.

『이갸아아아아아아아악!! 아파아파아파아파아파테지이이이이이이이! 마마는 뭐하는테치! 얼른 구하는테갸아아아아아아아악!!』

 안됐네. 너의 그 꼴은 마마가 원한거란다.

 자실장의 상태를 아는지 모르는지, 그 고기를 희희낙락하며 씹는 친실장.

 벌써부터 식욕으로 가득찬 모양이다.

 4번째의 기회도 깔끔히 날려버리고 왼발을 뱃속에 집어넣어버리니, 자실장은 이미 오뚜기이다.

 다음에는 물론 목을 베어낸다.

「자아, 마지막 기회다. 실패하면 너희들 죽으니까, 잘해봐」

 뭐, 그 전에 자실장은 죽겠지만.

『아, 아뿔사데스우! 와타시가 그대로 함정에 걸려버린데스우!!』

 네가 제발로 걸려버린거 아니냐는 딴죽은 참아두고, 마지막 칼질을 넣으려고 하니, 기다리라는 말이 나왔다.

『부탁인데스우! 조금만 더 힌트를 주시는데스우!!

 고기도 좋지만, 더 알기쉬운 힌트를 원하는데스우!!』

 이런이런, 어디까지 제멋대로인거냐.

 뭐, 자실장과는 금생의 이별이 될지도 모르니까. 가볍게 목소리라도 들려줄까.

 나는 마이크를 자실장의 입가에 갖다대고 말을 재촉한다.

『테에에…마마, 구해주는테치이…. 손씨 아픈테치…… 발씨도 아픈테치……이. 구해주…구해』

「이만 종료ー. 알겠냐?」

 보니까 친실장은 새파란 얼굴로, 화끈하게 빵콘해있다.

 알아챈 모양이군.

『서, 설마…그런, 그럴리가 없는데스! 너무 심한데즈우!!』

「그러면 마지막 기회, 가볼까!」

『기다리는데스! 대답하는데스! 대답할테니 기다리는데』

『마마아ー! 죽고싶지않은테치이이이이!! 맛있는 밥 먹고싶었던테치!

 예쁜 드레스 입고싶었던테치! 아이들을 낳으며 행복해지고싶』



『터엉!』



 마지막은 가벼운 한 번의 소리였다. 내가 했지만 깔끔한 솜씨이다.

『데쟈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앗!!』

 목이 터지려는 듯한 절규.

 10초 이상 이어졌을까. 쉬어버린 공기소리만 남았을 때에 내가 묻는다. 상큼하게.

「그래서, 무슨 소리?」

『데ー…』

 침을 흘리며 망연자실해있는 친실장은 제대로된 사고를 하지 못하는 모양이다.

「대답을 못하겠냐? 마지막이니까 1분은 기다려주지」

 데ー데ー하는 한 소리만 고장난 스피커처럼 반복하는 것을 보니, 이젠 무리인가 하고 생각했다.

 그때였다.

 갑자기 얼굴을 치켜든다 싶더니,

『와타시의 아이를 죽이는 소리였던데즈우…』

 너무 소리를 질러서인지, 쉬어버린 목소리로 대답한다.

「정답입니다!!」

 그때의 내 목소리는 무척 밝은 것이었으리라.



       7



 친실장은 약속대로 공원에 무죄방면해주었다.

 아이는 아쉽게 되었지만, 그거야 이녀석이 빨리 정답을 맞추었으면 되었을 문제일 뿐이기에 체념하도록 하자.

 친실장은 과거에 자실장이었던 것을 두 손으로 안고있다.

 오른손에는 오뚜기의 몸통.

 왼손에는 절망으로 일그러진 머리통.

 마치 어르는 것처럼 양쪽을 들고, 말을 잇는다.

『자아, 오늘부터, 새로운 생활이, 시작되는데스우…』

 완전히 말라버린 목소리로, 나를 돌아보지도 않고 터벅터벅 걸어간다.

 그 동안, 한 순간도 말이 끊어지는 일은 없었다.

 아이는 살아있다.

 그렇게 착각하기 위한 자기암시인가, 아니면 그냥 미친 것인가.

 나에게는 판단이 가질 않는다.

 하지만 한 가지만 알 수 있는 것이 있다.

『오늘은 느긋하게 쉬는데스우…』

 그 목소리가 실장석에 있어서 특이하고 이상하다는 것이다.

 예상대로, 목소리를 들은 들실장들이 공원의 여기저기에서 와글와글 몰려들어 모습을 드러낸다.

『데프프프, 이상한 소리를 내는 녀석인데스우』

『와타시의 옥구슬처럼 가벼운 목소리와 비교하면 천양지차인데스우』

『왠지 맛있어 보이는 것을 들고있는데스우. 내놓는데스!』

『한 방 먹여주는데스우!!』

 순식간에 주위를 둘러싸이고,

『데갸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길고 긴 탁한 비명이 공원 안에 메아리쳤다.



-끝

댓글 4개:

  1. 이 띵작에 댓글이 없네. 좋은 아이디어 + 군더더기 없으면서도 세세한 묘사가 마음에 드는 탁아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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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노예닌겐이 또 출산노예를 공물로 바친데수 데뿌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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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띵작 인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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