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신불, 벽실장, 여기까지…



즉신불

어느 날 집에서 학대용으로 기르는 실장이 기묘한 말을 꺼냈다.



"와타시의 아름다움을 이해 못 하는 건 닝겐의 바보 같음도 있는 데스지만
 이 세상이 틀려먹은 것인 데스. 아아 이런 세상에 태어난 와타시는
 정말 불쌍하고 박복한 미실장 데스우~."



"오, 너 그거 알아?
 위대한 사람이 그랬는데 먼 미래에는 부처님인지 신인지가 와서
 이 세상을 극락정토로 만들어 준대나봐."



"극락정토! 와타시에게 어울리는 장소 데스.
 분명 콘페이토도 실컷 먹는 데스우~.
 어떡하면 갈 수 있는 데스? 당장 가고 싶은 데스!"



"음 글쎄다. 즉신불이 되면 갈 수 있대나(애드립)."



"그럼 즉신불이 되는 데스!"



"좋아 알았어. 후회하지 마!"



그래서 즉시 만화 '불새'에서 본대로 실장을 생매장했다.
흙을 덮기 시작했을 때 역시 미래가 보였는지 데스데스 항의하기 시작했지만 무시.

지금은 공기 구멍인 파이프를 타고 "데스ㅡ웅" "데스ㅡ웅" 하고 아양 떨거나 울거나 항의하는 소리가 전해진다.
그런데 실장은 즉신불이 되어서 미래에 발굴되어도 물 부으면 원래대로 돌아올 것 같단 말이지.
미래의 신인지 부처인지 미래인인지에게 맡기자.



.



.


수만 년 후



실장인 "이거 참 꽤나 빈티지한 건어물인 거예요~."



벽실장

집의 오래된 안채, 그 지하실에서 보물찾기를 하고 있었다.
낡은 장롱을 치우자 그 뒤의 벽에 파묻혀있던 실장석을 발견했다.
설마 살아있을 거란 생각은 안 했는데 놀랍게도 이 녀석은 눈을 두리번거리며
나를 보더니 "데에에에..." 하고 운 것이다.
무서워진 나는 바로 달아났다.
그 이후로 안채의 지하실에는 가지 않는다.




여기까지 잘 온 데스. 자 웰컴 데스!


많은 대원이 희생되고 마침내 정상에 도달하는 등산대의 눈에,
언젠가 버렸던 휴대식량이 열받는 포즈로 굳어진 모습이 비치는 것이었다.

상당히 울컥 할 것 같네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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