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동 준비


"......한때는 어떻게 되는 줄 알았던 데스."

모닥불에 골판지가 던져진 친자는 울부짖다가 우여곡절 끝에 남성의 설명에 사정을 이해했다.
대신에 받은 것이 목함. 불탄 비축분 대신에는 실장푸드와 수건을 받고 안심.

"오히려 다행인 데스."


목함은 겉보기도 깔끔하고 외풍도 잘 안 드는 구조이고, 수건도 있어서 따뜻하다.
먹이도 나무 열매나 주워온 것보다 훨씬 좋았다.

"식사도 곤란한 놈들보다 훨씬 나은 살림 데스."

"추워서 떨고 있는 놈들이 불쌍한 테치ㅡ."

"우리는 승자 테치이♪"

일가는 훌륭한 집에 풍부한 물자라는, 자신들의 혜택받은 환경을 서로 기뻐했다.

"마마아."

"왜 그러는 데스 9녀?"

"왜 집이 수많은 모르는 어른들한테 둘러싸인 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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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격은 너무나 갑작스러웠다.
충분한 먹이와 수건 비축에 성공한 들실장 일가는 습격당했다.
골판지 밖에서 일가가 태평하게 있을 때 친실장에게 다른 성체가 덮쳐든다.

"테챠아아!!? 마마한테 뭐 하는 테치이이!!!"

친을 걱정한 삼녀가 맞서려고 하자 낯선 자실장 세 마리가 삼녀를 때려눕힌다.
경악하는 나머지 자실장에게 다른 낯선 자실장 두 마리가 한 손에 조약돌을 들고 덮친다.

"테벳."

습격당한 장녀는 머리가 깨져 바닥에 쓰러졌다. 공황에 빠진 자실장들은 비명을 지르며 우왕좌왕 달아난다.

"우리의 승리 데스! 밥을 가져가는 데스!!!!"

습격한 성체가 빈사 상태의 친실장을 버리고 골판지에 들어가자 환성이 울린다.
습격일가는 실장푸드가 든 알루미늄 캔을 발견하고 빼앗은 물자를 그 위에 올렸다.

"오케이, 철수하는 데스!"

친실장이 마지막으로 본 것은 전리품을 메고 의기양양하게 끌어올리는 습격일가와 빈사 상태의 자신의 자들의 모습이다.
일가는 겨울을 맞지도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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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에 사는 들실장은 열심히 먹이를 모았지만 일가가 겨울을 나기에는 택도 없다.
친실장은 앉아서 굶주림으로 동족식을 하여 전멸할지, 소중한 자신의 자를 솎아낼지 고민하고 있었다.
그런 친실장에게 영리한 차녀가 귀띔한다.

"공원 구석에 사는 일가를 봤더니 푸드 같은 게 잔뜩 있었던 테치."

"있어도 나눠줄 리가 없는 데스."

차녀는 깊게 한숨을 쉰다.

"......그게 아닌 테치. 전부 받는 테치. 다 같이 덮쳐서 전부 뺏고 모두 죽이는 테치.
와타시도 내키지 않지만 어쩔 수가 없는 테치. 우리는 그래야만 겨우 살아남을 수 있는 테치."

"오마에는 그런 분충이었던 데스?! 선악도 구분 못 하는 데스까?!!"

"선악의 문제가 아닌 테치...... 냉정하게 생각하면 알겠지만 두 가족 몫의 밥은 없는 테치.
저쪽 가족이 살아남을지 우리가 살아남을지, 어느 한쪽밖에 없는 생존경쟁 테치."

"그렇다고 그런 짓은 허락 못 하는 데스ㅡㅡ!"

"그럼 마마가 모두에게 말하면 되는 테치.
다른 집을 습격하는 게 싫으니까 우리는 굶주려서 동족식하는 데스,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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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닝겐상 감사한 데스."

링갈은 들실장 성체가 되풀이하는 인사를 충실히 번역하고 있었다.
이 들실장, 수건과 생명줄인 실장푸드가 든 알루미늄 캔을 받은 것이다.
덕분에 먹이를 모을 필요 없이 겨울을 맞을 수 있을 것이다.
맛없는 나무 열매는 버리면 된다.

"아니 뭘, 별것 아니야ㅡ."

청년은 그렇게 대답한다. 실제로 별것 아니었다.
선물은 자잘한 물건뿐이다.
수건은 버릴 정도로 낡았다.
실장푸드는 알루미늄 캔 윗부분뿐이고、 그 밑에는 조약돌이 들어있다.

마지막 희망이 조약돌이었다는 걸 알았을 때 어떤 표정을 지을까.
그것을 생각하니 청년은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끝

댓글 2개:

  1. 서로 싸우는 분충들 위에 웃는 닌겐상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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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문단나눔이 좆같은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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