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충사 -1- 노인의 창


분충사 제 1화 - 노인의 창(蒼)

어느 산 속의 농촌은 수수께끼의 생물의 횡포로 인해 농작물에 지대한 영향을 받고 있었다.
모처럼 키운 채소는 송두리째 먹고 민가에 침입해서 제멋대로 날뛴다.
종종 아이들에게 똥을 던지거나 짐을 빼앗기도 한다.
어떻게든 대처하겠다고 구제를 시도했지만, 그 수는 생쥐가 불어나듯 금방 원래대로 돌아온다.
역으로 기르면 어떻게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길러 보았지만, 너무나 제멋대로인 성격에 마을 사람들은 쓴맛을 보게 되었다.

속수무책.
마을은 미지의 생물에 유린되어 가고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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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그 마을에 짐을 등에 짊어진 청년이 나타난다.
청년이 마을의 상황을 보면서 한마디.

"심하군..."

촌장은 그 생물에 관해서 알고있는듯한 청년을 불러들이고 마을사람들을 모아서 회의를 열었다.

"「」코라고 합니다. 분충사를 생업으로 하고 있습니다."

청년 「」코는 자기 소개를 짧게 끝내고 촌장들로부터 이야기를 듣는다.

"...... 라는 상태입니다"

촌장이 청년에게 상황을 간추려서 얘기해주자 청년이 입가에 손을 대면서 말한다.

"그것은 분충의 짓이군요"

청년은 짐에서 비디오 테이프를 꺼내더니 마을사람들에게 그 테이프의 내용물을 보여준다.
테이프 속에서 펼쳐진 것은 도시에서 날뛰고 있는 수수께끼의 생물의 생태.
「」코는 그것을 '실장석'이라고 불렀다.

비디오의 영상을 보이면서 「」코는 설명해 나간다.
실장석은 사람에게 아양을 떨고, 동족을 먹으며, 간사하게 증식하는 생물이다.
출산 방법, 마라실장과 수실장 등의 종류, 그리고 그 대처방법.
「」코는 마을사람들에게 약의 처방과 그것의 효과적인 사용법을 며칠 동안 전수했다.

"가장 유효한 것은 이것입니다"

그가 짐에서 꺼낸 것은 잠들어 있는 한마리의 자그마한 자실창석.

"이것을 번식시키면 분충을 쓰러뜨려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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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달 후.
그날 어떤 실장석 친자가 오랜만에 산에서 내려오고 있었다.
목적은 농작물.
산간의 겨울은 혹독하다.
먹이도  충분히 얻을 수 없다.
그러니까 이렇게 식량이 곤란해지면 당연하다는듯이 마을로 내려온다.
언제나처럼 닌겐이 만든 것을 먹어치워주는 것이다.

"데프프프"
"""치프프프"""

친자는 천박한 웃음을 흘리면서 농가로 향한다.
그 도중에 마을 온군데에 무수한 녹색 얼룩이 생겨났다는 사실을 친자는 눈치채지 못한다.
한채의 민가 앞마당에 발을 내딛는다.

"테츄~웅♪"

한마리 자실장이 달콤한 냄새에 현혹되어 어디론가 뛰어간다.

자실장이 찾아낸 것은 뾰족한 것이 많이 달린 것.
그것이 잔뜩 떨어져 있다.
그것을 본 자실장들이 몰려든다.
친실장도 그것을 입에 넣으려던 참이였다.

'테츄♪ ..... 테..... 테보아!"

자실장의 모습이 갑자기 변모하더니 괴로운듯이 몸부림치기 시작한다.

"테테테테테데, 데데츄츄츄츄보아!"

입에서 대량의 피를 토하더니, 절명한다.

"데, 데스우!?"

자신의 새끼가 갑작스럽게 변사하자 친실장은 눈물을 흘린다.
다른 새끼도 자매의 변사에 똥을 지리며 떨고 있지만, 한마리의 멍청한 자실장은 자매의 변사를 봤음에도 불구하고 뾰족뾰족한 것을 입에 넣는다.

'테츄~웅♪ ..... 테, 테데테츄.. 테츄우우우우!"

이번에는 똥을 대량으로 분출시키며 겨울 하늘로 일직선으로 기세좋게 상승한다.
그리고 낙하하더니 '치벳!'하고 녹색의 얼룩이 되었다.

'데 데스우! 데즈아아!"

아이들의 변사로 슬픔에 잠겨가던 중, 친실장은 금속이 스치는 소리를 듣는다.

"데?"

소리의 출처를 찾으려 하자, 싹둑!

자실장의 목이 몸통에서 떨어졌다.

"테츄?"

땅바닥에 굴러떨어진 목은 갑작스러은 일에 의문이 든 듯한 표정이었다.
그리고 그대로 입에서 '치보아'하고 피를 토하더니 숨이 끊어진다.

"보쿠우"

친실장이 발견한 것은 모자를 쓰고 가위를 가지고 있는 생물.

"데스데스우! 데스우! (잘도 귀여운 와타시의 자들을 죽인 데스! 봐주지 않는 데스!)"

친실장은 위협한다.
자실장은 '테츄-!'하고 울면서 가위를 가진 생물로부터 떨어지려고 하고 있다.

"데-스데스우! (자아, 귀여운 와타시의 자들은 이쪽으로 도망치는 데스!)"
"테츄 테츄~웅! (마마, 무서운 테츄!)"
"보쿠우"

테치테치거리며 어미 곁으로 도망치려는 자실장들에게 가위가 가로로 번쩍!

"""츄베!"""

아이들은 부모의 눈 앞에서 모두 목이 날아갔다.
남은 것은 한마리뿐.

"데, 데스우... (아아 자들이.... 귀여운 와타시의 자들이이 데스우....)"

절망에 휩싸인 친실장은 아이를 잃은 슬픔도 채 가시지 않은 가운데 신변의 위험을 느끼고 발길을 돌려 그 장소에서 달아난다.
남은 새끼를 버린 채로.

"데스데스! (일시 퇴각인 데스!)"
"테! 테츄테츄~웅! (마마!? 두고 가지 않는 테츄!)"

그런 새끼의 울음소리에 귀도 기울이지 않고 친실장은 도망쳤다.
도망가는 도중 마을 곳곳에서 실장석들의 비명이 들려온다.
때때로 하늘 높이 똥을 분출하며 실장석이 날아오른다.
그곳을 보면, 모자를 쓰고 큰 가위를 든 녀석들이 동료를 순식간에 찢어발기고 있다.
자실장이든 뭐든간에 관계없이 모두 쭉쭉 찢겨나간다.

친실장은 난생 처음 공포를 느꼈다.
몸이 공포에 휩싸인채로 어떻게든 산 초입까지 도망쳤다.
산까지 들어가면 안전하다.
설마 닌겐의 마을이 이렇게나 위험천만한 장소로 바뀌어 있었다는 사실은 꿈에서도 몰랐다.
몇달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어이, 분실물이다"
"데스?"

돌연, 후방에서 닌겐의 목소리.
돌아보니 자실장을 한 손에 든 닌겐 남자가 서있었다.

"테츄, 테츄~웅♪ 테프프프프 (마마, 와타시 사육되는 테츄. 마마보다 와타시가 귀엽다는 것인 테츄)"
"...이다만, 맞나?"

남자가 손 안에서 아양부리는 자실장을 바라보며 친실장에게 묻자 친실장은 분노에 얼굴을 일그러뜨린다.

"데-스우 데스우! 데스우! (오마에는 마마의 불행인 데스! 오마에 따위보다 와타시가 몇배나 귀여운 데스!)"

친실장과 자실장은 추한 말다툼을 하기 시작했다.
남자는 한숨을 토하며 빈 손으로 손가락을 튕겼다.
그러자 금속이 스치는 소리와 함께 모자를 쓴 것이 한마리 나타난다.

"데, 데스우..."
"테, 테츄-웅...."

아까의 참극을 본 탓인지 친자는 조용해졌다.

"보쿠 보쿠우 (마스터 「」코님, 마을 쪽은 거의 끝났습니다)"
"수고했다"

보고를 마친 모자의 생물은 친실장을 보면서 살의를 보이고 있다.

"보쿠보쿠우? 보쿠보쿠우 (마스터, 마무리를 지어도 괜찮겠습니까? 저는 아무래도 이 냄새가 싫습니다)"

모자의 생물은 무표정으로 가위를 철컹철컹 울린다.

"아아, 상관 없어. 나도 이 냄새는 싫다."

얇게 웃는 주인의 허락을 받은 모자의 생물은 친실장을 향해 가위를 향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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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씨, 아무래도 실장석은 대부분 정리된 것 같군요"

촌장은 산 입구에서 돌아온 「」코와 실창석을 맞이했다.
연로한 촌장은 얼굴 가득히 미소를 짓고 있다.

"그런듯 하네요"

「」코는 담배연기를 뿜어내며 촌장에게 자실장을 내밀었다.
아까의 자실장이다.
죽이지 않고 가지고 있었다.

"테츄테츄 (닌겐, 빨리 따뜻한 잠자리와 밥을 준비하는 테츄)"
"글쎄요? 이 자실장은 어떻게 할까요?"
"실장석이란 것은 키우는 방법에 따라서는 먹을 수도 있습니다. 이것을 사육하여 새끼를 낳게하는 것입니다."
"그건 도움되겠군요"
"이어서 즐거운 자실장 학대법도 가르쳐 드리죠"
"그건 재미있겠군요"

앞으로의 생활에 희망을 보고 있던 자실장을 무시하고 「」코와 촌장은 앞으로의 실장석의 운명을 즐겁게 말하고 있었다.

「」코는 실장석 격퇴 방법 뿐만 아니라 학대의 즐거움도 마을 사람들에게 전하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이번의 사건에서 마을사람들은 실장석을 붙잡은 다음 배운 학대법으로 스트레스를 발산하고 있었다.
이런 첩첩산중의 마을에는 오락거리가 될만한 것이 없다.
그런 가운데 갑자기 전해진 스트레스 발산 방법.
빠져들지 않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이런저런 악행을 저지른 실장석들에게 자비심을 가지고 있는 마을사람 따윈 없다는듯이, 하루하루 실장석의 비명이 집집마다 울려퍼지고 있었다.

동시에, 「」코가 전해준 실창석은 실장석을 배제할 뿐만 아니라 주인이 말에 착실하게 움직이며 농가의 도움이 되고 있었다.
과소화(過疎化)가 진행되어 자식이나 손자가 적은 노인들에게 실창석은 「」코가 가져온 보물이 되어간다.
노인은 실창석을 친손자처럼 귀여워 한다.
실창석도 노인의 사랑에 부응하도록 마을 사람들에게 진심으로 다가간다.
어느덧 그 농촌은 실창석과 사이좋게 사는 마을로서 유명해졌다고 한다.



"그럼 다음은 어디로 가볼까나"

오늘도 학대신사 겸 분충사 「」코는 분충으로 곤란에 빠진 땅을 향해 걸어나간다.


-끝

제목의 창은 실창석의 창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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