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충사 -8- 해질녘의 놀이

그저 나는 그 아이들이 좋았을 뿐이었어.
함께 놀면서 즐거웠어.
그도 그럴 것이 나도 그 아이들도 정말로 행복감에 둘러싸여 있었거든...



분충사 제 8화 - 해질녘의 놀이



켄타는 그날도 걸음이 무겁다.
탄식하면서 노을을 올려다본다.
지금부터 정말로 싫어하는 학원에 가야한다.
왜 학원에 가야할까?


어머니는 좋은 학교에 들어가서 좋은 대학에 들어가면 나중에 행복해질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아직 초등학교 5학년, 막 11살이 됐을뿐인 켄타에게 장래의 일 따위는 와닿지 않는다.
뭐가 되고 싶은지도 정하지 않았는데 말이다.
이제 학원 시간인데도 발걸음은 무겁다.
가끔은 무엇을 위해 공부하고 있는지조차 알 수 없다.

한숨을 토하며 공원 옆을 지나갈 때였다.

"테-...."

가냘픈 울음소리.
켄타는 두리번거리며 울음소리가 나는 곳을 찾았다.
공원에 들어가 잡목림에 눈을 돌리자, 땅바닥에 쓰러진 자그마한 생물이 한마리.
켄타는 그것이 '실장석'이라는 것을 이전에 봤던 TV 프로그램을 통해 떠올렸다.
아무래도 새끼인듯 하다.

가까이 가보자 너덜너덜한 몸을 이끌고 앞으로 가려고 하고 있었다.
자실장이 가려고 하는 앞쪽에는 누워있는 성체실장석.
켄타는 아이지만 그 성체가 죽어있다는 사실을 금방 눈치챘다.
전신에서 피를 흘리는데다 머리도 빠져있으며 옷도 입고 있지 않고 있다.
켄타는 아직 학대라는 행위는 모르지만, 심한 꼴을 당했다는 것은 이해했다.

성체의 주위에는 자그마한 실장석의 팔이나 다리가 조각조각 흩어져 있었다.

"테-... (마마, 오네챠...)"

링갈이 없는 켄타로서는 그 자실장의 말을 알 수는 없었지만 분명 친자 사이였구나 하고 생각한다.
너덜너덜한 자실장은 그대로 기절하고 말았다.
켄타는 그 너덜너덜한 자실장을 안고 공원을 뛰쳐 나갔던 것이다.

-----

"안돼!!"

어머니의 노성이 집안에 울린다.

"뭐 이렇게 빨리오나 했더니 실장석을 키우고 싶다고!!?? 학원도 아무말 없이 쉬고 도대체 뭔 생각이니!?"
"...하지만"

제대로 어머니의 얼굴을 쳐다보지 못하는 켄타의 품에 안긴 너덜너덜한 자실장.

공원에서 뛰쳐나간 켄타는 집으로 돌아와 어설프게나마 자실장을 치료했다.
하지만 금방 어머니에게 들켜서 히스테리를 일으키게 하고 말았다.

"아무튼 그딴 건 키울 수 없어! 내년은 수험이라고? 공부에만 전념해! 당장 버리고 와!"

어떻게 오늘만은 집에 두는 것을 허락 받았지만, 어머니는 그 이상은 일절 봐주지 않았다.
결국 켄타는 자실장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

"...테치"

켄타가 지켜보는 가운데, 밤이 되서야 자실장이 타올을 깔아놓은 골판지 박스 안에서 눈을 뜬다.

"아, 잘됐다. 눈을 떴구나"
"테치테치...?"

켄타는 기뻐하지만 자실장은 당황하면서 주변을 둘러본다.
켄타는 자실장이 어미와 자매를 찾고 있는 것이라고 직감했다.

".....너의 어미와 자매들은.. 이미 죽었단다"

조용히 그렇게 말하자, 순간적으로 자실장의 눈이 커진다.

"테---"

켄타는 잽싸게 소리내어 울려고 하는 자실장의 입을 막는다.

"안돼. 조용히 하지 않으면 내 어머니가 화낸다고"

자실장은 켄타의 말을 이해했는지 소리지르던 것을 멈추고 조용히 소리를 억누르며 운다.

"테-...., 테-.... (마마.... 오네챠...)"

켄타는 그 자실장의 등을 부드럽게 쓰다듬어줄 수밖에 없었다.

조금 진정한 자실장에게 켄타가 말을 건다.

"나는 너를 도와주긴 했지만 이 집에서 길러줄수는 없어. 하지만 방금 인터넷에서 조금 조사해봤더니 너처럼 쪼그만 자실장은 어미가 없으면 야생에서 오래 못산다고 하더라고..."
"...."

자실장은 가만히 켄타의 말을 듣고만 있다.
아첨도 하지 않고 울부짖지도 않는다.
봄이 다가오고 있다고는 하지만 바깥의 밤은 춥다. 어미 없는 자실장 한마리은 결국 죽고 말 것이다.

"공원에 돌려보내 줄 수도 없단다... 들실장들이 널 먹어버릴거야..."

공원도 안된다. 집도 안된다.

하지만 그 때, 켄타의 뇌리에 하나의 아이디어가 번쩍였다.

"그래, 거기라면.."

-----

다음날 아침.
학교에 가기 전, 켄타는 커다란 다리 밑에 있었다.
눈앞에는 강이 흐르고 있다.
켄타는 예전에 다리 기둥에 자신만의 비밀기지를 만들었었다는 사실을 어젯밤 떠올렸던 것이다.
널빤지 따위로 만든 자그마한 어린이용 은신처.
다리 주변에는 들실장도 없고 사람도 좀처럼 오지 않는다.

켄타는 자실장이 든 골판지 상자를 비밀기지에 내려두고, 자실장에게 편의점에서 산 실장푸드를 건넨다.

"여기라면 무서운 사람 같은건 안올테니까. 학교가 끝나면 다시 올게"
"테츄- 테츄-...."

자실장은 매우 불안하고 쓸쓸한 듯한 표정이었다.
자그마한 몸뚱이도 떨리고 있다.

켄타는 자실장의 머리를 한번 쓰다듬어 주었다.

"괜찮아. 무조건 다시 올테니까. 그러니까 절대로 여기서 나가면 안된다?"
"테츄- 테츄-.."

켄타를 올려다보는 자실장의 표정은 정말로 쓸쓸해 보였다.

-----

오후에 학교를 마친 켄타는 곧바로 다리 밑으로 향한다.
비밀기지에 들어가 '어이'하고 부른다.
그러자 내부의 그늘로부터 조그만 자실장이 달려온다.

"테츄-!"

켄타를 향해 달려온 자실장은 켄타의 다리를 붙잡고서 조용히 테츄테츄하고 울기 시작한다.
외로웠겠지. 불안했겠지.
켄타는 등을 부드럽게 쓰다듬어 주고는 가방에서 남겨온 급식을 꺼냈다.

"자, 오늘은 건포도빵이 나왔단다"

켄타가 빵을 주자, 자실장은 맛있게 먹기 시작한다.

그것을 바라보던 켄타는 문득 떠올린다.

"너에게도 이름이 필요하겠네... 그래! 빵을 먹고 있으니까 '빵'이라고 하자!"

이렇게 자실장은 '빵'이라는 이름을 얻었고, 매일 켄티를 비밀기지에서 기다리게 된다.
켄타는 춥지 않도록 비밀기지 벽을 보강하여 바람이 들지 못하게 했다.
고양이나 개가 들어오지 못하개 문도 달았다.

켄타가 오지 않으면 빵은 여기서 나가지 못하지만, 자실장인 지금은 어쩔 수 없다.
그 외에도 지면에 골판지를 펴서 깔아준다.
잠자리가 된 골판지 상자에는 따뜻한 천을 넣어준다.
기지 내의 구석에 구멍을 파고는 그것을 화장실로 정한다.

"나는 거의 아침이나 방과 후 밖에는 못오겠지만, 휴일에는 꼭 놀러올게"
"텟츄~♪"

상냥하게 대해주는 켄타에게 빵도 점점 마음을 열어 간다.

켄타도 집에 돌아오면 공부는 딴전이고, 인터넷으로 실장석에 대해서 조사하고 있었다.
먹이, 훈육, 병. 어찌되든 스스로 할 수 있는 범위 내의 것들을 해주려고 생각하는 것이다.

"자, 다음 간다~"
"테츄-!"

휴일에는 함께 기지 밖에서 논다.
공놀이나 숨바꼭질. 켄타와 빵은 아이들이 자주 하는 놀이를 해질녘까지 했다.

"그럼 이만 갈게"
"테츄..."

헤어질 때의 빵은 상황을 이해하긴 하지만 외로운 듯했다.
아직 자실장이다. 원래라면 어미에게 항상 응석부리고 있어도 이상하지 않다.
유일한 아군인 켄타와의 이별은 빵에게 크나큰 불안과 공포를 주고 있을 것이다.
빨리 혼자서도 설 수 있는 성체가 되기를 바랬다.
켄타는 성체가 될 때까지 절대로 빵을 지켜주겠다고 맹세했다.

-----

"자, 이거 줄게"

어느날, 실장석에 흥미를 가지게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된 반 친구 한명이 실장링갈을 줬다.
신상품을 산 관계로 낡은 기종을 켄타에게 준 것이다.
학교가 끝나자마자 링갈을 들고 비밀기지로 향했다.

"텟츄~♪ (켄타군이 온 테츄♪)"

링갈에는 그렇게 표시되고 있었다.
이전 자신을 소개했을 때 빵은 켄타의 이름을 기억했던 것이다.

"빵, 이것을 사용하면 빵과 이야기할 수 있단다)"
"테츄테츄? (대단한 테츄. 빵의 말을 알아듣는 테츄?)"
"응"
"텟츄~♪ (켄타군과 이야기할 수 있는 테츄♪)"

빵은 기쁜 듯이 기지 내를 쫑쫑쫑 뛰어다녔다.

"참, 빵. 이거 줄게"

켄타는 품에서 여분의 명찰을 꺼낸다.
거기에는 빵과 켄타의 이름이 적혀 있었으며, 뒷면에는 '이 아이를 학대하지 마세요'라고 적혀 있었다.

"이걸 달면 무서운 사람도 괴롭히지 않는단다"

켄타는 빵의 옷에 명찰을 달아 주었다.
아직 몸에 비해 명찰이 컸지만 빵은 기뻐하고 있다.

"테츄테츄 (감사한 테츄, 켄타군)"

켄타는 빵에게 과거를 물어봤다.

학대파의 집에서 태어난 빵은 태어날 때부터 학대와 이웃사촌이었다고 한다.

"야, 왜 이딴 것도 못하냐?"
"츄아아앗아아아아앗아아!"

눈앞에서 자매가, 어미가, 인간에게 괴롭힘 당한다.
빵은 인간 덕분에 훈육을 받고 현명한 개체 정도의 지혜를 얻었지만...

"너희들 질렸어. 뒤져"

그러한 불합리한 이유로 일가가 전멸당했던 것이었다.
자신을 끝까지 감싸던 어미는 눈앞에서 인간에게 빠루를 얻어맞아 절명했다.
자매들은 거질게 뜯겨나갔다. 혹은 짓밟혀 살해당했다.

"아~. 죽이는 것도 질렸어. 넌 들실장들한테 먹혀라"

그러한 애매한 이유로 빵은 간신히 목숨을 건졌다.
그러나 빵의 뇌리에는 학대파와 인간 어른에 대한 공포심이 강하게 심어졌다.
켄타가 아이가 아니였다면 빵은 이렇게까지 경계를 풀지 않았을 것이다.
켄타는 그러한 빵에게 상냥하게 대해 준다.
기온과 폭우, 강퐁에도 신경쓸 수 있도록 지금까지 보지 않았던 일기예보 따위에도 귀를 기울인다.
어머니는 켄타가 그런 것에 흥미를 가지게 된 것에 기뻐했지만, 모든 것을 빵을 위해서일 뿐이다.

켄타는 아직 초등학생이라 돈이 별로 없다.
그러니까 만약에 빵이 다치거나 병에 걸리면 도울 방법이 없다.
병원에 데려가면 분명 어머니한테 들킨다. 그렇게 되면 빵은 처분될 것이다.
그것만은 안 된다.
켄타는 인터넷 등에서 혼자서 만들 수 있는 약 따위를 조사하여, 약을 스스로 만드는 기술 등을 독자적으로 연구해 나간다.
약제 방법이 담긴 책을 보고 있는 아들의 모습에 어머니는 기뻐했다.

-----

세월이 흘러 빵은 중형으로, 그리고 성체로 성장했다.

"데스데스 (켄타군, 감사한 데스)"

그날도 빵은 감사인사를 하면서 켄타가 가져온 급식 잔반을 입으로 가져간다.
문득 켄타는 빵의 변화를 눈치챘다.
두 눈이 녹색. 켄타는 이전에 인터넷에서 본 적이 있다.

두 눈이 녹색이 되면 마라에게 습격당해 임신했거나 꽃가루 등으로 수정한 것이라고.

"빵, 뱃속에 아기가 있는거니? 마라실장에게 습격당했어?"

걱정스럽게 물어보는 켄타에게 빵은 고개를 가로젓는다.

"데스데스 (괜찮은 데스. 켄타군 덕분에 빵은 무사한 데스. 꽃가루로 임신한 데스)"
"축하해 빵! 그래, 빵은 마마가 되는거구나. 대단하네~"

아직 성지식이 부족한 켄타에게 생명의 신비는 대단한 것이라고 여겨지는 것이다.

"음, 나도 빵의 아기들을 위해서 여러가지 조사해볼게"
"데스데스 (켄타군, 고마운 데스)"

이미 성체인 빵은 켄타의 비호를 그다지 필요로 하지 않는다. 게다가 이미 봄이다. 바깥도 따뜻하다.
그래서 켄타는 기지의 문을 열어 빵이 출입할 수 있도록 하였다.

빵의 얘기로는, 그 후 학대파가 빵에게 다가왔지만 켄타가 준 명찰 덕분에 참사를 피했다고 한다.
이제 빵은 켄타가 없어도 되는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빵의 새끼들이 무사히 성장할 수 있을 때까지는 지켜봐주려고 생각하고 있었다.
따라서 그 어느 때보다 다양한 지식을 습득해 나간다.

-----

그런 켄타는 가끔 '실장석 학대'라는 사이트를 보고 있었다.
처음에는 '이런 끔찍한 짓을...', "이런 놈들은 미쳤어" 라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눈에 들어와 박히는 학대의 항목.
믹서기, 머리와 옷을 태우기, 사지절단하고 화형, 강체출산, 정신적 스트레스로 죽이기.
그것들을 진지하게 보는 시간이 점차 늘어가는 것이었다.

-----

몇주 후.

"데데데데데데데...."

그것은 켄타가 있을 때 일어났다.
빵의 양쪽 눈이 빨간색으로 변한다.
..출산이다.

곧바로 이해한 켄타는 미리 준비한 물이 든 페트병과 백엔샵에서 산 대야를 꺼낸다.
대야에 물을 붓고 빵의 앞에 가져다 주었다.
이미 본능으로 움직이기 시작한 빵은 대야 앞에서 팬티를 벗었다.

"데데데데데데... (태어나는 데스...)"

총배설구로부터 한마리씩 막에 덮인 자실장이 태어난다.
켄타는 그 이상의 도움은 주지 않는다.
그 편이 좋다고 인터넷에서 봤으니까.
빵은 다섯마리 출산한 후, 이번에는 점막을 신중하게 걷어낸다.

"테츄아아아아...."

자실장이 울었다.
켄타는 휴우..하고 가슴을 쓸어 내린다.

"테츄테츄"
"데스우 데스우..."

갓 낳은 자실장을 빵이 눈물을 흘리며 얼러댄다.

분명 과거를 떠올리고 있을 것이다.
힘든 출산. 그리고 어미, 자매와의 사별.
여기에는 학대파는 없다.
위험한 들실장도 없다.
켄타와 함께 있으면 분명 이 새끼들도 행복하게 될것이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두근...

켄타는 갑작스러운 통증에 가슴을 눌렀다.
왜 그럴까...?
행복하게 눈물을 흘리는 빵의 모습을 보자 기쁘기도 한 반면, 마음의 어디선가....

-----

일주일 후.

"""""텟츄~♪ (켄타군 테츄~♪)"""""

하굣길. 빵이 있는 곳으로 향하자 자실장들이 이쪽을 확인하자마자 튀어 나온다.

"안녕, 꼬맹이들"

자실장들은 켄타의 주위를 반갑다는 듯이 쫄래쫄래 뛰어다닌다.
급식의 잔반을 받는다는 것과 켄타와 놀 수 있다는 것에 흥분한 것이다.

학대파에 의해서 훈육된 빵과 훈육을 공부하고 있는 켄타 아래에서 자실장들은 비교적 좋은 새끼들로 자라나고 있다.

"데스데스 (이 녀석들! 켄타 주위에서 떠들면 켄타군이 놀아주지 않는 데스)"
"테츄테츄 (죄송한 테츄 마마)"
"테츄테츄- (하지만, 마마도 계속 켄타군을 기다렸던 테츄)"
"데스! (녀석도!)"

자실장에게 그렇게 말하는 빵의 얼굴도 붉어져 있었다.
행복한 광경이다.
빵도 좋은 실장석인데다 새끼들도 모두 자신을 따라주는 착한 아이들 뿐이다.
분충이라고 불리는 행동을 하지 않는 그녀들은 틀림없이 멋진 존재들인 것이다.

"자아, 오늘도 축구하고 놀까??"
"""""텟츄~♪"""""

이렇게 오늘도 자실장들과 놀아준다.
학원 등으로 바빠서 반 친구들과 점점을 가지지 못한 켄타에게 그녀들은 유일한 친구.
소중한 존재인 것이다.

"자, 간다~"

작은 공을 켄타가 약하게 차면, 그것을 향해서 자실장들이 달려가 덧없는 힘으로 이쪽으로 찬다.

"테치!"

그런 일을 되풀이하는 사이에, 켄타는 평화로운 미소로 놀이에 열중하고 있는 자실장을 보면서

두근..

그렇게 가슴이 울렁거린다는 것을 깨달았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무의식적으로 공을 강하게 차고 있었다.

"츄벳!"

한마리의 자실장이 정면으로 켄타가 찬 공에 강타 당한다.
얼굴에서 피가 흘러 넘친다.

"테에에에에에엥! (이따이 테츄우우우우우!)"

그 자리에서 크게 울기 시작했다.
자실장의 목소리에 정신이 돌아온 켄타는 급히 다가간다.

"미, 미안!"

필사적으로 사죄하며 항상 들고다니는 수제 실장석 치료약을 꺼낸다.

"데스데스 (괜찮은 데스. 이 정도로 울면 안되는 데스)"

통증으로 우는 자실장을 빵이 부드럽게 달래기 시작했다.

"테에에에에엥, 테에에에에엥!"

어떻게든 가벼운 상처로 끝낼 수 있었다.
그날은 공놀이를 그만두고 어쩔 수 없이 기지 내에서 놀도록 했다.

켄타는 필사적으로 억누르고 있었다.
갓 태어난 감촉, 감정을 필사적으로 누른다.
이것은 잘못된 감정이다.
하지만, 하지만...

기분 좋았다..

한번 태어난 그 감정은 날이 갈수록 커지고, 그가 빵들을 바라보는 눈은 조용히 점차 변모해 간다...

-----

켄타는 알고 있다.
오후 한시부터 세시쯤까지 빵들이 낮잠 잔다는 것을.
점심을 먹은 자실장들은 성장을 위해 잠에 든다.
빵도 새끼들을 달래며 잠든다.
그것을, 켄타는 알고 있다.

휴일 오후 한시 반, 켄타는 비밀기지로 와있었다.
평소 같으면 이 시간대에 빵들이 자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발을 들여놓지 않는다.
그러나 켄타는 조용히 기지의 문을 연다.
안을 신중하게 바라본다.

"데..."
"테츄..."

행복한 얼굴로 누워서 자고 있는 빵은 자실장들을 껴안으려고 하고 있었다.
자실장들도 빵에게 붙어서 자고 있다.

꿀꺽..

켄타는 군침을 삼키며 천천히, 살금살금 다가간다.
떨리는 손으로 빵에게서 가장 떨어진 곳에 있던 자실장을 한마리 들어 가져온 가방에 조용히 넣는다.

그대로 살금살금 기지를 나온다.
밖으로 나온 켄타는 설레는 가슴을 억누르면서 한번 가봤던 장소로 향했던 것이다.

-----

"엥? 너 초등학생 아니냐?"

주택가의 구석에 컨테이너 몇개가 이어져 있는 곳이 있다.
그 곳의 입구에 있는 남자에게 물어봤던 것이다.

"여, 여기는 돈만 주면 나이는 관계 없다고 이,인터넷에서 봐서.."
"하하하, 녀석 참. 초등학생 때부터 시작하게? 뭐 상관없지. 그건 있어?"

남자의 말에 켄타는 가방 속에서 행복하게 잠들어 있는 자실장을 보여주었다.

"휘유~"

남자는 무심결에 휘파람을 분다.

"OK OK. 원래라면 특제 컨테이너 사용료는 3000엔이다만, 너는 500원으로 봐주마"

켄타는 지갑에서 500엔 동전을 꺼내어 남자에게 건넸다.

"잘 오셨습니다 손님. 최고의 방음 시설을 갖춘 우리 컨테이너에~"

앞장선 남자를 따라 켄타는 어느 컨테이너 안으로 들어갔다.

"천천히 즐기세요~"

남자는 비릿한 미소를 지으며 나간다.
컨테이너 안에는 각종 학대상품.
라이터부터 실장채, 믹서기.
켄타는 가방을 열여 아직까지 자고 있는 자실장을 바닥에 두고 떨리는 손으로 학대상품을 만져본다.

....이걸로 때리면 어떻게 될까...

각종 학대상품이 눈앞에 있다.
떨리는 손으로 만지자 가슴이 크게 고동친다.

"테츄..."

그러는 사이에 자실장이 차가운 바닥의 감촉에 눈을 떴다.

"테츄....? 테츄테츄 테츄에? (어라, 여기 어디 테츄...? 켄타군이 있는 테츄. 에.. 마마는? 모두는?)"

졸음기 있는 눈을 문지르면서 자실장은 주변의 변화를 두리번두리번 살피고 있다.

"일어났니?"

켄타는 할 수 있는 한 억지로 미소를 지으면서 자실장을 향해 다가간다.

"테츄테츄? (여기 여디 테츄? 마마나 모두는 어디 테츄?)"

조용히 다가간 켄타는 바닥에 무릎을 꿇더니 자실장의 눈앞에서 손을 독특한 모양으로 굽힌다.

"테츄? (켄타군, 뭐 하는 테츄?)"

머리를 갸웃거리며 켄타의 손을 바라보는 자실장.

"이건 말야. 데코핀이라고 하는 거란다"
"테?"

"츄벳!"

켄타의 손가락을 떠난 데코핀을 정면으로 맞은 자실장은 뒤쪽으로 날아간다.
그는 온몸에서 끓어오르는 감정에 몸을 떨었다.

...기분 좋다.

"테? 테? 테에에에에에엥! (에? 왜? 이따이 테츄우우우우!!)"

자실장은 몸을 일으켰지만 이마에서 전해져오는 통증에 울부짖엇다.
울부짖는 자실장에게 켄타가 다가간다.
자실장은 켄타를 보자마자 입을 열었다.

"테츄테츄!!! 테츄아! (켄타군, 이따이 테츄!! 왜 이런 짓을 하는 테츄!)"

상당히 화난 모양이다.
켄타는 한대 더 데코핀을 갈긴다.

"츄베에에에에!"

자실장을 비명을 지르며 힘차게 넘어진다.
바닥에서 뒹굴고 있는 자실장에게 다시 한번 데코핀을 갈긴다.

"츄베에아아아아앗아아아아아앗아아! (이따이 테치이이이이이이이!! 멈추는 테치이이이이이이!)"

간청하듯이 울부짖지만 켄타는 데코핀을 멈출 수 없다.

"츄벳!!"
"츄베아아아!!"

차례차례로 울려퍼지는 비명.

기분 좋아. 하아.. 너무 좋아...

온몸에서 부글부글 솟아나는 쾌감의 파도.
울부짖는 자실장의 모습을 바라보는 소년의 몸을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격렬한 감정이 지배해 나간다.
자실장은 기어서 컨테이너 구석으로 숨으려고 한다.
구석에서 덜덜 떨며 딴사람을 보는 듯한 눈으로 켄타를 보고 있는 자실장.

"테츄우우우우우우우!! 테츄우아아아아아앗아아앗아아!! (살려줘어어어 마마아아앗아아아!! 무서운 테치이이이이이!!)"

자실장의 눈동자에는  추악하게 일그러진 미소를 짓고 있는 작은 악귀가 비치고 있는 것이다.
울부짖으며 덜덜 떠는 자실장을 눈앞에 둔 켄타는 인터넷 사이트에서 얻은 학대 지식을 상기해 나간다.

손을 찢어 버릴까? 발을 뽑아 버릴까? 아니면 눈을 으깨버릴까?
모두 시험해보고 싶어. 그냥 다 해보고 싶어!!

천천히 구석에서 떨고 있는 자실장에게 손을 뻗는다.

"츄아아아앗아아앗아아아아앗아아아!!"

마치 지옥을 본 듯한 절규.

지금까지 함께 놀아주고 맛있는 것을 줬던 인간 남자아이.
마마 다음으로 좋아했어. 정말로 좋아했어.
하지만, 눈앞에 있는 것은 누구?
켄타군은 이런 짓을 하지 않아.

"츄아아아앗아아아아아아아에엣에에!!"

팔이 찢어졌어. 아파. 아파!!
멈춰! 마마, 도와줘!

그런 것을 자실장이 생각하고 있다고 상상할 뿐이지만, 켄타는 그 쾌감으로 이상해질 것만 같았다.
찢어버린 오른팔을 버리고, 이번에는 바늘을 눈으로 가져간다.
눈앞에 다가오는 뾰족한 바늘 끝을 보고 자실장은 비통스러운 표정을 더욱 일그러뜨린다.

푸슉.

그런 소리를 내며 바늘이 깊게 눈에 꽂혔다.

"츄아아에아에아에아아앗아아아아아-----!!"

빙글빙글

"츄우아아아에아아아에아아-----!!"

켄타는 자실장의 한쪽 눈을 찔러댄다.
게다가 빙글빙글 눈 속을 휘젓는다.

"츄아아아에아아앗아에아아아에앗아아에에에----------엣!!"

까직

무언가 딱딱한 것에 부딪히는 소리. 켄타는 그것이 위석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츄베베베베베에에에엣에에엣에에..."

자실장은 흠칫흠칫 몸을 경련하며 총배설구에서 똥과 내장을 흘리더니 더 이상 움직이지 않게 되었다.

"...."

괴롭혔던 자실장이 무반응이 되면서 켄타는 점점 냉정해져 간다.
손 안에서 헤까닥 절명한 자실장.

"....저기"

말을 걸어도 반응이 있을리가 없다.

켄타는 자실장의 시체를 조용히 바닥에 눕히고 멍하니 바라본다.
손에는 적록의 혈흔.
아직 온기가 남아 있다.
빵의 새끼들.
태어났을 때부터 알고 있었고, 그렇게나 같이 놀았던 자실장.

그것이, 죽었다--.
왜?

내가, 내가 죽였기 때문이다--.
죽였다.
이제, 살아나지 않는다.
그 정도는 나도 알 수 있다.
죽여 버렸기 때문에...

"....빵, 미안해"

그렇게 사과하는 켄타는 정말로 유쾌하게 미소 짓고 있었다.

-----

"뎃스-! 뎃스우우! (어디인 데스! 마마는 여기 있는 데스!!)"
"텟츄-! 테츄아아아! (오네챠, 나오는 테츄!)"

켄타는 멀리서 비밀기지 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자실장을 찾는 빵과 자실장들.
너무나도 걱정스러운, 슬픈 얼굴로 찾고 있다.
그것을 보고 켄타는...

너무나도, 너무나도 유쾌했다.
지금 당장 그 자실장이 이미 학대 컨테이너 소각로에서 재로 변해버렸다는 것을 말해주고 싶을 정도였다.

-----

빵은 울고 있었다.
새끼들도 울고 있다.
없어진 자실장은 결국 이틀이 지났는데도 돌아오지 않았다.
현명한 빵은 이제는 두번 다시 만나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사실을 이해할 수 있었다.
그날 낮잠에서 일어나보니 문이 열려 있었다.

분명 자신이 모르는 사이에 제대로 문을 닫지 않았던 것이겠지.
호기심 많은 자실장은 그것을 눈치채고 밖으로 나왔던 것이다.
그래서 고잉야니 개, 혹은 새에게...
경솔했다.
얼마나 경솔했는지.

마마와 자매들이 죽었던 그날, 앞으론 절대로 동료와 가족을 소중히 여기겠다고 다짐했는데...

"테츄테츄..."

불안한 표정으로 옷을 잡아당기는 자실장을 부드럽게 안아 준다.
이 새끼들은 절대로 지킨다! 절대로!
그날 밤 그렇게 결의한 빵은 남은 자실장들과 함께 깊은 잠에 빠졌다.

-----

"데즈우우우우우우!"

다음날 아침, 눈을 뜬 빵은 곧 깨달았다.
없다--.
새끼들이 한마리도 없다.

"데즈우우우우웃아아앗아아!!"

밖에 나가 주변을 돌아다니며 외쳐보지만 찾을 수가 없다.
밤중에 나갔을 리는 없을 것이다.
분명 누군가가 들어와서 빼앗아간 것이다.
이전 주인 같은 학대파가.
학대파...

뇌리에 떠오르는 끔찍한 기억.
학대의 나날들...
그것을 귀여운 자신의 새끼가 지금 당하고 있다고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머리가 이상해질 것 같았다.

"빵, 빵 어디야?"
"데!?"

켄타군의 목소리.
유일하게, 유일하게 신뢰할 수 있는 인간 아이.
유일한 아군.

"데즈우우우우우! (켄타군!!)"

빵은 켄타의 눈앞에 달려와 울면서 매달렸다.

"왜 그러니?"
"데에에에에엣에에엣에에에에에엣!!"

눈물을 흘리며 빵은 자실장들이 없어졌다는 것을 전한다.

"괜찮아 빵. 자실장들은 지금 집에 있단다"
"데!?"

켄타는 웃는 얼굴로 말한다.

"키울려고. 너희 일가를 집에서 키우려고 한단다. 기쁘겠구나 빵"
"뎃스~♪"

켄타의 말에 빵은 미소 지으며 답했다.
켄타군의 집에 간다.
그것은 무리라서 절대 바래서는 안되는 일로 여겼었다.

하늘의 별따기라고 스스로를 타일렀다.
그러나 꿈은 이루어졌다.
켄타군이 자실장들과 함께 나를 키워준다.
어린 시절부터 도움을 준 생명의 운인.
감사의 마음이 끊이지 않는다.

말로는 정말 전할 수 없는 기쁨이 마음을 채워 나간다.

"자, 이곳이란다"

그곳은 작은 컨테이너.
상상하던 집보다는 작지만 사치는 바랄 수 없다.
추위를 견딜 수 있고 죽음의 위험이 없는 곳이라면 불평이 있을 리가 없다.

"들어오렴. 안에서 자실장들도 기다리고 있으니까"
"데스♪"

켄타가 열어준 문을 빵이 한 자국 들어섰을 때,

""""츄아아아아아아아앗아아아아아아 (마마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처음으로 들린 것은 자신의 새끼들의 절규였다.

빵은 눈앞의 광경에 스스로의 눈을 의심했다.
알몸이 되어 털이 뜯겨나간 자실장 네마리가 수조 속에서 이쪽을 보면서 울어대고 있지 않은가.
목소리와 떠다니는 냄새로부터 눈앞에서 울부짖는 독라자실장들이 자신의 새끼라고 이해했다.
빵은 옆에 서 있는 켄타를 쳐다본다.
미소. 평상시의 미소.

하지만 뭔가 다르다.
마치 켄타군의 껍질을 쓴 다른 사람인 듯한 감각.
게다가 이 감각을 느낀 적이 있다...... 학대의 공기.

"데스데스...? (이건, 무슨 일인 데스...?)"

조심스럽게 빵은 켄타에게 질문한다.

"음"

단지 그렇게 말하더니, 켄타는 자실장들의 곁으로 다가간다.

"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앗아아아아-----!!"

악마를 보고 소리지르는 듯한 소리를 자신의 새끼들이 질러댄다.
그것도 정말 좋아하는 켄타군을 향해서.

켄타는 한마리를 수조에서 들어 올린다.

"테츄아아아아아아아앗아아아아에아에에에아아-----!!"

절규하며 켄타의 손 안에서 날뛰는 자실장.

"츄아아아아아! 테츄아아아아아아아아!!! (마마, 살려줘어어어어어!!! 살해당하는 테치이이이이이이!!)"

아직도 상황을 파악하지 못하는 빵의 눈앞에서 켄타가 싱긋 웃는다.

으직

"츄베에에에!"

손 안의 자실장을 쥐어짜버린다.
적록색의 피가 뚝뚝 떨어져 바닥에 얼룩을 만든다.
빵은 겨우 이해할 수 있었다.

"데....데즈우우우우우우! (왜..... 왜 이런 짓을 하는 데즈우우우우!!)"

켄타가 버린 새끼의 시신을 빵이 바라본다.
이미 짜부러져 원형을 찾아볼 수 없다.

"미안해 빵. 나 말야, 재밌는걸 발견해버렸단다"

켄타는 그렇게 말하더니 수조에서 또 한마리 들어 올린다.

"지이이이이이이이!!"

필사적으로 저항하지만 허사이다.
켄타는 재빨리 믹서기에 자실장을 넣는다.

"데!?"

빵은 그 기계를 본 기억이 있다.

저것은 자매를 액체로 만들어 버린 것.
저것은 자실장을 죽이는 학대 아이템!

"데즈우우우우우우!!"

빵은 필사적으로 달려가서 믹서 속의 자실장을 도우려고 하지만 켄타의 발에 날라간다.

"잠시만 기다리렴. 처음이니까 좀 천천히 즐기게 해주라"

발로 차였다, 켄타군에게.
그 충격으로 머리가 가득이지만,

"츄아아아아아아-------! (마마아아아아아아-----!!)"

믹서기에서 필사적으로 손을 두드리며 이쪽에 도움을 청하는 귀여운 자신의 새끼의 목소리에 눈이 뜨인다.

"데즈우우우우우우우!! (멈춰어어어어어어어어어!!)"
"스위치 온~"

위이이이이이이이이이잉!!"

"츄베베에에에에에! 베베벳베베벳베베벳베에에엣에에!!"

자신의 새끼가 눈앞에서 액체로 분해되어 가는 모습이 빵의 눈에 들어왔다.
자실장 시절의 기억이 플래시백 해온다.
마찬가지로 액체로 변해버렸던 자매.

하지만 그것을 훈육을 거역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벌을 받았다.
자신의 새끼는 왜 그것을 받아야만 하는가?
나쁜 짓을 했었나?
떠오르지 않는다.

모두 좋은 새끼들이다.
자신에게는 아까울 정도로 착한 자실장들.
솔직하고, 상냥하고, 가족을 생각하는..

"데즈우우! 데즈우우웃우우!! (왜인 데스! 왜 이런 짓을 하는 데스! 와타치들은 나쁜 짓 안한 데스!)"

그 말을 들은 켄타는 액체로 변해버린 자실장을 쓰레기통에 버리면서 조용히 입을 연다.

"그래. 빵들은 정말로 좋은 실장석이란다. 나쁜 짓도 하지 않았고 분명 앞으로도 나쁜 짓 따위는 하지 않겠지. 하지만, 미안해 빵. 나, 알아버렸거든. 학대는 너무나도 재밌단다"

만면에 미소를 띠고 그렇게 말하는 인간 아이는 자신이 알고 있는 켄타가 아니었다.
무슨 일이지?
켄타군의 속에서 도대체 무엇이...

"자아, 다음은 이녀석으로 할까"

남은 두마리를 보고 있는 켄타.

"이 새끼로 해야지"

작은 자실장을 잡으려고 하자,

"츄아아아아아아아아! (이 자에게는 손대게 두지 않는 데치이이이이이!)"

한마리의 자실장이 위협하며 눈앞을 막아선다.

"츄아아아... (오네챠....)"

언니가 동생을 지키려는 것 같다.

"데즈우우우우우! 데즈아아아아아아아!! (멈춰어어어어어! 그 자들에게 손대지 말아 주는 데스우우우우우우!!)"

일어서서 자실장들을 도우려고 다시 달려가는 빵이지만,

"방해"

그런 말을 듣고 다시 발에 차여 날아간다.

"데즈아앗아아!"

등이 벽에 강타당한 빵은 격통으로 그 자리에 무너졌다.

"우선 너 좀 꺼져"

켄타는 언니 자실장을 잡더니 다른 수조에 넣는다.
다음에 켄타는 양동이을 들더니 자그마한 동생 자실장의 수조에 그 내용물을 넣는다.

"치이!?"

자그마한 자실장의 눈앞에 내려온 것은 자실장보다 두 배는 큰 황소개구리.

"개굴"

굵은 울음 소리를 한번 내더니, 수조 안에서 어슬렁어슬렁 걸어다닌다.

"치이이이이이!!"

봄에 태어났지만 아직 활동을 재개한 개구리를 본 적이 없는 자실장에게 개구리는 몬스터나 다름없다.
게다가 그것이 자신보다 더욱 크다면 공포의 대상 외에는 아무것도 아니다.
자실장의 목소리를 들었는지 황소개구리가 같은 수조에 있는 자실장 쪽으로 몸을 돌렸다.
이 황소개구리에게는 잡아왔을 때부터 먹이를 주지 않았다.

꽤 배가 고플..

"츄"

그런 소리가 들렸다고 생각하는 순간, 시야에서 자실장이 갑자기 사라졌다.
살펴보자 황소개구리의 입가에서 자실장의 발이 튀어나와 있다. 순간적인 혀놀림!

"치이이이이이이이!! (무서운 테츄우우우우우!)"

상반신은 이미 입 속이지만 다리를 파닥파닥거리며 필사적으로 저항한다.
개구리는 조용히 입을 움직이며 자실장을 삼켜 나간다.

"츄아아아아아아아앗아아아아아아----!!"

점차 작아지는 자실장의 울음소리. 확실히 먹혀가는 자실장의 몸. 그리고...
아아아아....
아아...
....

꿀꺽

자실장은 커다란 황소개구리의 뱃속으로 들어가 버렸다.

"데에에에에에에! 데에에에에에에즈우우우우!"

그 광경을 피눈물을 흘리며 볼 수 밖에 없었던 빵.
남은 언니 자실장은 지금의 광경을 보고 대량의 똥을 지린다.

어째서?
왜 와타치들은 이런 꼴을 당하는거야?
그런 생각이 빵의 머릿속을 휘젓는다.

"저기 빵. 예전에 한마리가 없어졌었지?"

그런 질문을 하면서 켄타는 남은 언니 자실장의 수조에 콘페이토를 뿌린다.
그 다음, 켄타는 컨테이너에 설치된 TV를 키더니 비디오를 튼다.

"츄베아아아아앗아아아아아아앗!! (이따이 테치이이이이이이! 멈춰 테치이이이이이이!)"

간절하게 울부짖지만 데코핀이 멈추지 않는 영상.

"듀베엣!!"
"츄베아아아!!"

차례차례 울려 퍼지는 비명.

"테츄우우우우우우우!! 테츄우아아아앗아아앗아아!! (살려줘어어 마마아아아아앗아아!! 무서운 테치이이이이이!!)"

화면이 비친 것은 이전에 켄타가 이곳에서 했던 모습이다.

화면에서 자신의 새끼가 나오더니 자신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
새끼들을 괴롭히는 것은 .... 켄타.

눈앞에 있는 것은 누구?
켄타군은 이런 일을 하지 않아.
팔이 찢어졌어. 아파, 아파!!
멈춰! 마마, 도와줘!

그런 자신의 새끼의 목소리가 빵에게 들렸다.
영상 속 켄타는 바늘을 새끼의 눈으로 가져간다.

눈앞에 다가오는 뾰족한 바늘 끝을 보고 자실장은 비통스러운 표정을 더욱 일그러뜨린다.

푸슉.

그런 소리를 내며 바늘이 깊게 눈에 꽂혔다.

"츄아아에아에아에아아앗아아아아아-----!!"

빙글빙글

"츄우아아아에아아아에아아-----!!"

켄타는 자실장의 한쪽 눈을 찔러댄다.
게다가 빙글빙글 눈 속을 휘젓는다.

"츄아아아에아아앗아에아아아에앗아아에에에----------엣!!"

까직

무언가 딱딱한 것에 부딪히는 소리.

"츄베베베베베에에에엣에에엣에에..."

자실장은 흠칫흠칫 몸을 경련하며 총배설구에서 똥과 내장을 흘리더니 더 이상 움직이지 않게 되었다.

컨테이너에 설치된 카메라.
그 영상은 이곳을 방문한 사람들에게 경영자가 유료로 복사해 준다.
켄타는 그것을 보여줬던 것이다, 빵에게.
최초로 죽인 자실장의 전말.
네가 필사적으로 찾던 자실장은 내가 죽였단다!
그렇게 말하려는 듯한 화면.

믿을 수 없는 광경과 사실.
그것과 직면한 빵은 부들부들 몸을 떨고 있었다.

"츄보아아아아앗아아아아아----!"

푸슈웃!

갑자기 새끼의 비명과 함께 뭔가가 천장을 향해 힘차게 발사되었다.

천장을 바라보자 녹색의 얼룩과 함께 살점 같은 것이 천장에 매달려 있다.

"캬하~ 역시 먹었구나. 도돈파. 이런 상황에서도 먹는구나. 신기하네~"

켄타는 흥미진진하다는 듯 감상을 말한다.
분명 그는 여름방학의 관찰일기 정도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아까 뿌린 콘페이토는 당연히 일반 콘페이토가 아니라 이 컨테이너에서 제공하는 학대 아이템이다.

어째서..?
어째서 이런 짓을 하고 있는거야...?
학대를, 왜 켄타군이 학대를 하고 있어...?
상냥했던 인간 소년.
마마와 자매 이외에 처음으로 따뜻함을 주었던 사람.

처음으로 믿었던 인간.
인간?
그렇구나... 그도 인간이구나.

"저기 빵. 난 너랑 친구니까 널 죽이진 않을게. 하지만 이런 분충좀 더 낳아주라! 더욱더 학대하고 싶어! 더더욱!!"

켄타는 만면에 웃음을 지으며 빵에게 부탁한다.

분충...

파킨

빵은 두번 다시 듣고 싶지 않은 말을 듣고, 자신의 속에서 무엇인가가 깨져 버렸다는 것을 알았다.

-----

"... 참나, 좀 정리하는 입장에서 생각해보라고"

이 학대 컨테이너의 뒷처리를 도와주는 소년은 나즈막이 탄식했다.
공부라고 해서 왔더니 그냥 허드렛일이 아닌가.
남이 즐긴 다음의 뒷처리 만큼 지루하고도 싫은 것도 없다.
소년은 폐점시간이 슬슬 다가온 컨테이너를 향해 발을 옮긴다.

"이제 끝입니다"

문을 노크하면서 퉁명스럽게 전한다.
하지만, 안에서 대답은 없다.

"여보세~요"

다시 두드려도 대답은 없다.

의아하게 생각하며 문을 열고 들어가 본다.
천장과 바닥에 얼룩이 두 곳, 수조에는 커다란 개구리.
벽에는 쓰러진 성체실장석이 한마리. 외상은 보이지 않지만 움직이지 않는 모습으로 보건데 죽은 것 같다.
그 옆에서 무릎을 꿇고 멍하니 성체를 바라보는 소년. 동년배 정도일까?
그리고 소년 가까이 가자 눈치챘다. 저쪽도 이쪽을 향해 얼굴을 돌리더니 눈치챈 모양이다.

"「」코군..."
"「」노 켄타잖아"

컨테이너의 일을 도와주는 소년은 성체실장 옆에 있는 소년을 「」노 켄타라고 부르고, 「」노 켄타는 눈앞에 나타난 반 친구 「」코의 이름을 불렀던 것이다.

「」코는 머리를 숙인 채 죽은 듯한 표정으로 이쪽을 바라보고 있는 「」노 켄타에게 말을 건넨다.

"너, 여기가 어딘지는 알고..... 있구나. 실장석을 조사한다고 했었으니... 무려 학대였냐?"

이전에 「」코는 실장석을 조사하고 있다고 했던 켄타에게 낡은 링갈을 준 적이 있었다.

"뭐 상관없지만. 이곳에서 그런 일은 일상다반사니까"
"「」코군은 왜 여기 있는거야?"
"나는 장래에 분충사라는 실장석 전문 해결사를 하려고 생각 중이라서. 분충사의 밑에서 수행하고 있어. 그러자 공부하라면서 이곳의 뒷치다꺼리를 하게 만든 거지"
"그렇구나.."

켄타의 대답은 냉담하였다.

다시 죽어버린 실장석을 바라본다.
실장석의 옷에 붙은 뒤집힌 명찰 같은 것에 뭔가 적혀 있었다.

'이 아이를 학대하지 마세요'

글씨체를 본 적이 있다.
켄타의 것이다.

"... 나말야. 사이가 좋은 친구가 없었어.. 이 빵은.... 나의 첫번째 친구였을지도 몰라... 아니, 틀림없는 첫번째 친구야... 빵을 위해서 잔뜩 공부했었어. 약이라도 혼자서 만들 수 있게 되었고 자실장이 태어나는 것도 봤었다? 근데..."

그런 켄타의 말을 끊듯이 「」코는 입을 연다.

"시작이 어쨌든 결과적으로 너는 학대사야"
"...."

입을 다문 켄타에게 「」코는 말한다.

"즐거웠지?"

「」코의 질문에 켄타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

「」노 켄타는 그 후 실장의사를 목표로 열심히 공부를 시작한다.
그다지 사이가 좋지 않았던 「」코와는 그때의 만남 이후로 교류가 많아졌다.

그리고 십년 후, 그들은 자신들의 목표를 성취한다.
시작이 어떻든, 과정이 어떻든, 그들은 결과적으로 일생을 실장석에 바치게 된 것이었다.

-----


그저 나는 그 아이들이 좋았을 뿐이었어.
함께 놀면서 즐거웠어.
그도 그럴 것이 나도 그 아이들도 정말로 행복감에 둘러싸여 있었거든...



-끝

댓글 11개:

  1. 데프픗 애호파가 학대파로 눈뜨는 묘사가 의외로 희귀했던데스우

    답글삭제
  2. 작성자가 댓글을 삭제했습니다.

    답글삭제
  3. 데스우? 근데 이상한데스우 켄타는 초등학생아닌데스우? 근데 왜 주인공하고아는데스우? 그리고 이름에 []로 이름을 생략하는건 분충사의 타이틀정도로 생각했데스가.. 켄타 이름앞에 왜 이게 붙는데스우??

    답글삭제
    답글
    1. 이 스크의 켄타는 [ ]노 의사의 초등학생 시절인데스. 분충사인 [ ]코 역시 이 시점에선 초등학생인데스우. 처음에 켄타라고만 지칭한건 이 켄타가 [ ]노 의사인것을 감추기 위한 장치인 데스.

      삭제
  4. 데프프프 위에있는 분충은 바카인데스우 ~ 분충사쨩과 실장석의사쨩의 초등학생때 얘기인데스우~ 테프프프

    답글삭제
  5. 데프프프 딱 보면 옛날이야기란것도 모르는 저지능 분층인데스 데프프프프

    답글삭제
  6. 난독증레후? 어릴때 공부 좀 하지 그랬냐는레후.

    답글삭제
  7. 약 공부 씬이랑 명찰 달아주는 씬, 그리고 실장석 이름이 빵(팡)... 분충사 초반부에 나오는 떡밥들이죠

    답글삭제
  8. 에휴..학대파가 뭐 저거밖에 더 있겠냐
    결국 고문하고 죽이는 것에 쾌감을 느끼는
    미친것 들일 뿐이지...

    답글삭제
    답글
    1. 바퀴벌레 착한척 해봐야 바퀴벌레인 것처럼 분충이 착한척 해봐야 분충임.

      삭제
  9. 똥이나 싸지르면서 어떤 대가도 치르지 않고 인간에게 의존하는 주제에 행복은 무슨 ㅋㅋ

    답글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