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실장석을 먹어본 적이 있는가?
그렇다면, 얼마 전에 들른 가게에 대해서 얘기해 볼까.
거기는 실장미식가 (실장석을 먹는 쪽) 사이에서 아는 사람만 아는, 도 내에 있는 모 요리점이다.
그 가게가 있는 지역은 실장요리전문점이 모여 있기로 유명하지만, 결코 TV 의 음식 프로그램에 방송되거나 잡지에 실리는 일은 없다.
그것은 그 지역의 가게가 어떤 특이한 실장요리를 팔기 때문이다.
맛있다고 하는 평판이지만, 어째서인지 취재는 엄금.
뭐... 거기에는 이유가 있지만...
그 가게는 역을 나와서 도보로 십 여분,
상점가로부터 떨어진 큰길의 뒷편 한 구석에 있다.
보기에는 별로 깔끔하지 않지만, 이런 가게 쪽이 맛은 좋다고 표현하는 것 같은, 그런 분위기다.
아 맞다, 실장요리 간판은 걸려 있지 않으니까 갈 때에는 헤메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다.
가게에 들어가니, 활기 넘치는 웃음소리와 함께
[어서오세요~] 하고 귀여운 목소리로 점원 언니가 맞아주었다.
저녁 무렵, 퇴근길인 이른시간이었지만 가게 안의 테이블 자리는 거의 차 있었다.
과연, 아는 사람은 아는 전문점인 만큼 장사가 잘 되는 모습이다.
카운터에 앉아서, 나는 일단 생맥주 보통을 시킨다.
언니가 메뉴를 가져다 주었다.
그녀의 옆트임이 깊게 파인 빨간 차이나드레스가 제법 섹시하다.
나는 호기심을 누르지 못하고, 얼른 본론으로 들어가 물어 보았다.
[얘기를 들었는데 말이지... 이 가게, 예의 특별메뉴가 있다고? 오늘은 그거, 먹을 수 있나?]
[예이, 입니다해! 오늘은 펄떡펄떡 뛰는 생식용 실장석이 입하됐으니까-.
코스요리가 되는데, 괜찮으시겠어요?]
[에, 코스인가. 꽤 비싸지 않겠나?]
[아, 코스라고 해도 저희는 제법 적절한 가격에 제공하니까,
손님에게도 대단한 호평데스요-]
라고, 말하고는 언니는 메뉴판에서 코스메뉴를 가르키며 보여주었다.
뭐, 한끼 식사로는 조금 고져스한 가격이지만,
지금은 지갑사정도 두둑한데다, 확실히 싼 것은 틀림없었다.
[헤에, 싸네... 수입 실장석이라던가 하는거 아닌가?]
[아니요~, 저희는 계약농장에서 생산된 실장석을 직접 사오기 때문에,
100% 국산 실장석데스다요-!]
[과연... 그럼, 이 추천코스로 부탁합니다.]
[예이, 주문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나는 쯔끼다시로 나온 [중화풍삶은구더기]를 집어들면서 코스요리가 나오는 걸 기다리기로 했다.
그런데 이 쯔끼다시도 제법 맛있다.
쯔끼다시가 맛있는 집은, 대체로 양심적이라고 봐도 틀림 없을 것이다.
끓는 물에 데친 후 볶아서 적당한 단단함을 남긴, 매콤하게 맛을 낸 구더기 실장을 씹는 감촉이 기분 좋다.
[먹지말고... 배 뿌니뿌니 해주길 바라는레후~]
하고 힘없이 우는 구더기쨩을 입에 털어넣고,
[우적] 하고 씹자 [레뺘-!] 하고 지르는 단말마를 즐기면서, 나는 요리를 기다렸다.
이번에 주문한 코스는,
중국에서 소위 [산팔진 (山八珍)] 이라고 불리우는 만한전석 메뉴를
실장석 버전으로 어레인지한, 이 가게 오리지널 요리인 모양이다.
熊掌 (곰 발바닥), 鹿茸 (사슴 거시기), 犀鼻 (코뿔소 뿔), 駝峰 (낙타혹),
果子狸 (사향고양이), 豹胎 (표범 태아), 獅乳 (사자 유방), 猴腦 (원숭이골)
의 여덟 가지 진미를 실장석으로 어레인지한 [실장팔진] 이
<수실장의 손바닥, 마라실장의 거시기, 산실장의 코, 살찌운 실장석의 지방혹,
알비노 자실장, 강제임신시킨 저실장 태아, 임신실장의 유방>
그리고 남은 하나, 내가 그렇게도 먹고 싶었던 여덟번째 [산채로 먹는 실장석 골요리] 인 것이다.
물론, 길거리에 널린 들실장의 뇌따위는 냄새나서 먹을 만한 것이 못된다.
어떤 병에 걸렸을 지 알 수도 없고.
애초에 가장 중요한 내용물인 뇌조자 들어 있는 지가 의심스럽지만.
농장에서 정성들여 키워진 실장석의 뇌라면 케이스가 다른 모양이다.
먹은 사람들 사이에서는 진미로서 이름 높은 [살아 있는 실장의 골요리] 이지만,
실장요리점에서도 좀처럼 주문되는 일이 없고,
게다가 요리방법이 저런 탓에 그다지 표면에 드러내는 일이 없어서야,
실제로 가서 먹어보고 확인하는 수밖에 없다.
기다리는 동안에도, 주방으로부터 실장석이 요리될 때 지르는 단말마가 들려와서 식욕을 돋군다.
주방은 유리로 칸막이가 되어 있어, 실장석이 요리되는 장면이 보인다.
동시에 실장 링갈로, 그 활기찬 비명을 들려주는 서비스가 기분 좋다.
팔이 잘려져서 절규하는 실장석이나,
후크에 매달린채 강제임신당한 실장석이 대롱대롱 흔들리면서 대량의 구더기실장을 출산하고 있는 장면 등,
요리를 맛보기 전에 눈과 귀를 즐겁게 하도록 고안되어 손님이 질리지 않도록 되어 있는 것이다.
[데아아-ㅅ! 팔이, 팔이-ㅅ!!]
[아기쨩이, 와타시의 아기쨩이-!!... 뎃데로게-... 데-]
[자르지마-!! 와타치의 마라-ㅅ!!.. 갸아아아아--ㅅ!!]
그리고 과묵한 요리사의 화려한 식칼놀림이 정말로 멋지다.
커다란 중화식칼이 휘둘러질 때마다, 실장석이 솜씨좋게 해체되어 요리가 되어 간다.
실장석의 아비규환을 안주로 삼아 2 잔째 생맥주를 마시고 있자니,
[기다리셨습니다-]하는 소리와 함께 주문한 요리가 차례차례 옮겨져 온다.
큰 그릇에 쌓여 김을 내는 갖가지 실장석 요리에 나는 빠르게도 입맛을 다신다.
전체요리로, 세심하게 삶은 뒤 볶은 마라 실장의 얇게 썬 거시기의 바삭한 식감.
제대로 조려서, 젓가락으로 쭉 찢어질 정도로 부드러운 산실장 손바닥의 젤라틴 질.
산처럼 쌓인, 아직 신선한 태아 저실장에 향신료를 듬뿍 쳐서, 숟가락으로 입에 퍼 넣고 느끼는 이 목넘김.
자실장을 살아있는 채로 담근 소주 [실장소주 장미아가씨] 를 병 채로 주문해서
그 안에서 자실장이 발버둥치며 괴로워하는 것을 보며 홀짝홀짝 마시고,
행복한 장래를 꿈꾸며 절규하는 형상을 한 채로 익힌 하얀 자실장 통짜 튀김을
새콤한 갈분양념을 젓가락으로 묻혀서, 또 야금야금...
술 마시는 속도가 올라가, 나는 얼마 되지도 않아서 코스 요리를 싹 비워버렸다.
확실히, 이 계열에서 유명한 실장 미식가도 다닌다고 하는 평판있는 가게인 만큼 맛있다.
맛있는 갖가지 실장요리에, 나는 기분좋은 만복감에 싸여 행복했다.
그러나, 아직 오늘의 메인요리가 남아 있다.
나는 종업원인 차이나 언니씨에게,
일품 메인 요리 [살아 있는 실장석 골요리] 를 내어 달라고 부탁했다.
언니씨는 빈 그릇을 척척 정리하더니, 내게 안 쪽 객실로 옮겨달라고 부탁한다.
이것은 뭔가 취향인건가?
기대를 부풀어서 객실에 앉아 몇분 기다리자.
주방에서 그것이 옮겨져 왔다.
그것은 케이지에 넣어진 실장석이었다.
머리만 밖으로 내밀어진 채로, 신체는 케이지 안에 날뛰지 않도록 확실히 구속되어 있다.
그리고 당연히 먹을 때 방해가 되지 않도록 독라가 되어 있다.
신체는 청결하게 유지된 모양으로, 얼핏 향료의 향기가 감돈다.
먹기 전에 쇼크로 죽지 않도록 이미 위석은 적출되어서 보관되어 있는 모양이다.
실장석은 물론 살아 있어서, 내가 쳐다보니 [데샤아아아아앗!!] 하고 누런 이를 드러내며 위협해 온다.
[미안합니다해-,실장요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도 이것만은 안되겠다는 손님도 있으셔서...]
라고, 언니씨가 자리를 옮긴 것에 대해 미안한 듯 사과해 주었다.
과연, 영화 [인디아나 존스] 같은 걸로 이미지가 좋지 않기 때문이라서인가.
보기에 좋지 않은 것은 어쩔수 없을지도 모르겠네...
[아니 괜찮네. 이것도 좀처럼 먹을 수 없는 요리를 위해서니까]
나는 말이 끝날 때까지 기다리지 못하고, 그 맛을 기대하면서 대답했다.
[그럼, 머리 뚜껑 딸테니까요-]
언니씨는 엄청난 대사를 별 거 아닌 것처럼 말하고는 품에서 꺼낸 짧은 나이프를 실장석의 머리에 댄다.
[데갸-ㅅ, 무슨 짓을 하는데스-!! 멈추는데스- 바보닌겐ㅅ!!!]
실장석이 겁에 질린 표정으로 울부짖는다.
와인 캡을 벗기는 요령으로 머리에 칼을 대고 단숨에 빙 둘러서 돌리니, 실장석의 머리에 적색과 녹색의 선이 한바퀴 그려진다.
과연 능숙한 손놀림이다.
언니씨가 나이프를 떼고, 실장석의 머리를 손잡이로 콩콩 하고 두둘기자,
실장석의 머리가 뚜껑을 따는 것처럼 퐁 하는 소리를 내며 벗겨진다.
당사자는 무슨 일 있었어? 하는 표정으로 두리번두리번 주위를 둘러보고 있다.
솜씨가 좋은 탓에 머리가 벗겨져도 아픔을 못느낀 것이다.
[오오, 멋져!]
내가 박수를 치자, 언니씨가 부끄러운 듯 웃는다.
[별거 아니라해-. 그럼 얼른 드세 주세요-]
라는 말을 남기고 자리를 비워준다.
머리가 열린 실장석은, 두리번두리번 핏발선 눈으로 이쪽을 쳐다보고 있다.
나는 가볍게 얹혀진 실장석의 머리뚜껑을 치우고, 나이프로 뇌를 둘러싼 막을 십자로 찢어 벌린다.
그러자 나타난 것이, 조금 녹색이 섞인 흰색을 하고 있는 실장석의 뇌.
메론빵이라고 불리워지는 만큼 연하겠지라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보기에는 주름 하나 없는 매끈매끈한 푸딩같은 생겨서 맛있어 보이는 뇌였다.
[데갸-!!, 너 무슨짓을 한데스!? 와타시의 머리가 어째선가 허전해져서 추운데스!!]
[알겠냐? 이제부터 네 뇌를, 숫가락으로 퍼서, 먹는 거다.
먹히면 도대체 어떤 느낌이 드는지, 가르쳐 주지 않을텐가?]
[무, 무슨말을 하는데스 그만두는데스-ㅅ!! 와타, 와타시의 뇌따위 맛있지 않은데스-!!]
실장석은 어떻게든 도망가려고 저항하지만, 손발이 케이지에 단단하게 고정되어 있어서 도망가는 것은 절대로 불가능했다.
[그럼, 잘먹겠습니-다!!]
나는 숫가락을 손에 들고 기대를 담아 뇌에 푹 하고 찔러 넣었다.
[데, 데갸-ㅅ!!!... 얼래, 안 아파. 아프지 않은데스-]
[아하하, 그렇지? 뇌에는 통점이 없다고 하니까. 그럼, 시작한다-]
나는 숫가락으로 실장뇌를 한숟갈 떠서, 아-앙 하고 입에 문다.
혀에서 뇌로 다이렉트한 감칠맛의 자극이 찌릿하고 달린다.
[으------음-! 맛잇어! 부드럽고 그럼에도 잡맛이 없고 깔끔하게 맛-있-어!! 오히려 맛있어-!!]
참지 못하고 숫가락으로 다시 실장뇌를 퍼서 입에 넣는다.
맛있다. 말캉하고 그러면서도 씹는 감촉이 제법 느껴지는, 크리미한 순두부 같은...
[갸아-ㅅ! 와타치를 먹지마는데스-... 데교? 뭔가 이쨩한데스 머리가 깨운한 듯한데베베베벳 데-?]
실장석의 표정에 변화가 나타난다.
어딘지 모르게 얼빠진 듯한, 그렇지 않아도 모자란 지성이 더욱 저하한 모양이다.
나는 신경쓰지 않고 오로지 실장뇌를 퍼서 먹기만 하고 있다.
실장석은 핏발선 눈으로 입에서 거품을 뿜으며 나를 위협해대고 있다.
[멈쭤데스-!! 눠를 빤드시 혼내주 는데스 멀쩡칸 데가 없두록 패 지는 데스!!]
나는 계속 뇌를 떠 먹는다.
[그만뚜뚜뚜뚜 먹찌마마마 와타치 의 뇌따위 맛있 이데 데 데갸 베]
눈이 데굴하고 위를 향하더니, 실장 말투가 제대로 안나오게 되었다.
[데-... 머 그 뇌 맛 없 데]
실장석의 눈에서 급속하게 빛이 사라지고, 콧물을 흘리며 입에서는 덜렁하고 혀를 내민 상태가 되버렸다.
나는 순식간에 실장석의 뇌를 먹어 치우고는, 숫가락을 뇌가 있던 장소에 던진다.
역시 실장석 정도의 뇌로는 그야말로 숫가락으로 대여섯번 정도에 뇌가 없어져 버린다.
뭐 잔뜩 먹으면 진미의 가치가 떨어지기도 하고,
사실은 지갑사정이 더 먹는 걸 허락하지 않은 거지만...
[아-, 맛있었다-... 잘먹었습니다!!]
나는 만족감에 가득찼다.
그정도의 돈을 지불한 만큼의 맛이 있었다.
오길 잘했다...
문이 열리고, 차이나 언니씨가 디저트인 안닌두부를 가져왔다.
안닌두부에 감칠맛을 더하기 위해서, 눈 앞에 있는 실장석의 위석을 갈아서 더한 모양이다.
배가 불럿던 것이 거짓말이었던 것처럼 나는 안닌두부를 낼름하고 해치웠다.
[손님 제법 먹성이 좋다해-. 나도 기쁘다해. 또 오라해!]
[아아, 그렇게 하지. 실장석은 다음 언제 입하되나?]
[으음-, 좋은 게 입하될 때만 요리하니까,간간히 들러보라해!]
제법 상술이 좋구만, 하고 생각하지만 기분나쁘지는 않았다.
미인 종업원에 맛있는 요리.
거기에 무엇보다 실장석 특별 메뉴-.
확실히 보기에는 좋지 않지만, 그것을 먹을 수 있다면 다시 올 만했다.
아니, 오고 싶어서 견딜 수 없는 것이다.
... 뭔가 요리에 수상한 성분이라도 탄 것은 아닐까 (웃음)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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