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는 가려야지♪ 외 3편

상대는 가려야지♪


"...그래, 오늘 추웠으니까."

당했다. 봉투 안에는 녹색의 난쟁이.

"...그런데 아무래도 당첨인가 보다. 도시락에 손을 안 댔네."

똑똑하고 잘 훈육된 것 같다. 옷차림은 지저분한 들자실장이지만 얌전하게 앉아있다.






"...그런데 말이지."

그렇게 말하고 남자는 봉투 입구를 묶어서 쓰레기통에 던져넣는다.

"테에...? 츄앗!? 테찌이이잇!! 테츄아아아아아아ㅡㅡㅡ앗!!!!"

"...아이고, 이게 무슨 낭비야. 휴우...."

한숨을 쉬며 남자는 왔던 길로 편의점으로 되돌아간다.
백의를 입은 남자의 가슴에는 의사 배지가 있었다.
위생상 직장에 들실장을 들일 수 없는 것이다.


"...아, 도시락 뚜껑, 열어놓을 걸 그랬나.... 아깝네."

편의점에 다시 들어갈 때, 남자는 문득 그렇게 생각했지만 곧 잊었다.





자실장 통판

애완 자실장을 통신 판매하는 곳이 오픈해서 당장 클릭해보았다.
다음 날 쿨택배로 도착한 것은 좋은데 성격이 엄청 안 좋다.
기본 훈육이 된 표준형이었을텐데?


패키지를 잘 보니 「DDONGBULRE」라고 적혀 있고....
메일로 문의했더니 실수했으니까 다시 보낸다더라.
다음으로 온 애는 별로 똑똑하진 않지만 재미있는 아이였다.
지금도 CD 음악에 맞춰서 탁자 위에서 춤을 추고 있어.
봐도 봐도 안 질린다.



예전 아이는 반납 안 해도 되니까 처리해달라는 메모가 들어있었는데
처리라니.... 그런 건 하기 힘들어.
일단 뚜껑 있는 바께쓰 안에 넣어뒀는데.
아 그리고 사은품으로 자실장용 푸드도 들어있었는데
반습식 타입에다 봉투에 「UNGA」라고 적혀있던데?
뭐, 이건 바께쓰에 있는 애한테 줄까.












고요한 밤 거룩한 밤


눈이 소복소복 내리는 겨울 날씨에 쫓겨나는 실장 친자.
두 마리 모두 산타 옷이 입혀져 있었지만 홀라당 벗겨진다.

"데에에! 뭐 하는 데스! 옷을 돌려주는 데스!"

"테휴우우! 추운 테치이!"

"뭘 멍청한 소리 하고 있어. 내가 빌려줬던 옷이니까 돌려받은 것뿐이야. 이제 폐점이니까 너희 역할은 끝, 수고했다."

이곳은 어느 양과자점 뒤쪽.
이 가게는 일년 중 가장 성수기인 크리스마스에 산타 옷을 입힌 실장석을 마스코트로 쓴다.
이유는 어쨌든 싸게 먹히기 때문에.
며칠 전부터 되도록 똑똑해 보이는 들실장을 골라내어 당근과 채찍(1:9)으로 그 자리에서 빙글빙글 춤을 추는 간단한 재주를 가르치고(아양은 채찍으로 금지),
당일에 전기가 필요없는 댄스 머신으로 매장 앞에 설치하는 것이다.





그럭저럭 효과가 있어서 가게의 명물로 이바지한다.
실장석도 사육되는 기분으로 겨울을 날 수 있는데다 실패작 케이크등을 먹이로 받기 때문에 비록 며칠이지만 꿈에 그리던 낙원을 얼핏 볼 수 있다.
뭐, 25일 폐점과 함께 역할이 끝나기 때문에 내년에도 돌려 쓸 의상이 회수되어서,

"그 실장석 꼭 양도해주세요!"라는 기특한 손님(무슨 빠-뭐시기를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에게 흔쾌히 넘겨지는 것이 관례인데,
무슨 우연인지 올해는 그런 손님이 없었기에 추운 날씨에 그냥 방생되는 결과가 되었다.

"길러준다고 약속한 데스우!"

"안 그랬거든, 행복회로 자식아. 오늘 장식이 되는 대신 그동안 보살펴주는, 내쪽이 손해보는 기브 앤 테이크였다 이거야.
 나는 이제부터 여친이랑 깨끗한 크리스마스 밤을 보낼 거다. 언제까지고 너희하고 어울려줄 틈은 슛!"

끝까지 말할 시간도 아까운 점원의 킥을 맞고 퇴장하는 친자.
눈 속에 알몸으로 풀려난다는 너무나 해방적인 밤을 선물받은 기쁨에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이상한 데스우.... 오늘은 크리스마스 데스우.... 모두 행복해질 수 있는 날일 것인 데스우...."

"이런 건 전혀 크리스마스가 아닌 테치이...."

"오오! 너희도 그렇게 생각해?"

"데?"

"테?"

실의에 빠진 친자에게 갑자기 말을 건 것은 몇 명의 남자들.
전원이 어쩐지 명백하게 옷차림에 신경 쓰지 않는 타입의 암흑의 기운이 넘치는 멤버였다.

"우리는 작금의 왜곡되고 부패한 크리스마스를 한탄하고 진정한 크리스마스의 밤을 되찾으려는 모임을 자율적으로 여는 중이야!"

"너희도 우리 모임에 참가하지 않을래?"

"정말인 데스?! 설마 했던 닝겐상들의 초대 데스?"

"늦게 온 겨울 보너스 테치이!"

버려진 직후 거둬지자 좋아 죽는 친자, 어미에게는 다시 산타 옷, 새끼에게는 엄숙한 승복이 입혀지고,
몇 분 뒤에는 남자들과 함께 소리를 지르며 느리게 거리를 걷고 있었다

"크리스마스를 왜곡하지 마ㅡ!"

"데스ㅡ!"

"테치ㅡ!"

"오늘 밤은 거룩한 날이야!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의 탄신제다ㅡ!"

"데스ㅡ!"

"테치ㅡ!"

"조용히 예배하는 것이 성스러운 밤을 보내는 올바른 방법! 들떠서 소란 피우질 않나, 남녀가 노닥거리질 않나,
 그것도 모자라서 남녀가 노닥거리질 않나, 심지어 남녀가 노닥거리질 않나, 절대로 용서 못 해!"

"절대로 뎃샤아아!"

"텟츄아아아아아!"

천정부지로 기세가 올라가는 남자들과 친자 두 마리, 그렇게 열기가 오른 남자들이 어디선가 꺼낸 십자가에 승복 자실장을 못으로 박고 세워놓는다.

"츄베에에에!?"

"데에에에!?"

"그리스도의 탄신일을 육욕이나 여러가지 액으로 더럽히는 커플놈들! 알겠냐, 그리스도는, 그리스도는 말이다,
 이 세상의 모든 인간의 원죄를 지고 스스로 십자가형을 받았다고! 이렇게! 얘처럼!"

이제는 뭔가 이것저것 쌓인 것을 부딪치듯이 어디선가 꺼낸 창으로 자실장을 찔러대는 남자들.

"마마아ㅡ! 구해주테붓! 방금 건 깊은 테치이ㅡ!"

"닝겐상들! 진짜 갑자기 뭐 하는 데스ㅡ!"

끝없이 롱기누스당하는 자기 새끼에게 달려가려던 친실장, 그러나 도중에 번쩍 들어올려져 가까운 나무에 매달아진다.

"데에에!?"

"마마ㅡ!"

"울려라 우리의 목소리! 지옥으로 타락한 대중! 특히 커플!"

"그리고 커플!"

"어쨌든 커플!"

"외쳐라! 지금 바로!"

최고조의 샤우트와 함께 행드 친실장에게 점화.

"크리스마스 반대ㅡㅡㅡ!!!"

화르르르륵

"마마ㅡㅡㅡㅡㅡㅡ!!!"

"네놈들 뭐 하는 거냐ㅡ!"

"으악, 큰일났다 튀어!"

당연히도 경찰 도착, 칼해산하는 남자들.
나중에는 계속 불타는 친실장과 내팽개쳐져 쌓인 눈에 피와 체액을 빼앗겨 갈 따름인 자실장만이 남았다.

메리 크리스마스! 그리고 커플은 죽어.





일부로 그런 게 아니야


이제 곧 돌아올 거야?(*^_^*)」

핸드폰으로 메일이 왔다.
동거중인 유키가 보낸 것이다. 이 녀석은 정말 메일 보내는 거 좋아하네.
아까 역에 도착했다고 보낸 지 얼마 안 되었지만 귀여우니까 봐준다.
나중에 덮쳐주마 으헤헤 하고 사악한 기분으로 답장을 쓰고 있었다.



"데갸!"

"어?"

좀 어두운 주택가인 탓인지 발밑의 실장석을 못 보고 걷어차버렸다.

"데에에...."

느릿느릿 일어나는 실장석.
별다른 부상도 없는 것 같다.

"미안, 한눈 팔고 있었..."

"뎃스뎃스! 데쟈아아!"

어쩐지 엄청 화를 낸다.

"아니 미안하다니까...."

"샤아아아아! 쟈아아아아아아아!"

걸으면서 핸드폰을 만진 나는 사회적으로는 분명히 죄가 있고
이 녀석을 걷어차버린 것도 사실이니까 사과하려고 했는데....
뜻밖의 충격 때문인지 팬티가 녹색으로 부풀어있고 조금 냄새난다.

"걷어찬 건 일부러 그런 게...."

(브리브리브리!)

분노 때문에 팬티의 짙은 녹색이 더욱 확대. 이제 흥분해서 손을 쓸 수 없다.
냄새도 강해졌다.

"말 좀 들어!"

퍽!

"데보아!?"

나는 조용히 시키기 위해 무심코 좀 세게 발차기를 먹여버렸다.
길 반대편 담벼락에 머리부터 박는 실장석.

"한눈 팔다가 차서 미안해. 일부러 그런 게 아니야."

이 말을 하기 위해 찬 것은 일부러 그런 것이지만.
사과할 생각이었는데 이제 뭐가 뭔지 모르겠다.

한편 실장석은 머리를 세게 부딪혀서 대자로 뻗어버렸다.

"팬티가 부푼 바람에 대(大)가 아니라 태(太)네...."

시덥지 않은 생각을 하며 볼일이 끝났으니 다시 집으로 걸어간다.
오래 있다가 신고당하면 곤란하기도 하고.

데에에에에ㅡ엥, 데에에에에ㅡ엥....
뒤쪽에서 울음 소리가 들린 기분이 들지만 이미 끝난 일이고 해서 신경 쓰지 않는다.


집에 도착, 퇴근한 남자의 표정을 지을 요량이었던 나에게 유키가 건넨 말은,

"무슨 일 있었어? 토시 군, 냄새나."

이거였다. 잘 보니 내 구두와 바지에 녹색 오물이 묻어 있었다.
무드고 뭐고 작살, 기운이 빠진 나는 심통이 나서 오늘 밤은 바로 자자고 생각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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