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편 그 때 산실장들은

겨울을 앞둔 산의 동물들은 겨울잠의 준비에 필사적이다
어떤 녀석은 결실이 풍부한 산의 특산물을 잔뜩 먹으며 겨울잠을 위한 지방을 비축한다
어떤 녀석은 나무 열매를 모으며 겨울에 대비하고있다
산의 실장석들도 마찬가지로 가을의 수확을 필사적으로 긁어모으고 꾸역꾸역 먹고있다
하지만 실장석이 물고기를 잡을수 있을리도 없거니와, 나무를 타고 나무열매를 딴다는 것도 무리이다

그런 이유로 실장석이 먹을수 있는 것은 버섯과 산나물, 떨어진 나무열매로 한정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산의 실장석에 있어서는 충분한 음식이다

집단으로 행동하는 어느 산실장 집단이 먹이를 찾아 산속을 이동하고있다
물을 마시려고 개울에 온 산실장들이 물속을 들여다보자,
물은 시커멓게 물들어있다


개울을 거슬러온 연어이다
그 광경에 감탄하는 산실장들이지만 정신을 차린듯이 연어를 바라본다
다행히도 여기는 실장석이라도 발이 닿는 얕은 여울이고, 조심하기만 하면 떠내려갈 걱정도 없다
기회라는 듯이 연어에 달려드는 산실장들, 하지만
「데히이!?」「데갸앗!」
연어의 꼬리를 얻어맞고 튕겨 날아가는 산실장들
산란을 앞둔 성체 연어는 실장석보다도 컸고, 실장석이 아무리 몸부림쳐도 어쩔 도리가 없었다
그때 갑자기 곰이 나타나자, 난입자에 기겁을 하는 산실장들
하지만 곰은 산실장들에게 눈길도 주지않고 개울에 들어가 연어를 잡기 시작한다
휙 휙 연어를 잡아채는 곰을 가만히 바라보는 산실장들
곰은 영양이 있는 연어의 배 부분만을 먹고 다른 부분은 먹지 않았다
곰도 겨울나기를 위해 필사적이고, 영양이 있는 부분만을 위장에 채워넣고 있는 것이다
한 마리의 산실장이 곰이 먹고 버린 연어에 손을 대려고 다가간다

(어차피 남길거라면 와타시들이 먹어주는게 연어도 여한이 없을 것인데스우〜)
라며 곰이 남긴 것에 손을 뻗으려는 순간
부웅!
「데히잇!」 첨벙
곰이 앞발을 휘둘러 실장석을 날리고, 자신이 먹다 남긴 연어를 개울에 던져넣는다
먹다 남은 것이라고는 해도 산실장에게 먹히는 것은 참을수 없었던 것일까
자신이 먹던 것을 처리한 곰은 방금 날려버린 실장석에게 가더니 천천히 배를 물어뜯었고,
고통에 몸부림치는 산실장이었지만 곰은 신경쓰지않은 채 으적으적 씹는다
실장석의 몸에는 지방이 살뜰하게 붙어있고, 겨울잠을 대비한 동물에 있어서 그야말로 진수성찬이다
동료의 참극에 넋이 나간 산실장들은 일심불란하게 도망쳤지만
산실장과 곰은 보폭의 크기가 달랐고, 바로 뒤를 잡혀서 차례차례 곰의 영양이 되었다

간신히 도망친 산실장들이다
숨을 몰아쉬며 그 자리에 주저앉지만, 꽤나 동료가 줄어들어버린 모양이다
「테츄ー!!」
한 마리의 자실장이 소리를 지른다
「?」하며 얼굴을 돌린 친실장이 본 것은 산딸기였다
산딸기라면 산실장들도 간단히 따서 먹을수 있기에, 산실장들은 일제히 몰려들어 먹기 시작한다
입 안에 퍼지는 새콤달콤함을 느끼고있노라니 덤불이 바스락거리며 흔들린다
움찔하고 반응한 자실장이지만, 거기에 나타난 것은 다람쥐였다
크기로는 비슷한 자실장은 「테〜?」하며 신기한듯한 표정을 짓는다
다가온 다람쥐는 킁킁거리며 코를 울리면서 자실장에게 다가와 문지른다
간지럽다는듯이 좋아하는 자실장이었지만
「테갸아아아아아아아!!」자실장의 비명이 주위에 울린다
무슨일인가 하여 돌아본 친실장이었지만,
거기에 있는 것은 자실장의 머리를 안고 아작아작 깨물고있는 다람쥐의 모습

「데에에에에에!?」 대참사를 알아챈 친실장이 다람쥐에게 달려간다
하지만 다람쥐는 씹고있던 자실장을 안은 채로 재빠르게 나무를 타고올라 나무 위에서 다시 씹기 시작한다
나무를 타지 못하는 친실장은 아래에서 데스데스 떠들면서 필사적으로 나무를 때리지만
다람쥐는 머리통을 다 십고 나더니, 이번에는 배를 먹는다
역시 배에 있는 것이 영양가가 높은 부분이리라
다른 산실장들도 나무를 둘러싸고 데스데스 짖으며 돌 따위를 던지지만, 도무지 맞을 기색이 없다
「테갸아아아아!?」또다시 자실장의 비명이 울린다
보아하니 여기저기의 덤불에서 다람쥐가 튀어나와 차례차례 자실장을 물어뜯고있다
다람쥐는 재빨리 나무를 타고올라 모습을 숨겨버렸다
망연자실한 산실장들 머리 위에서는
「테치이!」아작아작「테기잇」오독오독「테아아아아아악!!」하는 자실장들의 단말마가 메아리쳤다

설마 저런 소동물에게까지 노려질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던 산실장들은
남은 자실장들을 안고 서둘러 그 자리를 떠난다
필사적으로 산속을 달리는 산실장들, 그때
휘익 「데갸앗!?」 휙휙 「데히잇!?」 갑자기 돌팔매질을 뒤집어쓴다
「와갸아호오아아아아아아!!」「데히이이이이이이!?」
어느샌가 실장석들은 원숭이에게 포위되어 있었다
나무 위의 원숭이들은 차례차례 돌맹이와 가지 등을 던지더니,
겁먹어 있는 실장석에게 일제히 달려들었다
「캬악캬악!!」「우캬캬악!」「호아아아아아!!」
원숭이들은 실장석의 옷을 거칠게 벗겨내고, 몽둥이와 돌로 두들겨패고, 눈을 후벼파고, 귀를 잡아뜯고, 위석을 도려내며, 철저하게 고통을 주었다
원숭이들은 알고있는 것이다, 이렇게 아프게 하는 것으로 실장석의 고기가 맛이 좋아진다는 것을
학대신사가 보았더라면 밥 한그릇 뚝딱할 듯한 훌륭한 학대가 끝나고,
원숭이들은 산실장을 뱃속에 채워넣었다

요행히 덤불에 숨은 몇 마리의 산실장은 이 참극에 속옷을 묵직하게 하면서 바들바들 떨고있다
원숭이들이 떠나간 뒤에는 너덜너덜한 동료들의 옷과 핏자욱밖에 남아있지 않았다
「데에ー」하고 힘없이 짖으며 털썩 무릎을 꿇는 산실장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가?
이전에도 몇 번인가 동물들에게 공격당한 적이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집요하게 공격당한 적은 없었는데, 대체 어째서?

산의 동물들은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겨울을 앞두고 산실장들이 지방을 비축하여 살찌기를
아마도 산실장들은 알아채지 못할 것이다
덤불 안에서 훔쳐보고있는 동물들의 시선을, 황야의 대머리독수리처럼 산실장의 머리위를 돌고있는 들새들의 무리를
이 사냥을 빠져나오면, 대체 몇 마리의 산실장이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인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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